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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별2021-09-23 14:25:42

후각이라는 소재를 매력적으로 잘 활용한 영화 <향수>

 


동명의 소설로 먼저 접했던 영화 <향수>. 근데 나는 소설보다 영화가 훨씬 더 매려걱으로 다가왔다. 소설은 모든 것을 상상하는 재미였다면 영화에서는 일부분 제시가 되면서 그 사이사이 틈새를 메꾸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했다.

 

 


 


영화 <향수> 시놉시스

 


천재의 광기 어린 집착, 사라진 13명의 여인들… 그에게 향기는 전부였고, 살인은 운명이었다!
18세기 프랑스 생선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사생아로 버려진 ‘장바티스트 그르누이’. 불행한 삶 속에서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천재적인 후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파리에서 운명적인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리게 된다.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향수제조사 ‘주세페 발디니’의 후계자로 들어간다. 

 


뛰어난 후각으로 파리를 열광시킬 최고의 향수를 탄생시키지만,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를 온전히 소유할 수 없었던 그는 해결책을 찾아 ‘향수의 낙원, 그라스’로 향하게 된다. 마침내 그곳에서 그는 그토록 원했던 자신만의 향수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낸다. 한편 ‘그라스’에서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나체의 시신으로 발견되는 의문의 사건이 계속된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던 카메라 무빙

 

 

영화 <향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카메라 워킹이 굉장히 탁월했기 때문이다. 영상 매체는 아직까지 기술력으로 후각적인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영화 <향수>를 보면서 저 향수에서는 어떤 향이 나는지 그 여인의 몸에서는 어떤 향이 나는지 당시 파리의 악취가 어땠는지가 오롯이 다 느껴질 정도로 카메라 무빙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여인의 뒤를 똧아가는데 풀샷을 잡는 것이 아니라 향이 흘러나오는 곳을 과도하게 클로즈업을 해서 마치 그 향이 퍼져나가는 길을 하나의 시퀀스로 집중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그 후각적인 자극이 굉장히 많이 됐던 것 같다.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자 하는 주인공

 

 

모든 사람들은 고유한 체취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영화 <향수> 속 주인공 그르누이는 무취의 존재다. 세상의 모든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천재적인 능력을 가졌음에도 정작 그는 아무런 냄새를 갖지 못한 무취의 존재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향을 만들어내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살인을 계속해서 저지르고 마지막 군중신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태초의 향을 몸에 뿌리며 사람들을 홀리지만 한 순간일뿐 향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다시 외면하고 만다.

 

이 과정이 약간 라캉의 논리와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그르누이는 태어나면서 무취 즉, 향기를 잃어버리고 태어난다. 그리고 향수를 제조하면서 가지지 못했던 것을 쟁취하는 듯 싶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실재계로 가는 듯하지만 여전히 상징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인정과 사랑을 헷갈려하다

 

 

영화를 보면서 그르누이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자신만의 고유한 체취가 없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 존재를 인식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향을 갈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아니라 알고보니 사랑을 받고 싶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르누이가 느끼는 죄책감과 공허함을 보는 내가 같이 무너지는 듯한 감정을 받았다. 자신의 향기를 얻기 위해서 사람을 죽여왔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인정이 아니라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었고, 잘못된 방식으로 그 사랑을 취해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무너져내리는 그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앞에 선하다.

 

 

 

 


 

 

영상에서 후각이 느껴지는 영화 <향수>. 색다른 감각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성자 . 세라별

출처 . https://blog.naver.com/shkwon1128/22173199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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