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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작가2022-01-04 16:38:57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방법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리뷰

나의 특별한 형제

 

줄거리

 

온 몸을 움직일 수도, 감각을 느낄 수도 없는 '세하'와, 늘 5살 아이지만 수영만큼은 수준급인 '동구'는 가족에게 버림받고 '책임의 집'에서 만나게 된다. 어느 날, 물에 빠진 세하를 동구가 구하면서 둘은 한 몸처럼 특별한 형제로 살아온다. 아이들이 자라고,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신부님이 돌아가시자, 다른 친구들과는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차마 떨어질 수 없었던 두 사람은 독립을 결심하지만, 수영대회 때문에 TV에 나온 동구를 보고 동구의 엄마가 찾아오면서 두 사람의 계획은 조금씩 틀어진다. 과연 두 사람은 무사히 독립을 할 수 있을까?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방법

 

숨은 의미 찾기

 

세하는 몸을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그게 혼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아니다.

 동구는 수영장에서 도착지점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도착지점에서 기다린다던 엄마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함께 살아갈 가족을 잃었고, 희망을 잃었다. 하지만 서로를 만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가족이 되었고, 그래서 다시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갖게 되었다. 세하는 동구가 밀어주는 휠체어가 아니면 어디도 갈 수 없다. 그건 전동휠체어로 바꿔도 마찬가지다. 뒤에 늘 동구가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어디로 갈 지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다. 세하는 동구의 머리지만, 그 뇌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동구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동구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기도 힘든 세하가, 자신을 위해 수영장에 같이 와 주고 기다려주기 때문에 수영장에서 집까지 올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세하가 늘 방향을 알려줘서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늘 자신을 기다려주는 세하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도착지점으로 골인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나아가는 것도, 집에 도착하는 것도, 서로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살 수 있는 집을 찾아 헤매지만, 서로가 없으면 그 집은 의미없다. 가족이 없는 집에는 희망도 없으니까.

 

 

 

장애인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감상평

 

아마 이 영화를 통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배우들의 연기가 미쳤다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이 영화의 시선이다. 장애인도 그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느낀다는 것을 너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극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수영강사인 미현이 두 사람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었다. 이토록 평범한 일상을 그들도 누릴 수 있다는 걸 왜 인식하지 못했을까. 그들은 같이 모이면 공놀이를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고기파티를 하기도 하고, 함께 게임을 하며 놀기도 한다. 누구나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늘 아파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우리가 상처를 털어내고 살듯이 그들도 상처를 치유하고 즐거운 일상을 살아갈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이런 일상을 자연스럽게 녹여서 보여준 것이 영화의 가장 좋은 점이었다.

작성자 . 담작가

출처 . https://blog.naver.com/shn0135/22153467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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