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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드레2025-09-22 23:08:07

[30th BIFF 데일리] 삶의 끝에서 돌아보는 라 그라찌아.

영화 <라 그라찌아> 리뷰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된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작 <라 그라찌아>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도 상영되며 국내 관객의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임기 말 대통령의 내적 갈등과 선택을 중심으로, 권력과 관용, 사랑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다룬다.

 

 

Program Note


황혼기에 접어든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과거와 화해하며, 멀어졌던 자녀들에게 먼저 다가간다. 이 고전적인 주제는 이 남자가 이탈리아 대통령이라는 사실로 인해 한층 복잡하게 전개된다. 늘 그랬듯 현상 유지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퇴임을 앞두고 사적인 삶과 정치적 운명 모두에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대통령 역의 토니 세르빌로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은 <일 디보>(2008)에서 선보였던 날카롭고 풍자적인 권력 비판이라는 주제를 다시 꺼내 든다. 야망과 제도에 대한 존중 사이에서, 권력자도 결국 의심과 불안, 그리고 노화와 질병이라는 인간적인 고통 앞에 놓인 존재일 뿐이다. 전설적인 배우 토니 세르빌로의 희극과 비극을 넘나드는 깊이 있는 연기, 소렌티노 감독 특유의 바로크적 미장센, 그리고 이탈리아 궁전의 화려한 장식미가 어우러져 한 편의 오페라와 같은 영화를 완성한다. (서승희)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영화 속 대통령은 평생 합리와 증거를 신뢰하며 살아온 판사 출신으로, 임기 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내적 갈등을 겪는다. 자연사의 과정과 안락사, 사면과 과거 문제 등을 마주하며, 법과 인간적 관용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하는 그의 모습은 권력이 지위나 권한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누군가의 완전한 답안을 보여주진 않지만 각자가 삶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유연함과 관용을 자연스레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판사로서의 합리성과 인간으로서의 연민, 확신과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는 대통령의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각자의 삶에서 ‘라 그라찌아’가 어떤 의미일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특히 사면 장면과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 과정은 긴장감과 흥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법의 냉혹함과 인간적 포용의 경계를 탐색하게 만든다. 영화는 누군가의 완전한 삶의 답안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각자가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필요한 유연함과 관용을 깊이 일깨워준다. 몸과 마음이 지친 관객이라면, 대통령의 내적 여정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은총의 의미를 통해 자신만의 삶과 선택을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잔잔한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상영스케줄

 

09-19 12:30 시청자미디어센터

09-21 12:30 영화의전당 중극장

09-25 16:00 CGV 센텀시티 IMAX 관

작성자 . 민드레

출처 . https://brunch.co.kr/@mindirrle/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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