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3-27 12:45:09
사제간에 그려낸 서로의 초상화.
영화 [승부] 리뷰
이 글은 영화 [승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때 그려진 초상화를 보면. 드라마 촬영 후 후보정까지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보기에는 적나라하다는 표현 밖에는 붙여줄 수가 없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초상화를 남기는 것은 어명의 영역이었기에 그 어떤 숨김도 거짓도 없어야만 한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당연하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 폭의 그림에 담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땐. 마냥 어명이라 하더라도 신이 나지는 않았을 것만 같다. 애써 숨기고 싶었던 곰보 자국이 그림 안에서 살게 될 자신의 뺨 위에서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알지 못했던 단점마저도 초상화에 들어있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
사진출처:다음 영화
제자인 창호(유아인)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발견했을 때. 조훈현(이병헌)은 아마도 처음으로 자신의 곰보자국들을 들여다봤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알고 있었던 익숙한 흉터뿐만 아니라.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기풍에 있는 부스럼까지 발견했을 때의 그 무력감은. 아마도 바둑의 신(神)과 겨루어도 질 것 같지 않았던 그 당시 그의 자존감의 크기만큼이나 크고 깊었을 것이다.
처음엔 제자의 초상화를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들여다보니 보인 것일 뿐이라 믿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신을 결승전에서 앞에 두고 스승의 초상화를 또 한 번 묵묵히 그려내는 제자의 모습을 보며. 훈현은 자신의 장점도 단점도. 승패를 가린다는 어길 수 없는 어명 같은 하나의 목적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을 것이다.
창호가 그린 초상화가 자신과 똑 닮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몸을 일으켜 애써 그 초상화 앞에서. 그리고 그 초상화의 주인 앞에서 멀어져야만 했다. 더 들여다보았다가는 정말로 제자에게, 혹은 제자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에 잡아먹힐 것만 같았으니까.
사진 출처:다음 영화
스승과 승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데 훈현은 꽤 오랜 세월을 바쳐야 했다. 그동안 결승마다 만난 자신의 제자 앞에서 수도 없이 패배와 친해져야 했다. 무관왕이라는 타이틀 아닌 타이틀도 어느새 그의 옆에서 입김이 느껴질 위치에서 머물곤 했다.
자신의 제자는 물과 같아서. 칼처럼 예리한 자신은 베어낼 수도. 손에 쥘 수도 없었다. 그는 속절없이 차디찬 물에 떠밀려 허우적거리기만 할 뿐. 아무리 자신을 휘둘러도 창호의 눈썹 하나조차 움직이게 할 수 없었다. 이대로 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에 빠져 죽는 것 외에 남은 선택지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신(戰神) 조훈현에게 후퇴한다는 말까지 수식어가 될 수는 없었다. 그는 분명 제자에게 스승과 승부는 다른 것이라 가르쳤으며. 자신이야 말로 이 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칼로 제자를 베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달궈진 자신을 식혀서 단단하게 연마해 주는 것이 제자의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 순간부터. 조훈현의 손에는 제자의 모습. 아니 자신의 라이벌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가 완성되기 시작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다시 만난 제자는 자신에겐 패배를 배우게 한 스승이 되어 있었고, 승리를 알려준 스승을 만난 제자는 훈현의 손에 들려 있는 자신의 초상화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이 기묘한 사제관계의 라이벌은, 다시 한번 치열하다 못해 피가 마르는 신선놀음을 시작해야만 했다.
그 신선놀음의 끝에는 분명히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만. 영화의 말미에 가서는 더 이상 그 결과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물론 제삼자의 입장이라 그랬을지도.)
자신의 스승과 대국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자신의 곰보자국을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스승과 제자, 라이벌 사이를 오가는 이 대국은. 단순한 승부라는 말을 넘어서서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기도 했으니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높은 경지에 이르게 하는 바둑판 위에서 펼쳐진 그들의 대결은 승패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들이 남긴 서로의 초상화가 단순한 기보가 아닌. 인생의 기보로 남았기에 나 역시도 이런 영화를 보며 그들의 흉터에서 느껴지는 아픔마저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면서;책임지지 못한 돌에 대하여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는 할아버지에게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도 말고. 이곳을 잊어버리라는 말을 듣는다. 완벽하게 이해할 수야 없었겠지만. 그만큼 토토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것쯤은 어린 토토라도 이해했을 것이다. 어린 창호의 왼손에 채워진 시계는 그런 걱정과 염려를 담뿍 담은 채 굳건히 채워졌다.
물론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이창호는 변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묵묵히 해내며 앞으로 정진했다. 스승인 조 국수에게 배운 것처럼 바둑돌 하나하나에도 책임을 다 했고 그 결과 정상의 자리를 15년가량이나 지키며 남에게도. 스승과 라이벌에게도. 그리고 자신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역할을 연기한 배우 유아인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분명 매우 좋은 영화이며 큰 만족감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나올 수 있었던 영화였으나. 그는 초심을 잃은 토토가 되어 영화 속에서만 강렬한 연기를 보일 뿐이다.
조훈현의 시점만이 아닌 이창호의 시점으로도 영화를 해석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으나. 커버린 토토가 할 것은 참회밖에 없기에. 이 영화의 영광과 대단함이 한 풀 꺾이는 것만 같은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었다.
조훈현은 이창호에게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가르친 참된 스승이었다. 배우 유아인에게도 그런 스승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동시에 드는 영화였다.
[이 글의 TMI]
1. 영화관에서 팝콘 안 먹기 2회 성공
2. 오늘 점심 회식인데 도망가고 싶다.
3. 이 비를 통해서 불이 반드시 꺼졌으면 좋겠다.
#승부 #김형주 #이병헌 #고창석 #유아인 #한국영화 #실화바탕영화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Relative contents
-
- 한국 뮤지컬영화 추천 인생은 아름다워
뮤지컬 영화 좋아하시나요?! 보통 뮤지컬 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라라랜드가 아닐까 싶어요! 아니면... 위대한 쇼맨? 레미제라블?!
근데 보통 외국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잖아요? 이제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를 보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한국의 뮤지컬 영화가 이거지? 라며 떠오르게 되실겁니다!
오늘은 한국의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줄거리 결말 살펴볼게요~
기본 정보장르 : 뮤지컬, 드라마감독 : 최국희출연진 :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옹성우개봉일 : 2022년 9월 28일평점 : 8.32스트리밍 : 쿠팡, 티빙, 웨이브기획 의도내 생에 가장 빛나는 선물 모든 순간은 노래가 된다!무뚝뚝한 남편 '진봉'과 무심한 아들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세연'은어느 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과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여담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기존의 유명한 가요를 다수 활용하여 비주류의 장르를 조금이나 상쇄시켰지만 초반에 약간의 오글거림이 있지만 흥겨운 노래와 함께 감상하기 좋은 영화라는 평이 대다수였다.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는 코로나로 인하여 개봉이 2년 전이나 미뤄졌지만, 입소문에 힘을 입어 1위까지 올랐으나, 아쉽게도 흥행에는 실패하였다.후기 및 결말인생은 아름다워 결말을 살펴보자면 세연의 경우 첫사랑을 찾긴 찾았으나 사실을 알고 봤더니 내가 아닌 내 친구를 사랑했고, 그걸 안 진봉은 호탕한 웃음을 맞이하며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영화 후반부에는 결국 세연은 죽고 난 후에 진봉은 세연이 하던 집안일을 하면서 세연의 마음을 이해하며 예전에 사망신고서를 작성하며 최 씨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며 영화는 마지막 진봉과 세연이 처음 만난 서울극장에서 노래를 마무리로 영화는 끝이 난다.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주크박스 영화로 이야기를 하면서 뮤지컬을 하는 영화이다. 처음에는 약간 진짜 이게 뭐지?! 하며 오글거리지만!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노래가 나오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묘미를 가진 영화다.맨날 해외에서 멋진 뮤지컬 영화도 흥행하는 것처럼, 한국 노래로 만든 이런 영화도 많이 흥행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추천하고 싶다! 집에서 노래 따라 부르면서 팝콘 먹으며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 한편 어떠신가요?!
-
- <괴물>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오마이뉴스에서 [영화 속 감정 읽기] 라는 연재를 합니다. 영화리뷰안에 각 인물이 대표하는 감정을 적고 그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을 바라볼 때, 그 안의 모든 것을 다 고려해서 판단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건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어떤 다툼이나 논쟁이 벌어졌을 때, 제3자의 입장에서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듣긴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판단을 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그리고 지시도 한다. 너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고 또 너는 다른 식으로 해야 한다는 식의 조언들. 하지만 아무리 모든 것을 이해하고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우리의 판단에는 빠지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 자체가 삶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내면에 일어나는 모든 전후 사정을 다 알 수는 없다. 오직 그 안에 들어가 있던 당사자만이 그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제3자적 입장에서는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해도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런 한계가 우리가 흔히 오해라고 부르는 판단을 낳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오해는 눈덩이 같이 커져 누군가를 괴물로 만들기도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이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에게 세 번에 걸쳐 묻는다. 과연 누가 괴물인가?
첫 번째 감정 - 엄마의 걱정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싱글맘이다. 남편의 사고사 이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그는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무척 애쓴다. 초반에 등장하는 엄마와 아들의 모습은 큰 문제없이 평범해 보인다. 맨 첫 장면에서 멀리 떨어진 한 건물에서 불타는 것을 같이 바라보는 사오리와 미나토의 모습에서 어떤 걱정이나 불안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그 장면 이후, 미나토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이 이어진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거나,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동은 엄마 사오리의 걱정을 조금씩 끌어올린다.
사오리의 물음에도 미나토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씻거나 앉아 있을 뿐이다. 사오리는 더 캐묻지 못하고 마음속의 걱정을 그냥 쌓아둔다. 그러다 어느 날 사오리는 미나토의 학교에 상담차 방문하게 되고 조금은 이상한 학교 교장선생님과 주변 선생님들의 반응에 걱정이 더욱 커진다. 이런 사오리의 걱정은 그 상황을 선생님들, 그중에서도 미나토의 담임 선생님인 호리(나가야마 에이타)를 의심하게 만든다.
사오리는 왜 이렇게 걱정을 내려놓지 못할까. 혼자 아이를 키우지만 본인의 아이를 잘 알지 못한다는 조바심이 그 걱정을 더욱 크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오리의 걱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있다. 미나토가 다쳐 병원 갔던 날, 병원을 나서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아들을 대하지만, 아들이 별 반응이 없자 갑자기 폭발하듯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사오리의 감정이 가장 폭발하는 장면이자 그가 가지고 있던 마음속의 걱정이 겉으로 온전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사오리는 아들에게 직접 답을 찾지 못하자 학교 선생님에게서 그 답을 찾는다. 그 답은 걱정이라는 감정에서 나온 것이고, 엄마 사오리의 관점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여기서 영화는 첫 번째로 묻는다. 선생님은 괴물이 맞을까?
두 번째 감정 - 선생님의 답답함
미나토의 담임인 호리는 미나토의 학교에 새로 부임한 선생님이다. 그의 시점에서도 시작은 화재가 난 건물 근처다. 그는 꽤 좋은 마음을 가진 선생님이다.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최대한 이해해 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그의 이야기에 담겨있다. 자신의 반 아이들을 모두 세심하게 챙기지만, 그중에서도 미나토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가 자꾸 그의 눈에 들어온다. 때론 미나토가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고, 요리는 화장실에 갇히기도 한다. 그걸 이해해보려 하지만 아이들은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호리의 시점에서 그는 잘못한 것이 없다. 하지만 미나토와 의도하지 않은 충돌로 그의 엄마 사오리를 만나게 되면서 그는 조금씩 억울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자꾸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 같은 미나토를 유심히 관찰하고 주변 아이들에게도 물어보지만 그의 답답함을 풀어줄 학생을 만나지 못한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폭력적이고 편향적인 선생님이라는 판단을 받고 학교에서 잠시 떠나는 일이다. 그런 답답한 상황 속에서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곱지 못하고, 여자친구도 그를 떠난다.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답답하게 느껴지는 파트가 선생님 호리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는 이 이야기 속에서 걸스바에 다니는 선생님이라는 나쁜 소문의 주인공이 되고도, 특별한 변명조차 할 기회가 없다. 미나토의 엄마 사오리에게도, 교장선생님에게도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그의 답답함은 풀리지 않는다. 괜히 미나토나 다른 아이를 다그쳐보지만 아이들은 입을 꾹 닫고 있다. 답답한 그가 학교 건물 옥상에 올라가는 모습에서 그의 답답한 마음이 무척이나 측은하게 느껴진다. 그의 허탈하고 답답한 표정을 짓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두 번째로 묻는다. 호리를 억울하게 만든 학생 미나토는 괴물이 맞을까?
세 번째 감정 - 아이들의 사랑
마지막 파트의 이야기는 두 아이의 이야기다. 미나토와 요리의 감정이 영화의 후반부를 꽉 채우고 있다. 사오리와 호리의 시점에서는 이 두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의도적으로 감췄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무언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사오리는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제대로 된 사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잃었고, 호리 역시 자신의 답답함 때문에 진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우리도 진실이 무엇인지 보단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바탕으로 사안을 볼 수밖에 없다.
이야기 속에서 요리는 여자 아이들과는 잘 지내지만, 남자아이들에게는 놀림의 대상이 된다. 자신을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 요리는 집에서도 아버지에게 나쁜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요리는 특별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평온해 보이는 그의 표정이 더욱 미나토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미나토는 어느 순간부터 요리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하고 그 주변에서 맴돌다가 결국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버린다. 두 사람이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마음엔 친구로서 좋아하는 것 이상의 감정이 시작된다. 그건 미나토에게 엄청난 혼란을 가져온다.
그럼 그걸 보는 관객들은 말할 수 있다. 미나토는 괴물이 아니다. 요리도 괴물이 아니다. 같은 남자인 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사랑한 것뿐이다. 그것이 비정상이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미나토에게 강력한 반발심과 혼란을 가져다준다. 그것은 미나토의 학교 생활과 가정생활에 영향을 주었고, 그것에서 파생된 감정이 바로 엄마 사오리의 걱정과 선생님 호리의 답답함이다. 그 모든 소용돌이 안에서 미나토는 그 모든 감정(걱정, 답답함, 혼란 그리고 사랑)을 홀로 감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그럼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훌륭한 이야기 구조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울림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영화가 묻는 질문에 답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미나토와 요리가 밝은 햇살 아래에서 웃고 뛰어가는 장면이다. 그것이 행복한 결말인지 아니면 그들의 상상 속에서만 있는 일인지는 보는 관객들의 판단에 달렸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모든 이야기를 보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 아이들의 마음과 사오리의 마음, 호리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 자체가 행복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총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관객이 각 인물을 오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도 건물의 화재에 대한 소문이나, 선생님 호리에 대한 소문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결국 누구도 그 당사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쉽게 오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화 <괴물>은 실제로 관객에게 주는 정보를 이야기에서 조금씩 빼면서, 그런 오해와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나쁜 감정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
- 행복은 자본 순일까?
백 투 더 퓨처 2
줄거리미래에서 돌아와서 제니퍼와 감격의 포옹을 하는 순간, 갑작스레 마티를 찾아온 브라운 박사.
박사는 그들의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다며 빨리 미래로 가자고 한다.
왁자지껄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왔더니, 마티가 살던 세상이 변했다?!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1985년을 바로잡기 위해, 마티는 다시 위험한 모험을 시작하는데...
행복은 자본 순일까?
숨은 의미 찾기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하고 있는 마티를 보고 있노라면
혈압이오른다. 하지만 어쩌겠어, 주인공이니 참아야지. 네가 그렇게 사고를 쳐야 영화가 진행이 되는 거지, 그렇지? 활발히 사고를 치고 다니는 마티 덕분에(?) 영화는 예측불허로 흘러간다.1편이 타임머신으로 역사의 흐름을 유지해서 ‘미래의 존재를 보존’하는데 주력했다면, 2편은 타임머신이 만들어낸 오류를 잡아 ‘미래의 상황을 보존’하는데 주력한다. 어쨌든 꼬여버릴 뻔한 과거를 바로잡는다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 하긴 하지만 말이다.
특히 2편은 1편의 빌런이기도 했던 ‘비프’의 활약으로 뒤죽박죽이 된 미래를 보여준다. 악인의 손아귀에 들어간 타임머신은 어떻게 악용되는지, 브라운 박사가 우려했던 점을 제대로 짚어낸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 방영된 ‘대탈출 4’에서도 타임머신 이야기가 나왔었다. 과학자의 탐구심과 호기심의 산물이 개인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것은 인류 전체에게 있어서도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1980년대의 이야기가 2020년대에도 똑같이 활용된다는 것은, 어쩌면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안타깝긴 하지만, 그렇다고 타임머신으로 인류문명의 발전에 힘쓴다는 이야기는 재미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당신이라면 타임머신이 눈앞에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로또 번호를 외운다느니, 테슬라 주식을 산다느니, 비트코인을 넣는다느니 하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내가 작품 속 악인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이왕 살 거 부자로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어쩌면 현대사회에서 당연한 것일 테니까.
그럼에도 그런 생각이 든다. 돈과 행복은 비례한 것인가.
물론 부유함이 빈곤함보다 낫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어쨌든 가난에 찌들어 사는 것보단 적당한 부가 사람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은 맞으니까. 때로 너무 많은 부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사례를 보긴 하지만,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에겐 그런 이야기조차 사치처럼 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유하지 않음이 곧 불행의 척도가 될 수는 없다.
먹고 살만큼의 돈으로도 인생의 가치를 찾고 최선을 다해 행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 이 말은 부자면 불행하고 가난해야 행복하다, 가난하면 불행하고 부자면 행복하다는 식의 극단적 비유가 아니다.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마든, 내가 행복하고자 하면 얼마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는 소리다.
1편에서 느꼈던 아쉬움은 바로 이것이었다. 마티가 과거로 가기 전, 마티의 가족은 가난했다. 가난한 가족은 화목함과 거리가 멀었다. 서로를 돌보지 않으며 각자의 비전조차 없는 마티의 가족은 암울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마티가 과거에 다녀와서 다시 구성된 가족은 조금 달랐다. 화목하기 그지없었고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게 돈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부유함이 꽤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부자인 가족만이 완벽하고 완성된 형태인 것일까.
이전 리뷰에도 말했지만 마티는 가난했던 자신의 가족도 사랑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굳이 자신이 태어나길 원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애써 자신의 부모가 다시 만나도록 노력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이런 가족, 처음부터 없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2편 역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지만, 1편에서 느꼈던 씁쓸함을 더 크게 느끼도록 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나라고 비프의 상황에서 그렇게 선택하지 않았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타임머신을 악용하는 것은, 부자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금의 나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나쁜 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자가 아닌 당신을 부정해가면서 부자가 되려 하지는 마라.
그것이 백 투 더 퓨처가 우리에게 던지는 말은 아닐까?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상상하던 2015년
감상평전에 한 번 보고 리뷰 직전에 또 봐도 여전히 질리지가 않는 영화.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볼만한 점은 그 시대에 상상했던 ‘2015년’의 모습. 하늘을 떠다니는 자동차와 바퀴 없는 스케이트보드, 말 한 마디면 척척 알아서 움직이는 가전제품,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커지는 음식, 버튼만 누르면 젖은 옷을 말려주는 기능까지. 초등학교에 다닐 적에 과학 상상화 대회 같은 게 열리면 꼭 이런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던 옛날 옛적 생각이 나면서 묘하게 그 시절의 향수를 느꼈달까. 우리가 상상하고 열광하고 설레며 미래를 기다리던 그 시절의 향수 말이다. 물론 2015년은커녕 2021년에도 이렇게나 불편하게 살 거라는 걸 과거의 인간들이 알면 어떨까 궁금하다. 당신들은 인간의 과학문명을 너무 과대평가했어.
아,그리고그런패션은영원히유행하지않아,유행해선안돼.따지고 보면 뻔하고 유치한 내용이다. 하지만 과거에 말했던 미래가 현재로 닥쳐오고 나니, 우리는 더 먼 미래를 꿈꾸고 상상한다. 2050년의 모습은 어떨까, 미래의 내가 과거에 써 두었던 이 글을 읽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는 것은 유치하거나 나쁜 게 아니다. 인간의 본능이자, 어쩔 수 없는 욕구다.
그래서 이 영화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
- <소년심판> <글리치>등 넷플릭스 2022년 K-콘텐츠 라인업 25편 공개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영화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과 영화 개봉작들의 이벤트 소식과 굿즈 일정을 소개드리는 콘텐츠입니다!
이번 주(1월 3주차) 영화계 소식을 다 같이 알아보실까요?
1. 넷플릭스 2022년 한국작품 25편 제작확정!
넷플릭스가 2022년 한국 콘텐츠, 소위 K-콘텐츠를 대거 선보인다고 합니다.
장르 불문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장르에서 K콘텐츠의 확장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19일에는 올해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하며 25편 이상의 한국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로써 한국 콘텐츠 누적 투자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정말 새삼스레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이 느껴집니다.
2022년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K- 콘텐츠 주요 라인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드라마 <소년심판>
출연 :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 등
작품소개 :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로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해 청소년 범죄를 방임하는 사회에 대한 메시지
드라마 <블랙의 신부>
출연 :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등
작품소개 : 결혼을 통해 상류사회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현실 풍자극
드라마 <모범가족>
출연 : 정우, 박희순, 윤진서
작품소개 :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이 우연히 거금이 든 차량을 발견하고
마약조직의 2인자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드라마 <글리치>
출연 : 전여빈, 나나, 이동휘, 류경수
작품소개 : 정체불명의 불빛과 함께 사라진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던 홍지효가 UFO 커뮤니티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미스터리한 비밀의 실체에 다가서는 이야기
드라마 <수리남>
출연 :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작품소개 :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한인 마약왕을 검거하려는 국가정보원의 비밀 작전에 협조해야하는
민간인 사업가의 목숨을 건 여정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출연 : 유지태, 김윤진, 전종서 등
작품소개 : 스페인에서 제작돼 인기를 얻은 '종이의 집'의 한국 버전.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개성과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변수에 맞서는 인질극
영화 <모럴센스>
출연 : 서현, 이준영
작품소개 : 남다른 취향을 가진 남자와 그의 비밀을 알게된 여자의 로맨스
영화 <정이>
출연 : 김현주, 강수연
작품소개 : 기후변화로 살기 어려워진 지구에서 인류가 만든 피난처에서 내전이 일어나는 22세기 이야기
2. 영화관 방역, 백신패스 해제
지난 19일부터 영화관의 방역패스가 해제되었습니다.
또한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됐던 극장 영업시간 역시 영화 종료 시간이 밤 12시를 넘기면 안된다는 방침이
새롭게 제정되며 영업시간 제한이 다소 완화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심야 영화 관람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제약이 남아있는 상황인데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 간 극장 내 띄어앉기, 음식물 섭취 금지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영화산업은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영화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더욱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있습니다.
3. 영화 <듄> 아이맥스 재개봉
지난 2021년 10월 20일 개봉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영화 <듄>이 2월 9일에
다시 한 번 전국 17개 CGV 아이맥스(IMAX) 상영관에서 재개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압도적인 영상미가 강조된 작품으로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1.43:1의 독자적 비율의 화면이 한 시간 이상 나오기 때문에 개봉 당시에도 IMAX 상영관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영관에서 일정 기간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스크린 쿼터제와 <이터널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 등
마블의 대형 영화 개봉으로 IMAX상영관에서의 상영이 많이 이뤄지지 못해 많은 영화팬들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아쉬움 속에 많은 영화팬들이 요구에 힘입어 재개봉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4. 이번 주 (1월 19일~1월 23일) 영화계 이벤트 &굿즈 증정 일정
1월 19일(수)
1월 20일(목)
1월 21일(금)
1월 22일(토)
1월 23일(일)
1월의 셋째 주 영화계 소식과 이벤트(굿즈) 소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영화관의 백신패스가 해제된만큼 혹시나 영화관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이 계시면
이번 주 영화관에 방문하여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관람과 더불어 이벤트도 참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소식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
- 연기력 미친 사극 영화 추천 '사도' 후기
사도
15.09.16 개봉
드라마, 12세 관람가
한국 ,125분
감독: 이준익
출연: 유아인, 송강호 등
실화, 심지어 역사를 다룬 일인 만큼 리뷰를 쓰는 것도 쉽지 않네요
부끄럽지만 저는 역사에 무지하고 관심이 없었거든요
연모, 백일의 낭군님을 제외하고는
사극 드라마 영화를 본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저를 사극의 세계로 이끈 '사도'!
도전했다 하차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었는데
참고 보길 잘한 것 같아요
역사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한 계기를 만들어 준 영화입니다
영화 '사도'는 '임오화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임오화변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영조가 자신의 아들 사도세자를 서인(평민)으로 폐위시킨 뒤
뒤주에 8일간 가두고 굶겨 죽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파국을 맞이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왕위를 대한 영조와 사도세자의 태도 차이 때문입니다
영조는 당쟁 속에서 간신히 왕이 되었기 때문에
세력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던 반면
세자는 눈앞의 개혁해야할 문제들을 따지기 바빴습니다
세력 갈등은 겪어 본 적도 관심도 없는 사도세자였기에
둘의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던 시기 갈등이 더욱 깊어졌겠죠
게다가 세자는 공부보다 그림, 소설, 무예를 더 즐겼습니다
어릴 때부터 왕위를 물려주기 위해
누구보다 세자에게 힘을 기울였던 아빠 영조로서는
이를 납득하기 힘들었던 거죠
그래서 "나를 자식으로 생각했소!"라는 말이 나온 것 아닐까 싶습니다
이걸 요즘 말로 하면 극성부모라고 하려나요
실제 영조는 감정 기복이 심해서
웃으며 대화하다가도 세자에게 돌연 화를 내는 일이 잦았고
이로 인해 세자가 20대가 된 후에는
옷 입기를 꺼리거나 특정 옷감을 거부하는 의대증이 생겼다고 해요
의복을 갖춰 입으면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죠
영화는 병렬적 구조,
즉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8일간의 시간과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를
두 개의 에피소드를 교차하며 보여 줍니다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 있지만
대중문화인 영화이기에 관객을 끌어모으는 것도 물론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 있어서 구성을 잘 선택했다고 봅니다
세자가 태어났을 때부터 죽는 날까지
직렬적 구조로 진행했다면 사실 지루했을지도 몰라요
근데 처음부터 뒤주에 갇히는 사도세자를 보여 주고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 궁금하게 만든 후
엔딩 부분에선 눈물이 나오게 만들거든요
사실 눈물이 나오게 만든 건
유아인 님의 열연 덕이 아닐까 싶지만요
이렇게까지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혹 아직 '사도'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꼭 보시길 강추합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사도'는 픽션이 거의 없이 역사를 많이 반영한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한 바 있다네요~
*스토리: 5/5점
*연출: 5/5점
*영상미: 5/5점
*OST: 1/5점
*연기: 5/5점
-
- <헌트> 실제 이야기일까? (스포일러 없는 리뷰)
안녕하세요. 영화 <헌트>를 보고 나서 아직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조금 더 알고 있으시다면 더욱 감상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글을 남깁니다 :)
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글을 읽고 "아! 이 사건이 그 장면 모티브겠구나?"라는 생각이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다시 N차 관람해보세요! 역사적 상식을 알고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장담하건데 훨씬 풍부하게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0. <헌트>의 역사적 배경
영화 <헌트>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우선 '제5공화국'이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5.17 내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의 제12대 대통령 취임을 통해 시작된 군사정권 시대를 일컫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1981년 ~ 1988년을 말합니다. 익무분들이니까 영화를 통해 설명하면 이러한 제5공화국 시절을 다룬 영화는 대표적으로 <택시운전사> <변호인> <1987> <박하사탕>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당장 생각나는 영화는 이정도 뿐이네요. 다음과 같은 영화들을 모두 보셨다면, 혹은 모두는 아니더라도 1~2 편이라도 보셨다도 머릿 속에 상상되는 이미지가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정부가 언론을 탄압하고 살인적인 인권 탄압이 자행되던 시대, 이 시기의 참상을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사건으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이 있죠. 대한민국 헌정사에 관하여 얘기하면 재미없는 역사 강의(?)가 되어 버리니.. 그냥 제5공화국이 어떤 배경인지 위와 같이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 <헌트>에서 나온 대한민국 역사 실제 사건을 한번 살펴보시죠!1. <헌트>의 역사적 사건 #1 5.18 민주화운동
1980년에 발생한 5.18민주화 운동은 정확히는 제5공화국에 발생한 사건은 아니긴합니다만. 다만 영화 특정 인물에게는 직접적으로 굉장히 큰 영향을 준 사건입니다. 하여 5.18 민주화운동에 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죠.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광주 일원에서 일어난 시위에 대하여, 군부의 말도 안되는 공권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광주시에서 발생한 이 운동을 보고 정부는 계엄군을 통해 시위를 진압하려고 했고, 폭동적 시위진압을 강행했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성폭력 등의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불법처형을 하고 민간인을 향해 총기까지 사용하면서 광주를 대대적으로 탄압했죠. 영화 <헌트>는 이러한 민족의 잊어선 안되는 참상을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2. <헌트>의 역사적 사건 #2 버마 아웅 산 암살 폭발
다소 생소하실 수 있는 사건입니다. 사건 이름을 하나씩 살펴볼까요?버마 = 미얀마의 옛 이름 / 아웅 산 = 미얀마 독립 운동가 이름 / 암살폭발 = 암살을 하기 위해 폭발을 시도
이렇게 짤라서 보시니 한 층 이해가 편하시라 생각됩니다. 이 사건은 1983년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을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 일행의 암살을 시도한 북한의 폭탄테러 사건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실패한 사건입니다. 폭발 테러가 있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해당 장소로 도착하지 못 했기 때문이죠. 해당 장소로 늦게 간 이유도 가는 도중에 차가 펑크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오지도 않은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는가?" 하면.. 당시 행사에 참여한 다른 인원이(이계철 대사) 머리 스타일이 대통령과 매우 흡사한 대머리에 안경까지 착용한 상태였고 또한 태극기를 펄럭이는 의전 차량에서 내려 나머지 선발대 일행들과 함께 먼저 도착한 수행원들과 인사했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보면 대통령이라고 오인될 수도 있었죠. 영화 <헌트>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하여 영화적 연출, 영화적 사건을 다룹니다.3. <헌트>의 역사적 사건 #3 이웅평 월남 사건
이웅평은 1983년 전투기를 몰고 월남한 북한 공군 장교입니다. 이게 텍스트로 보면 "아 월남했구나." 싶으실 텐데 무려 대한민국 상공에 '전투기'를 몰고 월남한 사건입니다. 대한민국 상공 안보가 그냥 북한 공군 장교가 끌고 온 전투기에 뚤린 것이죠.(사실 이분이 <탑건>아닐까요..?)영화 <헌트>에서 해당 사건을 굉장히 독특하고 또 매력적으로 다룹니다. 영화를 보실 때 바로 특정 장면이 나오면 "아! 이 사건이구나 ㅋㅋ" 싶으실꺼에요! 영화를 보신분들이라면 씩 웃으시겠죠?<헌트> 개인적인 감상평
영화 <헌트>를 작품적으로 남기는 평입니다. 참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이정재 배우님이자 감독님이 처음 연출하시는 작품이라곤 상상도 못 할 만큼 한국 첩보물에선 개인적으로 손에 꼽는 작품입니다. (이 전까지는 <베를린>이 압도적으로 1등이었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상승의 분위기를 가지고 갑니다. 긴장감, 분위기는 계속해서 고조되며 사건은 지속적으로 더 큰 사건을 불러 일으키고, 두 주인공의 의심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됩니다. 말 그대로 '상승'의 영화죠. 다만 계속해서 영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상승된다는 건 초반에는 다소 텐션이 낮음을 의미합니다. 이런식의 휘몰아치는 전개를 가진 영화들의 고질병이 초반 전개의 지루함일 수 있는데 <헌트>도 이런 문제를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영화 내내 총격 액션과 폭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어 더욱이 재밌게 또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위에서 역사 사건을 크게 나열했지만 사실 영화를 작품적으로 본다면 어떤 특정 사건이나, 서사적 반전 등은 이 영화의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두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 묘사가 영화의 중요 포인트이죠. 두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 심리 묘사가 정말 기가막히게 표현되는데.. 너무 디테일한 연출과 대사 등에서 감명 깊었습니다. 사실 이렇듯 이 영화는 23년만에 다시 뭉친 두 주인공, 청담 부부의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두 배우님이 정말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두분 모두 대표작으로 <헌트>를 말하셔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두 분의 케미와 영화의 완성도 모두 굉장히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전반적으로 정말 잘 짜여진 스파이, 스릴러물입니다.
근대 정치물을 싫어하지 않는 이상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
-
- 내일의 기억 영화 후기 / 논란의 여주인공 / 나름 객관적인 감상평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내일의 기억”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따로 없습니다~
-
- 2가 훨씬 재밌습니다
-
이번에는 '겨울왕국 2'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저의 가장 큰 힘이 됩니다!
※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 연락처
adonai0919@gmail.com
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
- 디즈니+ <설강화> 4차 티저 예고편
내가 만약 평범한 젊은이었다면, 그날 종이비행기를 줍지 않았더라면 우린.. 정해인 x 지수 의 [설강화 : snowdrop]이 12월 19일, 디즈니+에 찾아옵니다❄
-
- 영화 <어거스트 버진> 30초 예고편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8월의 마드리드
대부분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지만
33살의 에바는 마드리드에 남기로 한다.
그녀는 축제로 들뜬 도시를 거닐고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자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