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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별은 되도록 천천히 <노웨어 스페셜>
[제목: 노웨어 스페셜(Nowhere Special) / 주연: 제임스 노튼, 다니엘 라몬트 / 감독: 우베르토 파솔리니 / 수입&배급: 그린나래미디어㈜ / 제공&공동배급: ㈜인터파크]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창문 청소부 ‘존’이 혼자 세상에 남겨질 4살짜리 아들 ‘마이클’을 위해 특별한 부모를 찾는 여정을 그린 영화 <노웨어 스페셜>은 '입양'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시한부인 아버지와 이별을 앞둔 아이의 이야기는 그 로그라인만 들어도 이 영화가 어떤 타겟을 노리고 있고 어떤 감정을 선사하려 할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다만 기대하게 되는 부분은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인생영화로 등극한 <스틸 라이프>(2014)의 감독인 우베르토 파솔리니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다.
역시나, <노웨어 스페셜>은 신파적이고 뻔한 소재로 만들어진 꽤나 근사한 가족영화였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순전히 연출의 힘이다.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많지 않은 대사 그리고 느린 호흡이다. 감동을 자아내는 보통의 가족영화는 안정적인 기승전결의 구조 속에서 초반에는 가족 간의 코믹한 에피소드를 정신없이 나열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친밀한지를 역설하고 후반에는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며 최루가스 가득한 인위적인 대사와 함께 눈물을 쏟게 만든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러한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잔잔한 감동을 주며 영화가 끝나 극장을 나선 뒤에도 곰곰히 영화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영화의 작법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도 하지만 윤리적으로도 적합한 선택에 가깝게 여겨진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다른 가정에 입양하는 일은 굉장히 중대한 결정이고 아이의 의사가 아닌 부모의 의사에 의해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함부로 다뤄져서는 안되는 선택의 문제다. 그런데 상업성 짙은 가족영화에서는 이러한 선택을 종종 볼거리 혹은 감동요소로서 즉, 오락으로 다루곤 한다. <노웨어 스페셜>은 입양이라는 소재에 대해 관객들이 당사자에 근접한 입장에서 충분히 고민하게끔 유도한다.
우선, 아빠 '존'과 아들 '마이클'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장면을 가만가만 따라가며 관객이 이들에게 스며들게 한다. 함께 밥을 먹고, 동화책을 읽다 잠들고, 아이의 학교를 보내는 일상은 웃음이나 감동 같은 돌출된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사건들이다. 이러한 사건을 바라보는 일은 오락이 되지는 못하지만 종종 나타나는 아빠와 아들의 다정한 눈맞춤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따뜻한 친밀감이 서서히 쌓인다.
그리고 '마이클'을 입양하게 될 다양한 가족 후보들은 아이라는 존재를 대하는 관객들의 다양한 관점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에는 아이를 자유롭게 방임하는 부모, 부부끼리 서로 사이가 너무 좋은 부모, 아이의 삶을 완성하는 일을 자신의 과제 혹은 업적으로 삼으려는 부모 등등 다양한 군상이 나온다.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들은 나도 저런 부모들의 어떤 모습을 닮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이들의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은 반성하게 만든다. 어떤 영화적 강요나 압박의 장치에 의한 의식의 과정은 아니다.
그렇게 아빠와 아이의 감정과 경험을 관객과 서서히 동기화한 영화는 끝내 아이가 아빠의 손을 떠나 위탁 가족으로 향하기 전, 관객들로 하여금 신비한 체험을 하게 한다. 관객은 이 대목에서 손을 꼭 잡은 아빠로부터 안심을 얻은 아이의 마음과, 아이에게 괜찮다며 안심을 시키는 아빠의 마음을 모두 느끼게 된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어느 가족으로 아이가 위탁될지보다는 아빠와 아이의 헤어짐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즉,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영화인 것이다. 좋은 작별을 다루는 영화라면 이는 특히 중요한 지점이다. 새로운 사람과 반가운 만남을 하기 위해서는 소중한 사람과의 작별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별은 되도록 천천히. <노웨어 스페셜>이 가진 소중한 미덕이다.
**해당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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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 스프링스>, 여름의 열기를 식힐 수 있는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영화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팜 스프링스> 시사회를 관람한 후 작성한 리뷰글입니다.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
<팜 스프링스>는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나일스(앤디 샘버그)와 세라(크리스틴 밀리오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세라의 여동생의 결혼식이 열리는 날, 팜 스프링스 리조트는 사랑과 신나는 열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혀 '오늘'만을 살아가는 나일스는 이미 셀 수 없을만큼 많은 결혼식을 겪은 상태이다. 수많은 '오늘 결혼식'의 경험으로 앞으로 이어질 모든 사건들을 아는 나일스는 능숙하게 결혼식 축사를 얘기하고,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로 인해 세라가 이러한 나일스의 세상에 개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일 없이 사는' 두 남녀의 썸머 코믹 로맨스가 시작된다.
우연히 나일스의 타임루프에 함께 갇히게 된 세라는 '오늘만 살게 된 시공간'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여러 시도를 해보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나일스도 '오늘'에서 벗어나고자 많은 시도를 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였고, 현실에 순응해서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현실을 인정한 세라는 나일스와 함께 파란만장하고 유쾌한 '오늘'을 살아나간다.
많은 '오늘'을 함께한만큼 둘이 나눈 이야기도 많았는데,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도 이 중 하나였다.
'오늘 하루가 반복되는 일'의 영향을 받은 나일스는 '현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도 흘러가고 있고, 결국 남는 것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반면 세라는 그 사람에 대해 더 알 수 있기에 다른 사람의 '과거'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이 장면을 보고, 이 대사를 들은 순간 잠시 나는 영화의 내용에서 벗어나 '나는 과거와 현실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였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이 생각은 계속되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누군가의 '과거'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다.
이 이야기의 또다른 주요 인물은 나일스와 함께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로이(J.K. 시몬스)이다.
로이는 세라가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히기 전, 여러 번의 '오늘'을 겪고 있던 나일스와 파티에서 만났다.
나일스와 함께 술을 마시며 신나게 놀던 로이는 '오늘 같은 날이 계속되었음 좋겠다'라는 말을 했고, 나일스는 술김에 오늘만 살게 해줄 수 있다면서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히게 되는 동굴 속으로 로이를 안내했다.
술이 깬 로이는 이 사실에 분노했고, 여러 번의 '오늘'이 반복되는 동안 계속 나일스를 죽이면서 복수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죽으면 또다른 '오늘'이 시작된다. 빠져나갈 수 없는 무한의 굴레인 것이다.
세라가 타임루프 세계관에서 빠져나가기로 결심하고 떠난 후, 혼자 남은 나일스는 세라의 빈 자리를 크게 느끼고 상실감을 겪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동안 자신을 죽이기 위해 찾아왔던 로이를 '직접' 찾아간다.
로이는 현실에 적응하고 본인만의 '안식처'를 찾아 살고 있었다.
로이의 안식처는 바로 아내와 두 딸이었다. 하지만 두 딸이 커 가는 모습을 로이는 영영 보지 못한다.
왜 이제 자신을 죽이러 오질 않느냐는 나일스의 질문에 로이는 이렇게 답한다.
- 상황은 변하는거야. 우선순위도 변하는거고.
그리고 세라의 빈 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는 나일스에게 말한다.
너의 안식처를 찾아보라고. 사람은 누구나 안식처를 가지고 있다고.
이러한 로이의 대사는 영화 속 상황에도 적합하지만, 동시에 우리 현실에도 적용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타임루프'라는 소재 자체는 현실과 어울리지 않지만, 영화 속 인물이 건네는 대사들은 대부분 현실과 매우 어울렸고 적합했다.
이 점이 이 영화의 여러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라가 다시 나일스를 찾아온다. 그리고 함께 이 타임루프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한다.
사실 그 동안 세라는 이 타임루프가 양자물리학과 관련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공부하러 간 것이었다.
'오늘이 무한히 반복되는' 타임루프의 이점을 이용하여 세라는 전문가보다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되었고, 직접 실천하기 전 실험까지 마친 상태였다.
(세라가 영화 속에서 나일스에게 이것저것 설명했지만 사실 나는 한 번에 명확히 이해하진 못했다.
세라는 이과인 것 같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세라와 나일스의 의견은 갈린다.
세라는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나일스는 현재의 타임루프 굴레에 남으려고 한다.
나일스가 계속 남아있으려는 이유는 '진짜 현실'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
이 점에서 나일스가 '과거'와 정상적인 시간 속에서 펼쳐질 '미래'들을 회피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 모습은 마치 과거나 미래, 혹은 현실마저도 회피하려는 내 모습 같다고도 생각하였다.
나는 가끔씩 지난 일들, 혹은 내가 마주한 현실이나 마주할 일들이 두려워서 무작정 회피하곤 한다. 숨곤 한다.
사실 회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없는데 말이다.
그 일이 무엇이든 일단 부딪혀보는 것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일이든, 내 눈앞에 펼쳐진 일이든, 앞으로 일어날 일이든, 뭐든.
결국 나일스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세라를 따라 이 세계관에서 벗어나고 '진짜 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한다.
진짜 이 타임루프에서 벗어나기 전, 계속 자신을 보면 질릴 수도 있다는 세라의 말에 나일스는
이미 우린 질릴만큼 봤다고, 난 괜찮다(좋다)
라고 대답한다.
나는 이 나일스의 대사가 유독 더 좋았다. 그냥 좋았다.
그리고 당신(나일스)과 함께라면 덜 지루할 것 같다는 세라의 말에 나일스는
기준점이 낮으니 됐다
라는 대답을 한다.
상대방의 기분까지 좋아지는 긍정적인 말을 한다는 것이 바로 나일스의 장점인 것 같다.
그가 가진 긍정적인 분위기는 스크린 바깥의 관객인 나에게도 와 닿았다.
참 밝고 무해한 인물이다.
정말 '밝고 무해한 웃음'을 주는 영화였다.
웃음코드가 나랑 엄청 잘 맞았는데, 특히 나일스와 세라가 함께 무한히 반복되는 '오늘'을 즐기며 살아가는 장면이 다 웃겼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영화관을 빠져나온 내게
과거와 현실 중 나는 어느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혹시 나는 지난 과거를 회피하고 있진 않은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남겼다.
영화가 끝나고 집을 가는 길에서 계속 이 두 가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예측할 수 없는 내용이 펼쳐지는 로맨스 코미디 영화 <팜 스프링스>는 다가오는 19일에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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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면 후회 할 영화들로 가득! 넷플릭스 6월 종료작
여러분! 하나씩 공개되는 6월 넷플릭스 영화, 잘 보고 계신가요?
저번 콘텐츠에서 소개해드린 <새콤달콤>이 현재 넷플릭스 영화 한 국 순위 TOP10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6월 종료작 또한 같이 찾아왔습니다. :(
이번 종료작에는 명작들이 너무 많아 뽑을 수 없어 다 가져왔습니다.
여러분의 인생 영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터미널>,<타이타닉>이 제 최애 영화입니다.
아직 보지 못한 영화가 있다면 관람을, 여러분의 최애 영화가 있다면 n차 관람을 놓치지 마세요!
넷플릭스 6월 종료작, 함께 보시죠!
'
6월 18일 종료
▶ 장고 : 분노의 추적자 (2012) - 쿠엔틴 타란티노
6월 30일 종료▶ 포레스트 검프 (1994) - 로버트 저메키스
▶ 투모로우 (2004) - 롤랜드 에머리히
▶ 터미널 (2004) - 스티븐 스필버그
▶ 타이타닉 (1997) - 제임스 카메론
▶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2015) - 매튜 본
▶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2) - 스티븐 스필버그
▶ 이지 A (2010) - 윌 글럭
▶ 아메리칸 뷰티 (1999) - 샘 멘데스
▶ 빅 피쉬 (2003) - 팀 버튼
▶ 블랙 스완 (2010) - 대런 아로노프스키
▶ 라이프 오브 파이 (2012) - 이안
▶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 (2015) - 크리스토퍼 맥쿼리
▶ 인 디 에어 (2009) - 제이슨 라이트먼
▶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2013) - 루이스 리터리어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 - 웨스 앤더슨
▶ 블레이드 러너 (1982) - 리들리 스콧
▶ 다이 하드 4.0 (2007) - 렌 와이즈먼
▶ 제이슨 본 (2016) - 폴 그린그래스
▶ 루시 (2014) - 뤽 베송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2014) - 제임스 마쉬
▶ 그린 존 (2010) - 폴 그린그래스
▶ 언브로큰 (2014) - 안젤리나 졸리
▶ 브리짓 존스의 일기 (2001) - 샤론 맥과이어
▶ 러블리 본즈 (2009) - 피터 잭슨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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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미란에게 제 41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 <정직한 후보>
"코미디 영화여서 노미네이트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사을 주세요." 지난 제 41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라미란의 수상 첫마디였다. 여우주연상을 탈 만큼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라미란은 혼신의 코미디 연기를 해냈고, 작품 역시 재밌게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영화 정직한 후보 시놉시스영화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이다. 2014년에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동명의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주상숙은 국민들 앞에서는 서민의 일꾼을 자처하는 둘도 없이 청렴하고 믿음직한 국회의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서민을 자신의 일꾼으로 여기며 4선 당선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옵션이 아닌 필수로 여기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거짓말을 잃어버렸다는 스토리라인은 ‘만약 내가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면?’이라는 아찔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장유정 감독은 “거짓말쟁이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전혀 못하게 되었다는 설정 자체가 아주 재미있었다. 거짓말을 잃어버린 사람이 과연 어떤 이야기까지 쏟아낼 것인가라는 부분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원치 않게 갖게 된 ‘진실의 주둥이’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주상숙’의 촌철살인 팩트 폭격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주는 웃음뿐만 아니라 답답한 현실에 대한 대리만족을 선사하며 복잡한 세상 거짓없이 속 편하게 볼 수 있는 새로운 코미디 영화이다.
사건에 심각하게 몰입하지 않아도 됐던 가벼운 정치 영화정치 영화하면 굉장히 무겁고 느와르 분위기의 엄숙하고 비리가 가득한 그런 류의 작품이라고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 <정직한 후보>는 굉장히 가벼운 정치 콤디에 해당하는 작품이었다. 그렇다고 씁쓸한 웃음을 남기는 블랙코미디가 아니라 정말 대놓고 웃기는 코미디 작품이었다.
거짓말을 통해 쌓아올린 정치인의 명예를 적당히 풍자하고 정치 선거판을 희화화하면서도 그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은 하지 않도록 그 선을 잘 지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리를 저지른 주상숙에 대해 실제 정치인들의 비리가 폭로됐을 때처럼 실망과 분노의 감정이 들기보다는 뭔가 애처롭고, 당황스러운 감정이 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짜 정치인의 속내는 어떨까?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진짜 정치인의 속내는 어떨까?' 였다. 극 중 주상숙은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비리도 저지르고, 거래도 하며 거짓말을 일삼고 있었지만 거짓말을 못하게 되며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날 때에 '부자 동네'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자신의 선거구를 부자 동네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진심이었다.
그래서 현실 정치인들의 공약과 그들이 하는 말 중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국민을 대표하지만 결국 어떤 국민도 대표하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과연 그들에게 진심을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미지가 그렇다고 해서 정말 진심 하나도 없이 국회의원 노릇을 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판타지이긴 하지만 현재 내 지역구의원도 어디까지가 현실화 가능한 공약이고, 진심인지 알고 싶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들려면 코미디 전략이 필요할 수도
대부분의 정치 영화들이나 드라마 작품들을 보면 굉장히 소재를 무겁게 다루면서 비리의 실상을 보여주며 흑막을 밝혀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희생자와 가해자를 이분법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영화 제박 문법을 통해서 관객들은 대부분 희생자의 피해에 동조하며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이뤄지게 된다. 그래서 가해자로 설정되는 정치인들에 대한 이미지는 현실과 맞물려 더욱 안좋아지기 마련이다. 이미지의 타락은 정치인이 국민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이어지고 이는 사람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영화 <정직한 후보>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나 스스로 국회의원이라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혀 동조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직업군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내 지역구 의원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현실 정치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필자는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은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전략이 잘 먹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존재의 의미 마저 희화화 시키지 않는다는 범주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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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남산의 부장들>, 1026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다
자칫하면 정치적인 색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소재였지만 그 때의 풀리지 않은 궁금증을 그대로 잘 녹여낸 영화 <남산의 부장들>. 굉장히 다크한 정치물 영화이지만 그 속에 감각적인 대사들과 연출을 통해 한없이 무겁게만 흘러가지는 않았던 작품이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시놉시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흔들린 충성, 그 날의 총성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연기를 너무 잘해
무슨 내용인줄도 모르고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의 조합만으로 저 영화는 흥행한다고 생각했던 나의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그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미 연기를 잘한다는 걸 알고서 봤지만 또 이렇게나 잘했던가...? 싶을 정도로 캐릭터와 일체감이 굉장했다. 박대통령 역을 맡은 이성민과 박용각 전 중앙정보부장 역을 맡은 곽도원 그리고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은 이희준은 정말 그 캐릭터에 맞게 살을 빼기도 하고, 살을 찌우기도 하면서 실제 역사 속에 있었던 박정희, 김형욱, 차지철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각적으로 그 모스이 일치하다보니 극인 걸 알면서도 굉장히 사실적으로 내용이 다가왔다. 물론 예외적으로 이병헌의 겉모습은 김재규와 크게 닮지 않았지만 이병헌에게 제가 굉장히 감동했던 부분은 영어를 굉장히 잘 구사함에도 현재는 쓰지 않는 그 시대의 한국영어를 구사하는 연기를 볼 때 눈이 정말 동그래졌다. 그리고 차갑고 이성적이던 김규평이 점점 박대통령의 비밀을 알아가면서 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너무나도 섬세하게 표현을 해서 보는 내내 감탄을 하면서 봤다.
김진명의 1026 소설이 떠올랐달까
사실적인 연기들과 시각적인 부분을 볼 때마다 조금 걸렸던 것이 이것 잘못하다가는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는 점이었다. 뭔가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 있지 않으면 영화 속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을만큼 영화가 풍기는 부위기는 굉장히 사실적이었다. 그 사실적인 묘사에 감동하면서도 불편한 그런 모순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김진명 작가의 1026 작품이 떠올랐다. 책 <1026>은 박정희 암살사건에 대한 배후를 캐면서 현재도 일어날 수 있는 또다른 대통령 암살 사건을 함께 진행하는 내용이다.
책 <1026>에서 가장 주된 의문점으로 제기하는 것은 김재규가 왜 남산이 아닌 육본으로 향했나?다. 그 앞선 과정에 대한 김재규의 심리를 영화에서 세밀하게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이 영화를 보고 책 <1026>을 읽는다면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특유의 카메라 무빙과 감각적인 대사
내부자들을 제작한 우민호 감독의 특기라하면 카메라 무빙과 대사들이 감각적이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현실 웃음이 나왔던 로비스트의 대사다. “박씨가 청와대 터랑 안맞는다나~” 이 대사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쌍으로 한 번에 보내버린다. 순간적으로 현실이 투영되면서 속으로 혼자 낄낄거리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연출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김규평이 남산으로 갈지 육본으로 갈지 고민을 하면서 어디로 간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차량을 도로에서 돌리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장면에서 차량을 돌림으로써 자신이 계획한 일을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리는 것을 은연중에 표현하고 있어서 마지막 장면을 보는 순간 뭔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영화 자체에서 정치적인 색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자 설명이 조금 많긴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찰진 대사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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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다는 것 잘 알지만 그래도
별안간에 <어벤저스 : 엔드게임>이 생각난다. 한창 마블 유행할 땐 안 보고 재개봉판이 열릴 때 봤다. 그 영화에 대한 감상이라. 다른 덕후들과 마찬가지로 가슴이 웅장해졌다. 극후반부에선 눈물 날 것 같은 울컥함이 있었다. 근데 그건 그때 이야기고.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영화에 말 안 되는 게 몇 개 있었다. 앤트맨이 그렇게 해서 시간여행을 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리고 그 양자역학? 다중우주(멀티버스)? 에 대한 연구가 너무 쉽게 착착 이뤄지는 거 아닌가? 아무리 브루스 배너랑 토니 스타크가 똑똑하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들여야 할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쉽게 나온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의 인구가 반으로 접힌 것 치고는 문제 해결이 싱거웠던 셈이다. 그리고 마블도 이 작품 이후에 걸핏하면 '블립'을 들고 오니 마블빠인 나는 진작에 개연성이 헐거운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 애써하는 인정에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에 대한 내 생각이 담겨있다. 우리, 살면서 시간을 몇 번이나 돌릴 수 있을까? 답은 불가능이다. 시간은 무슨 짓을 해도 돌릴 수 없다. 애써 과거의 나에게서 교훈을 얻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아로새길수록 공허함만 커진다. 내가 한국영화를 사랑하게 됐던 계기도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대사가 울림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는 비단 나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은 다들 공감할 것 같다. 각자가 놓쳤던 너무 많은 것들이 마음이 아프거든. 이젠 그것들을 반성할 줄도 안다고 말하고 싶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니 계속해서 똑같은 일만 반복한다. 삶의 매 순간에 그것보다 나은 선택지만 고르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 여행하는 영화들을 알면서도 보게 되는 것 같다. 이 모든 게 저 여행처럼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 때문이다. <프리 가이>를 연출했던 숀 레비 감독이 바로 다음 해에 신작을 갖고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깊다. 소재는 시간 여행이다.
미래에서 온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다
12살 소년 애덤은 별 볼일 없는 남자애다. 친구도 없어 보이고 아버지는 돌아가셨으며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매일 같은 반 급우들을 두들겨 패거나 맞는 게 일상인 애덤. 여느 때와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던 도중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어딘가 부상을 입은 듯한 아저씨에게 말을 거는 애덤. 몇 마디 나눠보고 나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이 아저씨는 2050년의 나 자신이다.금세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한다. 저 여자랑 자게 되나요? 미래에는 이렇게 몸짱이 되나요? 누가 과거의 나 아니랄까 봐 쓸데없는 말이 많다. 어른 애덤은 금세 과거로 돌아온 이유를 말하게 된다. 시간 여행이란 게 생겼고 이것 때문에 현재의 많은 것들이 꼬여있다고 한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과거의 애덤과 현재의 애덤이 힘을 합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성인 애덤과 어린이 애덤이 각자(애덤)의 삶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가는 내용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몇 개 있을 것이다. 모두의 마음 속에 있을 법한 감정들이다. 영화 안에서도 이에 대해 묘사가 있다. 당하기만 했던 나 자신에게 보내는 격려. 사랑하는 이에게 전해지 못했던 마음. 더 받고 싶었지만 허무하게 날 떠났던 사람. 뭐 그런 미련들이 영화 안에 제시된다.우리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주가 된다. 영화는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동시에 등장시킨다. 이런 감정을 떠나보내지 못했기에 후회와 자기혐오로 가득 찼던 지난 세월에 대해 주인공이 코멘트하게 만든다. 이 코멘트 역시 영화의 주요 소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전개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던 것들이 맞다. 기존의 시간 역행영화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냐고 물으면 솔직한 대답은 아니오다. 그러나 영화 안에서 이런 소재들이 숀 레비 특유의 유쾌한 감성과 잘 맞는 편이라 특별한 개성이 있다.
어떤 영화로 말할 수 있을 것인가
후회와 자기혐오에 관한 영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자기혐오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간단히 자아를 싫어한다는 뜻이 될 것이다. 자기혐오는 미련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 못한 말이 그 사람에게 돌아와서 미련으로 남으면 그게 자기혐오로 변하는 것이다. 청년 애덤은 사람들에게 하지 못한 말이 많았다.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특히 어머니에게 하고픈 말이 많았던 것 같다. 청년 애덤이 소년 애덤에게 어머니에게 꼭 무언가 하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영화 전부를 관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인물을 배치한 이유는 사실 되게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이에 이입하라고 만들어놓은 장치이다. 근데 이런 감정이입의 결말이 어떤 식으로 향하는가도 영화를 관통하는 주요 메시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 다 좋다 이거야.시간여행을 해서 과거의 나의 멍청함을 무찌를 수 있다고 쳐보자. 그래서,'과연 어떤 선택지를 골랐으면 무언가 달랐을까?'라고 자신에게 물을 수 있다.이 영화가 보여주는 인물 간의 처지를 통해 우리는 그 질문의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뭐 이런 귀결이 기존의 영화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하면 사실 크게 할 말은 없다. 어느 정도는 클리셰를 따라간 게 맞으니까. 그런데 주인공 청년 애덤을 맡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밝고 유쾌하지만 마음에 그늘이 진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해내서 영화를 보는데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다른 장르물과 특별한 차이점을 갖는 영화
첫 번째. 영화 색감이다.전작 <프리 가이>에서는 게임을 영화로 옮겼었다. 그에 맞게 화사하고 비비드 한 색감이 기억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살짝 다르다. 소재의 특성상 좀 생각이 많아 보여야 하는 효과가 꼭 들어가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에 맞게 겨울에 찍은 듯한 시각적/시간적 배경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미장센이 잘 뽑혔다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두 번째.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의 퍼포먼스다.이 인물 애덤은 내면에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어렸을 때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고, 유년시절이 그렇게 밝지도 못했다. 근데 사람 자체가 근본적으로 밝은 구석도 있어서 유머감각도 탑재해야 한다. 이거 어렵다. 뭐 보편적으로 있는 인간형인 것도 맞지만 이 인물은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에 이걸 다 보여줘야 한다. 그에 맞는 눈빛 연기, 대사 치는 톤, 제스처 하나하나까지 사람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난 <데드풀> 시리즈도 안 본 사람이라 이 배우의 연기가 낯설었는데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다. 아. 액션 연기도 좋았다.
세 번째. 균형감각이다.각본이 균형을 잘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가령 소년 애덤의 어머니와 청년 애덤이 술집에서 대화하는 신이 있다. 여기서 감독은 아이가 괴롭힘 당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또한 남편이 세상을 떠났던 이유에 대해서도 깊게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당신은 어머니로서 최선을 다했다'식의 말을 던지고 홀연히 사라진다. 뭐 시간여행이라고 하는 것의 암묵적 룰을 지키기 위해 이랬다고 하기엔 역시 감독의 연출 의도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2번에서 언급한 것과 닿아있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과거의 부채의식에 '그게 무엇이든 괜찮아'라고 위로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사실보다 그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청년 애덤이 그 대사를 한 것이겠지. 그리고 그게 곧 감독의 연출 의도일 것이고. 영화는 이렇게 드라마틱한 처지 변화보다 적당히 선을 긋는 스탠스를 보인다.
극의 개성을 살리는 좋은 퍼포먼스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정도다.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는 3번에서 적었기에 더 쓸 필요 없을 것 같다. 다른 역의 조 샐다나나 마크 러팔로도 탁월했다. 조 샐다나는 뭔가 레이놀즈보다 나이 더 들어 보이는 비주얼인데 은근히 어울려서 놀랐다. 또 마크 러팔로는 멀티버스 유경험자다운 연기가 보였다. 지금 저 역할이 브루스 배너라고 해도 이질감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봤던 느낌이긴 해도 실제 있을법한 아버지이자 과학자 느낌이 나서 좋았다. 다음은 소년 애덤을 맡은 워커 스코벨이다. 이거 데뷔작이라고 하던데, 어색한 티가 안 났다면 거짓말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대사 많았는데 외우느라 어려웠을 듯.
적당히 얕은 영화의 농도
감독의 전작 <프리 가이>나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사실 가벼운 영화다. 그러라고 만든 영화기도 하고. 그런데 이 영화는 그렇게 가볍지는 않다. 적당한 농도의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쉬운 것도 있다. CG 액션 연출을 좀 더 멋있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너무 뿅뿅하는 시각효과에 엔딩부도 슬로모션이라던가 예전 티 나는 연출을 쓴 게 아쉽기는 하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대사의 톤이나 청년 애덤의 행적이라던가 중후반부까지 끌고 가는 메시지가 생각을 많이 하게 해서 너무 밝고 유치한 느낌은 아니다. 20대 중반의 남성이 보기에 무리 없었다.
누가 이 영화를 봐야 할까?
무난한 액션/SF물이다. 넷플릭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떠나보내지 못했던 마음의 부채의식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난 이 영화를 보고도 다 보내지 못했다. 아직도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근데, 조금은 그 생각에서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분도 그런 것들을 좀 지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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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은 할 수 없는 DC의 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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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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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실크 로드> 티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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