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 K2022-03-26 03:09:35
세상에 축적되어온 기억과 소리들에 대한 길고 긴 탐구일지
<메모리아> REVIEW
2021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메모리아는 필자가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한 영화 중 하나였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전세계에서 가장 독자적인 시네아스트임과 동시에 시네아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씨네필이라면 누구나 그의 신작을 기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필자가 아피찻퐁 감독에 관심가지고 주목하고 있기는 하지만 집에서는 영화를 안 보는 스타일이고(아피찻퐁 감독의 영화가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더 감흥있는 영화들이라 더욱 그렇다), 스크린으로는 기회가 없어서 집에서 엉클 분미랑 메콩 호텔이랑 일부 단편을 본 게 전부이고 장편은 단 한번도 극장에서 못 봤는데,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드디어 처음으로 극장에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장편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정말 느린 호흡과 전개, 때때로 (좋은 의미로) 당혹스러운 사운드와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반겨준다. 롱테이크가 정말 전작들 보다 더 길어서, 이 씬은 언제 끝나는건지 당황스러운 적도 꽤 있었을 정도. 총평하자면 메모리아는 인간 뿐만 아니라, 먼 옛날 때부터 지금, 이 지구에, 축적되어온 기억과 소리들에 대한 긴 탐구일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후반부의 한 장면은 (그 장면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정말로 강력한!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지만)아피찻퐁 감독이 한번 더 진보하고 변화를 일으켰다고까지 느꼈고, 앞으로도 아피찻퐁 감독을 더 주목하고 싶다고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필자가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들을 만나보았지만 메모리아 관람은 정말 잊지 못할 영화적 경험이 되었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컴백이 아냐 떠난 적 없으니까
둘리가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4K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마음에 떠올랐던 문장이다. 그러나 정작 극장에서 둘리를 만난 순간, 마음속 문장을 수정했다. 컴백이 아냐 떠난 적 없으니까! 하는 블랙핑크의 노래 가사로.
다시 보니 명확히 알겠다. 둘리는 언제나 우리의 친구였다는 거. 그리고 둘리는 어른 되어 보면 더 재미있다는 거.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1996년 개봉 작이다. 시골 마을의 미취학 아동이었던 나는 1996년 이후의 그 어느 날, 노란색 비디오로 이 영화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질리도록 돌려 보았다.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둘리도 보고, 비디오도 보고, 딱히 둘리를 되게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일상에는 둘리가 가득했다. 12색 둘리 물감이나 24색 둘리 크레파스, 필통 같은 데에.
학년이 올라가고 머리가 굵어지면서 둘리는 어쩐지 촌스럽게 느껴졌다. 크레파스도 필통도. 사실 내 그림 실력에는 딱 참했던 12색 둘리 물감 대신, 나도 뭔가 좀 더 멋지게 생긴 전문가용 튜브 물감 쓸래. 둘리보다는 당시 유행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좀 더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것 같아. 그렇게 한동안 둘리를 잊었다. 귀여운 비눗방울 노래도. 좋아했던 색감의 그림도. 특히 볼 때마다 '작화를 간단히 했는데 색감만으로 저렇게 맛있어 보일 수 있나?' 신기해서 유난히 좋아했던 둘리 특유의 라면 그림까지.
1억 년 전 빙하는 다시 녹고, 둘리는 더 선명한 색채를 덧입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나도, 나를 둘러싼 세상도 달라졌다. 너무 어린아이 같다고 싫어했던 크레파스는 다시 비슷한 느낌의 오일 파스텔로 유행하고, 지금의 나는 둘리 굿즈 내준다면 냉큼 사러 갈 기세. 그래 우리에겐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 이전에 둘리가 있었지. 이거 잘 돼서 둘리도 시즌제로 뽑아줘요. 짱구나 코난처럼 영영 다 해먹자. 그날을 기다리는 동안, 둘리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본다.
첫 번째, 어른의 눈으로 보니 더 매력적인 둘리의 모험
둘리의 모험은 당시 어린 눈에 너무 참신했다. 미래로든 과거로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타임코스모스도 신기하지만 그걸 타고 간 우주에서 버스 정류장이나 공중전화를 보는 것이 더 신기한 기분이었다. 익숙한 것들과 낯선 것들이 뒤섞여 더 독특하고 흥미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달까. 우주해충이나 가시고기도 임팩트 있는 캐릭터라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1996년 작품인데 지금 어른이 되어 보아도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불편하지 않고, 유쾌하고 다정하다.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 어른의 눈으로 보니 더 재미있었다.
인터넷에서 가끔 단편적인 기억만 가지고 둘리와 친구들을 민폐 취급하는 글이 많았는데, 막상 보니 둘리와 친구들은 그런 말을 듣기엔 매우 현실적인 시각을 가진 어린이들이었다. 둘리가 저런 말도 할 줄 아는 애였구나... 둘리와 친구들은 아이의 순수함과 호기심을 가졌으면서도 묘하게 쌍문동에 거주하는 현대 서울 사람의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번 재개봉은 8090 서울을 사랑스러운 감각으로 채색한 배경 위로 몽글몽글 떠오를 추억의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둘리는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역시...
두 번째, 별사탕처럼 통통 튀는 캐릭터 케미스트리
고길동 아저씨도 이제 희대의 빌런이라는 오명을 벗은 것 같지만, 둘리 등장인물들은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진상인지 아닌지' 평가받는 것 같다. 그만큼 둘리가 오래 사랑받고 모두가 아는 콘텐츠라는 뜻도 되겠지만, 그만큼 우리가 진상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만큼 지친 사회를 살고 있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막상 둘리를 오랜만에 다시 펼쳐보니, 짧은 대사에서도 각자 성격이 확실하게 묻어나는 캐릭터들이 서로 톡톡 튀면서 펼치는 케미스트리가 그저 유쾌하기만 했다. 한때 얄미워 보였던 캐릭터조차 왜 이리 귀엽기만 한지. 고길동 아저씨는 '불쌍한 사람' 그 이상으로 다시 재평가되어야 한다. 그는 놀랍게도 둘리와 친구들과 수평적 관계를 맺는 어른이며, 툴툴대면서도 자식조카 밥 야무지게 챙기는 남성이었다. 게다가 왕년에 홍콩 영화 좀 본 K-소드마스터였고요.
다른 캐릭터들도 21세기의 시선으로 보니 더욱 독특한 매력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슈퍼스타를 꿈꿨던 마이콜은... 21세기에 활동했으면 혁오와 잔나비를 이어 인디씬의 독보적 존재감을 담당했을 텐데. 유퀴즈는 못 나와도 라디오스타에서 소소한 입담을 자랑하지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재발굴해 줄 필요가 있다.
묘하게 세파에 지친 어른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 볼 때마다 아동노동 근절을 외치게 만드는 또치의 '어른식' 현명함도. 성깔 있지만 의리도 있는 도우너도. 그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둘리의 MBTI는 아마도... ENFJ... 아닐까? 귀여운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이 구역 최강자였던 희동이도. 피지컬 공격력과 상황 판단력, 어떤 상황에도 요동하지 않는 마음을 갖춘 장군감이지 민폐 빌런이 아니다. (종종 회자되는, 희동이가 둘리와 엄마의 재회를 방해하는 장면은 이 극장판 내용이 아니다. 그러니 마음 편히 보시길.)
세 번째, 그 시절 사랑했던 면과 오늘 새로 사랑하게 된 면
그 시절 사랑했던 성우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도 즐거웠다. 박영남 성우는 짱구 이전에 둘리였고, 이선 성우는 뽀로로이기 이전에 또치였지. 성우 정미숙(희동이), 최덕희(도우너), 이인성(고길동), 홍시호(텔레비전 아나운서/간수) 등 익숙한 이름들의 노련한 연기 또한 반가웠다. 캐릭터도, 연기도, 그 둘이 어우러지는 놀라운 케미스트리도 모두- 그때는 좋았고 지금은 더 좋다.
엔딩 크레딧 영상도 아기자기 예쁜 데다가, 옆에 일러스트로 나름의 쿠키라고 할 수 있는 후일담이 펼쳐진다. 그러면서 “요리 보고~ 조리 봐도~”로 시작하는 익숙한 주제가의 2절까지 듣게 되었는데, “고향은 다르지만 모두가 한 마음”이라는 가사에... 어른은 울컥하고 말았다. 생각해 보니까 진짜 고향이 다 다르네... 둘리도 기후 난민이었네... 그런데 이 우정 너무 아름답잖아... 고길동 씨를 포함하여 둘리의 모든 친구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면 바로 이 것, 배척하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둘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만으로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어른이 되고 싶어 씩씩거리던 아이들이 우주로 향했듯, 아이였단 우리들도 자라 둘리에서 새로운 것들을 본다. 둘리는 떠난 적이 없었으므로 컴백할 필요도 없다. 컴백은 내 몫이었다. 어른이 되어 둘리 앞자리를 떠났던 나의 몫. 분주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여전히 어른된 우리를 충분히 이해해 줄 만큼 다정하고 즐거운 둘리와 친구들을 만나러 가 보자.
*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5월 24일 재개봉합니다. 배경 하나까지 사랑스러운 추억 속 둘리를 극장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 보세요!
**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 로버스 패틴슨의 더 배트맨(The Batman) 리뷰
지난 화요일 더 배트맨(The Batman)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고 리뷰를 써야 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벌써 3일이나 지나서 허겁지겁 리뷰를 쓰고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쓰는 영화 리뷰라 글이 잘 안 써지네요. 이번 리뷰는 배트맨 영화의 팬으로서 느낀 바를 간략하게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장기의 배트맨
지금껏 배트맨 주연의 영화 또는 출연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크게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더 배트맨으로 처음 배트맨을 접하셨다면 배트맨의 본래 분위기와 차이점을 잘 못 느끼실 텐데요. 적어도 제가 느낀 바로는 지금까지의 배트맨과 로버스 패틴슨의 더 배트맨은 조금 다른 느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작중 나오는 로버스 패틴슨의 모습은 히어로라기엔 많이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그가 배트맨 활동을 하는 목적은 복수였으며, 부모님의 죽음을 극복하면서 성장하고 마침내 자신의 사명에 대해 깨닫게 되는 것은 영화가 끝나는 지점에서였습니다. 즉, 이 영화는 배트맨인 브루스 웨인이 한 명의 배트맨이자 히어로로 성장하는 모습이 핵심이었다고 할까요. 그런 면에서 놀란의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배트맨의 싸움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다
복수라는 어두운 면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영화는 시종일관 굉장히 어둡고 우울해 보였습니다. 복수에 미쳐 부모님의 유산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몸도 아끼지 않고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배트맨. 그리고 시장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패했으며 배트맨 혼자서는 역부족일 만큼 시의 치안이 무너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은 탈인간 빌런이 아닌 마피아 두목 팔코네였죠.
작중 빌런으로 나오는 팔코네와 그의 부하로 나오는 펭귄은 모두 배트맨 시리즈 초기에 나왔던 빌런들입니다. 배트맨의 특성은 탈인간들과 싸우는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배트맨은 지능형 또는 경제적, 정치적 능력이 있는 빌런들과 대립하고, 그런 빌런들을 법의 밖에서 싸워 이기고 죽이지 않은 채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는 건데요. 배트맨과 대립한 팔코네는 결국 리들러의 손에 죽고 말았으나 리들러는 붙잡혀 아캄 교도소에 구속되게 됩니다.
영화는 리들러와 배트맨의 머리싸움이 주를 이루었는데, 리들러가 수수께끼나 자신의 범죄를 사전에 알려 머리싸움을 좋아하는 빌런임은 맞으나 너무 조커를 의식한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조커의 광기를 리들러를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부분은 리들러라는 캐릭터와 맞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리들러가 아캄에 수감되면서 다른 수감자와 대화를 하는 장면이 마지막에 나오는데, 그 인물이 분명 조커임이 틀림없다고 느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조커가 나올 텐데 리들러도 조커와 같은 느낌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은 아쉬운 마음이었어요.
다크 히어로의 느낌을 살리려 했지만
초반 배트맨은 어둠 어디에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다크 히어로라는 면을 부각시키려 했던 것 같으나 작중 배트맨의 모습은 탐정에 더 가까웠습니다. 경찰 조사를 따라다닌다는 것도 놀랍지만 고든과 짝을 이뤄 리들러의 단서를 추리하고 쫓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보는 탐정 만화 속 주인공을 보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에 인명구조를 하면서 자신의 사명을 깨닫는 장면에서도 조금 아쉬웠던 점은 웨인이라는 점을 살려서 아캄시에 도움이 되는 것을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입니다. 인명구조도 좋지만 배트맨을 상징하는 것은 바로 돈입니다. 아캄시의 웨인하면 손꼽히는 부자 집안이며, 영화에서 팔코네가 웨인 부부를 죽인 이유도 돈 때문인 만큼 웨인가는 돈이 많습니다. 브루스 웨인으로서 그 돈을 사용해 피해를 입은 아캄시에 지원을 하는 내용이 나오면 좀 더 배트맨스럽지 않았을까 하네요. 아마 후속작이 나오게 되면 그런 내용을 초반에 넣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배트맨은 어둠 속에서, 세상의 뒷면에서 사람들을 돕고 범죄를 소탕하고 활동하는 다크 히어로의 성격이 강합니다. 놀란의 다크나이트는 그런 부분을 참 잘 각색했고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었기에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죠.
그럼에도 제법 괜찮았던 더 배트맨
그럼에도 더 배트맨을 제법 괜찮게 본 이유는 이전과는 다른 배트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가장 유약해 보이며 가장 인간적인 배트맨이었기 때문입니다. 더 배트맨의 배트맨이 어둡기만 했으며 심적으로 불안정했다면 다음 편부터는 더 성숙하게 빌런들과 싸우며 배트맨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후속편이 나온다고 한다면 아직 해결하지 못한 펭귄, 리들러와 만난 조커와 대립하는 장면이 기대되며 가장 캣우먼과 유사하게 뽑힌 조 크라비츠의 캣우먼이 조력자로 나온다면 볼거리도 풍부해질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는 더 배트맨이지만 색다른 배트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 많은 인물들이 나왔음에도 나름 정리가 잘 되고 보는데 불편함이 없었다는 점 등 제법 괜찮게 본 배트맨이네요.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리뷰까지 쓰는 거라 횡설수설한 것 같네요. 앞으로는 영화를 좀 더 자주보고 좀 더 기록으로 남겨야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영화
-
- 여름이었다..여운 진하게 남는 여름 로맨스 영화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름하면 어떤것들이 생각나시나요?
오늘은 여름을 대표하는 영화들을 가지고왔는데요
초록잎들이 풍성해지고 마음마저 들뜨게되는 여름,
개성넘치는 로맨스영화 5편을 소개합니다.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정보
개요: 드라마 | 캐나다
개봉: 2012.09.27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로건, 루크 커비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결혼 5년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어느 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그녀는 우연히 대니얼을 알게 되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져만 가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삶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CINEPICK
"인생에는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꿔가면서 살순 없어."의 대사처럼
새로운 사랑의 떨림은 영원히 지속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을 건네주는 영화입니다.
편안하고 지루한 혹은 짜증나기도 하는 오래된 사랑과 놀이기구를 타는듯 신나면서도 떨리는 사랑에 대한 고찰을 담은 영화입니다.
펀치 드렁크 러브
Punch-Drunk Love
콜럼비아트라이스타
정보
개요: 코미디,드라마,멜로/로맨스 | 미국
개봉: 2009.12.10.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아담 샌들러, 에밀리 왓슨
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시놉시스
7명이나 되는 누나들한테 들들 볶이며 자란 배리. 비행 마일리지를 경품으로 준다는 푸딩을 사모으는 것이 유일한 낙인 그는 어느 날 아침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낡은 풍금을 발견하곤 사무실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바로 그날, 뜻하지 않게 신비로운 여인 레나를 만나게 된다. 언제나 꿈꿨던 황홀한 사랑... 당신은 모를 겁니다 오래 전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다고, 당신과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레나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는 배리. 하지만 일생에 단 한번 올까 말까한 가슴벅찬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외로움에 지쳐 폰 섹스를 걸었다가 알게 된 악덕업체 일당, 일명 “매트리스 맨”. 배리와 레나가 꿈결 같은 하와이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그들을 기다리는데...
콜럼비아트라이스타
CINEPICK
영화계 거장 폴 토마스 앤더슨이 잠시 휴식하려고 만든 전설의 영화입니다.
푸딩 마일리지에 집착하는 너드남 배리가 레나를 만나면서 사랑에빠져 어설프지만 무엇도 두려울것 없는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그 모습이 귀엽게만 느껴집니다.
제목의 '펀치드렁크'는 '주먹에 취한' 권투선수가 맞고 비틀비틀거리고 혼란한 느낌을 말하는데, 영화에서 주인공이 겪는 사랑을 위와 같은 의미로 몽롱한 일렁이는 빛의 장면들로 표현한 점이 인상깊습니다.
배리의 블루색, 레나의 레드색이 어우러져 화면에 일렁이는 장면을 보고있으면 관객이 둘의 사랑에 취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정보
개요: 멜로/로맨스 | 미국
개봉: 1996.03.30.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턴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배급: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파리로 돌아가는 셀린과 비엔나로 향하는 제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은 짧은 시간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나와 함께 비엔나에 내려요” 그림 같은 도시와 꿈같은 대화 속에서 발견한 서로를 향한 강한 이끌림은 풋풋한 사랑으로 물들어 간다. 밤새도록 계속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 끝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은 헤어져야만 하는데… 단 하루,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시간 낭만적인 로맨스가 다시 피어오른다.
CINEPICK
'비포'시리즈의 첫 작품 <비포 선라이즈>는 셀린과 제시가 처음 만난 이야기입니다.
하루동안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하며 사랑에 빠지는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멋진 야경과 젊은 청춘들의 하룻밤에 서서히 스며드는 사랑이 어우러져 풋풋하고도 활기찬 에너지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데요,
담백한 대화로 유유자적 빈을 거닐지만 해가 뜨기 전 둘의 마음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이야기
A Summer's Tale
(주)안다미로
정보
개요: 코미디, 멜로/로맨스 | 프랑스
개봉: 1998.06.13
감독: 에릭 로메르
출연: 멜빌 푸포, 아만다 랑글렛
배급: (주)안다미로
시놉시스
가스파르는 여름날 혼자 해변에 간다. 여자 친구 레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던 그는 식당에서 일하던 마고와 사귄다. 가스파르는 애정공세를 펼치는 마고의 친구 솔렌느에게서도 매력을 느낀다. 레나마저 도착하자 가스파르는 세 여자 사이에서 고민한다.
CINEPICK
더운 여름 날, 세 명의 여자와 썸타는 가스파르.
누구와 사귈지 갈팡질팡하며 고르지 못하는 가스파르가 우유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꿈도, 여자친구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청춘의 단면일까요?
뜨거운 여름날에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세명의 여자와 해변에서의 나날들을 함께 즐겨보아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
(주) 디스테이션
정보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미국
개봉: 2018.03.22.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마이클 스털버그
배급: ㈜디스테이션
시놉시스
1983년 이탈리아, 열 일곱 소년 엘리오는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족 별장에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오후, 스물 넷 청년 올리버가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찾아오면서 모든 날들이 특별해지는데... 엘리오의 처음이자 올리버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이 펼쳐진다
CINEPICK
작열하는 태양아래 이탈리아에서 두 남자가 사랑에 빠진 눈빛은 태양보다 강합니다.
매년 여름마다 회자되는 이 작품은 영상뿐만아니라 ost도 유명한데, 10대인 엘리오의 설레고 아픈 첫사랑의 마음을 잘 표현한 곡입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8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두 남자의 사랑과, 한여름의 이탈리아, 엘리오 가족들의 사랑을 모두 느껴보세요.
-
- 4월 3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 주 역시, 정말 많은 기대작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르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 4월 세 번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
.
극장 개봉 영화
앵커
ⓒ 네이버 영화
개요: 스릴러 | 한국 | 111분
감독: 정지연
출연: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등
개봉: 2022.04.20
배급: 에이스메이커
줄거리
생방송 5분 전,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에게 자신이 살해될 것이라며 죽음을 예고하는 제보전화가 걸려온다. 장난전화로 치부하기에는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세라’. 진짜 앵커가 될 기회라는 엄마 ‘소정’(이혜영)의 말에 ‘세라’는 제보자의 집으로 향하고 제보자인 ‘미소’와 그녀의 딸의 시체를 목격한다.
그날 이후, ‘세라’의 눈앞에 죽은 ‘미소’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건 현장에서 미소의 주치의였던 정신과 의사 ‘인호’(신하균)를 마주하게 되며 그에 대한 ‘세라’의 의심 또한 깊어진다.관전 포인트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천우희가 <앵커>의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는 소식에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천우희 배우는 런칭쇼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보며 장르적인 재미를 느끼고, 범인이 누구일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보길 추천하였습니다. 영화를 본 후, 서로의 추리를 나눠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 네이버 영화
개요: 로맨스 | 일본 | 121분
감독: 신조 타케히코
출연: 히로세 스즈, 야마자키 켄토 등
개봉: 2022.04.20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줄거리
모노톤의 인생을 살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코세이’ 어느 날 바이올리니스트 ‘카오리’를 만난다.
어머니의 사망 이후 피아노를 치지 않는 ‘코세이’에게 ‘카오리’는 콩쿨에서 함께 연주해 줄 것을 부탁한다.
관전 포인트
일본의 하이틴 스타인 '야마자키 켄토', 그리고 일본판 <써니>에서 나미 역을 맡은 '히로세 스즈'가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4월은 너의 거짓말>.
영화 제목처럼 꽃이 만개한 4월에 연인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일 것 같습니다.
세븐틴 파워 오브 러브 : 더 무비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115분
감독: 오윤동
출연: 세븐틴
개봉: 2022.04.20
배급: CJ 4DPLEX, CGV ICECON
줄거리
5 연속 밀리언셀러, 빌보드 200 2주 연속 차트인, 오리콘 차트 정상을 꿰차며 매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글로벌 아티스트 SEVENTEEN의 첫 번째 영화!
풍성한 퍼포먼스부터, 13인 멤버들의 속마음 인터뷰, 과거와 현재 그리고 캐럿과 함께 그려나갈 미래를 담은 다채로운 코멘터리까지 전부 담았다!
관전 포인트
<블랙핑크 더 무비> <몬스타엑스: 더 드리밍>에 이어 오윤동 감독의 세 번째 아이돌 다큐멘터리 <세븐틴 파워 오브 러브 : 더 무비>.
이 영화는 2D 뿐만 아니라 스크린X, 4DX, 4DX Screen 등 다양한 포맷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더욱더 실감 나는 콘서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스트 시티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11분
감독: 애덤 니, 아론 니
출연: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다니엘 래드클리프 등
개봉: 2022.04.20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전설의 트레저를 차지하기 위해 재벌 페어팩스(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유일한 단서를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로레타(산드라 블록)를 납치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비지니스 관계로 사라진 그녀를 찾아야만 하는 책 커버모델 앨런(채닝 테이텀)은 의문의 파트너(브래드 피트)와 함께 위험한 섬에서 그녀를 구하고 무사히 탈출해야만 한다.
관전 포인트
<로스트 시티>는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한국에서 이 작품을 기다리는 관객이 늘어났는데요. 개봉 전 프리미어 때 외신들의 극찬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작으로 등극하였습니다.
할리우드 대표 배우인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다니엘 래드클리프,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특별 출연을 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중경삼림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홍콩 | 102분
감독: 왕가위
출연: 임청하,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 등
개봉: 2022.04.20
배급: (주)디스테이션
줄거리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만우절의 이별 통보가 거짓말이길 바라며 술집을 찾은 경찰 223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술집에 들어온 금발머리의 마약밀매상.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여자친구가 남긴 이별 편지를 외면하고 있는 경찰 663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손에 쥔 단골집 점원 페이.
네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로맨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
관전 포인트
많은 이들의 인생 작품으로 꼽히는 <중경삼림>은 1995년 개봉 이후 2번 재개봉을 하였고, 올해도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큰 스크린으로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공기살인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8분
감독: 조용선
출연: 김상경, 이선빈, 윤경호 등
개봉: 2022.04.22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줄거리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 공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그들의 사투.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
관전 포인트
<공기살인>은 실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룬 영화입니다. <공기살인>은 단순히 사회 고발로 그치는 것이 아닌 이러한 참사의 해결책은 우리 모두의 관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OTT 공개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79분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우라 토코 등
공개: 2022.04.20
스트리밍: 왓챠
줄거리
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홋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된다.
관전 포인트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였는데요. 이외에도 95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고, 그중 73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약 3시간의 러닝타임을 지닌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평이 많은 작품입니다.
아이스 에이지 : 스크랫 이야기
ⓒ Rotten Tomatoes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6회
감독: 크리스 웨지
출연: 캐리 월그렌 등
공개: 2022.04.20
스트리밍: 왓챠
줄거리
<아이스 에이지>의 검이빨 다람쥐 '스크랫'이 주연을 맡은 6편의 완전히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
관전 포인트
2002년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스 에이지>가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나왔던 총 4편의 속편도 모두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기록한 최고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다람쥐 '스크랫'의 이야기를 다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제임스 본드 게섯거라 시에라 식스가 나가신다
당당당당~ 다니엘 크레이그가 저벅저벅 걸어서 갑자기 총 쏘는 자세를 취한다. 카메라는 남자 주인공에게 집중된다. 작년 <007 : 노 타임 투 다이>가 기억난다. 그 전 주까지 <007 : 스카이폴>까지의 정주행을 완료하고 극장에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물론 영화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감이 있다. 인트로와 엔딩 빼고는 기억에 하나도 안 남는다. 엔딩도 초반 보자마자 '아 이렇게 될 듯' 싶은 게 적중해서 기억에 남는 것이다. 아. 하나 더 있다. 후반부쯤에 본드가 무릎을 꿇는데 이게 굳이 필요한가? 싶었다. 나중에 후기를 찾아보니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있었다;
007 시리즈의 팬 까지는 아니었어도 나름 정주행을 마친 나. 이 시리즈물에 대한 기억은 작년 12월 15일로 옮겨간다.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지금 생각하면 엔딩이 참 좋았다. 이제는 다들 알고 있을 '두 인물의 등장'을 그렇게 마무리 지은 것 자체는 좋았다. 그 둘이 뭐 또 멀티버스를 연 채로 MCU 세계관에 자리 잡아 숙식하면 좀 깼을 것 같다. 그리고 MCU 피터 파커의 새로운 시작이 색다른 인연으로 인해 벌어진다는 설정은 소년의 성장 서사로서 깔끔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팬이었던 나. 왠지 모르게 가슴이 시원섭섭해서 VOD로 2,3회 차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버키와 샘을 상대하던 장면이 시원시원해 기억에 남았다. 물론 <노 웨이 홈>이 끝나고 생긴 뭉클한 감동도 좋았지만 그런 소소한 액션 신도 시리즈물을 보는 이유이기도 했다. 뭐가 더 중요하고 별로고 할 게 있을까? 영화 왜 보나? 친구들이랑 이야기해서 감상 나누려고 보는 거지. 그리고 그 정말 재밌는 순간들을 만들려면 세계관 연동이라는 방식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어떤 남자가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사람은 살인 면허 소지자도 아니고, 강화 인간도 아니며, 외계 종족도 아니다. 이름은 식스. 007은 누가 써서 식스라고 지었댄다. 치앙마이로 날아가 이 남자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자.
예상치 못했던 손님
시에라 식스. 본명은 코트 젠트리. 그는 일을 하고 있다. 일의 정체는 암살이다. 상관 데니 카마이클의 명령에 따라 한 인물을 저격해야 하는 식스. 사람 북적이는 나이트클럽 아래층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다. 카메라가 연결되어 있어서 위층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CIA의 안보를 위해 일하는 식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가는 인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대기한 덕에 저격을 할 타이밍이 왔다. 근데 그때 하필이면 민간인 어린이가 목표 앞에서 얼쩡거린다. 고민하는 주인공. 동료였던 미란다와 이야기도 하지 않고 단독행동을 한다. 은근슬쩍 목표를 암살하랬더니 그냥 대놓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버린다. 대놓고 아수라장을 만드는 식스. 총기 없이 맨몸으로 들어가 목표와 대면한다. 암살 대상을 맨몸으로 제압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암살 대상 캘런 멀베이는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을 고백한다. 자기 역시 시에라 프로젝트의 구성원 중 하나였다고 말하는 멀베이. 금세 코트의 상관 도널드에 대한 정보를 말한다. 또 시에라 프로젝트에 영입되기 전에 어떤 처지에 있던 인물이며 비밀임무 수행을 위한 훈련장소가 어디였는지까지 말해준다. 내부자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정보에 흔들리는 식스. 캘런 멀베이는 식스에게 암살당하며 여러 메시지와 물건 하나를 전한다. 데니 카메이클은 쓰레기이며, 네가 모르는 CIA의 정보가 있다는 말을 귀띔하며 최후를 맞는다. USB를 확인하는 주인공. 그렇게 CIA에게 비밀을 서서히 알아가고자 할 때, 식스는 위기에 봉착한다. 이 비밀의 공개 여부를 두고 전직 CIA 요원 로이드 핸슨의 추격을 받게 된다. 사람 죽이는 것으로는 특화되어있는 로이드. 로이드는 식스와 함께 유럽 전역에서 대결을 펼친다.
무려 제작비 2억 달러
일단 이 영화는 장소를 많이 바꾼다. 치앙마이, 방콕, 프라하, 비엔나 등등 세계 각국을 로케이션 삼아 영화를 제작했다. 단순히 이사만 잘 다닌 게 아니다. 영화 전반적으로 여러 장소를 부순다. 일단 초반부 식스가 캘런 멀베이를 암살하는 신에서는 그 큰 파티장을 묵사발을 내버린다. 다른 지역에 가면 더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부수기 시작한다. 아예 연립으로 주어진 주택(들)을 폭탄으로 콰콰쾅 부숴버린다. 비싸 보이는 차를 부수는 건 일도 아니다. 식스가 하는 직업의 성격상 위험한 일을 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하다. 그래서 뭐 유리창이 깨지고 차가 파손되고 이런 건 기본이다. 액션이 쉴 새 없이 계속 이어지는 탓에 일단 지루할 일은 없다.
근데 이런 쉴 틈 없이 파괴되는 건물이 아니더라도 맨몸액션 역시 뛰어나다. 일단 크리스 에반스 액션 잘하는 건 다들 알 것 같다. 기계로 된 수트를 입고 빌런들을 상대하던 아이언맨과는 달리 캡틴 아메리카는 맨몸으로 적을 상대해야 했다. 이 덕에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맨몸 액션이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 루소 형제와 함께하던 합이 있던 탓인지 하이라이트 신에서 몸을 쓰는 연기는 이 기라성 같은 배우들 중에서 가장 돋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 또 라이언 고슬링은 대사 칠 때보다 액션 연기가 더 멋있었다. 이게 나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고슬링 어깨가 좀 좁아 보였다. 그래서 격투 전에는 뭔가 멋이 안 났다. 그러나 액션 연기에 들어가면 역시 명품 배우다 싶다. 극 중에서 기억나는 이 인물의 설정은 정이 많다는 것이다. 은혜를 갚으려고 하고, 민간인은 피해 가지 않으려고 하는 둥 여러모로 '나쁜 놈만 벌하는' 강박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이를 위해 처리해야 하는 인물(들)에 대한 감정연기가 필수적이다. 어쩔 땐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야 액션 연기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이 역할이 되게 쉬워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어렵지 않은 줄거리를 이끌기 위해서는 이 배우의 호연이 필수적이었다. 총기, 맨몸, 카체이싱, 폭발물 등 다 잘하는 이 배우의 연기는 넷플릭스 구독료가 아깝지 않다. 괜히 비싼 돈 들여서 액션 잘하는 배우 섭외하나 싶다. 이러니까 돈 주고 쓰는 거지.
그리고 이 영화의 호화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지점이 있다. 바로 미란다 역의 아나 데 아르마스다. 일단 처음 등장할 때 꽃무늬로 된 수트를 입고 나온다. 솔직히 쉽지 않다. 이 배우는 좋은 비율과 아름다운 미모로 이를 소화한다. 등장부터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근데 미란다는 곧이어 액션 영화를 보는 많은 분들의 로망을 실현한다. 슈트 입고 맨몸액션을 벌이는데 우리가 홍콩영화를 보며 주윤발이 쌍권총을 날리는 것만큼이나 고대해왔던 장면이다. 되게 잠깐 짧게 샤샥 지나가는데 그 장면 되게 잘 찍었다. <007 : 노 타임 투 다이>에서 잠깐 총기 액션을 보여준 신스틸러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나도 영화보다 아나 데 아르마스 분량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에서도 역시 좋은 액션 연기를 보여줬다. 또한 카메라 구도, 아나의 몸 쓰는 각도, 심지어 괴랄한 의상까지 시너지가 있어 액션 연출에는 도가 튼 루소 형제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납작한 이야기에 부여한 개성
이 영화는 액션이 중요하다. 루소 형제가 감독이고 크리스 에반스와 라이언 고슬링이 나오는 액션 영화면 사실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이 문장에는 사실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영화의 이야기는 사실 그렇게까지 개성이 있는 편은 아니다. 솔직히 영화 보면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생각났다. 또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랑도 살짝 비슷하다. 뭔가 <아저씨> 느낌도 있다. 또 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 느낌도 있다. 얼핏 보면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선택하며 전개하는 이 영화. '이건 몰랐지 이 녀석들아'같이 신선한 이야기가 펼쳐지지는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뚝심이 정말 중요했다. 그냥 무난하게 싸우는 영화 볼 거면 리암 니슨 아저씨 나오는 액션 영화가 더 박진감이 넘칠 것 같다. 단순히 액션 영화이기 때문에 이야기에 뇌를 비우고 박진감만 있으면 된다? 뭐 당연한 이야기다. 영화 왜 보나? 재밌는 거 보려고 보는 거지. 그러려면 뭔가 기억에 남는 게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이 영화가 다른 영화들과는 갖는 강점이 있다면!
바로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다. 일단 로이드가 처음 등장할 때 캡틴 아메리카가 생각 안 났다면 거짓말이다. 난 크리스 에반스를 MCU와 <판타스틱 포> 시리즈에서 알고 있었다. 정의로운 슈퍼 히어로서 열일했던 크리스 에반스. 한 편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되면 얼굴을 기억하는 일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게 씌여있는 이미지를 일단 코디에서 확 바꾼다. 슈퍼마리오 같은 헤어스타일에 콧수염을 기르고 나타났다. 금발에 덩치 좀 있던 근육질의 캡틴 아메리카가 점점 옅어지기 시작한다. 또 감정적으로도 변화된 인물을 연기하기도 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진중하다. 어벤저스의 리더로서 영웅들을 이끌어 타노스와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반대로 <나이브스 아웃>의 랜섬은 진중한 나쁜 놈이다. 익살스럽거나 가벼운 느낌이 없지는 않은데 랜섬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행동과 대사 하나하나가 그 인물을 보여준다. 그래서 후반부에 비교적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이 로이드는 다르다. 이 배역은 말이 많다. 이상한 유머도 날린다. 식스를 보고 '예쁜이'라고 한다던가 하는 농담을 자주 던진다. 사람 죽이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 이런 맥락에서 소시오패스라는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도 묘사가 된다. 그러나 이 인물 특성 중 중요한 건 감정을 쉽게 휙휙 드러낸다는 점이다. <나이브스 아웃>에서 흑막이 밝혀지고 랜섬의 입장 변화는 영화에서는 잘 볼 수 없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화나면 화내고 조롱하고 싶음 조롱한다. 그래서 인물의 순수하게 못돼 쳐 먹은 본성이 잘 드러난다. 이 크리스 에반스의 인물 해석은 이 영화 전반적인 톤을 형성한다. 얼핏 보면 <다크 나이트>의 '조커'와 유사하다. 조커의 광기를 받아치는 브루스 웨인의 리액션이 영화의 줄거리가 된 것처럼, 하나 딱 잡고 그거만 집요하게 파는 인물의 내면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가벼울 땐 인물의 성격을 바탕으로 가볍고, 무거울 때는 크리스 에반스의 맨몸액션 덕에 진중하다. 순수한 악이라고 해서 클리셰를 빗겨나간 것은 아니다. 인물들이 고르는 선택지의 결과는 뻔하다. 그런데 그 과정을 전개하는 방식이 뭔가 다르다고 느껴진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나는 이것이 크리스 에반스가 캐릭터 해석을 잘해서 갖는 이점이라 생각한다. <범죄도시>의 '장첸'이 시리즈를 대표하는 광기의 아이콘이 됐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영화에서의 로이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광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낸다.
엥 이거 아는 맛인데
앞에서 이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봤다고 서술했다. 여기에 한 영화를 뺐다. 바로 <범죄도시>다! 루소 형제가 범죄도시 시리즈를 참고해서 이 영화를 만든 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러 부분이 <범죄도시>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싸움 잘하는 주인공(마석도-식스)은 공통점이 있다. 식스가 마석도처럼 초반부부터 강하다고 묘사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마석도와 비슷하게 기시감이 든다. 또 말장난하는 신이 있다. 어떤 인물이 식스에게 '왜 식스예요?'라고 묻자 '007은 누가 쓰고 있거든'이라고 대답한다. 또 이런 식으로 로이드나 식스가 말장난을 계속한다. 유머가 뜬금없이 만들어진다던가 그런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이건 마석도와 전일만이 했던 말장난 같은 느낌이다. 또 빌런 캐릭터 둘이 해당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공유한다는 점(장첸-손석구) 역시 공통점이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역시 이 영화가 <범죄도시>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느낀 점은 따로 있다. 바로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일단 영화의 감독이 루소 형제다. 바로 전작에서 영화 시리즈의 선장이었던 두 사람을 섭외했다. 또 시에라 포도 있고 식스도 있다. 이건 007 시리즈의 역대 제임스 본드가 바뀌어왔다는 점을 연상케 한다. 또 조직 내부에 있는 의문의 인물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하이드라'를 연상케 한다. 단일한 작품이 아닌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3편을 할애해서 하이드라 분량을 나눈 만큼 이 부분은 루소 형제가 뭔가를 구상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충분하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영화 예고편에도 나오는 대사 '007은 누가 쓰고 있어서'와 '비공식 임무'라는 단어는 '우리 넷플릭스 판 <007>, <미션 임파서블> 만들 거야!'라고 동네방네 소리 지르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일단 액션에는 힘주고 내러티브에 모험수를 두지 않은 것도 이해가 되긴 한다. 시리즈의 정체성을 규정짓고 시작하기 위해서, 식스(고트)의 성격, 성장배경 묘사와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는 게 일차적인 목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후속작의 전초전으로 생각한다면 사실 그만큼의 역할은 충분히 한다.
그냥 잘 만든 액션 영화
근데 이러나저러나 그건 루소 형제와 넷플릭스 사정이다. 우리는 관객이다. 이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그냥 재밌으면 최고다. 예술 영화 보고 싶으면 넷플릭스에 들어가서 <파워 오브 도그>와 <이제 그만 끝낼까 해>를 보는 게 낫다. 그게 더 걸작이고 좋은 작품이니까. 어차피 액션 영화 보려고 보는 거잖아? 그럼 멋지게 싸우고 이야기는 쉬우며 캐릭터들이 개성 넘치면 그만이다. 영화는 자기 역할에 충실하다. 아나 데 아르마스는 아름다우며, 레게 장 페이지는 섹시하고, 크리스 에반스는 (사견으로) 커리어 하이의 퍼포먼스가 나왔으며 라이언 고슬링은 멋있다. 그럼 뭐 말이 필요한가? 7월 20일 넷플릭스 정식 공개 이후 여러분이 모바일 환경에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영화가 되는 셈이다. 아. 내가 오늘 이 영화를 보고 온 것처럼 일부 극장에 상영관이 잡히기도 한 것 같다. 웬만하면 극장에서 보시는 걸 추천한다. 사운드 연출에 나름 힘을 준 것 같다. 에어팟으로 듣기에는 좀 아쉽긴 할 듯.
-
- 사실적 토대 위에 구축한 새로운 세계, <언컷 젬스>
1. 들어가며
조쉬 사프디와 베니 사프디는 근래 들어 가장 주목받는 뉴욕 출신의 영화 연출가들이다. 사프디 형제의 주요 작품들에선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프디 형제는 사실적 질료를 가공하여 영화를 만든다. 각본에 자전적인 경험을 반영하기도 하고, 현장감을 위해 로케이션 촬영을 선호하는 이들의 영화에선 존 카사베츠나 다르덴 형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와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사프디 형제는 이처럼 사실주의적 토대를 기반으로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러한 기초를 교란하는 형식주의적인 스타일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바로 이 점이 이들의 영화를 전형적이지 않게 만들어준다.
형제의 공동 연출작 중에서는 2014년 개봉한 <헤븐 노우즈 왓(Heaven Knows What)>부터 본격적으로 전자 음악의 과도한 배치, 다채로운 질감의 조명을 활용하는 미장센 등 특유의 접근법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굿타임(Good Time)>(2017)의 놀이 공원 시퀀스, 극 전개를 보조하는 전자 음악의 활용을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가 배급을 맡은 <언컷 젬스(Uncut Gems)>(2019)는 숱한 단편과 굵직한 장편 등을 통해 쌓아 온 사프디 형제의 연출력이 집약된 작품이다.
이 글은 <언컷 젬스>에서 독특하게 드러나는 사프디 형제의 접근법을 관찰하려는 시도이다. <언컷 젬스>는 사실주의적인 토대에 기초한 영화다. 각본, 촬영 장소 등을 살피면 현실적 질료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사프디 형제는 이러한 영화 요소들을 전형적인 방법으로 활용하지 않고, 어딘가 독특한 방식으로 영화에 활용한다. 이들은 단순한 현실의 재현을 넘어 현실과 허구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영화적 현실을 창조해냈다. 이 글은 그러한 작업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피는 시도이다.
2. <언컷 젬스>의 사실적 영화 요소
우선 주목할 점은 이 작품이 형제의 자전적 요소를 반영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사프디 형제는 유대계 혈통이고, 뉴욕에서 나고 자랐으며 그들의 아버지는 보석상 관련 업종에 종사했던 경력이 있다. 사프디 형제는 영화의 주인공인 뉴욕에 몸담은 유대인 보석상 하워드 래트너 역에 아담 샌들러를 내세운다. 자전적 경험을 각본에 녹여냈다는 점은 이 영화를 사실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실화를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이 영화처럼 자전적 요소를 살려 영화적 소재로 활용하는 방식은 사실성을 강화하는 접근법이다.
<언컷 젬스>에서 하워드 역을 맡은 아담 샌들러. 그는 실제로도 유대인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미국의 유명 배우인 아담 샌들러는 여러 비전문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 하워드의 내연녀 역의 줄리아 폭스(Julia Fox)는 <언컷 젬스>가 첫 연기 데뷔작이며, 극 중 이름 줄리아는 실제 배우의 본명이기도 하다. 하워드가 운영하는 보석상 직원 중에 여시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배역은 실제 주얼리 관련업에 종사했던 막수드 아가자니(Maksud Agadjani)가 연기한다. 실제 삶의 경험을 반영할 수 있는 비전문 배우의 기용은 사프디 형제의 영화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다. 이 영화에서 전문 배우와 비전문 배우가 주고받는 호흡으로 빚어내는 전개 양상은 극을 효과적으로 지탱하기도 한다.
한편 사프디 형제는 현장 로케이션 촬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형제가 각각 대학 시절부터 연출한 단편부터, 공동 장편 데뷔작인 <아빠의 천국(Daddy Longlegs)>(2009) 등을 거쳐 <언컷 젬스>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현실 속 뉴욕을 무대로 삼아 영화를 만들어냈다. 현장 촬영이 불러오는 효과는 익히 알려져 있다. 생생한 현장감을 스크린으로 구현할 수 있고, 실제 삶의 단면과 맞닿은 이야기를 풀어내기에도 적합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도 하다. <언컷 젬스>는 정밀하게 세트로 구현된 하워드의 보석 가게를 제외하면, 전부 현장 로케이션을 바탕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그마저도 형제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실제 점포를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세트를 활용하게 되었다.
3. <언컷 젬스>의 세계: 사실적 토대 위에 구축한 새로운 세계
<언컷 젬스>에서 사프디 형제가 구축한 세계는 현실을 재료로 하지만, 온전한 현실 세계가 재현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개념이 정립되는 공간이다. 영화에서 중계되는 전 NBA 선수 케빈 가넷(Kevin Garnett)의 농구 경기는 사프디 형제가 지은 각본이나 촬영한 필름들과는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런데 그 경기가 영화에 사용되면서 서사가 굴러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 스크린 외부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과거의 일(실제 농구 경기)이 스크린 내부에서 현존하는 영화적 세계와 호응하게 된다. 즉, 이런 연출은 사프디 형제가 실험적인 시도에 목말라 있다는 걸 드러내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가넷은 이 영화에서 본인 역을 맡아 연기한다. 즉, 영화의 배역을 맡아 본인을 연기하는 가넷과 실제 선수로서의 가넷, 중계 속의 가넷이 공존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진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기용된 배우는 가넷 외에도 몇 명 더 있다. 영화에는 미국의 알앤비(R&B) 가수 위켄드(The Weeknd)도 본인 역으로 출연한다. 위켄드 역시 극 중 DSLR 카메라에 찍힌 사진 속의 위켄드, 자신을 연기하는 위켄드와 실제 가수 위켄드 사이를 기묘하게 유영하는 존재다. 래퍼 캐시 아웃(Ca$h Out)도 본인을 연기하며 하워드의 가게에서 보석류를 구매하고자 한다. 한편 하워드가 줄리아와 살던 아파트에 아들과 함께 찾아가는 신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드러난다. 화장실이 급하다는 아들을 데리고 하워드는 옆집을 찾아가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이때 하워드가 아들에게 옆집 이웃을 왕년에 유명한 작품에 출연했던 코미디 배우라고 소개한다. 출연진 정보에는 33F의 이웃으로만 나오는, 존 아모스(John Amos)라는 배우는 실제로 하워드가 영화에서 언급한 작품에 출연했다.[1] 존 아모스도 본인을 연기한 셈이고, 하워드의 대사는 허구적인 각본이 실제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매개로 작용한다. 현실과 영화 사이의 경계가 이렇게 독특한 형태로 허물어진다.
<언컷 젬스>에서 본인 역을 맡은 농구 선수 케빈 가넷
이제 사프디 형제가 뉴욕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삼는다는 사실이 영화 내적으로 크게 강조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록 도입부에 ‘2012년의 뉴욕’이라는 시공간적 배경을 명시하는 문구가 삽입되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는 뉴욕을 배경으로 삼는 수많은 영화들(<스파이더맨> 시리즈, 우디 앨런의 작품이나 각종 로맨스 영화 등)과 비교했을 때 공간 특성을 전혀 살리지 않는다. <언컷 젬스>에선 맨해튼(Manhattan)의 다이아몬드 지구(Diamond District)가 뉴욕이라는 장소 정보를 제공하지만, 이는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은 주의 깊게 살피지 않고서는 파악하기 힘든 요소들이다. 뉴욕 맨해튼에 자주 갔거나 그곳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관객은 논외로 하자.
결국, 피상적으로는 사프디 형제의 뉴욕이 현실을 옮겨놓은 듯한 현장감 있는 장소로 보일 수 있겠으나, 이들 영화의 뉴욕은 극도의 사실성 재현을 위한 공간보다는 극적 효과를 불러오는 서사적 도구로서 작용한다고 보는 편이 설득력 있다. 게다가 잦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역시 얼핏 보기엔 영화를 통한 사실주의적 재현을 위한 노력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영화 속 비전문 배우는 앞서 언급했듯 대개 자신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연기에 활용할 뿐이지 궁극적으로는 각본에 구현된 캐릭터를 표현하는 작업을 수행 중인 셈이다. 이는 사프디 형제가 이전에 연출했던 <헤븐 노우즈 왓>의 홈즈(아리엘 홈즈)도, <굿타임>의 닉(베니 사프디)의 치료 의사도, <언컷 젬스>의 아가자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언컷 젬스> 속 비전문 배우의 기용(특히 본인을 연기하게 하는 방식) 및 현실을 스크린에 재소환하는 방식을 다른 영화와 유사한 전형적인 접근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언컷 젬스>의 가넷과 위켄드를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사람―예를 들어,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나 알앤비 가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등―으로 교체한다고 해서 극의 흐름이 달라지거나 영화를 지탱하는 요소가 사라지는가? 그렇지 않다. 결국, 저들은 본인을 연기할지라도, 영화적 허구에 구속된 캐릭터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2] 그런데 허구의 인물을 연기한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본인을 연기한다는―일종의 정체성에 관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가넷의 실제 경기나 카메라에 찍힌 위켄드의 모습은 허구적 특성을 살려 연기하는 인물과 같은 영화에서 공존한다. 즉, 영화에 현존하는 인물들은 영화를 통한 현실의 사실적 재현의 주체도 아니고 허구적으로 표현된 내러티브에 종속된 도구도 아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개체로서 발현된다.
4. 나가며
현실과 허구라는 이분법으로는 <언컷 젬스> 속 등장인물이 자리 잡은 뉴욕의 특성을 규정할 수 없다. 즉, 이런 모호한 인물들이 유영하는 사프디 형제의 뒤틀린 뉴욕은 전통적인 유형으로 범주화하기엔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사프디 형제의 뉴욕은 뉴욕이지만 뉴욕의 특성이라고는 딱히 찾아볼 수 없는, 일종의 영화 서사를 위한 공간으로 작용한다. 가넷이나 위켄드는 본인을 연기하는데, 이는 실제 현실에서의 본인과는 다른 속성을 지닌 존재로 묘사되지만, 이들이 각각 중계화면에서 경기를 뛰는 모습과 셀러브리티(Celebrity)로서 카메라에 찍힌 모습은 그 자체로 이들의 현실성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사프디 형제는 영화 속 현실에 종종 허구적 요소를 첨가하여 스크린과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전략을 보여준다. 단편 <검은 풍선(The Black Balloon)>(2012)에서 자의로 움직이는 풍선이 그러하고, <헤븐 노우즈 왓>에서 일리야(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던진 휴대폰이 폭죽이 되어 터지는 쇼트 편집을 예로 들 수 있다. <언컷 젬스>는 단순히 현실에 허구를 더하는 시도를 넘어선다. 사실적 요소들에 충실하고, 현실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영화적으로 표현되는 것들은 현실과 허구를 모두 점유하는 기이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사프디 형제는 활발히 작품 활동에 전념하는 재능 넘치는 젊은(두 사람 모두 아직 삼십 대 중반이다) 영화 연출자들이기 때문에, 추후 제작될 영화들에서 <언컷 젬스>의 독특한 접근을 어떤 방식으로 변주해나갈지 기대가 많이 된다. 이들의 영화 세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언컷 젬스>에 출연한 배우들의 모습. 좌측부터 줄리아 폭스, 케빈 가넷, 아담 샌들러, 위켄드
[1] 극 중 하워드는 코미디 영화 <구혼 작전(Coming To America)>(1988)과 텔레비전 시트콤 <굿 타임스(Good Times)>(1974-1979)를 언급한다.
[2]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문헌을 참고하라. 오몽(J), 베르갈라(A), 마리(M), 베르네(M), 『영화미학』, 이용주 옮김, 동문선, 2003, pp.89-90.
사진 출처: IMDb
* 본 콘텐츠는 브런치 드플레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남산의 부장들'을 보기 위해 알아야 하는 6가지 역사 사실들
영화 ' 남산의 부장들 (2020) ' 속 역사 리뷰
그리고 동아일보 정치부 김충식 기자의
동명의 원작도서 ' 남산의부장들 ' 비교정리- 한국 현대사
1) 코리아 게이트(*박동선)
2)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3)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4) 박정희 대통령
5) 유신정권
6) 10.26 사태
7) 남산 그리고 중앙정보부(현 국정원)- 영화 ' 남산의부장들 ' 시놉시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 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데…흔들린 충성, 그 날의 총성
- '남산의 부장들' 스탭
감독: 우민호(영화 '내부자들', '마약왕')
출연: 이병헌, 곽도원, 이성민, 이희준, 김소진
원작: 김충식
각본: 우민호, 이지민
무술감독: 전우재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젬스톤픽처스
배급: 쇼박스
제공: 쇼박스#남산의부장들 #남산의부장들리뷰 #남산의부장들역사
-
- 우리나라가 애니를 잘 못만든다고?
#애니메이션 #한국 #리뷰
#떠돌이 까치
1987/KBS1#아기공룡 둘리
1987/KBS1#달려라 하니
1988/KBS2#2020 우주의 원더키디
1989/KBS2#옛날 옛적에1
1990/KBS2#영심이
1991/KBS2#옛날 옛적에2
1991/KBS2#날아라 슈퍼보드
1991/KBS2#마법사의 아들 코리
1993/KBS2#초롱이의 옛날 여행
1993/KBS2#리뷰문의
adonai0919@gmail.com#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
-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메인 예고편
고요한 우주를 가르는 절규 피할 수 없는 그것과의 사투 [맨 인 더 다크] 페데 알바레즈 감독 [에이리언] 리들리 스콧 제작
-
- 영화 <아담> 30초 예고편
혼전 임신 사실을 숨겨야만 해서 고향은 떠난 여인 ‘사미아’는
일자리와 숙박시설을 찾아 카사블랑카를 정처 없이 떠돌다가,
남편과 사별 후 홀로 8살 딸 ‘와르다’를 키우며
빵집을 운영하는 무뚝뚝한 여인 ‘아블라’를 만난다.
처음에 ‘아블라’는 ‘사미아’를 냉정히 돌려보내지만,
위험한 길가에서 밤을 지새우는 ‘사미아’가 신경 쓰여
결국 자기 집에 며칠 간 머물며 함께 빵 만들기를 허락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 사람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점차 열며,
생애 잊지 못할 치유의 경험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