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별2022-06-22 16:46:31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꿈 속에서의 일이 현실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면
영화 <드림빌더>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상영작을 고르면서 한 가지 목표로 했던 점은 애니메이션 한 편을 반드시 봐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른 작품 영화 <드림 빌더>. 다양한 작품이 있었지만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배리어프리’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도 편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자막과 함께 작품의 요소들을 내레이션으로 다 설명해주는 작품이었는데,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동안 유추를 했던 영화 속 지문들을 직접적인 설명을 통해 들으니 영화가 더욱 이해가 잘되었다.
영화 <드림빌더> 시놉시스
내 꿈을 만드는 누군가가 있다?
모두가 잠든 밤,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꿈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상한 아빠, 귀여운 햄스터 '비고'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소녀 '미나'는 새로운 가족 ‘제니’의 등장으로 평온하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고 급기야 ‘비고’를 잃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우연히 꿈속 세상을 발견한 ‘미나’는 그곳에서 마치 영화처럼 꿈을 만드는 드림빌더를 만나게 되고, 소중한 반려 햄스터 ‘비고’와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깜찍한 계획을 세운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드림빌더>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꿈을 이용하다
누구나 꿈을 통해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하지 못할 일을 해보기도 하는 약간 일탈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잠자면서 이뤄본다든지, 본인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면박을 주는 등의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영화 <드림빌더>는 꿈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미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미나는 이 꿈이 꿈 속에서 살아가는 드림빌더에 의해 시나리오대로 자신이 꿈을 꾼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이를 이용하기 시작한다.
아직 나이가 어린 미나는 이 꿈 조작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기도 하고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하는데,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게된 새로운 가족 제니와의 불화를 겪으면서 제니를 이 집에서 내쫓을 방법으로 꿈에서 제니가 가장 무서워하는 거미를 등장시키면서 제니에게 위협을 가한다.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굉장히 잘 표현하고 있었고, 감정 절제가 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자신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오는지 아직 모르는 미나의 무모한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안타까운 감정이 들면서도 정말 실제로도 저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꿈에서 무언가를 좋아하게 만들면 실제 현실에서도 그 대상이 좋아지고, 싫어하게 만들면 더욱 반감이 들게끔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꿈을 이용하고 조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떻게 흘러갈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지다
이토록 무모한 미나였지만 자신 때문에 현실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제니를 보면 자책하던 미나는 다시 꿈 속으로 들어가 제니를 찾기 위해 본인 스스로 꿈폐기장으로 들어간다. 자신 역시 되돌아 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제니를 어떻게든 다시 현실로 돌려놔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꿈폐기장으로 들어가 제니를 찾기 시작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어린 나이지만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자신 역시 다시는 깨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다시 원상복귀를 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아이도 저렇게 책임을 지고 있는데 현실에서의 나는 얼마나 내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는지 생각을 하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누군가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렇게 살아돌아온 현실에서 제니와 미나는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미나를 놀리고 조롱했던 제니는 자신을 반성했고, 미나는 꿈 속에서 제니를 공격해 죽음 직전까지 가도록 만들었다는 점을 반성하면서 서로를 용서했다. 이렇게 친해진 둘을 보는 미나의 아빠와 제니의 엄마는 흐믓해한다.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끝나가던 도중 나의 머리를 치는 충격적인 발언이 나온다.
“미나 너의 엄마 신곡나왔던데, 같이 들어볼까?” 서로를 자매로 받아들이면서 엄마와 아빠 그리고 딸 2명으로 가족이 재탄생했구나 라고 느꼈는데, 미나의 엄마라는 존재를 소환하면서 ‘눈 앞에 새로운 엄마가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친엄마를 언급한다고?’하면서 혼자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미나의 친엄마의 신곡을 들으면서 다함께 춤을 추는 장면으로 마무리가 된다.
이 장면을 보면서 가족 구성원이라는 것이 꼭 엄마와 아빠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비스트 오브 아시아 -새엄마>를 보면서도 똑같이 느꼈던 부분이었는데, 각자의 엄마와 아빠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자리를 대체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위치의 가족으로서 서로를 보듬어주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서 가족구성원이라는 것이 다양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어서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꿈이라는 장치를 이용해서 매력적으로 해석한 영화 <드림빌더>. 꿈을 통해 우리 원하는 바를 이루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엿볼 수 있었고,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꼭 기존의 존재를 대체할 필요가 없다는 교훈을 전해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