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06-03 15:47:57
조디 포스터, 칸 영화제 개막식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해외 전문 매체 variety(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조디 포스터가 오는 7월 6일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개막식의 특별 게스트로 초청되어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을 것이다.
명예 황금종려상은 쟌느 모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제인 폰다, 장 폴 벨몬도,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 장 피에르 레우, 아그네스 바르다, 알랭 들롱에게 주어졌으며, 칸 영화제 측은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배우이자 감독, 프로듀서인 조디 포스터를 “예술적 경력과 더불어 겸손하면서도 강한 의지를 지닌 여성, 그녀는 독특한 개성을 보여줬다”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영화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Da 5 블러드>를 연출한 스파이크 리가 심사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며, 레오스 카락스가 연출하고 애덤 드라이버와 마리옹 코티야르가 출연한 <아네트>가 개막식 첫날밤에 처음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조디 포스터는 “칸 국제영화제는 내가 빚진 축제이다. 칸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라고전한바 있다.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에 출연한 조디 포스터는 1976년 13세의 나이로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바 있으며, 당시 <택시 드라이버>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그동안 출연하고 연출한 작품 중 무려 7편이 칸 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로 상영된 바 있으며, “칸이 나를 생각해준 것에 대해 기쁘며, 새로운 세대의 영화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식을 공유하고, 모험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라고 밝혔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조디 포스터는 끊임없이 자신을 재발견합니다. 그녀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질문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합니다. 또한 새로운 도덕성을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믿음에서 물러나 공정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그녀는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소중한 아이디어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는 혼란스러운 현재 시기를 소중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따뜻함과 감탄으로 그녀를 기릴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말한 대로, 올해 칸 영화제는 오는 7월 6일부터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Moon
Relative contents
-
- 9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9월 첫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추석 연휴 동안 편히 쉬셨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공조 2>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공조2: 인터내셔날> (NEW)▶ <공조 2>가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개봉 주에 추석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관객 수를 모았는데요.
개봉 주에 벌써 200만 관객을 돌파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208만 9,14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60만 1,67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남한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공조 수사에 투입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수사 중의 실수로 사이버수사대로 전출됐던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는
광수대 복귀를 위해 모두가 기피하는 ‘철령’의 파트너를 자청한다.
이렇게 다시 공조하게 된 ‘철령’과 ‘진태’!
‘철령’과 재회한 ‘민영’(임윤아)의 마음도 불타오르는 가운데,
‘철령’과 ‘진태’는 여전히 서로의 속내를 의심하면서도 나름 그럴싸한 공조 수사를 펼친다.
드디어 범죄 조직 리더인 ‘장명준’(진선규)의 은신처를 찾아내려는 찰나,
미국에서 날아온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이 그들 앞에 나타나는데…!2. <육사오> (▼1)▶ 지난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육사오>가 공조의 개봉으로 2위로 떨어졌습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라 추석 연휴에 많은 관객이 찾은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30만 3,18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56만 6,66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헌트> (▼1)▶ 개봉 이후 계속 1,2위를 차지했던 <헌트>가 9월 둘째 주에 3위로 하락하였습니다.
관객 수가 지난 주와 비교했을 때 약 2.5배 하락하였지만,
이번 주에 개봉하는 화제 작품이 없기에 비슷한 관객 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8만 5,80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26만 3,79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17회 예측 이벤트는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공조2: 인터내셔날>의 스코어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공조2: 인터내셔날>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46%, 여성 54%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다음으로 20대, 40대, 50대, 1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10대 후반 남성과(1,257,460명)과 30대 후반 여성(1,057,054명)이었습니다.
또한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0%에 해당합니다.
추석 연휴가 변수가 되어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 (NEW)▶ 추석 연휴에 영향으로 아이들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이
4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박스오피스에서 4위를 차지했던 <탑건: 매버릭>과 비슷한 관객 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9월 11일) 관객 수 5만 4,84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만 1,23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한산: 용의 출현> (▼2)▶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TOP5를 유지한 <한산: 용의 출현>이 9월 둘째 주에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한산: 용의 출현> 역시 위에 말했던 것처럼 화제 작품이 없기에 5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4만 3,62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22만 5,88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주말 동안(9월 9일- 9월 11일) <Barbarian>의 매출액은 10,000,000 (한화 약 13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9월 9일 ~ 2022년 9월 11일)1. <바바리안> 1000만 달러 (누적 1000만 달러)2. <브라흐마스트라 파트 원: 시바> 440만 달러 (누적 440만 달러)3. <불릿 트레인> 325만 달러 (누적 9254만 달러)4. <탑건: 매버릭> 317만 달러 (누적 7,056만 달러)5. <DC 리그 오브 슈퍼 펫> 283만 달러 (누적 8,542만 달러)...씨네픽의 9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
- 아쉬운 완성도, 그래도 시원은 하네!
완성도는 아쉽다. <무도실무관>은 사적제재를 가하고 싶은 진짜 나쁜 놈들을 때려잡는 이야기로, 우리가 예상한 대로 흘러간다. 동일한 장르 영화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려운 건 맞다. 그럼에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실존하는 무도실무관이란 존재와 공분을 사는 극악무도한 성범죄자들을 잡는 이들의 고군분투다. 뻔한 시원함이라도 뭐든 사이다가 필요한 이 시대에 이 영화는 잠시나마 갈증을 풀어준다.
‘재미 빼면 시체’처럼 사는 정도(김우빈)는 유도, 검도, 태권도 도합 9단 실력자다. 아버지의 치킨 가게를 도우며 살던 어느 날, 전자 감독 대상자에게 구타당하는 무도실무관을 발견하고 이를 도와준다. 얼떨결에 표창장을 받은 정도는 보호관찰관 선민(김성균)에게 무도실무관 제의를 받는다. 재미가 있냐는 정도의 질문에 선민은 더 큰 의미가 기다리고 있다는 우문현답을 내놓는다. 이후 전자 감독 대상자들을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제압하는 등 혈기 왕성한 신참은 점점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기 시작한다. 바로 그때 아동 성범죄로 20년간 복역한 강기중(이현걸)이 출소하고, 정도와 선민은 그를 관리한다.
올 추석 극장과 OTT 화제작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사적제재를 가하고 싶은 이들을 어떻게든 때려잡는 주인공들의 힘겨운 싸움이 그려진다는 것. <베테랑2>와 <무도실무관>은 이란성 쌍둥이처럼 현시대 공분을 사는 빌런과 이를 막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다르다. <베테랑2>는 빌런을 통한 이 시대 정의와 신념에 대한 자문이라면, <무도실무관>은 빌런을 통해 재미로 살았던 한 청년이 삶의 의미를 깨닫는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은 전작인 <청년경찰>의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 <사자>의 용후(박서준)처럼 정도 또한 한 사건을 계기로 변화하는 삶을 부여한다. 되고 싶은 거 하나 없이 오롯이 재미만 쫓는 청춘이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멋짐을 선사한다. 한마디로 정도의 성장영화라고 부를 수 있다. 여기에 또다시 성범죄를 일으키려는 악인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은 통쾌함을 전한다.
뻔한 이야기임에도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무도실무관’이란 존재다. 지난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안병헌 무도실무관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 직업이 영화로 다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 내에서 그려지는 무도실무관은 물론 보호관찰관의 임무를 상세히 알려준다. 출소한 전자 감독 대상자들을 어떻게 감시하고 이상 징후 파악 및 재범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일을 소개한다. 더불어 무도실무관 과 보호관찰관이 2인 1조로 다니고, 이들이 담당하는 전자 감독 대상자들이 20명 내외로 현실적인 인력 부족 문제도 보여준다. 이런 부분이 다소 설명적으로 다뤄져 법무부 홍보 영화로 각인 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그럼에도 이 생소한 직업이 가진 신선함을 저해하지 않는다. 이는 성공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사이다 액션 영화에 무도실무관이란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기획력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MZ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기 위한 방편으로 극명한 권선징악 서사를 견고히 하고, 빌런을 처단하는 주인공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보는 이에게 계속해서 도파민을 분출시키는 릴레이 타격 액션은 주요한데, 태권도, 검도, 유도 기술을 넘나들며, 빌런을 잡는 주인공의 액션이 빛을 발한다. 액션 구성이나 리듬이 무딘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 나름대로 타격감을 살아 있어 보는 맛은 유지한다. 살신성인 자세로 고강도 액션을 소화한 김우빈은 물론,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았을 이현걸 및 빌런 역 배우들의 액션도 박수를 보낸다. 특히 초반과 점점 달라지는 김우빈의 표정 연기도 집중해서 보기를 권한다.
실존하는 직업군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후반부 극적 쾌감을 증대하기 위해 리얼리티 보다는 판타지스러운 설정과 이야기는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특히 친구들과의 공조를 통해 강기중을 잡는 내용은 극 흐름상 극적 요소를 위해 끼워 넣은 듯한 느낌을 강하다. 길 잃은 청춘들이 합심해 사회에 이로운 일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둘 수 있으니 사족처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성범죄의 심각성을 오롯이 전하는 목적하에 등장하는 범죄 장면도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무도실무관>은 완성도를 떠나 사이다 필요한 분들에게 알맞은 영화임엔 확실하다. 연휴 기간 시원함이 당기는 분들은 킬링타임용으로 즐기길 바란다. 더불어 사회를 이롭게 하는 자신만의 방법도 고민하면 더 좋을 것 같다.사진 제공: 넷플릭스
평점: 2.5 / 5.0
한줄평: 뻔한 시원함, 김우빈이 살린다!
-
- 무언가 보여주는 건 많은데 기억에 남는 건 없는
과실치사
이 영화는 두 남자의 복싱 시합에서 시작한다. 어수선한 복싱장. 옆에 조폭들이 몇 앉아있다. 그 조폭 중에서 주인공 우철(박성웅)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도식(오대환)이다. 파이팅! 우철에게 응원을 보내는 도식. 도식과 우철은 오래전부터 친한 사이다. 휴식시간이 마무리되고 다시 시합이 재개된다. 우철은 상대방에게 몇 대 얻어맞는다. 맞고 있을 수는 없다. 반격하는 우철. 상대는 우철에게 몇 방 맞고 쓰러졌다. 상대가 기절한 탓에 시합의 승부가 가려졌다. 승자가 된 우철. 하지만 금세 패자가 된다. 복싱 시합 상대가 사망한 것이다. 과실치사 혐의로 8년 동안 감옥에 있었던 우철. 우철이 감옥에서 출소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박성웅의 연기력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은 박성웅의 연기력이다. 이 영화를 끌고 가는 동력은 두 가지다. 범죄물로서 각 세력들의 갈등이 유발하는 장르적인 재미와 명주와 우철의 로맨스가 그것이다. 박성웅 배우는 범죄물에 다수 출연한 경험을 십분 활용하듯 두 장르의 차이점을 부각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도식과 명주를 만날 때 이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는 다르다. 도식에게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그냥 ’ 알았다 ‘ 식의 대답이 주가 된다. 명주에게는 대체로 쩔쩔매다 감정을 표현할 때는 평소보다 더 강하게 연기한다. 이 사람이 사랑에 서툴기 때문에 오히려 진심을 표현한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이 우철 캐릭터가 아닌 선에서, 나머지 인물들은 ‘가오 잡기‘ 바쁜 사람들뿐이다. 대표적으로 우철의 친구 도식은 못하는 것이 없다. 이 모든 일을 도식 혼자 전부 해결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느냐? 는 차치하고서라도 인물이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영화에서 이 인물은 일만 하거나 화만 내지 별 서사가 없다. 이렇게 빈약한 캐릭터 설정 탓에 오대환 배우의 연기를 둘로 요약할 수 있다. 욕을 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도식의 부하 역할인 한태는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인물의 감정선이 명확하게 드러날 만큼 캐릭터의 서사가 정돈되지 않았다. 이는 이 영화가 도식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와도 일맥상통하는데, 한태 역시 우철에게 대드는 것 말고는 딱히 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이 배우의 연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센 척뿐이다. 주인공과 그에 버금가는 조연인 둘의 연기가 이런데 나머지 단역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영양가는 없는 몇 마디만 하다가 퇴장한다.
욕설 전시회
이 영화가 가진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캐릭터들의 서사다. 이 영화는 수많은 사건들을 묘사하고 있다. 두 사람(우철/도식)이 8년 전에 겪었던 복싱 시합 사건, 명주(서지혜)의 여러 문제들, 출소 후 우철이 어떻게 사회에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들, 도식이 조직을 운영하며 마주하는 몇 애로사항 등이다. 영화는 이 벌려놓은 수많은 문제들을 정면으로 해결하는 척 하지만 제대로 결말을 내지 못한다. 우선 복싱 사건은 후반부에 반전이 펼쳐지나 두 주인공의 리액션이 미진하다. 심각한 문제임에도 두 사람은 심적인 변화가 없다. '출소한 우철의 사회 적응 문제'에 대해서는 이 인물이 극 중 첫 장면과 후반부의 모습이 아예 모순됐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사실 살다 보면 우리 일상 속에서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 것을 전제로 깔고 싶었다면 '마음이 왜 바뀌는지'에 대한 묘사가 필요했다. 명주와 관련된 서사에서도 빈약한 부분이 많다. 이 영화 후반부에 이야기의 굴곡을 만드는 단역이 등장한다. 이 단역이 내포하는 사건은 거대하다. 하지만 이 거대한 사건 역시 영화의 엔딩과 조응하지 못한다. 그럼 왜 이 인물이 필요했을까? 단지 명주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끌고 가기 위해 캐릭터를 배치한 것이다.
그러나 이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큰 단점처럼 느껴지는 것은 경찰인 정곤(주석태)이다. 사실 경찰이 악역을 맡는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영화는 현실의 반영이다. 공직자들의 삶에는 감찰이라는 것이 있다. 정곤이라는 인물이 '~장'도 아니고 이 모든 범죄와 비리들을 벌이고도 아무 견제도 들어오지 않는 것은 핍진성의 문제에 의문부호가 찍히는 지점이다(심지어 서장, 총장들도 이렇게 저지른 범죄가 많으면 오래 안 가 들킬 것 같다). 이 인물이 가진 문제가 영화에 끼치는 악영향은 크다. 정곤이 도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주인공 중 한 명(도식)에게 몰입이 되지 않는 것이다. 두 인물이 처한 상황이 아예 이해가 안 되는데 두 사람의 서사가 곧바로 서 있을 수 있을까?
불친절한 영화
이 영화의 각본이 불친절한 이유 중 하나는 동어반복이다. 이 영화에서 "일 하나 하자"라는 문장은 수시로 등장한다. 보통 이런 류의 대사에서 '이 일'은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도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쓰인다. 그렇다면 이 수많은 일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방점이 찍혀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우철이고, 이야기도 그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우철이 받거나 제의하는 일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명주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이 일 하나 하자'라는 말을 내뱉고 있어서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영화가 하나의 일이나 인물로 재편되는 구성이 아니라 각자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일들만 어찌어찌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야기가 하나로 달라붙지 못하고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 기-승-전-결의 형태가 아닌 기-승-전-결의 1부 / 기-승-전-결의 2부 / 기-승-전-결의 3부의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탓에 이 영화가 장황하게 들린다. 우철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기억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기술적인 부분이다. 영화의 편집이 묘하게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둘째로 치고, 가장 먼저 이 인물들이 치는 대사가 웅얼거려 잘 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잘 아는 베테랑인 오대환, 오달수, 박성웅 배우는 대사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나머지 배역들이 치는 대사는 또렷하지 못하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가 영화의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편집과 촬영에서도 이와 유사한 단점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반부 우철의 복싱 시합, 우철이 명주에게 소리 지르는 장면, 우철의 분향소 장면 등 세심하지 못한 장면 연출이 드러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은 이 영화의 완성도를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
- [JIFF 데일리] 일단 첫걸음부터 나가면 죽다 살아날지도 모른다, 담요를 입은 사람
담요를 입은 사람 (Blanket Wearer)
-박정미
시놉시스
주인공 정미는 돈을 사용하지 않고 생존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낭비되는 자본을 이용해 식사와 주거를 마련한다. 하지만 자신의 원함에 가깝지 않아, 주인공 정미는 다른 커뮤니티(환경)을 찾아 나선다. 자급자족의 생활을 꾸려나가는 공동체, 자연과 일체 되는 커뮤니티, 히피와의 트럭 여행, 그리고 히치하이킹을 통해 터키, 이란, 인도까지 모험이 이어진다. 이렇게 처음에는 ‘영국에서 돈 없이 1년 살기’라는 프로젝트는 정미의 삶의 목적의식을 찾아 나서는 모험으로 서서히 바뀌어 간다.
4일, 밤에, ‘담요를 입은 사람’을 관람하였다. 원래는 4일에는 영화제에서 영화를 볼 생각이 없었지만 어떤 마음에 이끌려 가볍게 한 편만 보고 가자는 마음을 먹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작품을 탐색할 때, 표기된 영화의 시놉시스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일대기를 다루는 이야기라니, 정적이고 너무 학습적인 내용이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별 기대감을 갖지 않고 상영관에 가서, 2시간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전주에 와서 4일 만에 드디어 울었다. 이후에 ‘이 영화 참 좋다’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지배하는데 어떻게 알려야 할지 막막했다. 정말 좋은데, 어떻게 알릴 수 있지. 그래도 부족한 언어더라도 슬쩍 맛보고 궁금하다 싶은 사람들은 꼭 시간 맞춰서 영화를 관람하는 기회를 얻기를.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정미’가 챗바퀴 같은 삶에 지쳐, 영국으로 떠났지만 거기서도 삶을 위한 돈을 벌고, 돈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에 분한 정미는 돈 없이 살아보겠다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젝트는 반자본주의 활동이나 환경주의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식사를 하기 위해서 ‘스킵다이빙’을 통해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음식을 발굴하고,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폐건물에 주거생활을 꾸리는 ‘스퀏팅’을 한다. 초반의 이야기는 언뜻 ‘자본주의-환경’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녜스 바르다의 ‘이삭 줍는 사람들’이 많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자본에 의한 낭비와 폐기는 얼마나 많은 배고픔을 외면하고 있는가에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스퀏팅’에 관해서는 방랑자의 모나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녜스 바르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분명 첫인상부터 흥미롭고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정미는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여전히 ‘의존’이 필요하며 ‘돈’이 필요한 상황이란 것이 바뀌어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미는 자급자족의 공동체로 간다.
그러나 공동체란 다른 사람과의 협력과 의존이 필수적이었고, 또다시 길을 떠난다. 여러 목적지에 도착하고, 떠나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정미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보다 자신의 자아를 들여다보는 수련의 길처럼 변한다. 이런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심지어는 체계적이다까지 생각이 들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계획을 쌓아 만든 탄탄한 일대기를 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는 정미가 자신의 마음 속 소리에 집중하여 계획 없이 떠도는 사이에 생긴 것들이다. 정말 누군가 길을 내려준 것일까.
처음에는 목적의식이 뚜렷한 다큐멘터리일 거라 생각했는데, ‘목적’을 찾아가는 이야기였으며 그 과정이 흥미로워서 나도 정미와 함께 그 모험을 함께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고 일련의 사건들을 뒤돌아보면 무슨 ‘계시록’이라도 읽은 느낌에 어벙벙해진다. 무계획이란 계획을 실천한다는 것은 이 또한 계획적인 일인 것이다.
내가 갖고 있던 두려움(정미 같은 경우에는 ‘돈’이었다)을 인정하는 방법이나 내 진정한 편안함을 찾기 원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다소 ‘자기계발’적으로 들릴지 모르더라도 ‘자기성장’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싫어할 수가 없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좁아 너무 아쉽다. 이런 나의 벅찬 마음을 다른 사람도 느껴보면 좋겠다. 이는 절대적으로 공유해야 할 가치이자 태도라 느꼈다.
결국, 구체적으로 왜 좋은지에 관해서 이야기는 못하고 상투적으로만 표현하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이끌려 새로운 정답을 찾은 듯한 기쁨에 도달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직접 영화를 보고 그 과정을 밟아 갔으면 하는 욕심도 있어 굉장히 일부러 숨겨놓은 것도 있다. 다들 꼭 발견하시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쓸데없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생긴 모험을 하나 소개하자면, ‘산티아고 순례자길’을 꼭 걸어보고 싶다, 세계를 나와 스스로 궁지로 들어가 하나하나 나아갈 때 나는 어떤 삶을 바라게 될까. 정말 ‘나’가 궁금해졌다.
<상영 정보>
05.04. 20:30 담요를 입은 사람 (GV)
(CGV 전주고사관 1관)
05.06. 17:00 담요를 입은 사람 (GV)
(CGV 전주고사관 1관)
05.08. 17:30 담요를 입은 사람
(CGV 전주고사관 6관)
<영화제 기간>
5월 1일~5월 10일
-
- 고속도로로 무작정 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듯
잔인한 세상
고개를 숙인다. 어이구. 감사합니다. 오늘도 가장 기우는 바쁘다. 열일중인 기우. 가장의 책임감은 그런 것이다. 오늘도 사회생활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이 사회생활은 다른 것과는 좀 다르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제가 장모님 댁에 가는 길인데, 지갑을 잃어버려서요. 혹시 2만 원만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집에 도착하면 바로 이체해 드리겠습니다." 돈을 빌리는 기우. 아니, 사실 기우는 돈을 구걸하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을 유심히 관찰해서 선해 보이는 사람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쓰시죠?"라는 질문은 휴대전화가 안 된다는 말로 넘어간다. 또 "고향이 어디예요?"라고 묻는 질문에는 "마산"이라고 얼렁뚱땅 대답한다. 사기를 칠 거면 똑똑하게 쳐야 한다는 말이 저절로 생각난다. 하지만 기우와 지숙 가족에게 그런 건 없다. 생존은 당장 내일 걸려있는 문제기 때문에. 집도 없고 휴대전화도 없다. 옷은 당연히 없다. 의류수거함에서 아무거나 주워 입을 뿐이다. 당장 받은 2만 원으로 사는 건 컵라면이다. 짜파게티, 신라면, 뭐 그런 것들로 일상을 보내는 기우네 가족. 아내 지숙은 위태로운 일상 속에서 희망 없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눈앞에 있었는데. 영선은 꿈속에서 깨어난 것 같다. "아들! 그 옷 별로야. 엄마가 셔츠 사놨으니까 그거 입고 가." "아냐. 싫어. 나 이거 입고 갈래" "야! 어디가!" 영선은 아들이 떠난 집에서 혼자 앉아 있었다. 분명히 다시 올 것이라고 믿었다. 없구나. 아니었구나.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사실 해주지 못했던 것이 해준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렇게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소리 없이 우는 영선. 아들을 기억할 수 있는 돌산에 올라 먼 곳에 시선을 옮긴다. 눈을 감는다. 떠오르는 건 일 생각뿐이다. 가구점으로 출근하는 영선. 영선은 중고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CEO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나서는 영선. 한 휴게소에 도착했다. 어딘가에 앉아서 음식을 주문한다. 갑자기 어느 곳에서 따가운 눈빛이 느껴진다. 뭐지? 음식점 출구 유리문 앞에서 아이들이 눈 빠져라 영선을 구경하고 있었다. 뭐지? 아이들의 눈빛에 마음이 가는 영선.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차 문 앞으로 간다. 어떤 남자가 말을 걸었다. 머리는 길었고 수염도 제멋대로다. "선생님! 제가 사실 지갑을 잃어버려서요. 2만 원만 빌려주시면 집 간 다음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남자의 곁에는 아까 봤던 아이들이 있다. "아빠! 우리 배고파.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 아. 쟤들 아무것도 못 먹었구나. 시선이 가는 영선. 남자의 손에 2만 원을 쥐어주고 5만 원까지 줬다. 계좌번호 필요 없어요. 애들 맛있는 거 먹여요. 그렇게 잊고 집으로 가는 차를 탄다. 다음번에 만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마음에 담아눴던 응어리를 남자에게 푼 것뿐이니까.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에 기우와 지숙 가족, 영선은 다시 만난다. 다시 고개를 드는 희망. 채워지지 않던 마음속 구멍에 조금이라도 닿을 것 같은 인연이다. 이 가족(들)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
좋은 스타트
일단 영화 초반부가 훌륭했다. 기우가 지나가는 행인 아무나 붙잡는다. 근데 머리카락이 아주 길어서 눈앞을 찌른다. 또 의상도 여름에 입는 린넨 셋업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행인의 리액션을 카메라가 보여준다. '이거 뭐야'하는 눈빛. '빨리 드리고 오자'하는 말투까지. 이 가족의 과거 행적이 영화 후반부에 제시되기는 한다. 그런데 영화는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는다. '왜 알바를 안 구하고 저러고 있지?' '어떤 사연이 있어서 저럴까?'의 질문을 굳이 하지 않아도 깔끔한 설정으로 모든 이해를 구한다. 감독의 캐릭터 이해도가 빛난 부분이다.
또 라미란 배우가 맡은 영선 캐릭터도 적지 않은 분량을 줘야 하는 캐릭터다. 초중반부를 넘어서 극을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니 만큼 이 사람의 동기부여를 보여줘야 한다. 잠깐잠깐의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이 인물의 뒷배경을 보여주는 영화. 이 사람의 회한만큼이나 중요한 건 현재의 부부관계가 어떤가?라는 질문이다. 뻔해 보이지만 사실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영화의 개성을 부여한다. 이를 위해 라미란 배우가 연기를 엄-청 잘했다. 어떤 산에서 아들을 그리워하며 슬퍼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라미란 배우는 스크린관을 장악하며 왜 이 사람의 후의 행보가 합리적일 수밖에 없는가를 보여준다. 이 인물 영선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어두운 인물이다. 그동안의 세월 동안 아들을 잃었다는 미안함과 미련을 영화로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당연하지. 그러면 러닝타임이 한 6개월쯤 될 것이다. 감정적인 깊이가 느껴지는 건 전적으로 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얼마나 이 감정을 드러낼 것인가? 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이 산에서 슬퍼하는 장면, 살짝 어두워 보이는 내면, 중후반부 특정 인물과의 하이라이트 신까지 라미란 배우는 영화의 설득력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과제를 아주 잘 소화했다. 구체적으로 쓰자면, 영화 전체적으로 '굳이..?' 싶은 인물의 행보가 반복된다. 이 부분에 균열이 가면 영화의 전체적인 몰입감이 전부 떨어질 것이다. 이를 먼길로 안 돌아도 각본의 흐름과 연기로 구현한 감독의 똑똑함이 돋보였다.
이 사람이 이 정도였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두 배우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첫 번째는 정일우 배우다. 내 기억 속 정일우 배우는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연기하던 모습이 가장 마지막이다. 이 분이 드라마에서는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유지하며 경력을 이어간 것 같다. 솔직히 윤시윤 배우와 얼굴 헷갈렸다. 그 말은 즉슨 이 배우 얼굴을 오랜만에 봤다는 뜻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꼈던 점은 앞으로 정일우 배우를 선명하게 기억할 것 같다는 것이다. 정일우 배우는 많은 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연기를 보여줬다. 이 캐릭터의 특징은 아동학대를 가하는 사기범죄자라는 점과 극에서 보여주는 굉장히 큰 단점이다. 전자의 경우를 생각하면, 이 인물의 사기 행적이 절대 똑똑해서 벌이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려면 뭔가 엉성한 행동이나 표정이 돋보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일우 배우는 말투 하나하나 나사 빠진 느낌을 보여준다. 그리고 후반부 이 인물의 행보는 이야기 전개에서 핵심 키포인트가 된다. 화려한 연기를 보여주며 이상한 후반부 전개에 기름을 붓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뭔가 마음에 안 들었던 이야기 전개지만 이 배우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조조할인 티켓 값이 충분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김슬기 배우다. 초반부. 이 배우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가장 기우가 이끄는 가족이다. 지숙은 수동적인 입장에서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다. 게다가 가장 기우는 '어떤 특징'으로 인해 휘청거린다. 남편이 막 나가는 사기꾼이 되고 아이들이 끼니로 라면을 때워도 싫은 말 하나 안 하는 지숙. 이 지숙의 유약함은 초반부에 천천히 보여주다가 중반부가 되고 나서 특정 계기를 통해 변한다. 이 이후부터 세상의 따뜻한 손길에 감회 되며 안에 품고 있었던 단단한 내면을 세상에게 보여준다. 전반부의 연기를 후반부가 반박하는 듯한 퍼포먼스가 필요했다. 이 김슬기 배우는 중반부 이후부터, 소심하면서도 선한 내면으로 깊은 인간이자 어머니로서의 힘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지숙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중요성은 영화의 메시지와도 관련이 있다. 여기서 인물이 관객과 극 중 다른 캐릭터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영화의 몰입감이 떨어질 텐데, 이 배우는 모든 감정적인 비틀기를 설명하는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글쓴이는 하이라이트 신에서 소름 돋았다.
넓고 탁 트인 감옥
영화의 중요한 소재 중 하나인 고속도로는 영화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간이다. 고속도로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곳이다. 당연히 자유롭다. 그런데 공간이 열려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자유를 느낄 리는 없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기우 가족은 이 범주에 속한다. 사실 이 고속도로 휴게소가 마음에 안 들면 딴 데 가면 그만이다. 차비가 없어도 두 다리가 있으니 걸어갈 수 있다. 그렇게 위치를 자주 바꿀 수 있는 인물들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세팅은 인물들에게 갑갑함을 강조한다. '고속도로'에서만 먹고 잘 수 있다는 것이 인물이 처한 입장을 부각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물 내면에 속속들이 박혀있는 심리 묘사가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영선이 뭔가를 먹는데 기우의 아이들이 눈이 빠질 것 같이 쳐다본다. 이런 묘사는 이 인물들이 자유롭기 때문에 더 답답한 게 두드러지는 설정이다.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는 장면이 있다. 또 어떤 장면에는 드넓은 주차장에 텐트 하나 덩그러니 있다. 이런 공간 세팅이 가장 강화되는 부분은 기우 가족이 휴게실 화장실에서 무언가를 하는 장면이다. 이런 고속도로 휴게실이란 설정은 구걸이라는 행동을 묘사하는 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면까지 묘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런 공간의 대비는 영선의 가구점으로 치환된다. 영선의 가구점은 당연히 고속도로 휴게실보다 좁다. 또 한 장소에 중고 가구들도 다닥다닥 붙어있으니 뭔가 촘촘해 보인다. 또한 영선의 가구점의 어떤 공간에서 인물들이 굉장히 중요한 행동을 한다. 이 방도 그렇게 넓어 보이지 않는 곳이다. 그럼 당연히 답답해진다. 그러나 영화에서 고속도로 휴게실이 인물의 처지를 옥죄어오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는 오히려 캐릭터들의 입장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소재가 된다.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무얼 하는지를 보면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과도 닿아있다. 이런 좁고 넓음의 아이러니는 영화의 주제적인 측면과도 닿아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혈연만큼이나 정서적인 유대감이 우리가 살면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두 가족의 대비되는 상황이나 이미지가 계속 반복되는데, 영화에서 이를 빼먹지 않고 본다면 쉽게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닿지 않을까 하는 글쓴이의 생각이다.
그게 왜 거기서 나와
이렇게 좋은 점도 뚜렷한 영화지만 사실 아쉬운 부분이 더 크다. 일단 기우 캐릭터다. 이 기우 캐릭터는 특정 계기를 지점 찍고 1,2부로 나뉘었을 때, 첫 번째 장의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1부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세팅은 좋았다. 겉으로 센 척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대놓고 약한 인물의 대사와 서사로 잘 넘어간다. 중반부가 된다. 이 인물은 캐릭터에게 응당 정해진 섭리를 따라가는 듯하다. 그런데 갑자기 이를 거부한다. 이 거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무리 영화라도 그렇지 좀 너무했다. 핍진성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런 문화예술매체에서, 아무리 가상의 세계라도 수용자가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에 대한 단어다. 이 핍진성이 아예 무너지는 정도였다. 그렇게 인물은 어떤 행동을 여러 장소에서 돌아다니면서 계속한다. 그런데 이를 제지하는 시도 자체가 없다. 영화에서 특정 집단이 무능력하게 묘사되는 건 흔한 클리셰지만 이 정도면 뻔한 정도를 넘어서 단체로 태업하나? 같은 느낌이다. 아니 그렇게 전반부에서 온갖 방식을 보여줬으면서 이런 건 그냥 넘어가면 어떡해?
이 인물의 서사가 영화의 흐름을 깨는 건 후반부에 특히 그렇다. 인물들의 사정이 변하면서 각자 입장을 보여주는 선택을 한다. 여기까지는 굉장히 합리적이다. 또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그렇게 영화가 같은 피만큼 끈끈한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았을 걸 괜히 사족을 붙인다. 영화 형식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신이 있다. 이 신에서 한 인물이 벌이는 모든 행동이 다 이상하다. 그냥 단지 그 이미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깔아뭉갠 것이다. 영화 사건의 인과관계도 어긋난다. 동선도 이상하다. 앞에서 썼던 핍진성의 측면에서도 아예 어긋난다. 영화 전개뿐만 아니라 주제적인 측면인 '유대감'이라는 것과도 잘 안 맞는다. 영화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볼 때 여러 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가지각색으로 갈리는 영화의 역할이지만 분명한 것은 기우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해야 우리 사회에 더 도움이 될까?라는 부분이다. 글쓴이는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생각해봤다. 이 기우 같은 사람이 우리 현대사회에 있을 때, 과연 이 영화의 방식이 합리적일까?를. 캐릭터를 가학적으로 사용한 것과는 다른 문제다. 정일우 배우의 호연으로 더 두드러지지 않았다 뿐이지 굉장히 과한 시선이 돋보였다.
가족의 의미를 되묻다
이 글을 쓰는 글쓴이나 독자분들이나 가족만큼 소중한 존재가 있을 것이다. 글쓴이도 있다. 오늘 특별한 초대장을 받은 것도 그 영향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또 그만큼 이 마음들을 베푸려고 한다. 반대 측면에서도 이를 바라볼 수 있다. 가족에게 굉장히 큰 상처를 받게 되면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특정 인물에게 깊은 신뢰를 보내게 된다. '영원한 인간관계는 없다'라는 말은 사실 내적으로 모순을 품고 있다. 그 마저도 영원한 명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관계에 대해 영화는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가진 상처는 무엇인지. 이 상처가 나의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그 상처가 좀 더 나은 내가 되어 타인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따뜻한 손을 내민다는 것이 이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지. 약한 사람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지. 영화는 두 가족을 병치시키며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 이에 김슬기, 라미란, 정일우, 백현진 네 배우의 뛰어난 호연으로 사람들을 몰입시킨다. 그러나 이 영화가 새롭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다. 올해 개봉한 <브로커>에서도 상현, 동수 캐릭터의 인과응보가 철저했고, 소영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면서 유사 가족으로서의 유대감을 묘사한 것이 기억에 선명하다. 이 뿐인가? <매그놀리아>의 OST를 차용해서 용서와 회한에 대해 다룬 것도 영리한 선택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브로커>가 과연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보여줬던 클래스를 볼 수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상한 연기 디렉팅. 몇몇 지나치게 자극적인 대사들, 막내 동생은 영화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가? 까지 그가 <어느 가족>에서 우리가 봤던 인물 세팅이라고 볼 수 없는 그런 조악함이 영화에서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는 <브로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가학적인 캐릭터 세팅이 아니더라도 영화는 하고자 하는 말을 더 전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후반부를 들어내도 전체적인 흐름에 어떤 지장이 없었다.
-
- 온전한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모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을 발현시켜 세상을 구하는데 힘을 쓴다.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혼란을 겪게 된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을 견뎌야 하고, 자신의 능력이 정확히 어디까지이고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혹시나 그것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능력 때문에 가까운 사람이 다치거나 떠날 수 있다는 두려움도 같이 느낀다.
어쩌면 이런 영웅의 서사는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찾은 사람은 그 사람대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찾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찾지 못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이런 고민과 불안감을 통해 각자는 자신들이 있어야 할 위치를 어느 정도는 찾게 되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런 개개인의 능력이 발휘된다는 것은 세상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 자신이 각자의 위치에서 작은 영웅이 되어 어느 정도는 세상의 성장과 안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DC나 마블 코믹스에서 만들어가는 영웅 이야기는 선이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기본이 되지만 그 안에는 각 캐릭터들의 고민과 방황이 담겨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저 악당을 이기는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같이 그리는 경우가 많다. 마블의 경우는 개개인의 서사를 먼저 독립적인 영화로 만들어 간 후에 여러 영웅을 같이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를 해나갔다면 DC는 개별 캐릭터의 서사를 먼저 보여주지 않고 바로 같이 등장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2017년에 개봉했던 <저스티스 리그>는 어찌 보면 너무 갑작스럽게 많은 영웅을 등장시켜 관객들에게 감정을 몰입할 시간을 주지 않는 영화였다.
기존 코믹스의 팬이 아니라면 슈퍼맨(헨리 카빌)과 배트맨(벤 애플렉)을 제외하면 다른 캐릭터의 특성과 그들의 고민, 그리고 그들이 가진 능력을 모두 한꺼번에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의 전개가 급작스러운 느낌이 있었고 원더우먼(갤 가돗), 플래시(에즈라 밀러), 사이보그(레이 피셔), 아쿠아 맨(제이슨 모모아) 캐릭터의 행동과 특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게다가 감독 잭 스나이더가 딸의 사망으로 갑자기 하차하게 되면서 조스 웨던 감독이 마무리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영화가 개봉되고 말았다.
이번에 잭 스나이더가 전권을 받아 다시 구성한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각 캐릭터의 서사가 일부 보강되었다. 특히 플래시의 가족사와 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추가되었고, 사이보그에 대한 서사와 그의 고민도 포함되었다. 4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그렇게 캐릭터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전 버전에 비해 좀 더 감정적인 동요를 끌어낸다. 또한 스나이더가 가진 특유의 슬로모션 액션이나 좀 더 디테일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묘사를 통해 보는 관객에게 보는 재미도 확실히 느끼게 한다. 영화의 분위기도 더 어둡고 진중하게 구성되어 어정쩡한 유머도 많이 줄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영웅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영웅들의 특별한 능력이 발휘되는 액션 장면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고민과 성장담을 보면서 결국 같은 세상의 존재라는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허황되게 보이는 영웅의 이야기 속에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이야기가 포함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스나이더 감독 버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사이보그에 관한 것이다. 그는 한때 잘 나가는 미식축구 유망주였지만 차량 사고로 중상을 입는다. 그때 마침 외계 물체에 대한 연구를 하던 과학자 아버지의 노력으로 로봇의 몸을 다시 삶을 얻게 된다. 그는 그 자신을 보며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을 그렇게 만든 아버지를 원망한다.
자신을 괴물이라고 생각하며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사이보그의 서사는 지금의 성장기의 청소년이나 사고를 겪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받을 만하다. 영화에서 사이보그가 마음을 고쳐먹는 과정 자체는 조금 두리뭉실 하지만 그의 마음 가짐 변화나 그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보면서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생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비하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감추고 세상 밖에서도 최대한 조심하며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사이보그 캐릭터의 변화를 본다면 그가 당당히 자신의 몸을 드러낼 때 응원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영화 속 플래시의 캐릭터에도 이런 서사가 일부 보강되었다. 어머니의 살인 혐의로 복역 중인 아버지를 면회하는 플래시의 모습 그리고 현실에서 그가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얻으려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아버지 앞에서의 모습과 대조된다. 아버지 앞에서는 긍정적으로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실수를 연발하고 허풍을 쏟아낸다. 어쩌면 그의 속사포 같은 말투와 유머는 자신의 어두움을 가리려고 하는 노력일 것이다. 영화 속에서 유머를 내뱉는 캐릭터는 플래시뿐이다. 이전 버전에서는 그 모습이 잘 조화되지 않고 이상하게 보였지만 이번 스나이더 버전에서는 그의 유머가 그런대로 심각한 분위기 안에 잘 녹아들었다. 그의 유머로 관객을 웃기려는 의도보다는 그의 캐릭터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맨과 배트맨은 대표적인 영웅 캐릭터이고 해당 그룹의 리더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의 서사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특별히 달라진 부분은 없다. 단 배트맨의 경우, 이전 버전에 비해서 좀 더 리더로서의 품격은 더 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 속 그가 마음 깊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대상인 슈퍼맨에 대한 감정은 전작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2016)에서 보아왔던 것처럼 질투심과 더 강력한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심에 기원한다. 이제 나이가 들고 힘이 떨어진 배트맨은 일반적인 중년들이 느낄만한 그 감정을 이겨내려 애쓰고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저스티스 리그 팀을 구성하는데 힘을 더 쏟았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슈퍼맨의 힘은 너무 강력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 안에서 그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그리고 <저스티스 리그> 안에서도 그는 세상을 구할 마지막 존재로 묘사된다. 그래서 이전 버전에서 그가 등장했을 때, 클라이맥스의 긴장감은 급격히 사라지고 상황이 급 마무리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영화 자체가 시시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스나이더 감독 버전은 후반 클라이맥스 전투를 일부 보강하여 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플래시의 역할을 좀 달리 하면서 슈퍼맨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고 좀 더 팀업에 가까운 형태로 빌런을 물리치는 구성을 보인다. 그래서 끝까지 영화의 긴장감이 유지된다.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에 들어가는 특유의 타격감과 슬로 모션이 보강되며 마지막 액션 장면이 클라이맥스다워졌다.
빌런 스테픈 울프의 서사도 보강되었다. 그가 왜 마더 박스를 얻으려고 하는지 목적이 보다 뚜렷해지고, 그의 과거사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었고, 외모적으로 은색의 비늘 같이 보이는 것들을 추가함으로써 좀 더 강력하고 무시무시하게 느껴지도록 디자인을 바꾸었다. 이전 버전이 컴퓨터 CG라는 느낌이 강했고 비이성적인 캐릭터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스나이더 감독 버전에서는 좀 더 자연스럽고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보여주는 빌런으로 바뀌었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의 화면비는 일반 극장 비율에 비해 양 옆에 잘려있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좀 더 많은 장면을 살려 구성하기 위함이었는데,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고 OTT나 VOD 서비스만으로 만 제공하게 한 것이 화면 비율의 문제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키 XL이 음악 감독을 맡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음악에 이어지는 음악들을 구성했는데 이 부분도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데 좋은 영향을 주었다.
누군가는 굳이 개봉이 이미 완료된 영화를 다시 구성하여 감독판을 내는 것이 필요하냐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전 버전에 비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매우 뛰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단지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이 원하는 분위기로 바꾸었고, 스나이더 감독이 가지고 있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보강했을 뿐이다. 그리고 영화 전체 액션 장면의 스타일도 본인 고유의 스타일로 바꾸었다. 그래서 이전 버전에 비해서 좀 더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로 보인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구성하고 싶어 한다. 2017년에 스나이더 감독이 마무리하지 못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다시 세상에 보여줄 기회가 있다는 것은 감독에게도 그리고 관객에게도 좋은 것이다. 이전 버전이 누가 만든 지 알 수 없게 구성된 혼종 영화였다면 이번 감독판은 스나이더 감독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오리지널 작품이다. 그러니까 관객들은 감독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온전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4시간의 러닝 타임이 보는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마지막 파트인 에필로그의 내용은 조금 줄여도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그래서 이 영화가 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개봉과 흥행이라는 압박을 어느 정도 덜고 만든 이 새로운 버전은 아주 특별하지는 않지만 꽤 많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버전으로 남을 것 같다. 영화는 후속 편을 기약하며 끝나지만 새로운 시리즈가 이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잭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리뷰>
https://youtu.be/7g8vNBl7bAs
-
-
- [Movielog #30] 스릴러로 돌아온 안젤리나 졸리의 추격극
영화 윈드리버의 타일러 쉐리던 감독이 신작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굉장히 건조하지만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일종의 복수극을 스릴러로 보여줬는데요.
이번 영화는 좀 더 스케일이 커지고 빨라졌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영화가 재미있습니다. 마음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러 영화에요.
시카리오 시리즈의 각본가로 유명한 타일러 쉐리던은 이제 연출을 시작하는 감독입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는 감독이네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봐주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
- 영화 <올드> 티저 예고편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
-
- 영화 <마세티 킬즈> 메인 예고편
전 세계를 폭파시킬 미사일 테러를 계획하는
억만장자 무기상인 ‘루더 보즈’(멜 깁슨)
정보를 입수한 미국 대통령은 이를 막기 위해
마성의 살인 병기 ‘마세티’(대니 트레조)를 고용하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멕시코로 건너간 그는
예상치 못한 적들과 마주하는데…
과연, 마세티는 전 세계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웃겨주게 죽여줄 Z급 킬링 액션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