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ong2022-02-20 18:39:31
마음에 담아놨던 말 쓰기에 광고판 3장은 너무 좁아
<쓰리 빌보드>, 스포일러 없이 추천합니다!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김추자의 노래 가사 중 하나다. 옛 과거부터 그리움과 회한이라는 소재는 문학에서 흔히 쓰여왔다. 내 경험상 역시 사람에게 가혹한 아픔 중 하나는 역시 이별에 의한 것이었다. 이걸 보면 나 개인적으로도 그런 소재가 많이 쓰였다는 걸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이 뿐인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가슴속에 이별한 이들을 그리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을 이별한 것도 역시 가슴 아플 수 있겠지만 그중 마음 아픈 것은 많이 사랑했거나, 받았던 사람이 떠나는 것일 테지. 하지 못한 말이 마음에 남았다는 것은 사람을 참 아프게도 만든다. 당연히 그만큼 사랑해줄 사람도 없고 줄 만한 누군가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 그 떠나갔다는 공허함을 채우려고 사람에게 동기부여가 생기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랬고, 내 주위의 친구들도 그랬다. 이게 없으면 나에게 지장이 생긴다는 걸 깨닫는 거지. 사실 이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간단하다. 있을 때 잘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알면서도 중요한 줄 모른다. 나를 사랑하고 존경해도 내가 마음에 안 들면 어쩐지 마음이 안 가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럼 누군가는 또 그 간극에 상처받겠지. 또 사람들은 이런 사랑의 이동에 민감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결과로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점점 쌓이기 시작한다. 왜 그가 떠났는가. 그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이 마음속의 잔여물은 사람을 참 괴롭게도 만든다. 그것 때문에 무서워서 내 모든 걸 다 갖다 바쳐도 결국 없다는 건 나를 더 강하게 압박하니 삶은 참 어려운 순간의 연속이다. 내가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랑은 참 어렵다. 그게 이성(내지는 동성) 간의 연애에서도 그렇고 우리가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있을 때 잘하면 되는데 그때를 허무하게 놓치는 것이다. 또 같은 걸 반복하기 싫어서 많이 주면 외로워진다. 이런 삶의 괴로움이 그게 단적인 에피소드로 쨘하고 그나마 홀가분할 텐데, 사실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 같다. 내가 친구가 진짜 없는 걸까. 아니면 있는데도 내가 다들 갖고 있는 고독함에 빠지는 것인가. 이 난제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대화하고 싶어 진다. 이 세상과 말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영화가 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2월 신작으로 어마 무시한 작품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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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것에 대한 작품인가요?
딸이 죽었다. 원인은 강도살해다. 친구 집에 놀러 간다는 말에 다퉜는데, 그때 홧김에 '오다가 강도라도 당해버려라'라고 했던 것이 정말 현실이 되어버렸다. 모든 것을 잃었다. 아직도 주인공에겐 가족과 직장, 그리고 집과 아들이 있지만 사실 모든 걸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 밀드레드는 광고판을 게시한다. 범인을 왜 잡지 못했냐고 경찰서장 윌러비에게 항의하는 것이다. 당연히 해당 소관 경찰서는 뒤집힌다. 경찰서장 윌러비는 불같이 화를 낸다. 이게 무슨 짓이냐며 밀드레드에게 항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죄자가 잡히는 것은 아니다.
근데 그걸 알면서도 행동으로 이어지는 밀드레드는 확실히 과격하고 거친 사람이다. 그녀가 품은 분노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과연 그녀의 방식이 옳았는지는 따지고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동네방네 망신을 준 대상은 앞에서도 썼듯 윌러비다. 윌러비에게는 마음속에 품은 비밀이 있다. 윌러비는 이 비밀 때문에 매일을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근데 그에겐 가족까지 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이들에게 좋은 가장인 윌러비. 말 못할 사정이 있지만 누구보다 좋은 사람인 그에게, 밀드레드는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책임을 묻는다. 선하게 삶을 살아온 그가 경찰으로서의 본업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창피를 당하는 것이다. 이를 정리해보면, 좋은 사람이고 경찰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불가항력의 무엇 때문에 그냥 소시민이었던 한 여자에게 창피를 당한다라는 것이다. 좋은 아이러니 아닌가. 영화는 제목 <쓰리 빌보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광고판으로 생긴 아이러니를 소재로 다뤘다. 선함이 분노로 이아지고. 분노가 또 다른 분노를 만들고. 어떻게든 해결된다 믿었는데 또 다른 무언가를 야기하고. 영화는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이 역설이 이뤄지는 과정을 다룬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그런 역설만 보여주고 끝나지는 않는다. 영화가 주는 따뜻한 순간이 있는데, 이 순간에 대해 염두하고 보시라. 그럼 감상이 깊을 듯.
2. 어떤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사랑과 용서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밀드레드의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밀드레드는 후회와 미련을 다른 방식으로 푼다. 안타까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서러움을 타인에게 해결하는 것이다. 영화 내내 그녀가 따뜻해지는 순간이란 몇 없다. 물론 영화 내에서 제시되는 한 사건으로 인해 흑화 한 것도 맞다. 단순히 이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입장에 서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변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나는 주인공 밀드레드가 원래 온정을 베푸는데 능하지 않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인물이 그런 끔찍한 사고까지 겪었으니 더더욱 어두워지는 것이다. 영화는 플롯을 끌고 가며 이 사람이 어디까지 흑화 했는지를 묘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몇 없는 따뜻한 순간이 더더욱 도드라진다. 영화는 이 순간(온정)을 주요 사건으로 설정하며 '분노가 결국 인간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와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도와준다. 난 좋은 영화와 책의 조건 중 하나가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기능을 충실히 한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비범함이 눈에 뜨이는 것처럼 용서와 사랑이 한 인물의 행동을 통해 두드러지는 것이다. 뭐 사실 주인공 밀드레드에게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경찰 딕슨에게도, 레디 월비에게도 사랑이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3. 이 영화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각본이다. 이야기 구성이 정말 촘촘하다. 이것을 말하기 위해서 인물 설정을 예시로 들 수 있다. 그러니까 주인공은 딸을 끔찍한 사고로 잃은 엄마다. 당연히 세상에게 분노를 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딸의 가해자를 찾는 방식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서장의 이름을 걸고 광고판을 내세웠다. 여기부터가 굉장히 특별한 방식의 전개라고 생각한다. 경찰이 부패하거나 무능력했기 때문에 이를 위한 복수극을 벌인다는 영화는 자주 봤었던 것 아닌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은 최선을 다했다는 전제가 극 내부에 계속해서 깔리고 있으며 윌러비는 더도 없는 좋은 사람이라는 묘사가 나온다. 윌러비는 모든 것을 걸고 노력했지만 광고판에게 비난을 당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또 윌러비에겐 그가 겪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런 인물 간의 설정들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제까지 봤던 범죄/스릴러물과는 다른 방식의 비틀기로 '과연 이 행동에 끝이 있을까?'라는 물음을 건네준다. 사실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이 질문의 답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다르다. 무작정 '분노를 용서해야 큰 사람이 된다' 식의 말이 아니다. 보다 객관적인 견지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오로지 당신을 위해. 또한 코미디로서도 탁월하다. 극의 소재는 굉장히 무겁다. 그런데 그렇게 극이 무작정 무겁게만 전개되지는 않는다. 소소한 유머와 블랙코미디도 있으니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철학적 물음이 관객에게 좋게 작용한다. 다음은 여주인공 프란시스 맥도먼드와 샘 록웰의 퍼포먼스인데 5번으로 넘어가면 될 듯.
4. 난이도가 있는 영화인가요?
아니오! 무난하게 볼 수 있다.
5. 배우들의 연기는 어떠한가요?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2021년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홈리스의 세계에서 재회를 고대하는 주인공 역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그리고 2018년에 이 <쓰리 빌보드>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난 이 두 번의 수상 중 후자 쪽이 더 난이도가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시얼샤 로넌이나 마고 로비, 메릴 스트립 같은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의 대진도 나름이었지만 연기할 때 붙는 조건이 많다는 점에서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밀드레드는 겉으로는 센 척 하지만 내면은 약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딸과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서툴렀다는 것도 역시 특이점이다. 이 인물의 성격을 바탕으로 관객에게 딜레마를 전해줘야 한다. 분노가 납득이야 되지만 이런 방식이 이 주인공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퍼포먼스는 아주 훌륭했다. 거친 어머니에 맞는 코디와 비주얼, 또 섬세하고 여린 내면에 맞는 애처로운 눈빛까지 대배우의 카리스마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다음은 샘 록웰이 맡은 딕슨 역이다. 샘 록웰 역시 이 역할로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딕슨은 뭔가 나사가 빠져있다. 경찰 근무하다가도 갑자기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화나면 사람을 주먹부터 나가는 둥 좋은 경찰이라 보긴 어려운 지점이 있다. 그런데 이 인물이 변곡점을 지나 갑자기 성장하게 되는 지점이 있는데 이 묘사가 좋다. 완전 싹 바뀌지 않는다. 사람 성격이 다음날 바로 바뀌면 그게 더 이상하다. 당연히 서서히 바뀐다. 이 바뀌고 나서 '인물의 내면이 성장함+기존의 성격이 이어짐'을 표현하는 디테일이 좋았다. 이 외에도 마찬가지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던 우디 해럴슨의 세상 좋은 아재 연기나 사미라 위빙의 눈치 없는 연기도 좋았다.
6.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나요?
없다. 무난하게 볼 수 있다. 아, 현재(2022년 2월) 디즈니 플러스와 네이버, 티빙,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7.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간단하다. 잘 만든 영화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지루하지도 않고 코미디도 있으며 철학적인 물음까지 있으니 완전 일거양득이다. 다음은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분들이다. 여러분에게 무작정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하지 않겠다. 나 역시 큰 구멍이 있으니 그게 얼마나 해선 안 되는 말인지는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걔보다 승자가 되어야만 한다. 분노에 의한 동기부여?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지지한다. 그런데 그런 쪽으로 무작정 결론이 나는 게 우리에게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우리는 행복한 쪽으로 귀결을 내야 할 것 같다. 그게 그렇지 못할때의 우리 모습을 여러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다음은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손예진이나 현빈 배우같이 잘생기고 예쁜 얼굴 구경하는 게 작품의 재미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맥도먼드의 연기를 보는 것도 꽤 큰 감상 포인트(?)다. 또 디즈니플러스 유저들 중 MCU 작품들이나 토이 스토리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고 난 다음 '뭐 보지?'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웨이브나 네이버, 티빙에서 5천 원 주고 볼 바에 이럴 때 보는 게 좋지 않겠어? 당당히 디즈니플러스 추천작으로 강조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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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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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스 갬빗>에서 제일 좋았던 건,
<퀸스 갬빗>에서 제일 좋았던 건,
체스신동, 그리고 그녀를 사랑한 사람들.
보름 정도에 걸쳐 미국 드라마 <퀸스 갬빗>을 보았다. 너무 재밌어서 쏙쏙 빨려 들어갔던 드라마. 배경은 1960년대고(나는 시대극이 좋다), 소재는 체스이고(생소한 분야를 엿보는 건 더 좋다), 커다란 눈의 여주인공은 너무 매력적이다.
체스가 이렇게나 어렵고 복잡한 게임인 줄은 드라마를 보고 처음 알았다. 모든 공격에 각각의 이름이 붙여져 있고, '퀸스 갬빗'이라는 드라마 제목도 체스 오프닝 기술의 한 부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 때 사람들이 체스에 그렇게나 열광했는 지도 처음 알았다. 드라마의 배경인 1960년대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체스에 관심이 있었던 듯하다. 챔피언십도 중계하고, 신문 1면에도 실리고, 챔피언의 우승자는 거의 연예인의 인기더라. (이세돌 같은 느낌일까?)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
이 드라마는 주인공 '하먼'이 체스에 소질을 보이면서 결국 체스 최강자가 되는 이야기다. 체스 얘기니만큼, 여러 사람들과 체스경기를 두며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장면들은 매우 흥미진진했다. 그치만 내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했던 요소는 따로 있다. 바로 양어머니 '엘마'와의 관계다.
하먼은 어릴 때 친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크다가 13살에 엘마에게 입양됐다. 유년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타고난 기질인지, 하먼은 시종일관 굉장히 무뚝뚝한 성격으로 나온다. 입양이 되고도 웃는 모습을 여간해선 볼 수 없는 데다, 그런 성격 탓에 사람들과 가까워지지도 못하고 늘 외톨이처럼 지낸다. 그런 하먼을 보듬어준 게 바로 양어머니 엘마였다. 보듬었다고 해서, 하먼을 엄청 옆구리에 끼고 사랑 표현을 하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둘은 엄마와 딸의 관계라기 보단 뭔가 친구 같은 관계다. 그런데 나는 그래서 오히려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겉으로 나도는 남편 때문에 외로웠던 양어머니와, 고아로 크면서 마음을 잘 열지 못하는 딸이, 서로 친구처럼 의지하는 모습. 낯간지럽게 껴안고 뽀뽀하는 장면 하나 없이도, 둘의 관계는 묘하게 뭉클하고 훈훈한 구석이 있었다.
엘마는 딸이 체스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고는 적극 뒷바라지 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남편이 떠난 후 수입이 없어서, 딸이 챔피언십에서 따온 상금으로 먹고살려고 그러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먼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드러났다. 잡지에 나온 딸의 기사를 딸보다 더 자세히 찾아 읽는가 하면, 사람들 앞에서 자랑스러워 어쩔 줄을 몰라하고, 그녀의 체스 친구들을 알고 싶어 하고, 체스에 대해 모르면서도 딸의 경기를 지켜보려 한다. 그게 애정이 아니면 뭘까.
무뚝뚝함의 극치였던 하먼 역시, 서서히 양어머니에게 의지하게 되고 사랑하는 게 보인다. 나름의 애정표현이랍시고 '툭'하며 양어머니의 손을 잡을 때. 수입이 없던 양어머니가 "나에게 상금 10%씩만 띄어주겠니?"하고 소심하게 묻자 "15%로 해요"하고 말했을 때. 왠지 모를 흐뭇함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둘 사이의 애정은, 매번 그 서툰 표현들에서 여지없이 묻어 나왔다. 그 은은히 물드는 관계를 지켜보는 게, 바로 내가 이 드라마를 좋아한 가장 큰 이유였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양어머니 엘마는 건강이 나빠 일찍 죽는다. 모나고 차가운 세상에서 유일하게 하먼을 사랑해주었던 엘마. 그녀의 죽음에도 대성통곡은커녕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던 냉랭한 하먼은,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참았던 눈물 한 줄기를 쏟는다. 생전 양어머니가 좋아했던 위스키를 마시면서. 더도 말고 딱 한 줄기의 눈물이었다. 하지만 그 절제된 모습의 바닥에, 엘마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과 연민이 꽉 차 있다는 건, 차고 넘치도록 알 수 있었다는 거.
양어머니 엘마와의 뭉클했던 관계.
드라마는 하먼이 체스 최강자였던 소련선수 '보르고프'를 누르고 우승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난 이 드라마가 결코 체스대회에서 우승하는 여자아이 얘기라고만 느끼지는 않았다. 고아였고 외톨이었던 하먼이, 양어머니를 만나고, 자신을 아껴주는 친구들 베니와 해리, 타운스를 만나면서 마음을 여는 성장드라마로 보였다.
마지막에 그녀는 별로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잘 웃고, 표현도 할 줄 알게 되며, 특유의 무뚝뚝함에서 해제되어 길거리의 노인들과 인사하고 체스도 둔다. 나는 그게 보르고프를 꺾고 우승한 것보다도 더 흐뭇했다. 하먼이 엇나가지 않고 클 수 있었던 자양분은, 체스이기도 했지만 결국 사람이지 않았을까.
체스 최강자 고르고프와의 시합.
여담이지만, 이 드라마가 방영된 후 구글에서는 '체스 두는 법'이 9년 만에 검색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음, 난 드라마를 보고 나니 오히려 체스에 관심을 가지기 싫어지던데. 왠지 내 머리가 얼마나 나쁜지만 드러날 것 같아서 말이다. 그저 좋은 드라마, 웰메이드 드라마로 깊이 간직해야지. 간만에 훌륭한 드라마를 보고 나니 갈비탕 한 그릇을 비운 것 마냥 속이 뜨끈하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우두미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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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번 만에 갱년기 치료 뚝딱, 요상한 서비스
* 해당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의 감독 소피 하이드는 영화 <52번의 화요일>로 2014년 제30회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16살의 빌리는 성전환 수술을 하려는 엄마와 떨어져서 살면서 1년 동안 매주 화요일마다 만난다. 52번의 화요일을 겪으며 욕망, 책임,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후 소피 하이드 감독은 단편, 다큐멘터리 등의 활동을 이어오다 2019년 로라와 타일러의 우정을 통해 여성의 몸에 대한 탐구를 이야기하는 소설 원작 영화 <애니멀즈>를 내놓았다.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에는 소피 하이드 감독의 자신감이 가득 들어있다. 이것은 감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다. 게다가 그 이야기는 연기 인생 40년 만에 파격 노출을 감행하기로 한 배우 엠마 톰슨의 지원으로 더욱 탄탄해진다. 배우 다릴 맥코맥도 감독과 배우의 보이지 않는 압박 사이에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소소한 코미디가 적재적소에서 소재의 무거움을 누그러뜨리지만, 영화 전체의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2022> 포스터
<성의 즐거움을 모르며 중학교 종교 교사로 은퇴한 60대 여성>
낸시(서비스 이용을 위해 만든 가명)는 남편이 2년 전에 죽었고, 아들과 딸 모두 타지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비슷한 연배의 애인이 있지만, 젊은 남성이 주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궁금해 큰돈을 주고 성매매를 하기로 한다. 그는 생전의 남편과 아주 재미없는 성생활을 하였고, 학교에서 성매매의 문제점에 대해 가르쳤으며, 치마를 짧게 올리고 다니는 여학생들을 불러 걸레라고 혼을 냈었다. 그러나 첫 성매매에서 리오(서비스 제공을 위해 만든 가명)를 만나 폭풍 질문을 쏟아낸다. 성 노동자들은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 고객들은 어떤 이유로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그들의 어머니도 자녀가 이런 직업에 종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그는 이런 것들이 너무 궁금하다.
다시 리오를 만난 낸시는 이번에 해야 할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진도를 나가보려고 한다. 해보고 싶었지만 사회적인 통념에 갇혀서 또는 남편이 터부시 해서 못했던 것들을 리오에게 털어놓고 하나씩 클리어 해 나간다. 리오의 도움으로 성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던 낸시는 자신도 리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그의 진짜 이름을 궁금해하고, 그의 진짜 삶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싶어 한다. 심지어 교사로 일했던 경력을 내세우며 그의 어머니와 상담하는 것을 자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리오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리오와 마지막 만남에서 낸시는 자신을 속박했던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호텔 1층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한 때 가르쳤던 제자에게 자신의 과오를 사과하고, 리오와 자신의 관계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방으로 올라가 성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리오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이별의 말을 하고, 낸시는 리오가 없어도 자신의 몸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성의 즐거움을 모르며 중학교 종교 교사로 은퇴한 60대 여성
<내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만 석유 회사에 다닌다고 가족에게 거짓말하는 성 노동자>
리오는 아일랜드계 기독교 학교를 다녔다. 어른들이 없는 주말에 친구들을 불러 놀다가 여럿이 엉켜 뒹구는 모습을 어머니가 목격하고 난 후, 그는 어머니에게 죽은 자식이 된다. 심지어 길에서 만나도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쳐 버린다. 성 노동자의 과거 상처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낸시 앞에서 무장해제가 되어 버렸다. 현재에 집중하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활과 거리를 두고 몸에 대한 소통을 해야 고객이 원하는 판타지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다양한 유형과 욕구를 가진 고객들과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명확한 정체성을 만들어나간다. 그러나 그가 만든 '리오'는 낸시의 공격에 무너져버린다. 그는 결국 평정심을 잃고 고객에게 감정의 밑바닥까지 드러내 보이고 만다.
리오는 인터넷에서 석유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모아 가족들에게 메일로 안부를 전해오고 있었다. 낸시의 말을 듣고 군인으로 일하는 동생에게 자신의 직업에 대해 솔직하게 공개하였는데,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며 석유 회사에 다닌다는 말은 전혀 믿지 않았다고 대답했다고 낸시에게 전했다. 리오는 판타지가 아닌 현실의 삶에서 한결 후련해진 마음을 느낀다.
내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만 석유 회사에 다닌다고 가족에게 거짓말하는 성 노동자
<극강의 가성비로 만든 스마트한 영화>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은 호텔 방 안에서 촬영되었다. 심지어 공간이 달라지면 긴장감이 높아질 것 같다는 낸시의 취향에 의해 같은 방으로 만남이 예약되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머무는 호텔 방도 모두 같았다. 물론 최대한 앵글을 바꾸며 장면 전환을 위해 노력했지만, 공간의 제약을 확장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라고 할 수 있겠다. 두 배우의 대화는 마치 로드무비처럼 여정이 있는 듯이 그려졌다. 물론 호텔 밖을 나가지는 않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곳에 가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길 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호텔 방 안의 공간은 소파, 침대, 거울, 화장실의 크게 네 곳으로 세분화할 수 있겠다. 소파는 대화와 경청의 공간, 침대는 여정의 공간, 거울은 사색의 공간, 화장실은 현실의 공간이 되어 동반자와 함께 몸의 여정을 통한 해방을 그린다. 또한 그동안 미디어가 여성의 몸을 다루었던 전형적인 방식에서도 탈피하여 극강의 가성비로 만든 스마트한 영화다.
호텔 방 안에서 로드무비가 가능하다.
리오는 가족들에게 석유 회사에 다니면서 석유시추선을 타고 망망대해를 다니며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석유 탐사를 하는 일을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리오의 직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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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부탁해 / 2001
나는 연말이 되면, 자꾸만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고 싶어진다. 한 해의 마무리에는 꼭 당신들의 올해 끝얼굴을 함께 마주봐야 편안해지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가족이 아닌 오랜 친구들에게 무언가 복고하는 감정을 느끼는 걸 보면, 우리가 놓고 온 중요한 것이 자꾸만 더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그걸 당신들의 얼굴을 통해 알고 싶어하지만, 몇 해를 보고 또 보아도 공허한 마음은 계속 커져간다. 우리가 잃어버린 그것이 무언지는 아무도 알려 하지도, 알 수도 없다. 정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인지, 나 혼자 길을 헤매는 건지도 영문 모를 일이다.
왜 난 이제 네 얼굴을 깜박깜박 들여다보면 더 슬퍼지는 걸까? 지금의 나는 몹시 충분한 사람인데도 당신들과 마주하고 나면 반토막이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걸까? 즐겁고 공허한 양가적인 마음이 스무살 때부턴 계속 이어져왔다. 더 알고 싶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던 때가 그리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꼭 손을 쥐고만 서 있었던.
“스물셋.. 아니 늦어도 스물 넷에는 꼭 이 영화를 봐야 해. 더 늦으면, 이 영화는 볼 수 없거든. 아무리 봐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걸?”
먼저 이 영화를 본 H언니가 내게 당부하며 말해주었다. 참. 세상에 그런 영화가 어디있어? 라는 생각과 호기심으로 가볍게 보았다. 언니의 말은 정말이었다. 나는 정말로 서른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 후회했을거야, 언니. 해주와 지영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안간힘을 썼을거야.
<고양이를 부탁해>. 이 영화는 고등학교 때 절친이었던 다섯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느덧 졸업을 하고 스물이 되어버린그녀들. 각자의 삶이 지고 있는 각기 다른 무게를 감당해내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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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는 증권사의 계약직 직원이다. 이른 나이에 일찍이 좋은 직장에 취업한 해주는 자신의 직장을 자랑스러워 하며, 더욱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낮추며 열심히 일한다. 상사의 무시, 성희롱 등을 견디면서도
해주는 꿋꿋이 해낸다.
해주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직장, 자신의 외모, 또 자신의 가정사 등. 어른이 된 해주는 더이상 친구들에게 예전만큼의 관심을 쏟지 않는다. 대신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맞춰 열심히 나아가기에 급급하다. 우리의 사회초년생들의모습과 다를 바 없는 해주. 너무도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해주의 방식만이 이 사회에선 어린 우리가 살아남는방법일지도 모른다.
해주와 가장 친했던 지영. 지영은 집이 가난하다. 부모는 일찍이 여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여러 종이를 겹쳐 대충지은 듯한 집에서 사는 지영은 직장에서 잘린 후, 매일을 생활고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지영에게는 삶이 지옥이다. 자신의 가난이 끔찍히 싫고, 벗어나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세상은 자꾸만 그녀를 단념시킨다.
그럼에도 꿈을 갖고 있는 그녀. 지영은 텍스타일 아트에 관심이 많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는 지영. 매일 같이한 칸씩 색을 칠해나간다.
또 다른 친구인 태희. 태희의 집은 큰 찜질방을 운영한다. 부유한 집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가는 태희는 자신보다 못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다. 매일 같이 장애인 봉사활동을 나가고, 그 봉사활동에서 만난 지체장애인의 시를 대신 써주며 사랑하기도 한다. 지나치는 작은 것에도 동정을 갖는 태희. 그런 그녀는 자신에게 올곧은 길만 요구하는 집안이 힘들다. 자꾸만 멀리 떠나고 싶어하는 태희.
그런 태희는 다섯 친구의 관계가 소중하다. 고등학생 때 친구였던 이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유일하게 노력하는 인물이다. 자신만 이 관계에 항상 노력하고, 마음을 쏟는 게 서운하지만 결국 또 모든 걸 도맡아하고 있는 그녀. 그녀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들어슬퍼진다.
해주: 미안하다. 이거 오늘까지 꼭 해야한다는데. 낸들 어쩌냐? 야. 내 생일이라서 안된다고 그럴 순 없잖아.
태희: 왜 맨날 내가 전해야 하는건데? 일일히 연락해서 약속 잡는게 얼마나 신경 쓰이는 일인지 알아? 결국 나만 연락하잖아 매일.
해주의 생일로 오랜만에 모이게 된 다섯 친구들. 하나씩 해주에게 선물을 건넨다. 비류,온조는 뽕브라를. 태희는 립스틱. 세 친구들은 스무살에 걸맞는 선물을 준다. 지영은 길에서 주운 고양이를 해주에게 준다. 자신이 열심히 손수 그린 텍스타일 포장지로감싼 상자에 담아.
선물이야. 이름은 티티야. 예쁘게 키워.
이 장면이 결국 친구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장면이란 생각이 든다. 해주는 지영의 선물을 받고는 당장 포장지를 찢어버린다. 지영의 정성과 꿈이 담긴 텍스타일 그림은 해주에겐 그저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짓. 돈도 안 되는 쓸모 없는 낙서에 불과하다. 그 찢어진 그림을 들어 지영에게 말을 거는 태희.
태희: 이거 네가 그린 그림 맞지? 야. 멋있는데? 근데 이거 하나하나 다 그리려면 조금 지루하겠다.
태희는 항상 버려지고 찢긴 것을 주워 다시 봐준다. 정확히는 봐주려고 노력하지만, 하지만 그 공감은 전적으로 상대를 위로해주지 못한다. 그저 씁쓸히 웃어보이는 지영. 친구들의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다섯 중에서도 해주와 지영은 더욱 친했다. 같은 무리에서도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는 듯, 두 사람은 그런 특별한 사이였다. 그렇지만 성인이 된 후,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너무도 달라져버린 둘. 지영은 고등학생 때와 다를 것 없이 해주에게 진심이지만, 해주는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벌써 어른이 된걸까. 자꾸만 지영의 마음에 흠집을 내는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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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야 서지영. 진짜 놀랬다? 난 네가 나한테 고양이 선물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지영: 예쁘게 키워.
해주: 근데 너 요새 뭐해?
지영: 뭐 좀 생각하느라고. 그냥 있어.
해주: 생각? 무슨 생각?
지영: 유학 가면 어떨까 생각 중이야. 요즘 텍스타일 공부하는 사람들 외국으로 다들 나가잖아.
해주: 유학은 뭐 아무나 가니? 돈이 있어야 가지. 그러지말고, 이 언니가 알바 자리 소개해줄테니까 용돈이나 벌어서 학원이나다녀보던지 해. 어때?
(지영은 밖으로 나가버린다.)
해주: 야.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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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의 회사에 찾아온 지영. 자신이 준 고양이를 버려버린 해주이지만, 마지막으로 그녀를 믿어보기로 한다. 하지만 흘리듯 한말을 기억할리 없는 해주. 지영은 몇시간을 지하철 역에 앉아 기다린다. 너무도 달라진 둘의 관계.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이 똑같은 경험을 하며 같이 울고 웃던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이제는 서로가 무엇을 하고 사는지도 잘 모르게 된 둘. 각자가 처한 환경은 이제 너무도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멀어져버리는 옛 친구들. 서로를 향한 마음의 크기는 다르고, 서운함은 쌓여만 가고 편한 존재라는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주게 된다.
서로가 없으면 안 될 것만 같았던 우리가, 사회의 발을 맞추기 위해 그렇게 쉽게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프고 연약하게 느껴졌다. 그녀들의 등 뒤로 보이는 “좋은 여행, 영원한 추억”이라는 문구가 자꾸만 눈에 띄었다. 우리에게 영화가 하는 말 같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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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래된 집이 가라앉기 시작한 지영. 지영이 처한 현실처럼 그녀를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점점 좁아지고 설 곳이 없어지는 지영. 여기저기 일을 구해보다 태희에게 결국 돈을 빌리게 된다.
그런 지영의 부탁에 자신의 전단지 알바를 반 나눠주곤
돈까지 빌려주는 태희.
태희: 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아 맞다. 까먹기 전에. 여기 돈.
지영: 고마워. 언제까지 주면 돼?
태희: 그냥. 돈 생기면 갚아.
근데 어디에 쓰려 그래?
지영: 그냥 좀 필요해서. 그런 얼굴로 쳐다보지 좀 마.
태희: 네가 전화해서.. 의외였다?
지영: 그래? 내가 그렇게 전화를 안했나?
태희: 우리 모일 때는 맨날 내가 먼저 연락하지. 네가 먼저 연락한 적 한 번도 없었잖아.
졸업하니까 애들이랑 멀어지는거. 그게 젤로 섭섭하다?
학교 다닐때가 정말 좋았었는데. 매일 만나다가 떨어져 지내니까 이젠 만나도 별로 할 얘기도 없고.
개인적으로 태희의 이 대사가 마음에 와닿았다. 매일 보던 사이가, 단지 물리적으로 멀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우리들은 이렇게 변해버리는 건가? 라는 서운함을 스무살 때 너무 큰 혼란으로 겪었다. 서로를 낱낱이 알던 때와는 달리, 몇 달만에 만나 간간히 그동안의 일상을 전하는 것은 꽤 우리의 졸업이란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반갑고 자꾸만 텅 비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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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길에서 노숙자를 만난 지영과 태희.
지영: 아까 그 거지 말이야. 난 솔직히 그렇게 될까봐 좀 무섭다?
태희: 글쎄, 난 무섭단 생각은 안 해봤고. 가끔 그런 사람들 보면 궁금해서 따라가보고 싶기는 하다? 매일 뭐하면서 지내는지. 아무런 미련 없이 자유롭게 떠돌아지낼 수 있다는 건 좋은 거 아닐까?
지영: 그걸 자유라 그러니? 난 그렇게 생각 안해. 그렇게 다니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떡해.
태희는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연민을 보이는 선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입장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한다. 그건그녀가 그런 입장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항상 부족함 없이 자란 태희는 거지, 외국인 노동자들, 고기잡이 배를 보며 “자유”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영은 가난을 안다. 그것이 자유가 아닌 보이지 않는 감옥이라는 현실의 쓴 맛을 직접 겪어본 인물이다. 지영에게 그것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 그 자체이기에, 자꾸만 지영은 걱정한다. 당장 집이 가라앉으면 어떡하지? 저러다무슨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하고서 말이다.
결국 마음뿐인 연민을 가진 이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다 가지고 남은 여유로 남들을 돌보는이들과, 진심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입장을 아는 이의 차이가 무언지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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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지나고, 또 다시 만나기로 한 친구들. 이번에도 역시 태희의 제안으로 약속은 진행된다. 지영은 해주와의 저번 일로 아직마음이 상해 더이상 해주를 보고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건 상관 없이, 그저 지기와 가까운 곳에서 효율적으로 만나고 싶어하는해주. 각 인물들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
지영: 꼭 그래야해?
태희: 한 달에 한번씩은 꼭 만나줘야 한다고. 그래야 우리 우정에 금이 안가지.
해주: 우정? 참.
비류, 온조: 아. 그럼 말이 또 달라지지.
해주: 근데 언제 인천까지 가니. 니네가 서울로 오면 안돼?
비류, 온조: 하여튼 얘는 꼭 지 생각만 한다니까.
지영: 난 해주한테 가는 거면 안 가.
태희: 우리 넷이 서울을 가는게 낫니. 너 하나가 인천을 오는 게 낫니?
해주: 너희 넷이 서울로 오는거 !
결국 인천에서 만난 다섯 친구들. 시작부터 지영은 해주와 말도 섞지 않으며 둘의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태희: 야. 너 지영이한테 왜 그래 자꾸. 학교 다닐 땐 너네 둘이 제일 친한 사이였잖아.
해주: 예전에 친한 사이였다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니? 현재가 중요하지.
태희: 현재? 그래서, 현재 너한테 중요한 게 뭐야?
해주: 옷이다. 왜!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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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로가 소중하지만, 서로가 가장 중요하진 않게 되어버린 우리들. 이건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스물을 겪은 청춘들이 알게 된 씁쓸함일 것이다. 다섯 친구들이 인천에서 쇼핑을 하며 각자 둘러보는 장면은 결국 아무리 친구여도, 자신의 인생은 혼자 살아가야 하는 것이란 뜻인 것처럼 느껴져 씁쓸한 웃음이 지어졌다.
해주와 지영이, 태희처럼 미래에 대한 고민과 꿈으로 가득차 멀리 떠나버리기도, 현실에 안주하기도 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동안에 종종 만나 서로를 바라봐주는 따듯함은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지금의 내 나이는 어쩌면 가장 혼란스럽고, 바쁘며 치열한 나이인지도 모른다. 졸업의 끝과, 새로운 시작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그 속에 걸쳐있는 우리들. 앞으로도 우리가 더 멀어진다는 건 변함 없는 사실이겠지만, 문득 생각나면 서슴없이 연락하고 언제나열여덟처럼 깔깔대며 철없는 소리만 하는 우리이길 바란다. 다들 나와의 여행을 영원한 추억처럼 계속한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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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가 지영에게 한 말이 자꾸만 남는다.
태희: 지영아. 나는 니가 도끼로 사람을 찍어 죽였다 그래도 니편이야.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해. 나 너 믿어.
가끔은 해주였고, 또 가끔은 지영이었으며 종종 태희였던 모든 방황하는 스물에게 보내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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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한국에서는 <잠> 북미에서는 <더 넌 2> 3주째 호러, 스릴러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새로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2위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9월 4주차 박스오피스 순위 같이 알아볼까요?✍�
[국내 박스오피스]
영화 <잠>이 개봉 이후 3주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6번째 시리즈를 맞이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위, 할리우드 레이싱 액션 영화 <그란 투리스모>가 5만여명을 동원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개봉 첫 날 부터 혹평세례를 받고 있는데, 허술한 내용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더 넌 2>가 매출액 84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3주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익스펜더블4>는 매출액 830만 달러를 올려 2위로 출발,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이 3위를 기록했습니다. <더 넌>은 1956년 프랑스 한 성당에서 신부가 죽은 채 발견되고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아이린 수녀가 의문의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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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역사 | 남산의 부장들
우리의 그때 그 역사적 사실들을 재각색하여 만든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있습니다.
그때의 역사에 관하여 한 번 더 되짚어 보며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임자 곁엔 내가 있잖아" 라는 명대사와 함께 정말로 사실 그래도 믿고 하면 큰일 난다는 교훈을 보여주며 영화 남산의 부장들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스릴러, 느와르, 범죄, 미스터리, 서스펜스, 액션, 시대극, 첩보, 정치, 피카레스크, 고어
감독 : 우민호
각본 : 이지민
출연진 :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개봉일 : 2020년 01월 22일
평점 : 8.46
스트리밍 : tvN , NETFLIX, Wavve, Whatch, 쿠팡
기획 의도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1970년 10월 26일, 중앙 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성민)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 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 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 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들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데... 흔들린 충성, 그날의 총성
여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영화에서는 과장스럽지 않고 절제된 배우들의 연기의 합이 매우 좋아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1위 자리를 굳건하게 막아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남산의 부장들 결말을 살펴보자면...
우리가 잘 알듯 김규평(이병헌)은 박통(이성민)을 처단하고 참모총장을 모시고 본인의 본거지인 중앙정보부가 있는 남산으로 가서 군을 장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참모총장의 설득에 못이겨 육군 본부로 가면서 김규평은 그자리에서 체포되며 사형을 받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만약, 이병헌이 참모총장의 말을 안 듣고 중앙정보부로 가게 되었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코믹함을 최대한 배제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쫄깃했던 영화 남산의 부장들 아직 이 영화를 안 봤다면, 추천드립니다~
한줄평 : 반복되어서는 안되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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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필름에는 무엇이 담기는가
사라진 필름에는 무엇이 담기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셔커스 Shirkers>
우리는 흘러가는 순간을 붙잡기 위해 노력한다. 동영상, 사진, 그림, 글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순간이 담겨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록 이상의 가치가 생긴다. 우리가 붙잡으려 하는 것은 비단 당시의 풍경, 소리, 감정 같은 것뿐만이 아니다. 그 순간의 '나'와 '나의 에너지'다.
창작자는 자신의 에너지를 유형의 형태에 담아내는 전문가다. 모든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영혼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창작물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셔커스 Shirkers>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18살의 '샌디 탄'은 영화에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샌디는 미국에서 온 '조지 카도나'라는 묘한 카리스마를 가진 남자의 영화 제작 수업을 듣게 된다. 재스민과 소피 그리고 조지는 각별한 사이가 된다. 샌디와 친구들은 영국과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조지는 싱가포르에 남는다. 조지의 제안으로 샌디는 그와 단둘이 미국 로드 트립을 다녀오게 된다. 그 후 싱가포르의 로드 무비를 찍기로 결심하고 대본을 쓴다. 조지가 감독을 맡고 재스민과 소피가 주요 스태프가 되어 영화 <셔커스>이 제작이 진행된다.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조지는 영화 <셔커스>의 필름을 가지고 종적을 감춘다. 25년 후 조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샌디는 잃어버렸던 필름을 되찾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로 가야 했다”
소꿉친구인 샌디 탄과 재스민 응은 세상에 저항하는 반골 기질이 다분한 학생들이었다. 당시 싱가포르의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들의 자유분방함과 열정은 더더욱 빛났다. 그리고 이 열정은 조지 카도나로 인해 더욱 커진다.
'조지 카도나'라는 사람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비밀스럽고 묘한 구석이 있다. 그에게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발산됐고, 이 이야기는 젊은 창작자들의 꿈을 부추겼다. 편지나 메일이 아닌 본인의 목소리가 녹음된 카세트테이프를 보내는 것도 자신의 힘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목소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조지의 제자들은 그를 좋아했고 그에게 끌렸다.
조지는 다른 사람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자신을 위해 일하게 할 수 있었다. 조지는 꿈꾸는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만든 뒤 성취가 가까워져 오면 방해했다. 조지의 제자이자 피해자 중 한 명은 스티브는 '조지가 영적 지도자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말한다.
스스로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던 남자의 민낯은 열등감과 허풍으로 똘똘 뭉친 도둑이었다. 꿈과 영혼이 담긴 물리적인 뭔가를 취해 종적을 감추는 악랄한 도둑 말이다. 조지는 자신이 되고자 했던 인물상에 닿지 못했다. 존경받고, 천재적인 인물이 되고 싶은 욕망은 자신보다 빛나는 젊은이들의 꿈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우린 다시 만나야 했다”
샌디는 2011년 조지가 죽고 25년 만에 <셔커스>의 필름을 되찾게 된다. 70통의 필름에서 사운드가 전부 사라진 채 무성영화가 되어 돌아왔다. 25년 전에 사라진 <셔커스>는 싱가포르의 타임캡슐과 같았다. 소리는 없지만 25년 전의 풍경, 사라진 건물과 거리 그리고 사람들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샌디가 쓴 영화 <셔커스>의 주인공 S는 16살의 살인자다. S는 다른 세상으로 데려갈 사람을 구한다. 죽일 만큼 좋아하는 사람으로. 샌디의 세계관에는 행동하는 자와 흔드는 자 그리고 도망자인 셔커스가 있다. <셔커스>를 만드는 동안 샌디는 열정으로 앞만 보고 내달렸다. 현장에서 대부분의 일을 책임졌던 소피와 재스민은 조지를 완전히 믿을 수 없었지만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셔커스>의 세계관은 현실 세계에서 그들이 겪은 일로 확장된다. 행동하는 자 샌디, 흔드는 자 소피와 재스민, 그리고 도망자 셔커스인 조지. 보기에 따라 조지는 샌디의 세계관을 완성시켜 준 인물이기도 하다.
주인공 S의 카메라에는 필름이 들어 있지 않다. S는 카메라를 통해 보고, 셔터를 누르면 마음으로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지가 대본에 없는 장면을 필름이 없는 카메라로 열심히 찍었던 상황을 생각하며 샌디는 S의 대사를 떠올린다.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은 필름이 아닌 행동이다. 조지는 S의 대사를 그대로 실현해 보였다.
조지와 <셔커스>는 함께 사라졌다. 삶의 거대한 부분을 잃어버렸다는 감각은 샌디와 친구들을 감쌌다. 하지만 <셔커스>는 각자의 머리와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 다시 샌디가 카메라를 들어 완성해 낸 동명의 다큐멘터리인 <셔커스>는 이 오래된 프로젝트의 마침표다. 어떻게든 찍어야 했던 이 마침표는 사라진 <셔커스>를 기리며 동시에 새로운 <셔커스>를 완성해냈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코두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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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 주체적 삶을 택한 소녀의 성장 영화 걸후드를 관람하고 왔어요!
셀린 시아마 감독의 영화 걸후드를 시사회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워터릴리스, 톰보이 이후 세 번째 장편 영화로 2014년에 제작된 영화인데요.
한국에서 이제 개봉을 합니다.
시사회 참석 후 간단히 이야기해 보았습니다.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고,
자세한 리뷰가 궁금하신 분들은 브런치에 오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https://brunch.co.kr/@movie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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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드백> 30초 예고편
한때 잘 나가던 스타였지만 지금은 잊혀진 자비스 돌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라디오 DJ 제안을 수락한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예전부터 좋아했다는 스토커가 등장해 생방송 중인 방송국을 공격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