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작가2022-08-05 12:34:41
악이 이기지만 선을 추구하는 영화
넷플릭스 [제3의 눈 2] 리뷰
줄거리
1년째 자신의 사연도 알려주지 않은 채 아벨을 쫓아다니는 '미라'라는 영혼. 어느 날, 비명소리가 나서 알리아가 달려가 보니 아벨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 알리아는 그 옆에 서 있던 미라가 아벨을 죽였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지막 가족까지 잃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알리아는 집을 팔고 봉사활동을 위해 락스미라는 원장과 그의 남편 파들리가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고아원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그 집은 아벨이 죽을 때 쥐고 있던 목걸이를 만지는 순간 알리아에게 보였던 집과 똑같은 집이었다. 알리아는 윈두부인으로부터 자신이 사이코 메트리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라와 아벨의 죽음이 이 집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 집에는 다르마라는 어린 소녀의 속삭임이 계속해서 들린다. 알리아는 자신처럼 제3의 눈을 뜬 나디아라는 소녀와 함께 집에 갇혀 있는 다르마를 풀어주지만, 다르마는 고아원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감상 포인트
1. 1편보다 잔인함 수위 매우 높음!(특히 마지막)
2. 이젠 윈두부인만 기다려, 이 영화 최대 영웅 윈두부인...
3. 놀랍게도 3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객님.
감상평
초반에 분위기 잡는 거 보고 '오?'했다. 억지 CG도 안 쓰고 정석적으로 공포를 연출하길래 기대했다. 하지만 초반에 정교하게 뜸을 들인 것과 달리 뒤에서는 도미노처럼 와르르 쏟아져 버린다. 이것 때문에 영화 전개가 느린 건지, 빠른 건지 모르겠다. 정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고 관계 설정도 너무 복잡하다. 그런데 앞에서는 다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장막을 걷어버리려니까 급하게 전개되는 양상이 있다.
처음부터 아벨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있는 인물들을 활용해서 연출하면 될 것을, 굳이 인물 하나를 더 추가하는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 막 죽이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불 호다. 인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소모적으로 낭비만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갑자기 웬 사이코 메트리? 영매 능력으로 과거 볼 수 있는 거 아니었어...? 그 능력 활용하는 거 보면 '굳이...'라는 생각 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잔인함 수위가 심각하다. 그냥 심각하기만 한 게 아니라, 이 장면을 일부러 보여준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 오래 볼 이유가 전혀 없는데 인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무섭지?'라고 하는 것 같은... 이러한 장면들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와는 너무 모순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알리아와 나디아가 풀어준 다르마는 사실 파들리와 미라의 숨겨진 딸이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사실들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락스미의 동생이 바로 아벨을 쫓아다니던 미라였고, 자기 아내의 동생을 임신시킨 파들리는 이 사실이 들통날까 봐 미라와 다르마를 죽이곤 강도로 위장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영매였던 파들리는 다르마를 집 안에 가두고 미라가 고아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결계를 쳐 두었다.
대략적인 흐름은 1편과 비슷하다. 다르마가 너무 억울해서 자기 아빠를 데리고 지옥으로 가버림. 그런데 지옥에 같이 끌려간 알리아가 아벨을 죽인 진범이 바로 파들리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복수심에 불타서 파들리를 조지려고 함. 그때! 아벨과 미라가 나타나서 그러지 말라고 한다.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라며...
하지만 겨우 지상으로 돌아온 알리아의 몸에 다르마가 들어와서는 아빠를 잔인하게 죽인다. 결국 윈두부인이 지옥의 문을 열고 다르마를 지옥으로 보내버리지만, 그 문이 열렸을 때 악귀 하나가 이승에 건너왔다는 말과 함께 끝이 난다.
아벨의 대사를 통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전편과 마찬가지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번 편은 부족하다 못해 전혀 없다. 심지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도 말이다.
여기엔 앞서 말한 잔인한 장면들이 이유가 된다. 알리아의 몸에 들어온 영혼들은 전부 복수에 성공한다. 용서하는 게 진짜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면서 막상 영혼들이 사람 죽이는 장면은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막지 못한 게 아니라, 막지 않은 거다. 그 장면을 보여줘야 무서우니까.
전기톱으로 사람 자르는 장면 보여주면서 '악은 악으로 갚아선 안 돼요!'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정말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면 선함이 이기고 악자가 제대로 된 벌을 받는 결말을 만들었어야지... 그리고 알리아는 전편부터 지금까지 왜 사람 죽여놓고 경찰에 안 불려가는지 이해가 안 간다. 영혼이 네 몸에 들어갔어도 누군가 죽었잖아... 그런 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영화가 어떻게 설득력이 있을까.
웬만해선 작품이 별로라도 심하게 까기보다는 좋은 점 찾으려고 애쓰는데 이번 영화는 좀 심했다. 메시지와는 모순되는 장면만 나열해놓고 억지 교훈 주입하는 식. 심지어 3편 떡밥까지 던진다는 점이 날 더 해탈하게 만들어...ㅋㅋ 그냥 이 정도면 깔끔하게 캐릭터 정리해서 영매 추리물로 가는 게 낫지 않나요...? 그러면 차라리 팝콘 무비라도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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