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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씨네2025-08-25 10:42:49

해피 엔딩을 알고 본 드라마도 강력하다면 재미있다. 아니, 이럴 땐 해피 엔딩을 알고 본 것이 다행이라 해야겠다. 오아시스의 모든 것 영화 <슈퍼소닉>

영화 <슈퍼소닉> 리뷰

해피 엔딩을 알고 본 드라마도 강력하다면 재미있다. 아니, 이럴 땐 해피 엔딩을 알고 본 것이 다행이라 해야겠다.

 

영화 <슈퍼소닉>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오아시스의 생애를 보여준다. 

15년 동안 마음 졸렸던 팬들에게, 내한을 앞둔 이 시점에서 영화의 재개봉은 참 반가운 일이다. 

 

 

맨체스터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두 형제는 성격부터 달랐지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지울 수 없는 카테고리에 묶인다. 

싸우고 헤어짐을 반복하면서도 결국 다시 무대에 서는 이들의 결말을 알고 다시 보니, 안타까움보다는 오히려 즐거움과 흥분 속에서 영화를 따라가게 된다.

 

어릴 적부터 말썽꾸러기였던 막내 리암과, 내성적이고 늘 기타만 붙잡고 있던 노엘. 

아이러니하게도 밴드의 시작은 리암에게서 비롯됐다. 리암이 먼저 무대를 올렸고, 이후 형 노엘이 합류하면서 오아시스라는 거대한 퍼즐이 완성됐다. 

그 자체가 인생의 아이러니였다. 

천방지축 리암의 카리스마와 노엘의 치밀한 송라이팅이 한 무대 위에서 맞부딪힐 때, 그 충돌은 음악적 에너지로 전환됐다.

리암의 날카로운 보컬과 노엘의 송라이팅은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처음엔 조금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한 번 불이 붙기 시작한 후 그들은 고장난 페라리처럼 달리기 시작한다.

같은 연습실을 쓰던 밴드 sister Lovers는 그들의 글라스고 공연에 오아시스를 데리고 간다. 

멤버 데비의 전 남자 친구는 알란은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오아시스를 보게 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서를 내민다. 

그렇게 영국의 유명 회사 Creation Records와 계약을 맺으면서 그들은 브레이크 없는 열차처럼 질주를 시작한다

 

 

 

이후의 여정은 영화보다도 영화 같다.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수백만 장의 판매를 기록하고, 1996년 네브워스 공연에는 이틀간 25만 명이 몰렸다. 

오아시스는 단순한 록 밴드가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자 시대의 얼굴이 되었다

영화에선 마약, 구설, 폭력 등등 지금 시대엔 상상할 수 없는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락스타라는 이름 하에 통제를 잃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을 위한 마음만은 진심이었고, 이들은 힘든 투어 속에도 

언제나 연습실에 가서 연습을 하고 또 술을 먹고, 약을 하고 공연을 하는 등의 쳇바퀴를 반복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연습은 당연한 것이라는 회상을 하기도 한다. 

노엘은 “당신은 당신의 음반을 사준 이들에 대한 의무가 있습니다”라는 인터뷰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 영국 사회는 rave(레이브) *엑시터시에 취한 사람들이 더 큰 음악, 더 큰 장소를 찾아다니며 억압된 자아를 표출하려는 욕망이 발현된 파티의 일종이 유행처럼 번졌다. 오아시스의 등장은 바로 그 격변기와 맞닿아 있다. 비틀즈 이후 공백처럼 느껴지던 ‘영국적인 음악’을 다시금 세계 무대에 세운 오아시스는, 세대 간의 음악적 격차를 메우며 브릿팝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 잡았다. 

 

 

 

 지금의 우리는 낭만보다는 효율을, 상상보다는 기록을 중시한다. 술, 마약, 폭력 같은 요소를 미화할 수는 없지만, 카메라 대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춤추던 시절, 음악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그 감각은 분명 사라졌다. <슈퍼소닉>은 단순한 밴드 다큐가 아니라, 잃어버린 낭만과 청춘의 열기를 되살려내는 영화였다. 그 시절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이 다큐를 통해 한 세대가 살아낸 뜨거운 순간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작성자 . 유진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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