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2021-02-19 00:00:00
<더 디그/The Dig, 2021>
외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 영화는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거기에 고고학이라는 새로운 소재도 더해진다면, 처음 보는 형식의 영화를 만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에 새로 공개된 <더 디그>가 바로 그런 영화다.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출연진으로 바탕으로 나름의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 <더 디그> 리뷰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드리운 시절, 어느 한 부유한 미망인이 아마추어 고고학자를 고용해 자신의 땅의 있는 무덤들을 발굴하기 시작하고, 그 무덤 속에서 역사를 뒤바꿀 부장품들이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역사와 고고학이라는 나름 신선한 주제를 이용해 우리의 삶과 죽음, 그리고 인류의 미래 등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의 삶과 죽음도 역사의 일부분이고 후대에게 물려줄 전유물이 될 테니까. 조금 부족한 연출력이 거슬리기도 하지만 나름 생각할만한 문제를 던져준다. 고고학이라는 주제 자체의 색다름은 물론, 발굴 현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점점 진행되는 발굴 과정과 방해와 협력 등으로 이루어진 인간관계에서 오는 재미도 충분히 있는 편이다. 정적인 분위기로 끌고 가 굉장히 건조하고 고전적인 이미지가 연상되는 점은 나름 인상적이고, 광활한 무덤의 풍경을 보여주는 촬영이 참으로 환상적이다. 2차 세계대전을 앞둔 20세기 영국의 환경을 생생하게 살려낸 미장센들도 영화의 장점이다.
다만 영화 자체는 조금 아쉽게 다가온다. 영화는 시작부터 굉장히 빠른 전개와 생략을 통해 극을 풀어나가고, 세세한 설명도 없어서 약간 불친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요소 때문에 영화가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순간, 앞서 말한 건조하고 고전적인 이미지의 영향으로 굉장히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거기에 왜 존재하는지 의문이 드는 장면들도 종종 보이며, 인물의 심리묘사도 약간은 아쉽게 되는듯한 감이 있다. 거기에 러브라인까지 등장하는데, 사족 처럼 느껴진다. 이 러브라인은 따지고 보면 불륜인데, 이 관계의 주인공이 릴리 제임스 인건 참 아이러니하다. 극의 마무리도 급하게 얼버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많은 것을 담고 싶은 욕심으로 인해 흘러넘치거나, 혹은 폭발적인 감정을 드러낼 때 지나치게 절제한다. 완급조절이 상당히 아쉽다.
이런 극 속에서 배우들은 여전히 분한다. 캐리 멀리건은 참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인사이드 르윈>에서 처음 만난 배운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그녀가 맡은 캐릭터인 이디스 프리티 자체가 참 애매하게 그려져있는데, 캐리 멀리건은 프리티 부인이 겪고 있는 고민, 고통, 걱정을 잘 표출해낸다. 레이프 파인즈도 참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기한 듯싶다. 빌런이 잘 어울리는 레이프 파인즈가 이런 고고학자 연기가 어울릴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나 름 중요한 위치에 있는 릴리 제임스는 참 아쉬운 배우다.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보고 빠져버린 배운데, 논란이 생겼으니 참. 어쨌든 그녀의 연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엠마>에서 안야 테일러 조이의 상대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자니 플린도 열연하며, 굉장히 익숙한 배우인 켄 스콧도 얼굴을 비춘다. 넷플릭스의 화려한 출연진을 볼 때마다 새삼 넷플릭스의 영향력에 놀란다.
분위기나 촬영이나 나름의 재미나, 여러모로 재밌는 요소는 갖췄지만 부족한 연출력이 아쉽게 다가온 영화다. 역사 영화나, 혹은 20세기 영국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추천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게 본 영화, <더 디그>다.
* 본 콘텐츠는 네이버 블로거 팬서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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