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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a2025-09-24 13:09:39

[30th BIFF 데일리] 권태에 물들다

영화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 후기



감독  프랑수아 오종

주연  벤자민 브아장, 레베카 마더, 피에르 로탱, 스완 아를로

 

프로그램 노트

프랑수아 오종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1942)을 각색해 흑백의 아름다운 영상미로 1950년대 알제리를 섬세하게 재현한다. 카뮈가 그려낸 태양 아래 짓눌린 해변은—현실이자 은유의 공간인 그 불안한 세계—오종의 유려한 미장센으로 스크린에 되살아난다. 바로 그 해변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명확한 이유 없이 한 아랍 청년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프랑스 영화계의 젊은 스타 벵자맹 부아쟁은 자의식 없이 행동하고 자신의 행위조차 남의 일처럼 받아들이는 ‘이방인’ 뫼르소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카뮈 소설의 그 유명한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대신, “아랍인 하나를 죽였다.”라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오종의 인상적인 각색은 관객을 어두웠던 프랑스 식민지 시대로 단번에 이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랍인을 살해한 것보다 더 큰 죄로 여겨졌던 그 시대로. 오종은 그 모순된 도덕의 세계를 냉정하게 응시하며 ‘부조리’의 본질을 그만의 시각으로 조명한다. (서승희)

 

 

 

영화 <이방인>은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카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묘사하는 덤덤한 서술과 달리 그의 영화에서 청년 ‘뫼르소’는 한 아랍인을 죽였다 말하며 다른 시각의 전개를 예고한다. 흑백의 대비로 배경을 보다 뛰어나게 묘사한 오종은 1950년대 프랑스인과 알제리 현지 사람들의 첨예한 사회적 대립을 묘사함과 동시에 그 부조리를 포착한다. 청년 ‘뫼르소’는 오종의 지난작 <썸머85>에서 한층 싱그러운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배우 벤자민 브아장이 연기하며 뫼르소가 살인에 이르기까지 결정적 게기를 제공한 무뢰배 ‘레몽’은 지난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된 <가을이 오면> 속 배우 피에르 로탱이 연기한다. 오종이 매작품에서 보여주는 섬세한 전개 속 호기심을 자극하는 캐릭터를 계속 맡아온 두 사람이 이번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에서 역시 강렬한 연기로 영화 속 서사에 힘을 보탠다. 

 

벤자민 브아장의 뫼르소는 외적으로도 카뮈의 소설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우수를 보여주지만 그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서 이는 더욱 확장된다. 원작에 대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이 역시 확실한 캐릭터성을 갖고 있는 뫼르소라는 청년의 시간이 어떻게 흐를지 궁금증을 가질 수 있음과 동시에 그 하루에 뻔한 권태로움보다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원작을 아는 이들 또한 프랑수의 오종의 이방인이라는 점에서 색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잘 조형된 샷 하나에는 무감각 해보이는 청년 뫼르소의 권태로움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진실성에 대한 철학 역시 담겨져 있다. 매작품마다 지루할틈 없는 서사 속에 이러한 철학을 주제 삼아 전개하는 오종의 마법은 소향씨어터를 가득 매울 정도의 박수 소리로 재증명 된 바 있다. 

 

한편 76회 칸 수상작이었던 영화 <추락의 해부>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역시 인상을 남긴 바 있는 배우 스완 아를로의 등장으로도 연기 밀도를 높인 영화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은 현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4일까지 상영 될 예정이다. 

 

Schedule in BIFF

2025.09.21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5 20:00

2025.09.22 (시청자 미디어센터 16:30

2025.09.24 () CGV 센텀시티 1 10:00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09 17 ~ 09 26

작성자 . m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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