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엘2022-11-21 13:52:07
사연 있는 청춘들의 묵묵히 살아가는 이야기
영화 <창밖은 겨울> 리뷰
공석우는 버스 운전기사이며 소심한 성격으로 친한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 터미널에서 누군가 고장 난 mp3를 놓고 간 것을 보고 주인을 찾으려 유실물 보관소에 가지만 여기 있는 물건들은 주인이 버리고 간 것이라는 매표소 직원인 양영애의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 mp3의 주인을 꼭 찾으려는 공석우는 양영애와 함께 수리점을 여러 곳 찾아다닌다. 둘의 사이는 예전보다 가까워지고 서로가 가진 사연을 털어놓는 사이가 되는데... 과연 무슨 사연들이 있길래 그러는 걸까?
공석우와 양영애는 둘 다 사연이 있었다. 결국 이 둘이 친해지기 전까진 몰랐을 뿐...
각자마다의 사연이 있지만 묵묵히 살아가는 청춘들을 위한 영화!
공석우는 버스 운전기사 일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자신이 수집한 영화 DVD들은 방에 보관해놓고 있었다. 그런 공석우에게는 사연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졸혼을 했고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잠시 꿈을 접어두고 버스 기사로 일하면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한다. 양영애도 학창 시절에 탁구 선수로 활동했고 자신의 아버지가 엄격한 훈련을 강조해서 탁구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런데 이 둘은 탁구를 치면서 자신들이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대회까지 나간다. 그러나 공석우는 대회 첫날에 온 전 여자친구의 문자로 괴로워하면서 출전을 포기한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그에게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다는 건 얼마나 괴로웠을지 이해가 간다. 왜 보통의 청춘들이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타협하여 살아가는 걸까? 마지막에 공석우가 영화와 관련된 수집품들을 버리는 것처럼 과거의 사연이 자신을 옭아맸나 보다.
그렇게 청춘은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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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가 너무 크면 '쿵' 소리 납니다
-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평화로웠던 보금자리에 누군가가 돌을 던지면서 예상치 못한 파동이 생겨났다.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개구리'가 등장한다. 이들은 "왜 하필 나야?"라고 묻고, 돌을 던진 이는 "나는 그냥 내 길을 가고 있었고 그 길 위에 네들이 있었던 거지. 그러니 남탓하지 마"라고 답한다. 개구리의 삶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린다.넷플릭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인물인 영하(김윤석), 상준(윤계상)에게 예고 없이 날아온 '살인'이라는 돌로 인해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이야기를 그린다.드라마는 2021년 펜션을 운영하는 영하와 2001년 레이크뷰 모텔을 운영하는 상준, 두 인물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전개하는 이중플롯 구성을 선보인다. 두 이야기의 구분이 모호하고 불친절하게 설명하고 자잘 자잘하게 쪼개고 있지만, 두 사건을 맛깔나게 대비해서인지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두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감정들이 대체적으로 비슷해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 있어 많은 것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전반적인 분위기를 잡는 연출도 눈길을 끈다. 효과 만점 배경음악과 자연광을 100% 활용한 기가 막힌 미장센, 강렬한 비주얼의 살인마들의 등장신, 자극적인 살인까지 몰입도를 확 끌어당긴다. 극 흐름이 느리다는 단점을 상쇄시킨다.5회에 들어서면서부터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두 개의 시점이 하나로 이어지는 실마리가 등장한다. 이를 토대로 후반부에 의문이 플리면서 점점 극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초반부에 깔아 두던 미스터리함이 반감이 되고, 보는 이에 따라 후반부는 다소 황당하거나 허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진행될수록 빈약함을 드러난 서사의 한계점 때문일 것이다.'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서사의 단점을 충분히 메꾼다. 김윤석과 윤계상은 가해자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가 되면서 느끼는 슬픔과 공포, 분노, 좌절 등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이들의 깊은 감정선은 몰입감을 높였다.이번 작품에서 파격적으로 변신한 고민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극에서 서스펜스를 담당한 그는 미스터리한 인물 성아를 매력적으로 소화했다. 과감한 의상과 진한 메이크업, 묘한 미소 사이 어딘가 모르게 소름 끼치는 얼굴이 보인다. 특히 후반부에 보여주는 광기 어린 모습이 잔상을 남긴다. 다만 성아 캐릭터의 기행을 받쳐줄 지지대가 약하다 보니 어떤 이들은 성아의 행동이 너무 뜬금없고,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공개 전 평론가들이 남긴 추천평처럼 장점이 도드라지는 부분이 있으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당신의 높아지는 기대치가 '쿵'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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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몰리션> - ‘이별 앞에 분해된 세상을 마주하다’
데몰리션 (Demolition)
개봉일 : 2016.07.13 (한국 기준)
감독 : 장 마크 발레
출연 : 제이크 질렌할, 나오미 왓츠, 크리스 쿠퍼, 헤더 린드
‘이별 앞에 분해된 세상을 마주하다’
‘Demolition’ 파괴, 폭파, 타파.
어느 날 당연하게 생각했던 내 세상의 일부가 폭파된 순간 찾아온, 인생에서 가장 큰 상실을 겪는 남자의 눈물 나게 담담한 입꼬리에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 슬픔이 느껴졌다. <데몰리션>은 개인적으로 뽑는 제이크 질렌할의 필모 Best3에 드는 영화다. 그는 참 크고 깊은 눈을 가졌다. 나는 그 눈을 정말 좋아한다. <바닐라 스카이>에선 꿈을 가득 담은 두 눈을, <나이트 크롤러>에선 조용한 광기를 담은 두 눈을, <브로크백 마운틴>에선 사랑과 후회를 가득 담은 두 눈을 보여주었던 그가 <데몰리션>에선 너무 벅찬 나머지 아무것도 담지 못한 공허한 두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가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세상은 연속적으로 무너졌고, 무너진 잔해들은 또다시 새로운 세계가 되어 그를 다시 뛰게 한다.
눈물도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 슬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깊은 상실감. <데몰리션>의 주인공 데이비스는 견고히 지어졌다 생각했던 아내와의 인연이 허물어지자 어디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분석하기 위해 모든 걸 해체하기 시작한다. 나는 왜 슬프지 않을까. 나는 왜 눈물이 나오지 않을까. 아내는 왜 나에게 무심하다고 말했을까.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 걸까. 이 죽음이, 그녀와의 시간이 진실이긴 한 걸까. 꽉 틀어막힌 마음을 붙잡은 채 홀로 남은 그는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못한다. 말 그대로 모든 감각이 고장 나버린 것이다.
이미 없어졌을 거라 생각하는 감정을 다시 꺼내들고 깨부수고 해체하고 조립하며 새로운 눈물을 흘리는 데이비스의 모습에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언제부턴가 무미건조하게 흘러가고 있던 내 인연과의 시간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데몰리션 시놉시스
“슬프게도… 그녀가 죽었는데 괴롭거나 속상하지도 않아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성공한 투자 분석가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한 그를 보고 사람들은 수근거리고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데이비스는 점차 무너져간다 “편지 보고 울었어요, 얘기할 사람은 있나요?” 아내를 잃은 날, 망가진 병원 자판기에 돈을 잃은 데이비스는 항의 편지에 누구에게도 말 못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어느 새벽 2시, 고객센터 직원 캐런(나오미 왓츠)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뭔가를 고치려면 전부 분해한 다음 중요한 게 뭔지 알아내야 돼” 캐런과 그의 아들 크리스(유다 르위스)를 만나면서부터 출근도 하지 않은 채, 마음 가는 대로 도시를 헤매던 데이비스는 마치 자신의 속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망가진 냉장고와 컴퓨터 등을 조각조각 분해하기 시작하고 끝내 아내와의 추억이 남아있는 집을 분해하기로 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나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어요.”
데이비스와 줄리아는 눈을 마주치자마자 서로에게 매력을 느꼈고, 3시간쯤 되었을 때 사랑을 나눴고, 망설임 없이 결혼을 했다.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은 전보다 조금 헐거운 사이가 된다. 투자 분석가 데이비스는 새벽 5시 반에 눈을 떠 운동과 출근 준비를 하고 같은 시간에 오는 기차를 타고 출근한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그의 생활 속에 줄리아의 자리는 넓지 않았다. 줄리아는 시간을 내주지 않는 데이비스에게 섭섭함을 표현하고 데이비스는 줄리아의 말을 가볍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가벼운 다툼을 하던 중, 줄리아가 죽었다. 섭섭함을 토로하던 줄리아에게 제대로 된 대답도 해주지 못했고, 물이 새는 냉장고를 고쳐주겠단 약속도 하지 못했는데 줄리아가 죽었다. 아내가 죽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자판기에서 초콜릿을 사 먹고 구두에 묻어있는 사고의 흔적을 지운다.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출근을 한다. 데이비스의 장인이자 회사의 회장인 펄은 데이비스가 감정을 잘 숨기는 것이라 예상했지만 데이비스는 아내를 잃은 슬픔 자체를 외면하고, 식당이 비싼 이유나 자판기의 고장 같은 다른 문제들에 집중한다.
데이비스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내가 죽었는데 슬프지 않았다며 사실 난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줄리아가 죽고 나서 솟아오르는 호기심, 눈에 보이는 새로운 것들. 바쁜 일상을 살아가며 한 번도 인식해본 적 없는 것들이 마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솟아오르는 궁금증들. 그리고 문득 궁금해지는 문제. ‘나는 정말 줄리아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데이비스는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전부 분해하며 문제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주문 사실도 몰랐던 줄리아의 커피 머신, 물이 새고 있는 냉장고, 철거 예정된 집의 벽, 그리고 줄리아와 함께 살던 집까지. 그는 평소에 입던 정장 대신 허리도 잘 맞지 않는 커다란 작업복 바지를 입고는 온갖 종류의 망치를 사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거실, 주방 가구들을 부수고 집의 창문을 부수고 포크레인을 사들여 지붕의 일부를 허문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쯤으로 남아있던 침실을 부수던 데이비스는 줄리아가 서랍 안에 넣어둔 초음파 사진을 발견하게된다. 그 사진 한 장은 망설이며 서랍장을 내리치던 데이비스를 그 자리에 주저앉게 만들고 그가 행해오던 모든 파괴 행위를 멈추게 만든다.
“바쁜 척 그만하고 나 좀 고쳐주지.”
서랍장을 부수던 망치의 머리가 부러지고 데이비스는 줄리아가 남긴 메모들을 보며 이제야 눈물을 흘린다. “바쁜 척 그만하고 나 좀 고쳐주지.” 줄리아가 물이 새는 냉장고에 붙여뒀던 짧은 메모 한 장. 냉장고 얘기인 듯, 줄리아의 마음인듯한 한마디. 그리고 또 다른 메모 “비가 오면 내가 안 보이겠지만 해가 뜨면 내가 생각날걸.”
데이비스는 일이 바쁘다며 줄리아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다. 데이비스는 빠른 속도로 줄리아에게 빠져들고 그녀와 결혼을 했지만 사실 줄리아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었다. 줄리아가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인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같은 사소한 것들조차 데이비스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데이비스는 줄리아를 잃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며 우는 표정을 지어보고, 거짓말을 했던 같은 기차 승객에게 진실을 말해보기도 하고, 캐런을 만나보기도 하지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다. 슬프지 않으니 애써 신나는 척이라도 해보지만 그런 모습이 더욱 불안하고 슬프게 느껴질 뿐이다.
너무 커다란 상실감과 슬픔을 만날 경우 데이비스처럼 눈물을 잃어버리거나 감정 자체를 느끼지 못하고 무력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배우자의 죽음’은 친구나 가족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데이비스가 겪게 된 상실의 아픔은 인생에서 가장 큰 아픔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갑자기 마주한 너무나 큰 폭발 앞에 데이비스는 슬픔이란 감정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데이비스는 줄리아와의 결혼을 돌아보고, 환상처럼 스쳐가는 줄리아와 함께했던 순간을 되새기며 자신이 줄리아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녀의 마음이 담긴 메모를 오랫동안 들여다보며 눈물을 흘린다. 데이비스는 눈물을 흘리며 줄리아와의 이별을 맞이한다. 그리고 부두에서 폭파되는 건물을 보고 아이들 사이에 섞여 달리기를 하며 새로운 시간을 향해 발을 돌린다. 어린 시절 가졌던 꿈인 ‘누구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이 되어 무기력한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린다. 새로운 음악을 듣고, 멈춰있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진정한 이별을 맞이했으니 슬픔에 허덕이는 대신 떠나간 인연을 추억하고 나의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나와 인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바로 눈물을 왈칵 쏟아내지 않아도, 당장 많이 아프지 않아도 이별의 슬픔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아픔과 이별을 외면하는 대신 받아들이고, 떠난 이를 추억하며 너무 아프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남겨진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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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그 신발을 지금 신고 있기 때문이야...
낡은 집을 새롭게 바꿔 어려운 이들을 돕던 예능 프로그램 러브하우스, 놀랍게 변신한 보금자리를 보여줄 때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익숙한 음악(<미술관 옆 동물원> OST 중 ‘Synopsis’)과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미술관 옆 동물원' 1988
결혼식 비디오 촬영기사인 ‘춘희’(심은하)는 짝사랑을 하고 있다. 촬영 때 가끔 마주치는 보좌관 ‘인공’(안성기)이 그 대상이다. 한편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철수'(이성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애인 ‘다혜’(송선미)의 집 문을 열고는 그녀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하여 그 집을 떠났고 이제 그곳은 춘희의 거처이다. 자신의 옛 연인이 더 이상 그곳에 살지 않음을 알게 된 철수는 함께 했던 공간을 버리고 마음까지 떠나 버린 다혜와의 관계 회복을 시도한다. 집 전화만이 유일한 통신수단이었던 시절, 언제 걸려올지 모를 그녀의 전화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와 이미 월세를 철수 자신이 내었다는 권리 주장으로 둘의 좌충우돌 동거가 시작되는데. 몰입을 방해할만한 이러한 황당한 설정이 지나면 영화는 지금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너무도 다른 생활 방식을 지닌 두 사람, 하지만 가장 극명한 차이는 사랑에 대한 서로의 가치관이다. 춘희는 순수한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소녀 감성임에 반해 철수에게 있어 사랑이란 서로의 체온을 나누어야 하는 현실적인 것이다. 이제 춘희가 써 나가던 시나리오에 철수가 끼어 들게 되고 그 제목은 ‘미술관 옆 동물원’, 미술관은 춘희가 좋아하는 장소이고 동물원은 철수가 가고 싶어 하는 장소이며 서로의 생각의 거리를 보여주는 은유적 공간인 것이다.
둘은 서로의 주장을 포기하지 않아 결국 합의점은 미술관 옆 동물원.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설득하기 위하여 그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다. 때로는 큰 소리를 내고, 때로는 “맘대로 하세요”라며 귀를 막고 무시하는 것이 전부다. 티격태격, 이러한 거친 과정이 지나며 그들은 서로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 가지만 겉으로는 이전 모습과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그들이 써 나가는 시나리오 속 두 주인공의 변해 가는 모습을 통해 춘희와 철수의 변화를 조용히 보여준다. 그러던 중 철수의 휴가가 끝나고 춘희는 시나리오 공모를 포기한다.
춘희가 일을 보러 나간 사이 그녀가 갖고 싶어하던 선물과 과천으로 갔다가 귀대한다는 짧은 편지만을 남겨 두곤 집을 나선 철수, 황급히 그를 찾아 가는 춘희, 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의 길은 엇갈리고 만다. 철수는 춘희가 좋아하는 미술관으로, 춘희는 철수를 찾아 동물원으로.
철수와 춘희를 대변하는 은유적 공간
시나리오 속 두 주인공 ‘다혜’와 ‘인공’은 현실의 두 주인공처럼 먼 생각의 거리가 있다. 자전거, 외로움, 순수함이 다혜를 표현한다면 자동차, 현실, 무관심은 인공을 대변하며 미술관의 프레임과 우주는 두 사람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적 설정으로 영화에서 사용된다. 지금 보는 별의 빛이 수 억년 전의 것이라는 막대함을 사랑하는 인공, 하지만 다혜에게는 그 광활함에 비해 너무도 초라한 사각 프레임에 자신의 모든 것이 있다.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인공과 다혜, 어느덧 인공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가 이동 수단이 되어 가고, 다혜는 우주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조심스러운 고백도 한다. “그림 밖이 휠씬 따뜻해요.” 우주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다혜에게 우주는 영하 수 백 도의 진공 지옥이라 이야기하던 인공도 이젠 얼굴에 웃음이 늘었다. 좁은 프레임에 갇혀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들던 이와 너무 넓은 공간에 놓여 한 사람만을 받아들이기엔 공허했던 이가 공간을 넓히거나 좁히며 서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 속 두 주인공은 좁히거나 넓히며 서로의 공간을 이해해 간다
자동차가 고장 난 인공이 다혜의 자전거에 그녀를 태우고 밤길을 가고 있다. “다혜씨, 오늘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어요, 누구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공씨, 오늘 처음으로 웃었어요.” 이렇듯 서로는 이해를 통해 사랑을 키워가고 이처럼 아름다운 장면에서 그 설렘을 더해 주는 익숙한 선율, 바로 영국 작곡가 ‘엘가’(Edward Elgar, 1857~1934)의 <사랑의 인사>(salut d’amour, op.12)다.
평민 집안에서 태어난 ‘엘가’는 어릴 적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으나 평범한 음악 인생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8살 연상의 ‘앨리스’를 만나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엘가’에게 좋은 음악적 조언자이자 매니저였으며 음악적 영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실제 ‘엘가’의 명곡 <수수께끼 변주곡>(Variations on an original theme op. 36 ‘Enigma’)도 아내를 위한 선율을 구상하던 중 창작된 작품이다.
그들의 결혼이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평민인 ‘엘가’에 비해 ‘앨리스’는 귀족 집안의 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도 둘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으며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되는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엘가’는 약혼자인 그녀에게 <사랑의 인사>를 작곡, 결혼 선물로 바친 것이다. 하니 들어 보면 곡의 제목만큼이나 사랑하는 이를 향한 절절함이 가득 묻어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선율로, 영화 속 둘의 대화가 비껴 말하는 듯 “우리 이제 사랑이죠?” 하며 나누는 그 첫 인사와 같기에 더 적절한 곡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맞춤 선곡인 것이다. 평생의 사랑을 얻은 ‘엘가’는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서의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런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면 <위풍당당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Op. 39)일 것이다. 탄광촌에 위치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감동적인 실화를 담은 '최민식' 주연의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2004)에 등장하여 뭉클함을 안겨 주기도 했던 이 곡은 1901년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을 위하여 작곡된 것으로 모두 5 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 1번이 가장 유명하다. 이후 <희망과 영광의 나라>라는 가사가 붙여져 불리어지며 영국을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 잡았는데, 주는 감흥이 제목만큼이나 당당한 것이라 지금도 졸업식장이나 영광스러운 자리에 어울려 자주 연주되는 명곡인 것이다.
'엘가'(Edward Elgar, 1857~1934)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엔 사랑에 관련한 명대사들로 가득하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춘희가 영화의 막바지 조용히 읊조렸던 “사랑이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줄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리는 것인 줄은 몰랐어”일 것이다. 잊혀지지 않는 또 하나의 장면, 시나리오 속의 다혜가 지구를 별이라고 언급하자 인공은 “지구는 별이 아니라 행성입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니. 그런 행성도 자기 주변만 맴도는 위성을 갖고 있죠, 달처럼.”이라며 고쳐 잡는다. 그런 그의 말에 “그럼 난 행성, 난 정말 달인가 보다. 내 안에서는 노을이 지지도 않으며, 그에게 미치는 내 중력은 너무도 약해 그를 당길 수도 없다. 누군가를 맞이하려는 듯 깨끗하게 치워진 내부. 난 태양빛을 못 받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월식 중인 불쌍한 달이다.”라던 그녀의 체념은 서글프지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시(詩)다.
그리고 또 하나의 깊게 스며드는 대사와 장면. 함께 길을 가다 진열대에 놓여진 어느 구두를 바라보며 춘희가 이야기한다. 저 구두가 너무 예쁘다고, 이 길을 가다 보면 꼭 보게 된다고.
“들어가서 한번 신어볼래?”
“아냐 됐어”
“그러지 말고 한번 신어봐”
“나한테는 안 어울릴 꺼야, 지금 신은 신발처럼 편하지도 않을 꺼구”
“신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야, 저기 니꺼랑 똑같은거 있다, 그지?”
“그렇네, 처음 봤을 땐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지금 보니까 왠지 초라해 보이네”
“그건 그 신발을 지금 신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야”
추천음반
<사랑의 인사>는 피아노 반주를 동반한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소품이지만 아름다운 선율로 인하여 다양한 악기들로 편곡되어 연주되곤 한다. 이렇듯 수많은 연주 중 가장 첫 손에 꼽을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것이다. 그녀의 데뷔앨범인 ‘콘 아모레’(Con amore, DECCA)에 수록된 이 곡을 듣다 보면 악기로 노래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선명히 보여주는 듯 사랑하는 이에 대한 절절함이 바이올린 소리에 녹아 있다. 누군가에게 프로포즈를 준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연주를 배경으로 까시라. 성공 확률이 확연히 높아질 것이다.
본 콘텐츠는 브런치 빛길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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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 영화 모음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성장 영화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두의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무기력하거나 지칠 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며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며,
위로와 응원을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은 여러분들의 지친 일상을 다독여줄 영화 6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성장 영화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썸머 필름을 타고! (2022)
It's a Summer Film
ⓒ 네이버 영화감독: 마츠모토 소우시
출연: 이토 마리카, 카네코 다이치 등
장르: 로맨스, SF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관객들의 적극적인 수입 요청과 개봉 요청을 받은 작품
시대극 찐팬으로 영화 감독을 꿈꾸는 고교생 ‘맨발’. 영화 동아리에서 자신이 기획한 <무사의 청춘>이 탈락되자 직접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절친 ‘킥보드’, ‘블루 하와이’와 드림팀을 결성한다. 우연히 극장에서 만난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를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한 ‘맨발’은 꿈에 그리던 촬영을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는데… 영화도, 꿈도, 사랑도 Ready Action! 최고의 청춘+로맨스x시대극÷SF 걸작이 온다!
ⓒ 네이버 영화
영화는 말야, 스크린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이어준다고 생각해.나도 내 영화를 통해 미래로 연결하고 싶어
ⓒ 네이버 영화
이번 여름엔 너희들의 청춘을 내가 좀 쓸게레이디 버드 (2018)
Lady Bird
ⓒ 네이버 영화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시얼샤 로넌, 로리 멧칼프 등
장르: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엄마와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안녕 내 이름은 "레이디 버드"라고 해 다른 이름이 있지만, 내가 나에게 이름을 지어줬지 모두가 나에게 잘 살아보라고 충고로 위장한 잔소리를 해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이 내 최고의 모습이라면? 날 좀 그냥 내버려 둬!
ⓒ 네이버 영화
옳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냐.진실한 게 중요한 거야.
ⓒ 네이버 영화
엄마가 날 좋아해 주면 좋겠어.널 사랑하는 거 알잖아.
나도 알아, 근데 좋아하냐고.
벌새 (2019)
House of Hummingbird
ⓒ 네이버 영화
감독: 김보라
출연: 박지후, 김새벽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8분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은희로부터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 네이버 영화
자기를 좋아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나는 내가 싫어질 때, 그냥 그 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해.
이런 마음들이 있구나.
나는 지금 나를 사랑할 수 없구나, 하고.
ⓒ 네이버 영화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어느 날 알다가도 정말 모르겠어.
다만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 한다는 것.
우리는 늘 누군가를 만나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인사이드 아웃 (2015)
Inside Out
ⓒ 네이버 영화
감독: 피트 닥터
출연: 에이미 포엘러, 필리스 스미스 등
장르: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당신의 머릿속에 감정을 컨트롤 하는 존재가 있다면?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 그곳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 그 어느 때 보다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자 '라일리’의 마음 속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라일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머릿속 세계에서 본부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과연, ‘라일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 하루에도 몇번씩 변하는 감정의 비밀이 밝혀진다!
ⓒ 네이버 영화
잘못된 일만 신경 쓰지 마.항상 되돌릴 방법이 있어!
ⓒ 네이버 영화
울음은 일생의 문제에너무 얽매이지 않고 진정하도록 도와줘
싱 스트리트 (2016)
Sing Street
ⓒ 네이버 영화감독: 존 카니
출연: 페리다 월시-필로, 루시 보인턴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처음 만난 사랑, 처음 만든 음악!
‘코너’는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모델처럼 멋진 ‘라피나’를 보고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라피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덜컥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한 ‘코너’는 급기야 뮤직비디오 출연까지 제안하고 승낙을 얻는다.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도 잠시, ‘코너’는 어설픈 멤버들을 모아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급 결성하고 ‘듀란듀란’, ‘아-하’, ‘더 클래쉬’ 등 집에 있는 음반들을 찾아가며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첫 노래를 시작으로 조금씩 ‘라피나’의 마음을 움직인 ‘코너’는 그녀를 위해 최고의 노래를 만들고 인생 첫 번째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첫 눈에 반한 그녀를 위한 인생 첫 번째 노래! ‘싱 스트리트’의 가슴 설레는 사운드가 지금 시작된다!
ⓒ 네이버 영화
절대 적당히 해선 안 돼알아들었어?
ⓒ 네이버 영화
네게 기회가 찾아왔다면인생을 걸고 떠나.
기회란 금세 왔다 사라져.
눈 깜빡할 사이에.
족구왕 (2013)
The King of Jokgu
ⓒ 네이버 영화감독: 우문기
출연: 안재홍, 황승언, 정우식 등
장르: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청춘영화, 사랑과 족구를 그대에게 바친다!
다시 읽어봐도 답 안 나오는 스펙의 주인공 만섭. 지금 당장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어도 모자랄 판에 캠퍼스 퀸 안나에게 첫눈에 반하질 않나, 총장과의 대화 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달라고 하질 않나 아주 그냥 ‘족구 하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만섭과 함께 영어 수업을 듣는 캠퍼스 퀸 안나가 요즘 남자애들 같지 않은 만섭의 천연기념물급 매력에 관심을 보이고, 만섭은 급기야 안나의 ‘썸남’인 ‘전직 국대 축구선수’인 강민을 족구 한판으로 무릎 꿇리기에 이른다.
이 역사적 족구 경기를 촬영한 동영상이 교내로 퍼져 만섭은 ‘그저 그런 복학생’에서 순식간에 캠퍼스의 ‘슈퍼 복학생 히어로’가 되고, 취업 준비장 같이 지루하던 캠퍼스는 족구 열풍에 휩싸인다.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관심 속에서 드디어 시작된 캠퍼스 족구대회! 누가 봐도 허술해 보이는 외인구단 만섭 팀은 복수심에 불타는 강민이 속한 최강 해병대 팀을 이기고 사랑과 족구 모두를 쟁취할 수 있을까?
ⓒ 네이버 영화
남들이 싫어한다고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같다고 생각해요
ⓒ 네이버 영화
너네 때는 즐거우면 장땡이야.이렇게 총 6편의 성장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앞으로 또 어떤 성장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을지 기대가 되는데요!
그럼 이번 주말은 씨네랩이 추천드린 영화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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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이런 영화제, 전 세계에 또 있을까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동준 집행위원장 인터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동준 집행위원장은 1994년 ‘구미호’의 영화음악으로 데뷔해, 올해로 영화 인생 30주년을 맞았다. 지금껏 ‘은행나무 침대’, ‘초록 물고기’, ‘각설탕’,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해 ‘탄생’, ‘1947 보스톤’까지 꾸준히 영화음악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동준 위원장은 제17회 청룡영화상 음악상, 제35회 대종상영화제 음악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3년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제천영화음악상을 받은 바 있다. 작년부터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영화제가 한창인 7일,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이동준 집행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로 영화인생 30주년을 맞으셨습니다.
징그러워요. 30년 됐다고 하니까. (웃음) 본의 아니게 상징성을 가진 해여서 돌아보니 ‘어라? 얼추 그렇게 됐네’ 했죠. 징그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두 마음이 공존하죠.
영화 음악 꿈꾸기 시작한 계기가 있는지요.
-어린 시절 영향이 크다고 봐요. 정확한 년도는 기억은 안 나는데 ‘벤허’라는 영화를 봤어요. 영화에 압도되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음악적인 느낌이 제 감성에 새겨진 거죠. 유독 영화음악과 클래식을 좋아했어요. 음악가라는 방향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었는데 사춘기 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자꾸 일어났어요. 록 밴드도 했고요. 어렸을 때 엄마와 이모 따라다니면서 다닌 극장의 추억이 유난히 강렬했던 것 같아요. 그런 잔향이 제 미래를 결정한 자산으로 작용했을 것 같아요.
6일,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20주년을 맞은 ‘태극기 휘날리며’ 필름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공연 후 눈물을 보이셨는데요.
주책이죠. 자기가 만든 거에 자기가 뻑 가는 거. (웃음) 제 역사와 삶이 많이 응축된 눈물이었어요. 리허설할 때 되게 좋겠다는 확신은 들었어요. 장동건 배우도 그렇고 강제규 감독도 그렇고 눈물을 흘리면서 많은 걸 돌아봤죠. 그렇게 각자의 시선이 어우러져 수십 가지 감정이 올라왔어요. 감사함, 스스로에 대한 고마움, 미래의 도전에 대한 용기. 많은 감정이 교차하더라고요. 조명 활용 등에서 필름 콘서트의 정체성이 잘 전달되고, 퍼포먼스도 전달이 잘돼서 놀라기도 했어요.
예술인에게 도전, 초월은 평생의 과제
제천만이 제공할 수 있는 영화 경험 고민 중
작년 19회 영화제 슬로건은 ‘Da Capo(다 카포)’였고, 이번 영화제 슬로건은 ‘Superascendo(수페라스켄도)’입니다. 각각 ‘처음으로 돌아가다’, ‘초월하다’란 뜻이지요.
처음 집행위원장하면서는 슬로건 안 하려고 했어요. 굳이 해야 되나 싶었는데 홍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필요하다 그래서 했죠. 그래서 작년에는 영화제의 20대를 앞두고 처음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되살리자는 의도에서 음악용어인 다 카포를 썼죠. 20회인 올해에는 도전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걸 고민했죠. 제가 이름 짓기를, 라틴어 찾기를 좋아해요. 그래서 뒤지다가 초월하다, 도전하다 이 말을 찾았죠. 슬로건을 정하니까 포스터 방향성도 도전적인 게 나왔어요. 초월하는 느낌으로요. 예술인들에게는 이런 도전, 초월의 방향이 평생 있지 않아야 하나 싶어요.
이전에 하이테크를 지향하는 영화제를 고민하고 계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영화와 멀티미디어가 공존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관이 제천에 최초로 생긴다면 그 자체로 랜드마크가 될 수 있겠죠. 콘서트도 하고요.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요. 영화를 포함해 음악과 다채로운 미디어 콘텐츠를 묶어서 재밌게 만들 수 있겠다 싶어요. 욕심은 있는데 조금씩 변화할 수밖에 없죠. 그런 공간에 대한 고민은 계속 있어요.
20주년을 맞아 영화제에서 사랑받은 작품을 다시금 관객에게 선보이는 ‘제천 리와인드’ 섹션을 기획하셨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은데 다 담지를 못했어요. 제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영화는 ‘서칭 포 슈가맨’이에요. 유난히 기억에 많이 남아요. 너무 신선했어요. 올해 개막작 ‘아바: 더 레전드’도 그렇고요. 올해에도 좋은 영화가 참 많아요. 음악영화제로서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작년보다는 더 나았다 싶어요. 프로그래머가 일을 너무 잘하신 덕분이겠죠.
어제 진행된 팬과의 만남 행사도 직접 기획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위원장님뿐 아니라 심사위원, 영화제를 방문한 셀럽분들이 참석해주셨고요.
영화제에 셀럽이 많이 오는 게 대중의 영화제 선호도를 결정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역으로 셀럽이 영화제에 어떤 명분으로 올까 싶었죠. 작품이 노미네이트되면 오는데, 그냥 축하해주러 오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우리도 셀럽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숙제가 늘 있었는데 오히려 심사위원이라는 명분으로 셀럽분들이 오시면 좋을 것 같다 싶었죠. 그런데 그 귀한 분들을 모시고 심사만 시키기는 아쉽잖아요. 그런 분들이 제천에 왔다고 시민들께 알리며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픈 스테이지로 토크 진행했어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 없어
영화음악을 꿈꾼다면 진지하게 질문해봐야
감독님께서는 영화음악뿐 아니라, 드라마와 뮤지컬, 게임 심지어는 아시아축구연맹 공식 주제가까지 작곡하셨습니다.
음악적으로 욕심이 많아요. 이런 거 저런 거 하는 두려움은 한 번도 없었어요. 계속 새로운 거 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어요. 제 음악적 스펙트럼을 규정하지 않고 확장하는 거죠. 제가 좋아하는 음악가 중 그런 성향의 음악가가 많아요.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 영역을 찾아야 해요. 더 많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어요.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아닌 아티스트 이동준의 행보와 계획도 궁금합니다.
영화제 개막식 공연에 작년부터 늘 제가 만든 곡을 직접 연주했어요. 내년에도 할 거예요. 이 자체가 영화제의 정체성일 수 있거든요. 집행위원장이 직접 작곡한 곡을 개막식에서 연주하는 영화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할 테니까요. 그리고 개인 솔로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 지점이 앞으로의 숙제죠. 올해 개인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요.
영화음악을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해주시고 싶은 내용이 있으신지요.
내가 왜 음악을 좋아하는지를 질문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중간에 포기하게 돼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냥 좋은 것 같아서요’라면 안 했으면 좋겠어요. 굉장히 진지하게 접근해야 해요. 잘 모르는데 어떻게 진지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미래에 자기 인생을 던질 일인데 진지하게 질문을 해야죠. 내 인생을 바칠 만하다는 자기 확신이 있을 때 해야 해요. 구체적으로 작곡하고 들어보고 대화해보고 부딪혀보고 평가도 받으면서요. 영화음악 말고도 다른 음악이 있는데 영화음악을 하려면 뭐가 필요할지를 따져보고 찾아봐야죠. 출발점에서 그런 진정성을 갖는 게 어떤 음악을 하더라도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체념’ 말고 ‘초월’하자
관객분들에게 받은 선물을 돌려드리고 싶다
메가박스 제천과 2022년부터 함께한 CGV 제천이 모두 작년에 문을 닫았습니다. 상영관 확보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듯합니다.
영화관 하나 건립하고 유지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잖아요. CGV 상황은 올 초 정도에 어느 정도 인지가 됐고 시나 저희는 여러 방법을 찾았죠. 영화제 기간만이라도 대관하는 방법을 고민했고요. 시에서 사줬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영화관이 있다고 해도 유지할 수 있는 플랜이 없다면 반복될 문제잖아요. 답은 계속 구해야겠지만 ‘이런 영화관이 있어?’ 할 정도의 도전적인 영화관을 꿈꾸지 않으면 그냥 기존 영화관처럼 될 거예요. 영화관의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죠. 영화 프로그램 자체도 다채롭게 하고, 영화관 자체가 복합 예술 공간으로 나아가는 방향도 고민해야죠. 제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영화관을 계속 생각 중이에요.
최근 재정 지원 문제로 여러 영화제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고, 한국 영화 역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영화제는 돈 많이 쓰면 잘 될 수 있어요.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소박한 영화제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돈 줄었다’ 이런 거는 초월했으면 좋겠어요. 체념이 아닌 초월요. 제천에 맞는 영화제를 생각한다면 큰 예산 안 들이더라도 색다르게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현실적인 부분과 영화제의 가치에 대한 것들을 고루 고민해야죠.
마지막으로 영화제에 참석한 관객과 관계자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영화제가 20대가 되기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와주신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께 너무 감사해요. 20회에 대한 고마움이 앞으로 또 10년 후까지 이어질 테고요. 영광스럽게도 20회를 맞이했는데 큰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그리고 그 선물을 다 나누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미래의 선물 보따리도 준비하고 싶습니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박해민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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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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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범죄도시 4>, 18일 크랭크인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가 18일 네 번째 시리즈 촬영에 돌입했다고 한다. 4편에서는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을 잡는 이야기를 담았다. 4편의 메인 빌러은 김무열이 맡았다고 한다.
김태리, 드라마 <정년이> 출연
ⓒ TVING
배우 김태리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인기 웹툰 원작 드라마인 <정년이>의 출연한다고
밝혔다. 웹툰 '정년이'의 작화를 담당한 나몬 작가는 윤정년의 초기 이미지 구성 당시
김태리를 떠올리며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밝혀 많은 이들이 김태리의 출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커넥트>, 12월 7일 공개
ⓒ 디즈니+
배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주연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는 12월 7일에 전체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
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지독한 추격을 담아낸 이야기를 담았다.
해외
<프린세스 다이어리>, 3편 제작 확정
ⓒ 네이버 영화
디즈니에서 <프린세스 다이어리>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1,2편의
주연 배우 앤 해서웨이의 출연 여부는 불분명하나, 이전에 출연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던 적이 있다.
한국계 스파이더우먼 '실크', 드라마 제작 확정
ⓒ 마블 코믹스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소니 픽처스 텔레비전 스튜디오와 손 잡고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스핀오프 실사 시리즈 <실크: 스파이더 소사이어티>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실크는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를 물었던 초능력 거미에 물려 히어로 '실크'로 거듭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캐서린 오하라, <비틀쥬스2>로 복귀
ⓒ IMDB
영화 <비틀쥬스 2>에 1편에 '딜리아' 역으로 출연한 배우 캐서린 오하라가 복귀한다고 한다.
팀 버튼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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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함께 추락하는 영화, 문폴
재난 영화 전문 감독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 문폴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번엔 달이 추락해 지구와 충돌하게 되는 재난을 담고 있죠.
재난 전문 감독의 영화답게 달이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다양한 재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많은 재난 장면들이 이미 과거에 본 적이 있죠?
그래서 기시감이 많이 들고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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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ug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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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 어벤져스의 MBTI를 알아보자!
#산돌구름 #MBTI #마블MBTI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영상 타임라인*
0:00 인트로
0:50 이기적 통솔자, 아이언맨
2:55 융통성 제로 선비, 캡틴 아메리카
5:35 역시 어벤져스 외교관, 토르
6:28 조용하다 화내면 무서운 사람, 헐크
7:57 엘리트 공무원, 호크아이
9:08 아웃트로2020. 08. 26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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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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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달짝지근해 : 7510> 본 예고편
OMG! 세상에 이런 맛이!? 완전히 새로운 올여름 코믹로맨스? [달짝지근해: 7510] 본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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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립 투 아메리카> 메인 예고편
일도 사랑도 마음먹은 대로 안 풀리는 무명 배우 라이언은 유년기를 함께 보낸 사촌 허드슨을 불쑥 찾아간다.
얼마 전 엄마를 잃고 혼자 외롭게 지내던 허드슨은 체리리지에 있는 버드나무에
엄마의 유해를 뿌릴 수 있도록 데려다 달라고 라이언에게 부탁한다.
반쯤 고장 난 자동차를 타고 버드나무를 찾아가던 허드슨과 라이언은
주유소에서 선라이즈라는 유쾌한 여자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버드나무까지 가는 길에 세 사람은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과거의 사연과 속마음까지 서로에게 털어놓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