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1-22 15:42:46
옷 잘 입는 영화감독 모음 ZIP
웨스 앤더슨, 소피아 코폴라, 타이카 와이티티, 이원석 감독 등
옷 잘 입는 영화감독들은 영화 때깔도 다르더라구요. 올드머니룩의 원조 소피아 코폴라 감독부터 이미 너무도 유명한 웨스앤더슨 감독까지 남다른 센스로 영화는 물론 패션까지 섭렵한 영화감독들의 작품 같이 알아보아
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매혹당한 사람들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토르: 러브 앤 썬더
졸라
스파이
라스트 크리스마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애스터 로이드 시티
패스트 라이브즈
남자 사용설명서
킬링 로맨스
Relative contents
-
-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을 지탱한 사랑의 진면목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촉망받는 작곡가 겸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레너드 번스타인'(브래들리 쿠퍼). 우연히 뉴욕 필하모닉 지휘를 맡게 되면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한 그는 어느 날 파티에서 '펠리시아'(캐리 멀리건)를 만난다. 마에스트로가 되고 싶은 남자와 배우를 꿈꾸는 여자는 첫 만남에 눈이 맞는다. 사랑이 꽃피면서 둘은 승승장구한다. 한 명은 미국을 상징하는 지휘자이자 작곡가로서, 다른 한 명은 미국의 TV 드라마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하지만 모든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따르는 법. 그들의 결혼 생활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양성애자였던 레너드는 매일 같이 남자 파트너를 찾아다니고, 펠리시아는 물론 큰 딸 '제이미'(마야 호크)도 그의 애정행각을 좀처럼 견디지 못한다. 그와 동시에 레너드는 음악적으로도 원하던 만큼의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전기 영화가 아닌 초상화를 꿈꾸다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 연출, 각본, 제작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는 미국의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생애를 다룬다. 이 작품은 일견 모범적인 전기 영화다. 한 인물의 생애를 잘라서 다시 이어 붙이는 아론 소킨 스타일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연대기 순으로 레너드 번스타인의 커리어 시작부터 그의 말년까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속 번스타인의 삶은 실제 번스타인의 일생과 차이가 크다. 매카시즘의 피해자로서 활동에 타격을 입은 아픔도 없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 관한 에피소드도 없다. 그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관계, 지휘자 세계의 더 내밀한 이야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를 스타덤에 올린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도 간략하게만 언급하고 넘어간다.
그렇기에 <샤인> 같은 음악 영화를 생각했다면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기대에 못 미치는, 그저 평범한 전기 영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에게는 예상외의 매력이 있다. 인물을 있는 그대로 찍는 사진 대신, 인물의 숨겨진 내면을 최대한 끄집어 내 자기만의 화법으로 그려낸 초상화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그 중심에는 번스타인의 아내, 펠리시아가 위치한다.
캔버스 번스타인, 연필 펠리시아
그림을 그리려면 캔버스가 있어야 하고, 그 캔버스를 스케치로 채우려면 연필이 있어야 하기 마련.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번스타인이라는 캔버스에 펠리시아라는 연필로 이야기를 그려낸다. 실제로 영화는 그들의 낭만적인 사랑과 굴곡진 결혼 생활로만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번스타인의 생애 중 펠리시아와 함께 한 순간에만 숨결을 불어넣은 셈이다.
이 지점은 얼마 전 개봉한 <나폴레옹>을 연상시킨다. 물론 번스타인의 삶이 나폴레옹만큼 극적이지는 않지만, 화법 자체는 유사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속 조제핀이 나폴레옹의 행운을 상징했듯이, 레너드에게 펠리시아는 일생의 기회를 뜻하는 듯 보인다. 그녀를 만난 후 레너드는 커리어가 풀리고, 그녀와의 관계가 꼬이는 순간부터 다방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조제핀과 펠리시아의 역할은 미묘하게 다르다. 조제핀은 수동적이다.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의 빛을 그저 반사하는 데서 그친다. 반면에 펠리시아는 주도적이다. 그녀는 밖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그러나 진정한 번스타인에 더 가까운 자아를 끄집어낸다. 더 나아가서는 그녀 자체가 레너드의 또 다른 자아를 대신하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브래들리 쿠퍼가 로맨스로써 번스타인의 내적 갈등을 시각화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번스타인의 양면성을 스케치하다
이때 펠리시아라는 연필이 캔버스에서 끄집어낸 번스타인의 본질은 양면성이다. 브래들리 쿠퍼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번스타인의 다재다능함에 주목한다. 그는 다재다능함을 양면성으로 규정한다. 실제로 극 중 번스타인은 인터뷰마다 비슷한 말을 한다. 그는 세상과 사적으로 소통하는 작곡가와 공적으로 소통하는 지휘자의 자아를 함께 갖추기 어렵다고 자조한다. 외향성과 내향성이 동시에 존재하면 곧 정신분열을 야기할 테니까.
그런데 레너드에게는 또 하나의 양면성이 있다. 바로 그의 성적 지향이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번스타인이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임시로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을 때 그의 옆에는 동성 애인이 누워있다. 그러니 겉으로 보기에 그는 자유분방하고, 어떤 면에서는 문란하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 여인만 사랑한다. 그 여인이 죽을 때까지 그녀에게만 의지한다.
쿠퍼는 이 공통점을 놓치지 않는다. 레너드의 연애사와 정신분열을 하나로 잇는 스케치를 그려 나간다. 그는 항상 펠리시아와 싸운다. 매번 약속하지만, 파티 때마다 새로운 동성 애인을 찾아 나서기를 반복한다. 이는 작곡가와 지휘자의 갈등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마음 한편에 항상 작곡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휘자로서 화려하게 주목받고 명성을 쌓는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그가 대표작 '미사'를 완성한 순간은 이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갓 완성한 악보를 자랑하는 순간, 펠리시아는 누구보다도 기뻐한다. 심지어 레너드 본인보다도 좋아한다. 갑자기 수영장에 몸을 던질 정도로. 얼핏 보면 과한 리액션이다. 그러나 펠리시아와 지휘자 레너드의 자아를 함께 생각하면 자연스럽다. 동성애자 지휘자 번스타인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작곡가와 아내가 오랜만에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순간이니까.
로맨스로 채색해 초상화를 완성하다
스케치가 끝났다면, 이제는 색을 칠할 차례다.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흥미롭게도 직관과 반대되는 형태로 색을 칠한다. 펠리시아와의 첫 만남부터 행복한 신혼 생활까지의 전반부는 흑백으로 남겨둔다. 반면에 아내와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결혼 생활이 파국을 맞는 중후반부는 컬러로 전환된다. 아름다운 기억은 흐릿한 흑백 사진에 남겨두고, 그들의 갈등을 오히려 더 첨예하고 아프게 묘사한다.
그 덕분에 번스타인이 내적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도 오히려 더 생생히 전해진다. 그가 1973년 영국 엘리 성당에서 말러 교향곡 2번 연주를 지휘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이혼 직전의 부부가 서로의 필요성을 겸허히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순간이다. 동시에 수많은 가능성에 마모되던 한 예술가가 마침내 방향성을 잡았음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번스타인의 지휘가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고 광적인 이유다.
결말은 남편과 아내, 작곡가와 지휘자가 어떻게 화해했는지를 함축적으로 암시한다. 번스타인은 펠리시아의 말을 인용한다. "내면의 여름이 노래를 멈췄다면 모든 노래가 멈춘 거야. 모든 노래가 멈췄다면 작곡은 끝이지." 그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아내가 죽은 후 소리가 약해졌고, 어쩌다 한 번이기는 하지만 여름은 여전히 노래한다고. 로맨스가 번스타인이라는 마에스트로를 완성시켰음을 간단하지만 명확하게 짚어준다.
그렇기에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평범한 로맨스, 전기 영화 이상의 작품이다. 많은 이야기를 생략해도 레너드 번스타인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머릿속으로 충분히 그려낼 수 있으니까. 오히려 그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을 때 영화가 만들어 낸 캐릭터로서 번스타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매력적인 초상화를 보고 있으면 왜 이 작품이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였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아름다운 기술적 성취
이에 더해 기술적 성취와 완성도는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인간 버스타인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한다. 일례로 다양한 극형식을 차용해 그의 화려한 음악적 재능은 알려준다. 뮤지컬과 연극 형식을 빌려 사랑을 꽃피우는 순간을 연출하 대목처럼.
그간 알려지지 않은 브래들리 쿠퍼의 연출 능력이 돋보이는 순간도 많다. 컬러에서 흑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는 순간, 번스타인의 자취방에서 카네기 홀로 공간이 연결되는 장면의 유려함은 감탄을 자아낸다. 서사의 전개는 물론 시대 상황까지 반영해 흑백과 컬러를 전환하고 화면비를 조정할 때는 순간 클래식한 <라라랜드>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분장술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브래들리 쿠퍼라는 배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청년부터 노년까지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냈다. 캐리 멀리건의 변화 역시 인상적이다. 아직 <드라이버>나 <위대한 개츠비> 속 캐리 멀리건을 떠올리는 이들에게는 특히나 놀랍다. 물론 연기력으로 두 말하면 입이 아픈 배우의 열연 덕분에 분장 효과가 더 빛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과 재즈, 클래식을 오가면서 각 장면과 상황의 감정과 변화를 암시한다. 엘리 성당 시퀀스에서 느낄 수 있듯이 고전적인 영상미와 번스타인이 지휘한 음악의 조화가 클래식한 흥취를 한껏 북돋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 사이에서도 질서를 찾아내는 솜씨도 인상적이다. 괜히 연출 데뷔작이 음악 영화가 아니구나 싶다. 종합하면, 넷플릭스가 오래간만에 사고를 친 듯 보인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생략, 압축, 추상으로 그려 낸 마에스트로의 사랑
-
- 컴백이 아냐 떠난 적 없으니까
둘리가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4K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마음에 떠올랐던 문장이다. 그러나 정작 극장에서 둘리를 만난 순간, 마음속 문장을 수정했다. 컴백이 아냐 떠난 적 없으니까! 하는 블랙핑크의 노래 가사로.
다시 보니 명확히 알겠다. 둘리는 언제나 우리의 친구였다는 거. 그리고 둘리는 어른 되어 보면 더 재미있다는 거.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1996년 개봉 작이다. 시골 마을의 미취학 아동이었던 나는 1996년 이후의 그 어느 날, 노란색 비디오로 이 영화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질리도록 돌려 보았다.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둘리도 보고, 비디오도 보고, 딱히 둘리를 되게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일상에는 둘리가 가득했다. 12색 둘리 물감이나 24색 둘리 크레파스, 필통 같은 데에.
학년이 올라가고 머리가 굵어지면서 둘리는 어쩐지 촌스럽게 느껴졌다. 크레파스도 필통도. 사실 내 그림 실력에는 딱 참했던 12색 둘리 물감 대신, 나도 뭔가 좀 더 멋지게 생긴 전문가용 튜브 물감 쓸래. 둘리보다는 당시 유행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좀 더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것 같아. 그렇게 한동안 둘리를 잊었다. 귀여운 비눗방울 노래도. 좋아했던 색감의 그림도. 특히 볼 때마다 '작화를 간단히 했는데 색감만으로 저렇게 맛있어 보일 수 있나?' 신기해서 유난히 좋아했던 둘리 특유의 라면 그림까지.
1억 년 전 빙하는 다시 녹고, 둘리는 더 선명한 색채를 덧입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나도, 나를 둘러싼 세상도 달라졌다. 너무 어린아이 같다고 싫어했던 크레파스는 다시 비슷한 느낌의 오일 파스텔로 유행하고, 지금의 나는 둘리 굿즈 내준다면 냉큼 사러 갈 기세. 그래 우리에겐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 이전에 둘리가 있었지. 이거 잘 돼서 둘리도 시즌제로 뽑아줘요. 짱구나 코난처럼 영영 다 해먹자. 그날을 기다리는 동안, 둘리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본다.
첫 번째, 어른의 눈으로 보니 더 매력적인 둘리의 모험
둘리의 모험은 당시 어린 눈에 너무 참신했다. 미래로든 과거로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타임코스모스도 신기하지만 그걸 타고 간 우주에서 버스 정류장이나 공중전화를 보는 것이 더 신기한 기분이었다. 익숙한 것들과 낯선 것들이 뒤섞여 더 독특하고 흥미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달까. 우주해충이나 가시고기도 임팩트 있는 캐릭터라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1996년 작품인데 지금 어른이 되어 보아도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불편하지 않고, 유쾌하고 다정하다.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 어른의 눈으로 보니 더 재미있었다.
인터넷에서 가끔 단편적인 기억만 가지고 둘리와 친구들을 민폐 취급하는 글이 많았는데, 막상 보니 둘리와 친구들은 그런 말을 듣기엔 매우 현실적인 시각을 가진 어린이들이었다. 둘리가 저런 말도 할 줄 아는 애였구나... 둘리와 친구들은 아이의 순수함과 호기심을 가졌으면서도 묘하게 쌍문동에 거주하는 현대 서울 사람의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번 재개봉은 8090 서울을 사랑스러운 감각으로 채색한 배경 위로 몽글몽글 떠오를 추억의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둘리는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역시...
두 번째, 별사탕처럼 통통 튀는 캐릭터 케미스트리
고길동 아저씨도 이제 희대의 빌런이라는 오명을 벗은 것 같지만, 둘리 등장인물들은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진상인지 아닌지' 평가받는 것 같다. 그만큼 둘리가 오래 사랑받고 모두가 아는 콘텐츠라는 뜻도 되겠지만, 그만큼 우리가 진상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만큼 지친 사회를 살고 있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막상 둘리를 오랜만에 다시 펼쳐보니, 짧은 대사에서도 각자 성격이 확실하게 묻어나는 캐릭터들이 서로 톡톡 튀면서 펼치는 케미스트리가 그저 유쾌하기만 했다. 한때 얄미워 보였던 캐릭터조차 왜 이리 귀엽기만 한지. 고길동 아저씨는 '불쌍한 사람' 그 이상으로 다시 재평가되어야 한다. 그는 놀랍게도 둘리와 친구들과 수평적 관계를 맺는 어른이며, 툴툴대면서도 자식조카 밥 야무지게 챙기는 남성이었다. 게다가 왕년에 홍콩 영화 좀 본 K-소드마스터였고요.
다른 캐릭터들도 21세기의 시선으로 보니 더욱 독특한 매력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슈퍼스타를 꿈꿨던 마이콜은... 21세기에 활동했으면 혁오와 잔나비를 이어 인디씬의 독보적 존재감을 담당했을 텐데. 유퀴즈는 못 나와도 라디오스타에서 소소한 입담을 자랑하지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재발굴해 줄 필요가 있다.
묘하게 세파에 지친 어른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 볼 때마다 아동노동 근절을 외치게 만드는 또치의 '어른식' 현명함도. 성깔 있지만 의리도 있는 도우너도. 그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둘리의 MBTI는 아마도... ENFJ... 아닐까? 귀여운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이 구역 최강자였던 희동이도. 피지컬 공격력과 상황 판단력, 어떤 상황에도 요동하지 않는 마음을 갖춘 장군감이지 민폐 빌런이 아니다. (종종 회자되는, 희동이가 둘리와 엄마의 재회를 방해하는 장면은 이 극장판 내용이 아니다. 그러니 마음 편히 보시길.)
세 번째, 그 시절 사랑했던 면과 오늘 새로 사랑하게 된 면
그 시절 사랑했던 성우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도 즐거웠다. 박영남 성우는 짱구 이전에 둘리였고, 이선 성우는 뽀로로이기 이전에 또치였지. 성우 정미숙(희동이), 최덕희(도우너), 이인성(고길동), 홍시호(텔레비전 아나운서/간수) 등 익숙한 이름들의 노련한 연기 또한 반가웠다. 캐릭터도, 연기도, 그 둘이 어우러지는 놀라운 케미스트리도 모두- 그때는 좋았고 지금은 더 좋다.
엔딩 크레딧 영상도 아기자기 예쁜 데다가, 옆에 일러스트로 나름의 쿠키라고 할 수 있는 후일담이 펼쳐진다. 그러면서 “요리 보고~ 조리 봐도~”로 시작하는 익숙한 주제가의 2절까지 듣게 되었는데, “고향은 다르지만 모두가 한 마음”이라는 가사에... 어른은 울컥하고 말았다. 생각해 보니까 진짜 고향이 다 다르네... 둘리도 기후 난민이었네... 그런데 이 우정 너무 아름답잖아... 고길동 씨를 포함하여 둘리의 모든 친구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면 바로 이 것, 배척하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둘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만으로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어른이 되고 싶어 씩씩거리던 아이들이 우주로 향했듯, 아이였단 우리들도 자라 둘리에서 새로운 것들을 본다. 둘리는 떠난 적이 없었으므로 컴백할 필요도 없다. 컴백은 내 몫이었다. 어른이 되어 둘리 앞자리를 떠났던 나의 몫. 분주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여전히 어른된 우리를 충분히 이해해 줄 만큼 다정하고 즐거운 둘리와 친구들을 만나러 가 보자.
*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5월 24일 재개봉합니다. 배경 하나까지 사랑스러운 추억 속 둘리를 극장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 보세요!
**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 씨네랩 홈시네마 추천작 3편 <블랙미러>시즌4, <해피 아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61)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2022년 1월 넷째 주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 시네마 추천작 3편을 선정하는 콘텐츠입니다.
넷플릭스 서비스 중인 <블랙미러>시리즈 중에서 시즌4
일본 영화계의 거장으로 떠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해피 아워>
현재 상영 중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1961년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까지..
그럼 씨네랩이 각 작품을 선정 및 추천하는 이유와
간단한 작품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시네마작을 시청하면서
오늘 하루도 영화로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
.
.
1. 넷플릭스 <블랙미러>시즌4
영국 드라마ㅣ6부작
- 콘텐츠 소개 : 가까운 미래의 첨단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실현해주면서 벌어지는 특별한 상황들을 영국 특유의
어두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6부작 SF 시리즈. 디지털 시대의 '환상 특급'이라 불린다.
- 선정 및 추천 이유 : 블랙미러 시리즈는 영국 드라마로 시즌제 드라마이면서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입니다.
즉 시즌마다 6부작 정도의 에피소드 구성되었는데 각 에피소드마다 내용과 등장인물들이 다르게 등장합니다.
매번 다른 스토리와 다채로운 배우들의 등장으로 지루할틈이 없이 새롭습니다.
시즌제이면서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지만 공통적인 주제를 포함합니다.
바로 미래의 첨단 기술이 지배한 SF공상과학을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엄청난 상상력과 무시무시한 스토리 라인, 그리고 하나같이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공포스럽기도 하면서 시니컬한, 그리고 블랙 코미디 요소도 있는 드라마, 블랙미러를 추천드립니다!
2. 왓챠 <해피 아워>
영화 - 드라마ㅣ328분
- 콘텐츠 소개 : 30대 후반에 접어든 네 명의 친구 아카리, 사쿠라코, 후미, 준. 모든 것을 공유하며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말할 수 없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준은 이혼 소송 중이라는 폭탄선언을 하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짜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자신을 솔직히 들여다보며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 선정 및 추천 이유 : <드라이브 마이 카>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게된 계기의 전작 작품입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드라이브 마이 카>의 호평으로 그의 전작인 미개봉 영화 <해피 아워>도 극장에서 개봉하게 되었는데요.
극장에서의 상영을 놓치셨다면 OTT플랫폼 왓챠에서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해피 아워>는 일반인 배우들 4명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네 명의 소풍으로부터 시작된 잔잔하면서 담담한 모습, 그리고 그들의 대화가 주가 되는 일상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영화에 빠져드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5시간이 넘는 엄청난 러닝타임의 영화이지만,결코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는 킬링 타임? 무비가 될 것입니다.
3. 왓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61)
영화 - 뮤지컬 ㅣ 150분
- 콘텐츠 소개 :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미국의 뮤지컬 드라마 영화입니다.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둔 뮤지컬 영화로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교묘히 현대의 젊은 세대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등 10개 부분에서 수상하였습니다.
미국영화연구소는 1998년 100대 영화에 선정하였으며, 2007년에 재선정에서도 뽑혔습니다.
- 선정 이유 : 현재 극장가에서 상영하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이전버전인 1961년 작품입니다.
큰 이야기의 뼈대인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뉴욕 뒷골목으로 가져와 재구성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로 한 작품입니다.
196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을 포함 총 10개 부문의 수상작입니다.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로 가장 많은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기록을 남긴 작품입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20세기 중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와 음악 감독을 역임한 '레너드 번스타인'의 뛰어난 음악솜씨입니다. 또한 작품을 연출한 감독은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로버트 와이즈'입니다.
그리고 196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인 '나탈리 우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큰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역사 속의 엄청난 명성의 작품인만큼 또 다른 세계적인 현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비교하여 보시는 것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
- 크고 작은 부조화와 모순들
-
내게 있어 <이터널스>(2021)는 의외로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영화로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노매드랜드>(2020) 한 편만 본 나의 편협하고 얕은 식견으로 넘겨짚는 것일 수 있겠으나, 이 영화에서 나는 자오 특유의 스타일이 묻어났다는 생각에 앞서, 영화의 크고 작은 요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감독의 작가 의식과 제작 환경 간의 괴리뿐만 아니라, 인물과 관객들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자연광을 최대로 활용하고 로케이션을 섬세하게 기획한 뒤 인물들을 공간에 동화되게 만드는 오묘한 질감의 서정성. 사실 <노매드랜드>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굳이 힘들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지만, <이터널스>에선 영화를 보는 내내 이게 자오가 연출한 영화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으면 그런 서정미를 느끼기 정말 힘들다. 인류사 초기 문명의 태동기에 이터널스 멤버들이 한 명씩 우주선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익스트림 롱 숏을 떠올려 보면 더욱 명확하게 생각이 정리된다. 장면을 잇는 리듬도 살짝 성급하게 느껴져서 관객과 인물들이 모두 자연 풍광에 스며들 기회를 쉽게 주지 않는 영화인 것 같다. 차라리 최근에 봤던 <듄>(2021)의 아득한 사막이 진득하게 뿜어내는 텁텁한 물성, 그리고 그 속에서 황량한 표정을 제대로 각인시켰던 티모시 샬라메의 얼굴을 감싸는 모래폭풍이 문득 그리워진다.
사실 <이터널스>에선 인물들이 공간에 녹아들 수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건 영화의 존재적 의의와 결부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영역이긴 하다. 바로 서사의 문제다. <이터널스>는 제한된 분량으로 페이즈의 확장 및 세계관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매우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 잡은 MCU 영화다. 자오의 작가적 역량이나 의식과는 별개로 마블에서 <이터널스>에 요구하는 최소한의 충족 기준치가 존재한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로 본격화시킨 페이즈 4에서 이 영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이때 영화는 욕심 그득한 선택을 내린다.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되 마블 세계관에 종속된 영화처럼 느껴지게 온갖 장치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영화가 핵심으로 고려하는 드라마의 깊이는 매우 얕다. 표면만을 건드리며 듬성듬성 훑는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사실 파편화된 내러티브를 가진 영화들이나 매우 헐거운 다성적 서사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들이라도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영화들이 얼마든지 있다. 왕가위의 <중경삼림>(1994)은 도통 맥락이라고는 찾기 힘든 낯선 인물들의 사연을 과감히 교차하고 나열하고 있지만,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드라마의 측면에서 영화의 화술을 이해하는 관객은 매우 많다. 그런 점에서 <이터널스>는 관객들이 캐릭터와 함께 호흡을 맞출 여지를 남기지 않는 듯 보인다.
물론 이에 관한 변호 혹은 항변의 시도가 예상된다. '이터널스'는 그냥 인간들이 아닌 초월적, 신화적 존재들이며, 칠 천 년 넘게 지구에서 버텨 온 그들의 사연을 우리 입장에서 온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오히려 중요 맥락에서만 짚어보는 방식이 훨씬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변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터널스>는 10명이나 되는 이터널스 멤버들 각자의 사연을 하나씩 챙겨주려고 하면서도 이들과 숙명적인 관계로 얽혀 있는 데비안츠와 셀레스티얼까지 건드려야 하는 엄청난 규모의 대서사를 두 시간 반 만에 단숨에 전개한다. 교차되는 시간대에 있어서도 하루 전이나 일주일 후 등이 아니라, 몇 세기는 기본이고 현대에서 바빌론 문명의 시간대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는 과감한 작법을 선보인다. 인류사의 중요 맥락을 건드리는 시간대 교차라는 겉핥기 화법으로 대서사 전개 시의 맹점들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흐름에 종속된 주요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다루는 방식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힘들뿐더러 영화의 화법과는 어울리지 않는 접근이다.
<이터널스>에서 태고의 질감을 불러오고자 신화적 존재들을 대자연의 풍광과 버무려서 담아내려는 시도는 애초에 클로이 자오의 영화가 주안점으로 두던 것들이 아닌 듯하다. 그래서 <이터널스>는 자오(및 제작진과 파이기)의 판단 미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자오의 연출력이 발휘될 수 있는 지점은 바로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시공간의 맥락과 연동시키면서 관객에게 스며들게 하는 순간들이다. <노매드랜드>에서 펀과 밥이 햇빛을 받으며 의자에 앉아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속내를 공유하던 순간이 내게는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터널스>에서도 역시 그런 지점들이 발견되는가? 아, 의문 포인트가 잘못됐다. 애초에 <이터널스>는 그럴 수가 없는 영화다. 기본적으로 관객과 인물들 사이에서 공유될 수 있는 시공간의 괴리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과 늘 함께 해온 초월적이고 신비한 존재들을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얼마나 많을까.
그런 미지의 존재들이 갑작스레 인간들처럼 다양한 감정들을 표출하려고 한다. 연인이 섹스를 할 때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장면은 사실 많이 오글거리는 데다가 배우들의 합도 잘 안 맞아 보였다. 여기서도 역시 영화의 항변이 소환될 수 있을까? 이들이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터널스 각각의 사연을 보면서 인간의 인식 체계로는 이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리라 짐작해야만 하는 걸까? 그러기엔 영화가 이 각각의 멤버들을 너무나 '인간적'으로 묘사하려고 한다는 점은 분명 모순이다. 이터널스 멤버들을 찬찬히 살피면, 겹치는 면모가 하나도 없다. 현대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듯 인종과 성별, 성적 지향성, 신체 특성 등에 따라 열 명의 캐릭터들이 마치 그 자체로 모종의 인류 집단을 표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터널스 멤버들은 절대자 같은 능력을 지녔음에도 인간적이어야만 한다. 캐릭터들의 다양성이 정치적인 측면에서 쟁점이 되기 이전에, 이미 영화 내적으로 서사와 결부된 영역에서 다뤄질 수 있지 않은가. 이들은 연약한 수호자들이며, 고뇌와 혼란에 사로잡혀 선택해야 하는 불완전한 자들이다. 그리고 그 정체성에 관한 고민과 딜레마의 문제가 바로 <이터널스>의 서사를 전개하는 동력이 된다.
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그로 인한 부산물에 주목하는 <이터널스>에선 그에 따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정신없이 나열되는 인물들의 사연을 토대로 생성되는 감정선을 단숨에 증폭시킬 매개체들이 적재적소에 유려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 타율이 신통치 않은 마블식 유머와 멤버 간의 시너지가 잘 느껴지지 않는 어쭙잖은 액션(길가메시와 테나, 킨고와 마카리 등이 합을 맞추는 장면들은 많이 아쉽다)이 있다는 점은 분명 패착이다. 어쩌면 예견된 운명인가. <이터널스>는 코믹스 원작 세계관 기반의 상업영화라는 속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이터널스>는 그 자체로 어정쩡하고 모호한 영화가 된다. 주제가 모호하다거나 영화 자체가 불가해한 매력을 뿜어낸다는 말이 아니다. 말 그대로 방향성이 정해진 각각의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맥락이 연동되지 않은 채로 마구 뒤섞인 모호한 상태에 놓인 영화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사실 나는 <이터널스>가 어떤 영화일지 궁금했다. 과연 클로이 자오만의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작가 의식과 상업성 추구를 오가는 줄타기를 얼마나 유려하게 선보일 것인가 등과 같은 의문들은 이 영화에 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터널스>는 여러 군데에 손발을 걸쳐놓은 의뭉스러운 인상만을 남긴다. 규모와 디테일의 부조화, 어필하려는 지점들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모순점들이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
- 거장들이 좋아하는 의외의 영화 8선
-
작가주의 거장도 상업영화 좋아한다.
호불호가 있는 영화임에도 당당히 좋아한다고 말하는 자신감과 논리.
여러분도 알려진 명작외에 특별히 애착가는 영화가 있나요?
맨 인 블랙 3 | 폴 토마스 앤더슨
" <맨 인 블랙 3> 봤어요? 그건 좋았어요... 시간 여행 이야기가 눈물 나더라고요. 제가 그런 것에 환장하거든요"
<맨 인 블랙 3> 줄거리
알 수 없는 사건으로 현실이 뒤바뀌고 외계인의 공격으로 위험에 빠진 지구. 게다가 MIB 소속 베테랑 요원 ‘케이’는 하룻밤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진다. 모든 것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케이’뿐인데… 사라진 파트너를 찾고 그동안 감춰졌던 우주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제이’요원은 과거로 위험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 곳에서 심하게 젊은(?) ‘케이’와 마주하게 된다. 이제 이 둘은 24시간 안에 우주의 비밀을 풀고 현재로 돌아와야만 하는 MIB 사상 최고의 미션에 도전하게 되는데!
알프레드 히치콕 | 벤지
"아버지는 비평가나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 영화를 만든것이 아니라 관객과 오락을 위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히치콕의 딸 패트리샤는 아버지가 가장 좋아한 영화가 강아지가 주인공인 영화 <벤지>라고 덧붙였습니다.
<벤지> 줄거리
유명한 금괴에 관한 첫 번째 영화. 벤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들를 때마다 음식과 관심을 주는 수많은 마을 사람들의 가슴속에 그의 길을 걸어온 길 잃은 사람이다. 특히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한 쌍의 아이들이 부모님의 뜻에 반하여 그와 함께 놀고 먹이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납치되자 부모와 경찰은 이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벤지만이 그들을 추적할 수 있지만, 그가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까? 만약 그가 그 날을 살릴 수 있다면, 그는 그가 갈망하던 영구적인 집을 찾을지도 모른다.
마틴 스콜세지 | 엑소시스트 2
"저는 가톨릭의 죄책감을 가졌기 때문에 <엑소시스트> 1편을 좋아했고, 또 무서워 했습니다.
하지만 <엑소시스트 2>는 1편을 능가했습니다"
<엑소시스트 2> 줄거리
17세가 된 소녀 리건은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힘을 발휘하는 일들을 하게 된다. 추기경의 부탁을 받고 필립 라몬트 신부가 리건의 집으로 온다. 리건은 정신과 의사인 터스킨 박사의 정밀검사를 받는데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만 처리하고 악령을 믿지 않는 박사와 신부는 의견 차이를 일으킨다. 리건을 치료하다 죽은 메린 신부의 행적을 조사한 라몬트 신부는 리건에게 분명히 악령이 깃들어 있다고 확신하나, 더스킨 박사는 신부가 악마에 미쳤다며 믿으려하지 않는데..
크리스토퍼 놀란 | 맥그루버
"제가 <맥그루버>의 팬인 것이 들통났는데, 그 영화는 저를 완전히 미치게 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앤 헤서웨이는 놀란이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촬영하는 내내 <맥그루버>의 대사를 자주 언급했다고 말했다.
<맥그루버> 정보
미국 NBC-TV 인기 코미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맥가이버’를 패러디하여 2007년 1월부터 새롭게 등장시킨 동명 캐릭터를 대형 스크린에 그려낸 코미디물.
니콜라스 윈딩 레픈 | 개같은 내 인생
"나는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와 함께 이 영화를 봤어요. 행복해서 울었던 영화는 <멋진 인생> 말고는 이 영화가 유일합니다."
<개같은 내 인생> 줄거리
열두 살 소년 잉마르는 하루도 사고를 치지 않는 날이 없다. 병세가 나날이 악화되는 엄마가 쉴 수 있도록 잉마르는 외삼촌이 사는 시골 마을로 보내지고, 사랑하는 개 시칸과도 헤어져 힘든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잉마르는 러시아 우주선에 태워져 먼 우주로 보내진 강아지 라이카보다는 자신의 처지가 낫다고 위안하며 철학적 사색에 잠기곤 한다. 순박하고 정이 많은 외삼촌과 새로 사귄 마을 친구들, 엉뚱한 괴짜 이웃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던 잉마르는 축구와 권투를 좋아하는 소녀 사가와 친해지면서 점차 웃음을 되찾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잉마르에게 엄마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는데...
스탠리 큐브릭 | 덩크슛
<덩크슛>은 실제로 스탠리 큐브릭이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작품으로 알려짐.
<덩크슛> 줄거리
시드니는 항상 거리의 코트에서 살며 내기 농구를 즐긴다. 어느날 경기를 하는 도중 백인인 빌리가 나타난다. 마피아들에 빚을 지고 여자 친구와 도망치는 떠돌이다. 시드니는 빌리와 내기를 한다. 당연히 사람들은 시드니에게 돈을 건다. 결과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빌리의 승리. 시드니는 거리 코트를 휩쓸기 위해 빌리에게 파트너가 될 것을 제의한다. 둘은 그때부터 허슬러가 된다. 승승장구하며 둘은 거리 코트를 하나씩 점령해 간다. 그렇게 해서 둘은 도박농구로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패거리와의 시합이 벌어진다. 시드니는 전에 없던 무기력함을 보이고 둘은 예상치 못한 패배를 맛본다. 시드니가 다른 패와 짜고 사기를 친 것이다. 둘은 싸운다. 더욱 절친한 농구 도박사로 다시 의기투합한 둘은 5000달러의 상금이 걸린 거리 농구 챔피언쉽에 나가게 된다.
테렌스 맬릭 | 쥬랜더
테렌스 맬릭은 <쥬렌더>에 푹 빠져 재관람하고, 친구들에게 대사를 흉내내며 <쥬랜더>를 포함시킨 영화제를 주최할 정도의 열성 팬으로 알려져 있다.
<쥬랜더> 줄거리
세계 패션 산업이 날로 번창하던 어느 날, 말레이시아 수상이 미성년자의 노동 착취를 뿌리 뽑겠다고 천명하자 패션계는 발칵 뒤집어진다. 자사 물건을 대부분 임금이 산 외국에서 제작해 온 디자이너와 패션계의 거물들은 이제껏 그래왔듯이 방해인물을 제거하기로 합의한다. 필요한 것은 이들의 도구가 되어줄 멍청이뿐이었다.
-
- 문신을 한 신부님 (2019)
-
<문신을 한 신부님>
<기생충>과 함께 '2020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폴란드의 영화로, 원제는 'Corpus Christi'다. 번역이 '문신을 한 신부님'이라고 의역되었는데, 종교에 문외한 사람들의 입장까지 고려하면 번역된 제목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종교와 깊이 관련되어 있을 작품처럼 느껴지지만, 일반적인 기독교 영화와는 제법 거리가 있다. 폴란드인들이 유럽에서 알아주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배경지식 정도만 알고 보면, 이해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훔친 사제복으로 하루아침에 신부가 되다
소년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다니엘(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은 존경하는 신부 '토마시'의 도움을 받아 목공소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출소하고 목공소가 아닌 성당으로 먼저 향한 그는 훔친 사제복으로 신부인 척 행세를 시작하는데, 사제복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마을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는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주임신부로 인해 그는 곧 그 자리를 대행하게 되고, 보통의 신부들과는 다른 화법과 기도 방식으로 신도들의 이목을 끈다. 하지만, 다니엘이 과거 마을을 휘감았던 비극적인 사건의 민낯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독실한 신앙심을 보이던 마을 사람들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파격적 설정, 신선한 스토리
소년원을 출소한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이 사제복을 훔쳐 신부 행세를 한다는 설정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설정이다. 주인공 '다니엘'은 소년원에서 신부의 일을 도왔기에 신앙심이 강하고, 성직자의 역할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하루아침에 주임 신부가 된 그의 모습은 당연히 어설프다. 하지만, 위기나 당혹스러운 상황들을 매사 뻔뻔함과 재치로 넘어가며 제법 무거운 작품 분위기 속에서 소소한 유머를 일으킨다.
주인공을 맡은 '바르토시 비엘레니아' 배우의 연기 또한 상당히 강렬한데, 거친 범죄자의 삶을 살아온 비행소년의 서슬퍼런 눈빛을 지님과 동시에 신부로서의 따뜻하고 온화한 표정까지 동시에 보여준다. 기독교의 이중적인 면모를 비판하는 작품에서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소화하는 그의 연기는 작품의 의미와 더불어 굉장히 강한 인상을 준다.
예수에 빗대어 표현한 가짜 신부
가짜지만 누구보다 진짜 같은 신부의 모습을 보여준 '다니엘'의 행적에서는 마치 성경 속 예수의 행보와 유사한 흐름들이 느껴진다. 목공소에서 출발한 그의 여정은 성당으로 이어졌고, 기존의 성직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설파하며 사람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일으킨다. 꽉 막혀 있지 않고, 형식에서 탈피하여 유연한 신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위로가 필요했던 마을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다. 하지만, 마을을 덮쳤던 사고를 파헤치는 그의 행보는 마을 사람들이 감추고 있었던 오만과 모순을 드러내게 하는 시험으로 작용한다. 신부로서 양심을 따르고, 절대선을 추구하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마을 사람들에겐 불편함을 유발한다. 결국 이 둘의 갈등은 다니엘이 직접 장례를 주관함으로써 그가 희생을 하고, 마을 사람들의 악함은 끝내 반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들의 첨예한 대립각은 두터운 신앙심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믿고자 하는 기독교 복음에 대한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왜 다니엘은 사고를 파헤치려 했을까
다니엘이 찾아간 마을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7명의 사람이 숨졌다는 비극이 불어닥친 곳이다. 총 사망자는 7명이지만, 6명의 청년들이 탔던 차와 충돌한 1명의 남성 운전자를 살인자 취급하며 그를 성지에 묻지도 못하게 하고, 그 남성의 아내는 집안에 틀어박힌 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니엘이 유족 중 한 명인 '엘리자'와 함께 사고의 진상을 알아보니 마을 사람들이 추모하는 6명은 술과 마약에 찌든 상태였고, 살인자 취급을 받는 남성 은 음주운전조차 하지 않았다. 시장도 이 사실을 아는 것 같지만, 어째 모두가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는 느낌이다. 외부권력의 압박과 마을 사람들의 분노에도 다니엘은 계속해서 그 억울한 남성의 장례를 치러주고자 돕는다. 왜 이토록 이 사고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살인자 취급을 받은 남성 운전자는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낙인을 찍인 채 죽어서도 억울함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마치 범죄자 출신이라는 낙인이 찍혀 깊은 신앙심을 갖고 있음에도 신부 학교에 들어갈 수 없는 '다니엘'의 상황과도 같다. 다니엘은 낙인으로 인해 절대 악의 기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그 남성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자신은 비록 신분을 숨기지 않고서는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사람만큼은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상황에서의 억 울함을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의 무고함을 밝히고, 장례까치 책임지려 애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관계가 아예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이 그토록 신경을 썼던 것이다.
종교의 양면성, 사람들의 이중성
<문신을 한 신부님>은 종교가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공감을 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매주 성당에 출석하고,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고하고, 예수에 대한 믿음을 표출하지만 정작 자신의 부끄러운 면들이 밝혀질 상황이 되면 믿음은 이미 저 뒷편으로 사라져 있다. 겉으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모습으로 위선을 떨면서도, 뒤로는 자신의 실리를 추구하고 악함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종교인들의 양면성과 더 나아가 인간의 이중성 자체를 신랄하게 저격한다. 믿 고 싶을 때만 믿고, 따르고 싶을 때만 따르면서 자신의 이익과 안정을 건드리는 순간 비인간적인 행태부터 일삼는 사람들의 신앙심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의문이 든다. 이와 같은 인간들의 모습은 비단 종교에 관해서만 벌어지는 문제는 아니고, 여러 집단과 사회 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 자체를 고발한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편인데, 가짜 신부 '다니엘'에게 열광하는 신도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이 믿고자 하는 존재가 사실 무의미한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사제복만 입었다는 이유로 기계적인 믿음을 표출하는데, 정작 그 사람은 방금 소년원에서 출소한 사람일 뿐이니 이 얼마나 부질없고 무의미한 행태인가. 가짜 보다 더 진짜 같은 신부를 등장시킨 것은 이렇듯 종교의 허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의 기능을 추가적으로 수행한다. 마을에서 선함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설파하는 것은 좋은 신학교를 멀쩡히 나오고, 출신 교구부터 따지고 묻는 베테랑 주임신부가 아닌 가짜 신부 다니엘이다. 이는 곧, 어디서 왔는지보다 어디로 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극의 대사를 반영한 양상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들이 원죄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어디서 왔는지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진정으로 가려고 하는 앞으로의 방향이 더 중요할 뿐.
* 본 콘텐츠는 네이버 블로거 겔겔겔스타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
- 웨이브 <인시큐어> 공식 예고편
이사와 몰리는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흑인 여성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세상은 험난하기만 하다
-
- 넷플릭스 <애덤 프로젝트> 공식 예고편
과거로 날아가다. 시간 여행 중이던 전투기 조종사. 그가 어린 시절의 자신과 돌아가신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 과거와 화해하기 위해. 세상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