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2024-08-19 21:10:48
출입 금지된 곳이라서 낙원
기타노 타케시, <기쿠지로의 여름>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전에는 기쿠지로가 정확히 마츠리 날 밤에 죽었고 그 후 소년 마사오는 천사들 귀신들 도깨비들(을 방불케할 정도로 이상하리만큼 친절한 어른들)과 한껏 즐거운 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 패싸움 후 이상한 꿈을 많이 꾸는 마사오의 도깨비 꿈, 최고로 많이 다치고 해진 기쿠지로의 모습, 그리고 천사의 종을 열심히 울려댄 오후 덕에 더 굳게 믿었다.
영화를 다시 보니 기쿠지로는 굳이 그 마츠리가 아니라 어디서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찻길 위에서 히치하이크하려다 뺑소니 차에 치었을 때든, 호텔 수영장에 빠졌을 때든, 싸움난 길거리(들)에서든, 훔친 택시에서 운전 미숙으로 연기가 났을 때든, 심지어 경륜으로 한탕하고 아가씨들 있는 술집에서 진탕 퍼마신 여행 첫날밤이든.
<탑건 : 매버릭>의 오프닝에서 마하 10을 넘긴 매버릭이 바로 그 사고에서 이미 죽었고, 나머지 2시간은 그의 아름다운 인생을 기리는 주마등이라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같은 간편하고 모호한 표현을 끌어오지 않고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단호히 가정한) 김병규 평론가의 글처럼. <기쿠지로의 여름>도 초반부 새벽 풀밭에 세워진 택시와 거기서 사람이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장면이 너무 피안 같아서, 혹시 이전에나 이후에 기쿠지로가 이미 죽은 건 아닐지 계속 의심했다.
그러니까 이건 언제 어디서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기쿠지로가 “너도 나와 같구나”를 말하더니 소년을 어떻게든 엄마에게로 또 집으로 데려다주려고 애쓰는 얘기. 자기는 엄마를, 유년기를, 제대로 된 인생을 되찾는 데에 실패했지만 소년에겐 조금 이른 화해를 선물해주려고 하는 얘기. 그렇게 기쿠지로는 어른이 된다, 마사오를 아이로 만들어주기 위해.
그래서 이 영화가 ‘마사오의 여름’이 아니라 ‘기쿠지로의 여름’일 거란 걸 새삼 느꼈다.
또 예전엔 마사오를 놀아주는 후반부가 다소 지루할 만큼 길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이 왜 마사오를 놀아주려 하는지는 알았지만 왜 자기들이 더 신난 것마냥 그렇게 필사적으로 분장까지 해가며 온몸으로 놀아주는지는 몰랐고, 그래서 더 그들이 명계에서 온 상상친구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알 것 같다. 오프닝부터 여름 방학을 맞이한 마사오가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아이는 축구교실을 친구들 집을 길거리를 찾아다니지만 모두 돌봐줄 가족이 있고 저만 혼자다. 엄마가 정말 돈을 벌러 갔다면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방학 중 하루도 못 빼고 가게에서 일할 것까진 없었을 텐데. 어쩌면 엄마가 새살림을 들었단 것까지 마사오는 어른스레 다 직감하고 있었을 테고…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된 엄마를 처음으로 보면서 애가 (불쌍하게도) 별로 안 놀라보였으니까.
놀아주는 어른들이 생겼기에 ‘무슨 애가 저렇게 울상이냐’던 마사오는 히힛 히힛 밝게도 잘 웃는 애가 된다. 애어른 아니고 진짜 애. 마사오가 달려갈 때마다 하늘에서 지켜봐준 누군가도 더이상 걱정되지 않을 만큼 해맑은 애.
왜 마사오가 얼마나 외로운지 예전에는 제대로 몰랐을까? 어떤 시기는 완전히 지나오고 나서야 그게 남들 눈에 어때 보이는지 알 수 있어서겠지.
그보다도 정말 미치겠는 건 기타노 타케시의 표정들.
피를 닦아주는 마사오에게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처음 말하는 표정
요양원에 모셔둔 괴팍한 어머니를 창 너머로 바라보던 표정
소년 마사오를 그러니까 소년 기쿠지로를 보내주던 마지막 표정
(그러니까, 우두커니 선 기타노 타케시의 얼굴이란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서도 하나비에서도 소나티네에서도 왜 이렇게 사람을 울리는가. 더이상 마사오의 엄마가 아닌, 더이상 스기모토가 아닌 요시무라 사토코를 멀거니 바라볼 때에도. 사고 때문인 건 알지만 기타노 타케시의 파르르 규칙적으로 떨리는 왼쪽 눈마저도 마사오 대신 울기 위한 것 같다.)
현실의 타케시란 폭력적이고 자주 막말하고 틀린 구석도 있는 노인네란 거 알지만. 어떤 사람의 얼굴은 타인의 슬픔을 너무 깊이 너무 깊이 깊이 깊이 이해하고 있어서, 그걸 대신 짊어져주고 있어서 도무지 미워할 도리가 없다는 거..
바로 이런 얼굴
그리고 또 하나의 마음에 걸리는 얼굴 - 마사오가 올려다본 밤하늘 별자리에 비친, 옛사람 혹은 도깨비 정도로 분장한 기타노 타케시의 표정. 딱 세 컷 지나간 그 얼굴이 이전에도 이상하게 계속 오래 남았었는데, 전엔 그 이유를 몰랐지만 이제는 좀 알겠다. 곱게 화장하고 자신만만하게 눈을 치뜨는 그 얼굴이 너무 자부심에 가득찬 희극인의 것이라 그랬나보다.
봐주는 사람 없어도 계속 뭘 새로 배우고 연습하고 선보이던 기쿠지로. 수영과 탭댄스와 저글링, 맹인 흉내와 직접 고안한 그 모든 놀이까지.
어쩌면 이건 세상을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보는 뼛속까지 예능인(‘게닌’ 비트 타케시)의 자기충족적 실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친숙하고 가장 순진하며 가장 날카로운 관객인 어린아이를 데려다놓고 한 극 무대에서의 실험. 그리고 밤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난 그 표정으로 유추해보건대 다케시와 눈에 익은 극단 출신 후배 배우들은 성공한 무대에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마사오라는 아이 자체도 기타노가 자기 유년기에 보내는 연민의 상징물이나, 성숙으로의 관문보단 ‘곧 내(창작자)가 될 너(관객)’와의 합일을 위해 심어둔 것 아닌가? 싶지만. 그러니까 이 극이 그려내는 좋은 어른이니 성장이니 우정이니 하는 것에 계속 집중하기보다도, 끝에는 ‘감독으로서의 나’를 우위에 두는 메타영화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질 법도 한데 끝까지 그래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결국 예술품이 다룬 무언가 중 어떤 게 가장 귀중한가를 따질 때, 그 무엇보다 시간에 구애받는 영화라는 매체는 어느 씬에 얼마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는가로 일차적 판단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마사오의 감정 묘사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 - 걸 넘어 오로지 그 감정을 매만져주고 위로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마냥 애쓰는 - <기쿠지로의 여름>은 정말이지 모범적으로 다정한 성장 동화다.
물론 기쿠지로는 여자를 사고 팔고 사람을 갈취하고 패고 죽이는 일을 여전히 우습게 아는 전직 야쿠자일 테지만. 적어도 영화 속에선 기쿠지로가 저지르는 모든 폭력, 절도, 강탈, 사사로운 시비까지도 아이인 마사오를 저 멀리에 두고 진행된다. 기쿠지로는 언제나 마사오에게 “꼬마야 저기 가있어”라고 하는 대신 “꼬마야 여기서 기다려”라고 말하고 자기가 (카메라 프레임 바깥의) 폭력의 자리로 돌아가서 일을 해치우고 온다. 그것이 어른의 태도니까.
물론 마사오도 종종/영영 세상의 잔혹함을 피해갈 수는 없다. 그러나 영화는 살면서 한 번도 안 겪어보는 게 무조건 나을 끔찍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 네가 그 일을 겪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하듯 든든한 보호자처럼 개입한다. 여행 초입 보호자 기쿠지로가 잠깐 취한 사이, 소아성애자 대머리 중년을 만나면서 중학생 형들보다 훨씬 위험한 폭력에 노출된다. 그때 영화는 현실은 이런 거야,라는 듯이 뻐기며 폭력의 정밀 묘사에 공들이지 않는다. 또한 폭력적 응징의 과정에도 전혀 관심이 없어보인다. 굳이 너의 상처를 훈장 삼을 일도 없고, 세상의 가장 어두운 쓰레기장이 얼마나 끔찍한지 입 아프게 말 얹을 것도 없단 듯한 태도.
사실 이 영화에서 폭력은 대부분 무자비하게 생략/압축된 슬랩스틱 코미디의 결과물로서 소비될 뿐이다. 다케시는 아이에게 좋은 웃음을 선물하고 싶었던 어른-코미디언의 태도로서 그정도가 딱 적절하다고 여긴 것 같다.
그러니 다시.. 예전에는 기쿠지로가 죽었다고, 단지 마사오를 안전히 집까지 데려다주려고 유령처럼 남아있었던 거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기쿠지로를 마사오에게 딸려보낸 그 이웃집 친절한 여자는 갑작스레 남편을 잃고 어떻게 살아가면 좋나 괜히 걱정도 됐는데.
다시 생각해봤더니 혹시 기쿠지로가 죽었더라도 부인은 그냥 잘 살아갔을 것 같다. 그 사람도 기쿠지로가 어디서 어떻게 죽든 어쩔 수 없단 것쯤 알고 살았을 것이다. 세 번째 결혼이기도 했고… 남자들의 사라짐에 그냥 그렇구나 할 것 같은 어른.
그리고 그보다 먼저 기쿠지로는 안 죽은 것 같다. 소리도 없고 그림자도 없고 발자국도 없고 미련도 없어보여서 마치 귀신같고 이상한 움직임이 줄곧 나왔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기쿠지로다, 빠가야로 라고 해줬으니까.
건강하라고, ‘다음에 또’ 엄마 찾으러 가자고 말해줬으니까,
그리고 멀어지는 기쿠지로가 아니라 힘차게 달려가며 멀어지는 마사오가 막의 마무리를 장식했으니까.
귀신이고 도깨비고 천사고 꿈이고 뭐고 .. 그냥 안 죽었을 것 같다 그냥.
마사오에게 다 큰 마사오가, 기쿠지로에게 어린 기쿠지로가 함께 노는 일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게 영화의 목적지였으니까. 그게 전부였으니까. 그리고 삶은 결국, 출입금지인 풀밭에 연못에 밭에 해변에 마구 헤집고 들어가더라도 함께 있는 순간의 재미를 찾아내는 게 전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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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 오징어 게임
이 글은 영화 [전지적 독자시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창옥 강사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었다. 억만금을 줘도 하기 싫은 강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중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의라고. 그 어떤 말을 해도 돌아오는 반응이 없는 것은 기본, 그 나이 또래가 가진 "가오" 때문에 안 들어도 될 말들을 듣는 것이 참 괴로웠다고 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전문가마저도 그렇게 느낄 텐데, 한낱 회사원에 불과한 내가 영화관에 갔는데 옆자리에 깨발랄한 중학생 두 명이 덜컥 앉는 행운(?)을 맞이했을 때의 심정을 20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
내 우려를 관심법으로 들여다보기라도 하듯이, 두 중딩은 누가 봐도 이 한여름에 뛰어 왔다는 티를 땀냄새로 팍팍 내고 있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관람하게 될 영화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서 한없이 가볍고 빠르게 시끄러움을 사방팔방 흩날리고 있었다. 심지어 영화가 시작함을 알리는 소등 이벤트 이후에도.
그리고 영화에 감사해야 했다. 이 우주버전 오징어 게임(?) 덕에 내 옆의 두 생명체는 입을 다물었으니까.
사진 출처:다음 영화
분명히 재미는 있다. 그러나 뭔가 쏙 빠졌다는 느낌은 영화 [월드 워 Z]를 볼 때와 비슷하다. 월드 워 Z는 정말 기가 막히다는 말 이외에는 말할 수 없는 방식으로 손익 분기점을 넘었다. 그것도 해외 방방곡곡 촬영. 브레드 피트 원톱. 15세 이상 등급의 좀비 영화라는 세 악조건 속에서. (참고 1)
아마 이 작품도 그런 허점 아닌 허점을 노렸을 것이다. 설명해야 할 것들은 모조리 생략하되, 그 점을 메우기 위해 스케일을 키웠다. 물론 이는 오락영화, 특히 여름이라는 성수기를 틈타 개봉하는 작품에겐 매우 큰 장점이다. 게임이 현실에서 재연되었다는 콘셉트 덕분에 어이없을 정도로 장대한 CG를 감상할 수도 있고. 그리고 나의 타자 속도를 지배하는 마감 시간처럼(지금) 쫓아오는 괴물들 덕에 지루할 틈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 퀘스트를 깨는데 필요한 족보(?)를 갖고 있는 독자(안효섭)의 활약이 재미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원작을 안 본 나의 눈에도 생략했음이 짐작 가는 부분들이 매우 많이 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 많은 웹툰 속의 말풍선들을 독자 혼자만의 설명이나 생각 만으로 처리하는 점은 보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가기 벅찰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뭐랄까. 뛰어넘은 부분에 대한 의문점들이 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나의 발목을 덥석 그러잡는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이런 목 안의 생선 가시 같은 불편함은 후반부에 가서 좀 더 커진다. 배후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벌어지는 레벨업(?)이라던가. 시공간을 초월하다 못해 그냥 시공간이 박살 난 것 같이 보이는 충무로역 패싸움(?) 장면이 그러하다. 영화를 관통하는 장점으로 작용했던 속도감이 소통의 부재로 몰락하는 순간에, 영화에 인질로 잡혀있던 내 모든 정신이 풀려나기 시작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찰나의 순간에 느끼는 괴리감은 꽤 커서 열심히 게임 속의 말이 되어 뛰고 있는 독자의 모습이 낯설게까지 느껴질 정도다.
또한 시리즈가 될 것이 당연한 이 작품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아직 속편이 나오지 않았으니 정확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보여준 것을 토대로 상상했을 때. 분명 이 게임 자체를 조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 그 퀘스트를 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오징어게임과 많이 닮아 있기에. 그 큰 틀 안에서의 독자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예상이 가면서도, 메시지의 전달과 지금의 이 템포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하지만 이 영화가 지닌 가장 큰 아쉬운 점은, 살아남은 바람에 앞으로도 나올 것만 같은 그녀의 존재다.
CG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공평하게 어색한 가운데서도 지수의 연기는 탁월할 정도다. 정말 짧은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옆자리에서 꺼졌다고 생각한 스피커 두 개가 다시 부산스럽게 커졌으니까.
분명 후속 편이 기대되는 오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 캐릭터에 대한 불만이 아닌 인물에 대한 불만이 생기게 된 상태라면. 본격적인 스페이스 오징어 게임이 될 다음 편에선 반드시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참고 1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서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관객을 한 명이라도 더 영화관으로 불러야 함. 그러니 19세보다는 15세 관람가가 훨씬 나음. 그러면 좀비영화인데도 너무 징그러운 장면을 넣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음. 가장 혀를 내두르게 했던 점은 펩시 콜라 PPL. 정말 필요한 순간에 너무 잘 넣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브레드 피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온 영화이지만, 좀비 없는 좀비 영화라는 오명도 함께 가져가는 포지션에 있음.
[이 글의 TMI]
1. 옆자리 중딩들아..다시는 만나지 말자.
2. 팥빙수 먹고 싶다.
3. 너무 더워서 밤에도 에어컨 켜고 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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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넷플릭스 신작
넷플릭스 2022년 2월!
신작 추천5편
모럴센스
할말은 하고 사는 홍보팀 사원 정지우
부서 이동 후 모든 여직원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잘생긴 대리 정지후
이름만 비슷할 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잘못 배송된 택배로, 지후의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성적 취향을 알게 된 지우는
점점 그에게 관심이 생겨간다
감독: 박현진
출연: 서현, 이준영, 이엘, 서현우, 김한나, 안승균, 이석형, 김보라
장르: 로맨스 코미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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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사람들
성실한 기상청 예보관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동료
이들에게 기상청안에서의 사랑은 날씨만큼이나 예측하기 어려운데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크리에이터: 차영훈, 강은경, 선영
출연: 박민영, 송강, 윤박, 유라
장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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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심판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
지방법원 소년부의 엄정한 판사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다루며,
소년범에 대한 반감, 정의와 형벌에 대한 굳건한 신념사이에서
군형을 잡아간다
크리에이터: 홍종찬, 김민석
출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
장르: 범죄, 법정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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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항상 서로의 곁을 지키는 절친 3인방
마흔을 코앞에 둔 그녀들이 삶과 사랑,
상실을 경험하며 함께 걸어가는데...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크리에이터: 김상호, 유영아
출연: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연우진, 이무생, 이태환, 안소희, 강말금
장르: 로맨틱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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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맞선
친구를 대신해 맞선 자리에 나간 하리
남자가 겁을 먹고 퇴짜를 놓게 할 작정이지만
맞선남이 하리가 다니는 회사의 CEO!
계획은 엉망이 되고 게다가 청혼까지 하게 되는데...
얼굴 천재 능력남 CEO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의 스릴 가득
‘퇴사 방지’ 오피스 로맨스
크리에이터: 박선호, 한설희, 홍보희
출연: 안효섭, 김세정, 긴민규, 설인아, 이덕화
장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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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영국] 아이는 여전히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찰리는 시종일관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처럼 여유롭게 걷는 것 대신 숨가쁘게 달려나가는 것을 택한다. 아이는 왜 달릴 수 밖에 없었을까. 열다섯 성장기 소년인만큼 운동하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일로 보이기도 한다. 이사 오기 전, 학교에서 했다던 풋볼 대신 돈이 들지 않는 운동인 달리기를 택한 것일 수도 있다. 두 이유 모두 납득 가능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찰리에게 뜀박질은 무엇보다도 숨을 쉬기 위한 방법처럼 보인다.
찰리는 언제나 무언가에 가로막힌다. 찰리의 아버지인 레이가 데려온 여자와 아침을 함께 할 때 방문과 벽 사이에 위치한 그는 영락없이 갇힌 모습이다. 델 아저씨와 함께 처음 경주마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 일을 했을 때도 그는 트레일러와 벽 사이에 갇혀 있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찰리를 무언가에 가두는 프레이밍을 유지한다. 그의 숨통이 막히는 상황에서는 언제나 그를 문과 벽(혹은 벽처럼 보이는 무언가) 사이에 위치시켜 가두어버린다. 하지만 달릴 때만큼은 그런 그를 가로막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소년은 가로막히지 않기 위해서, 숨을 내뱉기 위해서 뜀박질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달려야 숨을 쉴 수 있는 찰리가 본디 자유롭게 달려야하는 린온피트에게 온 마음을 내다 준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을 것이다. 피트에게 자신을 투영시킨 찰리는 그를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피트와 함께 길 위에 선 찰리는 달리는 대신 피트와 함께 걷는 것을 택한다. 찰리와 피트가 함께 길 위를 걸어가는 장면은 주로 아주 먼 익스트림 롱샷으로 비춰진다. 그들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카메라는 그저 관망할 뿐이다. 찰리와 피트가 정말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한번 지켜보라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찰리는 피트를 위해 그와 함께 달아났다고 생각하지만. 찰리와 함께여도 피트는 전과 같이 목줄에 매여있다. 피트는 정말 숨을 쉴 수 있었을까? 여전히 목줄에 매여 달릴 수 없는 피트가 자유롭다는 생각은 찰리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피트 역시 자유롭기 위해 마지막까지 달리는 것을 택한다.
피트와 헤어진 후 한동안 뜀박질을 멈추었던 찰리는 마지 고모와 만나자 다시금 달리기 시작한다. 아이는 뜀박질을 다시 시작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어딘가에 갇히지 않는다. 찰리가 드디어 마지 고모와 만난 그 날 밤, 찰리는 잠을 이 루지 못하고 그에게 찾아간다. 문을 두드린 아이는 문과 벽에 갇히지 않은 채 아주 손쉽게 방 안으로 들어간다. 카메라는 아이를 문과 벽 사이에 가두어 프레이밍하는 대신 그저 아이가 사라진 방문을 비추는 것을 택한다.
뜀박질을 다시 시작한 아이는 처음으로 숨을 고르고 뒤를 돌아본다. 그 전까지 아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뒤돌아 볼 수 없었다. 뒤를 살펴 볼 겨를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일을 겪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찰리는 악몽과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 고모의 말처럼 악몽이 전부 사라지진 않겠지만 분명 나아질 것이다. 찰리가 뒤돌아볼 수 있게 된 것 처럼 말이다. 오프닝과 달리, 찰리의 뜀박질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 대신 아이의 얼굴을 보다 가까이서 담는 것을 택한 카메라 역시 그렇게 될 것임을 약속하는 것만 같다.
아이는 여전히 뜀박질을 멈추지 않지만 이제는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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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명의 다음 순간, 새로운 시작의 마지막 순간
지금 내가 쓴 글이 제주시의 어느 곳에서 전시되고 있다. 모 상점가에 31일까지 게시된다고 한다. 당연히 나만 쓴 글은 아니다. 한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분들이 다 함께 썼고 딱 그만큼 있다. 그중 내 글은 후회에 관한 글이다. 사람이 살면서 후회하는 때가 오고 그렇지 않은 때가 오지 않는가. 난 전자의 경우에는 세상에게 엿 먹으라 말하고 후자는 내가 미안했다며 고백하는 것이다. 또한 이때 떠나보냈다는 불안함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을까 두려워한다는, 뭐 그런 뜻도 담겨 있다. 사실 유별날 건 없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감정들이 다 당연하겠지? 난 그러니까 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건 사람의 공감이었다.
그런데 그 글에 한 코멘트가 달렸다. '쿨한 척하는 찐따(쿨찐)의 변명'이라는 말이다. 당연히 기분이 엄청 더러웠다. '이게 왜 쿨한 척하는 것인가'에 대해 익명의 누군가에게 물었다. 당연히 나 자신에겐 아닌 이유가 줄줄이 달린다. 네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부터 시작해서, '이거 이 사람이 쓴 거 아냐?'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그 의심 가는 사람을 100% 확신해 인스타그램 dm도 날리고 싶었지만 이 '후회하는 순간'에 대한 예우가 아닌 것 같아 참았다. 이 당일에는 이만큼 화나고 짜증 났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욕하는 내용도 있었고 그렇게 익명에 숨어 악플 다는 짓이 더 지질하다는 것에 여지가 없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다. 선생님의 말처럼 난 나의 병신 같은 과거에 합리화를 댈 생각이 단 조금도 없고 난 그걸 그 안에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악당이라는 제목이 있다 하더라도 마지막에 '갱생한 인물이 되려고 한다'라고 썼으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어렵진 않을 걸. 알지도 못하면서 익명으로 삿대질하는 짓이 당당하다고 생각하면 그건 그 나름대로 미친 생각일 것이다. 내 마음 이면에는 이것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쪽으로 뒤집을 필요가 있다. 이는 전부 내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기 때문에 가지는 마음이다. 얼굴을 보고 한 이야기가 아닌 찌질이의 댓글이 무서웠던 이유는, 내 면전에다 대고 그런 말을 하게 되는 상황이 오지는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그때를 이야기하며 '넌 이랬지?'라며 내 얼굴 앞에서 그것들을 늘어놓게 되는 순간이 두렵다. 과거의 나 어느 한순간은 그 욕을 먹을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속이 뜨끔하는 것이다. 과연 나는 무얼 보고 어떤 걸 느끼고 있단 말인가. 얼굴 앞에 있는 것만 본다? 정말 그래도 돼? 그 말을 하는 거, 내가 쓴 글에서 사람들을 위로했던 거, 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나? 그럼 그게 찌질한게 아니면 뭘까?
<당신얼굴 앞에서>는 새로운 모습에 관한 영화다. 차갑게 인간 전부를 비웃던 홍상수가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본성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일단 홍상수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감독의 이름에 따라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것은 불륜에 관한 내용이겠지? <밤의 해변에서 혼자>부터 <인트로덕션>까지, 그 지점에서 분기점 찍고 영화에 외로움이나 우울함 같은 정서가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전반기 홍상수는 다리 세 개 달린 동물의 닉값을 철저히 하며 욕망에 지배되고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당장 생각나는 것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다. 극 중에서 이선균 배우가 정은채 배우에게 '너 그딴 새끼랑 잤어?'라고 화를 내는 부분이 아직도 생각난다. 이게 전체 맥락을 보면서 이 대사를 왜 했나?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음과 동시에 그만큼 웃기다. 이 감독은 이렇게 지질함이라는 인간의 본성 한 가지를 남-녀 관계와 결부시켜 보통의 인간 이야기를 해온 사람이다. 그것도 아주 차갑게.
이런 화법을 유지해오던 홍상수. '이거 네 모습 아냐?'라며 비웃던 그 화살이 나 자신에게 돌아온다.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게 영화의 진정성에 대한 비판을 들어야만 한다. 반박의 여지마저 없다. 그게 사실이니까. 홍상수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서 어두워졌다고 생각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외로움과 고독함에 대한 이야기였고, <강변호텔>은 점점 삶의 의지를 잃어가는 한 인물의 욕망 투사가 키워드였으며 <풀잎들>은 죽음 후에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작품이었다. 외로움. 고독함. 죽음. 쓸쓸함. 발악. 죄책감. 뭐 그런 것들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던 것이다. <하하하>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와 같이 보다 쉽게 다가갔던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당신얼굴 앞에서>는 나에게 새로운 국면처럼 느껴졌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박평식 평론가가 했던 말, 아직도 기억난다. '고백이자 반성, 변명이자 호소'라는 문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남자 주인공이 '여자와 어떻게 잘 것인가'를 궁리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여자 주인공이 등장해 결국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 게 이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주요 플롯이다. 그 사건 전후로 '혼자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극본에 썼는데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예 없다고 말하면 그게 더 웃길 것이다. 100% 자기 이야기를 투영한 건 아니겠지만 아예 순진무구하게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당연히 어떤 시간이 지나면 이 인물은 다시 혼자가 될 것이며, 그게 자기의 인생이라는 걸 받아들인 셈이다. 난 그 작품을 그렇게 해석했고 박평식 평론가의 말처럼 자기 처지에 대한 변명이라고 생각했다. 얼굴 앞에 당면하지 않은 것을 무서워한 것이다. 이 기점을 시작으로 홍상수는 계속해서 '어떤 사건의 후'를 조명했다고 생각한다. <도망친 여자>에서도 남편과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지만 어쨌든 그녀(감희)는 극 중에서 혼자가 됐다. 이렇게 인물을 설정한 이유는 계기가 뭐든 사람은 혼자가 된다. 말이 좋아서 남편의 출장이지 언젠가는 사별로 떠나보낼 수도 있는 게 부부관계 아닌가. 그렇게 혼자가 되고 나서 친구들과 하는 대화를 보여줬다는 것은 '지금 옆에 있는 것들이 사라지면 어떤 모습이 될 것 같은가?'라고 관객에게 질문하고 싶어서라고 생각한다. 필연적인 고독함이 있고 나서야 자아를 돌아보는 인간의 본성을 조명하는 것이다. <강변호텔>이나 <풀잎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죽음이라는 키워드 앞에 인물들이 이 전후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보여줬고, 심지어 작품 하나의 제목은 <그 후>이니 나는 감독이 이것에 대해 분명한 의도를 품었다고 생각한다. 홍상수는 계속해서 인간의 단면 하나를 잘라 계속해서 다른 차원의 변명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알아. 안다고. 나 이러다가 혼자가 되고, 내 연인까지 그렇게 남을 것이란 거 안다고. 이런 말을 고독함과 쓸쓸함이라는 정서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홍상수의 몇 년간의 심리상태는 불안정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얼굴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며 그 일상을 극본에 썼던 전반기의 홍상수와는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같이 혼자서 무엇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한 것이 우리에게 하여금 '외로움이란 뭘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대놓고 무언가를 드러내지 않아도, 텅 비어버린 사람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두 번 세 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관객들은 알게 된다. 이 이야기를 살짝씩만 변용해도 내 사연이 된다는 걸. <강변호텔>에서도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를 보여주지 않거나 <풀잎들>에서 왜 사람들이 자살했는가에 대해 명확히 보여주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감독이 이를 의도했다고도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분명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얼굴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각자가 생각해보게끔 만든 것이다. 이걸 관객에게 보여준 이유는 그런 감정을 느끼고 사니까 그런 거겠지. 홍상수는 어떤 사건에 대해 무슨 태도로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외롭고 추한'인간의 모습을 보여줘 정서와 감정을 극대화해 답했다. 안다고. 나도 그래서 외롭다고. 뭐 그런 말을 하는 셈이다.
이 <당신얼굴 앞에서>는 나에게 있어 그가 그의 두려움을 이제 받아들이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원래 사람이란 다 똑같지 않을까? 난 그랬다. 누군가의 아픔에는 진심으로 공감하며 그 상처를 같이 감내할만한 은인이 되려고 할 때도 있는 반면 언제는 바로 전 날 한 말도 후회하게 됐다.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게 사람의 내면이고 이 글을 읽는 몇 안 되는 여러분도 그랬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근데 감독 홍상수는 이렇게 사람의 이기적인 내면을 베드신과 같이 욕망의 결과물로 표시해 '결국 찌질해진 인물'로 보여줬다면 이 작품에선 결정을 엎은 선택으로 마무리지었다. 욕망에 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후반부 감독과의 대화는 전반부 여동생과의 대화와 같이 면대 면으로 했던 대화다. 이거 아니더라도 감독은 어떤 얼굴이나 모습을 정면으로 보여주지 않았다. 얼굴을 보고 한 대화는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냈지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은 그렇지 않은 구석도 있다는걸 보여주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다시 감독과의 대화로 돌아가서, 이렇게 얼굴을 대면해서 하는 대화가 다 잘 풀릴까? 아니다. 후반부 이 대화 역시 얼굴을 보고 대화했지만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 두 대화의 반복과 차이는 홍상수가 어떻게 인간의 내면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냥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 것이다. 항상 상황마다 다른게 삶이기에 모든게 다 딱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게 인간이고, 사람이고, 우리들이다. 이 감독이 느낀 감정을 외롭고 쓸쓸한 모습으로 보여준게 아니라, 다시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여동생과의 대화로 끝냄으로써 느낄 수 있다. 어느 정도는 쿨하게 여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얼굴 앞에서 한 대화가 실패했지만 그래도 이를 다시 같은 방식으로 맞이하는, 뭐 그런 수미상관의 전개가 그의 이런 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는 이 반복과 차이로 한 편으로 자기 자신에게 변명하는 것을 끝내려고 하는 것 같다. 같은 것을 맞이해도 이제 아무렇지 않은 걸 보니까 말이다.
이 <당신얼굴 앞에서>는 이런 마력이 있는 영화다. 우리의 삶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순간들이 있다. 언제는 잘 풀리고 언제는 잘 안 풀리고 뭐 그런 순간이 반복된다. 엄청 잘 준비한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게 아니다. 근데 분명한 건 이걸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얼굴 앞에서 어떤 선택지를 고를 수 있을까? 이왕에 정해진 게 없는 게 삶이라면, 당신 스스로의 얼굴 앞에서 더 당당해질 수 있지 않을까? 당연히 감독 홍상수처럼 불륜을 저지르고도 당당하게 여기면 그건 미친놈이 따로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와는 다르니까 좀 다른 시각에서 삶을 바라볼 수 있다. 이제는 투명하게 얼굴 앞을 바라보자. 그 얼굴이 불투명하다 하더라도 우리 삶에서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믿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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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과속스캔들 결말 줄거리 살펴보기
여기 정말 재미있는 코디 영화가 있어요! 박보영의 리즈시절과 차태현의 조합으로 코미디 가족 드라마로 만든 영화 과속스캔들. 이 영화를 본 사람에게 자동으로 BGM이 깔리는 마법 같은 영화, 보면서 배 아플 수 있는 영화가 여기 있어요~ 잘나가는 연예인에서 갑작스러운 딸이 생겼다?!
영화 과속스캔들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코미디, 드라마, 가족
감독 : 강형철
각본 : 강형철, 이병원
출연진 :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개봉일 : 2008년 12월 03일
평점 : 9.20
스트리밍 : tvN , 웨이브, 쿠팡 플레이, 왓챠
기획 의도
한때 아이돌스타로 10대 소녀 팬들의 영원한 우상이었던 남현수(차태현). 지금은 36살 나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잘나가는 연예인이자, 청취율 1위의 인기 라디오 DJ. 어느 날 애청자를 자처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오던 황정남(박보영)이 느닷없이 찾아와 자신이 현수가 과속해서 낳은 딸이라며 바득바득 우겨대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애까지 달고 나타나서...
집은 물론 현수의 나와바리인 방송국까지. 어디든 물불 안 가리고 쫓아다니는 스토커 정남으로 인해 완벽했던 인생에 태클 한방 제대로 걸린 현수. 설상가상 안 그래도 머리 복잡한 그에게 정남과 스캔들까지 휩싸이게 되는데...
나 이제 이거 한방 터지면 정말 끝이다 끝!
여담
영화 과속스캔들은 2008년 개봉 당시 초 대박을 터트리며 2008년 흥행 성적 1위를 달성했다.
원래 영화 제목은 '과속 삼대'였으나,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 '과속 스캔들'로 바꿔서 흥행에 성공했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이후에 오랫동안 히트작이 없었고, 박보영 역시 무명 신인에서 벗어나 어엿한 배우로 성공하였다.
후기 및 결말
영화 과속스캔들 결말을 살펴보자면...
현수(차태현)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봉필구 연예부 기자로 다른 사건을 통해 한 명의 연예인을 나락 가게 만든 그 연예인이 현수의 기자회견으로 들어와 봉필구를 마구 두들겨 패면서 현수의 기자회견은 난장판이 난다. 결국 한때 잘 나갔던 연예인이지만, 연예인이 인기가 없어서 아저씨 콘셉트로 바꾸면서 인기 없던 연예인에서 재기에 성공하게 된다.
영화 과속스캔들은 결말까지 진짜 완벽하게 웃기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봤었고, 아역 배우였던 왕석현이 어엿한 어른이라니..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준 영화랄까?..
한줄평 : "아마도~ 이건 사랑이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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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계속하는 시원함으로
SYNOPSIS
4대 국창 가문의 마지막 전수자인 정의진(79세)은 동편제 수궁가의 전수자를 찾고 있다. 서편제의 인기에 밀린 동편제 ‘수궁가’를 지키는 길은 2020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가 되는 길뿐이라고 믿는 정의진은 문화재 선정을 위해 4시간이 넘는 완창 공연을 준비한다. 정의진은 많은 제자 중에서도 마땅한 전수자를 찾지 못하지만, 제자들은 소리를 하며 행복하다고 말한다.
PROGRAM NOTE
판소리는 시간이 흘러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소리가 익어 삶을 응축했을 때, 그때야 비로소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올 수 있다. 〈수궁〉에서 소리를 하고, 배우고, 또 이어가려는 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시간의 예술, 판소리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악보도 없이 500여 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음표도 없어 전수자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제대로 익힐 수 없는 판소리는 무엇보다 시간을 붙잡고 또 흘려보내는 일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시간은 여성 소리꾼들에게서 소리를 앗아간 원인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수궁〉은 4대 국창 가문의 마지막 전수자 정의진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소리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해 차분히 풀어 놓는다. ‘수궁가’를 전수하고자 제자들을 가르치는 그의 모습에는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를 알고 있는 자의 조심스러움이 묻어나고, ‘수궁가’를 배우는 이들에게선 앞으로의 고됨을 짐작하면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소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들의 분투를 먹먹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은 가문도 목청도 소리를 할 수밖에 없이 태어났지만, 마음가는 만큼 소리를 쫓을 수 없는 이들의 삶이 비단 과거의 것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송아름]
이 영화는 자신의 목적을 분명하게 한 문장으로 말하고 시작한다. 사라져가는 판소리를 전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수궁가라니 어쩐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노래를, 별주부전 애니메이션에 ‘범 내려온다’를 얹어 보여주어 사실 우리와 멀지 않은 노래임을 깨닫게 한다. 별주부전의 판소리가 수궁가였던 것이다.
이 영화에 담긴 인물, 정의진 선생님은 양암제 수궁가의 전승을 고민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쪽 찐 머리 아래 경량 패딩과 트레이닝복 바지. 어느새 판소리의 세계에도 이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89년생 제자에 01년생 제자까지, 계속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정의진 선생님은 이 오랜 세월 내내 판소리계에 있던 사람은 아니다. 결혼과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되어 있던 시간. 뭐, 이유와 양상은 조금씩 달라도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정의진이라는 이름의 역사를 훑는다. 국악을 무서워했다는데, 무서워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그 무게를 무의식 중에라도 가늠했기 때문이 아닐까. 정말 모르는 사람은 무서워도 않았을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 결혼했고 육아를 하며 소리와 멀어졌지만, 그는 끝내 소리를 마주한다.
일순 무서워도 괜찮다. 때로는 숨기고 싶어도 괜찮다. 우리가 평생을 들여 마주해야만 하는 것들은, 언젠가 헷갈리지 않고 마주하게 된다. 이는 정의진 선생뿐 아니라 그 제자들의 삶에서도, 아직 살 날이 창창한 제자들의 삶에서도 어른어른 비춰지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훑는 정의진 선생님의 인생사도 기구하고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그런 일이 있었어.” 라고만 말하고 마시는 순간이었다. 가끔 너무 거대해 말하기 어려운 것들, 아마 그렇게 말하는 게 최선일 만큼 수없이 많았을 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후회가 없다. 다만 견뎌야 할 것이 많을 뿐이다.
나 같으면 그렇게 뒷걸음질치지 않겠다고 말하며 제자들을 가르치는 단호한 모습에서, 정의진 선생님의 그 마음이 묻어난다. 물론 그 선생님의 마음 못지 않게 제자들의 마음도 굳건하다. 정의진 선생님 못지 않게 그 제자들의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차라리 돈 벌 걸 그랬나 했다가도 쭉 가보기로 했다 말하는 다슬 씨, 소리는 타고 나야 한다는 말에 좌절했지만 스마트폰을 켜고 소리를 연습하는 01년생 은영 씨, 무대에 서는 일에 이미 익숙한 은서 씨, 그리고 배우는 사람인 동시에 가르치는 사람으로 20년 넘게 소리를 해온 지선 씨. 연습 장소로 쓰려고 노래방을 만들고, 가진 걸 다 내어서라도 전수자가 될 수 있다면 하는 소망을 품었다는 지선 씨의 이야기가 특히나 흥미로웠다.
소리를 전수할 사람을 고민하는 정의진 선생님 앞에서 제자들은 흔한 상상도처럼 서로를 시샘하거나 모함하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길을 계속 간다. 간절히 바라는 것과 별개로 각자의 길을 계속. 선생님이 힘겹게 계속해 가듯, 제자들 또한 이어가고 있다. 그 모습을 세심히 비춤으로써, 이 영화는 정의진 선생님과 제자들을 딱딱한 수직선에 도열하는 대신 각자의 둥근 세계를 품은 예술가들의 풍성한 세계로 알알이 그려낸다.
그 덕분에 이 여성 예술가들의 대화와 노래는 더없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퓨전’을 하면 소리를 버린다는 선생님과 그 이유를 묻는 제자 사이에 감도는 것은 아옹다옹 감정 싸움이 아니라, 두 예술인의 진지한 고찰과 주관이다. 각자의 길을 쭉 가보는 여성들이, 그 길에서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통감하며 체득한 각자의 예술 세계다.
오랜 하대와 괄시의 역사에서도 계속해갈 방법을 찾고, 아무튼 이어갈 길을 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어 좋았다. 서로 고마워하는 30년대생부터 50년대생까지의 어르신들 모습도 보기 좋았다. 서로 옷 매무새를 다듬어 주고, 꼬맹이 많이 늘었다며 칭찬도 해주는 모습이 좋았다. 망가져도, 예쁜 분장 아니어도, 예술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여 자기 일을 사랑하는 직업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목 상태부터 결혼이나 출산까지 무수한 각자의 현실 앞에서 고민하며 계속하는 예술가들의 모습이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계속한다'는 것이 단순히 일직선을 그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따금 끊어지고 떨어져도 다시 시작하기를 계속한다는 의미이다. 정의진 선생님의 생애부터가 그렇다. 선생님의 시간은 회피하고 싶었던 과거, 여전히 숨기고 있는 현재, 소리가 사라질까 두려운 미래로 깜빡깜빡 불안하게 빛나며 여기까지 왔다. 거기에는 선생님이 처한 사회의 상황과 사람들의 시선 같은 것들이 작용했다.
여전히 정의진 선생님의 이름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유명세를 위해 소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청청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사람으로서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니까.) 얼핏 보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소리꾼들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는 깜빡깜빡 점멸과 반짝임을 이어간 선생님의 시간이, 전 생을 다해 보내온 모스 부호처럼 느껴졌다. 순간순간 보면 불안하게 깜빡이는 것 같아도, 이어 보면 의미를 갖는. 정의진 선생님의 소리 생애는 미래에 어떤 의미로 가 닿을 것이다. 살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할, 더러는 그만두기도 할, 그러나 끝내 소리를 향한 애정을 품을 제자들의 삶에 이미 가 닿았듯, 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시대가 변하여 이제는 청바지를 입고 연습실을 대여해서 소리 연습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하지만, 그 애정은 표표히 살아남아 몸에서 몸으로 전파된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각자의 벽 앞에 앉아 각자의 소리, 각자의 고독, 각자의 싸움을 계속하는 작업이다. 영영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세계에 손을 뻗는 마음이다. 방에서 시작하여 산에서 폭포 소리를 이겨내고 동굴과 바다로.
그러나 소리가 단지 외로움만 먹고 크는 예술은 아니다. 소리는 어디까지나 공명이니까. 같이 울리는, 감정을 전하는 것이니까. 정의진 선생님이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서 ‘소리를 계속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을 때쯤, 할 수 있다 해준 다른 소리꾼의 존재가 있었으니까. 무대를 함께 멋지게 빛낸 동료들이 있었으니까. 할 사람은 해야 한다는 걸 잘 아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어려웠던 시절, 예술이 예술 되지 못하게 했던 세상의 차가운 시선,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다시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가치를 지키는 사람 못지 않게 그를 알아보고 심사하여 기록하는 사람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평가는 절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귀한지를 알아보고 기록하는 작업이니까.
장소를 가득 메우고 울리는 소리처럼, 저들이 지키는 꿈과 사랑도 앞으로 쭉 가득가득 울려 퍼지길. 원대한 유명세나 큰 무대만이 성취라서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자기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저들이니 그 아름다운 모습이 계속되길 바라니까. 그냥 좋아서 한 사람들, 앞으로도 그냥 좋아서 계속 할 수 있길 바라니까.
마지막으로 꼭 언급하고 싶은 것.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풍성한 면면 중에는 우리 소리 자체의 재미와 의의도 있다. 저잣거리에서 왕을 까내리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사 하나하나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녹아 있는 게 너무나 우리답고 좋았다. 자진모리와 휘모리, 어쩌면 그보다 더 빠른 세상의 속도에 설설 깎여 나가는 우리의 소리들이 즐겁게 지켜지면 좋겠다. 그리고 좋아서 계속하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을 만큼의 관객, 이들의 가치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감상과 해석이 뒤따라 주었으면 좋겠다.
2023.08.27. 16:00-17:32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상영코드 322)
2023.08.29. 19:30-21:09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5관 (상영코드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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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th JIMFF OPENING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올해 제천엔 누가누가 왔을까? ?♀️
? JIMFF X HISTRANGER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JIMFF 공식 웹 데일리팀이 직접 취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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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케인> 공개 발표 예고편
[2021년 가을, 넷플릭스 공개]
《리그 오브 레전드》 제작진이 선보이는 신작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이 곧 찾아온다.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 필트오버, 억압적이고 끔찍한 지하 세계 자운.
두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두 명의 리그 챔피언이 전설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힘이 그들을 어떻게 갈라놓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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