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4-11-14 15:38:30
내 이름은 리들리 스콧. 거장이죠
영화 [글래디에이터 2] 리뷰
이 글은 영화 [글래디에이터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 순간들이 있다. 그것이 누군가에겐 결혼이나 승진 같은 이벤트일 수도 있고, 인생의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얻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순간이 만약 배우에게 다가온다면. 당연히 자신의 존재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역할을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러셀 크로우라는 배우에게는 극 중에서 그의 영광스러운 이름을 원수인 황제 앞에서 분노를 꾹꾹 눌러 담아 내뱉는 순간이 바로 그렇게도 기다리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검투사들 앞을 스쳐 지나가는 그의 모습은, 화면상에서 봤을 때 상대 배우들에 비해 비교적 작은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압도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의 극 중 이름에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이름에도 남다른 무게감이 생긴 뒤에 느낄 수 있는 후광효과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후광 효과를 만들어 낸 위대한 감독 리들리 스콧에게도 [글래디에이터]는 매우 특별한 영화다. 24년이 지난 지금에도 막시무스의 이름을 들으면 전율을 느끼는 관객들에게 속편을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값뿐만 아니라 영화의 이름값도. 게다가 불세출의 영웅 막시무스에게도 톡톡이 값을 치러줘야 하기 때문이다.
감독님 개연성 어디 갔어요
사진출처:다음 영화
사실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해도 겨우 본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그 우려(?)는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현실이 되어버렸다.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들은 1편에서 따왔지만 안타깝게도 개연성과 임팩트는 24년 전 영화에서 신나게 써 버려 이미 멸종한 것처럼 느껴진다.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는 루시우스(폴 메스칼)의 눈에 분노가 있다고 말한다. 전쟁 중 자신의 아내를 비롯한 시민들을 잃었으니 분노의 계기는 명확하다. 그러나 분노의 방향과 깊이는 애처로울 정도로 얕아서 영화 상에서 주인공에게 몰입하기 힘들다. 그나마 쌓아 올린 나노단위의 분노조차도 결국 마르쿠스(페드로 파스칼)를 경기장에서 만나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덕분에 영화의 초반부에는 이렇게 말 잘 듣는 전쟁노예가 있었던가.라는 어이없는 생각마저 하게 한다.
초반부에서 자신의 뿌리를 다시 한번 알게 된 각성한 주인공이 후반부에는 독자적으로 "로마황제 프로듀스 101"을 찍고 있는 마크리누스에게로 칼끝을 겨누는 과정도 그다지 인상적이라거나 매끄럽지 않다.
그 연결고리로 선택한 것은 쌍둥이 황제의 존재이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그들이 잘못한 것이라 해봐야 화장을 무당처럼 하는 바람에 밤에 마주치면 무섭게 보이겠다 정도일 뿐. 인간성의 잔인함을 강조하는 것 외에 주인공과 크게 관련된 이벤트는 없어 보인다. 그러니 황제의 존재 이유는 마크리누스의 귀걸이보다도 작고 하찮게 보이고, 그로 인해 과연 그만큼의 품을 들여서 이들을 없앨 이유가 있었던가.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사진출처:다음 영화
또한 2편이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는 주인공의 태생적인 한계에서부터 온다.
주인공에게 고유함과 더불어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막시무스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루시우스는 자신의 이름보다는 아버지의 이름 덕에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가 등장하는 극초반부의 장면은 정말 많은 정보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그것도 전장을 둘러보는 막시무스를 향해 인사하는 동료 병사들의 표정으로. 그를 향한 믿음과 존경. 전우애와 의지를 꽉꽉 채운 눈빛으로 말이다.
막시무스는 촉망받는 장군이었으며 분노를 장착한 정치게임의 패배자였고. 죽음이 그를 덮친다 해도 무릎 꿇기는커녕 어서 나를 갈기갈기 찢어보라며 포효할 인물이었다. 잔인한 전투 장면이 없이도 그의 걸음걸음마다 위엄이 느껴졌다.
그러나 루시우스에게 주어진 서사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너무도 옅은 데다 유약했고. 그 덕분에 루시우스는 아버지에게 그저 만담실력을 물려받은 호탕한 사람 정도로만 느껴진다.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큰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는 너무도 명백하다. 그는 로마 제국의 단 하나 남은 후계자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핏줄을 아무리 영화라지만 살해할 리는 없다.
우리는 막시무스가 그토록 살아남기를 원했고. 화면 속에서 시간이 흐를 때마다 죽어가는 그를 보며 눈물과 안타까움을 삼켰지만. 아들은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온 세상 인물이 다 죽는다 해도 자신은 절대 죽지 않을 테니. 믿는 구석이 애초에 있는 사람의 전투가 간절해 보일 리가 없다.
거장의 장기자랑 타임
사진출처:다음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장이 자신의 이름을 지키는 방법은 아주 단순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십분 살려내 화면과 남은 시간 가득 채워내는 것.
혼란스럽고 실망스러운 초반부가 지나고 나면 후반부에는 우리가 감독에게 기대했던 모든 장면들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관객의 눈에 안긴다. 소위 "큰 영화"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가진 요소들인 거대한 스케일과 장엄한 장면에서 갖추어야 할 카타르시스들을 모조리 느낄 수 있다. 기존의 검투 장면들 역시도 작정한 듯 화려하게 준비되어 있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거의 장면들은 아름답다 못해 심장을 뛰게 만들기 충분하다. 이런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감독은 지구상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 밖에 없을 것이며. 그의 존재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후반부 덕에 앞부분의 불쾌함이 조금은 날아간다.
물론 영화가 주는 장대함과 압도당하는 힘이 스토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장면 자체가 주는 웅장 함이라는 것은 아쉽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보상은 완벽히 가능하고. 정해진 결말로 가는 그 길마저도 조금은 기대로 채울 수 있다.
마치면서
내가 존 스노우 시절(대충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는 뜻) 두려움이 너를 구할 것이다.라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말은 꽤 오랫동안 내겐 미스터리와도 같았다.
한낱 평범한 사람인 나 조차도 두려움을 이토록 피하고 싶은데. 자신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버린 작품의 감독에게 이번 영화는 얼마나 피하고 싶은 과제였을까.
두려움에서 자신을 구해내기 위해. 거장은 스스로가 가진 모든 "치트키"를 활용했다. 주어진 두려움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한 덕에. 이 두려움의 바다에 빠졌을(?) 거장은 뭍까지는 떠밀려 올 수 있었다.
머금은 모래를 내뱉고 따끔거리는 바닷물이 코에서 흐르는 걸 느끼며 진절머리를 쳤겠지만. 비로소 폐 한가득 신선한 공기를 마실 때는 안심했을 것이다. 이 영화의 결과 또한 아마도 조금은 매콤하지만 다행인 평이될 것이다.
또한 다음번에 두려움의 바다에 빠졌을 때 무사할 행운이 다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 글의 TMI]
1. 베이글 그만 먹고 싶은데 그게 안 됨
2. 아침 운동 너무 힘들다.
3. 너무 추워서 난로를 사고 싶은데 전기세가 걱정된다.
#영화리뷰 #영화리뷰어 #munalogi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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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에 괴인은 없다
영화 <괴인> 시사회장에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미로 사는 산만 한 덩치의 분홍색 곰돌이 '벨리곰'이 깜짝 등장했습니다. '벨리곰'을 만든 제작자가 바로 영화 <괴인>을 만든 프로듀서라고 하는데요. 정현중 프로듀서는 <괴인>의 이정홍 감독이 '벨리곰'을 디자인한 장본인이고, '벨리곰'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한 작품이 바로 <괴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없이 귀여운 분홍색 곰돌이와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남자의 조합이라, 참으로 기이했습니다. 동시에 묘한 기대감이 차올랐습니다. '이 영화'와 '저 곰'을 만든 사람이 같다는 것만으로 "당신도 나처럼 이상하잖아요"라는 포스터 속 카피가 단번에 이해되어 버렸달까요? 무대인사에서부터 이상하고 알 수 없는 기운이 폴폴 풍겼던 영화 <괴인>을 관람했습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괴인>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괴인>은 2023년 11월 8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괴인
a Wild Roomer
<괴인>은 어느 날 자동차 지붕이 찌그러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홍'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블랙박스를 돌려 보다가 누군가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바람에 차가 망가졌다는 것을 알아차린 '기홍'은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 집주인 '정환'과 함께 범인 찾기에 나섭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괴인>이 사소한 일에서 촉발된 거대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추리극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찌그러진 자동차 지붕에서 시작한 영화는 '기홍'의 하루하루를 천천히 뒤쫓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가 세 들어 사는 '정환'과 '현정' 부부의 집은 주된 배경이 되고, '정환'과 '현정' 역시 주요한 주변 인물이 되죠. 영화는 '기홍'을 멀찌감치에서 관찰하다가도 일순간 내밀한 심정을 들추어내기를 반복하며 '기홍'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그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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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주 무대인 '정환'과 '현정'의 집은 분리와 연결을 테마로 하는 디귿(ㄷ) 형태의 공간입니다. 현관문은 두 개로 나뉘어 있으나, 실은 하나로 연결된 집이죠. 그들의 집은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는 구조적 특징을 가졌습니다. 분리와 연결은 정반대의 단어입니다. 즉, 분리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모순인 셈입니다. 하지만 '정환'과 '현정'의 집은 그렇게 지어졌고, 실은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정합되는 것 없이 늘 어긋나곤 하죠. 그리고 <괴인>은 이러한 삶의 모습을 '기홍'과 주변 캐릭터들을 통해 묘사합니다.
주인공 '기홍'은 가장 많은 모순이 드러나는 인물입니다. 그는 동료들에겐 무례하고, 집주인에겐 예의가 바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주체적으로 일하는 목수가 되었지만, 늘 누군가의 의뢰 없이는 돈을 벌지 못하는 의존적인 상황에 처합니다. 돈 많고 젊은 집주인 부부가 불편하면서도 술자리, 범인 찾기, 취미 생활 등 사사로운 일들을 자주 함께합니다. 남의 가게에서 잠을 청하다가 자신의 차를 망가뜨린 '하나'가 이해되지 않지만, 결국 거처를 잃은 그녀가 마음에 쓰입니다. 한 번 꼬셔보려는 여자들은 죄다 싫은 티를 팍팍 내는데, 꼬실 여자 후보에도 없었던 '현정'과는 미묘한 사이가 됩니다. 이러한 어긋남은 다른 캐릭터들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세상만사 관심 없다는 느긋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기홍'에게 관심이 많아도 너무 많은 '정환', 남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좋은 아내가 되겠다는 '현정', 차를 망가뜨리고 도망간 홈리스이면서 누구보다 빚지기를 싫어하는 '하나'까지. 모두 모순 투성이입니다.
정리해 보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괴상합니다. 그런데 괴상하다는 것은 '보통과 다르게 이상한 것'을 말하지요. 따라서 모든 인물이 괴상한 것은 모순입니다. 모든 인물이 괴상하다는 것은 그것이 곧 보통이라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괴상하다는 것은 모순적이게도 평범하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이 영화 속에는 단 한 명의 괴인도 없습니다. 오직 범인들 뿐이죠.
실제로 영화를 보다 보면 낯설게 느껴졌던 모든 괴인들이 낯설지 않아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모순적인 면면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고, 어긋남의 순간은 어느 삶에나 생깁니다. 모든 인간은 매 순간 조금씩 죽어가고 있음에도 이를 '살아간다'라고 표현한다는 면에서 인간의 삶 자체가 모순 덩어리입니다. 살아가는 중이기도, 죽어가는 중이기도 한 우리는 모순이라는 평범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괴상하게 살아갑니다. 인생이 따뜻하면서도 씁쓸하고, 씁쓸하면서도 따뜻한 것은 삶이 이런 어긋남들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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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뼈대가 엉성하면 아무리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해도 좋은 작품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중요한 철근 몇 개를 빼고 영화의 뼈대를 세웠는데도 배우의 인지도라는 콘크리트가 영화 전체를 지탱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무명 배우가 연기했더라도 이 영화는 이렇게 알려졌을까?' 이처럼 이름난 배우의 후광은 특별한 점 하나 없는 영화에 매력을 더해주곤 합니다. 그 말인즉슨 영화가 매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려면 배우의 후광을 없애보면 된다는 뜻이기도 하죠.
<괴인>은 배우의 후광을 모조리 제거한 작품입니다. 먼 훗 날, 톱스타가 된 어느 배우의 과거 작품으로 <괴인>이 매체에 오르내릴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괴인>에서 열연한 배우들은 모두 연기 경험이 없는 비전문 배우이기 때문이죠. '기홍' 역의 박기홍 님은 이정홍 감독의 30년 지기 친구이자 실제 목수이고, '정환' 역의 안주민 님은 이탈리안 셰프입니다. 이렇듯 아는 배우가 전혀 나오지 않다 보니 영화 전반부에는 이 작품이 심지어 다큐멘터리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괴인>은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 흡인력과 매력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들이 낯선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완전히 극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연기를 이만큼 하는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감독과 제작진이 꽤나 고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흠씬 들었습니다만, 그보다도 영화의 매력인 '보여주기'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 더 많이 느껴졌습니다. 장면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거친 흐름의 영화인데도 모든 장면의 색감, 구도, 심도 등을 섬세하게 연출하려는 열정이 느껴졌죠. 특히 프레임 인 프레임 구성으로 집중력을 확 끌어올렸던 인트로 장면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합니다.
영화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 유명 배우라는 치트키를 쓰지 않은 것, 이마저도 어떠한 종류의 모순으로 보인다면 제가 영화에 너무 깊이 빠져버린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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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립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을 하나의 영화 안에서 선보인 <괴인>이 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준... '벨리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삶의 복잡다단함을 담아낸 <괴인>의 탄생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단순한 재미로 사는 '벨리곰'에게 감사를 전해야 한다는 사실마저 모순적이네요.
Summary
운전을 하던 목수 ‘기홍’은 자신의 차 지붕이 찌그러진 걸 우연히 발견한다. 공사 중인 학원 앞에 세워 둔 차 위로 누군가 뛰어내린 사실을 알게 된 ‘기홍’은 범인을 찾자는 집주인 ‘정환’의 부추김에 늦은 밤 학원으로 향하고, 신원 미상의 인물이 창밖으로 도망치는 것을 목격하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이정홍
출연: 박기홍, 안주민, 전길, 이기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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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처럼 건조해도 사랑이야
헬싱키의 빈티지 로맨스라는 문구와 Fallen Leaves라는 제목에서 꽤나 궁금증이 생기던 영화였다. 칸 수상도 하고, 로튼 토마토의 평가도 매우 좋은 편!
로튼 토마토 신선도지수 99%
제7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제96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핀란드 출품작
2023 국제영화비평가연맹 그랑프리빈티지함 물씬한 포스터도 너무 매력적이고요
그 누구보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는 두 남녀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술과 담배 없이 못 사는 홀라파, 그렇지만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상남자 중에 상남자. 금요일 밤에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고독한 밤을 보내려고 하지만 직장동료의 꾐으로 오랜만에 가라오케를 간다. 술만 홀짝 거리며 무심히 공연을 보다가 우연히 안사를 보게 되는데, 안사 또한 홀라파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날 둘은 보는 사람이 짜릿할 정도의 시선만 나눌 뿐, 말 한마디 나누지 않는다.
운명은 이 둘을 이어주다가도, 운명의 장난처럼 갈라놓기도 한다. 중간중간 나오는 핀란드식 특유의 유머는 생각도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하고 있었다. 이 영화 특징은 대사보다 노래가사가 더 많은 느낌이었는데, 중간에 두 사람의 타이밍이 안 맞을 때 나오던 노래가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만 같았다. (위 사진 속의 밴드의 노래) 노래가 매우 슬픔.
분명 시점은 현재인데, 10년, 20년 전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이 영화에는 특유의 버석함이 매력이다. 모든 사람들이 감정이 절제되어 있는 편이고, 당연히 이 둘도 별 말을 안 한다. 근데 이렇게 로맨틱하고, 이렇게 잘 통한다고? 싶고.
이때 안사가 윙크를 하는데 너무 사랑스럽다.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일만 하던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참고로 저 강아지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반려견이라고 한다. 여기서 감독 특유의 개그 코드가 묻어 나온다. 드라이한 일상 속에서 달콤한 사랑에 취한 남녀의 이야기, 12/20(수)부터 개봉한다고 하니 친구와 연인과 함께 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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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극장의 영웅으로 내세울 순 없다!
마침내라는 표현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있을까?
영화 <영웅>도 "코로나19"로 개봉을 기다린 작품이다. - 재밌는 건. 개봉 경쟁작이 얼마 전에 개봉했던 <인생은 아름다워>이다!
동명의 뮤지컬을 그대로, 영화로 가져왔기에 기대치도 있겠지만 문제는 "윤제균"이라는 이름이다.
<해운대, 2009>와 <국제시장, 2014>으로 천만 관객들을 넘겼지만, 반응이 "진정한 천만 영화"로 반응이 썩 좋지 않다. - N회차가 없다는 이유로...조선 말기.
일제를 비롯한 외세의 침략을 겪는 대한 제국은 "외교권"을 비롯해 주권들이 차례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독립운동을 펼치는 이들이 존재했고 "안중근" 역시 나라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하는데...1. 음악 방송도 가사는 보여준다.
동명의 뮤지컬을 옮긴 <영웅>이기에 기대치도 있겠지만 우려 또한 존재한다.
혹자는 이를 '가사가 한국어'라는 이유를 언급하겠지만, <라라랜드, 2016>를 보는 "미국인"과 <레미제라블, 2012>을 듣는 "프랑스인"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결국, 해당 장르의 문제는 "한국어"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건데 영화 <영웅>도 "뮤지컬"보단 다른 문제들이 눈에 보인다.결국, "뮤지컬"을 떠나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체는 "캐릭터"이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것이 "넘버"이다.
<겨울왕국, 2013>의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듀엣)'만 살펴보면, 닫혀있던 왕국의 문을 열려는 "안나"의 설렘과 "엘사"의 비밀이 대비적으로 그려져있다. - 그리고, "Let It Go"로 "엘사"의 매력이!!!
그런 점에서 이번 <영웅>에서 인상적인 넘버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이런 이유에는 필자가 해당 원작 뮤지컬을 챙겨보지 않았다는 점도 있겠지만, 음악의 가사가 보이지 않다는 것이 크다.
이전에 개봉한 <인생은 아름다워>도 가사가 보이지 않았지만, 크게 돋보이지 않는 이유에는 기존 곡들을 활용한 "팝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웅>은 오리지널 뮤지컬로 부르는 노래들 역시 새로이 만들어졌기에 앞서 <겨울왕국, 2013>을 생각하면 이런 세심함이 있어야만 했다!2. 새로운 캐릭터들이 나왔음에도...
앞서 말했듯이 <영웅>은 "도마 안중근"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영화나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그 마무리는 알 거다.
그렇기에 그 과정에 살이 붙여나가 관객들의 흥미를 돋우려는 것이 가장 초점을 둘 것이고, 새로운 캐릭터들이 해야 한다.
이는 "설희(김고은 분)"와 "진주(박진주 분)"에게 향하지만, 앞서 말한 가사 문제를 비롯해 이야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영화에서 이들을 살펴보면, "궁녀"에서 "을미사변"으로 일본으로 넘어가 정보국 요원으로 활동하는 "설희"와 "진주"는 "동하"와 로맨스 라인을 형성한다.
'이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큰 상관은 안 하나 이들의 이야기 톤이 널뛰며 달라지는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데에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 "설희"는 극에서 "안중근"과 이야기를 양분할 만큼 큰 분량을 할애하는 데에도 매력 없이 소비된다. - 그리고, "진주"는 모두가 걱정한 눈물로 희생된다.결국, 이런 부족한 설명력은 극 중. 그에게 감동한 일본 교도관이 대신해 사과하는 실제 역사를 허구로 느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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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아나 2 |뻔한 레시피, 쉬운 재료, 평범한 플레이팅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다른 섬에 사는 부족들을 찾기 위해 꾸준히 항해에 나서던 '모아나'(아울리이 크러발리오). 그녀는 전설적인 항해자이자 길잡이를 뜻하는 '타우타이' 칭호를 받은 직후 고대의 조상이 등장하는 환영을 본다. 인간 세계의 이야기를 지우고자 하는 폭풍의 신 '날로'(토피카 페푸리이)가 숨긴 섬, '모투페투'를 찾아내어 바닷길을 열지 못하면 모아나의 부족이 고사하게 될 것이라는 예지를 받은 것.
이에 모아나는 발명가 '로토'(로즈 마타페오), 농부 '켈레'(데이비드 페인), 이야기꾼 '모니'(후알랄라이 청)와 함께 다시 바다로 향한다. 그러나 모아나 일행은 날로가 보낸 괴물들을 만나 위기에 처하고, 그녀는 타우타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런 그녀 앞에 오랜 파트너이자 반신반인 영웅 '마우이'(드웨인 존슨)가 나타나고, 그의 격려에 힘입어 모아나는 다시 한번 모투페투를 찾는 여정에 나선다.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전 세계에서 6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모아나>. <모아나>의 매력은 신선함이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폴리네시아 신화는 이전까지의 디즈니 작품에서 보지 못한 볼거리였다. 족장의 '후계자'로서 생산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여자 주인공의 등장도 파격적이었다. <겨울왕국>의 엘사, 안나 자매만 해도 전통적인 공주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으니까.
반면에 8년 만에 돌아온 속편 <모아나 2>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개봉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디즈니의 2024년 1분기 실적 보고회에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던 속편이 돌연히 극장용으로 전환되었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 전편의 OST를 맡았고, 현재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곡가 린 마누엘 미란다가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뉴스도 불안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모아나 2>는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말았다. 전편을 답습하는 데 그친 전반적인 얼개와 스토리, 고막을 유혹하는 데 실패한 OST는 본래 TV용 작품이었던 초안의 방증이나 다름없었다. 예상치 못하게 흥미로운 특이점은 있지만, 그조차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본래 특징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결국 <모아나 2>도 완성도 측면에서는 <스트레인지 월드>와 <위시>로 이어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다.
익숙한 이데올로기를 담은 환상
개봉 전에 <모아나 2>에서 보고 싶었던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카누를 타고 망망대해를 시원하게 가르는 모아나와 독수리로 변신해 그 위를 날아가는 마우이의 투샷일 것이다. 그런데 <모아나 2>는 이 장면에 예상치 못한, 하지만 디즈니라서 자연스러운 함의를 불어넣었다. 폭풍의 신 날로의 방해를 뚫고 모투페투 섬을 찾아서 자유로운 바닷길을 열어야 하는 모아나의 항해가 '항행의 자유 작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승전한 후 지금까지도 미 해군은 서방 진영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했다. 국가 간 무역을 활성화해 시장 경제를 키우며 자국 중심 질서를 정립한 것. 근래 중국처럼 이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나타나면 군사 작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모아나 2>는 놀라울 만큼 현실적인 작품이다. 모아나는 미 해군, 마우이와 동료들은 미국의 동맹국, 날로 신은 중국처럼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는 국가에 정확히 대응되기 때문.
물론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 해석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바닷길의 중요성은 미국만의 가치가 아니며, 바다를 통한 소통과 교류는 역사를 발전시키는 핵심 원동력이었으니까. 명나라가 정화의 원정 이후 돌연 바닷길을 포기한 이후 서구 열강이 중국의 국력을 추월한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따라서 바닷길을 끊어서 인간 세계를 암흑 속에 빠트리려는 날로의 존재는 인류 문명 공통의 공포이자 두려움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모아나 2>는 어디까지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디즈니는 대공황 이후부터 미국 사회가 추구하고 유지할 가치와 윤리를 충족시키는 환상 속에서 재미와 쾌감을 추구한 스튜디오였으니까. 자연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미국식 이데올로기를 은연중에 관객에게 심어주는 역할을 맡아 왔다. 그렇기에 <모아나 2>가 보여주는 모험과 항해를 미국 중심적 시각에서 이해해도 무리는 아니다.
신화로 가린 이데올로기
다만 미국 패권에 대한 은유는 전면에 부각되지 않는다. <모아나 2>가 전편의 미덕을 본받아 인간 영웅이라는 신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 대다수 신화는 초자연적 존재를 조력자나 대적자로, 인간 영웅을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공통의 작법을 공유한다. 대체로 신적 존재는 아무리 강해도 여러 제약이 있다. 그렇기에 금기로부터 자유로운 인간만이 신과 인간 세계 양쪽을 넘나들면서 모험을 펼치고, 운명을 성취한다.
<모아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다'와 같은 강대한 존재도 세계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 대신 모아나를 영웅으로 낙점하고, 그녀가 좌절하거나 포기하려 할 때마다 간접적으로 도울 뿐이었다. 남태평양 섬의 원주민들이 공통적으로 숭배하는 영웅, 마우이로부터 항해술을 배우도록 난파된 모아나의 배를 그의 섬으로 이끌어주는 식이었다. 모험을 계속할지 말 지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모아나의 몫이었다.
<모아나 2>도 마찬가지다. 전편이 반신반인이 아닌 인간의 모험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면, 속편은 이를 구체화한다. 날로와 전투를 펼치는 클리아맥스가 대표적이다.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는 가운데, 모아나는 자신과 마우이의 역할을 바꾼다. 날로가 능력이 더 뛰어난 반신이 아니라 오직 인간만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 이는 뻔할 수 있었던 후반부를 변주시키며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는 맛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안타깝게도 <모아나 2>의 장점은 여기까지다. 우선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은 전편을 답습했다. 고향 모투누이 섬에 위기가 닥치는 환영을 본 모아나. 선조들이 발견하지 못한 전설 속의 섬을 찾아내지 못하면 부족 사람들이 모투누이에서 고립된 채 고사할 것이라는 예지를 받자 그녀는 다시 한번 항해에 나선다. 이는 모투누이에 찾아온 재앙을 풀기 위해 항해를 떠난 전편과 다를 게 없다.
발단 이후의 전개도 전편과 거의 동일하다. 서로 떨어져 있던 모아나와 마우이는 항해 도중에 합류해서 다시금 한 팀을 이룬다. 최종 빌런을 마주하기 전에 한 차례 실패를 겪는 것도, 좌절한 일방을 다른 일방이 위로하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도 유사하다. 단지 전편에서는 모아나가 마우이를, 속편에서는 마우이가 모아나를 일으켜 주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기시감을 옅게 만들려는 시도는 있다. 돼지 '푸아'와 닭 '헤이헤이'에 더해 모아나의 여동생 '시메아', 동료 선원 모니와 로토 등에게 적잖은 분량을 부여하고, OST에서도 로토에게 래퍼 역할을 맡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모아나와 마우이의 분량이 줄면서 도리어 그들의 캐릭터성이 평면적으로 변한다. 일례로 전설적인 길잡이의 칭호까지 받은 모아나의 내적 갈등은 스케치 수준으로 스쳐 지나간다.
귀가 허전해
마지막으로는 음악의 쾌감도 전편에 미치지 못한다. 더 이상의 검증이 불필요한 린 마누엘 미란다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그는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로 결심을 굳힐 때 부르는 노래인 'How Far I'll Go'를 작사, 작곡하면서 <모아나>의 흥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었다. 엘사가 부른 'Let It Go'가 <겨울왕국>을 상징하듯이, 'How Far I'll Go' <모아나>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으니까.
린 마누엘 미란다가 제작에 불참한 <모아나 2>는 'How Far I'll Go'와 같이 뇌리에 각인될 만한 OST를 들려주지 못했다. 두 번째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Beyond'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하지만, 이전 곡과 같은 임팩트를 주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물론 노래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편에서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까지 겪은 역경만큼 극적인 전개를 속편이 고안해내지 못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에 가깝다.
귀가 허전한 아쉬움을 비주얼로 만회하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클라이맥스 전투 시퀀스는 확실히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모아나의 카누가 거대한 파도를 빗겨 타는 순간을 4d로 본다면 마치 서핑을 하는 듯한 쾌감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음악의 아쉬움을 온전히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클라이맥스 외의 장면에서는 특별히 놀랄 만한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모아나 2>는 쿠키 영상에서 예고하는 3편을 위한 징검다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듯 싶다. 그와 동시에 과연 <모아나 2>가 징검다리 역할을 온전히 해냈는지는 끝나는 순간까지도 의문이다. 세 번째 애니메이션보다는 약 1년 반 뒤에 개봉할 <모아나> 실사 영화가 더 궁금해지니까.
Acceptable 무난함
디즈니가 디즈니한 무색무취한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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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2월! 신작 추천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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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한국의 조폐국을 강도단이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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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전을 설계한 수수께끼의 인물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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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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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람과 함께 이곳을 탈출해 호화롭고 로맨틱한
휴양지로 떠나게 될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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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제국에 맞서고자 뭉친 엘프 세계의 추방자 일곱 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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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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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과도 같은 결과가 찾아오는데...
감독: 매튜 워처스
출연: 얼리샤 위어, 엠마 톰슨, 라샤나 린치, 시티븐 그레이엄,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신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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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
그저 뒹굴대고 싶은 달걀 구데타마
귀찮지만 하룻병아리 샤키피요와 함께 대모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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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지우, 한지완
출연: 나카오 아키요시, 모토라 세리나, 미나가와 사루토키, 타메우치 슌스케,
후쿠시마 세이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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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스웨덴] 영화의 페르소나를 벗겨내는 영화, <페르소나>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페르소나>는 필름이나 영사기 등의 장치들을 보여주거나, 오프닝 시퀀스에서 제작자의 이름이 적힌 흰 바탕의 화면과 인물의 얼굴, 사물의 클로즈업을 교차해 배치함으로써 관객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영화’이며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관객에게 일깨워 준다. 대사 없이 소년을 따라 이어지는 영화의 다음 장면을 기대하며 집중하고 있던 관객은 인물과 사물 사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필름 인서트에, 영사기가 돌아가는 모습에 다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이것이 필름에 기록되어 영사기를 통해 상영되고 있는 영화임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때로 어두운 영화관 속에서 스크린의 경계를 흐리게 함으로써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 마치 실제 현실인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무의식적으로 인물 혹은 카메라의 시선에 동일시 되어 디제시스에 몰입하게 되는데, 비록 소문일 뿐이라고 알려졌지만,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이 처음으로 다수의 관객 앞에서 상영되었을 당시 관객이 실제로 자신에게 기차가 달려오는 줄 알고 놀라서 뛰쳐나갔다는 이야기를 통해서도 그 효과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영화는 이처럼 때로는 허구의 세계를 현실처럼 보여주어 관객에게 실제와 같은 인상과 감각을 제공하는 페르소나를 갖는다. 잉마르 베리만의 <페르소나>는 이러한 영화가 가진 페르소나를 벗겨주는 영화이며, 그것을 통해 관객이 인물에게 몰입하고, 동일시된다기보다, 엘리자베스와 알마 두 여성이 점점 겹쳐지는 과정과 그 이면을 제대로 관찰하게 해준다.
흐릿한 여자의 초상화를 쓰다듬는 남자아이가 등장하고 엘리자베스 보글러와 알마라는 두 인물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서사가 시작되는데, 이때 알마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부분은 마치 관객인 우리가 문을 열고 스크린의 경계를 넘어 영화 속 세상으로 들어간 듯한 인상을 준다. 알마를 지켜보는 시선에 몰입하려던 찰나, 그녀의 앞에 있던 카메라는 그녀의 뒤통수와 옆모습을 단절된 컷으로 비추는데, 이로써 그녀는 보이는 대상이 되고 관객은 극 중 인물에게 동일시되기보다는 그녀를 바라보는 관찰자로서의 위치를 가진다. <페르소나>에서는 인물의 클로즈업과 시점 쇼트가 빈번히 활용되는데, 덕분에 관객은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서로에 관한 생각에 공감할 수 있으며 함께 가까워지고, 때로는 인물과 대화하고 있는 듯한 인상도 받게 된다. 그러나 영화의 후반부, 서로의 내면을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죄의식을 떠올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혼동하며 동일화되어 가는 두 사람의 클로즈업 샷이 점점 섞여가다가 마침내 반반으로 합쳐져 한 사람의 얼굴이 된 결정적인 순간, 두 사람의 모습을 담은 하나의 얼굴은 일시적으로 사진처럼 정지한다. 이는 아녜스 바르다의 <행복>의 후반부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의 단체 사진과도 유사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데, 두 사람의 클로즈업으로 만들어진 정지된 얼굴은, 인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그 누구의 시선도 아닌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응시하게 만들며, 관객에게 하나의 얼굴로 합쳐져 이제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분간하기도 어려워진 상태에서 두 인물에 대해 사유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영화가 진행되어 오는 동안 몰입하고 동일시해왔던 인물들로부터 일시적으로 거리를 두게 되며, 스크린의 경계를 넘어 현실적인 인상을 주는 영화의 페르소나를 벗기고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두 여인의 서사가 마무리되고 오프닝에 등장했던 소년이 다시 등장하는데, 소년이 쓰다듬던 초상화 속 여인이 엘리자베스라는 것이 드러나고, 이를 통해 그 소년은 엘리자베스의 아들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스크린을 통해 엘리자베스와 알마의 이야기를 보고 있었던 것처럼 그 또한 역시 2차원의 화면을 통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로써 우리가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는 행위를 뚜렷하게 자각하게 된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부분, 초상화의 정체와 소년이 드러남과 더불어 촬영 현장에 놓여있는 듯한 촬영용 카메라들과 앞서 보았던 영사기, 그리고 끝이 거의 보이는 다 풀려가는 필름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재차 인식하게 함과 동시에 영화가 끝을 맺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영화 <페르소나>는 엘리자베스와 알마라는 두 여인을 통해 인간의 깊은 심연과 이면, 죄의식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서의 삶을 보여줌과 동시에 영화가 가진 페르소나를 드러내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착각을 인지하게 해주며 관객이 인물들에 동일시되지 않고 인물 간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가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깨우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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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제8일의 밤> 티저 예고편
[2021년 7월 2일, 넷플릭스 공개]
놈이 온다. 인간을 사로잡아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 그것.
수천 년 된 영혼이 깨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런 운명을 타고난 승려가 움직인다.
한 손에는 염주, 한 손에는 도끼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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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티저 예고편
[2021년 6월 18일, 넷플릭스 공개]
국적, 다 다르다.
성격, 제각각이다.
외국인 학생들이 모인 한국의 한 대학 국제 기숙사.
이곳에서 그들은 우정을 쌓고, 사랑에 들뜨고, 세상을 배운다.
대부분 엉망진창 뒤죽박죽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