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4-12-11 15:01:25
소방관 | 폐허 위에 클리셰로 쌓은 애환과 사명
<소방관>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화재 현장, 교통사고, 자살 소동 등 끊이지 않는 사건 현장에서 하나의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119 구조대 반장 '정진섭'(곽도원)과 그의 팀원들. 여느 때와 같이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온 그들 앞에 신입 소방관 '최철웅'(주원)이 등장하고,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구조 대원에게 답답함과 애정이 반씩 담긴 질타를 날리며 다시 사고 현장으로 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진섭과 철웅, 그리고 그의 팀에 돌연 위기가 닥친다. 한 화재 현장에서 철웅의 실수로 인해 선배 '안효종'(오대환)이 등 전체에 화상을 입은 것. 여기에 더해 진섭의 절친한 후배이자 철웅의 가장 친한 동네 형인 '신용태'(김민재)도 무리해서 어린아이를 구하려다가 현장에서 사망한다. 이에 진섭과 철웅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그들 간의 갈등의 불씨도 커지기 시작한다.
뻔한데, 다르다
실화를 다루는 작품은 언제나 달콤한 유혹에 흔들린다. 영화적 재미 대신 실화의 힘을 선택하기 쉽다. 영화화해도 되겠다고 판단되는 실화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거나 충격적인 사건인 경우가 많기 때문. 이처럼 쉬운 길을 걷는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누가 죽고 살 지 뻔한 클리셰의 향연. 운과 우연에 의존한 전개. 대부분의 캐릭터가 기억나지 않는 평면적인 묘사. 사건의 사회적 함의보다는 일차원적인 감정 분출에 집중한 각색까지.
곽택 감독의 신작인 <소방관>도 마찬가지다. <소방관>은 홍제동 방화 사건에서 화재 진압을 위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가 사망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재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쉬운 길을 선택했다. 클리셰로 가득하다. 누가 사망할지, 각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누가 방화범이고 피해자인지 등을 영화 시작 10분 안에 전부 알 수 있다. 각 소방관의 개인사, 가족사를 부각하며 눈물을 흘리게 하는 신파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소방관>은 클리셰로 가득하지만, 마냥 뻔하지는 않다. 신파는 많지만, 일반적인 한국 영화의 신파와는 결이 다르다. 모든 캐릭터가 스트레오 타입이지만, 최소한의 생동감은 있다. 이유가 있다. 주인공이 아닌 구조대원 전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골고루 돌리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한 덕분이다. 그 결과 <소방관>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고, 마냥 실화에만 의존한 신파극이라는 오명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클리셰 범벅
겉보기에 <소방관>은 특별할 게 없다. 한국 영화 특유의 클리셰로 가득하다. 주인공 최철웅의 서사만 보더라도 예측가능한 범위를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는 군대를 전역한 후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한다. 소방관이 되기 전부터 어머니와도 알고 지낼 정도로 각별한 형 신용태의 권유로. 하지만 함께 출동한 화재 현장에서 용태가 사망하고, 철웅은 PTSD에 시달리며 방황한다. 재난 영화 등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상이다.
다른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사실상의 주인공인 정진섭은 하필이면 소방관 근무 마지막 날에 홍제동 화재를 진압하다가 건물에 깔려 사망한다. 아빠를 기다리는 초등학생 아들, 은퇴한 남편과 함께 운영할 치킨집을 막 오픈한 아내를 남겨둔 채로. 철웅의 선배 구조대원인 안효종도 마찬가지다. 그는 곧 매제가 될 후배 '송기철'(이준혁)과 그의 아이를 임신한 여동생을 남겨둔 채로 사망한다. 가족관계가 나오자마자 예측가능한 결말이다.
주인공 따로, 중심인물 따로
그러나 <소방관>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 바로 주인공과 중심인물이 다르다는 것.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최철웅이다. 카메라는 그의 시점에서 소방관의 일상을 비춘다. 그런데 정작 그는 러닝 타임 내내 주인공다운, 영웅적인 활약을 거의 못한다. 사고 치고, 덤벙대고, 혼자 괴로워하고, 막말하기 바쁘다. PTSD를 떨치지 못해 구조 대원 복귀도 망설인다. 거칠게 말해서 이보다 찌질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덕분에 관객들은 소방관들의 내면을 깊이 살펴볼 수 있다. 관객에게 신입 구조 대원인 최철웅은 소방관의 세계를 들여다 보고, 이해하는 과정을 돕는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첫 등장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이등병처럼 곧장 사고 현장에 투입되어서 실수를 남발하고, 선배들에게 온갖 꾸지람을 들으면서 소방관들의 일상과 업무에 녹아든다. 이때 관객은 최철웅의 눈을 통해 그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처럼 주인공의 눈을 통해 다른 대원들을 살피면서 관객들은 그들이 소방관으로서 지닌 고민과 책임감에 서서히 공감할 수 있다. 특히 정진섭은 그중에서도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무장한 채 불길 속에 뛰어드는 베테랑 구조대원이다. 요구조자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가장 아끼는 동료도, 자기 목숨마저도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진섭의 주변을 보면 소방관이 견뎌야 하는 딜레마를 명확히 느낄 수 있다. 그의 아내는 생명보험에도 가입 못하는 그를 걱정하면서도 원망하고, 아들도 아버지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같이 시간을 못 보내서 미워한다. 그는 가족을 이해하면서도 쉽사리 일을 포기하지 못한다.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이는 진섭이 철웅을 미워하는 듯 챙기는 이유다. 그가 보기에 철웅은 이 딜레마를 버텨낼 준비가 안 된 햇병아리이니까.
과한데, 억지스럽지 않은
진섭 외의 다른 소방관들도 비슷하다. 곧 가족이 될 효종과 기철이 서로 구조대원을 그만두고 행정직에 지원하라고 떠미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한 집에 구조대원이 둘이나 있으면 다른 가족들이 편히 잘 수 없다는 공감대가 무겁지 않게 새어 나온다. 이처럼 자칫 철웅에게만 쏠릴 법한 분량을 적절히 조정한 덕분에 각 캐릭터에게는 예상보다 더 많은 분량이 분배되고, 그들의 삶과 고뇌는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긴장감 가득한 화재 진압 장면은 진정성을 더해준다. 극 중 화재 시퀀스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초반부와 후반부에 하나씩 있을 뿐이다. 그러나 두 시퀀스만으로도 소방관이 감내해야 할 위험은 명확히 전달된다. 소방관의 시점에서 화재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는 드문 경험을 세밀히 묘사한 덕분이다. 갑자기 무너지는 계단과 벽, 폭발하는 가스통, 급격히 줄어드는 산소량 등은 관객들의 두려움을 극대화하기 충분하다.
그 덕분에 <소방관>의 신파는 과할지언정, 억지스럽지 않다. 눈물은 흘려도, 눈물을 짜내는 장치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일상 속 소방관의 사명감과 그들의 애환을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 담담한 연출 덕분에 <소방관>의 신파는 더 인상적이다. 소방관이 사망하는 순간을 슬로 모션을 길게 끄는 식의 연출은 없다. 그저 필요한 장면만 담백하게 전달한다. 자연히 결말을 장식하는 철웅의 오열도 작위적이지 않다.
더 나아가 엔딩 크레디트도 전형적이라는 인상이 옅다. <소방관>은 여러 실화 기반 작품처럼 실제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막으로 부연 설명을 말미에 덧붙인다. 사실 이러한 마무리는 사건 자체를 조명하는 효과와는 별개로 영화 자체의 재미나 완성도를 감추려는 듯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방관들의 노력과 사투를 깊이 있게 묘사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에 본말이 전도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부족한 디테일과 불운
다만 아쉬움도 적지 않다. 우선 홍제동 화재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 이후를 다루면 어땠을까 싶다. <소방관>은 결국 소방관의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공익 메시지에 힘을 주는 영화다. 불법 주차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사비로 보호 장비 등을 갖추는 묘사가 반복되는 이유다. 이러한 맥락에서는 사건 이후 소방관 처우 개선 과정을 집중적으로 묘사하는 게 소방관의 헌신과 희생을 더 돋보이게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자막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화재 상황을 묘사할 때는 필연적으로 주변 환경의 소음이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또 소방관들도 산소마스크를 끼고 있기 때문에 대사가 전달되는데 한계가 명확한다. 따라서 전투 시퀀스에만 자막을 삽입한 <한산: 용의 출현>이나 <노량: 죽음의 바다>처럼 화재 진압 장면만이라도 자막을 통해 대사를 보여주는 게 관객 입장에서는 더 편리하지 않았을까 싶은 측면이 있다.
이에 더해 영화 개봉도 밀리게 한 주연 배우 이슈도 안타깝다. 상술했듯이 곽도원이 연기한 정진섭은 주원이 연기한 최철웅보다 더 중요한 캐릭터다. 소방관들이 어떤 생각으로 자기 직업을 대하는지가 주로 곽도원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 그의 목소리로 되새겨지는 소방관의 기도가 대표적이다. 또 주인공이라기에는 매력이 부족한 철웅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데도 정진섭의 역할은 지대하다.
그런데 하필이면 해당 배우가 물의를 빚다 보니 영화의 메시지나 연출 의도가 어쩔 수 없이 곡해되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이 있고, 자연히 완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뻔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의외의 울림과 매력을 지닌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방관>은 분명 불운한 작품이다.
Acceptable 무난함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흐르는 다큐멘터리처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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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액션에 가려진 킬러의 감성
지친 뒷모습을 한 사람이 계단을 계속 올라가려 시도한다. 그의 주변에는 그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몇 번을 쓰러지고 두들겨 맞아도 다시 일어서는 그 남자는 수많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의 어깨는 축 쳐졌고 무척 외로워 보인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죽은 자신의 아내가 남긴 강아지와 함께 살다가 그 강아지 마저 죽자 그 복수를 시작으로 계속된 공격을 받아봤다.
<존 윅4>에서 존 윅은 모든 사람에게 공격받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이렇게 어쩔 수 없이 하나의 목표로 계속 걸어가야 할 때가 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겨우 버티고 있던 몸과 마음도 지쳐간다. 딱 존 윅의 상황이 그런 상황이다. 물러서는 것은 죽음이고 그 싸움에 이긴다고 해서 특별히 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존 윅의 삶은 이미 지옥 안에 있었을 것이다.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영화
<존 윅> 시리즈는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1편을 시작으로 4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몸을 움직이는 액션은 점점 복잡하고 화려해졌다. 그 자체가 존 윅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가 커지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가 시리즈 초반에 보여주는 권총 액션은 무척 깔끔하고 간결하다. 하지만 자동차 추격을 벌이거나 근접 격투 액션이 이어지면 스케일이 커지면서 인물들의 대결에 집중하게 된다.
시리즈 속에서 온갖 고난을 겪는 존 윅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본적으로 애잔함이다. 이 이야기 안에서 가장 유명하고 전설적인 킬러지만 은퇴를 선택한 그를 죽음의 시장에 다시 끌어낸 건 작은 강아지였다. 그러니까 감정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인물이 무척이나 감성적인 이유로 다시 사람을 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다른 킬러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죽이려고 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존 윅은 아무 거리낌 없이 죽여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존 윅을 계속 응원하게 된다. 액션의 통쾌함도 있겠지만 그가 보여주는 감성적인 부분이 더욱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높여준다.
어쩌면 영화에 등장하는 강아지들이 그런 감성적인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나왔던 4편 모두 강아지가 등장하고 심지어는 킬러들과 함께 적을 공격한다. <존 윅4>에도 한 킬러와 함께 등장하는 강아지는 이번에도 존 윅과 그를 돕는 동료들과 함께 싸운다. 존 윅이라는 캐릭터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는 감성적인 부분을 거의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가 강아지를 대할 때나 강아지를 위험으로부터 구할 때 존 윅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영화에 따뜻함을 덧붙여준다.
액션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공감도 불러오는 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 윅4>의 액션이 훌륭하다고 이야기한다. 맞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무척 다채롭고 빠르고 난이도가 높다. 후반부로 갈수록 대단한 볼거리들이 이어진다. 특히나 후반부 개선문 앞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과 격투액션은 어떤 식으로 촬영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훌륭하다. 이외에도 중반에 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총격 액션을 위에서 보여주는 장면도 마치 게임 화면을 보는 것처럼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런 다양한 액션 장면도 무척 훌륭하지만 이 시리즈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존 윅 특유의 감성도 꽤 훌륭하다. 존 윅이라는 캐릭터는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딱딱해 보이지만 애잔하고,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그가 과거에 차가운 킬러였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그는 무척이나 감성적인 인물처럼 보인다. 영화가 존 윅의 뒷모습을 꽤 많은 장면에서 보여주는데 어려운 상대를 연속으로 만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무엇보다 그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기 위함일 것이다.
영화에서 존 윅에겐 몇 명의 조력자가 등장한다. 이번 4편에서는 킬러들이 쉬는 호텔을 운영했던 윈스턴(이안 맥쉐인)이 유일하다. 물론 후반부가 되면 조력자가 몇 명 더 등장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존 윅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건 윈스턴뿐이다. 윈스터는 본인의 빼앗긴 자리를 다시 되찾으려는 욕망이 무척 큰 인물인데, 한 편으로는 그가 존 윅을 돕는 것이 개인의 욕망 때문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가 개인적으로 존 윅에게 어떤 동료애를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말 그대로 윈스턴도 존 윅이라는 캐릭터에 정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계단에서 벌어지는 격투다. 200개가 넘는 그 계단을 모두 올라가야 최후의 결투를 벌일 수 있는 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존 윅은 이 계단에서 수도 없이 넘어지고 계단을 굴러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시 계단 위를 향한다. 어쩌면 그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잃었기 때문에 더욱 조직에 대항하는 그 목표에 집착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킬러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 그는 수많은 적의 공격을 막아내며 계단을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개선문과 계단 액션
우리는 시리즈 안에서 존 윅을 돕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났다. 윈스턴을 시작으로 바워리 킹(로렌스 피쉬번), 샤론(랜스 레딕), 소피아(할리 베리), 케인(견자단) 같은 다양한 인물들은 완전한 존 윅의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결국 그를 돕게 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은 존 윅이 실제로 다른 킬러들에게 어떤 인물로 다가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영화에서는 그들은 존 윅의 편에 설지 아니면 반대편에 설지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존 윅 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는 조금은 감정 없고 딱딱해 보이는 킬러로서의 존 윅에 딱 맞는 배우다. 60살이 가까워지고 있는 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액션을 여전히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연기하는 존 윅의 뒷모습은 무척이나 감성적이면서도 측은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에서 존 윅과 대결을 벌이는 케인 역을 맡은 견자단도 인상적인 액션을 보여준다. 장님역할을 맡은 그는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적을 물리치고 최종적으로 존 윅과 대결을 벌이면서 좋은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존 윅> 시리즈가 만들어낸 킬러들의 세계관은 다채로운 액션을 만들어내고 보여주기에 적합한 세계관이다. 앞으로도 이 세계관의 이야기가 더 관객들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나 디아르마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발레리나>가 현재 제작 중에 있고, 킬러들이 쉬는 호텔인 콘티넨탈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콘티넨탈> 도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존 윅>에서 소개된 다양한 킬러들의 다양한 액션과 서사를 다양한 형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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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되면 생기는 또 하나의 마음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이미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이야기해왔다. 예를 들어,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아버지 물고기 말린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를 누비며 아들 니모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사랑과 헌신을 그린다. <라이온 킹>에서는 무파사가 어린 심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심바 역시 아버지의 가르침을 통해 성장하며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배운다. 이처럼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이야기는 보편적이며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그래서 어쩌면 이 주제는 새롭지 않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드림웍스 스튜디오가 3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영화 <와일드 로봇>은 이 보편적인 이야기의 중심에 로봇을 배치해 색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로봇은 감정이 없고, 단지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향한 사랑을 느끼는 마음도, 따뜻함도, 고민도 없는 존재다. 이 로봇이 부모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 감정이 생기고 변해가는 과정이 매우 따뜻하게 그려진다. 이 영화는 로봇이라는 존재를 통해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감정] 로봇 로즈의 무감정
로즈(목소리: 루피타 뇽오)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 로봇으로, 처음 등장할 때는 감정이 전혀 없는 기계적 존재로 묘사된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로즈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할 뿐,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며 동물들에게 여러 차례 도움을 주려 하지만, 동물들은 그를 경계하고 거부한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끊임없이 거절당하지만, 그에게서는 실망이나 슬픔 같은 감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명령을 따라 행동할 뿐인 로즈의 모습은 기계적으로 느껴지며, 감정이 결여된 그의 행동은 차갑게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로즈는 부모를 잃은 아기 새의 알을 발견하고 그것을 돌보게 된다. 하지만 그때도 로즈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단지 알을 보호하고 새끼 새를 키우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의 행동에는 사랑이나 애정 같은 인간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으며, 로즈는 자신이 왜 아기 새를 돌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입력된 지시와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행동할 뿐이다. 이 모습은 마치 우리가 부모가 되기 전, 아이에 대한 감정이 없는 상태와도 비슷하다.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는 상태에서 로즈는 그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이런 로즈의 무감정은 영화 초반부에서 관객들에게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이 왜 아기 새를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기계적으로 행동한다. 하지만 이 무감정의 상태는 로즈가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관객들은 무감정의 로즈가 어떻게 변해갈지, 그리고 그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를 지켜보게 된다.
[두 번째 감정] 아기 새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
아기 새 브라이트 빌(목소리: 키트 코너)은 로즈에게서 깨어난 뒤, 그를 엄마로 인식하게 된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기 새의 입장에서 로즈는 세상의 전부였고, 자연스럽게 그를 따르게 된다. 브라이트 빌은 로즈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며 얼굴을 맞대고, 그의 주변을 맴돌며 애정을 표현한다. 이런 아기 새의 행동은 로즈를 당황하게 만들고, 로즈는 왜 브라이트 빌이 자신을 따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로즈에게는 애정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브라이트 빌과 로즈 사이에는 추억이 쌓이기 시작한다. 브라이트 빌은 로즈에게 의지하며 성장하고, 로즈는 그런 브라이트 빌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한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비로소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에게 따라오는 존재로만 여겼던 브라이트 빌이지만, 이제는 그의 존재가 로즈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어간다. 브라이트 빌의 따뜻한 마음은 로즈를 변화시키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로즈에게 새로운 감정을 심어준다.
브라이트 빌과 로즈의 관계는 단순히 로봇과 아기 새의 관계를 넘어선다. 그들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로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은 로즈에게 감정을 가르쳐주고, 로즈는 그 감정을 통해 진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배우게 된다. 이는 단순히 로봇과 새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감정] 부모의 사랑
시간이 지나며 로즈는 브라이트 빌의 엄마로서의 역할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그는 브라이트 빌에게 수영을 가르쳐주고, 나는 법을 알려주면서 점점 더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브라이트 빌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로즈는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느끼고, 그가 다칠까 걱정하며 지켜본다. 하지만 브라이트 빌이 스스로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로즈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이 순간, 로즈는 자신이 브라이트 빌을 얼마나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깨닫는다.
영화는 로봇인 로즈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매우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로즈는 이제 단순히 입력된 명령을 따르는 기계가 아니라, 진정으로 브라이트 빌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부모가 되었다. 로봇에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하나의 시스템이 추가된 것처럼 표현하며, 그 감정이 어떻게 로즈의 행동과 사고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로즈에게 생긴 이 새로운 감정은 기억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으며, 그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결국 이 이야기는 부모의 사랑과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로즈는 로봇으로서 감정이 없는 존재였지만, 브라이트 빌을 돌보며 사랑을 배우고, 부모로서 성장하게 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성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모든 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
<와일드 로봇>에서 로즈는 단순히 브라이트 빌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단지 프로그램된 임무로서 브라이트 빌을 돌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존재로 변해간다. 브라이트 빌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로즈는 자신의 몸을 던져 그를 보호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그의 안전을 지킨다. 로봇으로서의 본래 목적을 넘어, 로즈는 이제 브라이트 빌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된 부모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자신의 신체를 소모하면서까지 브라이트 빌을 보호하려 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편안함과 안정을 포기하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부모는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시간을, 에너지를,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꿈과 욕구까지도 희생하게 된다. 로즈가 보여주는 이러한 희생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결국,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희생할 줄 아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희생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완성하게 된다. 이 영화는 로즈의 희생을 통해 부모가 되면서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마음, 즉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줄 줄 아는 사랑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깊고 특별한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영화 <와일드 로봇>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돌보며 다른 동물들과 함께 아이를 키워낸다. 이는 아이를 키울 때 부모뿐 아니라 주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처럼, 이 영화에서는 숲속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브라이트 빌의 성장과 독립을 위해 힘을 모은다. 그들은 브라이트 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그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돕는다. 이러한 공동체적 지원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며, 영화는 이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로즈의 변화 과정은 우리가 부모가 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아이를 향한 마음, 조바심, 그리고 그 모든 행동들은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처음에는 감정이 없던 로즈가 브라이트 빌과 함께하면서 점차 감정을 배우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며,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며,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이 영화를 꼭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크리스 샌더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로봇과 동물이라는 이질적인 존재들 간의 관계를 매우 따뜻하게 그려냈다. 루피타 뇽오와 키트 코너, 페드로 파스칼 등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훌륭하여 캐릭터들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 영화는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30주년 기념작으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관람하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성장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 영화는 많은 가족들에게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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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 |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야심 찬 살풀이 한 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거액의 의뢰를 받아 미국 LA로 향한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 기이한 병을 앓는 갓난아이를 만나고, 아버지 '박지용'(김재철)과 대화를 나눈 후 화림은 지용의 조부가 묻힌 묫자리가 화근임을 눈치챈다. 이에 화림은 지용에게 이장을 권유하고, 자기가 아는 최고의 풍수사이자 지관인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묘지를 살핀 상덕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다. 절대 사람이 묻혀서는 안 될 악지에 묘가 자리 잡았기 때문. 결국 본래 계획과는 달리 상덕과 화림은 파묘와 굿을 동시에 진행하기 시작하고, 모든 의식을 무사히 끝낸다. 그러나 하늘에서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자 화림은 그제야 깨닫는다. 파내서는 안 될 것까지 같이 파내고 말았다는 사실을.
<파묘>, 장재현표 오컬트가 업데이트되다
한국 영화에서 오컬트 장르는 비주류다. 귀신이나 유령이 등장하는 공포 영화는 적지 않지만, 오컬트의 정의에 입각한 작품을 찾으려면 어려움이 크다. 사전에 따르면 오컬트는 '주술이나 유령 등 설화·문헌으로 전승되는 영적 현상에 대해 탐구하고, 그것에 원리나 규칙이 있다고 여기며 이를 이용하는 신념'이다.
핵심은 원리와 규칙이다. 오컬트 작품이 간혹 간과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단순히 유령이 등장한다고 다 오컬트는 아니다. 그들의 동기, 주술이나 의식의 목적을 유려하게 설명해야 한다. 설령 모호하고 헷갈리더라도 일관된 해석은 최소한 가능해야 한다.
그래서 장재현 감독은 매번 주목받는다. 그의 작품은 오컬트라는 하위 장르 특유의 재미를 언제나 놓치지 않으니까. 거기에 더해 한국 관객의 입맛에 맞추는 법도 알고 있다. 한국적 풍경에 가톨릭 엑소시즘을 더한 <검은 사제들>, 불교와 기독교 세계관을 토속 신앙에 버무린 <사바하> 모두 마찬가지다.
신작 <파묘>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할아버지 묘를 파헤치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는 '파묘'라는 소재에 기대할 수 있고, 예상할 수 있는 오컬트 장르의 묘미를 집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반부터는 한 층 담대한 야심을 꺼내놓는다. 전작에서 풍경에 머무른 한국적 배경이 전면에 등장한다. <파묘>가 역사적, 민족적, 민속적, 종교학적 맥락을 한 데 어우르는 세련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가족사를 묻으려는 파묘
<파묘>의 초반부는 올곧다. LA에 거주하는 부유한 한인 가족의 고민을 보여주며 군더더기 없이 곧장 파묘라는 의식에 집중한다. 지용은 상덕과 화림에게 파묘를 요청한다. 할아버지의 묫자리를 잘못 잡은 나머지 집안의 장손들이 현대 의학으로도 해결 못하는 병을 앓고 있기 때문. 영화는 지관인 상덕과 무당인 화림의 입을 빌려 땅의 의미와 음양오행에 대한 간략히 설명한 후, 곧장 파묘 의식을 보여준다.
이때 두 지점이 눈길을 끈다. 우선 <파묘>는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갖고 논다. 파묘 의식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대로 전개된다. 무사히 끝난 듯 보이는 순간, 누군가의 실수로 문제가 발생한다. 관에서 빠져나온 혼령이 복수를 시작하면서 학살극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클리셰는 반쯤 유지되고, 반쯤 파괴된다. 그 덕분에 영화의 흡입력과 서스펜스는 극대화된다. 상덕이 위험에 빠진 박지용을 급히 만나러 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대목에서 영화는 앞선 시퀀스에 등장한 순서를 살짝 비틀며 문을 절대로 열면 안 된다는 규칙을 역이용해 강렬한 긴장감과 서프라이즈를 선사한다.
비극의 시작점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지용은 상덕에게 관례를 깨는 부탁을 한다. 할아버지의 관을 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염조차 하지 않고 관 채로 태워달라고 요청한다. 미국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부끄러운 과거를 감추기 위해서. 그는 후작 작위를 받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친일파 할아버지의 정체를 숨기려 한다. 이처럼 <파묘>의 장르적 쾌감은 한국인의 흥미를 돋우는 서사 덕분에 더 강해진다.
민족정기를 깨우는 파묘
재현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박지용 조부의 파묘 의식을 쌉쌀하게 매듭 지은 후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면서 더 큰 야심을 드러낸다. 파묘 의식이 끝났는 데도 풀리지 않은 의문을 전면에 내세운다. 일본 귀족 작위까지 받은 인물이 왜 여우가 들끓는 기운 안 좋은 산에 묻혀야 했을까? 그에 대한 답을 본격적으로 찾는다.
그래서 영화는 또 다른 소재를 들고 나온다. 바로 '일제의 쇠말뚝'이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일제가 곳곳에 설치했다는 쇠말뚝. 그 순간 파묘의 의미는 개인의 범주를 넘어선다. 일반적으로 파묘는 한 개인, 넓게는 가족의 정기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쇠말뚝'의 존재 덕분에 파묘는 이제 민족 전체의 정기를 바로 잡는 행위로 뒤바뀐다.
그 덕분에 <파묘>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퍽 다른 맛이다. <검은 사제들> 후반부와 비슷하지만, 더 비장하다. 민족의 한을 풀어내야만 비로소 밝은 미래를 마주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 때문. 물론 혹자는 이를 두고 반일 감정을 조장할 뿐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소재를 역이용하는 영리함
하지만 온당치 않다. <파묘>는 일본 정령 및 무속인과의 대립 관계를 부각하며 메시지를 철저히 오컬트적 세계관 내에서만 다루기 때문.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장르적으로 세련된 반일 영화라는 칭찬이 더 적절한 이유다. 특히 소재의 한계를 오컬트적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다.
쇠말뚝이라는 소재는 자칫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 쇠말뚝을 토지조사사업을 위해 사용했다는 게 정설이기 때문. 민족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반일 감정과 풍수지리가 뒤섞인 결과물에 가깝다. 그런데 <파묘>는 비약일 수 있는 소재를 역이용해 세계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일례로 영화는 초반부에 뿌려 놓은 몇몇 복선을 일부러 회수하지 않다가 뒤늦게 환기시킨다. 과학적인 현실(양) 뒤에 숨은 또 다른 현실(음)이 존재한다는 화림의 내레이션이 대표적이다. 항공사에서 일하는 딸 이야기를 하며 천문학과 풍수지리가 통하는 지점이 있다는 상덕의 대사도 마찬가지다. 합리적,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부정된 가설이 그 너머의 세계에서는 진실이 될 수도 있다고 계속해서 암시한다.
그 덕분에 일제의 쇠말뚝은 현실에서는 부정된 가설이지만, 오컬트 세계에서는 생명력을 되찾을 수 있다. 영화적 상상력을 강조하며 역사 문제를 피하고, 대중의 구미를 자극하면서 영화에 직관적으로 빠져들게 만든 셈이다. 더 나아가 한국 오컬트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원혼뿐만 아니라, 일본의 도깨비불 같은 또 다른 초자연적 존재를 등장시킬 계기도 마련하면서 세계관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끝내 못 넘은 한계
다만 <파묘>는 장르 영화의 근본적인 한계까지 뛰어넘지는 못했다. 특히 후반부는 다소 불친절하다. 세계관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며 필요한 설정만 암시하기 때문. 특히 오행, 혼령과 정령의 차이 등을 설명하는 대목이 짧은 플래시백 혹은 대사로 언급되다 보니 흐름을 따라가기 벅찰 여지가 있다.
이에 더해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가 다소 늘어진다는 인상이 남는다. 1부에서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끝났는데 2부에서 다시 기승전결이 펼쳐지다 보니 피로가 누적된다. 특히 복수에 방점이 찍힌 전자가 대중적으로 익숙한 이야기인 반면, 일본 정령이 등장하는 후자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커서 단점이 두드러진다.
그나마 탁월한 완급조절 덕분에 단점이 상쇄되기는 한다. 김고은의 마스크를 강조하는 굿 장면, 이와 대비되는 몇몇 유머가 섞이면서 134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한다.
사실 공개 전만 해도 <파묘>의 개봉일은 다소 의아했다. 아무리 <검은 사제들>, <사바하>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도, 굳이 <듄: 파트 2>와 오컬트 영화를 붙일 필요는 없어 보였으니까.
하지만 결과물을 본 후에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장르 본연의 한계만 보다 너그럽게 용인할 수 있다면, 무엇을 기대하든 그 기대를 충족해 줄 한국형 오컬트의 정수가 등장했으므로.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개인과 민족의 아픔을 아우르는 한국형 오컬트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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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모범생과 나쁜 학생들
제27회 아시아영화의 창 <모범생 아논>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드라마 | 태국 | 87분
감독 소라요스 프라파판
출연 코른다나이 마르크 다우첸베르크, 원유 웡수라왓 등
줄거리
새 학기를 맞이한 방콕의 사왓디 고등학교.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딴 아논은 학교의
‘모범 학생’이 되어 교장 선생님의 총애를 받는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지상 목표인 이곳에서
검은 유혹의 손길이 다가오자 갈등하기 시작하는 아논. 한편 학교에서 일어난 체벌 사건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며 학생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모범생 아논>의 T.M.I
ⓒ 부산국제영화제
기획 계기
고등학교 때, 친구가 기존 정권에 반하는 행동을 보인 적이 있는데 이를 자신이 8년 전에 봤던 쿠데타와
연결 지어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더하여, 젊은 세대들의 '나쁜 학생 운동'에 대한 양상도
결합하여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영화 속 시위 장면
영화를 보면 시위의 장면을 다큐멘터리처럼 담은 컷이 있다. 이 부분은 실제로 찍은 것도 있지만,
기사에 쓰이거나 SNS로 공유된 자료를 활용한 것도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촬영한 이유
코로나 시대 현상을 강조하고 싶기도 했고, 이전 단편 영화 작업을 통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촬영하면
대사 수정하는 과정이 수월하다는 점을 깨닫게 돼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촬영했다.
<모범생 아논>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태국 사회를 풍자한 단편들을 통해 이름을 알린 소라요스 프라파판 감독이 첫 장편 데뷔작으로 역시나
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나온 스틸컷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컷들의
색감, 구도, 구성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속 아논의 모습은 영화의 제목과는 다소 다른 학생이었다. 공부를 잘하지만, 수업 시간에 자고
담배도 피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학생들. 부패하고 과도한 체벌이
일어나는 학교에 부조리함에 맞서 학생들은 자신을 나쁜 학생이라고 지칭하며 나쁜 학생 운동을 하게 된다.
모범생과 나쁜 학생 모두 이들을 반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아낸다.
본 영화는 영화적 측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태국에서 상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태국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담아냈다.
21세기, 동시대에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기에 영화에 공감하고,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이런 분들께 추천 해드립니다"
- 태국의 현 사회에 대해 알고 싶다?
- 역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
-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 ?
태국 사회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태국 사회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영화 <모범생 아논>.
영화 <모범생 아논>은 내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마지막 상영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예매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지금까지 영화 <모범생 아논>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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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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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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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뜨거운 피>, 확장판 26일 개봉
ⓒ 네이버 영화
3월에 개봉했던 정우 주연의 영화 <뜨거운 피>의 확장판인 <뜨거운 피: 디 오리지널>가 오는 26일 개봉을 확정했다. 확장판에서는 기존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약 22분 분량의 미공개 장면과 희수의 내레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김희선, '달짝지근해'로 19년 만에 스크린 복귀
ⓒ MBC
배우 김희선이 2003년 <화성으로 간 사나이> 이후, 19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다.
복귀작은 바로 이병헌 감독의 극본, 이한 감독의 연출을 맡은 로맨틴 코미디 <달짝지근해>이다.
배우 김희선은 배우 유해진, 진선규, 한선화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범죄도시2>, 개봉 5일만에 350만 돌파
ⓒ 네이버 영화
<범죄도시2>가 개봉 5일째인 5월 22일 기준, 3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 최단기간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헌트', 7분간 쏟아진 박수
ⓒ 네이버 영화
배우 이정재의 영화 감독 데뷔작인 <헌트>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영화가 끝난 뒤, 약 7분간 기립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고 한다.
<버즈 라이트이어>, 6월 개봉
ⓒ 네이버 영화
디즈니와 픽사를 대표하는 최고의 제작진이 모여 5년 반 동안 제작한 <버즈 라이트이어>가 6월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버즈 목소리로 크리스 에반스가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KT 스카이라이프, 로튼 토마토 제휴
ⓒ 로튼 토마토 홈페이지 캡쳐
KT스카이라이프가 미국 영화 비평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와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는 로튼 토마토의 메타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A24 배급작 중 최고 흥행
ⓒ IMDB
양자경 주연의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가 <레이디 버드>와 <언컷 젬스>를 제치고
A24 배급 작품 중 북미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고 한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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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애니메이션 - 끝내 불발해버린 불꽃,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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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영화를 시각 예술이라 생각한다. 혹자는 시청각적 예술이라고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초기 영화들은 청각적 요소가 없는 무성영화였으며, 그렇기에 초기 때부터 부각되어 온 것은 시각적 요소였기 때문에 영화를 시각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개인적 성향을 얘기하자면, 솔직히 필자는 영상미 중시 성향이 센 편이라 애니메이션을 볼 때도 영상미가 좋다면 웬만해선 호평을 하는 편이다. 김문생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도 스토리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이러한 비판에 동의하기도 하지만) 영상미와 음악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니다, 너무나도 커다란 단점이 있다. 장점 하나로 절대 커버할 수 없는.
본 영화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동명의 단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단순히 실사를 애니메이션으로 바꾼것이 아니라 오리지널 스토리가 존재하고 있다. 필자가 원작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에 비교 리뷰는 어렵겠지만, 실사를 따로 놓고 봐도 이 애니메이션은 확실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장점부터 얘기하자면 영상미와 OST를 꼽을 수 있다.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경력이 있는 샤프트 제작인 만큼 영상미는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색감과 연출들은 따로 놓고보면 정말 스틸 하나하나가 화보라고 해도 될 정도. 그리고 OST도 정말 호평받을 만한데, DAOKO와 요네즈 켄시의 합작곡이자 본 영화의 주제가인 쏘아올린 불꽃(打上花火)은 원작보다도 더 인지도가 높을 정도이며 유명 DJ인 Porter Robinson이 직접 호평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할 정도이다. 그리고 마츠다 세이코의 유리색의 지구(瑠璃色の地球) 또한 후술하겠지만 본 노래가 나오는 파트는 비판점이 있지만 음악만 따로 놓고 보면 좋은 음악에 속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영화관의 사운드와 스크린으로 음악과 영상미를 듣기위해 예매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이 영화의 가치는 이 두가지 뿐이다. 다만 주제가인 쏘아올린 불꽃은 작중에서는 단 한번도 안 나오고 엔딩 크레딧에서만 나오니, 만약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접할 기회가 있다면 엔딩 크레딧까지 꼭 보고 나오길 강력히 추천한다.
장점은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단점 뿐이다. 누가 뭐라해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이다. 위에서 필자가 영상미를 중시한다고 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스토리가 형식이 갖춰져있을 때의 이야기이지 심각할 정도의 미달 수준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원더풀 데이즈에 호평을 한 것도 서사가 급전개에 난잡한 부분이 있지만 심각한 미달 수준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스토리가 심각할 정도로 미달이다. 이러한 미달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너무 길게, 자주 반복되는 쉽게 말하자면 '만약에' 세계의 반복인데, 사랑을 이루기 위해 반복하는 만약에가 너무 길게, 여러번 나온다. 그렇기에 비록 이미 본 부분을 빠르게 보여준다고 해도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늘어지는 모습은 원작에 비해 40분 가량 늘어난 러닝타임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인데, 실제로 반복되는 부분은 20~30분 가량을 잘라내도 이해에 영향이 없을 정도라고 느꼈다. 또한 열린 결말이라는 것도 좋게 말해 열린 결말이지, 나쁘게 말하자면 결론을 내지 않고 끝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후반부의 연출에 비해 너무나도 허무한 엔딩이기에, 이러한 아쉬움은 배가 되어간다. 그리고 위에서 색감과 연출들을 따로 놓고보면 좋다고 했는데, 일부 장면의 연출들은 이질적인 부분이 있다. 유리색의 지구 파트에서는 뮤지컬 영화 색채를 보이는 파트인데, 갑작스럽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연출이 나온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식 연출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앞과 뒤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 연출이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다. 연출과 영화의 서사가 조화롭지 못하고 따로 노는 것이다. 또한 일부 연출 또한 선정적 요소가 세 불편함을 느꼈다. 특히 선생님의 가슴을 가지고 친구들 사이 뿐만 아니라 교실에서도 섹드립을 날리는 거나, 선생님의 가슴을 선생님의 남자친구가 가슴이 작아진 것 같다며 만지려 하는 것도 전혀 유쾌하지 않고 불편하기만 하다. 후자의 경우에는 현실과 또 다른 세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라고는 하나, 영화를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눈치채기 힘든 요소이며 이러한 또 다른 세계임을 상기시키는 연출은 불꽃의 모양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완벽한 실패작은 아니다. 영상미와 OST는 충분히 가치가 있으며 주목해볼만 하다. 하지만 가장 인지도가 높은 주제가인 쏘아올린 불꽃은 엔딩 크레딧에서만 나오는지라 본 작품의 평가에는 영향을 끼치기 어렵고, 영상미 또한 서사와의 조화는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이 영화를 불꽃에 비유해보자면, 분명 하늘을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 불꽃이었는데, 끝내 불발해버린 불꽃이고 만것이다. 아예 불량품이 아니었다보니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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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우파 이전에 배윤정이 있었다! 댄스 프로그램 비하인드썰 대방출부터 안무가 수입까지 모두 공개 | 씨네마사지 ?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배꼽주의※
원조 스우파 배윤정과 함께 풀어보는
영화+댄스+토크쇼!!!!!! 1석3조!!!!!
"리뷰야 댄스가 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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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를 느껴봐 #Feelthebeat #넷플릭스 #영화추천 #씨네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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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비질란테> 메인 예고편
- 세상이 만들어낸 다크 히어로 "살고 싶어? 반성문을 써"? [비질란테] 메인 예고편 대.공.개 11월 8일 오직 디즈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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