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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별2022-05-01 00:08:16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말없이 걱정과 위로를 전하는 심장소리

영화 <심장소리> 리뷰

 

 

4년만의 단편 신작으로 찾아온 이창동 감독. 그의 작품을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나고 싶었지만 티켓팅 시간을 놓쳐 대차게 예매를 실패하고 안타까워하며 어쩔 수 없이 전주돔에서 하는 심장소리 + 박하사탕 릴레이 상영을 예매했다. 그래도 운이 좋게 무대인사를 통해 이창동 감독을 만나볼 수 있어서 나름 위안이 되었던 순간이었다. 영화 <심장소리>는 여덟 살 철이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가 왠지 불안과 걱정에 사로잡혀 선생님께 화장실에 간다고 말한 뒤 곧장 집으로 달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이 이후로는 영화 <심장소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어린 아이의 슬픔

 

 

 

영화 <심장소리>는 우울증에 걸린 엄마와 부당해고를 당한 뒤 크레인에서 홀로 농성을 하는 아빠 사이의 초등학생 아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 대부분의 장면이 아들 ‘철이’가 뛰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초반에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뛰는 장면만 보다보니 도대체 저 아이에게 어떤 상황이 닥친 것일까?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담답한 마음이 들었다. 어찌보면 아이의 기행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영화 속에서는 말미에 엄마의 불안한 심리와 아빠의 경제적 위기라는 환경을 제시하면서 그 의문점을 풀어준다. 단편임에도 짜임새 있는 구조와 관객들의 몰입감을 불어넣어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엄마가 잘못됐을까봐 걱정하는 한 아이의 마음이 오롯이 전달이 돼서 더욱 먹먹할 수밖에 없었다. 아빠는 농성으로 인해 떨어져 있고, 현재 자신에게 가장 가깝고도 의지하는 사람이 엄마이기에 엄마마저 잘못된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 어린아이가 얼마나 다급하고, 엄마를 걱정하는지 그 모습을 달리기를 통해, 그리고 무모하게도 베란다로 집을 들어가는 행동을 통해 어린아이가 하나에 집중하면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달려가는 그 모습을 잘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심장소리로 전하는 위로의 말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영화 <심장소리>에 대한 정보를 거의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터로 보여지는 이미지와 심장소리라는 영화 제목을 통해 주인공이 아픈가?하는 생각을 했었다. 심장이 아파서 달리기를 하다가 쓰러지나,,,? 혼자 이상한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심장소리>는 아이가 아픈 것이 아니라 되려 엄마가 우울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설정이었다. 그런 엄마를 둔 아들 철이가 아침에 본 메모가 유서라고 착각을 하고 학교에서도 불안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 결국 철이는 교실을 박차고 나와 엄마가 있는 집으로 달려가지만 집 문은 굳게 잠겨있고, 갖은 노력 끝에 집에 들어오지만 엄마는 집에 없고, 옥상에 엄마가 있다는 소식을 듣자 불안한 마음에 다시 달려간다. 그곳에서 만난 엄마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달래는 중이었고, 철이는 그런 엄마를 안아주며 위로를 전한다.

 

 

 

“철아, 왜 이렇게 심장소리가 크게 들려”, “엄마도 심장이 뛰어요”라는 말을 통해 서로가 살아있음에, 그리고  함께 기대어 살아가고 있음에 위로를 전하고, 위안을 받고 있었다. 자신을 찾아 헤매며 뛰어왔을 아들에게서 느껴지는 가쁜 숨소리와 큰 심장소리를 통해서, 하지만 그 걱정에 대한 말은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꼭 안아주는 아들을 통해서 엄마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큰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감히 유추해본다.

 

 

 

 

 

 


 

 

 

영화 <심장소리>는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족이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위로와 위안에 대해 너무나도 압축적으로 잘 담아낸, 절로 박수가 나왔던 작품이었다.

 

 

작성자 . 세라별

출처 . https://blog.naver.com/shkwon1128/22271834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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