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12-10 15:23:53
나만의 영화 캐릭터 MBTI with 씨네픽
영화 캐릭터 MBTI
안녕하세요. 씨나병입니다! ?
여러분께 새로운 이벤트를 가지고 왔습니다!
씨네픽과 씨네랩의 합작 프로젝트!
MBTI를 통해 나만의 영화 캐릭터를 만나보는 특별한 이벤트입니다. ?
나와 닮은 영화 캐릭터는 누구일지 한 번쯤 생각해 보신 적 없으신가요?
이번 이벤트에서는 나와 닮은 영화 캐릭터뿐만 아니라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한 줄 무비 타입, 닮은 캐릭터, 그리고 어울리는 추천 영화까지 한곳에 담아보았습니다!!
그럼, 지금 바로 나만의 영화 캐릭터를 찾으러 가볼까요?
▶ MBTI 테스트 참여하기: https://form.typeform.com/to/fnAi8ltu?typeform-source=62oelbkwiib.typefo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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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 뉴욕 다이어리>영화리뷰
<마이 뉴욕 다이어리>(2021.12.9 개봉)
감독: 필라프 팔라도
출연: 시고니 위버, 마가렛 퀄리
1995년, 작가 지망생 조안나(마가렛 퀄리)는 조안나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의 CEO 마가렛(시고니 위버)의 조수로 입사한다.
설렘에 부푼 마음으로 출근한 첫날, 조안나는 예상과 달리 기계적이고 사무적인 업무에 당황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잘 알려진 작가 J. D. 샐린저에게로 오는 수많은 팬레터에 그저 양식에 맞춘 건조한 답장으로 일관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
하지만 문학과 작가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조안나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고 싶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평범하기보다 특별해지고 싶었던 한 여성의 일화를 통해 순수한 열정을 지닌 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따스한 영화다.
특히 책과 작가를 사랑하는 문학청년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보다 폭넓은 공감대를 자랑할 만하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것,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쳐야만 하는 단계들에 관해 조명하는 차분하고도 포근한 영화이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의 집시 소녀로 얼굴을 알리고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용한 희망>에서 어지러운 현실에서 다시 일어서는
싱글맘을 연기한 마가렛 퀄리가 이번 영화에서는 조안나로 분해 꿈을 가진 젊은 여성을 능숙하게 연기했다.
또한 <에이리언> 시리즈와 <아바타> 등으로 일찌감치 믿을 만한 배우의 대열에 오른 시고니 위버가 CEO 마가렛 역할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화려한 뉴욕의 풍경들 또한 이 영화의 주요한 볼거리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90년대이며 장소적 배경은 누구나 한번쯤 살아보길 꿈꾸는 낭만적인 도시 뉴욕이다.
따뜻하고 포근한 우드톤의 작가 에이전시 사무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각종 소품들과 주인공 조안나의 레트로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의상 또한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젊은이들의 로망의 도시, 뉴욕의 감성있는 풍경을 담아 많은 영화관객들에게 따뜻한 감성과 향수 또한 불러일으킬 것 같다. 극 중 조안나가 걷는 빌딩숲, 뉴욕 곳곳의 거리와 카페들은 지금 제한된 삶을 살고 있는 시국 속에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저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것이다.
영화 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위로와 힐링, 따스함을 자아내는 건 역시 등장인물이다.
CEO 마가렛의 조수가 된 조안나는 물론 뉴욕의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것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기를 겪는다.
남자친구와의 연애, 일, 그리고 작가가 되길 원하는 진로 속에서 고민하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조안나는 성장해간다.
조안나의 사랑과 일, 그리고 진정 작가가 되길 원하는 꿈 사이에서 그녀는 도전하며 나아간다.
잔잔히 흘러가는 영화이지만 그 덕분에 과장없고 화려한 치장없이 우리 자신을 건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영화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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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이기기 위해 필요한 진짜 능력
2021년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지질함의 극치 '성기훈'은 오징어 게임의 최후 1인이 된다.
오징어 게임 최후 1인 승자가 되는 '성기훈'(이정재 역)
바닥 중의 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목숨을 내걸고 참여하는 '오징어 게임'.
그 잔혹한 서바이벌 현장에는 '사회에서 잘 먹히는' 특별함을 장착한 인물들도 꽤 모여 있었다. (싸움을 잘하거나, 특수 기술이 있거나..)
사회에서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성기훈은 어떻게 최종 우승자가 되었을까.
잘 보이지 않았던 그만의 무기, 그만의 특별함은 무엇이었나.
그가 '지질하고, 능력 없고, 못났고, 사회적 약자이고, 바닥인생'인 것은, '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훈이 사는 세상,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 세상인가.
어떠한 서사가 지배하는 세상인가.
나는 소유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내가 더 많이 소유할수록 나는 더한 존재가 된다.
'내가 소유한 것'이 곧 '내'가 되는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의 정체성은 곧바로 '찌질이, 실패자, 낙오자'가 되어 버린다.
수많은 찌질이, 실패자, 낙오자 가운데, 기훈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훈이 오징어 게임 참가자로서 증명사진 찍는 모습
우리가 놓여 있는 이 판은, '소유하는 자가 곧 승자'가 된다는 강력한 룰이 지배하고 있다.
그 판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다만, 그 판 위에서 '장기판의 말처럼 도구'가 되어 살아갈 것인가, '존재하는 나'로서 살아갈 것인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기훈은 비록 '가진 것이 없는 자'로서 장기판의 '말'과 같은 존재로 취급을 받지만,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말'이 아니라 '나'로서 살아가는 선택을 내린다.
#. 뒷 꿍꿍이가 없는, 관계 속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는 사람
상우를 만나 반가운 기훈
기훈(이정재 역)은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게 되면서 어릴 적부터 알던 동생 상우(박해수 역)를 만나게 된다.
상우는 기훈과 달리 똑똑하고 사회에서 크게 성공했던 인재였다.
그러나 자신의 똑똑함이 독이 되어 상우 역시 오징어 게임 참가 자격을 얻게 된다.
상우는 쉽게 기훈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뒷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다. 머릿속으로 계속 계산을 하는 중이다.
이 사람은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아니면 내 발목을 잡을 사람인가.
그러나 기훈은 너무나 '반갑게', 빙구미를 발산하며 상우에게 다가간다.
뒷 꿍꿍이가 없다. 그냥 얼굴을 보니 반가운 것이다. 아는 동생을 만나니 든든한 것이다.
기훈은 사람을 대하면서,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는다.
상대방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지 않는다. 대가를 먼저 따지고 다가가지 않는다.
그냥 마음이 먼저 간다. 대가와 상관없이.
기훈과 서로 조건없이 도움을 주고받는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
그래서 기훈은, 자신을 먼저 도와준 알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자신의 돈을 소매치기했던 새벽이 위기에 몰리자 새벽을 끝까지 도와주고,
오징어 게임 참가자 가운데 가장 최약체인 노인(오일남)을 유일하게 챙겨준다.
<오징어 게임> 속, 두 주축인 기훈(이정재 역)과 상우(박해수 역)가 사회에서 각각 '멍청함'과 '똑똑함'을 대변하는 '대립성'을 갖는다는 것은 중요한 설정이다. 상우는 늘 '계산'을 하고, 기훈은 '계산'을 할 줄 모른다.
'똑똑한 상우'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를 철저히 구분하면서, 기존 판의 룰을 철저히 따른다.
반면, '멍청한 기훈'은, 기존 판의 룰에 의해 철저히 '도구'로서 살아갈 것을 강요받지만, 기존 판의 룰을 깨며 '존재하는 나'로서 살고자 한다.
얼마나 멍청한지, 그는 자신이 모든 상금을 다 차지하기 바로 직전, 게임을 중단하고, '생명'을 살리기를 선택한다. (물론 그의 선택은 끝까지 기존 판의 룰을 따르고자 한 상우에 의해 뒤집히게 되지만...)
기훈은 삶의 기반을 진정성, 생동성, 경험의 질에 둔다.
소유에 두지 않는다.소유와 존재를 동일시하게 되면, 우리는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자신의 타당성을 입증하고자 한다. 내가 소유한 것으로 나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기훈은 '소유' 보다는 '생명'이 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사람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기훈이 한 선택들이 모여 기훈의 정체성을 만든다.
그가 소유한 것이 곧 그의 정체성이 되지 않는다.
그의 정체성은 그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오징어 게임> 마지막 판에서 맞대결을 하게 되는 기훈과 상우.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판의 룰을 철저히 따른 '똑똑한' 상우가 아니라,
판의 룰을 깨고자 했던 '멍청한' 기훈이 승리해서, 안심이 된다.
모두가 쉽게 장기 판 위의 말처럼, 도구가 되어 살아가기 쉬운 세상에서,
스스로 도구화가 되기를 거부하고, 존재로서 살아가는 자가 이길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가능성,
내가 소유한 것이 곧 내가 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가능성.
기존 판의 룰을 잘 지키는 똑똑함이 아니라, 기존 판의 룰을 깰 수 있는 멍청함이, 계산하지 않는 그 멍청함이 '진짜로 이길 수 있는' 힘이 되는, 그런 세상에 대한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기훈이 가지고 있는, 오징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했던 진짜 능력이, 지금 우리에겐 꼭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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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감정이 나쁜 생각으로 이어질 때 필요한 이야기
- *이 글은 시사회 초대받은 후 작성되었으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감정은 복잡하다. 땅따먹기 하듯 정확하게 선 그을 수 없고 돈을 셀 때처럼 정확히 셈할 수 없다. 어림짐작할 뿐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때론 모순되는 감정이 뒤엉켜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랑, 외로운 질투처럼 머리로는 이해 못 할 기분에 사로잡힌다. 복잡한 감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쁜 생각으로 이어질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 속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해결책을 고민해보자.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The Professor and the mad man)'은 빅토리아 시대 '옥스퍼드 사전 편찬'에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사전 편찬 책임자인 '제임스 머리(멜 깁슨)'은 방대한 양의 문학 인용문을 찾기 위해 영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쓴다. 그의 편지가 우연히 정신병원에 구금된 윌리엄 마이너(숀 펜)에게 닿게 된다. 사전 편찬에 알 수 없는 열정을 느낀 윌리엄은 제임스에게 단어 예문 보내며 영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을 예고편으로 미리 만나보세요! ▼
언어에 능통한 두 주인공이 등장한 덕분에 영화의 대사가 한 편의 문학작품 같다. 주인공들의 생각을 비유적으로 묘사하거나 복잡한 감정을 시 구절처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제임스가 문학 인용문을 찾기 위해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의되지 않는 언어를 바다로 설명한다.
“어휘의 바다에서 우릴 이끌어 줄 해도나 나침반은 없습니다. 과학이 규정한 기준들이 중요했듯이 영어 또한 그만한 존중을 받아야 할 때가 왔습니다. 여러분의 단어를 보내주십시오. 그물처럼 얽힌 편지의 놀라운 미로 속에서 함께 힘을 쏟으며 연대합시다.”
은밀한 암호 같은 대사와 달리 화면 연출은 굉장히 솔직하다. 윌리엄이 낯선 남자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정신병원의 가학적인 치료 장면까지 여과 없이 보여준다. 거짓 없이 보여준 잔인한 현실과 아름답게 들리는 대사는 상반된 매력을 뽐내며 관객이 주인공들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옥스퍼드 사전에 숨겨진 이야기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의 원작은 저널리스트 사이먼 윈체스터가 출간한 <교수와 광인>이다. <교수와 광인>은 옥스퍼드 사전 편찬 당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으며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영화의 핵심 소재인 '옥스퍼드 사전'때문에 단어 자체가 주는 따분함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게다가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원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검색의 시대이니 종이 사전을 만드는 내용이 처음에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영단어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강한 의지를 상징한다. 옥스퍼드 사전은 1150년 이후의 영어를 모두 수록했고, 단어의 형태, 철자, 의미의 변천이 상세하게 기술되어있다. 12권의 초판이 완성될 당시 414,825개의 표제어와 1,827,306개의 예문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전이 출판되지 않았다면 영어의 많은 부분은 기록되지 못하고 사라졌을 것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옥스퍼드 출판부는 매년 그해 등재하는 신조어를 발표할 권위를 부여받았다.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나요?
역사에 길이 남을 옥스퍼드 사전의 편찬 과정은 치열했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은 현실의 얄궂은 장난으로 인해 복잡한 감정과 고뇌에 빠진다.
제임스는 사명감과 무력감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언어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제임스는 사전을 편찬하며 어린 시절 이루지 못한 학문의 꿈을 이루려고 한다. 그는 사전 편찬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헌신하지만, 수많은 단어와 예문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좌절한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빈자리에 지쳐 눈물을 흘리고 호시탐탐 그의 자리를 노리는 이들에게 가능성을 의심받는다. 위기에 처한 그에게 구세주처럼 윌리엄이 나타난다.
윌리엄의 사정은 조금 더 복잡하다. 의사이자 장교로 살아온 윌리엄의 내면엔 깊은 자괴감과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충돌한다. 그는 군인 시절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끝내 정신질환마저 앓게 되며 밤마다 낯선 사람의 환영을 본다. 정신병원에 갇힌 그는 뛰어난 어휘력으로 사전 편찬의 해결사 역할을 한다. 그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예문을 찾는 순간엔 낯선 사람에게 쫓기는 느낌에서 벗어나 무언가 쫓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만남과 동시에 친구가 되어 자연스러운 대화를 한다.
영화는 사전 편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자세히 보면 사전을 만들던 두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어딘가 조금씩 상처 입고 외로운 이들이 모여 서로를 걱정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들의 관계를 우정, 가족, 연인처럼 다른 단어로 부를 수 있으나 모든 관계의 밑바탕엔 사랑이 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느낄 때 그들의 복잡한 감정은 방황을 멈춘다. 나아가 서로를 향한 사랑만이 그들 앞의 고난을 헤쳐나 힘을 준다.
다시 우리의 복잡한 감정을 들여다볼 시간이다.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질문은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고 감정의 바다에서 당신을 이끌어 줄 해도나 나침반은 없다. 그러니 그물처럼 얽힌 사랑의 놀라운 미로 속에서 함께 힘을 쏟으며 연대해보자.
* 본 콘텐츠는 브런치 jadeinx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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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 영화 대전, 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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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봉 3주 만에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극장 전반을 견인한 <분노의 질주 9: 더 얼티메이트> (F9)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6월 25일 북미 개봉을 앞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제9편은 5월 19일 전 세계 최초 개봉 이후 총 2억 5천만 달러 (한화 약 2780억 원) 를 벌어들였는데요. 특히, 중국 매출이 2억 300만 달러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블록버스터 중에서도 특히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어야 하는 시리즈인 만큼, 당연히 손익분기점 돌파를 위해 이를 뛰어넘는 북미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데요. 개봉 전 북미 외 기타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북미 시장도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모두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할리우드의 경우,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낸 파라마운트 사의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제치고 개봉 버프를 등에 업은 또 다른 공포 영화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가 1위를 차지하였는데요. <컨저링 3>는 북미 3,102개의 극장에서 2400만 달러 매출을 올리며, 많은 이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기록을 세우며 극장 박스를 지켜냈습니다. 이는, 워너브라더스의 <컨저링 3>가 이미 HBO Max에서 ‘추가금’ 없이 공개되었기에 더 놀라운 기록이기도 합니다. 현재, 워너브라더스 측은 <컨저링 3>의 HBO Max 시청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제작비 4000만 달러의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는 이미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올리며 시리즈 (스핀 오프 포함) 전체 수익을 18억 달러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컨저링 3>로 인하여 잠시 2위로 하락했던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북미에서 올린 경이로운 수익 8800만 달러를 포함하여 전 세계 총 1억 3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요. 아직 시들지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다시 <컨저링 3>를 제치고 weekly 박스오피스 1위가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이러한 북미 흥행에 힘입어 아직 개봉하지 않은 한국 시장을 포함한 기타 시장의 흥행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특히,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의 공포 명작 <여고괴담>과 같은 주에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얼마나 많은 박스를 차지할지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포 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여타 지역과는 다르게 중국 시장에서는 디즈니의 <크루엘라>가 개봉일인 일요일 하루에만 약 20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하는데요. 이는 팬데믹 이후 개봉한 디즈니 영화 가운데, 개봉일 수익 850만 달러를 기록한 <뮬란>에 이은 2위의 기록이며,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과 <소울>보다 앞선 기록입니다. 워너브라더스와 마찬가지로 디즈니 또한 현재 디즈니 플러스 내 시청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보도를 통해 현재 <크루엘라>를 향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디즈니는 곧바로 <크루엘라> 속편 제작을 발표했는데요. 올 7월 개봉될 디즈니-마블의 <블랙 위도우>까지 가세한다면 디즈니의 주가가 조금은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캐시트럭>이 개봉하는
이번 주 박스오피스 순위는 어떻게 될지! [씨네픽]을 통해 예측해보시길 바라면서!
영화로운 한 주의 시작 보내시길 바랍니다 :)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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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선이 아닌 연대
<나의 올드 오크>(2023)는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4), <미안해요, 리키>(2019)에 이은 영국 북동부 배경 3부작의 마지막 영화다. 기존 무대였던 뉴캐슬에서 더럼의 어느 폐광촌이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상징적인 지역으로 옮겨간 영화는 마을의 유일한 펍 '올드 오크'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과 난민 이주자들 간의 갈등을 다룬다. 켄 로치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잠정적 은퇴를 선언한 만큼 빠른 판단일 수도 있겠으나 이 영화는 켄 로치 감독의 마지막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들보다도 직접적이고 직선적인 화법이 두드러지며 그와 대조되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주는 대비가 인상적이다.
소란스러운 다툼 소리를 배경으로 흑백 사진이 연속되는 오프닝부터 영화에서 카메라의 존재감이 종종 눈에 띈다. 시리아 난민들이 버스를 타고 와 마을에 내리고 마을 주민들은 이를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본다. 그러던 중 마을 주민 중 한 사람이 자신들을 찍던 야라를 발견하고, 그녀의 가방에서 카메라를 몰래 꺼내 마음대로 사진을 찍다가 떨어뜨리면서 카메라는 망가트리고야 만다. 꽤나 강렬한 이 오프닝 씬은 카메라의 기능에 대해 상기시키며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목격과 기록의 카메라. 피사체는 촬영자의 시선에서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담긴다. 오프닝에서 연속된 사진과 다투는 소리를 통해 우리는 야라의 눈에 비치던 당시 상황을 상상하며 야라의 시선에 좀 더 기울어 영화를 보게 된다.
마을의 유일한 펍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는 마을 사람 중에서도 난민들에게 비교적 호의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펍에 손님으로 와 그들에 대해 적대적으로 말하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나서지는 않는다. 단지 작은 단체 안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생필품과 같은 것을 챙겨주고 관심 가질 뿐이다. 선한 소시민의 전형이라고 할 만한 인물이다. 어쩌면 마을 사람들 대부분도 마찬가지다. 일부를 제외하곤 그들 대부분은 난민들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보며 적대시하지만 특별히 그들을 괴롭히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괴롭히는 이들을 막거나 크게 나무라지도 않는다.
그랬던 마을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 난민들을 경계하게 되는 것은 자신들의 공적 대화의 공간이자 쉼터였던 올드 오크가 난민들에게도 열리게 되면서부터다. 이전까지는 TJ를 비롯해 난민들을 챙겨주는 이들이 탐탁지 않던 이들이었으나 그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TJ가 자신들에게는 빌려주지 않던 펍의 내부 공간을 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의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이에 반기를 들고, '올드 오크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것이 마을의 뜨거운 화두가 된다. 노동자의 입장에 대해 주로 찍던 사회주의 감독이 난민과의 갈등 속에서 또 다른 약자를 차별하는 노동자의 양상을 그려낸 것은 다소 이례적인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 사람들과 난민 집단 간의 이분법 갈등 구조로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켄 로치 감독은 비록 차별하고 적대하는 이들일지라도 결국 잘못된 선택에까지 이르게 되는 이들의 모습을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정부의 난민 수용지는 왜 하필 우리 마을이어야 하며, 우리도 살기 힘든데 당장 나와 관련도 없는 난민을 왜 도와야 하는지 불평하는 이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난민 수용에 대해 찬반의 입장이 갈려 토론하는 모습까지 지켜본 뒤에는 결국 이들의 입장과 사정까지도 이해하도록 만든다. 보통의 사람이 문제에 부딪힐 때, 그 구조를 따라가며 전체를 파악하기란 힘들기 때문에, 내 삶조차 여유가 없어 타인에게 눈 돌리기란 어렵기 때문에 구조의 모순을 바라보기보다 당장 눈앞의 걸림돌을 비난하는 게 쉽다.
이런 모순은 TJ의 개 마라와 관련된 일화와도 상통한다. 마을 사람 중 누구도, 심지어 TJ까지도 그런 결말이 벌어질 걸 과연 한순간도 예상하지 못했을까. 흥분했을 때는 주인조차 통제 불가능한 대형견을 불완전한 목줄 하나 채워 돌아다니는 시한폭탄 같은 상황. 이를 보며 주의를 주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더 안전한 방식으로 개를 기르는 것이 견주의 의무는 아니다. 국가의 권력과 체제 아래에서 국민은 상대적 약자로서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상승하는 물가와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최저임금, 고용난 등의 최악의 환경에서 약자들은 그들 간 우위를 겨루며 자신보다 취약한 약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며 분풀이를 한다. 물론 그것이 옳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반복될 때는, 어느새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방치하다시피 한 그 주체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차별과 혐오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 영화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화해의 방법은 '연대'다. 해결책이 당장 보이지 않을지라도 우리에게는 연대와 공감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선한 인간성이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준다. 용기를 가지고 함께 연대하며 저항하기.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쉽게 행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감독의 전작들도 사회상을 꽤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편이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사회 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처럼 다가오면서도 소위 말하는 치트키 장면은 적은 감이 있다. 당장 앞선 두 영화의 가슴을 울리던 장면들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누군가는 이 영화를 충분히 밋밋하게 느낄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누군가에게는 뜬구름 같은 이야기처럼 다가올지도 모른다.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사회 영화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를 지킨 켄 로치 감독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 영화는 그가 마지막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진심을, 여전히 남아있는 연대의 가능성을 다시금 되돌아볼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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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커: 폴리 아 되 | 형에게 맞서는 이란성 쌍둥이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세상을 뒤흔든 고담시의 아이콘, 조커로 거듭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그는 아캄 수용소에 갇힌 채 재판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간수 '재키'(브렌던 글리슨)의 권유로 참석하게 된 음악 치료에서 그는 운명의 그녀, '리 퀸젤'(레이디 가가)을 만난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수많은 공통점을 찾아낸 두 남녀. 아서는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 덕분에 마음 한 편에 잠들어 있던 조커를 다시 한번 깨운다.
리와 함께 하는 삶을 위해 조커로서 당당히 재판에 출석한 아서. 변호인을 해임한 뒤 스스로를 변호하며 그는 법정을 자신의 코미디 쇼로 뒤바꾸려 한다. 그러나 조커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조커가 아닌 아서 플렉의 본모습을 알려주는 증언을 들으면서 조커로서의 삶이 과연 옳은지 고민에 빠진 것. 그렇게 그는 평범한 시민 아서 플렉으로 되돌아갈지, 아니면 고담시의 빌런 조커가 될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5년 전, 우리가 좋아했던 <조커>
조커.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잭 니콜슨,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같이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마피아, 무정부주의 테러리스트, 로맨티시스트 갱스터와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그래서일까? 5년 전,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가 만든 조커의 영향력은 새삼 놀라웠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만큼 반향이 거셌기 때문.
이유는 캐릭터의 해석과 작품의 구성에 있었다. 그는 단순한 가상의 캐릭터나 빌런이 아니었다. 사회 시스템과 체제의 부산물이었다. 정신질환자 아서 플렉은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었고, 계속해서 이어진 재수 없는 사건들에 의해 조커로 거듭났다.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붕괴되면 언제든 등장할 것 같은 현실감이 물씬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여기에 기존 히어로 영화의 문법이 더해지자 예상 못한 파급력이 터져 나왔다. 조커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 위치에 서자, 선악의 구도가 전복되어 버렸다. 살인, 파괴, 혼돈의 악은 정당한 분노의 분출로 변모했다. 처벌과 질서의 선은 차별적인 사회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상징하는 악으로 의미가 뒤틀렸다. 그 결과 <조커>의 엔딩은 기존의 상식, 질서, 금기를 부정하는 묘한 쾌감(혹은 불쾌감)으로 가득했다.
이 기묘한 고양 상태는 조커와 관객 사이에 독특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대부분의 관객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일상에서 아서 플렉을 곤경에 빠트린 경제 불황, 빈부격차,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느끼며 살아간다. 조커로 변해가는 아서 플렉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조커의 광기에 감정이입할 수에 없는 이유다. 이는 그의 탄생 배경을 오독한 인셀 논란,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 같은 사회적 논쟁을 촉발시킨 힘이기도 하다.
아서 플렉과 조커, 조커와 아서 플렉
빌런과 관객 사이에 생긴 유대감과 정서적 고양 상태. 이는 5년 만에 나온 속편 <조커: 폴리 아 되>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했다. 속편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든 이 호랑이 위에 올라타야만 했으니까.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 과제에 전편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1편이 아서 플렉의 시점에서 조커의 탄생을 보여줬듯이, 조커의 다음 이야기가 아니라 조커라는 상징의 후광에 대처하는 아서 플렉의 이야기를 노래한다.
이 접근법은 오프닝에서 천언된다. 전편 후반부를 압축한 듯한 짤막한 애니메이션에 조커 분장을 한 아서와 그에게 딸린 그림자가 등장한다. 아서는 옷과 분장을 훔치려는 그림자와 격하게 싸우지만, 끝내 그림자에게 모두 강탈당한다. 토크쇼에 출연한 그림자는 자기 멋대로 '머레이 프랭클린'을 죽이고, 경찰이 오자 그 죄를 아서에게 뒤집어 씌운다. 경찰에게 구타당하면서도 농담을 건네는 아서를 비추며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오프닝을 통해 다음 질문을 던진다. "아서 플렉과 조커는 동일인인가?" 영화의 구조와 구성도 이 질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전편의 연장선에서 이야기를 펼치는 것 같다가도 전편의 그림자와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새로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등장한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서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며 긴장감을 산처럼 쌓는다.
단지 캐릭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르적으로도 로직이 전혀 다른 뮤지컬과 법정 영화를 오가며 오프닝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 끝은 전편과 사뭇 다른 방향처럼 보이는 결말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조커: 폴리 아 되>는 속편인데도 동생보다는 이란성 쌍둥이 같다. 같은 유전자(접근법)를 가졌지만, 전혀 다른 외양(결말)으로 귀결되니까.
폴리 아 되, 광란의 뮤지컬
실제로도 <조커: 폴리 아 되>는 중반까지 전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중심에는 리 퀸젤이 있다. 의사 아버지를 두고 대학원까지 다닌 엘리트 여성. 하지만 조커의 광기에 매료된 그녀는 단지 그를 만나기 위해 아캄 수용소에 입원한다. 첫눈에 반한 조커와 함께 하는 삶을 꾸리기 위해서 아서 플렉을 계속 부추긴다. 그와 조커가 별개의 인격이 아니며, 조커야말로 그의 진정한 인격이고, 자신은 조커와 사랑에 빠졌다고 속삭이면서.
이 대목에서 등장한 뮤지컬은 1편 속 코미디쇼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코미디쇼는 차별당하고 주류에서 배제된 아서의 삶을 보여줬다. 뮤지컬은 그런 삶이 사랑을 찾아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들려준다. 병동에서 리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조커로서 그녀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상상을 멜로디와 가사에 응축해 보여준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는 조커의 읊조림과 레이디 가가의 가창력이 만나 노래의 울림은 더 극대화된다.
그렇기에 그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데는 '폴리 아 되', 곧 '공유정신병적 장애'라는 부제만큼 적절한 단어도 없다. 아서가 만들어낸 조커에 매료된 리. 그런 리의 희망과 상상을 토대로 더 커진 아서의 망상. 어느 한 사람에게 먼저 증상이 나타난 뒤 가까운 관계를 맺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병의 증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따라서 개봉 전 우려와 달리 뮤지컬 시퀀스는 되려 전편의 조커를 볼 수 있는 귀중한 순간이다. 그들이 수용소에 불을 지른 후 함께 노래하며 철문에 매달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법정에서 증인 심문을 듣던 조커의 갑작스러운 망상도 같은 맥락에서 충격적이다. 그를 심문하는 검사 '하비 덴트'(해리 로티)와 판사를 모두 때려죽이고, 법정을 점거한 뒤 노래하며 춤추는 그의 모습은 전편 결말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법정에서 벗겨진 조커의 분장
하지만 법정에서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조커: 폴리 아 되>는 점차 예상을 벗어난다. 법정의 쟁점은 오프닝 애니메이션과 다르지 않다. 하비 덴트는 아서와 조커가 동일인이라며 유죄를 주장한다. 반면에 변호인은 조커라는 별도의 인격이 모든 범죄를 저질렀으니 아서는 무죄라고 주장한다. 법정이라는 일종의 거울 안에서 아서는 본래 본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마주할 기회를 잡는다.
재판 초반에는 변호인의 전략에 순응하던 아서. 하지만 환상 속에서 리 퀸젤과 펼친 뮤지컬 공연이 분기점이다. 뮤지컬 안에서 그는 처음으로 의미가 있는 사람이 되었고, 그토록 갈구했던 사랑과 관심을 마침내 찾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아서는 리의 말을 따라, 그녀가 원하는 조커로서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조커와 아서를 분리하려는 변호인을 해임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두 번째 분기점이 주어진다. 왜소증을 앓는 '개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괴롭힐 때 오직 아서만 자신을 동등하게 대했다고 증언한다. 그 증언을 들으면서 아서는 깨닫는다. 설령 조커가 되지 않아도 사랑을 받고, 나눠주고, 의미를 지닌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또 수용소에서 조커를 지지하던 환자가 간수에게 구타당해 사망하자 그는 조커라는 또 다른 자아의 의미에 관해 회의를 품는다.
마침내 아서는 답을 내린다. 조커는 허상이라고. 사랑과 관심을 갈구한 자신이 만든 존재일 뿐이라고. 따라서 6명을 죽인 자신은 유죄라고. 이 결정의 대가로 아서는 사랑도, 목숨도 잃는다. 아서가 아닌 조커를 사랑했던 리는 그를 떠나고, 병동에 있던 또 다른 조커의 지지자는 배신감을 이기지 못해 아서를 살해한다. 이러한 전개를 보면 <조커> 2부작이 사실은 <아서 플렉>이라는 한 작품을 구성한 게 아닌가 싶다.
조커는 죽지 않았다
그런데 조커와 아서 플렉을 분리시킨 <조커: 폴리 아 되>의 선택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다. 결말을 곱씹다 보면 아서와 달리 조커는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조커를 포기한 아서를 대하는 주변인의 태도가 그 방증이다. 리는 그의 고백을 거절한 뒤 떠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는 자기가 원하는 조커 역할을 할 다른 누군가를 찾으면 그만이다. 세상이 조커에게 열광하는 가운데, 꼭 아서가 조커여야 할 필요는 없다.
아서 살해범도 마찬가지다. 조커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에게 아서와 조커는 동일인이 아니다. 오히려 아서가 세상에서 사라져야 그들이 원하는 조커가 생명력을 유지한다. 그 둘이 별개라면 아서의 결심과는 무관하게 조커가 존재할 수 있으니까. 조커라는 불이 이미 붙은 상황에서 아서라는 불쏘시개는 더 이상 가치가 없는 셈이다. 아서가 없는 세상에서는 누군가가 조커를 자칭하며 배트맨과 싸울지도 모를 일이니까.
즉, 조커라는 광기가 이미 아서의 손을 떠난 가운데 아서 플렉은 죽어도 조커라는 상징과 이미지는 그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 이 대목에서 부제 '폴리 아 되'는 이중적으로 읽힌다. 아서와 리의 관계뿐만 아니라, 조커와 조커의 지지자 간의 유대감을 설명하는 제목처럼도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아서 플렉이 조커를 포기하는 이야기인데도 <조커>라는 제목이 어색하지 않다.
동생이 아니라 쌍둥이였던 속편
물론 <조커: 폴리 아 되>는 실망스러워도 이상하지 않은 영화다. 예고편과 포스터를 비롯한 마케팅의 초점이 전부 빌런 '조커'와 '할리퀸'에게 맞췄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속았다는 느낄 수 있다. 전편에서 탄생한 '조커'의 활약만 암시해 놓고, 정작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기를 거부하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보여줬으니 당연한 일이다.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뮤지컬 시퀀스도 과하게 삽입되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편을 부정하는 작품이라며 <조커: 폴리 아 되>를 비난하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다. 비록 아서는 조커가 아닌 채로 죽었지만, 조커라는 상징이 지닌 의미만큼은 아서의 비참한 결말로부터 여전히 살아남아 있으니까.
이에 더해 1편과 2편이 동떨어져 있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조커의 탄생을 아서의 시점에서 보여준 전편도, 아서의 몰락을 그려낸 속편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함으로부터 누구나 언제든 조커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조커: 폴리 아 되>는 형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생보다는, 형과 동생이 대등하게 겨루는 이란성 쌍둥이 속편에 가까워 보인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역할을 다 한 불쏘시개는 불 타 사라지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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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나이키 스캔들> 공식 예고편
"혁신일까 도핑일까"
스포츠계를 주도하는 브랜드 나이키와 함께 궁극의 육상선수를 키워내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코치, 알베르토 살라자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마라톤 붐을 일으키고, 수많은 선수를 올림픽 영예의 자리에 올린 그가 2019년 세계선수권 참가 도중 도핑 혐의를 받으면서 경질된다. 설상가상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그의 훈련 방식에도 의문이 던져지기 시작하지만, 나이키는 꾸준히 그리고 여전히 그의 편에 서 있다.
그는 과연 실력 있는 코치일까, 광기 어린 폭군일까?
극한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가 도핑이라는 부정행위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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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복호무송> 메인 예고편
“세상을 취하게 만든 자들을 이 주먹으로 깨울 거야”
송나라 시대, 금나라와 요나라의 치열한 전쟁이 계속되고,
경양강 일대에 식인 호랑이까지 출몰하면서 온 나라가 불안에 휩싸인다.
이에, 난세의 영웅 ‘무송’은 나라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리는데…
악인을 처단할 난세의 악신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