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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지2025-09-20 14:25:08

[30th BIFF 데일리] 마녀의 딸은 해방될 수 있을까?

영화 <그녀의 뜻이 이루어질지어다> 리뷰

 

 

 

Director
Julia KOWALSKI 쥘리아 코발스키
 

Cast
Maria WRÓBEL 

Roxane MESQUIDA 

Wojciech SKIBIŃSKI 

Kuba DYNIEWICZ 

Przemysław PRZESTRZELSKI 

Raphaël THIÉRY 

Jean-Baptiste DURAND 

Eva LALLIER JUAN

 

Program Note

 

성인이 나보이카는 새벽마다 신에게 간절히 기도한다. 가족 농장의 온갖 허드렛일에 속박당한 비참한 삶을 어떻게든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는 기도일 . 어릴 악령에 사로잡혀 죽은 어머니처럼 자신에게도 악령이 있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그녀를 옴짝달싹 하게 만든다. 어느 그녀 앞에 반항적이고 독립적인 기질의 산드라가 나타난다. 산드라와 가까워지며 그녀는 처음으로 해방감을 만끽한다. 그즈음 농장의 소가 밤마다 괴사하는 섬뜩한 사건이 생긴다. <그녀의 뜻이 이루어질지어다> 프랑스 폴란드 이민자에 주목해 쥘리아 코발스키 감독의 번째 장편이다. 전작처럼 리얼리즘에 오컬트 장르를 더한 문제작이다. 브라이언 팔마의 <캐리>(1976),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크래쉬>(1996) 고전 호러를 오마주한 강렬한 이미지와 시적인 미장센이 돋보인다. 빙의를 소재로 마녀사냥의 본질을 묘파하고 전복하는 여성주의 서사도 지적인 흥미를 일으킨다. (김경수)

 

 

 

 

 

이제 성인이 나브에게 프랑스 시골 마을은 감옥과도 같다. 아버지의 엄격한 통제, 고된 농장 노동, 위계적이고 폭력적인 오빠들 사이에서 그녀는 틈조차 없다. 수의대 진학 자격을 얻으며 탈출의 희망을 품었지만, 아버지는 딸의 미래를 허락할 생각이 없다. 게다가 나브의 통제할 없는 힘과 충동, 발작은 스스로를 공포스럽게 한다. 사탄에 들렸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게 처벌당한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하는 나브는, 자신 역시 어머니처럼 될 수도 있다는 불안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브의 일상은 매력적인 여성 산드라가 등장하면서 균열이 생긴다. 산드라와의 만남은 나브 안에 억눌려 있던 욕망과 감정, 섹슈얼리티를 일깨워주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산드라는 이미 공동체에서 낙인 찍힌 존재로, 마을 남성들은 그녀를 욕망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한다. 이것은 가부장제가 여성을 억압하는 방식이다. 남성의 통제를 벗어난 여성의 힘과 섹슈얼리티는 신비화되고 처벌당한다. 영화는 산드라가 맞이하는 결말을 통해, 마녀사냥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또한 오빠의 결혼식을 통해 영화는 공동체가 가부장적 위계를 어떻게 재생산하는지 보여준다. 나브의 가족은 폴란드 이민자 가정으로, 프랑스 시골 마을 공동체의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 나브의 어머니가사탄에 씌인존재로 처형당한 역시, 규범을 벗어난 이방인 여성을 적대시하고 희생시킴으로써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으로  있다.

  

결국 나브는 억눌려 있던 힘을 발산하면서부터 주체적인 개인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여정이 구체적으로 어디를 향하는지는 없지만, 여성이 가부장제 질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미쳐버리는 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이는 여전히 현실과 맞닿아 우리를 공포스럽게 만든다

 

 

 

30 부산국제영화제 (2025.09.18-26) 상영 일정

 

 

2025.09.18. 20:00 CGV센텀시티 4 (상영코드 035)

2025.09.19. 13:00 CGV센텀시티 6 (상영코드 119)

2025.09.25. 13:30 CGV센텀시티 6 (상영코드 587))

 

 

작성자 . 손민지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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