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슬2021-11-06 20:01:25
각자의 이삭을 주우며 살아가는 사람들
<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리뷰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밀레의 명화 <이삭줍는 여인들>을 보고 아녜스 바르다가 현대 사회의 모습까지 확장해서 영화를 진행 시킨 점이 특색 있었다.
이 그림을 보면 따뜻함, 평온함을 느꼈는데 아녜스 바르다는 이 그림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각자의 이유로 버려진 음식을 줍는 사람들, 우리 사회가 주목하지 하지 않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같은 그림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느낌을 떠올리고 그것을 영화로 제작했다는 점이 왜 아녜스 바르다가 누벨바그의 거장이라고 불리는지 깨달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또 줍는다는 행위가 처음에는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하는 행위,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행위라는 이미지가 바로 떠오른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진행될수록 환경을 위해서, 예술을 위해서 줍는 사람들 등등 다양한 이유와 자신만의 신념을 위해 줍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래서 길에서 무언가를 줍는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영화를 보면서 바뀌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버려진 것들도 주인공이 될 수 있고 그것이 누군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모습, 새로운 탄생 품이 되는 영화의 흐름이
처음엔 버려진 물건을 줍는 사람들과 왜 줍는지 이유에만 집중이 되었다면, 나중에는 버려진 물건들 에게도 시선이 갔다.
그리고 영화의 분위기는 일상적인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어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였지만, 그 일상을 통해 현대 사회의 과소비와 대량 생산 등 현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에 봤던 다큐멘터리와 달랐던 점은 어떠한 주제가 있으면 그 주제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인터뷰, 자료들, 주인공의 삶 위주로 나온다.
근데 이 영화는 타인의 일상을 찍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도 하고 자신의 손을 보여주고 직접 버려진 물건을 주워 오는 것을 찍는 등 감독님의 참여가 직접적으로 보였다. 그 점이 기존의 다큐멘터리와 다르고 마치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곰팡이가 마치 추상화 같아서 좋아한다는 장면이다. 곰팡이를 보는 것조차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는 아녜스 바르다의 시선이 특별했다. 액자 프레임 안에 곰팡이를 담으니까 정말 하나의 작품처럼 보였다. 또한 이 장면도 남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더럽다고 생각하는 소재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이 영화 주제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결말 부의 폭풍우 속에서 이삭 줍는 여인들의 그림이 인상 깊었다. 이 영화 처음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평온해 보이는 이삭 줍는 여인들의 그림이 나왔다. 이 영화가 끝난 후 누군가에게는 줍는다는 행위가 생존, 신념, 가치 있는 행위라고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결말에는 같은 이삭 줍는 여인들이지만, 폭풍 속에서 이삭을 줍고 있다. 누군가에겐 줍는다는 것이 폭풍우 같은 환경에서 버티며 줍는다는 것을 표현하였고, 이 영화의 흐름과 주제가 마지막 그림 한 장으로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