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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2025-09-22 12:21:40

[30th BIFF 데일리] 한창록 감독, "충동하는 10대들의 한국 사회를 표현하고 싶었다."

영화 <충충충> 기자회견

 

Program Note

한창록의 수수께끼 같은 첫 번째 영화 제목은 영화 중간에 차례로 등장하는 세 개의 타이틀 ‘충()동’, ‘충()돌’, ‘충()격’의 앞의 세 글자를 하나로 모은 것이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있는 여학생 지숙, “이 소녀를 지키는 게 세상을 구하는 일”이라고 믿는 남자 친구 용기, 그들과 어울리는 덤보는 첫 장면 애벌레들처럼 꼼지락거리면서 함께 모여 지낸다. 그런데 학교에 ‘꽃미남’ 우주가 전학을 오고 지숙이 한눈에 반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소개하면 클리셰 뒤범벅을 예상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예상한 이야기는 훨씬 일찍 끝난다. 활기에 가득 찬 카메라는 시종일관 날뛰고, 장면들을 파편화시켜 MTV 콜라주처럼 펼쳐지는 이미지 액션과 후반 작업에서 거의 덧칠한 것 같은 색채의 스펙터클 위로 드럼 앤 베이스 사운드는 주인공들의 심장처럼 요동친다. 사랑과 배신의 반복 사이에서 모두 어쩔 줄 모르지만 아무도 이걸 유행가 가사 같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스꽝스러운 시작은 당신의 상상보다 훨씬 더 비통하리만큼 참혹한 상황으로 추락하듯이 달려간다. (정성일)  (©부산국제영화제)

 

감독: 한창록

출연: 주민형(용기), 백지혜(지숙), 정수현(우주), 신준항(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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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한창록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충충충>의 기자회견이 9월 21일 영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진행한 이 간담회에는 감독인 한창록, 주연 배우인 주민형, 백지혜, 신준항 배우가 함께했다.

영화 <충충충>이 초청된 '경쟁' 부문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 신설된 부문으로, '아시아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들을 모은 섹션이다. 한창록 감독의 <충충충>은 과감한 색감과 펑키한 음악, 그보다 더 파격적인 서사로 같은 부문에 선정된 열네 편의 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 감독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어떠한 자료를 참고  했느냐는 질문에 "이 영화는 2017년 미국 워싱턴주의 벤턴 카운티 살인 미수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거기도 소년과 소녀가 있었고 전학생이 오면서 소녀의 삶이 망가지며 소년이 복수를 결심한다. 그 소년도 빨간 가면을 쓰는데, 거기서 이 영화가 출발했다", "실제 사건에서 착안했지만 인물들에 대한 정보는 알수 없어 창작해야하는 부분이 많았다. 모든 인물들이 개성이 강했으면 좋겠다 싶었고. 그래서 소셜미디어를 많이 찾아봤다. 말투 같은 브이로그 같은 데서 많이 참고한 같다. 10대 친구들이 현실 속에서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그런 컨텐츠들을 많이 올리더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제목인 <충충충>의 가제가 '벌레, 벌레, 벌레'인 것과 관련해 "인터넷 상에 뭐뭐 충, 이런 혐오적인 표현들이 많지 않나. 그런 것들이 기반이 되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너무 대중화된 용어라고 생각했다"고 하며, 나아가 "기성세대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조금은 벽을 쌓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범죄에 노출되어 있고 범죄를 저지르고 마는 아이들 같은 경우는 촉법 소년 문제도 있고 처벌 수위를 높이자 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난 그것들이 어른들의 편의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가져봤다. 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삶을 살 기회를 주어야 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런 생각들을 처음부터 보여주자 싶었다"며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10대들에 대한 관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와 관련하여 자리에 참석한 세 배우들도 세 주인공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는지에 대해 논했다. 극중 '용기'역을 맡은 주민형 배우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있어 시나리오 안에 답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안에서 나와 닮은 부분과 다른 부분을 찾으려 노력했고, 나와 감독님이 생각하는 '용기'가 맞을지 많이 고민한 것 같다.", "매소드 연기를 좋아해서 공부를 많이 했고, 용기가 직접 촬영하는 것처럼 연습실이나 방 안에서 준비했던 것 같다"며 용기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했던 고민과 노력들을 밝혔다.

 

 

백지혜 배우는 거식증이나 경계성 성격 장애에 시달리는 '지숙'의 모습이 그의 불안과 살아남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지숙이) 살아남기 위한 충격이 분출되면서 (영화 속의) 이런 결과를 낳게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자신이 컨트롤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지숙이가 힘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 바로 '거부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했고, 그가 가지는 많은 욕망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보고자 했다"고 이야기하는 한편, "내가 생각한 지숙은 (이렇게) 불안하고 슬픈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영활 보니 '너무 나쁜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들더라(웃음)"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속에서 여성스러운 면면을 보이는 남학생, '덤보'를 연기한 신준항 배우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덤보는 보여지기에 여성스럽고, 장난스럽고, 가볍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자기 혐오, 고민, 양면성이 있다. 그것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 아이가 왜 이런 모습을 보여 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세 배우는 또한 "나이대가 비슷해 합이 잘 맞았다. 촬영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친구랑 논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촬영한 것 같다", "티격태격하면서 친구처럼 즐긴 것 같다"며 촬영장에서의 즐거운 분위기를 회상했다.

 

백지혜 배우는 또한 영화를 감상하는 예비 관객들을 위한 관람 포인트로 "쇼츠 시대에 걸맞은 템포감과 반전 있는 롱폼 영화인 점에 주목하면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꿀팁을 남겼다.

 

영화 <충충충>은 오는 23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마지막 상영을 앞두고 있다.  


Schedule

9-20 11:3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9-21 16:30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9-23 18: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09월 17일 ~ 09월 26일

작성자 . 토리

출처 . https://brunch.co.kr/@heatherjorules/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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