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4-06 16:26:36
4월1주차 신작 개봉 영화
4월 1주 개봉영화 5편
2022년 4월 1주 개봉영화!
스텔라 Stellar , 2021
대한민국 코미디 영화를 대표하는 제작진들이 한데 뭉쳤다!
영화 "http://스텔라"는 옵션은 없지만 사연은 많은 최대 시속 50km의 자율주행차 스텔라와 함께 보스의 사라진 슈퍼카를 쫓는 한 남자의 버라이어티 추격 코미디 입니다
'맨발의 기봉이'부터 '형'까지 코미디 영화들을 선보여온 권수경 감독이 맡았습니다.
또한 '완벽한 타인'과 '극한직업' 각색을 맡았던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 시나리오 배세영 작가가 각본에 참여했습니다
손호준, 이규형, 허성태의 유쾌한 연기 시너지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달할 관점 포인트 입니다.
1983년 출시된 스텔라를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어낸 버라이어티 추격 코미디!
예고편 보기
------------------------------------------------------------------------------------------------------------------------------------------------
불도저에 탄 소녀 The Girl on a Bulldozer , 2021
김혜윤 배우 첫 장편영화 주연작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는 갑작스런 아빠의 사고와 살 곳마저 빼앗긴 채 어린 동생과 내몰린 19살의 혜영이
자꾸 건드리는 세상을 향해 분노를 폭발하는 현실 폭주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SKY캐슬'에서 강단과 순수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김혜윤이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아 한쪽 팔에 용 문신을 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유일무이한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하는데요
화난 또라이의 한국영화 독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킵니다.
중장비를 끌고 관공서를 들이박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모티브로 한 현실성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기반으로 현재를 가리키는 시의성을 더한
두번째 추천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입니다.
예고편 보기
------------------------------------------------------------------------------------------------------------------------------------------------
수퍼소닉2 Sonic the Hedgehog 2 , 2022
소닉과 테일즈 VS 너클즈와 천재 악당 로보트닉의 대결
영화 "수퍼 소닉2"는 초특급 히어로 소닉과 새로운 파트너 테일즈 VS 수퍼 빌런 너클즈와 천재 악당 로보트닉의 대결을 그린 넥스트 레벨 어드벤처 영화입니다.
역대 게임 원작 영화 중 최고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수퍼 소닉' 속편으로 새로운 화제작 탄생을 예고하는데요
지난 주말 독일, 뉴질랜드, 노르웨이, 체코 등 전 세계 11개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
영국, 프랑스, 호주, 스페인에서는 '모비우스'와 함께 2위에 올라 글로벌 흥행의 중심에 섰습니다.
수퍼소닉1 보다 더 커진 스케일과 스토리의 넥스트 레벨 어드벤처로 '데드풀', '분노의 질주' 제작진의 특급 만남으로
새로운 흥행 신드롬을 예고하는
------------------------------------------------------------------------------------------------------------------------------------------------
앰뷸런스 Ambulance , 2022
레전드 액션 마스터 ‘마이클 베이’ 감독의 귀환!
할리우드 레전드 액션 마스터 ‘마이클 베이’ 감독이 영화 "앰뷸런스"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앰뷸런스"는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설계한 형 '대니'와 아내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가담한 동생 '윌',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두 형제의 뜨거운 운명을 건 멈출 수 없는 질주를 담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노브레이크 리얼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그는 '나쁜 녀석들', '더 록', '아마겟돈', '아일랜드', '트랜스포머' 시리즈까지 특유의 폭발적인 액션씬이 가득한 작품을 연이어 탄생시켰고
‘액션=마이클 베이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성립시켰습니다.
영화 "엠뷸런스" 는 제이크 질렌할부터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에이사 곤잘레스까지
숨 막히는 열연의 연기파 배우 총출동해 압도적 연기 시너지를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CG를 최소화하며 긴장감을 살린 액션들을 만들어낸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네번째 추천영화 "앰뷸런스" 입니다.
예고편 보기
------------------------------------------------------------------------------------------------------------------------------------------------
루이스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The Electrical Life of Louis Wain , 2020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새로운 로맨스 영화
영화 "루이스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
의인화한 고양이 그림으로 사랑받으며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바꾼 화가 루이스 웨인의 전기 영화입니다.
천재 고양이 화가 루이스와 그에게 찌릿한 사랑의 감정을 알려준 에밀리,
그리고 고양이 피터가 만들어가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로맨스를 담았는데요
곳곳에 놓인 삶의 어려움을 사랑으로 극복하는 이들의 특별한 러브 스토리는 섬세한 감정선으로 완성돼
봄 극장가를 따뜻하게 물들일 예정입니다.
또한 주연을 맡은 명품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데뷔 이래 가장 로맨틱한 역할로 완벽 변신하며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 배우 클레어 포이와 사랑스러운 케미를 선보여 올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인생 로맨스의 탄생을 알리고 있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선사할 놀랍도록 다정한 로맨스 영화!
다섯번째 추천영화 "루이스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입니다.
예고편 보기
Relative contents
-
- 내 방에서 떠나는 세계여행; 해외여행 뽐뿌 자극하는 영화 추천
내 방에서 떠나는 세계여행;
해외여행 뽐뿌 자극하는 영화 추천
1.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배경 - 프랑스 파리]현재와 과거의 프랑스 ‘파리’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약혼녀와 파리에서 여행을 하던 도중
우연한 기회로 밤마다 1920년대의 파리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 주인공 ‘길’과
당시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와 아름다운 색감의 영화로 유명한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속 황홀한 파리의 풍경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게끔 만든다.
‘파리 헌정 영화’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파리의 예술, 낭만, 그리고 사랑을모두 엿볼 수 있는 최적의 영화이며 이로 인해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 투어가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파리 여행에 대한 욕구를 자극해 준다.
2.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2010)
[배경 -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삶에 회의감을 느낀
주인공 ‘리즈’가 무장적 떠나게 된 여행기를
그려낸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주인공이 여행을 하는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 발리’가 모두
이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다.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해외여행 욕구를 자극시키는
영화로는 제격인데, 특히나 먹방 장면이 많이 나와 해외여행 시 ‘음식’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영화이다.
또한 이 영화의 마지막 촬영지였던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의 경우,
밀림 속 편안한 휴양지의 모습을 어필하여 발리 여행을 하고 싶게끔 유도할 것이다.
3. 우리 사랑하는 동안 (2012)
[배경 - 이탈리아]남편과의 이탈리아 여행 중 갑작스레 찾아온 운명적인 만남에
위험한 사랑을 펼치는 로맨스 영화, ‘우리 사랑하는 동안’.
잔잔하고 감성적인 영화인만큼 주인공의 섬세한 표정과 연기는 물론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배경과 영상미, 음악까지 모든 부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어
1시간 반 동안 진짜 이탈리아를 여행한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영화의 주 촬영지가 된 곳은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이스키아 섬’이라는 곳인데
유럽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4. 다즐링 주식회사 (2007)
[배경 - 인도]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어머니께 전하기 위해
인도로 떠난 3형제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그린 영화, ‘다즐링 주식회사’.
대표적인 연출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으로,
인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색감과 영상미, 그리고 독특한 미장센을 담아낸 영화이다.주인공 세 명이 펼치는 기차여행을 통해 인도의 곳곳을 보여주며,
인도만의 독자적인 문화와 생활 방식들을 디테일하게 보여줌으로써
실제로 인도 여행을 체험해본 듯한 느낌을 준다.
갑갑한 일상에 치이고 있을 때, 쳇바퀴 같은 생활에 권태를 느낄 때충동적으로 어딘가 떠나고 싶은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역할을
바로 이 영화가 해줄 것이다.
5. 러브레터 (1995)
[배경 - 일본 홋카이도, 나가노]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명대사 “오겡끼데스까~”만큼은 다들 알고 있는
일본의 로맨스 명작 “러브레터”는 일본의 ‘홋카이도’와 ‘나가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현재 추운 겨울인 만큼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이 영화를 조심스레 권해본다.
‘홋카이도’의 ‘오타루’를 중심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 일본 겨울의 모습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내고 있으며 어렵지 않게 관객들을
영화 속 배경으로 깊숙이 끌어들일 것이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겔겔겔스타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페라리 | 경로를 이탈한 집착과 욕망의 레이싱카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57년 여름,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아담 드라이버)는 위기에 처한다. 좀처럼 차가 팔리지 않으면서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선 것. 이에 더해 엔초가 사랑하는 두 여자도 그를 괴롭게 한다. 아내이자 동업자인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는 엔초의 외도를 문제 삼아 회사의 지분을 무기로 사용하고, 애인 '리나'(셰일린 우들리)는 아들 피에로를 좀처럼 '페라리'로 인정하지 않는 엔초와 사이가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에 엔초는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포드를 비롯해 다른 자동차 회사의 투자 제의를 받아들이자는 의견은 거부한다. 대신 가장 빠르다는 드라이버를 모집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전역 공도를 가로지르는 1,000마일 레이스 '밀레 밀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우승한 레이스카의 판매량이 오를 테고, 높아진 명망은 시끄러운 개인사를 충분히 덮어줄 테니까.
애매하게 걸친 양다리
전기 영화를 만드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인물 중심 또는 사건 중심이다. 전자는 연대기적 구성이다. 한 인물을 유년 시절부터 관찰하면서 그의 생애를 보여주는 식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프리실라> 등이 해당된다. 후자는 <소셜 네트워크>, <스티브 잡스>, <오펜하이머>와 같은 영화를 말한다. 특정 사건을 통해 한 인물의 여러 면모를 동시다발적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그림으로 말하자면 피카소의 입체주의와 같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주변 인물의 활용법이다. 전자는 철저히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춘다.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그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후자는 다르다.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주인공과 관계를 맺는 조연들의 역할이 더 크다. 다양한 주변인과의 관계 속에 그의 생애, 가치관, 변화를 녹여서 보여줄 수 있으니까. <오펜하이머>에서 오펜하이머 못지않게 스트로스, 그로브스, 키티와 같은 조연들이 빛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마이클 만의 신작 <페라리>는 이 차이점을 간과한 듯하다. <페라리>는 페라리의 창립자인 엔초 페라리가 1957년 '밀레 밀리아' 레이스를 앞둔 상황을 다룬다. 즉, 사건 중심의 방식을 선택한 전기영화다. 문제는 철저히 엔초 페라리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전개했다는 것. 이처럼 형식과 내용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결과, 소재와 사건 자체는 나름 자극적이고 흥미로운데도 불구하고 <페라리>는 무미건조하다.
엔초의 다른 이름, 집착
극 중 엔초 페라리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집착이다. 그는 카 레이싱에 집착한다. 레이싱 드라이버 출신인 그에게는 회사마저도 카 레이싱 경기에 참여하고 승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회사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마저도 카 레이싱에서 찾는다. 그에게는 '밀레 밀리아'가 해결책이다. 레이스에서 이기면 우승한 차를 더 많이 팔아서 경영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테니까.
반면에 포드와 같은 다른 자동차 회사로부터 투자를 받는 선택지는 그에게 무의미하다. 외부 자본이 개입하는 순간, 엔초 페라리는 회사의 주도권을 온전히 가질 수 없으니까. 이는 곧 회사 차원에서 레이싱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므로 엔초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대신 더 빠른 드라이버를 찾는 데에 혈안이 된다.
<페라리>는 엔초의 집착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기어코 레이싱에서 우승을 차지한 끝에 페라리라는 이름도, 레이싱을 우선시하는 자동차 회사도 지키는 데 성공했다. 그와 동시에 레이싱만 바라보는 집착은 결실 이상의 피해를 초래한다. 시험 운행 중 문제가 드러난 차를 그대로 본 시합에 투입한 결과 드라이버와 관중 모두 피를 보고 만다. 이처럼 엔초의 집착과 열망은 명암이 분명히 갈리기에 뇌리에 더욱 각인된다.
마이클 만의 짙은 그림자
흥미롭게도 엔초의 집착은 유달리 타인과의 관계에서 강조된다. 그는 페라리를 위해서라면 진심으로 사랑한 두 여자와의 약속을 모두 저버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들 '디노'를 잃은 후 신경질적으로 변해가던 라우라가 얼핏 드러낸 진심을 이용해서는 자금을 융통한다. 피에로를 아들로 인정할 것처럼 굴면서 리나의 기대감을 키우다가 배신하면서 회사와 자기 명망을 지키기도 한다.
즉, <페라리>는 집착 때문에 주변 사람을 소모품으로 대하면서도 그 집착을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욕망을 꿰뚫어 볼 줄도 아는, 복잡 미묘한 사람에 관한 캐릭터쇼인 셈이다. 이는 엔초 페라리의 서사에서 마이클 만 특유의 매력이 느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게 가장 전형적이고 극단적인 남성이다. 그들은 자신의 일이나 의무 때문에 가족에게, 애인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거나 끝없이 갈등을 빚는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맡은 일을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다.
마이클 만의 필모그래피는 이 남성들이 겪는 의무감, 고초, 인생 풍파, 후회로 가득하다. 특히 그들의 심경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행동 위주로 보여주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앞뒤 설명 없이 레이스에서 우승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엔초의 모습을 건조하게 보여주는 <페라리> 또한 마찬가지다.
드라마와 형식의 부조화
문제는 마이클 만 특유의 드라마가 형식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 <페라리>는 '밀레 밀리아'라는 사건을 대하는 여러 사람들의 반응을 조합해 엔초 페라리를 그려내는 영화다. 라우라와 리나를 비롯해 여러 드라이버의 서사가 한 데 모였을 때 엔초가 얼마나 레이싱에 미쳐 있는 사람인지 묘사되는 구성인 셈이다. 그래야만 그의 집착이 갖는 양방향성도 더 입체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
그 구성을 채워야 할 내용도 명확했다. 사랑은 식었지만, 사업 파트너이며 긴 세월을 함께한 아내. 아들을 낳아줬고,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대외적으로 알려지면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애인. 목숨을 건 경쟁에 본인을 대신해서 뛰어들어야 하는 선수들. 엔초는 그들의 요구, 욕망, 그리고 삶의 무게를 떠안은 채로 매 순간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페라리>는 위의 내용을 거의 묘사하지 않는다. 엔초가 다른 이들과 상호작용하는 장면은 많지 않다. 설령 갈등을 빚더라도, 그의 시점에서 이유를 보여준 뒤 그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으로 갈무리한다. 그 결과 주변 캐릭터들은 엔초의 난관일 뿐이고, 복잡해 보였던 그의 인간관계도 평이해진다. 엔초가 피에로를 데리고 '디노'의 묘를 방문하는 결말로부터 특별한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일견 자극적인 소재도 빛을 잃는다. 외도 후 약속보다 늦게 집에 들어온 엔초에게 라우라가 권총을 쏘는 오프닝까지만 해도 재벌가의 사생활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내 엔초의 이기심으로 말미암은 여자 문제, 출생의 비밀과 같은 소재의 원초적인 매력은 이내 무미건조해진다. 라우라도, 리나도 그저 들러리에 불과해지니 엔초의 난잡한 사생활은 익숙한 막장 드라마를 다시 보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공허한 레이싱
만약 후반부를 장식한 레이스 시퀀스가 강렬했다면 상술한 문제들은 덮어졌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레이싱 장면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역할을 나름 충실히 해낸다. 페라리의 레이싱카 중 하나가 전복될 때, 순간적으로 음향을 소거하면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식이다. 이에 더해 도심 한가운데에 짚단으로 레이싱 트랙을 만드는 것과 같은 수십 년 전 모습을 사실적으로 연출한 디테일도 신선한 볼거리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임팩트를 남기지는 못했다. 레이스의 존재 자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극 중 드라이버들은 엔초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누가 1등을 하는가 보다는 빨간 차가 1등을 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레이스 안에서 페라리 드라이버끼리 펼치는 경쟁은 애초에 흥미도, 절박함도 유발하지 못한다. 이는 마이클 만이 기획한 <포드 V 페라리>에 비해 <페라리>의 레이스 시퀀스가 유독 밋밋한 결정적인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페라리>는 레이싱 영화로서의 쾌감이나 박진감도, 막장 드라마로서의 원초적인 자극도 모두 놓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전기 영화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만다. 엔초 페라리라는 인물이 얼마나 레이싱에 진심이었는지를, 또 페라리라는 브랜드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 실존 인물을 되살린 것 같은 애덤 드라이버, 페넬로페 크루즈, 셰일린 우들리의 열연이 아까울 따름이다.
Poor 형편없음
르망 24시에 F1 레이스카로 출전한 꼴
-
- 자유를 찾아 헤맬 너에게
나는 상당히 만화에 보수적인 편이었다. 10대 시절부터 <드래곤볼>, <슬램덩크> 등 소위 대작들에 길들어져서인지. 새로운 만화를 알게 되더라도 한 권이라도 꺼내보지 못할망정, 사람들의 평가만 한참을 뒤적이다가 '그러면 그렇지' 하며 읽을 마음을 단념한다.
애니메이션은 더욱 심하다. 제대로 다 본 애니메이션이 한 편도 없고, 작가가 직접 그린 만화가 진짜라는 얄팍한 신념 때문일까. 혹은 위 대작들의 애니메이션이 썩 좋은 결과물이라 할 수 없어서 그럴까. 차차 하더라도 영화와 같은 롱폼을 한 번의 온전한 집중으로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나로서. 넷플릭스를 틀은 채 밥을 먹고 떠들며 시리즈물을 챙겨보는 모습은 도무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그렇게 나는 주위에서 <진격의 거인>을 꼭 보라는 말의 등쌀에 밀려서. 그리고 나의 행동들이 편견이 아닌 기호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벼룬 듯 음침하게 시즌1 1화를 켰다. 결과는? 그 순간부터 결말까지 누워있어도, 앉아 있어도, 밥을 먹어도. <진격의 거인>을 봤다. 대작 앞에서 나는 그저 알량한 편식쟁이였고, 대작은 그런 나도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었다. 그러니 심장을 바칠 수밖에.
워낙 이야기가 방대하고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내용을 요약하지는 않고 몇 가지 주제에 대한 QnA 형식으로 본문을 이끌겠다. 무엇보다 시리즈 전체 리뷰가 아닌, 최종장 극장판인 <더 라스트 어택>의 리뷰인 만큼 이 이상의 이야기는 가능한 지양하도록 하겠다.
Q.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A.시리즈 전체를 통틀면 엘빈 스미스. 극장판 한정으로 지크. 둘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면 씁쓸한 일이지만, 두 캐릭터의 사상은 극과 극이면서도 가장 맞닿는 지점이 있다. 엘빈은 대의를 위해 사익과 공익을 가리지 않고 불사르는 캐릭터이다. 거인에게 자신의 팔이 물렸을 때도, 날아오는 돌들을 향해 희생을 자처했을 때도. 어린 신병들에게 죽음을 강요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도. 그는 대의를 위해 전진을 외칠 수밖에 없었다. 꿈을 포기하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바치더라도, 그 모든 이해관계를 뛰어넘을 대의가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크는 정반대이다. 어린 시절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에게 상처를 받았고, 이는 아물지 못한 채 곪아 지크를 허무주의의 길로 빠지게 했다. 그렇게 본인의 사상을 위해, 그 믿음을 사실로 실현하기 위해 무자비하고 무분별한 살인을 일으켰다.
가장 양극에 도달한 두 캐릭터이지만 믿음의 노예라는 점에서 비슷하며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자의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이라도 믿음의 족쇄에서 벗어난 그들에게 더욱 온정이 간다. 결국 세상에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고 각자의 사상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를 세상에 온전히 대입하지 못하기에 집착이 생기고 상처는 곪는다.
Q. 결말에 대해
A.땅울림이 많은 비판을 받는 듯하다. 이는 선뜻 에렌이 인류의 80퍼센트를 죽이고 동료를 살리는 길을 선택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관 속에서 좌표라는 개념이 있다. 2000년간 정해진 역사에서 에렌은 그 사실을 알고만 있을 뿐, 최종 결정권자가 아닌 하나의 톱니바퀴에 불과했다. 인류의 80퍼센트가 죽는다는 운명에서 발버둥 친 에렌이지만 거대한 흐름은 막을 수 없던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에렌이 동료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다는 것이다. 목숨은 부지해 줄 테니 막으러 올 테면 와봐라. 그들이 인류 대학살 속 겨우 건져낸 목숨을 스스로 걷어차게 한 힘이 무엇일까. 바로 자유의지이다. 그들은 선택해야 했다. 자신의 목숨과 증오의 반격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타인의 목숨과 연쇄의 단절을 택할 것인가. 결국 그들은 후자를 택했고, 마치 이 모든 서사가 지금을 위해 존재했다는 듯이 마음을 다잡으며 에렌을 막았다.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이가 누군가에게 자유를 선물한 채 세상을 떠난다는 스토리는 감동적이면서 한편으로 철학적이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답이 없는 논제처럼. 극과 극은 서로를 낳고 대립하며, 그 과정을 어쩌면 역사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Q.가장 좋았던 장면은?
A.지크가 아르민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장면. 이후 지크는 쿠사바와 제회해 묻어놓았던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당신과 캐치볼을 할 수만 있다면 다시 태어나도 좋을 것 같다고. 결국에는 모든 원흉이었던 아버지도 용서한다. 탐구의 주체인 인간이 그저 번식의 부산물이면 행복 역시 부산물에 그칠 뿐이다. 사소하더라도 소중한 일상이면 그것이 곧 삶의 의미라는 깨달음은 왜 항상 한발씩 늦을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Q. 추천하는가?
A.올해 1분기에 본 모든 드라마, 영화, 만화를 통틀어서 가장 추천하는 작품. 나의 편견을 뽑아버린 건 시즌 1에서 이미 끝나버렸고,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전개되는 반전과 감동에는 깊이가 있었다. 물론 이 글에 언급되지 않은 주요 캐릭터와 사건이 셀 수 없이 많으니, 작품을 보고 이 글을 이해하는 편이 수월할 것이다. 안 봤더라면 꼭 보고, 한 번 봤으면 두 번 볼 것. 일단 나부터. 신조 사사게요.
-
- 외로움이 곧 공포
원래 짧게 보다가 잠을 청할 생각으로 볼 영화였지만, 다 보고 부족한 잠을 자게 만든 영화 <나는 전설이다>다. 등장인물도 적고, 깔끔한 배경 설명으로 단순하게 느껴지는 스토리 덕분에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이 홀로 도시에서 지내며 가진 고독감과 외로움을 보여주며 살아남기 위한 절실함과 처절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확장판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 꼭 봐야겠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는 전설이다> 네이버 스틸컷
고독
네빌(윌 스미스)은 뉴욕에서 유일한 면역자로 공기 중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혼자 뉴욕 도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서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말동무, 셰퍼드 '샘'과 함께 뉴욕에서 생존자들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 영화는 그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익스트림 롱샷으로 거대한 뉴욕 건물들 사이로 혼자 서 있는 네빌의 모습을 비춘다든지 자신이 자주 가는 상가에 외롭지 않도록 마네킹을 세워두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은 그가 가진 외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사슴을 잡기 위해 나선 그 앞에 사자 가족을 보이게 함으로써 동물들도 가족들과 함께 있으나 인간인 네빌만이 혼자라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비교하여 표현한다.
나비
영화에서 나비는 꽤 자주 등장한다. 영화에서 도시를 조사하는 과정 중 벽에 부착된 포스터 그림과 샘 곁에 맴도는 나비, 플래시백(flash back)으로 알려주는 과거 회상에서 네빌의 아들 말리(윌로우 스미스)가 손으로 나비 모양을 표현하며 나비를 언급하는 대사, 후반부에 안나 목에 있는 나비 문신, 대장으로 추측되는 좀비가 유리를 부시는 장면에서 갈라지는 유리 금이 나비 모양이기도 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나비가 등장하는 것일까. 나비는 밤에 활동하지 않는다. <나는 전설이다> 속 좀비와 다른 점이다. 그리고 주로 나비는 화려한 무늬 패턴과 날아다니는 곤충이기에 희망과 평화와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곤충이다. 따라서, 영화 속 나비의 상징을 통해 네빌이 활약하는 희생정신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희생이요 평화를 위한 투쟁이라고 볼 수 있다.
-
- 막연한 두려움이 일으킨 불안감의 파도.
- 500일의 썸머에 나왔던 그 영화를 보았다. 그 문제작(?)인 '졸업'은 1967년 마이크 니콜스의 미국 영화인데, 원작 찰스 웨브의 '졸업'을 바탕을 두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썸머가 인상 깊게 보았던 장면과 톰이 인상 깊게 보았던 장면이 겹치지 않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였다. 톰이 이 영화를 오해하며 자랐다는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썸머는 '졸업'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울고 톰은 우는 그런 썸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 영화의 결말은 정말 톰이 생각했던 것처럼 모든 것을 극복한 운명적인 사랑의 영화일까.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벤자민은 주변의 기대와 막연함으로 인해 내면의 불안감이 휘몰아친다. 그렇게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던 그는 고민에 빠질 새도 없이 1차원적인 쾌락에 빨려 든다. 잘못됐다는 생각은 어느새 그 욕망에 잠식되어 소거된다. 대화 없이도 충분한 잘못된 만남은 언젠간 거리를 두어야 할 테지만 익숙해진 시간으로 인해 전과 다를 바 없는 수동적인 삶의 형태는 지속된다. 금단의 관계는 그의 일부분이 얽히게 만들며 동시에 벗어날 수 없게 한다.
허비한 시막 간으로 인해 삶의 방향성을 잃고 물 위에 부유하던 벤자민은 일레인을 만나며 서서히 변화를 맞이한다. 매번 선택의 순간의 기로에 놓이며 '사랑'과 연관된 일레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의지를 통해 표현할 수 있었다. 끝내 쟁취하고도 벤자민의 공허한 표정과 그를 바라보는 일레인의 모습을 통해 계속해서 펼쳐질 흔들리는 불안함을 500일의 썸머의 '썸머'는 그 감정을 느꼈기에 눈물을 쏟았을 것이다. 수동적으로 자라왔던 이들에게 처음으로 졸업이라는 묵직함으로 다가온 순간을 목도한다.
그의 방황에 휩쓸린 이들에게 밀려오는 불안감의 파도는 청춘이라는 막연함으로도 덮을 수 없었다. 세대를 막론한 진정한 '졸업'은 불안감과 두려움이 동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인생은 정해진 답이 없는 큰 시험지 같다. 영화의 동화같은 이야기와 현실적인 이야기가 잘 버무려진 영화였다. 약간의 아쉬움은 분명히 있지만 청춘의 막연함을 물에 비유한 방식이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
- 샤말란이 다시 인류에게 보내는 서늘한 경고
가족 여행
신난다! 가족 여행이야! 언제 어디를 가든 여행은 늘 설레다. 귀여운 꼬마 웬. 한적한 별장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말에 즐거운 기분이다. 노래 볼륨 크게 키우고 이동하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이동하는 세 사람. 여행지에 도착했다. 짐을 꺼내고 어디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복잡한 고민은 어른 둘이서 해도 큰 문제는 없잖아? 팔랑팔랑 뛰어 어딘가로 향하는 웬. 별건 아니다. 별장 앞에 어떤 풀숲이다. 혼자 놀고 있는데 떡대 큰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안녕!” “안녕하세요!”
성격은 좋아 보인다. 처음 보는 아저씨와 대화하는 웬. 서로 이름을 말한다. 저는 웬이에요. 난 레너드야. 사람 없는 한적한 동네였기 때문에 웬의 입장에서 이 손님이 낯설다. 왜 여기에 오셨어요? “사실 인류를 구해야 할 과제가 있거든” 갑자기 차분한 전원일기에서 sf로 장르가 바뀌고 있다. 뭔 소리지? 웬이 레너드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난 너희 가족을 만나러 왔어. 너희 가족은 이제 숭고한 결정을 해야 하거든.” 느낌이 안 좋다. 어린 나이지만 이 사람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런 느낌이 현실로 이뤄지듯 웬의 시야에서 어떤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사람들은 무기를 갖고 있다. 설마? 이거 우리 가족을 해치려고 오는 건가? 쿵쿵 다가오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듣자마자 웬은 달린다. “아빠! 아빠!” 그런 웬을 보는 레너드. 레너드의 속셈은 간단했다. “웬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을 죽여 인류를 살려야 한다”라는 것이다.
믿지 못하는 이유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하는 문장은 예고에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내 가족을 희생시킬 것인가, 인류를 구할 것이다”다. 이 질문은 굉장히 자극적이다. 만약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묻는다면 답이 쉬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공리주의에서 타고 내려오는 인류의 고전적 떡밥이 영화에서 구현된 셈이다. 영화는 이 딜레마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어떻게? '불신'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 왜 불신하게 됐을까? 영화에서 배경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세팅이 있다. 이게 시놉시스에서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어 있지 않아서 뭐라고 쓸 수는 없다. 대략적으로 써보자면, 이 웬 가족은 약간 특별한 가족이다. 가족 구성원이 살짝 다른 것이다. 이 다르다는 특성은 영화에서 핵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과관계를 갖는다.
바로 이 가족 구성원의 배치는 불신이라는 핵심으로 닿을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사회를 들여다보면,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있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뭐 PC주의다 뭐다 해서 이 사람들을 인위적으로 뛰운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혐오 내지는 혐오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는 두 이야기(가족의 탄생, 레너드 일행과의 인질극)를 축으로 끌고 줄거리를 이끈다. 이 가족이 왜 세상에게 이럴 수밖에 없는가? 의 배경을, 또 두 가지 이야기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이다. 괜히 세상이 망해가는 이야기와 가족의 탄생을 병치시킨 것이 아니다.
이들이 소수자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불신이라는 키워드는 영화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영화에서 왜 딜레마가 일어날까? 상대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믿지 못하는 이유’에 따라 주인공(들)이 설정해 놓은 장치들이 있다. 뭐 동양인 딸을 입양했다던가, 차에 뭔가가 있다던가 하는 것들이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작동한다. 이 장치들이 매 번 다르고, 왜 구비했는지도 사실감이 있게 제시했기 때문에 글쓴이는 영화가 흥미로웠다. ‘아, 감독이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이 도구들을 영화에 넣었구나’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인류와 가족 중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불신할 수밖에 없는 사회’를 전개한다는 생각에 빨려 들어갔다.
현재 그리고 미래
영화에서 제시한 불신을 과거 그리고 현재에 어떻게 적용시키는가에 대해서도 흥미로웠다. 우선 영화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종말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종말을 어떻게 다루는가? 의 답은 간단하다. 주인공 일행이 이걸 믿지 않으면 그의 반작용으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샤말란은 이 현재 세태에 대해서 '단순히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가 비극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규정지었다. 이는 우리 현대 사회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를 인과관계로 설정했다는 것이 터무니없는 영화가 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과연 이 영화에서 제시하는 재앙들이 어느 날 갑자기 뚝딱 일어났던 걸까? 아닐 것이다. 이미 레너드와 같은 사람들이 계층을 가릴 것 없이 경고했던 것이다. 또 이런 일들이 전부 다 별개라고 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살짝 이루어져 있다. 물질론적 사회구성이론이 세상에 한 트럭인 것이 이 근거로 볼 수 있다. 영화는 이런 것들이 서로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항변하는 듯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이 역설을 중심으로, 좁은 공간을 설정한 후 강강강의 템포로 전개하는 영화의 서사가 강력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영화의 목표와 목적이 정해진 것이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는 방식은 전작을 생각나게 한다. 바로 <올드>다. 이 <올드>와 <똑똑똑>이 세상을 구현하는 방식은 유사한 듯 보인다. 먼저 좁은 공간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어느 해안 <올드>, 한적한 별장 <똑똑똑>이 공간적인 비슷하다. 또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담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올드>, 경고와 불신을 소재로 담은 <똑똑똑>이 그렇다. 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소재로 다룬 <올드>와 인과관계를 소재로 담은 <똑똑똑>이 유사하다. 물론 이 둘은 안 좋은 지점까지도 닮은 듯하다. 그러나 이 유사하다는 특징은 인간을 바라봤던 샤말란의 관점이 느껴진다는 점, 그러니까 감독이 샤말란을 어떻게 현재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절대 그냥 넘어갈만한 세팅은 아닌 듯하다.
좀 심했어
그러나 이렇게 사회비판적인 코드를 '샤말란스럽게' 잘 소화한 듯 하지만 이 영화의 불호 포인트는 명확할 듯싶다. 우선 첫 번째, 영화 템포가 너무 강강강의 템포를 가졌다는 점이다. 이 빠른 템포에 비해서 영화의 키워드가 주인공들의 특수한 세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어떤 분에게는 영화를 부정적으로 보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 <올드>는 주인공들에게 병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여러 커플이 나오기 때문에 샤말란이 품고 있을 다층적인 관점을 품을 수 있다. 넓은 영화라고 보기는 좀 어렵기 때문에 이 영화의 이야기 방식이 지루하고 기가 빨린다고 느끼기 쉬울 것 같다. 또 주인공들의 선택(들)이 합리적이었는가? 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박력이 갑자기 풀리기 때문이다.
또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동하는 몇 가지 반전이 있다. 그중 하나는 집단의 구성이다. 영화에서 거의 주인공격인 집단이 후반부즈음에 밝혀진다. 이 집단이 구성되는 이유가 샤말란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때려 박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를 제시하는 방식도 위에서 서술했던 '박력이 약해지는 이유'기도 했지만 글쓴이는 더 나아가 이 암시가 굳이 필요한지도 의문점이 있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서스펜스 중 하나는 주인공들이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이 사람들은 전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는 상황이 뭔지 감 잡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인물들이 벌이는 어떤 행동들이 더 잔혹하게 느껴진다. 이걸 이야기의 긴장감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 자체가 영화에서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하는 방식과 내용까지 아쉬운 단점이 되는 것이다. 아니 초중반부까지 '이 사람들이 과연 어떤 인간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 그러니까 일반인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상상하게 만들었던 힘으로 영화가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런데 이를 후반부에서 다 너무 설명하고 넘어가니까 주인공의 입장 빼고 영화가 무뎌졌을 것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또한 이 인물구성이 이루어진 계기를 생각해 보면 좀 살짝 작위적인 느낌이 있다. 이 사람들이 크고 작게 행동하는 근거들이 힘이 떨어진다. 게다가 네 명 중 한 사람의 가장 또렷한 히스토리는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기능적으로 끼워 맞췄다는 느낌이 좀 있다. 이는 후반부가 될수록 좀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레슬러
영화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캐스팅 둘이 있다. 바로 레너드 역을 맡은 데이브 바티스타와 레드먼드 역을 맡은 루퍼트 그린트다. 데이브 바티스타는 MCU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 출연하며 나름의 인지도를 높였다. 또 이를 바탕으로 작년 <나이브즈 아웃 : 글라스 어니언>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치를 잘 살리듯 바티스타는 영화를 끌고 가는 원 톱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끈다. 영화에서 '안타까움'에 대한 감정적인 리액션이 좀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바티스타의 공이 크다. 그러나 후반부에 가면 갈수록 살짝 질리기는 한다. 뭐 관객 분들이 보는 데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또 '해리포터' 시리즈의 론 위즐리 역이었던 루퍼트 그린트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론 위즐리' 생각이 잘 안 났다. 그렇게 좋은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과는 다르게 주인공 둘은 연기가 많이 아쉽다. 한 인물은 감정연기를 하는데 거의 똑같은 표정으로 매번 같은 억양을 보여준다. 레너드 일행이 나올 때는 몰입되지만 주인공 가족이 나올 때 루즈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또 세 주인공 중 하나는 영화에서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는데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연기에 힘이 없었다. 이러다 보니 주인공들이 별로 기억에 안 남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샤말란 영화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깜짝 카메오가 있다. 솔직히 좀 웃겼다.
-
- [컴플리트 언노운] 끝장리뷰 | 밥 딜런의 두 가치 | 의문의 지점들
[컴플리트 언노운](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두 개의 정체성
Chapter 2 의문의 지점들
00:00 컴플리트 언노운
02:00 두개의 정체성
05:56 의문의 지점들
08:18 별점 및 한 줄 평
08:38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컴플리트언노운 #컴플리트언노운리뷰 #컴플리트언노운후기 #컴플리트언노운해석 #컴플리트언노운영화 #영화컴플리트언노운 #밥딜런 #제임스맨골드 #티모시샬라메 #ACompleteUnknown #ACompleteUnknownmovie #ACompleteUnknownreview #JamesMangold #TimotheeChalamet #에드워드노튼 #EdwardNorton
-
-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3] 철학과 영화 사이 (with. 정태완 감독)
🎙️ Episode 3. 촬영감독 정태완 00:00 자기소개 06:27 철학과 이야기 14:59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 18:18 [날 좋은 날]이야기 19:47 홍상수 감독을 오마주한 [날 좋은 날] 23:20 다시 [날 좋은 날] 이야기 28:13 ‘공감’에 관한 이야기 34:11 영화를 계속해서 연출하지 못한 이유 36:50 종교에 관하여 41:59 촬영 감독으로서의 정태완 43:11 [풀 메탈 브레인] 이야기 & XR 이야기1 45:22 [풀 메탈 브레인]의 연출적인 이야기 47:23 한예종과 XR 이야기2 53:09 앞으로 계획 57:18 마무리 & 쑥스러움에 관한 이야기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정태완 📍instagram @xowanc 📍사이트 https://j30n9.myportfolio.com/work ◾️ 따옴표 필름 📍 instagram @ddaompyo.film 📍 YouTube @ddaompyofilm 📍 ddaompyofilm@gmail.com
-
- 영화 <청춘적니> 30초 예고편
17살, 빈 교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링이야오'에게 첫눈에 반한 '뤼친양'.
그의 순수한 고백에 '링이야오' 역시 호감을 느끼며 두 사람은 사랑을 쌓아 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이 전부일거라고 생각했던 10대와 달리 20대에 들어선 두 사람은 점차 현실적인 문제들로 지쳐가고, 마침내 두 사람이 사랑한 지 10년이 되는 날, '뤼친양'은 '링이야오'를 위해 운명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내 청춘 속 누구보다 빛났던 너, 세상 끝에서 다시 함께하게 될 거야"
-
- 영화 <캐시트럭> 메인 예고편
캐시트럭을 노리는 무장 강도에 의해 아들을 잃은 H(제이슨 스타뎀).
분노에 휩싸인 그는 아들을 죽인 범인의 단서를 찾기 위해
현금 호송 회사에 위장 취업한다.
첫 임무부터 백발백중 사격 실력을 자랑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급부상한 H.
캐시트럭을 노리는 자들을 하나 둘 처리하며,
아들을 죽인 범인들과 점점 가까워지는데…
자비는 없다, 분노에 가득 찬 응징만이 남았다.
그의 분노가 폭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