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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2021-11-10 15:13:30

구교환의 무명 배우생활을 그대로 투영한 영화 : 왜 독립감독은 DVD를 주지 않는가?

영화리뷰에 앞서 스포를 주의해주세요!

 

영화를 만들다 변해버린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무명배우는 기환은 자신이 출연한 독립영화들의 CD를 구하러 다니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많은 영화했던 사람들을 만난다. 그는 아마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여정을 시작했지 싶다. 하지만 그에게 세상은 냉혹했다. 그가 만난 독립감독들은 모두 변해있었다. 밤낮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는 자신에게 있어 숨이라고 했던 선배는 그에게 치약을 파느라 숨도 쉬지 못하고 홍보성의 말들을 늘어놓았고, 영화에 열정을 가지고 팀워크를 자랑하던 삼형제 감독은 어느새 한명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가자 "다 각자의 같잖은 사연이 있었겠지 형은 진짜 사연이 있잖아" 라며 친구는 위로의 마디를 던졌다. 그렇게 다시 CD를 찾아 나서지만 각자의 사연으로 이미 모두 변해있는 독립감독들. 아직 영화판에 남아있는 기환이 보상받은 것은 각자의 추억과 노력이 담긴 CD들 뿐이었다. CD가방을 지하철에 잠시 잊어버린 기환. 다시 지하철에 돌아가지만 가방은 이미 쓰레기로 가득차 있었다. 아무도 그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고, 그는 그저 무명의 배우일 뿐인 것이었다.

느낀 점 : 정말 재미있지만 웃을 수 없는 작품. '웃프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같다. 학생으로써 나의 진로를 고민하게 하는 영화여서 좋았고, 다큰 어른의 입장으로 볼 때도 자신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것 같은 영화라서 잘 만들었다고 느꼈다. 또한 거의 완전히 옆으로 기울여 찍은 샷이나, 좌우대칭을 맞게 한 샷 등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볼거리를 주었고, 분위기를 너무 슬프지도, 너무 익사이팅 하지도 않게 적당한 무게감을 갖추었다. 구교환 감독만의 톤앤매너도 눈에 띄었다. 삭막한 세상에서 홀로 희망을 가지는 듯한 노란색CD가방이나, 과거와 현재를 섞어 보여주는 연출기법이 눈에 띄어 좋았다. 또한 이 영화는 누가봐도 배우 구교환이 자신의 삶을 투영해서 보여주는 배우 주인공의 영화라고 느꼈는데 그만큼 진정성 있는 이야기,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영화가 깊은 감성을 가지게 할 수 있었다고 보였다. 지금은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과거에 비해서) 얻은 그는 이 영화를 어떻게 회상하고 있을 지 궁금했다. 제목또한 알맞았다. 왜 독립감독은 DVD를 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며 여운을 남긴다.

 

파노라마_에디터 OREHFILL

작성자 . 파노라마

출처 . 파노라마_에디터 OREHF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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