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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국내 박스오피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1위 유지, 북미 박스오피스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2주만에 2억달러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국내 박스오피스]
개봉 2주 차에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기록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12일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삼례 나라 슈퍼 사건을 영화화한 배우 설경구 주연 <소년들>은 16만여 명을 모으면서 첫 주말
2위를 기록했습니다. <30>일은 다시 3위로 올라서며 1일 개봉한 공포영화 <톡 투미>는 4위에
올라섰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3~5일 1940만 달러를 벌어들여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했습니다. 제작비가
2000만 달러에 불과한 이 작품은 북미 누적 매출액만 1억1360만 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북미 외 나라
수익은 1억350만 달러로 전 세계 총 수익이 2억2000만 달러에 육박했고,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가 2위, <플라워 킬링 문>이 3위에 올라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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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트맨 대 슈퍼맨>, 스나이더 컷을 기다리는 이유
작년 5월 20일, 잭 스나이더 감독은 본인이 제작, 감독을 맡은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이 2021년에 HBO 맥스에서 공개될 거라고 발표했다. 프로젝트에서 그가 개인사로 하차한 후, 메가폰을 이어받은 조스 웨던 감독이 <어벤져스>를 의식한 듯 밝고 유머스럽게 완성시킨 <저스티스 리그> 개봉 후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많은 DC 팬들은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를 공개해달라는 캠페인을 온라인에서 개시해 왔고, 3월 18일에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마침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사실 팬들의 요구로 이미 개봉되었던 영화가 재편집되고, 심지어 공개에 이르는 경우는 그다지 흔한 사례가 아니다. 이는 바꿔 말해서 잭 스나이더의 비전과 세계관이 유달리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스티스 리그>의 전편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고전적인 서사시와 신화에서 느낄 수 있는 숭고함이 바로 그 매력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슈퍼맨(헨리 카빌)'의 승리로 끝난 슈퍼맨과 조드 장군 간의 격렬한 전투는 메트로폴리스를 파괴했고 일반 시민들에게 수많은 피해를 남겼다. 전투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이 죽고 다친 모습을 생생히 경험한 브루스 웨인, '배트맨(벤 애플렉)'은 그동안 타락했던 많은 자들처럼 슈퍼맨 역시 언젠가 타락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한다. 한편 마찬가지로 슈퍼맨을 경계하는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는 슈퍼맨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이고, 그 논쟁을 지켜보던 배트맨은 세계의 미래를 위해 슈퍼맨의 무모하고 제어할 수 없는 힘을 막기로 결심한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DC 히어로들의 팀인 '저스티스 리그'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를 가장 유명한 두 영웅의 대립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 대립의 중심에는 팀 이름에 걸맞게 정의(justice)에 대한 상이한 신념이 위치한다. 영화의 영어 제목을 보면 대결을 의미하는 표시로 vs가 아니라 v가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잭 스나이더 감독은 인터뷰에서 단지 두 영웅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신념, 가치, 정의가 충돌하는 지점을 그려내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두 영웅이 생각하는 정의는 어떻게 다를까? 배트맨에게 정의란 공포와 형벌이고 그 심연에는 의심이 존재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강도에게 살해당한 장면을 목격하고, 그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그는 박쥐들이 자신을 빛으로 인도하는 꿈을 꾼다. 그래서 그는 배트 시그널로 밤하늘을 수놓은 채 박쥐가 되어서 직접 수많은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그 과정에서 친구를 포함해 수많은 이들을 잃으며 점점 인간에 대한 믿음을 내려놓는다. 대상이 누구든 조금의 위험도 좌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슈퍼맨은 도시 하나를 손쉽게 파괴할 수 있는, 반드시 막아 세워야 할 위협 그 자체다.
슈퍼맨의 정의는 정반대다. 그는 크립톤과 지구, 양쪽 부모님의 사랑과 신뢰 속에서 인류의 희망과 도움이 될 운명으로 자라났으며 사람들은 위기의 순간에 그의 가슴팍에 놓인 희망의 상징을 찾는다. 한편 그 역시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자신에 비하면 무력하지만, 그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가 불합리한 의회의 청문회에 기꺼이 참석하고, 사람들이 만든 질서를 파괴하는 배트맨의 정체를 추적하는 이유다. 그래서 두 영웅, 사람에 대한 의심과 믿음은 거듭 부딪힐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배트맨이 슈퍼맨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를 죽일 고민을 하는 데 비해, 슈퍼맨은 배트맨에게 기회를 주고 직접 싸우기 직전까지 그를 설득한다.
정반대를 바라보고 있는 두 영웅이 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마음을 돌려야만 한다. 영화는 생각을 바꾸는 영웅으로 배트맨을 지목한다. 슈퍼맨을 궁지에 몰아놓은 그는 죽어가는 순간에도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는 슈퍼맨을 본다. 꿈속에서도 괴물이나 위험한 외계인 정도였던 그로부터 자신처럼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는 한 사람을 목격한다. 위험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믿을 수 있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본인의 신념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주한 것이다. 이후 슈퍼맨과 힘을 합쳐 둠즈데이와 싸우고, 슈퍼맨이 목숨 바쳐 희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배트맨은 조금씩 생각을 바꾼다. 슈퍼맨의 장례식에서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가 살아서 이루지 못한 것을 죽어서라도 이루게 해 주겠어"라고 말하는 이유다.
영화는 배트맨과 다양한 공통점을 지닌 렉스 루터를 빌런으로 등장시키면서 그의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배트맨과 렉스 루터는 모두 명망 높은 사업가이면서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으며 영웅과 악당으로서 이중생활을 한다. 또한 부모가 없거나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성장배경의 영향으로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의심하기도 한다. 슈퍼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둘은 그의 힘과 선함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한 가지 존재한다. 슈퍼맨을 직접 만난 뒤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바꾼 배트맨과 달리 렉스 루터는 그렇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언론의 프레임을 이용해 배트맨에게 슈퍼맨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두 영웅의 갈등과 대립을 유도하고, 대중들의 불안감을 자극한 루터. 그는 자신이 슈퍼맨의 부정적인 면, 잠재된 위험성만을 바라보듯 다른 이들도 그 면만을 바라보기를 원한고, 슈퍼맨을 직접 만난 후에도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며 자신의 신념을 바꾸지 않는다. 이러한 두 인물의 대비는 배트맨이 믿음과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슈퍼맨의 신념에 동조하게 되는 과정에 힘을 실어준다. 배트맨과 루터의 존재는 슈퍼맨의 선함과 그가 믿는 신념과 정의가 옳더라도, 그를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와 관점에 따라 그가 선함과 악함 사이를 오갈 수 있음을 결국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캐릭터들이 지닌 사상, 가치, 철학의 차이를 잭 스나이더 감독은 전작인 <맨 오브 스틸>이 그러했듯, 고전적인 서사시와 신화를 연상케 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예를 들어 슈퍼맨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구도로 등장하거나 그의 뒤에 해가 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는 제우스를 비롯한 많은 이름을 거론하면서 그를 사실상 신의 위치에 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자신에게 거는 막중한 기대를 무거워하고, 자신이 그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절망하며, 그 가운데 산에 올라 아버지를 만나면서 마음을 다잡는 슈퍼맨은 마치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하던 한 남자를 연상시킨다. 목숨을 바쳐서 지구를 구한 슈퍼맨을 보면서 그의 뜻을 따르기로 하는 배트맨과 그러지 않는 루터의 대조는 예수의 제자들 혹은 그와 함께 못 박힌 두 죄수들이 보여준 태도 변화를 닮았다. 이렇게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표현 방식은 전체적으로 진중하고 어두운 영화 톤에 더해지면서 '숭고함'이라고 부를 만한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는 상당히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MCU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MCU는 가장 아주 인간적이고 감정적인 동기를 기반으로 서사를 진행하며 '인간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의에 대한 대립에서 만들어진 저스티스 리그와 달리, 어벤져스는 기본적으로 죽은 동료의 복수를 위해 만들어진 팀이다. <엔드게임>에서 마지막 타노스와의 대결 역시 결국 타노스에게 원한이 가득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복수하는 이야기였다. 물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처럼 그들도 자유, 통제, 책임을 사이에 두고 토론을 벌이지만, 그 토론은 이내 가족과 친구에 대한 애정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진다.
개봉 당시 <배트맨 대 슈퍼맨>은 대중적으로나, 상업적으로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 상징과 비유를 읽지 않으면 매우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전개, 스케일은 크고 거대하나 시종일관 피곤하게 만드는 액션, 히어로 간의 애매한 분량 배분, 다음 시리즈를 염두에 둔 무리한 연출 등 여러 단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배트맨 대 슈퍼맨>이 보여준, 다른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된 비장하고 숭고한 분위기의 세계관은 여전히 많은 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슈퍼맨의 죽음이 아직 잭 스나이더 감독이 구상한 서사의 중간 지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수많은 팬들은 자신만의 매력으로 재무장할 스나이더 컷을 기다리고 있다.
A(Acceptable, 무난함)
잭 스나이더 서사시의 확장을 맡은 2막. 그래도 그의 3막은 봐야 확실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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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온 2025년을 위한 영화 대사 모음 zip.
그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바로 2025년 1월 1일이요!
아직 2024년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된 사람들을 위해
다가온 2025년을 힘차게 보낼 수 있는 영화 대사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그럼 저희는 용감하게, 씩씩하게 2025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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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우리 곁에 돌아온다! <노예 12년> X <더 스파이>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우리 곁에 돌아온다!
" <노예 12년> X <더 스파이>
국내에서는 영국 드라마 <셜록>, <닥터 스트레인지> 등을 통해 많은 팬들에게 잘 알려진 매력적인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올 4월,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우리 곁에 돌아온다. 그동안 독특한 역할들을 통해 넘치는 존재감을 발산한 그가 이번엔 어떤 작품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 함께 알아보자.
■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하는 영화, <노예 12년>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첫 번째는 제 86회 아카데미와 제 71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하며 오는 4월 22일에 재개봉을 확정한 영화 <노예 12년>이다. <노예 12년>은 자유인 '솔로몬'과 노예 '플랫'이라는 두 인생을 산 한 남자의 12년간의 실화를 그린 대서사극이다.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트로피를 안겨주며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인정받게 만든 경이로운 작품이며, 오스카에서만 3관왕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포함한 전 세계 243관왕을 기록하며 세계 영화계의 역사를 다시 쓴 바 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치웨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브래드 피트와 함께 <옥자>의 폴 다노, <런>의 사라 폴슨, <블랙 팬서>의 루피타 뇽까지 최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하며 영화의 감동을 더한다. 인권에 대한 관심이 날마다 높아져가는 지금, <노예 12년>은 미국의 노예 역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고,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 스마트한 첩보 스릴러, <더 스파이>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두번째는 1960년대 핵전쟁 위기를 막은 위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웰메이드 첩보 영화 <더 스파이>다. <더 스파이>는 1960년, CIA와 MI6의 스파이로 고용된 영국 사업가 '그레빌 윈'이 소련 정보원으로부터 핵전쟁 위기를 막을 중대 기밀을 압수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작전에 뛰어든 역사적 실화를 담은 작품이다. 제 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시기의 첩보전을 그린 만큼 생생한 스릴감을 선사할 예정이며, 1960년대의 시대상과 '첩보영화'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매력적인 스토리가 만나 탄생한 새로운 볼거리가 기대감을 자아낸다. 특히 탐정, 천재 수학자, 마법사 등 독특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낸 드라마틱한 연기 변신의 귀재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번엔 어떤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같은 배우의 색다른 모습들은 우리에게 언제나 새로움을 안겨준다.
조용하고 잔잔한 일상에 조금은 나른하게 느껴지는 올 봄, <노예 12년>과 <더 스파이>를 통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활력과 에너지를 얻어보는 건 어떨까?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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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하고, 흐리고, 타오르지 못한 청춘들
최근 스크린은 다시금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소환하고 있다. 네오 소라감독의 <해피엔드>부터 안소니 첸의 <브레이킹 아이스>, 그리고 <한국이 싫어서>에 이르기까지,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이들 작품은 기묘한 공명으로 연결된다.
각기 다른 국적의 젊은 감독들이 포착한 동시대 청춘의 초상은 명확한 해답 없이 부유하는 시대의 공기 속에서 저마다의 불안과 혼란을 힘겹게 감내하는 얼굴들이다.
답답한 현실, 불투명한 미래, 그리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존재론적 공포. 이들의 서사는 다르지만, 정서는 맞닿아 있다.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막막함. 어쩌면 지금 우리 시대 청춘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청춘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고 공언했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을 다시 보았다.
감독은 '푸른 봄'이라는 단어가 내포한 통속적인 낭만성을 일찌감치 거둬낸다.
영화 속 세 젊은이, 종수, 해미, 그리고 벤은 따스함이나 찬란함과는 거리가 먼, 미세먼지처럼 부옇고 쾌쾌한 현실 속에 위태롭게 존재한다.
이들의 삶은 무언가를 향한 갈망으로 채워져 있지만, 그 대상의 실체도, 방향 감각도 불분명한 욕망들 사이에서 위태롭게 휘청인다.<버닝>을 마주하는 경험은 종종 불쾌하고 껄끄럽다. 감독은 인물들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차마 말할 수 없거나 혹은 말하고 싶지 않은 감정의 응어리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영화는 현실의 무게와 불가해한 세계 앞에서 무력한 개인의 모습을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예컨대, 파주, 북한과 맞닿은 접경 지역의 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해미의 춤 장면을 떠올려보자. 그녀는 아프리카 부시맨의 '그레이트 헝거' 춤을 추며 삶의 의미를 갈망하는 듯하지만, 그 몸짓은 공허한 하늘 아래 한없이 작고 위태로워 보인다.
카메라는 해질녘의 붉은 스산한 빛 속에서 반라의 몸으로 춤추는 해미의 모습을 무심한 듯 담아내며, 그녀의 존재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덧없음, 혹은 이미 사라지고 있는 중임을 암시한다.
이 장면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불안하며, 청춘의 열망이 실체 없는 허공을 향해 흩어지는 듯한 인상을 남기는 것 같다.벤이 종수에게 폐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자신의 은밀한 취미를 고백하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물질적으로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주기적으로 비닐하우스를 '태운다'는 벤의 말은, 종수에게는 해미의 실종과 연결되는 섬뜩한 암시로 다가온다.
여기서 비닐하우스는 사회적으로 무가치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혹은 해미처럼 연고 없고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들의 은유로 읽힌다.
벤에게는 그저 유희에 불과한 '태움'의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절박함일 수 있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비정한 단면과 계급적 박탈감을 서늘하게 드러낸다.
카메라는 벤의 말에 동요하는 종수의 불안한 눈빛과 대비되는 벤의 무심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교차시키며,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의 부조리와 그 안에서 느끼는 개인의 무력감을 생생히 체험하게 한다.혜미는 질문도, 판단도 유보한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녀가 키우던 고양이 '보일'처럼, 존재했는지조차 불분명한 흔적만을 남긴 채. 종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혹은 알기를 거부한 채 살아간다.
그는 무언가를 간절히 바란 적도, 제대로 분노해 본 적도 없는 듯, 깊은 무기력에 잠식되어 있다.
결국 종수의 내면에서는 어떤 감정도 쉽사리 타오르지 못한다. 해미의 사라진 비닐하우스처럼, 청춘 또한 실체 없이 연기처럼 스러져가는 듯하다.지금의 청춘은 과연 '버닝'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누구를 향해 태워야 하는가.
<버닝>의 마지막, 종수가 벤의 포르쉐와 자신의 옷가지를 불태우는 장면은 처절하지만 모호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것은 분노의 표출인가, 자기 파괴인가, 아니면 무력한 현실에 대한 절망적인 몸부림인가.어쩌면 지금의 청춘은, 이창동 감독이 포착한 것처럼, 붉고 노랗게 타오르다 이내 서늘하게 파래지며 스러지는 저녁 하늘처럼, 찬란하게 '타오르기'보다는 소리 없이 '사라지고 싶은' 쪽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가장 정직한 감각이자, <버닝>이 던지는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의 무게일 것이다. 이 영화는 불안하고, 흐리고, 끝내 타오르지 못한 청춘들을 위한 쓸쓸한 진혼곡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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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지구가 끝장나는 날>로 이어지는, 이른바 ‘코네토 3부작’을 만들어
큰 사랑을 받았던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배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가 현재 새로운 코미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이먼 페그는 최근 그의 집에서 라이트 감독이 3일간 머물며, 그들의 차기작을 위한 기본 콘셉트를 확정했으며,“다음 영화 찍기 전까지는 다른 코미디 안 하겠다고 에드거에게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글렌 파월이 주연을 맡은 스티븐 킹의 소설 <러닝맨> 리부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 2015년 파리 테러 다룬다
<어떤 영웅>으로 제7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던 이란 영화의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한 영화로 돌아옵니다.
<Parallel Tales>는 2026년 봄 프랑스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이자벨 위페르, 비르지니 에피라, 뱅상 카셀, 카트린 드뇌브 등이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 중, 뱅상 카셀은 특수경찰 BRI (수색 및 개입 여단) 대장 역을 맡아,바타클랑 극장에서 테러범 진압 작전을 수행하는 인물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버트 패틴슨, 넷플릭스 영화 <Here Comes the Flood> 출연 확정
<시티 오브 갓>, <두 교황>를 연출한 브라질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신작 <Here Comes the Flood>에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맡은 이 작품은 패틴슨과 더불어 덴젤 워싱턴, 데이지 에드가-존스가 출연할 예정입니다.
은행 경비원, 창구 직원, 그리고 정체를 숨긴 도둑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며,지적이고 긴장감 있는 심리전을 펼치는 영화가 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엘리자베스 올슨, 뱀파이어 스릴러 영화 주연 합류
파노스 코스마토스 감독의 뱀파이어 스릴러 영화 <Flesh of the Gods>에 크리스틴 스튜어트, 오스카 아이작에 이어
엘리자베스 올슨이 합류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해당 영화는 부유한 부부인 라울(오스카 아이작)과 알렉스(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미스터리한 여성(엘리자베스 올슨)을만나게 되면서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위험한 여정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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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설계자> 메인 예고편
"정말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그의 설계를 통해 우연한 사고로 조작된 죽음들이 실은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이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최근의 타겟 역시 아무 증거 없이 완벽하게 처리한 ‘영일’에게 새로운 의뢰가 들어온다. 이번 타겟은 모든 언론과 세상이 주목하고 있는 유력 인사. 작은 틈이라도 생기면 자신의 정체가 발각될 수 있는 위험한 의뢰지만 ‘영일’은 그의 팀원인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과 함께 이를 맡기로 결심한다. 철저한 설계와 사전 준비를 거쳐 마침내 실행에 옮기는 순간 ‘영일’의 계획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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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노웨어 스페셜> 메인 예고편
서른네 번째 생일을 맞은 창문 청소부 ‘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는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다.
바로 네 살짜리 아들 ‘마이클’에게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는 것.
세상에 혼자 남을 아이를 위해 ‘존’은 특별한 부모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아직 어리지만, 말도 잘 듣고 예절도 잘 지켜요.
내 아이를 키워줄, 새 부모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