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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 K2022-03-26 03:09:35

세상에 축적되어온 기억과 소리들에 대한 길고 긴 탐구일지

<메모리아> REVIEW

 

2021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메모리아는 필자가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한 영화 중 하나였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전세계에서 가장 독자적인 시네아스트임과 동시에 시네아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씨네필이라면 누구나 그의 신작을 기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필자가 아피찻퐁 감독에 관심가지고 주목하고 있기는 하지만 집에서는 영화를 안 보는 스타일이고(아피찻퐁 감독의 영화가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더 감흥있는 영화들이라 더욱 그렇다), 스크린으로는 기회가 없어서 집에서 엉클 분미랑 메콩 호텔이랑 일부 단편을 본 게 전부이고 장편은 단 한번도 극장에서 못 봤는데,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드디어 처음으로 극장에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장편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정말 느린 호흡과 전개, 때때로 (좋은 의미로) 당혹스러운 사운드와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반겨준다. 롱테이크가 정말 전작들 보다 더 길어서, 이 씬은 언제 끝나는건지 당황스러운 적도 꽤 있었을 정도. 총평하자면 메모리아는 인간 뿐만 아니라, 먼 옛날 때부터 지금, 이 지구에, 축적되어온 기억과 소리들에 대한 긴 탐구일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후반부의 한 장면은 (그 장면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정말로 강력한!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지만)아피찻퐁 감독이 한번 더 진보하고 변화를 일으켰다고까지 느꼈고, 앞으로도 아피찻퐁 감독을 더 주목하고 싶다고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필자가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들을 만나보았지만 메모리아 관람은 정말 잊지 못할 영화적 경험이 되었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 씨네필 K

출처 . https://www.instagram.com/cinephile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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