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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2025-05-28 21:20:30

액션 영화의 전형, 또 하나의 공식집합체

영화 <브릭레이어> 리뷰

 

 

 

 

액션 영화에는 나름의 공식이 있다. 은퇴한 CIA 요원, 복수를 다짐한 빌런, 시선을 끄는 여배우, 약간의 로맨스, 그리고 절대 쓰러지지 않는 주인공. 《브릭레이어》는 이 익숙한 공식을 충실히 따르며 시작한다. 영화 초반부터 빌런 ‘빅터 라덱’의 악행을 강조하며 긴장감을 조성하고 곧이어 그를 막을 유일한 인물로 전직 CIA 요원 ‘스티브 베일’을 내세운다.

 

 

 

문제는 이 구도가 너무 익숙하다는 데 있다. 주인공과 빌런이 과거 동료였고, 가족을 잃은 후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이라는 설정은 이미 여러 액션 영화와 첩보 시리즈물에서 수없이 반복된 바 있다. 결국 관건은 이 익숙한 틀을 어떻게 새롭게 풀어내느냐일 텐데, 《브릭레이어》는 거친 액션 장면에도 불구하고 극의 흐름은 비교적 단조롭게 전개된다. 반전은 쉽게 예상 가능하고, 긴장감도 오래 유지되지 못한 채 흘러간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현장 경험이 부족한 신입이 베일과 함께하게 된다. 이 역시 전형적인 조합이다. 이 신입 요원이 뛰어난 능력을 숨긴 슈퍼 루키였다면 오히려 이야기에 생기가 돌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가능성마저 지우고, 대부분의 전투 장면에서 베일을 등장시켜 쉽게 해결한다. 위기감보다 반복되는 구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킬러의 보디가드》처럼 주인공들이 앙숙 관계로 유쾌하게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것도 아니고, 인물 간 케미나 서사 역시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극의 매력을 끌어올리지 못한다. 관객이 서사를 따라가며 인물에 감정 이입할 여지마저 부족한 것이다. 차라리 《파과》처럼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서사의 밀도를 높였다면 더 나은 몰입감을 줄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이 영화에도 분명 공들인 흔적은 보인다. 물, 흙, 불, 각종 기구 등을 활용한 액션 연출은 시각적으로 꽤 인상적이고 몇몇 통쾌한 장면은 그 자체로 쾌감을 준다. 하지만 요즘 관객은 이미 수많은 액션 영화 속 ‘클리셰’에 익숙하다. 그렇기에 예상 가능한 반전이나 결말로는 긴장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미 본 듯한 장면이 반복되면 관객은 쉽게 피로를 느낀다. ‘내가 왜 이 시간을 들여 이 영화를 보고 있지?’라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베일이 벽돌공으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벽돌을 쥐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다’는 대사처럼, 복잡한 첩보의 세계보다 육체적 노동에 안정을 느끼는 그의 선택을 통해 제목 《브릭레이어》의 의미를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왜 ‘벽돌공’이라는 설정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설득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의 액션 스타일과 도구 활용을 통해 설명하려 했지만, 이야기 전체의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요약하자면, 《브릭레이어》는 익숙한 장르 공식을 무리 없이 따르지만, 그 이상을 시도하지 못한 작품이다. 각본과 캐릭터 서사가 조금만 더 치밀했다면, 전형을 뚫고 나오는 한 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생각 없이 빠른 전개와 물리적 액션을 즐기고 싶다면 OTT로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장르의 익숙함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 참석 후 작성되었습니다.

작성자 . SUE

출처 . https://blog.naver.com/cine_soo/223881149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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