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06-28 15:40:59
10억 달러를 향한 질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5월 19일 국내 개봉 이후 6주간 총 2,275,323명의 관객을 모으며 2021년 국내 박스오피스 매출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긴 기다림 끝에 찾은 북미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개봉 3일 동안 7000만 달러 (한화 약 791억 원)을 모으며 팬데믹 이후 최고 수익 경신은 물론, 2019년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이래 최고 수익을 기록하였습니다.
개봉일이었던 6월 25일 당일에만 4,179개의 극장에서 3,000만 달러를 끌어모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제 9편은 이전까지 북미 박스오피스 수익 1위를 달리던 공포 스릴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기록을 큰 격차로 따돌리게 되었는데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북미 오프닝 스코어 : $47,547,231)
이 기록에 대해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주역인 빈 디젤은 CTAOP(Charlize Theron’s Africa Outreach Project) 행사에서 “가장 좋은 점은 사람들이 극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극장이 돌아왔다!”라고 말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더불어 그는 극장 단독 개봉을 택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결정을 높이 샀는데요. 그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동시 개봉을 택한 다른 스튜디오가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없지만, 유니버설은 매우 대담했으며, 이러한 극장 개봉을 지지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본 작품으로 시리즈에 귀환한 프로젝트 설립자 '샤를리즈 테론' 또한 분노의 질주의 '대박' 오프닝 기록에 대해 “엄청나다. 이번 작품이 시리즈 제 9편이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현재 약 80%의 극장만이 가동되고 있는 북미 박스오피스 시장은 ‘캐나다’ 극장이 아직까지도 대부분 닫혀있기에 회복되었다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시리즈 제 9편이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이전작인 스핀오프 작품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오프닝 스코어였던 6,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기록을 세웠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북미 최종 수익 1억 7300만 달러, 전 세계 수익 7억 5900만 달러를 기록하였기에, 제 9편이 이를 뛰어넘는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 가정이 사실이 된다면, 전 세계 박스오피스 총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한 팬데믹 이후 첫 영화가 탄생하게 됩니다.
팬데믹 이후 15개월 동안 42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 말 그대로 "닫혀있던" 북미 박스오피스 시장이 즉시 회복되길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전 세계 영화 산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제작이 중단되었던 많은 작품들이 개봉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제한된 상황 속에서 개봉해주었던 고마운 영화들로 인하여 관객들의 꺼지지 않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기다림’이 막연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회복될 극장을 기다리며,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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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 위쇼의 방
-벤 위쇼(Ben Whishaw) 배우론
* 언급하는 작품들의 핵심 전개 포함
* 2022년 5월에 완성한 글입니다.
벤 위쇼의 주인공들은 좀처럼 ‘세계’와 화합하지 못했다. <향수>(2006)나 <아임 낫 데어>(2007)의 ‘반사회적 예술가’(오정연, 2008.05.29. [씨네21])에서 시작해, <할로우 크라운>(2012)에선 한 나라의 ‘주인’이 돼서도 예정된 실패를 맞이하고 눈물을 흘렸다. <크리미널 저스티스>(2008)와 <런던 스파이>(2015)에선 ‘로맨스에 휘말려’ 누명을 쓴 청년, <브라이트 스타>(2009)에선 가난과 병에 시달리다 요절한 시인 존 키츠였다. 이는 인물의 소수자성과 연결되기도 했는데- <브라이즈헤드 리비지티드>(2008)의 세바스찬은 엄격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정체성을 부정 당하다 알코올에 중독됐고,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 속 로버트 역시 남성에게 끌린다는 까닭으로 협박 당했으며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2018), 노만의 사랑과 존재는 불법이었다.
허면 무대 위 벤 위쇼는 늘상 보편에 속하지 ‘못하고’ 고통 받는 대상이었는가? 그의 연기를 목격했다면 그렇지 않음을 알테다. 앞서 부러 표면적으로 요약했으나, 그의 주인공들은 늘 다양한 방식으로 억압에 맞서며 중심을 지켜냈다. 몹시도 흔들리며 괴로워하더라도, 여린 눈빛과 신체가 파헤쳐진 밑바닥엔 항상 꺾이지 않는 ‘곤조’가 있었다. 그게 사랑이건 정의건 예술이건, 넘어져도 놓지 않고 ‘세계’에 저항함으로써 주제를 관통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배우가 지은 독특한 감정의 집과 만나 탄생한 캐릭터성이었는데 -벤 위쇼의 인물들에겐 ‘벤 위쇼’가 가득했다.
연기법에 메소드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던 시기는 지났고, 그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표하는 배우들도 있으나, 여전히 메소드는 ‘serious acting’의 가장 추앙받는 방법론이다. 다만 현대에는 오프라인 GV나 인터뷰는 물론 수많은 플랫폼을 통해 관객이 당사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크린 밖의 배우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고, 미디어는 대중이 배우의 본래 모습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음을 전제로 ‘그가 자신과 아주 다른 이 인물이 되기 위해 얼마나 극단적으로 노력했는가’를 화제로 삼는다. 한편으로는 ‘배우 본인’의 모습만으로 팬덤이 형성되기도 하고, 어떤 배우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공개하고 닮은 역할을 맡음으로써 스크린에 자리 잡았다.
벤 위쇼의 케이스는 조금 특이하다. 스크린 밖의 모습은 공개하기를 꺼리면서 연기에는 그 자신이 묻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배우 개인을 알지 못함에도 관객은 (이상하게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앞에 언급했듯 인물의 특징에 유사성이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그게 다는 아니다. 그는 시대적 배경과 캐릭터성, 포지션을 막론하고 스크린 속에서 ‘자신’이 되곤 했는데, 그것이야말로 그 인물(:타인)이 되고 관객에 닿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기능적 조연일 때조차 어느 정도- 벤 위쇼는 화면에 마련한 제 방에서 주변 인물이나 서사와 소통하며 재빠르게 제자리를 찾았고, 영화/TV시리즈/연극 등 다양한 무대에서 그 범위를 넓혔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신체보다는 두뇌/‘심장’에 재능이 있는 자가 되었던 벤 위쇼는, 오히려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워 그 예리함을 입는다. 눈을 굴리는 건 남들의 눈치를 보기 위함이 아니다. 내면의 고민이나 불안, 혹은 오감으로 흡수되는 다량의 정보나 빠른 머리 회전 때문이다. 고개나 손목을 꺾는 것은 특정 이미지를 내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감각이 신체에 묻어 절로 그리 된 것이다. 이들은 끊임없이 느끼느라 외부의 시선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지만, 그렇다 하여 그들 모두가 저만의 세계에 갇혀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임 낫 데어>(2007)
‘세계’와 불화하며 비범하게 존재하다
여성을 대상으로 ‘비정상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 앞 문장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향수> 속 벤 위쇼의 그루누이를 설명하지 못한다. 행동의 폭력성과는 별개로 스크린 속 그의 몸짓은 오히려 남성/여성을 초월한 기이하고 불온한 선지자의 그것에 가깝다. 단편 <더 뮤즈>(2014), 뮤즈에게 집착하다 결국 익사하는 남자의 변태적 우울에도 닮은 데가 있다. 이들이 궁금해지는 것은, 그 ‘괴상한 욕망’이 벤 위쇼의 피부에 안착함으로써 ‘어느 정도’ ‘시대와 불화한 비범한 예술’의 정서를 입는 까닭이다.
<아임 낫 데어>, 덥수룩한 머리의 젊은 ‘시인’. 담배를 물고 삐딱하게 카메라를 향하는 그의 눈빛도 불온하다. 언뜻 ‘메인 롤’은 케이트 블란쳇의 ‘록스타’나 히스 레저의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의 ‘무법자’ 등 비중과 활동성이 높은 자들의 몫인 듯하지만, 흑백 화면에서 한 공간에 머무르며 말을 이을 뿐인 ‘시인’이야말로 가장 자유롭다. 그의 뾰족한 신체는 플롯들 사이의 중심을 잡고, 대사는 작품의 메시지를 관통한다. 유사하게, <클라우드 아틀라스> 속 로버트 프로비셔의 편지는 정교하게 뒤섞이는 서사의 기준을 잡고, 곡은 화면을 아우른다. <브라이트 스타>, 존 키츠의 운명이자 고통인 시 또한 사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작품 전체에 흐른다.
존 키츠는 화면에 잡히지 않은 채 타인의 언어를 통해 등장하고 퇴장했다. 그러나, ‘집구석에 박혀 있는’, ‘요새 슬픈 생각을 많이 하는’ 따위의 말이 불러일으킨 예상을 깨며- 세상 맑은 얼굴로 평가를 백지화했다. ‘날 똑바로 보라’고 요구하듯 첫인상을 남겼다. 병이 목숨을 앗아가기 전 이미 연인과 작별의 밤을 보내며 차분히 죽음을 예견했다. 어느 정도 자신을 ‘실패작’으로 여기더라도 사랑과 예술에 대한 확신만은 뚜렷한 채였다. 로버트 역시 스스로 마지막을 만든다. 유서 격의 편지와 함께 등장하기에 관객은 자연히 그가 삶을 ‘포기’하게 된 과정을 궁금해하게 되는데, 이 자살은 사실 ‘포기하지 않음’에 가깝다. 세상이 정한 바운더리에 속하지 않기에 무시당하고 협박당하지만, 제 존재를 의심치 않는다. 죽어가는 영혼을 곡에 담는 모습에는 절망이나 파멸의 정서가 없다. 초월적 아름다움의 흔적을 남기는 과정이자, 자신을 짓누르는 세계에 순응하느니 존엄하게 사라지겠다는 선언이다, 그가 편지에 적은 대로. (“진실된 자살은 세심한 준비와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야.”, “더 나은 세상이 있다고 믿어, 먼저 가 있을게.”)
<브라이즈헤드 리비지티드>, 세바스찬은 가난한 예술가가 아닌 귀족가 도련님이었으나, 세상에 ‘fit in’ 되지 못했다. ‘남색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관람되며’ 처음 등장하는데, 그 역시 편견에 빼앗긴 첫인상을 제 언어로 재정립한다. 꽃다발과 편지, 이어 테디 베어와 행복에 대한 의심으로. 가족과 자신을 단호하게 분리하며 이방인을 자처하는 세바스찬의- 텅 빈 저택을 휘감는 위화감은, 미묘하게 구르는 벤 위쇼의 눈동자로 완성된다. 미래의 불행을 확신하고 ‘죄인’이 되어 슬픈 얼굴로 기도하면서도 절대 존재를 부끄러워하지는 않는다. “Just to fit in.그냥 너한테 맞추려고.”이라던 찰스에게, 그는 “Well, than don’t!그럼 하지 마!”이라고 말했다. 저들의 ‘선의’에 흔들리느니 차라리 스스로 망가지고 고립되기를 택했다. 사과하는 찰스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는 그는 작별의 순간 “Not a word.한 마디도 하지 마.”라고 선을 긋던 존 키츠와 겹친다. 타인의 죄책감이 되거나 ‘구원’되기를 거부하며, 연약하나 평온한 모습으로 원하는 순간 이별(퇴장)을 선언한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침착하게 각도를 맞춰 입에 총구의 자리를 만드는 벤 위쇼의 동작은 분명한 정서를 섬세하게 전달했다. 시대의 룰에 억압당한 그의 인물들은 -병으로 인한 죽음이든, 권총 자살이든, 이민이든- 결국 제 식대로 ‘세계’와 헤어지기를 택하며 고유의 언어로 존재를 정의했다. 이 남다른 자들이 거의 거리감 없이 관객에게 닿았던 것은, ‘두꺼운 피부나 굳건한 심지로 대수롭지 않게 억압을 받아치거나 무시하’기는커녕, 오히려 몸을 숨길 요령 없이 최전선에 던져져 끊임없이 흔들리고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존재를 지켜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캐릭터 묘사의 일등공신은 절대 벤 위쇼였다.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
평범하고 무해한 마스크 속 내면의 힘
단편 <러브 헤이트>(2008) 속 ‘착하지만 수완 없는’ -증오조차 ‘제 hate에게 휘둘려’ 어설프게 표출하며, 욕이 가득한 메일을 쓰며 울먹이거나, 사람을 ‘죽이려’ 나서서도 주먹 한 방에 자빠지고 마는- 톰처럼, 벤 위쇼의 어떤 주인공들은 가장 평범하고 순수한 영혼이었다. 대개 사람이나 상황에 ‘말려’ 곤경에 처하고 위험에 노출되었는데- 그 ‘순수’는 대다수의 사람이 지닌 것은 아니어서, 관객은 이 영혼이 ‘더럽혀지지 않고’ ‘구해지기를’ 바라며 안타까워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고통 받는 피해자로만 남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끝내 스스로를 구한다.
<크리미널 저스티스>, 벤의 변호사는 법정에서 평정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말한다, “Be yourself, Ben.네 모습 그대로 있으면 돼, 벤.” 벤 위쇼의 얼굴은, 작품이 ‘크리미널 저스티스’의 모순과 부정의를 강조하는 제1의 방법이다. 메시지를 분명히 하려면 주인공의 캐릭터성에 물음표가 생겨선 안 되고,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2006) 속 카세 료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그의 ‘무해한’ 인상은 의심의 여지를 효과적으로 지웠다. (‘매력적인 보호자’와 로맨틱한 긴장감을 유지하다 ‘구원’되는 연약한 주인공의 남성형인 듯 하다 그것을 ‘배반’하기도 하는데,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제스처였음을 전하는 것도 벤 위쇼다.) 후반부 결코 전처럼 해맑지 못한 눈빛은 시스템에 의해 개인의 마음이 조각난 모양을 빚어낸다. 최종적 설득력은 대사나 행동 자체보단, 섬세하고 개인적인, ‘두려움을 내보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에 있었다. 특수한 상황임에도 인물과 같은 것을 겪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몸도 마음도 최대한으로 여린 듯 보이나 숨겨진 내면의 힘으로 포기하지 않는 캐릭터들. 연인의 죽음 이후 누명을 쓰고 괴로움과 혼란에 휩싸이지만 진실을 알아내려 애쓰는 <런던 스파이>의 대니,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의 노만 스콧 또한 그 맥을 잇는다. 벤과 노만 모두에겐 법정에 서는 장면이 있는데, 강압적인 시선 한가운데 자리한 무방비한(무방비하나 무력하지는 않다.) 이미지가 이미 ‘결백’을 주장한다. 벤 위쇼는 ‘연기’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 모든 자극을 견뎌내며, ‘울음을 계속 참고 있는, 그러다 참지 못하기도 하는’ 모양을 유지한다. 그 터질 듯한 상태 그대로 결국 말들을 당당하게 뱉어내는 모습은, 고통스럽고 벅찰 수밖에.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의 경우 노만 스콧의 특수한 서사, 복합적인 내면과 매력을 드러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데, 벤 위쇼는 조심스러우나 방어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이를 수행한다. 노만은 제레미 소프의 서술을 통해 일종의 ‘안타고니스트’ 포지션에서 시작하지만, 짐작은 곧 깨진다. 감정과 ‘약점’을 다 드러내면서도 의식하지 못하는 그 속수무책의 순수. 모델로서 포즈를 취할 때도 어느 정도 수줍고, 협박을 해도 어설프다. 내내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즐겁고 당당하게 세상에 외칠 때, 엉엉 울고 나서도 활짝 웃을 때, 관객은 이것이 ‘노만 스콧의 이야기’임을 의심치 않게 된다.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2018)
비범하나 보편적인, 평범하여 특별한.
‘천재’라는 수식에 기자는 어울리는 업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디 아워>(2011-2012) 프레디의 재능은 절대로 비범하다. 그에 대해 의심하는 이는 없지만, ‘안 예쁜 태도’에 대해서도 모두 입을 모은다. 열변을 토할 때 그의 표정은 ‘관리’되지 않고 생생하게 굳어진다. 프레젠테이션보다 내용이 중요하고, 제 평판보다 진실이 중요해서다. 모두 어느 정도 연기하며 사는 세계에서, 홀로 연기할 생각을 않고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기꺼이 골칫거리가 되는 자. 프레디가 맘에 없는 말을 하는 대상은 벨 하나다. 감정을 덮으려 부러 장난을 걸거나 상대를 깎아내리지만, 아련한 눈빛이 진심을 다 드러낸다-기보단 숨기지 못한다. 외부 압박에 타협하지 않는, 남달리 똑똑하고 위트있는, 그러나 로맨스엔 젬병인- 주인공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프레디 라이언은 유일하고 그 까닭은 벤 위쇼라는 이름으로 설명된다. “He sees extraordinary in ordinary.그는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봐요.”(벨 롤리) 프레디가 그렇듯 벤 위쇼도 그렇다.
1화 첫 장면은 대뜸 클로즈업된 벤 위쇼의 얼굴, 거울을 보고 연설문을 읊는 모습이다. 따라서 관객이 보고 있는 상은 프레디 본인의 눈에 비친 것과 동일하다. 이처럼 작품은 자주 그의 시선을 따라가는데, 이 과정에서 관객은 그 뛰어난 감각이 인식하는 바를 어느 정도 느끼게 된다. 벤 위쇼가 샅샅이 드러내는 보편적인 감정의 떨림 덕이다. 그러고 보면 프레디는 여성을 ‘구하는’ 강하고 멋진 남성이기보단, 루스를 ‘돕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그늘지거나 잔뜩 얻어맞고 벨에게 발견되는 자다. 인간적인 ‘보통’의 정서를 지님에도 물러서지 않기에 더 ‘보통이 아닌’- 이 위대한 기자의 여정을 그저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이입해 가슴을 졸이며 응원할 수밖에. 비범하면서도 보편적인, 평범하기에 특별한. ‘세계와 불화하는 그들’의 내면에 있는 힘을 벤 위쇼는 오롯이 소화해 전했다. 그 컴플렉스complex함을 절대 단순화하는 법 없이.
어떤 인물들: ‘유해한 세계’에 벤 위쇼가 편입되는 법
아르튀르 랭보, 존 키츠, 노만 스콧, 리처드 2세와 최근의 아담 케이까지. ‘실존 인물’에 그를 캐스팅하며 외모의 유사성은 애초에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었을 테고, 기대한 바도 완벽한 ‘재현’과는 멀었을 것이다. 그가 ‘벤 위쇼 아닌 자’이려면, 애니메이션 곰이 되거나, 판타지적 디스토피아의 무감정이라도 입어야만 했을테니. 그러나 <패딩턴>(2015), 마음껏 정신없이 명랑했다가도 풀이 죽어 무방비하게 처량해지는 벤 위쇼의 정교한 미성이 사고뭉치 패딩턴을 ‘지구상 가장 순수한 생명체’로 만드는데 필수적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듯- ‘기능적 조연’들 역시 벤 위쇼를 통함으로 인해 달라진다.
<007> 시리즈나 <제로법칙의 비밀>(2013) 속 ‘박사들’ 외에 그가 맡은 일부 조연들은 어쩐지 의외다. 빈민가 소년, 시인, 기자, 귀족 자제, 심지어는 왕의 모습으로-세계의 법칙이/을 거부하는 자였던 벤 위쇼는, 몇 년 후 여성 주연 작품들에서 ‘유해한 규범을 기꺼이 따르고 재생산하는 남자들’이 되었다.(‘절름발이 남자’는 규칙을 어기지만, 세계에 편입되기 위함이었다.) 맡는 역할의 범위를 넓히며 늘 ‘특정한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 캐스팅으로 ‘효과’를 본 것은 사실 배우보다는 작품이다. ‘규범’이 현실적인 경우 개인이 아닌 불평등 자체에 집중하게 한다면, ‘영화적일’ 때는 화면에 미묘한 불쾌감을 부여한다.
<서프러제트>(2015) 속 남성의 유형은 다양하다. 습관적으로 폭력을 즐기는 자, 권력을 쥐고 놓지 않는 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법을 집행하는’ 자, 아내를 지지하는 자- 그들 모두가 ‘악해서’ 여성을 억압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중요하며, ‘대표적’ 가부장의 마스크를 벤 위쇼가 가져가며 이는 최대한으로 어필된다. 아내와 아들을 사랑하는 ‘착실한 남자’로 등장한 소니는, 모드가 여성 참정권 집회에 나가도 먼발치에서 예민하게 주시하거나 부드러운 말투로 걱정을 내비치는 정도였다. 그 ‘배려’의 정체는 인물의 불안과 함께 밝혀지고, 카메라는 그가 ‘자상한 남편’, 이어 아버지이기를 포기하는 순간을 노린다. 악의 없이 울먹이며 흔들리는 낯을 잠시 클로즈업함으로써, 이 남자가 그저 평범하고 유약하며 특권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가부장임을, 그 무책임한 몰인지가 그의 잘못이며 폭력과 차별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었음을 강조한다.
<더 랍스터>(2015)는 남다른 이입이 특기인 벤 위쇼에게 언뜻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다. 그러나 요구되는 연기 스타일이 일정함에도, 이곳의 배우들은 의외로 ‘텅 비지’ 않았다.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연출을 거듭할수록 더) 배우의 개성을 지우기보다 ‘세계’의 룰에 맞게 돋보이도록 조율하며, 행동과 정서가 뻔하게 이어지지 않도록 활용해 장면을 ‘흥미롭게’ 만든다. ‘비정한 여자’가 안젤리키 파풀리아의 얼굴을 통해 기본적 우울을 입듯,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절름발이 남자’의 바탕에 있는 불안은 벤 위쇼의-기계적인 톤을 적절히 입고도 예민하게 구르는 눈동자를 통해 드러난다. <리틀 조>(2019), 크리스의 변화를 미묘하고 ‘극적’으로 드러내기에도 그는 가장 적합한 배우였다. 주인공 여성을 사로잡는 매력적 남성의 전형이 아닌, 잔뜩 긴장해 머뭇머뭇 데이트를 신청하는 소심한 연구원. 그 조심스러움, 어색함과 함께 무해함이 사라지고 결국 무감정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크리스가 지닐 기이함을 예시카 하우스너는 벤 위쇼의 실루엣에서 찾았다. ‘변화’ 이후의 폭력성 역시 계산된 각도로 침착하게 주먹을 뻗는 종류의 것으로, 색다른 공포와 불쾌감을 야기한다. 엄격한 디스토피아에 편입되는 남성들, 그 유해함마저 벤 위쇼만의 것이었다. 특정한 ‘악인’이 되려 애쓰지 않고 ‘세계’를 거역하지 않는 선에서 저만의 위치를 찾는다.
<리틀 조>(2019)
예민함이라는 재능: 타인의 얼굴로 가장 솔직한 자신이 되다.
단순히 마른 것이 아닌 ‘가녀린’ 실루엣, 쉽게 긴장해버리는 근육. 같은 작품에 출연했던 동세대 잉글랜드 배우들: 톰 히들스턴(<할로우 크라운>)이나 짐 스터지스(<클라우드 아틀라스>), 매튜 구드(<브라이즈헤드 리비지티드>)와 같은 ‘남성 리드’가 되기 어려운 이미지고, 에디 레드메인(<대니쉬 걸>)의 ‘무던함’도 없다. 유사하게 ‘세상과 불화하는 천재’ 타이틀을 유독 많이 달았던 베네딕트 컴버배치처럼 ‘뭐든 가능한’ 마스크도 아니어서, 드물게 이성애 로맨스 서사의 주인공이 될 때도 제 1화자나 ‘관계의 리더’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많은 동료 배우와 평론가, 관객들로부터 ‘동세대 최고의 배우’라는 찬사를 받는 까닭의 핵심은 이 ‘예민함’에 있다. “주변 사람들보다 피부를 한 겹 덜 가지고 있는 것 같은”(트레버 넌), 남들보다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감각을 전제하는 천재성,은 ‘축복’이라고 하기엔 망설여짐에도- 그의 예민함은(‘예리함’으로 바꿔 적어서도 안 된다) 절대로 ‘결점’이 아니다.
“세 시간 만에 모든 인생사를 겪고 자살을 결심하는 젊은이”(벤 위쇼, 2004.04.29. [인터뷰: AP Archive]), 비니에 후드티 차림으로 약병과 주머니칼을 꺼내며, ‘사느냐 죽느냐’를 논하-기보다 온몸으로 겪-는 트레버 넌의 ‘뉴 햄릿’은, 벤 위쇼의 운명과도 같았다. 아니, 이 역할의 운명이 그였다고 하는 것이 더 옳겠다. 이 주연 데뷔 퍼포먼스로 그는 수없이 공연되고 인용됐던 대사가, 관념에서 떠도는 대신 관객의 가슴에 내려앉게 하고 말았다. <할로우 크라운>, 리처드 2세의 슬픔이 밴 엷은 미소에는 귀족과 군인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려 분투했던 열 살의 어린 왕마저 비친다. 그는 짓무른 눈가에 자기파괴적 저항과 조롱의 뉘앙스를 드리우고 스스로 ‘폐위’ 씬을 써내려가며 ‘텅 빈 왕관’의 의미를 들이밀었다. “시저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외치며 안경을 든 손을 섬세하게 놀리던 브루투스가 그랬듯, ‘폭정’으로 수식되기도 하는 리처드 2세의 말년 역시, 벤 위쇼와 만나 풍부하고 ‘현대적’이기까지 한 정서를 입었다. 현대의 일반인과는 한참 먼 이 셰익스피어의 남자들이 벤 위쇼와 만나면, 어찌하여 ‘인간’으로 다가와 버리는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 자신이 되고 싶지 않다.”(벤 위쇼, 2022.01.29. [인터뷰: The Guardian])던 그는, ‘모순적’이게도 스크린을 통해 가장 적나라한 자신이 된다. ‘연기하지 않는’ 이들을 연기하는 벤 위쇼는 그들인 동시에 ‘벤 위쇼’이며, 보고 있는 관객 하나하나다. 그가 불어넣는 개인적 에너지는 작품 전체로 확장되어 관객을 인물의 내면으로 끌어들인다. 그것은 평범과 비범, 특수와 보편을 가리지 않는다. 중세 왕의 대사조차 개인적 감성을 완벽히 드리워 읊어버리고, ‘특별할 것 없는’ 청년일 때도 남달리 고통 받는다. 어떤 전형성조차 저다운 방식으로 수행한다. 배우로서 ‘이점’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특징을- 벤 위쇼는 애써 지우고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 않고, 타인/인물이 자신의 피부에 착륙하여land on one’s skin 파고들도록 허락한다.
배우가 게이인 캐릭터를 연기하면, ‘OOO게이’라는 검색어가 자동으로 따라붙고, ‘아니라는 부정’이나 커밍아웃에 대한 기대(유명인의 커밍아웃은 퀴어의 가시성visibility을 높이고 인식을 향상시킬 가능성을 지니기도 하지만, 여기서 ‘기대’는 그러한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한 종류의 것이 아닌 단순 가십을 위한 ‘기대’를 일컫는다.)가 뒤따른다. 벤 위쇼 역시 그에 시달렸고 아웃팅outing으로 성 지향성이 대중에 알려졌으나, 이후로도 소수자적 정체성을 ‘공개’하거나 숨기려고 애쓰지 않았다(벤 위쇼, 2016.04.03. [인터뷰: The Guardian]) 이미지가 굳어지기를 걱정해 의식적으로 ‘다른 방향의’ 배역을 맡지도, 반대로 전략적으로 특정한 이미지를 대중에 ‘어필’하지도 않았다. “배우들은 어떤 것이든 구현하거나 표현할 수 있고, 그 자신이 무엇인가,로만 정의되어서는 안 된다.”(벤 위쇼, 2019 골든 글로브 백스테이지 인터뷰)고 벤 위쇼는 말했다. 그의 인물 중엔 게이도 바이도 스트레이트도 있으며, 이는 표현의 깊이나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스스로 ‘양쪽 모두의 에너지에 매료된다’(벤 위쇼, 2022.01.29. [인터뷰: The Guardian])고 말하기도 했듯, ‘남성성’ 혹은 ‘여성성’의 전형을 답습하지 않고 -그것을 ‘거부하거나 깨트린’다기보다는- 다만 가장 정직한 인간이 된다. 카메라 앞에서 기꺼이 무방비해지는 그 솔직함과 용기 역시 재능이다. <리틀 조>의 서사를 가져온다면, 그야말로 가장 ‘리틀 조 행복 바이러스’에 덜 감염된 사람 중 하나일 테다.
아르만도 이안누치식 찰스 디킨스 각색에서 ‘밉상 빌런’ 유리아 힙의 옷을 입기도 했던 그는, <파고>(시즌4, 2020)에서는 총을 겨누고 협박하다가도 “내겐 아내가 있어요.”, “난 아내가 없는데 내가 죽으면 개밥은 누가 줘요.” 따위의 말에 눈가를 떨고 마는 ‘정이 가는 범죄자’ 라비 밀리건의 복잡한 캐릭터성을 한 톤 낮춘 목소리에 드리웠다. 프로듀싱을 겸한 <디스 이즈 고잉 투 허트>(2022)에서는 좀처럼 ‘정이 가지 않는unlikable’’(벤 위쇼, 2022.01.29. [인터뷰: The Guardian]) 프로타고니스트 아담 케이가 되어 바쁘고 예민하게 이 병실 저 병실을 오가거나 우울하게 입꼬리를 내렸다. 벤 위쇼는 여전히 범위를 제 식대로 넓히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공연예술계에 혈연이 없음에도 젊은 나이에 무대 정가운데에 올랐던 그의 연기에는 초반부터, ‘타고난 천재성’ 따위 문구 없이는 수식하기 힘든 완전함과 특별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흔치 않은 재능’이란 흔한 표현으로 얼버무리는 것 역시 안 될 말이다. 그가 지나온 예술의 여정엔 소수적 정체성을 지닌 내성적 남성으로서의 경험과 고민의 과정, 그것을 드러낼 용기와 감수성, 인물을 존중하는 섬세한 접근법, 어느 하나로 정의되기를 거부하는 배우로서의 프라이드와 철학이 녹아 있다.
연기는, 벤 위쇼가 타인을 자신의 공간에 초대하는 방법이다. 세상이 화면 밖의 그를 궁금해할 필요나 권리는 없다. 그는 어느 정도, 데뷔 초부터 그 선언을 마쳤다. 연기예술가 벤 위쇼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의 예술을, 픽션의 옷을 입은 채 내보이는 자신을 들여다보면 된다. “Give him a mask, and he’ll tell you the truth.가면을 씌워 주면, 그는 진실을 말할 거야.” (1998, <벨벳 골드마인>, 오스카 와일드 재인용)
* 주 참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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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배우’ 임현식의 포부, “언젠간 영화음악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더 영 맨 앤드 더 딥 씨’는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 경쟁 장편 상영작이다. 아이돌 그룹 비투비 멤버이자 솔로 아티스트인 임현식의 미니 2집 앨범의 제목이기도 하다. 개막식 다음 날인 6일, 예술의 전당에서 임현식 배우를 만났다. 그는 ‘배우’라는 호칭에 민망한 듯 웃었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진지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음악 여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었다. 바다를 닮아 깊고 푸른 그의 이야기는 내내 신중했지만 막힘이 없었다.
‘더 영 맨 앤드 더 딥 씨’가 영화제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임현식 배우님 어머님도 티케팅이 실패하셨다고요. (웃음)
어제 개막식 참여해 레드카펫 밟았는데 낯설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개막식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제가 영화인의 길에 발을 내딛은 느낌이라 설레고 감사했습니다. 팬분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어머니는 개막식만 보시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셨습니다. (웃음)
가수로서 영화제 참석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출품할 때 비경쟁 부문이라도 선정되기를 바랐는데 작품을 좋게 봐주셨는지 경쟁 부문까지 선정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차분하고 무뚝뚝한 편인데 감독님께 전화로 소식 듣고 오랜만에 ‘하이’한 상태가 될 정도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믿기지가 않았어요. 출품 후 영화제 시작까지 굉장히 행복한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청년과 바다’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기절할 정도로 고생해 찍은 뮤직비디오, 모든 순간이 고비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에서 영감을 받아 앨범, 영화 제목을 지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노인과 바다’를 읽고 노인이 멋있다고 느꼈어요. (웃음)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하는 게 너무 대단해 보였고, 혼자서 묵묵히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꿈을 좇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저도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더 빛나는 저를 위해, 한 단계 진보하기 위해 고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더 고독해지려고도 했고요. 그래서 헤밍웨이의 작품을 오마주해서 ‘청년과 바다’ ‘청년과 심해’의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관객분들이 영화에서 집중해서 봐줬으면 하는 장면이나 포인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이 뮤직비디오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CG도 많이 썼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 장면도 스튜디오에서 촬영하지 않았고 모든 수중 촬영을 바다에서 했어요. 이런 도전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수중에서 촬영하다 보니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런데 영화에서 보면 제가 너무 행복하게만 보이지 않나 싶기도 해요. 정말 그때 ‘내가 미쳐 있었나 보다’, ‘어떻게 했지’ 싶은 장면이 많을 정도로 고난도의 촬영을 했는데, 이 부분을 잘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안 담겼는데, 영화에는 제가 정말 오래 숨을 참고 있는 장면이 나와요. 편집하면서 그 장면 볼 때 울컥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메이킹 필름의 형태로 공개하지 않고 영화로 제작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음악을 직업으로 하고, 음악을 사랑하지만 저는 정말 다양한 예술을 사랑해요. 영화도 그중 하나고요. 어렸을 때부터 영화 보는 거 좋아했고 작업할 때도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거든요. 언젠가 영화음악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같은 맥락에서 이 영화가 영화제까지 온 것도 하나의 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음악에도 도전하신다면 어떤 장르의 영화 작업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제가 엔니오 모리꼬네를 정말 좋아해요. 정말 다양한 장르의 영화음악을 하셨잖아요. 그중에서도 사랑스러운 곡들,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강조되는 곡을 좋아해요. 이번 앨범에는 제 이야기가 많이 담겼지만 언젠가는 두 연인의 로맨스를 담은 영화 음악도 해보고 싶어요.
배우님은 RESCUE 자격증이 있으실 정도로 다이빙을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장비 없이, 그것도 뮤직비디오 촬영을 바다에서 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습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요. 위험하니까 테스트를 정말 많이 했어요. 사전 답사 때 포인트들을 다녀봤지만 매일이 다르니까요. 몸이 뜨지 않기 위해 몸에 무게도 다양하게 달았고, 의상과 헤어도 쉽지 않았고, 표정도 그랬어요.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몇 시간 동안 계속 눈을 뜨니까 안 보이는 느낌이 들던 때였어요. 눈도 못 뜨겠고, 떠도 안 보이더라고요. 눈이 잘못됐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마지막 신이 물속에 가라앉는 신이었는데 몇 번 촬영하는 동안 코에도 물이 들어와서 뇌까지 바닷물이 차는 느낌이었어요. 앞은 안 보이고, 숨은 못 쉬겠고, 코로는 물에 들어가는 이러다가는 기절하겠구나 싶더라고요. 기절하면 누가 구해주겠지 하며 마지막 촬영을 했어요. (웃음)
영화를 보면, 날씨가 늘 변덕입니다. 예상보다 더 예쁜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많았을 것 같아요. 배우님이 ‘재난영화급 날씨’라고 말한 날도 있었잖아요.
사전답사에서 장소 헌팅을 하다가 너무 말도 안 되는 파도를 만났어요. 살면서 본 파도 중에 가장 무서운 파도였고요. 그래서 가려던 포인트는 결국 못 가고 장소를 변경해서 갔는데 그 바다에서 정말 큰 만타를 만났어요. 그때 만타를 처음 봤어요. 촬영 전에 행운을 주는 느낌이었어요. 날씨가 안 좋을 때마다 감독님과 우리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더 좋은 결과가 있으려고 이러나 보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바로 받아들이고 촬영에 임했죠. 오히려 덕분에 더 고독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팔라우가 참 아름다운 곳이지만 너무 화창하고 밝게만 나오면 덜 고독해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는 비투비 멤버,
제 음악으로 삶이 바뀌었다는 팬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
영화 속 비투비 멤버 인터뷰를 보면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이인 만큼, 임현식 배우님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지향해온 사람인지 잘 알고 있고 이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멤버들을 초대해서 영화를 함께 볼 계획이에요. 영화관을 대관해서 멤버, 지인, 가족, 팬들을 초대하려고요. 저도 편집 과정에서 멤버 인터뷰를 봤는데 우리가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잘 지내와서 멤버들이 나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구나 싶어 너무 감사했어요. 멤버들이 영화를 보고 더 놀라지 않을까 싶어요. 뮤직비디오만 보고도 ‘미친 놈’ 소리를 듣긴 했는데 영화를 보면 ‘내가 알던 현식이보다 더 미친 놈이구나’ 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고독한 바다(La Mar)’ 뮤직비디오 공개 후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만든 음악을 듣고 그 음악에서 힘을 얻는 팬들의 반응이 제 삶의 원동력이에요. 제일 기분 좋은 말이에요.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음악을 듣고 힘을 얻었다는 반응을 들으면 큰 힘이 돼요. 팬분들이 저로 인해서 더 좋은 사람으로 변하고 있다는 말씀도 해주시는데, 너무 놀라워요.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음악에 진지하게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티스트이자 배우 임현식이 앞으로 걸어갈 길도 궁금합니다.
제 MBTI가 P이긴 한데요, (웃음) 장기적인 계획이 정말 많아요. 영화음악 작업도 해보고 싶고, 제가 팀으로서는 많은 곡을 발표했는데 솔로로서 임현식의 음악은 아직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앨범도 내고 싶고요. 솔로에 대한 갈증이 커요. 당장 가까운 미래로는 정규 앨범을 내고 싶어요. 음악공부도 계속 하고 싶고요. 악기 레슨도 받고 있어요.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영화음악까지 하게 된다면 좋겠네요. 계속 저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요.
더 많은 분이 영화 볼 수 있도록 계획 중
언젠가는 영화음악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7일에 ‘원 썸머 나잇’ 공연도 예정되어 있는데요.
바다 주제 영화이다 보니 바다 관련 곡을 준비했어요. 기분이 좀 다를 거 같아요. 제가 출연한 영화가 출품된 영화제의 음악 무대에 선다는 게 상상만으로도 참 좋아요. 제가 제 입으로 배우라고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웃음) 가수이자 배우인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저로서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저는 고독해지려 했는데 결국 제가 빛나는 건 제 옆에서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로 인해서더라고요. 이번 앨범 작업에서 더 많이 느꼈어요.
영화제에서 관람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기회가 더 있을지 궁금합니다.
확정되진 않아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많은 분이 봤으면 좋겠어서 준비를 하고 있고요. 영화관 대관 상영이나 OTT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팬분들뿐 아니라 다이버분들, 영화인들, 바다를 사랑하는 분들, 제임스 카메론 감독님처럼 수중 촬영에 관심 있는 분들도 영화를 많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추후 영화를 만날 관객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린단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정말 죽을 각오로 촬영한 뮤직비디오고 영화이니까, 저의 진정성을 잘 봐주시고, 보시고 괜찮다 싶으시면 제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제를 통해서 저는 더 빛나는 사람이 됐는데, 고독해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반복할 저의 모습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늘 성장을 갈망한다는 임현식 배우는 노인이 되어서도 어떤 형태로든 예술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에서 솔로 아티스트, 배우로 자기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그가 만들어갈 예술의 행로의 빛깔은 다채로울 것이다. 언젠가 그가 영화음악 감독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다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계와 경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 임현식이 만들어갈 길이 주목된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박해민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문숙,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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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도전을 멈추지 않는 배우 박소담 #톺아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국내 극장가의 박스오피스 2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특송>에서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역을 맡아 원톱 주연으로서 열연을 보이고 있는
박소담 배우를 톺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도전하는 자세와 놀라운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항상 영화적 만족을 선사하는
배우 '박소담' 톺아보기!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프로필(Profile)
이름 : 박소담
출생 :1991년 9월 8일
국적 : 대한민국
직업 : 배우
2. 배우 박소담의 성장과정
박소담 배우는 학창시절에는 수학을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배우를 꿈꾸기 전에는 수학교사가 되는 것이 꿈일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박소담 배우는 연기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에 진학하여 본격적인 배우로서의 꿈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3. 배우 '박소담'의 초기작
박소담 배우는 2013년 단편영화 <더도 말고 덜도 말고>가 공식적인 데뷔작으로 알려졌으나,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게 된 건 엄태화 감독의 <잉투기>입니다.
극 중 류혜영 배우의 학교친구로 출연하여 짧지만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서 '홍연덕' 역할을 맡았고 조금씩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합니다.
특히 김윤석, 강동원 주연의 <검은 사제들>에서 악령에게 빙의된 역할을 맡아 큰 화제가 됐고,
박소담 배우의 삭발 투혼부터 연기력까지 모두 극찬받으면서 많은 대중들에게 배우 박소담을 각인시키는 큰 계기가 됩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
4. '박소담'의 주요 필모작
- 2015년 작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연덕 역
출연진 : 박보영, 엄지원, 박소담, 공예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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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교로 전학 온 극 중 박보영의 단짝친구 역할.
외톨이가 된 박보영을 옆에서 지켜주고 위로해주는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 2015년 작 <검은 사제들>, 영신 역
출연진 :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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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고
악령에게 빙의된 연기와 역할을 위해 삭발까지 감행하는 투혼을 보였다”
- 2016년 작 <설행_눈길을 걷다>, 마리아 역
출연진 : 김태훈, 박소담, 최무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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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들이 운영하는 고요한 산 속의 요양원의
수녀 마리아 역할을 맡아 요양원을 찾은 알코올 중독자인 정우(김태훈)와 교감을 통해
그를 위로해주고 치료해준다"
- 2018년 작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주은 역
출연진 : 박해일, 문소리, 정진영, 박소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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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송현(문소리), 윤영(박해일)이 머무른 민박집의 딸 '주은'역
윤영의 주위를 맴도는 자폐증을 가진 인물이다"
- 2017년 작 <대창 김창수>, 한영희(특별출연) 역
출연진 : 조진웅, 송승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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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인천 감옥소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독립신문 기자 '한영희' 역할"
- 2019년 작 <기생충>, 기정 역
출연진 :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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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택 가족의 딸인 '기정' 역 이자 기우(최우식)과의 남매사이
극 중 미술교사 '제시카'로 속여 다송의 미술 선생님으로 동익(이선균)의 집에 들어온다.
기택 가족 중 가장 현실감각이 있는 인물"
- 2020년 작 <후쿠오카>, 소담 역
출연진 :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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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방의 유일한 젊은 손님이자
당최 속을 알 수 없는 여자 '소담' 역"
- 2022년 작 <특송>, 은하 역
출연진 : 박소담, 송새벽, 김의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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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성공률 100% 특송 전문 드라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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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박소담 배우의 #톺아보기 시간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박소담 배우를 좀 더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에 더 멋있고 아름다운 배우 #톺아보기 시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
P.S 혹시 #톺아보기 배우로 추천하고 싶거나 관심있으신 배우들이 있으면
주저말고 편안하게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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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빈에 대하여>에 없고 <침범>에는 있는 것
* <침범>과 <케빈에 대하여>(2011)의 장면과 결말 묘사 포함
<케빈에 대하여>, 케빈이 아빠와 동생, 동급생들을 살해하고 청소년 교도소에 간지 2년이 되던 날, 그의 엄마 에바는 면회 자리에서 묻는다. “왜 그랬어?(Why?)” 케빈은 답한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잘 모르겠어.(I used to think I knew, now I’m not so sure.)” 영화가 조명하는 그의 마지막은 에바의 포옹을 받는, 떨리는 뒷모습이다. ‘내 탓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서 해방된 에바가 빛이 쏟아지는 열린 문을 마주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그런데… 케빈은 왜 그랬을까. 작품이 ‘당연한, 타고난 모성’을 의심하는 것과는 별개로, ‘에바가 사랑을 주지 않아서’라는 단언은 부적절하고 부당하다. ‘원래 그렇다’는 설명은 어딘가 충분치 않다. 모든 기행은 ‘에바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 케빈이 비틀린 근친 이성애를 품고 성장하기를 거부한 탓이었을까? 허나 적의는 분명하지만 그 동기는 “모르겠다”고 말하는 케빈의 낯에 떠오른 혼란처럼 모호하다. <케빈에 대하여>에는 케빈의 언행을 관찰하거나 그가 의도적으로 전시하는 감정을 클로즈업하는 숏은 있어도, 그의 본성을 은유하는 숏은 없다. ‘악행의 원인’은 물음표로 남는다. 에바의 입장에서 이해를 시도하되, ‘안다’고 확언하는 오만은 보이지 않는다. 원제 “We need to talk about Kevin.(우리는 케빈에 대해 이야기해야 해.)”은 에바가 남편에게 아마도 수 차례 했을 요청이자, 영화가 관객에게 건네는 제안으로 다가온다.
<케빈에 대하여>가 에바의 시선으로 케빈을 관찰하듯, <침범>의 전반부는 영은의 시선으로 소현을 관찰하며 관객이 영은과 호흡을 맞추도록 유도한다. 전개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 소현의 기행은 반려견 살해다. 영화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친절히 설명하지 않는다. 영은이 수영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는 모습, 아파트 앞에서 사람들 몇에게 둘러싸인 소현을 발견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영은의 허벅지에 흉터가 생긴 정황을 알려주는 과거 장면을 살펴보면, 잠에서 깬 영은이 문에 기대 기묘하게 웃으며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소현을 목격한 후, 이내 허벅지의 상처를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는 순서로 전개된다. 이처럼 소현의 행위와 관찰자/화자인 영은의 인식 사이에는 늘 간극이 자리하고, 이 점은 효과적인 서스펜스를 구성한다. 소현은 끊임없이 통제를 벗어남으로써 영은의 일상을 침범한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 흉으로 남아 있듯, 그 영향력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까지 뻗는다.
<침범>은 영은에게 찍힌 낙인의 압박 또한 담아낸다. 미술관에서 영은과 그의 전남편이 소현에 관해 대화하다 언성을 높이는 씬, 영상 전시물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몸에는 스크린 이미지가 문신과도 같이 드리워져 있다. 장면의 끝에 전남편은 전화를 받겠다며 빠져나가고 영은은 그대로 남겨진다. ‘병원에 입원시키자’는 전남편의 제안은 영은에게는 아마 다른 무게로 다가왔을 것이다. 누구의 탓이라기보다는, 공식적으로는 흩어졌으나 사회와 개개인에게 촘촘히 스며들어 있는 오래된 관습의 영향이다. 소현의 예외적이고 특수한 사고/행동 방식만이 아니라, 그에 반응하는 ‘일반적’ 관습과 시선 역시 영은의 삶에 침범한다. 영은이 엄마의 권유로 나간 교회에서 마주친 ‘소라 엄마’는, ‘소현이 때문에 소라는 아직 정신과를 다닌다’며 분노한다. “애를 어떻게 키웠길래”라는 지혜 엄마의 말이 상징적으로 나타내듯, 그 분노들은 자주 (‘미성숙하다’고 여겨지는) 소현이 아닌 영은을 향한다. 아빠들이 상냥하게 타이르거나 양해를 구하는 동안, 분노하거나 사죄하는 것은 엄마들의 몫이 된다. 이를 영화는 선명하게 짚어내기보단 은근히 암시한다.
그렇기에, ‘차라리 나만 해하면 좋겠다’던- 영은이 받는 극한의 스트레스가 결국 고립된 (엄마)자신에게로 수렴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필연적이다. 영은이 소현 담당 정신과 의사의 당부를 듣는 장면, 의사의 대사가 이어지는 동안 카메라는 발화자가 아닌 영은의 얼굴만을 촬영한다. 의사는 ‘엄마가 지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영은은 키우던 강아지를 산에 묻은 날부터 이미 지쳐 보였다. “엄마가 왜 울까.”는 물음보단 새어나온 한탄으로 들렸다. 지친 영은의 방법은 설득과 사과에서 물리적 차단으로 기운다. ‘소현이 괴롭힌다’는 지혜의 고백을 듣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영은의 얼굴이, 지혜의 몸에 가려 극히 일부만 보이는 숏이 있다. ‘지친 상태’는 그의 균형을 흐트러트리고 시야를 좁힌다. 소현의 행위와 그로 인한 파장을 차단하려는 영은의 시도는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터, 이번엔 그의 시야 내에서 무력하게 실패한다.
소현을 포기하며 스스로를 포기한 영은이 수영장에 가라앉으며 하나의 이야기가 막을 내리고, 영화는 20년 후로 점프해 ‘민’을 따라간다. 전반부가 영은의 관점으로 진행되며 소현을 침입자로 다루었다면, 후반부는 민의 관점으로 진행되며 해영을 침입자로 다룬다. 영화는 민이 ‘소현일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면회하는 ‘엄마’의 얼굴을 머리카락으로 가려 볼 수 없게 하고, 습관적 절도와 날카로운 태도를 강조한다. 허나 캐릭터성의 차이는 금방 드러난다. 어린 소현은 민과 같이 일관성 있게 방어적이기보단, 해영과 같이 사회적 연기를 하며 상대의 반응을 살피곤 했다. 해영이 소현이라는 반전은 쉽게 짐작할 수 있으며 영화도 딱히 숨겨놓지 않았다.
헌데 이 반전이 공개되는, 그리고 그 이후 영화가 소현을 다루는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침범>의 전/후반부에는 한 차례씩 CCTV 화면이 삽입된다. 그 첫 번째 특성은 객관적 증거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거기 찍힌 소현을 관리자가 목격하고 집단에서 내보내겠다는 판단을 하게 만든다. 두 번째 특성은, 촬영된 소현이 뭉개져 실루엣에 가깝게 보인다는 점이다. 소현이 유치원을 옮기는 계기로 작용하는 전반부 CCTV 씬은, 소현이 그 속의 상처럼 영은에게 흐릿하고 낯선 존재라는 은유로 읽히기도 한다. 이때 소현은 영은과 관객에게서 더 멀어진다. 후반부의 CCTV 화면도 전반부와 유사하게 팀장의 판단 근거로 쓰인다. 하지만 그와 함께 해영이 찍힌 영상을 보는 자는 다름아닌 해영 본인이다. 이즈음부터 연출 선택들은 대체로 해영-소현을 ‘선명하게 밝히는’, 관객에게로 ‘가까이 가져다주는’ 방향을 바라본다. 팀장과 해영의 대면은 민과 소현 할머니의 대면과 교차편집된다. ‘해영이 소현’임을 민이 알게 되며 소현이 팀장을 해한 상황이 공개된다. 소현은 스스로 ‘무엇인지’를 강조하듯, 피범벅이 된 팀장의 몸을 과격하게 발로 찬다. ‘해영이 소현’임이 밝혀지며, 소현의 (본질적인) 정체가 밝혀지는 듯한 연출이 아닌가. 그는 이제 CCTV 속 실루엣처럼 흐리고 낯설어 두려운 형상도, 자꾸만 거리를 벌리고 예상을 벗어나므로 매번 새로 파악해야 하는 캐릭터도 아니다.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무르익어야 할 서스펜스는, 민과 영화가 해영-소현의 ‘정체를 파악했다’는 단정을 내보이면서 설익은 채 사그라든다. 전반부가 훌륭하게 쌓은 물음표의 집은 무너진다. 이제 소현의 폭력성은 누군가의 시선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전시되며, (그 정도가 아니라 패턴의 측면에서)예측 가능하다. 기대를 뛰어넘는 것은 오로지 이설의 어마어마한 퍼포먼스 뿐이다. 표면적으로 유사한 성장 배경을 지닌 민을 후반부 화자로 택한 까닭은 일단, 그를 소현으로 착각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민이 소현과 몸싸움을 하는 와중 자신이 ‘해석한’ 소현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그와 소현을 철저히 분리/비교하기 위해서’라는 또다른 까닭이 드러난다.
결국 <침범>은 ‘소현이 왜 그랬는지 안다’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정확히는, ‘그럴듯한/인간적인 이유 따위는 없으며 그는 원래 그런 자’라고 못박는다. 거기엔 인물의 ‘본질’에 대한 평가, 악행의 악마화가 수반된다.(준섭이 지닌 ‘비교적 평범한’ 폭력성이 그가 소현의 피해자가 되며 묻히는 것은 덤이다.) 시냇가에 있는 소현을 조명하는 엔딩은 어린 소현의 뒷모습을 보여주던 오프닝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씬이다. 영화는 여기서 영은의 환영을 등장시킨다. 포옹과 ‘왜’의 답까지, <케빈에 대하여>의 엔딩이 겹치지만 전하는 바는 완전히 다르다. 영은과의 대화는 사실상 소현의 독백이다. ‘고통이 좋다’는 고백은 소현과 민이 대립하는 장면의 지난한 대사들처럼, 인물의 언어보다는 작가의 언어로 들린다. 이해의 시도보다는 그를 ‘우리’에게서 분리하는 제스처, 심층적 탐구보다는 표면적 규정이다. 영화는 물에 비친 소현의 상을 어린아이로 그리며, 그의 내면이 일곱 살 때와 다르지 않음을 나타낸다. ‘성장하지 못했다’보다는 ‘완성된 악으로 태어났다’는 관점으로 읽힌다. 소현은 관객에게 공포와 고민을 동시에 선사하는 복잡한 악인에서, 자체적으로 결론과 해석을 지닌 ‘악마’로 변한다. 마지막 숏은 엄마의 환영을 돌로 찍어 ‘죽인’ 소현의 정면 클로즈업, 그 낯은 거의 결연하다. ‘나는 앞으로도 타인의 고통을 즐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도 되는 걸까.
그러고 보면 <침범>은 소현을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정해 놓은 채로, 그 (일종의, 이를 테면)‘순수악’이 주변을 잠식하는 과정을 그려내고자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관점은 ‘교회에 데려가자’에서 ‘걔는 사람이 아니야’로 옮겨가는 소현 할머니의 것과 비슷하다. 제가 낸 불을 후광으로 두르고 무감정하게 서 있는-‘머물렀던 곳을 깡그리 불태우는 존재’- 그것이야말로 영화가 전하는 소현의 이미지와 가장 가깝지 않은가. <케빈에 대하여>는 케빈의 정체를 모르고, <침범>은 소현의 정체를 안(다고 말한)다. 영화가 알려주므로, 관객은 사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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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내용으로 글이 모였으나, “20년 후” 이전 파트는 매우 좋았다. 곽선영 배우의 서서히 가라앉는 연기가 몹시 인상적이었다. 후반부는 상대적으로 아쉬웠음에도 이설 배우의 연기만큼은 다시 관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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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각종 위험에 맞서 떠나는 모험을 주제로 한 영화
총 디섯 편을 추천드릴까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모험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해적: 바다로 간 산적
ⓒ 네이버 영화
synopsis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으로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의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
cine pick!
각기 다른 이유로 국새를 찾아 바다에 모인 개성 넘치는 12인은 영화의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묵직한 감동과 더불어 강도 높은 액션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
ⓒ 네이버 영화
synopsis
바다 한가운데, 좁은 구명보트에서 호랑이와 함께 남게 된 소년이 겪은 227일간의 놀라운
여정을 그려낸 영화.
cine pick!
얀 마텔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실사 촬영과 CG를 결합하여 환상적인 시각효과를
구현해냈다. 영화는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최초 상영 후 전세계 언론에서 찬사를
보내기도 하였다.
캐스트 어웨이
ⓒ 네이버 영화
synopsis
페덱스 직원인 척은 연인 캘리와 만나지도 못할 만큼 바쁘게 지낸다. 크리스마스 이브, 데이트
중 급히 호출된 척은 비행기 착륙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후 무인도에서 눈을 뜬다.
cine pick!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음향상에 후보에 올라선 <캐스트 어웨이>는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이다. 제작비로 9천만 달러가
소요되었지만, 월드 박스오피스 기준으로 4억 2963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코렐라인
ⓒ 네이버 영화
synopsis
부모님이 바빠 이사 후 혼자 집안을 돌아다니던 중 숨겨진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날 밤 우연히
문을 열어 본 코렐라인은 또 다른 세계로 가게 되는데...
cine pick!
세계 최초로 제작된 3D 입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코렐라인: 비밀의 문>은 재미있는
스토리 더불어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귀여운 캐릭터에
반전 넘치는 무서운 스토리로 어른을 위한 공포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문라이즈 킹덤
ⓒ 네이버 영화
synopsis
12살 소년과 소녀가 사랑에 빠져 함께 도망친 후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필사적인 수색을 그린 독특한 드라마 영화.
cine pick!
부드러운 색감, 대칭 구도, 매력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웨스 앤더스 감독의 영화 <문라이즈
킹덤>은 2012년 제 65회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많은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기도 하였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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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주 최신 개봉영화!
12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2월 2주 개봉영화 5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 , 2020
킹스맨이 돌아왔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을 그린 작품입니다.
100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킹스맨’ 조직이 어떻게,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다루는데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에 이어 ‘매튜 본’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007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의 ‘랄프 파인즈’ 그리고 신예 해리스 딕킨슨 이 두 배우의 콤비가 탄생을 했는데요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부자 사이에서 생기는 깊은 애정, 갈등, 화해 등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극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최초의 킹스맨의 이야기
첫번째 추천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매트릭스: 리저렉션 The Matrix Resurrections , 2021
18년만에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시리즈
매트릭스1은 1999년, 매트릭스2와 매트릭스3은 2003년에 개봉
그리고 18년만에 신작으로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인류를 위해 운명처럼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 펼치는 새로운 전쟁을 그리는데요
기억을 잃은 네오는 다시 빨간약과 파란약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번 매트릭스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간들이 대결을 펼치는 '매트릭스'만의 독보적인 드라마가 그려질 예정입니다.
18년이 지났지만 기존 출연진들이 이번 작품에도 출연합니다.
네오 역할은 키아누 리브스가 그대로 맡았고, 트리니티 역 역시 캐리 앤 모스가 그대로 맡았습니다.
다시 새롭게 돌아온 매트릭스!
두번째 추천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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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 Drive My Car , 2021
일본의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21 시카고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관객상 2관왕 수상, 2021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2관왕 수상, 2021 덴버국제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14년 8월 발간된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9년 만에 펴낸 단편소설집으로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6주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칸, 베를린 그리고 전세계를 사로잡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걸작
세번째 추천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Cinderella and the Spellbinder , 2021
신데렐라 이야기의 재해석
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는 용감하고 당찬 공주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신비한 생명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번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의 후속작입니다.
'라이온킹', '알라딘', '뮬란2' 등 디즈니 출신 제작진이 만들어낸 전편의 환상적 비주얼의 장점들은 유지하면서
'겨울왕국', '라푼젤' 작업에 참여한 작화가에 의해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작화가 더해져
전 편보다 더욱더 기대가 큰 애니메이션 입니다.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새롭게 재해석한
네번째 추천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 2021
이틀만 진행하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실황
크리스마스이브, ‘마리’와 그녀의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트리 주위에 모였고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그녀에게 마법의 선물을 주게 되면서 이번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녀에게 예기치 않은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마리’의 새 인형이 살아나서 그녀를 돌풍 같은 모험의 세계로 빠트리는영화 "호두까기 인형"이 개봉을 하는데요
공연실황 영화입니다 25일과 27일 단 이틀만 개봉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날 영화관에서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추억
다섯번째 추천영화 "호두까기 인형"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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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주 최신 개봉영화(화이트데이, F20, 스틸워터, 쁘띠마망, 인어가 잠든 집)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1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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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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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브로큰> 메인 예고편
소설에 예고된 동생의 죽음 과연 그 날 밤의 진실은? 하정우 X 김남길의 소름 MAX 진실 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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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특송> 티저 예고편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