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별2022-01-06 10:09:49
작품에서 비어보이는 느낌이 나는 이유는?
영화 <이터널스> 리뷰
마동석이 마블과 함께 일한다고 해서 꼭 보고 싶었고 기대가 많았던 영화 <이터널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상당히 실망감이 컸던 작품이었다.
영화 <이터널스> 시놉시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이터널스>는 지구를 파괴하기 위해 등장한 데비안츠를 물리치기 위해 우주에서 히어로들이 오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모든 데비안츠들은 다 없앴다고 생각한 이들은 모종의 사건으로 뿔뿔이 흩어져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수천 년 동안 인간 사회 속에 스며들어 살아간다. 하지만 과거 다 없앴다고 생각한 데비안츠들이 더욱 강력해져서 이번에는 인간이 아닌 히어로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들에 맞서기 위해 히어로들은 다시금 힘을 합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이터널스>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았던 작품
사실 영화 <이터널스>에서 내용을 기대하진 않았다. 왜냐면 지난 번 영화 <샹치>를 보고 나서 마블이 가진 중국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느끼면서 스토리는 기대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샹치에 대해서 크게 욕할 수 없었던 이유는 CG가 정말 압도적이었기에 모든 것이 용서가 되었다. 그 생생한 물방울의 흩어짐, 용의 등장, 그리고 화려한 액션신까지 압도적인 스케일로 나를 만족시켜줬다. 솔직히 이러한 타격감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으면 그걸로도 잘만든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이터널스>는 그러한 화려한 액션신, 압도적인 영상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태초의 세계를 그릴 때는 왠지 모를 칙칙한 색감과 괴상한 데비안츠를 보며 딱히 압도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렇다고 히어로들이 힘을 햡쳐 싸우는 것이 타격감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분명 열심히 싸우고는 있는 것 같은데 무대 위 공간이 너무 비어보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교개를 갸우뚱하며 봤던 것 같다.
우리 함께 세계 여행을 떠나보아요~
이렇게 비어보였던 이유 중에 하나는 캐릭터 간 유대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서 였던 것 같다. 남미에서의 히어로 해체 이후 서로가 따로 떨어져 인간들 속에서 살아온 그들은 사실 붙어있었던 시간만큼이나 오랜 시간을 떨어져 지냈기에 급속도로 전에 있었던 유대감을 되찾기에는 조금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연출한 것이라면 이 비어보이는 느낌은 아주 잘 살린 것 같은데 그럼 그 비어보이는 것을 대체할 화끈한 액션신이라던지 압도적인 CG라던지,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것들이 분명 있어야 하는데 영화 <이터널스>는 내내 흩어진 히어로들을 찾느라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시간을 허비한다. 코로나 때문에 못 간 해외여행을 이번 영화에서 다 가본 느낌이랄까. 어찌나 그렇게도 뿔뿔이 흩어져 계시던지,, 세계는 넓었고, 그 넓은 간극만큼이나 엄청나게 비어보이고 스토리 전개가 지루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마동석이 맡은 길가메시. 그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거의 해리포터에서 시리우스 블랙을 한 번에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것과 같은 이 허무함. 똑같이 데비안츠에게 당했는데 길가메시는 허무하게 죽고, 테나는 아주 쉽게 데비안츠를 싹둑 잘라버리고 이게 도대체 무엇인지, 그 동안 데비안츠의 능력치가 반감기마냥 반감된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이처럼 영화 <이터널스>에서는 약간 캐릭터의 능력치와 그 발현, 그리고 적의 능력이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하는 경우가 많아서 보는 내내 여기서는 왜? 그럼 아까는 왜 그렇게? 이런 의문이 많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한 생명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
그렇다고 모든 장면이 마음이 안들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 좋았던 점도 꽤 있었던 작품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테나가 선망을 앓으면서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기억한다는 점이었다. 히어로들은 셀레스티얼에 의해 태어나고 또 다른 우주와 은하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수를 증폭하는 데 활용되고자 만들어진 존재들었다. 그 목표치에 인간 수가 다달으면 인간과 함께 죽는 것이 그들의 삶이다. 하지만 테나는 그 과정에서 셀레스티얼의 오류로 이 모든 과정을 편집적으로 기억하면서 동시에 폭력성 역시 극대화되었다.
이를 막기 위해 히어로들은 테나의 기억을 없애느냐 보존하느냐 많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기억이 없으면 테나는 더 이상 테나가 아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를 통해 한 생명체의 정체성이 자신의 삶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기억의 중요성에 대해 잠깐이나마 언급을 하고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좋았던 점이 분명히 있었지만 영화 <이터널스>는 그래도 실망감이 더 컸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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