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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슬2021-11-15 22:59:05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를

영화 아니아라 리뷰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매일 생각하는 영화가 있다.

과장이면 좋겠지만 아니다. 영화를 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니아라>를 생각하면서 살고있다.

나는 스웨덴 영화제에서 영화를 봤는데 티빙 독점 공개로

티빙 이용권만 있으면 아니아라를 볼 수 있다.

나중에 꼭 개봉하면 좋겠다. 영화관에서 꼭 봐야하는 영화니까.

<아니아라>는 스웨덴 영화고 장르는 SF이며 우주 영화다.

화성으로 떠나는 우주선인 아니아라호는 지구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힐링 AI 프로그램인 미마와 식량 시스템까지 갖추었다. 멸망하고 있는 지구를 떠나서 화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아니아라호에 탔고 3주 후면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니아라호는 우주 부유물과 충돌해 궤도를 이탈해버리면서 어쩌면 평생 우주에서 떠돌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한다.

스포주의

영화는 줄거리만 봐도 절망적이다. 새로운 삶을 찾아서 탔던 우주선에서 평생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줄거리를 알고 영화를 봤지만 글로 보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달랐다. 훨씬 더 절망적이었다. 3주 후 가 아니라 어쩌면 평생 우주에서 살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미쳐가며 무너진다.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고 낙관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과 버티는 사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평생 우주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사람과 죽을지도 모르지만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이 존재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가 생각났다. 지구를 벗어나고 지구의 기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지구에서의 모습과 닮았다. 이기적이고 나약해지고 사랑하고 불신하는 모습들... 내가 이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고 현실감이 없지만 영화 속 인물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보였다. 물론 영화의 상황이 훨씬 심각하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전 세계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우리는 코로나가 언제 완전히 끝날지 예상할 수 없다. 확진자가 줄어들어서 안도하면 갑자기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다른 나라의 뉴스를 보면 더 절망적이다. 만약에 끝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침범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만약에 코로나가 존재하지

않았던 2018년에 <아니아라>를 봤다면 지금처럼

몰입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아니아라호에는 힐링 AI 프로그램인 미마가 있어서 미마 로브가 관리하는 미마가 있는 곳에 가면 지구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사람들은 미마에게 점점 집착하기 시작한다.

미마가 없으면 지구와의 연결고리가 사라지니까. 물론 자신들은 살려고 그랬지만 미마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지쳐가고 결국 자살한다. AI가 자살한다는 건 상상하지도 못했고 너무 충격적이었다. 어쩌면 미마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찾고 지구에서의 순간을 회상하기 위해 발악할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영화에서 사실을 은폐하고 그래도 화성에 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캡틴이 너무 싫었다. 처음에는 너무 미웠다. 왜 사실을 은폐하며 살아가지? 차라리 먼저 사실을 말했다면..이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사실을 말했다면 사람들은 무너졌을 거다. 먼저 무너지거나 나중에 무너지거나의 차이다. 캡틴의 선택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사실을 은폐하고 잘못이 없는 미마 로브에게 누명을 씌우는 인간이기에 나쁜 사람이다. 근데도 아니아라를 보면 거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행동을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미마 로브 이야기를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이제야 적는다.

미마 로브는 힐링 AI 프로그램인 미마의 관리자다. 미마를 누구보다 걱정하고 아끼는 미마 로브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누명을 받고도 지하실에 몇년을 있어도 다시 살아간다. 미마 로브는 사랑하는 연인인 이사겔과 지내면서 하루하루를 버틴다.

계속 살아가려는 미마 로브와 다르게 이사겔은 체념하고 지쳐하다가 결국 삶을 포기한다. 사실 영화를 처음 볼때는 이사겔이 조금 미웠다. 혼자 남은 미마 로브는 어떻게 살아가라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광활한 우주에서 평생을 살고 죽어도 우주에 있다고 생각하면 삶을 포기하고 싶은게 당연하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낮이 아니아라호에는 없다. 밖은 깜깜한 우주일뿐. 나라면 그런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이사겔의 선택을 비난할 수 없다. 혼자 남은 미마 로브가 안타까울뿐이다. 이사겔을 보면서 울부짖던 미마 로브의 표정이 생생하다. 미마 로브는 바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 살아간다.

영화는 AI 프로그램인 미마를 보여주면서 기억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지구의 소중함을 느끼게하면서 절망만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난 이 영화를 보면서 희망을 느꼈다.

작성자 . 양예슬

출처 . 미다지_페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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