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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차티드 / Uncharted, 2022
한창 인터넷 방송을 보았을 때, 그때 "게임"섹션에서는 다양한 콘솔 게임들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게임들을 볼 수 있었지만, 가장 공통된 주제는 "블록버스터(영화) 뺨치는 게임"이었고 이 조건을 충족시킨 건 <언차티드>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들려온 해당 게임의 실사화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들려오는 건 '제작이 안된다'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데이비드 O. 러셀"을 시작으로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숀 레비", 그리고 <A-특공대>의 "조 카나한", 그리고 <좀비랜드>와 <베놈>을 연출한 "루벤 플래셔"까지 이르기에 수많은 감독들이 오간 다음에 만들어졌고, 볼 수 있게 되었거든요.
'과연, 기대만큼 잘 나왔는지?' - 영화 <언차티드>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욕에서 "바텐더"를 하고 있는 "네이선"에게 한 남자가 접근합니다.
자신을 "설리"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그에게 "마젤란의 황금"을 찾아보자는 제안을 건네는데요.
잠시, 고민을 하지만 "네이선"은 이를 받아들이지만 이를 노리는 건 이들뿐만이 아님을 알게 되는데...게임에서의 느낌을 영화로 줄까?
1. 게임에서의 장점이 영화에선?
앞서 말했듯이 영화 <언차티드>는 동명의 게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렇다는 건, 이미 인정받은 이야기라는 동시에 팬들이 원하는 기대치가 분명히 존재했을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차티드>만의 강점이 뭔지를 소개하는 것이 해당 영화를 재밌게 바라볼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게임 <언차티드>는 무엇이 재밌길래?' - 이렇게, 영화까지 만들게 되었을까요?영화 같은 게임, 영화가 된다면?
앞서 말했듯이 게임 <언차티드>는 "블록버스터(영화) 뺨치는 게임"입니다.
그만큼인 게임에서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장소와 거기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은 게임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느낌입니다.
특히, 그곳에서 "퍼즐"을 맞춰 보물로 가는 그 과정은 <인디아나 존스>시리즈를 떠오르게 만드니 몸만 들썩이게 만드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기대를 걸어본 영화 <언차티드>의 결과부터 말하자면, 너무나도 평범한 작품이었습니다.2. 너무나도 평범해진 원작
물론, 이에 있어 많은 분들이 "게임의 장점들이 평범한 블록버스터와 큰 차이가 없지 않으냐?"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변을 하자면, 해당 게임이 나온 2007년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당시에 이런 스케일을 좋은 그래픽으로 밀어붙이는 게임이 드물었기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에 열광하고 해당 영화판에 기대를 한 겁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그 무대를 영화로 옮기니 보이는 기준점이 달라지고 맙니다.굳이, <언차티드>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만든 작품들은 더 많으니까요.
그렇다면, <언차티드>라는 걸 어떻게 알죠?
여느 작품과 똑같다면, 원작 팬들에게 '이 작품이 <언차티드>라는 걸 어떻게 알리느냐?'라는 중요한 과제가 되는데요.
그렇기에 우리는 "싱크로율"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 <보헤미안 랩소디>에서도 말했듯이 '하얀색 민소매 나시와 청바지, 그리고 콧수염만 있다고 해서 누구나 "프레디 머큐리"가 아니듯이' 그저, 이름만으로 해당 캐릭터들을 납득한 수는 없어 이미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 점에서 "톰 홀랜드 - 마크 월버그"의 선정은 원작 팬으로서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라 생각합니다.3. <언차티드>라는 제목이 없다면, 알 수 있을까?
게임에서 선보이는 "네이선"은 상당히 마초스러운 이미지이나 시종일관 구시렁거리고, 어딘가 허당스러운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톰 홀랜드"는 외모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들이 적합하나 마초보다는 어린 티가 나는 얼굴이죠.
여기에 "설리"의 "마크 월버그"는 그냥 "마크 월버그"이니 캐릭터보다는 배우 그 자체로만 보였고요.
무엇보다 그들의 관계가 유사 부자관계로 비쳐 마치, "토니(aka. 로다주)"로 보이는 착각마저 일으키니 더더욱 <언차티드>로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이야기마저, 새로워?
이렇게, "싱크로율"도 <언차티드>를 못 알아보는 상황에서 선보이는 이야기도 <언차티드>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비행기에서 쏟아지는 화물들을 올라타는 장면은 원작 게임에서 사막이었지만 해당 게임에서는 바다로 대체합니다.
이처럼 해당 게임에서도 보여준 장면이나 몇몇 부분들을 바꿀 만큼 각색을 거친 것이 보이는데,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여러 작품들을 짜깁기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이라도 원작을 즐겨본 팬들이라도 영화 <언차티드>는 새로운 느낌이겠으나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의 익숙함도 선사합니다.4. 평범한 시작이 된 1편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 <언차티드>는 게임을 떠나 평범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비행기에서 쏟아지는 화물들을 올라타는 장면은 원작 게임에서도 선보인 스폿이나 이를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시리즈에서 볼법한 장면으로 여길 만큼 평범해졌습니다.
이외에도 배를 헬기에 매달아 하늘을 나는 마지막 액션까지 스케일에 신경 쓴 장면들도 있지만, 본 작품만의 시그니처로 받아들이기에는 역시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을 지울 수가 없네요.그래서, 또 속편을 만들자고?
그렇게, <언차티드>는 마무리가 되지만 추후 선보이는 2개의 쿠기로 보아선 향후 시리즈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는듯합니다.
여기서는 그래도, 원작 게임의 "설리"를 인식한 외모부터 개선된 방안을 보여주나 가장 문제인 "톰 홀랜드"의 "네이선"은 짙은 한숨이 새어 나옵니다.
너무 어려 보이는 것도 참, 그렇네요.※ 하늘에서 떨어지고 "네이선 - 클로에"가 한 해변으로 도착하고서, 한 행인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원작 게임의 "네이선 드레이크"의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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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스펜스에 청춘 한 조각
출처 스포츠서울
사회적 명망이 있던 한 검사 출신 로스쿨 교수가 국내 최고 로스쿨 학생들의 모의법정 시간에 의문사를 당한다. 사인은 필로폰 과다복용에 의한 죽음현장에 남아있던 증거품이라곤 설탕 봉지, 안경, 필로폰 봉지 그리고 커피컵이 전부. 모의변론 수업이었기 때문에 학생들 다수가 목격자이고, 동시에 이들은 잠재적 용의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피해자와 질긴 인연이 있는 한 검사 출신 동료, 양종훈 교수가 용의자로 체포된다.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런데 이 피해자, 그리 청렴결백한 삶을 살진 않았던 것 같다. 그에게 원한을 가진 이가 용의자 교수 뿐만이 아닌데, 이거 범인이 누구라는 거야, 대체???
1. 로스쿨 학생들의 각기 다른 성격, 빡세고도 청춘다운 캠퍼스 라이프
한국에서 가장 비상한 리걸 마인드(Legal mind)들이 모여있다는 한국대 로스쿨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차상위 계층전형으로 들어와 비상한 머리들 틈에서 아등바등 버티고 있는 강솔 A, 사시 2차를 합격하고도 굳이 로스쿨을 와서 동기들 중에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준휘, 까칠한 듯 도도하게 인생이 성적 아니면 의미없는 삶을 살고 있는 두 명의 비슷한 청춘, 강솔 B 그리고 서지호. 로스쿨 최고 얼짱, 방예슬 그 외 의대생이다가 로스쿨을 온 승재까지 모든 캐릭터들의 성격이 명확하다. 이 각기 다른 성격들이 충돌하면서 모난 성격은 다정한 사람이 깎아내고, 츤데레처럼 챙겨주기도 하면서 티격태격 정드는 모습이 어른인 척 하는 아기들 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성적 경쟁할 때에는 한없이 얄밉다가 준휘가 잠시 용의자로 몰려있을 때에 왕따도 시키지만 혐의점이 없어지자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모습까지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경쟁적인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본성적인 모습부터 오해가 팩트로 무효화 되었을 때는 쭈뼛거리며 사과하는 찌질한 모습까지 우리네 모습 아닌가.
빡세게 공부하는 청춘들의 모습과 그들을 알게 모르게 지켜보는 교수진들의 묘한 흐뭇한 분위기는 심각한 플롯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이 드라마 인간적이기까지 하구나 라는 인상을 심어주어 뭐 하나 놓치고 가는 게 없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학생이 머리를 쥐어뜯고 있으면 시크하게 힌트 주고 가는 양종훈 교수, 학생을 고소하는 쇼까지 하면서까지 더 큰 논란을 막아준 로스쿨 원장, 학생 이름을 일일이 다 외우는 김은숙 교수까지 정말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훈훈한 사제지간을 볼 수 있게 된다. 난 이 부분이 가장 이 드라마에서 판타지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판타지를 통해서 빡빡한 로스쿨 생활도 나름 아름다운 청춘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제작진들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 본다.
2. 범인을 찾고자 하는 메인 플롯, 캐릭터들의 사연을 담은 서브 플롯들
다른 법정 드라마인 비밀의 숲의 티저에서 등장한 카피 중에 이 드라마 플롯과 유사한 카피가 있었다.
"침묵을 원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
매 화가 release 되면서 이 피해자, 서병주 교수와 관련한 각 캐릭터들의 사정이 공개되고 있다. 목격자들 모두 사건 당일 서병주 교수의 죽음을 말하는 데 있어서 조금은 솔직해 질 수 없는 사연들이 있다. 각기 모종의 이유로 누군가는 양종훈 교수를 범인으로 몰아야 하고, 누군가는 지켜내야 한다. 지금 8화를 기준으로 솔 A는 변하지 않을 양종훈 교수 편이지만 예슬, 준휘, 서지호, 강솔 B 등의 솔직할 수 없었던 사정이 오픈되었는데,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어떤 떡밥들이 풀어질지는 지켜볼 만하겠다. 모든 캐릭터들에 납득할 만한 서사를 갖게 하는 것, 정말 당연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양종훈 교수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범인이냐는 큰 플롯을 가지고, 각 캐릭터들의 서사를 나뭇가지 삼아 진실을 위해 저울질하는 세부 플롯의 디테일함에 매화 시청하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사실 드라마 비밀의 숲은 로스쿨의 학생들이 일선에 투입되어 겪는 이야기라는 점만 다를 뿐, 범인을 찾고자 하는 메인 플롯에서 각기 개인의 사정을 서브 플롯을 넣어 모든 캐릭터의 서사에 의미를 부여하고, 시청자들이 내용에 몰입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 메인 플롯의 단단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서브 플롯의 주인공들의 사연들이 이해가 가야 한다. 시청자들을 설득을 해야 하는 과정인 것이다.
비밀의 숲, 로스쿨 모두 법정 드라마라는 점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드라마에 빠지게 만들도록 설득하는 과정 모두 흡사하다. 아마 이 두 드라마만 그런 것이 아니리라.
결국, 드라마, 영화 자체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대단히 새로운 게 필요하지 않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메인 플롯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서브 플롯을 정교하게 짜야 하는데, 서브 플롯을 정교하게 구성하려면 인물의 성격에 기반해 그들이 했을 법한 행동들로 시청자들에게 '그럴 수도 있었겠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면 그것이야말로 드라마 흥행의 좋은 징조가 아닐까. 캐릭터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그 시청자는 이미 드라마 내용에 빠져 있을 테니까.
그런데 분석해보면 어렵지 않아보여도 막상 쓰는 사람이 되면, 이것만큼 골치아픈게 어디있을까. 그래서 어느 분야든 창작자들이 제일 존경스럽다.
결론- 좋은 드라마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동반한 시청자 설득 과정, 그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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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변화시키는 사람의 마음, 그리고 세상!
“음악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지만, 사람은 변화시킬 수 있다” <디베르티멘토>는 알제리 태생 이민자 여성, 프랑스 교외 지역 출신, 여성혐오라는 편견을 깨고 지휘자라는 꿈을 이룬 마에스트라 자히아 지우아니의 이야기이다. 여성으로서 마에스트라가 되는 힘겨운 과정을 그린 작품이지만, 음악이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 영향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그들이 사는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클래식이 가진 격식, 이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편견 등 보이지 않는 벽을 무너뜨리고, 모두가 평등하게 즐길 수 있는 *디베르티멘토 선율은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 디베르티멘토: 기악 모음곡의 일종. 악장의 개수가 다양하고, 악기 편성의 형태가 각양각색이다. 디베르티멘토를 남긴 가장 유명한 인물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이다.
1995년 파리 교외 도시인 팡탱에 사는 알제리 이민자 출신 자히아(울라야 아마라)는 지휘자의 꿈을 꾸는 17세 소녀다. 어렸을 적 우연히 TV에서 본 라벨의 ‘볼레로’ 연주 공연을 보고 클래식에 발을 들여놓은 것. 쌍둥이 동생과 함께 파리 시내 명문 음악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그녀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동급생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출신과 배경,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세르주 첼리비다케(닐스 아르스트럽)의 눈에 들어 그의 가르침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디베르티멘토라는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시작한다.
<디베르티멘토>는 알제리 국립 오케스트라 시작으로 유수의 오케스트라 객원 및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인 자히아 지우아니가 그 꿈을 시작한 시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클래식 음악에서 여성 지휘자는 전 세계적으로 6%, 프랑스에서는 4%에 불과할 정도로 여성으로서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다. 영화의 배경이 1995년에는 그 강도가 더 심한데, 감독은 초반, 이 꿈 많은 소녀가 출신, 지역, 성의 장벽에 부딪혀 나가는 모습을 진득하게 보여준다.
파리 시내 명문 음악 고등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클래식 가문의 자재들. 이들은 교내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지휘자로 선 자히아의 말에 비아냥거리고, 연습에도 빠진다. 게다가 학교 초청 강연을 온 세르주 첼리비다케 또한 자히아가 지휘를 한다고 했을 때 여성은 지휘봉을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자히아는 이런 편견에 하나씩 맞서 나가면서 자신을 적대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그 방법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7살 때 우연히 TV를 통해 본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공연, 그때 마주했던 ‘볼레로’의 향연을 잊지 못하는 그녀는 밤낮없이 연습한다. 단순히 악보를 외우고, 음악을 듣고, 지휘를 시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곡가의 의도를 고민하고 단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등 지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이런 노력으로 인해 최고의 마에스트라가 탄생했다는 여성 성장 서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악이 가진 선한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자히아는 클래식 음악과 지휘를 공부하면서 과연 자신이 하는 음악은 누구를 위한 음악이며, 나만의 개성이 투영된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진다. 그리고 그 음악이 자신처럼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에 잠긴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디베르티멘토’라는 특별한 오케스트라다. 바쁜 와중에도 동생과 함께 보육원에서 음악 봉사를 한 그녀는 음악이 전하는 행복을 더 널리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다. 이후, 특별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평등하게 명곡을 즐길 자격이 있다는 신념으로 출신, 성별, 인종을 불문한 친구들을 모아 만든 이 오케스트라는 편견이란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의 뜻을 모아 만든 오케스트라 운영에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팡탱 시의 도움을 받아야 유지되는 상황에서 시장과 독대한 자히아는 “음악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지만 사람은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말을 한다. 결국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바꾸면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진리를 얘기한 것. 이후 실제로 팡탱 시는 디베르티멘토에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결은 다르지만 <나의 올드 오크>처럼 이 작품 또한 이민자와 난민 문제 등 첨예한 대립을 세우는 현 유럽 사회에 따뜻한 경종을 울린다. 이런 주제의식을 강조하듯 영화에서는 라벨의 ‘볼레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 생상스의 ‘바카날레 춤’ 등 타 문화의 개성과 장점을 가져와 멋진 클래식을 탄생시킨 작곡가들의 음악이 수를 놓는다.
<디베르티멘토>는 여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성 성장 영화와 그 궤를 달리하지 않는다. 심하게 변주를 가하거나 편곡하지 않고 정석대로 서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가진 개성이나 특별함이 묻어나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마음에 와닿는 건 실제 이야기가 허구보다 강력한 힘을 지닌다고 믿은 감독과 음악을 위한 삶이 아닌, 삶을 위한 음악을 하려는 한 자히아의 뚝심이다. 자신이 음악으로 소중한 꿈을 꾸고 희망을 염원했던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 똑같은 감정을 전하고자 노력한 자히아의 모습은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박수를 보낼 정도. 인생의 나락에 빠졌을 때 음악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10분동안 이어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꼭 마주하길 바란다. 앵콜을 부르는 박수를 저절로 치는 자신을 만날 것이다.
덧붙이는 말
- 자히아 지우아니는 오케스트라 ‘디베르티멘토’를 만든 이후, 디베르티멘토 아카데미를 설립해 매년 2만 명이 넘는 청년들에게 음악을 전파하고 있다.
- 아래 영상은 지난 2019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자히아 지우아니와 디베르티멘토 오케스타라의 연주 장면. 라벨의 '볼레로'가 연주된다. 즐감하시길! (05:20 부터 연주 시작!)
사진 제공: 찬란
평점: 3.0 /5.0
한줄평: 알고도 감동하는 클래식 음악처럼!
* 〈씨네랩〉 초청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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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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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선호·강미나·유인수, <참, 잘했어요!> 캐스팅
ⓒ 큐브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구
9일, 배우 유선호, 강미나, 유인수가 영화 <참, 잘했어요!> 캐스팅 되었다고 공개했다. 영화는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최하위층의 소년이 우연한 기회에 '돈'이라는 권력을 손에 쥐고
거침없이 질주하는 학원 액션물이다.
차승원·김선호·김강우 출연 <폭군>, 2일 크랭크인
ⓒ YG엔터테인먼트, 솔트엔터테인먼트, 아이오케이컴퍼니<신세계>, <마녀> 시리즈의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이 배우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등의
캐스팅을 확정 짓고 지난 1월 2일 크랭크인했다. 영화는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2월 개봉
ⓒ 26컴퍼니 / 영화특별시SMC
배우 이동휘, 정은채 주연의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여러 단편으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현실 이별 보고서이다.
<애프터썬>, 2월 국내 개봉 확정
ⓒ 네이버 영화
2022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던 샬롯 웰스 감독의 데뷔작인 <애프터썬>은
20여 년 전, 아빠와 보낸 튀르키예 여행이 담긴 캠코더를 보며 이제야 알게 된 그 해 여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외
<웬즈데이>, 시즌 2 제작 확정
ⓒ 넷플릭스
전세계에 웬즈데이 열풍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흥행을 한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가 시즌
2 제작을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웬즈데이'는 28일 만에 누적 시청 12억 3,715만 시간을
달성하며 TV(영어) 부문 역대 2위에 오르기까지 하였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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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여성 커플의 제자리 찾기
씨네랩의 초정 시사로 개봉 전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나무들이 나란히 길게 배열되어 있는 어떤 강가의 공원에 두 아이가 있다. 까마귀들이 연신 울어대는 한적한 그 공원에서 두 아이는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한 아이가 어떤 나무 뒤에 숨고, 다른 아이는 그것을 찾기 시작한다. 한 아이가 숨은 아이 근처로 가면 숨은 아이는 그를 피해 조금씩 자리를 옮긴다. 그렇게 한참 두 아이가 숨바꼭질을 하다가 숨은 아이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찾던 아이는 숨은 아이가 보이지 않자 큰 소리로 외친다. 그런데 그 목소리는 까마귀 소리다. 영화 <우리, 둘>의 오프닝 장면이다. 이 오프닝은 향후에 등장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와 그 관계에 대한 은유가 담겨있어 궁금증을 유발한다.
영화 <우리, 둘>은 여성 커플인 마도(마틴 슈발리에)와 니나(바바라 수코바)의 이야기다. 이들은 20여 년 전 로마에서 처음 만나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했지만 주변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그 관계를 알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마도는 어떤 남자와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아 길러냈다. 남편과는 사별했지만 아이들과는 여전히 교류 중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마도와 니나는 바로 앞 집에 살고 있어 매일 만나고 사랑을 나누지만, 마도의 가족들에게는 여전히 알리지 못하고 있다. 니나는 마도에게 가족에게 비밀을 알리고 로마로 가서 남은 생을 보내자는 제안을 한다. 결과적으로 니나의 이 바램과 제안은 영화 내내 긴장을 만들어내는 일이 되어 버린다.
할머니가 된 20년 차 커플, 마도와 니나의 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조금은 불편하고 어려운 것을 극복하게 하기도 한다. 가족의 반대를 극복하고 서로의 관계에서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들도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이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은 꽤 많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 두 사람의 관계가 깨지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에 더해서 그 관계가 동일한 성이라고 했을 때 마음속의 장벽은 외부의 시선으로 인해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영화 <우리, 둘>의 주인공, 마도와 니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외부에 공개를 하려고 했다가 그 과정에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담겨 있다.
영화 속 두 사람이 2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계속 비밀관계를 유지했는지, 아니면 마도가 결혼하고 남편과 사별한 이후 이 둘이 다시 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는지 영화는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2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이 둘이 마음 깊숙이 서로를 사랑하고 원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영화 초반에 마도와 니나가 마도의 집에서 같이 생활하는 모습이 나온다. 여느 연인처럼 그들은 스킨십을 하고 밥을 먹고 대화를 한다. 이제 할머니 나이가 된 그들의 외모지만 두 사람의 행동은 어떤 편견도 없이 사랑하는 일반적인 부부나 연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영화에서 가장 큰 사건은 마도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자신의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족들의 눈치를 보다 말을 하지 못한 마도는 그것을 알게 된 연인 니나의 짜증도 받아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그만 쓰러지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이 니나에게 주는 영향은 크다. 공개되지 않은 관계인 탓에 공식적인 보호자가 될 수 없고, 니나가 마도에게 다가가려 할수록 주변의 시선은 따갑다. 이상한 사람이라는 의심을 받게 된 니나지만 그는 자신의 연인에게 다가가서 품어주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다. 니나는 마도에게 다가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질 때마다 좀 더 과격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가 조금씩 과격해질 때마다 모든 것이 깨질 것 같은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영화의 템포를 빠르게 만든다.
마도의 뇌졸중 증상 이후 서서히 공개되는 그들의 관계
꽤 오랜 기간 동안 주변에 자신의 정체성과 관계를 알리지 못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 그들의 달콤한 사랑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느 로맨스 퀴어 영화들과는 다르게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나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보여주기보다는 그들의 관계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반응과 두 사람의 감정 변화를 영화에 중점적으로 담는다. 영화의 제목이 <우리, 둘> 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주변의 반응과 갑작스러운 질병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마도와 니나가 서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이끌어가는 건 그들 두 사람의 힘이다.
영화 맨 처음에 나왔던 두 아이는 마도와 니나라고 할 수 있다. 숨바꼭질을 하다 갑자기 사라진 아이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마도라고 할 수 있다. 그를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는 니나로 보인다. 그 아이가 까마귀 목소리를 내면서까지 다른 아이를 부르는데 여전히 친구를 찾지 못한다. 실제로 니나는 마도를 다시 보기 위해 간병인을 이용하거나, 한밤중에 마도의 집에 몰래 문을 열고 들어가 마도를 보고 나온다. 그리고 어느 날은 마도의 딸 집에 찾아가 행패를 부리기도 한다. 마치 영화의 첫 장면에서 아이가 기이한 까마귀 소리를 내는 것처럼 니나는 상대방을 찾기 위해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지 않은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중반 마도의 상상이지만, 마도가 물속에 빠진 아이를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고, 물속에 빠진 아이를 니나가 건져내는 장면은 서로의 관계를 복원한다는 일종의 영화적 암시다. 이런 은유적인 장면들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여러 가지 시각으로 재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니나가 마도를 찾기 위해 점점 과격해지는 모습은 보는 입장에서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자신이 마도를 찾는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계속 거짓말을 하고 이용하거나, 다소 폭력적인 방식으로 마도의 가족을 대하는 모습은 니나의 상실감을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과도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사랑이 집착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가 담고 있는 마도와 니나의 노력
영화는 니나의 뒤를 따라가지만 마도의 반응도 놓치지 않는다. 뇌졸중 증상 이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던 화면은 니나의 노력이 계속되면서 변하게 된다. 특히 마도의 몸 전체를 화면에 잡기보다는 마도의 얼굴 중 두 눈을 클로즈업으로 잡고 니나의 행동에 따라 나오게 되는 반응을 눈의 초점이나 눈이 여기저기를 바꿔가며 보려 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니나의 노력에 마도가 반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노력은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니나의 노력과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니나가 싸우는 것은 외부의 관계가 대부분이지만 마도는 자기 자신의 신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려 하는 것이다. 니나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노력이고, 마도는 안에서 밖으로 나가려는 노력이다.
영화 속 마도의 딸 앤(레아 드루케)과 아들 프레드릭(제롬 바랑프랭)의 반응도 인상적이다. 이 둘은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된 자신의 엄마와 이웃 여성의 관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어떤 가족에게 이 일이 벌어졌어도 반응은 모두 비슷할 것이다. 자신의 가족이 가지고 있는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관계를 부정한다. 그리고는 그것이 분노로 표출된다. 영화에선 그들의 반응을 단편적으로 보여주지만 그들이 마도와 니나의 관계를 인정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자녀와 가족들의 반응이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계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마도와 니나에게 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필리포 메네게티 감독은 이 영화가 첫 연출작이다. 2020년 제10회 서울 국제 프라이드 영화제에서 퀴어영화 평론가상을 수상했고, 2021년 46회 세자르 영화제에서 데뷔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여성이 겪는 답답함과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고 긴박한 시선으로 담은 영화 <우리, 둘>은 기존의 퀴어 영화들과 조금은 다른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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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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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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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이 닿는 그 곳, 전부
여성국극 1세대 배우 명인 '조영숙'
여성국극, 몇 년 전부터 웹툰 <정년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음알음 인식되기 시작했고 최근 드라마화가 되면서 대대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내가 아는 건 딱 이 정도였다. 정확히 어떻게 발현되었고, 어떤 무대를 보여주는지 왜 인기를 얻었는지 알 턱이 없었다. 문화예술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동안 예술 분야의 한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여성국극이 대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있던 차에 <여성국극 :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의 개봉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영화 <여성국극 :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는 다큐멘터리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인 여성국극에 대한 역사적 의의와 현대에 이르러 어떤 실태를 보이고 있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그 중심에서는 3세대 배우 ‘박수빈’님과 ‘황지영’님의 서술이 이루어지며, 두 분의 시야로 작품이 진행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1세대, 2세대를 넘어 3세대로 넘어 온 만큼 지금의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사람들은 모두 3세대 배우들의 입장에서 이입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보고 가장 흥미로웠던 정보는 각 배역들마다 부르는 용어가 따로 있었다는 점이다. 보통 특정 등장인물이 인상 깊게 나온다고 하면, 그 배역의 이름을 기억하고 끝이지, 어떠한 통칭되는 용어가 추가적으로 생기지는 않기 마련이다. 희극 조연 ‘삼마이’, 여역, 남역 주연 ’니마이’, 악역 ‘가다끼’ 배역마다 명칭이 생길 정도였으니 그 시절 여성국극의 인기가 어느정도였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 새로운 단어가 생길 만큼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보통 많은 애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소위 ‘덕질’해본 사람들은 분명 알 것이다.
어느 예술 분야든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갖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국극에서는 특히나 배우들이 그 무대의 캐릭터로서 존재할 때 갖는 힘, 그 극에 동화될 때 보이는 몸짓들이 다른 곳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는 가치였다. 수없이 해왔기에 거울을 안 보고도 완벽히 해내는 분장, 캐릭터의 옷을 입으면 변하는 표정, 빛나는 눈이 아름답다. 어떤 각도로 팔과 다리를 움직여야 좋을지, 무슨 대사를 추가할지, 어디서 어떻게 음을 꺾어야 여성국극다운 소리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무대, 그렇기에 더더욱 성별이 의미가 없는, 그저 배우로만 존재할 수 있는 공간, 바로 여성국극이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로서 오랜 시간동안 이어진 저력이 아닐까 짐작할 수 있었다.
위 사진이 촬영될 수 있었던 이유는 3세대 배우 박수빈님의 1세대 배우 조영숙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꼭 큰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던 덕분이다. 모든 세대의 배우들이 각자의 시대에서 타고난 특징들을 살려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해보자는 기획은 지금까지 없었던 스케일이었고, 도전이었다. 수없이 반복하고 몸에 익고 꿈에도 나오는 그 무대를 직접 만들어낸 배우들임에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각 세대의 특징을 조화롭게 한 데 섞는 작업은 보다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을 것이기에 기획부터 제작까지 완벽하게 해낸 배우들, 특히 박수빈님과 황지영님에게 존경을 표한다. 타이트한 시간 속에서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전 세대 배우들의 모습 중에서도 공연 시작 직전에 잠을 못 자고, 두려워하고, 나 때문에 무대를 망칠까 걱정하는 모습이 여과없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함께 긴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무대를 사랑하기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불안함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더욱 감동을 느꼈다. 특히 작품 중간중간 나오는 옛 자료들이 매우 인상 깊었다. 영상/사진 자료와 함께 나오는 1, 2세대 배우들의 당시 감상과 고뇌를 서술하는 연출 또한 더욱 이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출처 : 시네마달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스페셜 예고편
아무래도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국극이라는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무대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분위기를 상상해볼 수 있을 만큼 꽤 많은 노래들이 흘러 나온다. 그 중에서도 3세대 배우 박수빈님의 기획으로 발돋움된 ‘레전드 춘향전’의 에필로그 곡이 나를 … 울렸다. 어떤 특정한 감정이나 생각이 들기도 전에 음악의 선율에 바로 몸이 반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 기본적으로 DNA에 스며들어 있는 게 바로 ‘한’이라고 지나가듯 들은 적이 있다. 여성국극 또한 ‘한’을 담고 있으며, 그 감각을 내가 오롯이 느끼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해당 노래의 중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 천 년이 가고, 만 년이 가도, 우리 사랑은 이 순간에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
그저 감명 깊은 곡이었을 뿐인데, 영화의 제목 또한 이 부분에서 인용된 걸 보니 더욱 뜻깊었다. 에필로그 곡 ‘민들레’는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 연인, 친구 등 모든 이들의 슬픔을 대변하는 ‘박재연’님의 창작곡으로, 춘향이 몽룡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민들레 홀씨에 빗대어 표현하며 춘향의 마음을 그려냈다고 한다. 춘향전의 마지막과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곡으로서, 그들의 모든 서사를 알게 된 관객에게 여성국극을 위하는 우리들을 알아주세요, 라고 전하는 메시지가 절절하게 느껴져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여성국극 1세대 배우 명인 '조영숙' 3세대 배우 '박수빈' '황지영'
그래, 우리가 영화를 보며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예술 분야가 오로지 종사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간신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 또한 영화를 사랑하고 창작하는 사람이기에 3세대 배우 황지영님의 '그냥 여성국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 단 한 명의 관객이 있다면 작은 무대부터 강연까지, 여성국극으로 그곳에 서 있을 수 있다면 어디든지 둘이서 함께 캠핑카로 바삐 돌아다닌다. 전 세대의 배우가 모이는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나서도, 변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고유의 예술을 담고 있는 여성국극이 그 자체로 빛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행동하는 3세대 배우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현재 여성국극의 상황은 영화 제목 그자체이다.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반짝였던 과거의 시절에 힘입어 그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사라질듯 이어진다. 영화 내내, 우리가 갖는 관심 하나하나가 여성국극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단단한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고 있다. 예술은 관객이 없다면 아무것도 될 수 없고, 한 명이라도 바라보는 순간 그 모든 것이 된다.
해당 글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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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죽던 날] 리뷰:주제가 쉽게 와닿지 않았던 영화, 다소 장황했고 지루했다.
#내가죽던날#김혜수#이정은
저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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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65> 티저 예고편
- 2023년 가장 압도적인 서바이벌 액션 블록버스터 6,500만년 전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다!? [65] 티저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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