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3-02 21:34:06
3월 개봉 예정작 <나이트 레이더스>
3월 3일 대개봉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토르: 라그나로크>, <조조 래빗>을 연출한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와
베를린국택제영화제가 선한 차세대 여성 감독 '다니스 고렛'이 만나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영화가 있죠.
바로 <나이트 레이더스>입니다!
아직 <나이트 레이더스>가 어떤 영화인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훑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누가 출연하나요?

엘레 마이아 테일페데스
주연 | 니스카 역
FILMOGRAPHY
비토스, 2014
블러드 퀀텀, 2019
세계가 깨어져 열릴 때, 2019
킴마피이피츠시니: 더 미닝 오브 엠퍼시, 2021
나이트 레이더스, 2022
AWARDS
제38회 벤쿠버국제영화제

브룩클린 르텍시에 하트
주연 | 와시즈 역
FILMOGRAPHY
디아스포라
나이트 레이더스, 2022
어떤 내용인가요?
국가 에머슨은 전쟁을 일으켜 대제국을 새우기 위해 아이들을 강제로 아카데미에 입교시킵니다.
아카데미에 들어가면 다시는 못 만난다는 걸 아는 '니스카'는 자신의 딸 '와시즈'를
지키기 위해 외딴 숲에서 칩거합니다.
그러던 중,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니스카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딸을 아카데미에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니스카가 자신의 딸과 떨어져서 생활한지 약 10개월이 지났을 때,
예기치 못한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비밀을 알게 된 니스카는 자신의 딸을 되찾기 위해 국가의 중심부를 습격하기로 결심합니다.
과연 니스카는 자신의 딸 와시즈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TMI
첫 번째,
캐나다 스크린 어워즈, 하와이 국제 영화제, 토론토 국제 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총 20번 노미네이트되었고, 2번 수상하였다.
두 번째,
제작을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는 마오리족 혼혈, 영화의 감독 '다니스 고렛'은 크리족 혼혈이다.
세 번째,
감독 다니스 고렛은 1979년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가 발매한 'The Wall'을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작업했다.
지금까지 <나이트 레이더스>를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나이트 레이더스>의 결말이 궁금하시다면 3월 3일 극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그럼 우리 모두 안전하게 극장에서 만나요 ٩(๑●ᴗ●๑)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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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레이더스>의 리뷰를 보고 싶거나, 리뷰를 남기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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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cammie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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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괴물화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이유
넷플릭스 최고 히트작 중 하나, <스위트홈>.
내가 평상시 선호하는 장르(잔인함+ 폭력성+공포/ 크리쳐물)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왜 그렇게 <스위트홈>에 열광하나"하는 궁금증에서 올해 초 정주행을 시작했고, 그 여정은 2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편당 50분 정도의 분량이었지만, 체감상 10~20분 정도 되는 것처럼, 그야말로 '순삭'이었다.
이렇게 평상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에 푹 빠진 것도 참 드문 체험이다.
<스위트홈>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전제들!
'정체불명의 원인으로(욕망으로 추정) 괴물화가 되가는 사람들'
누가, 왜 괴물이 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욕망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지만, 그 욕망이라는 것도 비구체적이다. 욕망이 없는자가 있겠는가.
절망, 좌절을 심하게 겪은 사람이 괴물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작품 속에서 정말 멀쩡해보이는 사람도, 차분하고 의롭고 냉정해 보이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 갑자기 괴물이 된다. 아무 이유없이. 아무 맥락없이. 허무하게.
(그러고보니, 긴급속보를 발표하던 대통령도 생방송 중에 갑자기 괴물이 된다.)
<스위트홈> 속 괴물들 1
<스위트홈> 속 괴물들 2
결국, <스위트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설정, 세계관은 이것이다.
괴물이 되는 자와 여전히 사람으로 남은자 간의 '차이점'이 없다.
모두가 '잠재적 괴물'이다. 누구 한 사람 빠지지 않고. 너도. 나도.어떤 블로그 리뷰에서, <괴물화가 되는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 이 작품의 논리적 허점>이라고 쓴 것을 보았다.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괴물화가 되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괴물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나만은 절대 "괴물"이 안될 것이라 자신할 수 있는가.
별거 아닌 일에도, '나 지금 피곤하다, 나 지금 힘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괴물같은 모습이 불쑥 불쑥 튀어 나올 때가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며 더 그렇다.
나에게도 "나쁜 어른, 나쁜 부모"의 모습이 종종 튀어나온다.
나도 모르게 아이를 대하면서 "괴물"같은 모습이 되는 순간이 있다.
별거 아닌 일에 소리지르고 화를 내며 윽박지른다. 내가 힘들다는 핑계로.
뉴스 속 괴물 같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저럴 수 있어" 라고 욕을 하면서,
나와 그 사람들을 구분지으면서, '에이, 나는 그 정도는 아니야' 하면서,
나는 괴물이 아닌 것처럼, 나는 마치 "성숙한 어른"인 것처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스위트홈> 속 '괴물'보다 더 악질인 '인간들'
<스위트홈>에도, 괴물보다 더 괴물같은, 진짜 악질 인간들이 등장한다.
여전히 사람의 탈을 쓰고 있으나 그 속은 더이상 사람이 아닌 괴물들.
<스위트홈>에 내가 끌렸던 이유를 이해했다.
원인불명의 괴물화에 수긍한 이유.
'나'도 언제든 '괴물화'가 될 수 있으니까.
<스위트홈> 메인 주인공 '현수'는 '특수감염인'으로 분리된다. 괴물이 되긴 되었는데, 다른 괴물과는 달리 여전히 사람의 본성이 남아 있는 존재! 괴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괴물의 무시무시한 힘과 사람의 자제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특수감염인.
나 역시 특수감염인이 아닌가.
코피를 쏟고 있는 특수감염인 '현수'
현수는 괴물이 되기 기전 폭포수 같은 피를 쏟는다.
'코피'는 중요한 상징이다. 코피가 마구마구 쏟아지는 것은 그 사람이 '괴물화'가 되고 있다는 전조증상이다. 일종의 신호다. '너 곧 괴물된다!'
쏟아지는 코피를 보며 자신이 괴물화가 되고 있음에 충격을 받은 <스위트홈> 속 등장인물
특수감염인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괴물이 될 때 '코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스위트홈> 속에서 주인공 현수가 '특수감염인'인 것을 알게 된 주민들이, 현수를 방출할 것인지 남길 것인지 '투표'하는 장면은 참 의미심장하다.
현수를 방출할지 말지 투표하는 생존자 주민들
특수감염인 현수를 추방할 것인가 우리와 함께 지내게 할 것인가.
무서워서 당연히 현수를 방출시키자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으나, 그 결과는 의외였다.
팽팽한 접전! 추방시키자는 사람들, 남기자는 사람들이 반으로 나뉜다.
다들 암묵적으로 알고 있었다.
"나도 언제든지 괴물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괴물은 무섭고 내쫓고 싶지만, 한편으로 그 내쫓겨지는 것이 언제든 내가 될 수도 있으니,
쉽게 내쫓지도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 갑자기 폭포수 같은 코피를 쏟아내면, 주변 사람들은 '저 사람도 괴물화가 되고 있군!'을 알아채고 겁을 먹겠지만, 사실 우리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코피'를 쏟아내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
<스위트 홈> 살아남은 주민들은 괴물화가 되고 안되고의 여부를 떠나, 모두 자기만의 치부를, 자기만의 약점을, 자기만의 지워지지 않는 강렬한 자국을 남긴다. 코피처럼 당장에 눈에 확 드러나는 자국이 아니더라도, 그 어떤 자국을 남기고야 만다.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가하거나, 상대방에게 양보하지 않고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 하거나, 상대를 근거없이 의심하고 비방하는 등의 모습들..)
그 코피 만큼이나 빨갛고, 선명하고, 무섭고, 자국이 강하게 남아 여간해서 지워지지 않는 강렬한 무언가를, 밖으로 쏟아내면서 그것이 괴물화의 전조 증상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일 수도.
나는 괴물이 아니라고, 괴물과 다르다고,
괴물과 나를 구분지으며, 내 코피를 슬쩍 슬쩍 닦아내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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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마동석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2017년, 패러디가 넘쳐 흘렀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바로 <범죄도시>의 주연 배우 마동석!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바로 배우 마동석입니다.
그럼, 마동석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 네이버 영화
강인한 이미지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마동석 배우는 이러한 이미지 때문인지 깡패, 형사, 격투기 선수 등의 역할을 주로 맡았는데요. 이러한 강인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는 꽤 있지만, 마동석 배우만의 특별한 점은 코미디, 개그에도 강하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강인한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마블리'라는 별명을 지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 '마동석' 프로필
ⓒ 네이버 영화
이름 | 마동석
출생 | 1971년 3월 1일
소속사 | 빅펀치엔터테인먼트
데뷔 | 2004년 영화 '바람의 전설'
별명 | 마요미, 마블리
배우 '마동석' 데뷔 과정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18살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미국에서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2002년 영화 <천군>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이를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배우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배우 '마동석' 대표작
이웃사람 - 안혁모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전과 경력이 있는 30대 후반의 사채업자이며
험악한 말투로 이웃들이 꺼리는 인물 '안혁모'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seezn
부산행 - 상화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극 중 최강의 전투 능력을 가진 인물이며,
사랑하는 아내 '성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화'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seezn
범죄도시 - 마석도
ⓒ 네이버 영화
주먹 한방으로 도시의 평화를 유지해 온 일명 괴물형사 '마석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신과함께- 인과 연 - 성주신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허춘삼 집의 가택신이며 전직 저승 차사인 '성주신' 역을 맡았다.
파워풀한 이미지 속에 푸근하며 여린 마음이 가졌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seezn
시동 - 거석이형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탁월한 손맛으로 장풍반점을 책임지고 있는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나쁜 녀석들: 더 무비 - 박웅철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28년형을 복역 중인 전설의 주먹으로 불리며, 일단 힘으로 밀어 붙이고 보는 인물이다.
더불어 나쁜 녀석들의 행동대장인 '박웅철'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백두산 - 강봉래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 온 프린스턴 대학교 지질학 교수이며,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비밀 작전을 계획하는 인물 '강봉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이터널스 - 길가메시
ⓒ 네이버 영화
마동석 배우는 이터널스 멤버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인류의 보호자 같은 존재인 '길가메시'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디즈니+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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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내게 꽃을 내밀 때
DIRECTOR. 마이크 리
CAST. 마리안 장 밥티스트, 미셸 오스틴 외
SYNOPSIS.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할 말 다 하는 '팬지'. 집, 길거리, 마트... 그녀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트러블이 생긴다. 그런 그녀를 유일하게 보듬는 사람은 여동생 '샨텔'뿐, 남편과 아들은 귀를 닫은 듯 그저 무심할 뿐이다. '어머니의 날'을 맞아 '팬지'와 '샨텔'의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 '팬지'가 무슨 말을 할지 조마조마하던 가족은 그녀의 뜻밖의 반응에 당황하는데...
POINT.
✔️ 70년대부터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 온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의 컴백입니다.
✔️ 특히 <비밀과 거짓말>을 함께한 명배우, 마리안 장 밥티스트와의 조우! 마리안 장 밥티스트의 연기가 너무 훌륭합니다. 연기를 통해 팬지의 얼굴에서 그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다 가늠해 보게 만듭니다. 역시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네요.
✔️ 보고 나면 세상에 친절한 마음으로 꽃 한 송이를 내밀고 싶어지는 영화
✔️ 특히 K-장녀들에게는 꽃을 다발로 주고 싶어지는 영화...
✔️ 가족 상담 사이코드라마로 써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비전공자 비전문가 주제에) 해보았습니다. 당신은 팬지의 가족 중 누구에게 가장 마음이 가나요? 당신을 화나게 혹은 슬프게 하는 인물이 있나요?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가요?
#1. 가족 상담의 사이코드라마
이 영화는 러닝타임의 상당 시간을 할애애 팬지가 세상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준다. 방을 지저분하게 해 놓은 아들에게, 남편에게, 마트에서 장 보다 마주친 여자에게, 치과 의사에게... 팬지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대개 고슴도치 같다. 팬지는 신랄한 말투로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도끼날처럼 떨어지는 말을 가만 들어보면 팬지는 우선 상대에게 먼저 공격을 받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고슴도치처럼 바늘을 촘촘하게 두른 이 마음 안에, 과연 어떤 상처와 감정이 도사리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 영화 속 팬지와 식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누구도 온전히 저 가정의 모습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문제를 겪지 않는 사람,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문제와 상처 앞에 대처하는 방식을 아주 거칠게 묶어 보면 팬지처럼 불평불만을 토로하며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유형, 팬지의 남편 커틀리처럼 문제를 회피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유형, 아들 모세처럼 회피형 중에서도 다른 무언가에게 시선을 돌리는 유형(모세는 계속해서 비행기와 관련된 책을 읽고 비행기 게임을 한다) 등이 있을 것이다.
공격형과 회피형의 조합은 꽤나 치명적인데, 자연히 팬지는 "내가 몇 번이나 이야기했어?" "얼마나 더 이야기해야 해?"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회피형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고, 악순환은 이어진다. 처음에는 팬지의 화려한 언변(?)에 시선을 빼앗겼던 관객도 이내 이 가족에게 필요한 건 팬지 개인 상담이 아닌 가족 상담임을 인지하게 된다.
다만 이 영화는 팬지의 가족을 '문제 가정'으로 낙인 찍고 이들을 동물원처럼 구경하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팬지 가족의 이야기를 사이코드라마 삼아 나는 어떤가, 내 주변은 어떤가 반추하게 한다. 유사 경험하는 집단 상담 같달까.
얼핏 팬지 가족의 대척점에 놓인 '화목한 가정'처럼 보이는, 팬지의 동생 샨텔과 두 딸 가정을 보아도 그렇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깔깔거리며 받아주고 마냥 유쾌하지만, 이들에게도 유쾌한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에게도 회사에서 있었던 불쾌한 일을 굳이 말하지 않고 다 잘 지나갔다는 식으로 적당히 넘기는 '회피'의 순간이 있고, 이모의 어떠함에 대해 느낀 불쾌감을 토로하는 '공격'의 순간이 있다. 팬지 가정에서처럼 드라마틱하지 않은, 일반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선일 뿐.
#2. 우린 누구나 시간이 쌓여 이루어진 존재
그 가정의 배경에는 샨텔이 있다. 미용사로 일하면서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샨텔의 장면들은 정말이지 경이롭다. 맞장구 쳐 주고, 웃으며 반응하는 선을 넘어서, 적당한 질문도 던져 주고 화제도 적절히 바꿔 주면서 상대가 이야기를 계속 끌어갈 수 있도록 한다. 마치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 앞에 길을 깔아 주는 것처럼.
샨텔이 이야기를 끌어내 주자 손님이 달라 보인다. 처음에는 그냥 잘 사는 사모님이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사는데' 타령인 줄 알았는데, 샨텔이 끌어주는 대로 그의 이야기를 쭉 들어 보니 그는 정말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자, 삶의 어려움을 잘 버티면서 티내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이었다. 이 모든 이야기로 무거워진 미용실 분위기를 툭 털어내는 것까지 샨텔은 훌륭하게 해낸다.
어떻게 보면 좋은 대화의 정석 같은 사람, 나쁜 대화의 정석 같은 사람을 캐릭터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손쉽게 팬지가 잘못됐고 샨텔이 잘했다고 말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좋았다. 이 영화의 원제는 Hard truths, 어려운 진실들이다. 삶은 어려운 진실들로 이루어져 있고,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고 누구나 공감을 시도할 수 있다는 말은 샨텔의 손님들 뿐만 아니라 팬지도 대상으로 한다.
영화는 가계도를 가로로 펼친 현재 팬지 가족과 샨텔 가족의 삶을 보여주면서, 팬지와 샨텔이 원 가족에 있던 시절 즉 둘의 삶이 가계도 안에서 세로로 펼쳐지던 시절을 언급한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사람은 무수한 과거의 날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오늘 그 사람이 처한 상황 뿐만 아니라 그의 하루하루에 겪은 일들이 오늘을 만들었음을, 그러므로 나와 부딪힌 지금 순간만으로 그를 이해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3.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설령 샨텔처럼 유려한 실력으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해도, 그래서 약간의 이해와 공감이 순간적으로 피어 오른다고 해도, 우리는 한 사람의 무수한 과거지사를 다 들을 수 없다. 아니 다 말할 수도 없다. 하물며 그 일들의 의미를 해석해 지금의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억의 한계와 무의식에 덮어둔 일들의 분량으로 인해, 겹겹이 쌓인 과거를 다 하나하나 해석하고 서술하는 일은 전문가라 해도 불가능하다.
즉 노력으로도 우리는 이해에 다다를 수 없다.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스쳐간다. 내가 아는 상처든 모르는 상처든 누군가 건드리면 예민해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몰이해와 오해가 번질 수도 있다. 끝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멀어지기도 하며, 팬지처럼 사방천지에 공격적으로 상처를 발산하고 다닐 수도 있고 커틀리나 모세처럼 침묵으로 회피하여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뿐이다. 먼저는 스스로를 향해.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너그러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는 타인을 향해. 우리 누구도 혼자만의 힘으로 혼자를 끌어안고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인간의 상처도 기쁨도 절망도 소망도 뿌리도 결말도, 무엇 하나 온전히 다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마음을 나누고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 삶에 다른 이들을 초대하고 환영할 수는 있다. 그렇게 서로 가까이 들이고 더불어 살아갈 때, 온전하지 못한 이해가 성글게 열리고, 무엇보다 풍성한 사랑이 맺힌다.
그런 작은 초대와 환영의 시간이 삶을 180도 바꿔 놓지는 않겠지만, 1도씩 1도씩, 조금씩 뒤틀어 놓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작은 뒤틀림 덕분에, 평행을 달리던 두 직선이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는 선으로 변모한다.
마리안 장 밥티스트가 유리 문을 열 때, 그 얼굴에서 나는 소녀 팬지를 보았다. 자신의 삶에 불쑥 침범해 들어왔던 것들로 인해, 날을 세우고 버텨야 했던 날들. 어쩌면 공격이 최선의 방어였던 날들. 이웃을 지켜보는 팬지의 세밀한 관찰력을 보면, 어쩌면 팬지는 아주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더 세밀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더 잘 상처받지만, 삶의 현장은 멸균실이 아니고 그래서 우리는 모두 언젠가 집을 나서야만 한다.
삶이라는 정원이 벌레와 불안이 아닌, 꽃 한 다발을 내밀 때. 오랜 불안이나 상처가 눈물로 터져 나올 때. 그때 우리는 비로소 문을 열 수 있다. 평행선이 1도, 틀어진다. 그 세상은 어디를 향할지 모른다. 관계의 회복일 수도 있지만 관계의 종결일 수도 있다. 꼭 모두가 얼싸안는 결말만이 해피엔딩은 아니다.
팬지의 집을 비추며 시작한 영화는 다시 팬지의 집을 비추며 끝난다. 다만 그 의미는 내 눈에 아주 달라 보인다. 이제 그 집은 보이지 않는 불안과 맞서 싸우는 전쟁 참호가 아니라 베이스캠프다. 삶은 계속되고, 문제도 변하지 않았으며, 주변 사람들도 그다지 변하지 않았고, 나 스스로의 변화도 그렇게 드라마틱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공기 속에 바이러스와 세균이 불안하게 공명하는 대신, 어설픈 사랑과 따뜻한 마음이 공명하는 걸 느꼈다면 이미 세상은 달라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마음이 좀더 너그럽고 도량이 넓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도량이 넓다니 지나친 꿈 같지만 그것도 시작은 꽃 한 송이 아닐까. 지나가다 내 어깨를 툭 치고 말도 없이 사라진 행인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로 내게 상처를 남겼던 가까운 이들에게도, 내 말에 상처를 받았을 누군가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영화가 내게 꽃 한 송이를 내밀어 주었다고 느낀 순간, 나도 삶에 꽃 한 송이를 전하고 싶어진다. 어쩌면 이것도 사랑이 아닐까.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의 국내 개봉일은 8월 20일입니다.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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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사랑은 어려워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주인공들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감정들을 알아차리는 과정들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어른들의 욕망 가득한 눈빛이 아니라, 세상에 진짜 사랑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확인해가는 과정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으른의 연애'라는 것들이, 때로는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때 청소년들의 사랑이야기는 얼마나 상큼한가.
이번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참여하면서 청량감 같은 것들을 느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여름밤에 평상에 앉아서 수박을 퍼먹었던 날이 떠오른다. 이제는 열대야를 견딜 수도 없고, 평상 같은 게 있을리 만무하며 수박은 한 통에 2만 원 한다.
이따금 누구를 좋아하는 일이 왠지 죄스러웠는데, 죄의식의 근원은 당연히 모른다.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에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경이를 맛보지 않고 죽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대사가 있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너무도 추상적이다. 어쩌면 나는 죽지도 못하는 게 아닐까?
그러니, 일찍이 사랑을 찾아 떠나는 아이들이 있다.
안우연 학생은 아주 어릴 때부터 모든 여자들에게 거절만 당해왔다. 이럴수가. 맨날 차이고 차이고 또 차인다. 어른인 나의 눈에는 왜 차이는지 알 것 같은데... 안우연 학생은 모르는 듯하다.
혼자 짝사랑하는 여학생에게 종이학 천 마리를 접어주고, 웬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주고... 스크린 밖에 안우연 학생이 있다면 더 이상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에 안우연 학생이 있다면 스웨덴에는 수네(sune)가 있다. 수네는 거의 아기 때(?)부터 소피와 연인사이이다. 소피와 수네의 가족은 미드소마 기간에 미슐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여름축제를 즐기기로 한다. 미슐트는 여름축제가 유명하고, 메이트리에 링을 만들어 운명의 짝을 찾곤 한다.
수네는 영화 속 장면에 감화를 받아 소피를 찾아가는데, 영화처럼 샴페인과 굴을 싸들고 간다. 하지만 소피는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이다. 우리의 우연이가 일방적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가듯이. 그래서 "이거 네 거야." "내 거 아니야." "네 거라니까?"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내고 차이듯이 수네 역시 장렬하게 차인다.
우연이는 어딘가에 운명 같은 사랑이 우연이를 기다리고 있어, 그 사랑을 만나기만 하면 상처받지도, 헤어지지도 않을 거라고 믿는다.
수네는 소피와 결혼까지 할 마음으로 여름축제를 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엄마아빠가 여름축제에서 만나 결혼했다는 사실 때문에 반드시 여름축제에서 소피를 고리에 걸어야 하는 것이다. 우연이가 운명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수네도 운명을 믿는다.
우연이는 운명탐지기를 만든다(엄청난 실력자이다). 운명탐지기는 운명의 신호를 따라 우연을 인도한다. 우연은 우연히(아마도 그런 이유로 작명한 듯하다) 여자아이를 만나는데, 탐지기가 알려주지 않았으므로 운명이라 생각하지 못한다. 이 여자아이는 이유도 없이 우연을 따라나선다.수네는 소피의 떠난 마음을 돌려보고자 미슐트에 사는 아이 알렉스와 작당모의를 한다. '질투심 유발' 따위의 뻔한 술수이다. 알렉스는 당뇨 환자이고, 마을의 지분을 각각 1/3씩 가진 레즈비언 엄마들이 있고, 그들은 지금 이혼한 상황. 알렉스는 수네를 돕는 대신, 나머지 지분 1/3을 가진 수네의 엄마가 알렉스의 엄마들 중 누구에게도 집을 팔지 말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여름축제를 열어야 소피를 잡을 수 있다고 크게 착각한 수네는 엄마에게 축제를 열어주는 쪽에 집을 팔라고 설득하는 배신을 때리고야 만다. 모든 것이 들통나고, 소피는 축제를 다른 친구네 집에서 보내겠다며 떠나버린다. 수네는 영화 속 장면처럼 소피를 따라가지만 소피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하이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결국엔 다 잘 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우연에게 운명적인 사랑이 곧 찾아올 거라는 것도 알고, 수네와 소피가 화해할 거라는 것도 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 그리고 순수하고 풋풋한 장면들이 하이틴 영화의 묘미이다.
'이렇게 사랑하는 나!'에 매몰되지 않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해 주는 것이 성숙한 인간의 사랑일 것이다. 청소년기는 더욱이 자기중심성이 강한 시기라 자신의 사랑이 이 세상 제일가는 절절한 사랑인 줄 안다. 자기 마음대로 학을 접어주고, 케익을 만들고, 좋아하지도 않는 굴을 선물하는 것이 사랑이고,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우연이도, 수네도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내가 주고 싶은 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두 영화를 보면서 여러모로 아차 싶을 때가 많았다. 나는 어른이지만 아직도 사랑이 어렵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사랑이 쉬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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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배터드 바스터즈 오브 베이스볼
더 배터드 바스터즈 오브 베이스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보는 내내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영화. 이 영화를 보고나서 조금 밉상이었던 영화배우 커트 러셀이 멋지게 보일 정도였다. 커트 러셀은 쿠엔틴 라탄티노 감독의 영화 '데스 프루프'에서 악당으로 나와 세 명의 여성에게 곤죽이 되도록 맞아죽는 역할을 하는데, 영화의 엔딩 장면은 남성우월주의, 여성혐오, 남성가부장제, 페미니즘 등을 모두 내포한 상징적 장면이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두 가지는, 커트 러셀의 집안, 정확히는 아버지 빙 러셀의 일대기에 관한 이야기와 미국 프로야구의 민낯이다. 빙 러셀은 자신의 삶에서 야구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야구 팬이자 직접 선수로도 활약한 인물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커트 러셀도 한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구단, 포틀랜드 매버릭스에서 선수로 활동했었다.
싱 러셀이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홉 살 무렵이라고 그의 아내 루 러셀이 증언한다. 싱 러셀의 아버지가 수상비행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였으니, 러셀의 집안이 기본적으로 상류층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싱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던 사람이 레프티 고메스로, 당시 뉴욕 양키스 투수였다. 이후 싱 러셀은 뉴욕 양키스 선수들과 함께 생활할 정도로 가까웠고, 루 게릭의 마지막 홈런 방망이를 가질 정도로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그는 선수들이 타는 버스를 함께 타고 다녔고, 연습장에서 마음껏 선수들 사진도 찍는 귀염둥이였다.
결국 싱 러셀은 독립구단의 프로야구 선수가 되어 선수생활을 했으나, 머리에 폭투를 맞고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싱 러셀은 가족을 이끌고 동쪽 끝 메인주에서 서쪽 끝 캘리포니아 헐리우드로 이주했다. 싱 러셀은 배우가 될 계획을 세웠는데, 헐리우드로 이주해 곧바로 조연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승마 실력이 좋아서 서부영화에 악역 조연으로 출연했고, 그가 출연한 '보난자' 시리즈는 인기를 끌었다. 그는 당대 유명배우들과 함께 출연했으며, 특별한 존재로 부각하지는 못했어도 꽤 성공한 배우였다.
그런 싱 러셀이 배우를 하면서도 마음에 품고 있던 것은 야구였다. 그는 야구 교습용 비디오를 제작했고, 이 비디오는 미국 프로야구 선수들도 참고할 정도였다. '보난자' 시리즈가 막을 내리면서, 40대의 싱 러셀은 갑자기 백수가 되었다. 1973년, 포틀랜드 비버스 야구팀이 연고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포틀랜드에 야구팀이 사라졌다. 비버스는 인기 없는 팀이었고,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서 더 작은 도시로 이전한 것이다.
이때 빙 러셀이 포틀랜드에 싱글A 야구팀을 창단하기로 결정한다. 포틀랜드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빙 러셀이 유명한 사람도 아니어서 포틀랜드 주민들은 빙 러셀의 야구단 창단을 믿지 않거나, 이상하게 생각했다.
빙 러셀은 헐리우드로 이주하기 전에 독립구단에서 프로선수로 활동하기도 했으니, 그가 독립구단을 창단한다고 생각한 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는 이미 미국에 독립구단이 존재하지 않았고, 메이저리그의 하위 리그 구단도 모두 메이저리그에 소속되어 있었다.
포틀랜드 주민들이 싱 러셀의 야구단 창단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직전에 다른 연고지를 찾아 이전한 포틀랜드 비버스는 트리플A(AAA) 팀으로, 메이저 리그 바로 아래의 수준이었는데, 싱 러셀이 창단하겠다는 야구팀은 고작 싱글A(A) 팀으로, 이제 막 동네 야구의 수준을 벗어난 사회인 야구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포틀랜드 주민들은 이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구단주는 빙 러셀, 감독은 프랭크 피터스, 단장은 래니 모스였다. 당시 미국 프로야구의 유일한 독립구단으로 출발한 것이다. 선수는 신문광고를 내서 공개모집했는데, 모두들 어처구니 없어했다. 어중이떠중이들만 모일 거라고 예상했고, 몇 명 오지도 않을 거라고 했는데, 공개 선발시험에 무려 400명 넘게 참가했고, 미국 전역에서 모여들었다. 이 무명의 선수들은 오로지 야구를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몰려든 것이다. 심지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날아오기도 했다.
그렇게 선수를 선발하고, 싱글A 리그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이들이 소화할 경기는 모두 84게임. 매버릭스 선수들은 모두 저마다 개성 있는 사람들이어서 언듯 보기에 오합지졸로 보였다. 마침내 첫 경기가 열렸고, 매버릭스는 4대 0으로 완봉승, 심지어 투수 진 랜섬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다. 이후 11-1, 11-4, 10-4, 12-5, 7-1 등 다른 팀을 압도한다. 별 볼일 없는 팀이라고 무시했던 포틀랜드 주민들은 놀라운 경기를 보여주는 매버릭스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기 시작했고, 지역신문에도 소개된다.
메이저리그 산하 구단 가운데도 싱글A 팀이 많았고, 이들은 독립구단인 매버릭스에 번번이 깨졌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독립구단 매버릭스가 눈엣가시였다. 매버릭스의 인기는 마침내 미국 전역에 알려졌고, 1974년, 싱 러셀은 '올해의 구단주' 상을 받기도 했다. 이것은 독립영화로 오스카상을 받는 것과 같다고 포틀랜드 지역신문 기자들이 증언한다.
1975년에 싱 러셀은 공중파TV NBC에 출연하고, 매버릭스 팀과 선수들도 자세하게 소개되면서, 매버릭스는 전국에 널리 알려진 스타 팀이 된다. 이 팀에 '짐 버튼'이라는 투수가 등장하는데, 뉴욕 양키스의 주전 투수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최고의 투수였으나, 그가 쓴 책이 메이저 리그의 추문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구단에서 쫓겨나 야구를 그만두어야 했다. 그때 싱 러셀이 매버릭스에서 함께 뛰자고 제안했고, 짐 버튼은 매버릭스의 투수로 활동한다. 이후 짐 버튼은 1978년 메이저리그에 복귀한다.
포틀랜드에서 야구는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시민들은 야구장을 찾았다. 독립구단에 싱글A팀이 하는 야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 숫자는 미국야구에서 신기록을 세운다. 예전 팀인 비버스의 경기에는 겨우 30-40명 정도가 경기장을 찾았지만, 매버릭스 경기 때는 평균 4천5백명, 시즌 전체 12만 7천 명으로 마이너리그 신기록이었다.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한 야구를 하는 매버릭스의 경기는 그 경기를 보러 오는 관중들까지 동화되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운영하는 싱글A, 더블A, 트리플A 팀은 메이저리그 선수를 기르기 위한 육성팀의 역할에 불과했으므로, 메이저리그에서 하위 리그 경기의 승패나 즐거움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버릭스는 독립구단이었고, 무엇보다 야구를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에 관중도 그 느낌을 안 것이다.
빙 러셀은 기존의 메이저리그 시스템에 맞서고 있었다. 빙 러셀이 그걸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빙 러셀의 야구철학이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와 대립하게 된 것이다. 1977년에 매버릭스는 승률 66%로, 미국 전체 야구팀 가운데 1위였다. 메이저리그 산하구단은 매버릭스의 리그 우승을 막기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최고의 선수를 내려보냈다. 노스웨스트 리그 최종 결승전이 열리고,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매버릭스는 2-1로 패한다.
1978년, 포틀랜드를 떠났던 트리플A 팀이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때 메이저리그의 법은 상위 구단이 들어오면 하위 구단은 그 지역을 떠나야 했다. 상위 구단은 지역에서 반경 145km 이내에 다른 구단이 존재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메이저리그가 독립구단인 매버릭스를 없애기 위한 작전인 것이 분명했다. 그걸 알면서도 빙 러셀은 일방 당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 포틀랜드로 들어올 구단은 빙 러셀에게 이전 비용은 2만6천 달러를 제시하면서, 기존의 관례보다 5배를 더 주는 것이라고 했다. 빙 러셀은 그 제안에 대해 무려 10배가 많은 20만6천 달러를 제시했다. 결국 이전 비용 문제는 법정으로 갔고, 법원은 중재를 거쳐 최종 결론으로 빙 러셀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 역시 마이너리그 사상 최고 금액이었다.
빙 러셀과 매버릭스 선수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멋진 시간을 보냈다. 미국 야구역사에서 매버릭스의 존재는 즐겁고, 재미있는 야구, 행복한 야구를 하는 마지막 독립구단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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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퀸 엘리자베스> 리뷰
<퀸 엘리자베스>는 영국의 왕실과 국민통합을 표상하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왕좌에 머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1952년 즉위하여 2022년 9월 8일까지 70년간 재위한 군주다. 처칠을 시작으로 총 16명의 총리와 함께 했다.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노팅 힐〉을 연출한 로저 미첼 감독이 연출했다. 미첼 감독은 로맨스 영화의 대가일 뿐만 아니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TV부문에서 최우수 단편 드라마와 최우수 미니시리즈까지 수상하여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내 삶이 길건 짧건 내 평생을 국민들을 섬기는 데 바칠 것을 여러분 앞에서 맹세합니다.” 퀸 에리자베스가 왕세녀 시절 21세 생일을 맞이하여 연설한 내용이다. 실제로 그녀는 사망하기 이틀 전에도 신임 총리를 임명하고 접견하는 등 죽는 순간까지도 국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우리 가족이 영국에서 가진 추억들을 조각조각 떠오르게 했다. 아내와 우리 가족은 8년의 영국 생활을 하면서 영국 여왕과도 친근해졌다. 여왕의 생일 등 왕실의 공식 행사 때 버킹엄 궁전 발코니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매년 성탄일 오후 BBC에서 전 국민에게 보내는 그녀의 크리스마스 메시지. 영국여왕 재위 50주년을 기념하는 골드 주빌리(Golden Jubilee) 행사. 부군인 필립공이 총장으로 있는 캠브릿지대학을 방문하여 가까이서 여왕을 볼 기회도 가졌다.
96년을 산 인생이 늘 영광스러운 일만 있을 수 있겠는가. 감독은 왕관의 무게만큼이나 그녀의 가슴을 무겁게 했을 아픈 가족사도 적절히 드러내었다. 지난 100년의 현대사에 가장 주목할 만한 삶을 살은 여왕의 생을 담아낸 가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러닝타임은 90분이다. 여왕은 2년 전 별세하였다. 그런데 여왕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에 장례식 장면이 없다. 왜일까? 그건 로저 미첼 감독이 여왕 보다 1년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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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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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죠죠의 기묘한 모험 : 스톤 오션> 공식 예고편
2011년, 미국 플로리다 주 남자 친구와 드라이브를 하다가 사고에 휘말린 쿠죠 죠린. 그것도 모자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징역 15년을 선고받는다. 돌로 만들어진 바다와 같은 교도소. 스톤 오션에 갇힌 죠린은 과연 그 바다를 헤쳐나올 수 있을까. 뒤엉킨 운명으로 인해 수백 년간 싸워온 죠스타 가문 사람들과 디오. 이제, 마지막 대결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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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투게더 투게더> 예고편
어린 시절 부터 외롭게 살아온 안나(패티 해리슨)은 아기를 원하는 40대 독신 남성 맷(에드 헬름스)의 대리모 면접을 보게된다. 결국 안나는 그의 대리모로 합격하고 이 두 낯선 남녀는 예상치 못한 관계가 그들이 기존에 생각 했던 연결 고리, 어떤 경계선에 대한 인식 변화 그리고 사랑에 대한 관점들에 대해서 끊임 없이 도전 하고 의문이 들게 만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