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2-08-15 21:33:54
훌륭한 첩보 액션 그리고 캐릭터로 담은 변혁의 과정
-<헌트>(2022)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에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어떤 사람들은 그 상황에 맞추어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암울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힘을 저금이나마 보탠다. 그 방식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이다. 그 힘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 사회를 바꿀 행동을 시작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반전의 에너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기 시작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회를 바꾸려 애쓴다. 학생, 직장인, 주부 같은 평범한 우리 주변의 사람의 각기 다른 목적이 하나로 모이면서 사회 변혁이라는 큰 흐름을 만들어낸다.
한국사회가 정치적인 혼란기에 있었던 1980년대는 전두환이라는 인물의 군부독재가 계속 이어지던 시기였다. 그런 암울한 시기는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을 계기로 힘이 빠져간다. 완전한 해결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독재라는 껍질을 조금씩 벗을 수 있었다. 그 결과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경험을 했고 일상 속에서 변화의 기회를 만났다. 그 변화의 기회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목적을 만들어주었지만 그 목적에 도달하는 방법은 모두 달랐다. 각자의 목적이 같다는 걸 깨닫기까지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속 가상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영화 <헌트>에는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의 안기부 안으로 카메라를 비춘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사건들은 그 당시의 시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지만 대체적으로 허구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의 중심인물인 해외팀 박평호 차장(이정재)과 국내팀 김정도 차장(정우성)도 허구의 인물들이다. 이 두 인물을 중심으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두 인물이 영화 초반 가지고 있는 공통의 목표는 대통령 암살을 막는 것이다. 아주 단순한 그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부터 두 인물은 껄끄러운 관계를 드러낸다.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한다.
처음엔 두 인물 모두 대통령을 보호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안기부라는 조직이 원하는 것이고, 두 사람 모두 그것을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안기부 내부에 ‘동림’이라는 첩자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동림을 찾기 위한 두 사람이 갈등을 겪는 과정이 이어진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동림이라고 의심하고 총구까지 겨누게 된다. 궁극적으로 이건 조직인 안기부의 목적에 더 가깝다. 두 인물은 그 조직의 목적인 ‘첩자 색출’ 임무에 부합하기 위해 서로 감찰을 피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게 서로를 견제하게 된 상황 자체는 안기부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팀장 중 누가 하나가 죽거나 조직을 떠나더라도 첩자를 찾아내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두 사람은 대체적으로 안기부의 목적에 충실한 인물들처럼 보인다. 필사적으로 첩자 동림을 찾아내기 위해 매달리기 때문이다. 영화는 두 사람이 의심을 시작하고 파국 직전까지 가는 과정을 무척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첩자 동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고 각 인물들이 상대방을 추적할 때 전달되는 서스펜스가 끝까지 시선을 잡는다. 여기에 대규모 자동차 추격 장면과 총기 액션 장면을 넣으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준다. 박차장과 김차장이 서로 의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영화가 하는 이야기에서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흥미진진한 첩자 동림을 찾는 과정
영화에서 더 훌륭한 건 후반부다. 후반부에는 첩자 동림이 누군지 드러나고 박차장과 김차장의 목적도 선명해진다. 결과적으로 두 차장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영화는 그렇게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목적이 영화 초반에서 후반으로 오면서 드러나는 과정을 세밀히 보여준다. 영화 안에서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목적이 교차되는 순간이 있다. 어떤 때는 김차장의 목적과 박차장의 목적이 정반대인 것 같아 보여 특정 인물을 의심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만큼 영화는 각 인물이 어떤 곳을 보는지에 따라서 섣불리 첩자가 누군지 추측할 수 없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스파이 장르의 특성을 과거 한국 현대사의 한 지점에 적용하여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두 인물은 국내팀과 해외팀을 맡고 있는 팀장이다. 완전히 다른 곳을 바라보고 다른 방법으로 활동했던 이들의 목적이 같은 곳으로 모이는 모습은 마치 그 당시 사회 변혁을 시도하던 사람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방법으로 군부독재를 끝내려 했지만 그들의 다양한 시도는 오히려 하나의 방법으로 귀결된다. 그 결과는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얻어진 것이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의 목적은 마지막 순간 갈라져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몇 년이 지난 이후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그것이 결국 이루어진다. 영화 속 박차장과 김차장이 서로를 바라보고 대립하며 만들어낸 것들을 결국 후대에서 완전히 다른 삶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영화 <헌트>는 그 귀결적인 결과까지 보여주진 않지만 관객들이 충분히 그 이후의 일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두 인물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된다. 박진감 넘치게 구성된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면 꽤 오랜 시간 앉아서 두 인물이 지나온 길이 어땠을지, 그 이후엔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현재의 거울처럼 느껴지는 박차장과 김차장 대립의 결과
영화에 등장하는 액션 장면들은 무척 박진감이 넘친다. 10,000발 이상의 총알과 520대의 차량을 이용해 만들어진 전투 장면은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세심한 미장센과 로케이션을 통해 보다 사실성을 높였다. 그렇게 탄생한 카체이싱과 총기 액션은 무척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중반 중반 배치된 액션 장면들은 영화가 늘어질 때즘 한 번씩 등장해 관객이 끝까지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영화를 연출한 이정재 감독은 이번 영화가 첫 연출작이다. 오랜 배우 생활에서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카메라의 구도나 인물 배치 같은 사소한 것도 무척 완성도 높게 구성하였다. 촬영 전문 감독인 이모개 감독과 함께 만든 영화의 장면들은 무척 공들인 티가 난다. 또한 공동 주연인 정우성 배우를 몇 년 동안 설득한 끝에 캐스팅하였는데 김정도 차장 역할에 무척 잘 어울린다. 슈트가 잘 어울리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한 화면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눈을 즐겁게 한다.
영화 <헌트>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스파이 액션 장르를 제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군부 독재 하에서 사회 변혁을 위해 애썼던 다양한 인물들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갈등을 무척 잘 담아냈다. 현재에도 정치적인 갈등 속에는 다양한 목적들이 섞여있다. 그것은 한 방향으로 모아질 수도 있고 아예 다른 길로 빠질 수도 있다. 군부독재를 하는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좀 더 나은 나라로 만들어내려는 일은 현재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현재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영화 속 인물들의 갈등이 현재의 거울처럼 느껴지게 하는 부분도 있다.
여러모로 영화 <헌트>는 이정재 감독의 훌륭한 데뷔작이다. 액션도 이야기도, 캐릭터도 무척 생동감 있는 영화다. 그 당시의 시대상과 북한과의 관계 등도 효과적으로 포함시켜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 있다. 올해 공개된 여름 기대작 중 가장 기대받지 못했던 영화였지만 가장 좋은 완성도와 재미를 가진 영화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정재 감독의 다음 연출작도 기대하게 만든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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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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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는 이것 하려고 3000년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분위기 정령
이제는 혼자가 아닌 것이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서사학자인 알리세아. 튀르키예로 출장을 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객실을 혼자 쓰고 있다. 텅 빈 객실에 혼자 있다. 튀르키예에는 그랜드 바자르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그랬다. 거기서 의문의 병을 얻은 알리세아. 이게 뭐지? 아무 생각 없이 병을 손질하는 알리세아. 반사적으로 병을 건들고 다시 수납장에 넣으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병에서 어떤 큼지막한 남자가 튀어나왔다. 나체의 남자. 처음엔 객실이 감당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덩치가 컸던 남자. 눈으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실화가 됐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당황하는 알리세아. 램프에서 튀어나온 거인은 자기의 이름을 '진'이라고 소개했다. 직업은 정령이랜다. 그런 자기를 입증이라도 하는 듯이 TV에 있던 아인슈타인을 느닷없이 꺼내는 진. 알리세 아는 지금 일어나는 일에 최대한 적응하려고 한다.
천지개벽에 정령이라니. 인문학자로서 온갖 나라의 설화들을 들었지만 램프에서 튀어나온 정령은 쉽게 믿기 어렵다. 그렇게 정령 진과 대화하고 있던 도중에 호텔 룸서비스가 왔다. 나가보는 알리세아. 문 밖에서 음식들을 받고 온다. 그 새 덩치가 작아진 정령. 체구가 큰 남자의 체형으로 돌아왔다. 본격적인 대화를 하는 두 사람. 정령 진은 알리세아에게 '소원이 있나, 있다면 세 가지만 말해달라'라고 요구한다. 보통사람이라면 바로 답하겠지만 서사학자인 알리세아에게 그런 건 없다. 왜냐면 본인의 논문이력에 근거해, 모든 '소원 들어주는 정령'의 끝은 안 좋기 때문이다. 거절하는 알리세아. 그런 알리세아를 설득하기 위해, 정령 진은 자기의 예전 이야기들을 말해준다.
'매드 맥스' 향 첨가
조지 밀러라는 이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다. 70대 고령의 영화감독이 섹시한 액션영화를 잘 연출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는 듯하며 내내 폭주하는 영화를 연출한 조지 밀러. 아직도 그 도입부에 날것의 동물을 씹어먹는 인물이 생각난다.
이 영화는 전작의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와는 정반대인 로맨스 영화다. 그리고 전작처럼 빠른 템포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영화에서 느껴지는 기시감이 있다. 왜냐하면, 주인공 진의 관점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가? 가 굉장히 화려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이야기들 자체가 뭔가 신선한 것들이 아니다. 요약하면 '왜 진이 사람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는가' 혹은 '상처를 입어서 병 속에 갇혔는가'에 대한 이야기들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다른 작품들과의 차이점을 갖는 부분은 이를 어떻게 이야기로 펼치는가에 대해 달려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써보자면, 진에겐 사랑이 있었다. 이 사랑은 진을 뿌리치고 극 중 다른 인물에게 마음을 뺏긴다. 이때 마음을 뺏기는 과정을 어떻게 연출하고 있는가?를 보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음악을 연출하는 방식, 유혹에 성공하고 난 후의 모습을 보면 이것저것 효과가 많이 들어갔다. 영화는 이런 식으로 메시지는 비슷하더라도 자기만의 언어로 소화한 사랑 이야기를 풀고 있다.
또 이 첫 번째 이야기 이후의 서사도 주목해볼 만하다. 영화는 진의 관점에서 전부 사실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당연히 자기 이야기니까 나름대로의 진실을 전달할 것이다. 그러나 이 진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는가?를 보면 자기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영화 전체적으로 인물과 좀 떨어져 있는 듯한 거리감이 있다. 이는 두 번째 이야기가 특히 그렇다. 이 두 번째 이야기는 진의 이상한 선택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을 다룬다. 그런데 자기 유리한대로만 말하면 청자인 알리세아와 관객에게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화면 촬영 연출부터 섬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이끄는 주요 인물들에 집중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받는지부터, 인물에게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까지 디테일함의 힘이 영화에서 발현되는 부분이 흥미롭다. 여러분 다들 '솔로몬 왕'에 대해 들어보지 않았나? 영화는 이 솔로몬의 설화도 살짝 변주해서 이야기로 만들었다. 물론 이야기의 낯섦뿐만 아니라 시, 청각적인 쾌감도 잘 챙겼다.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이미지 디자인이 아주 탁월했다. 예를 들어 진이 병 속으로 잡혀가는 연출은 어딘가 익숙해 보이지만 조지 밀러의 전작 특성을 알 수 있다. 또한 거미와 악기 연주로 대표되는 상상력의 힘을 이야기의 밀도에 추가점이 되는 요소다. 또 노래 작곡에 1년이 걸렸다던 삽입곡들도 영화의 창의성으로 표현되는 지점이다.
수미상관형 구조
이 영화의 초반부는 얼핏 보면 굉장히 안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초반부는 바로 이것이다. 외로웠던 알리세아. 알리세아는 다들 떼거지로 몰려다닐 때 조용한 10대 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런 10대에 어떤 불만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 설정은 그냥 단지 알리세아가 갖고 있는 흘리듯이 넘길 수 있는 설정인 듯 보인다. 그러나 아니다. 이 설정은 영화의 후반부에 직접적으로 반복된다. 간접적으로는 영화에서 끊임없이 모티브로서 활용된다. 이 장면이 들어가는 방식을 눈 크게 뜨고 보셔야 영화 이야기 전개에 인물의 행동근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맥락상 무조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는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의 20대 초반 시절, '공감능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다. 왜 이런 걸 생각했을까? 바로 인간관계에서 헛짓거리를 많이 해서 그런 욕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잘 몰랐다. 그렇게 남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공감능력의 부재로 인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들 한다. 이런 내가 된 이유는 자주 혼자 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10대 때 외로움도 몰랐고 고독은 아예 감조차 못 잡았다. 글쓴이가 이런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가 이해가 된다. 반대로 이런 전개는 납득하지 못할 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조지 밀러 감독이 구체적으로 딱 꼬집어지는 감정을 중심으로 한 게 아니라 이야기 이면에 깔려있는 인물들 간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영화화 한 만큼 '새 해는 사랑을 해야 해'라고 마음을 먹은(글쓴이 같은) 관객들에게 추천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가면 루즈한 이야기에 식상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소재는 보편적이지만 그 이야기를 어떻게 푸느냐? 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다. 물론 로맨스적인 코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진과 알리세아가 푸는 이야기만 들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기도 하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선대
여러분의 새해 바람은 무엇인가? 적지 않은 분들이 ‘애인 생기게 해 주세요’가 있을 것 같다. 사랑 말은 쉽지만 직접 해보면 어렵다. 남의 연애는 상담하기 쉽지만 실질적으로 자기는 뭘 못하고 있는 분들 주변에 많은 것만 봐도 그렇다. 왜 연애가 어려운지 생각해보면 이유가 가지각색이다. 그 근본적인 이유를 고민해보면 사실 간단하다. 욕망 때문에 어렵다.
누구는 같이 영화 봤으면 좋겠고. 누구는 같이 드라마 봤으면 좋겠고. 누구는 같이 쇼핑했으면 좋겠고. 아무 생각 없이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당연히 하고 싶은 게 다르니까 싸울 수밖에 없다. 안 싸우는 방법 같은 건 없는 것 같다. 사람은 다들 외롭고 고독해서 사랑받고 하고 싶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고독하기 때문에 고독해지는 모순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아이러니를 펼쳐나간다. 이야기 내부의 시각적인 이미지, 어디서 들어본 듯한 낯섦 이 두 가지가 여러분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알리시아의 선택지로 인해 생각해볼 것이 몇 가지 생길 것이다. 그러면 문득 ‘내가 겪는 문제는 돈과 사랑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까? 아무튼 더 간절히 갈망하는 자에게 사랑이 좇아 드는 것 같다. 그럼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정령이 온 우주를 옮겨서라도 사랑을 만들어 주지는 않을까. 1월의 시작을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따뜻한 로맨스로 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극 중 이드리스 엘바의 피지컬처럼 운동하고, 틸다 스윈튼처럼 우아하고 지적으로 나이 들면 각자의 사랑이 나름대로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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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의 마음을 관통할 명대사, GOAT
어제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보셨나요?
3시간에 달하는 입장발표는 예술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직장인의 애환이 서려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그래서! 고통받고 있을 직장인들을 위한 혹은
공감되는 명대사. 할 말 다 하고싶은 사람 드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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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완연한 봄이 되어가고 있는 4월의 첫 개봉 소식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였던 휴 그랜트가 섬뜩한 악역으로 돌아온 A24표 호러영화 <헤레틱>부터
배우 하정우와 감독 하정우를 한번에 만날 수 있는 <로비>, 칸 영화제 수상 다큐멘터리 <올파의 딸들>,
프랑스 SF 애니메이션 <화성특급>까지!
금주에도 각양각색 영화들을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헤레틱
Heretic
개요: 스릴러 | 미국 | 111분
감독: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
주연: 휴 그랜트, 소피 대처, 클로이 이스트
개봉: 2025.04.02.
배급: (주)이놀미디어
줄거리
외딴 집을 찾은 신앙심 깊은 두 소녀에게 집주인은 믿음을 뒤흔드는 이야기를 꺼낸다.
무언가 의심스럽다고 느끼는 순간, 두 소녀는 꼼짝없이 집안에 갇히게 된다.
친절했던 남자는 돌변하고, 그녀들은 살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데…
로비
LOBBY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6분
감독: 하정우
주연: 하정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시원, 차주영, 박해수
개봉: 2025.04.02.
배급: ㈜쇼박스
줄거리
"더럽게 싸움을 걸면, 어떻게 더럽게 싸우죠?" 연구밖에 모르는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은
라이벌 회사 대표 광우(박병은)의 뒷거래 때문에 기회도, 기술도 번번히 빼앗긴다.
그의 회사의 유일한 탈출구는 4조 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을 따내어, 한방에 자본을 확보하는 것! 하
지만 로비에 있어선 한수 위인 광우는 조장관(강말금)을 일찌감치 포섭한 상황, 창욱은 눈을 돌려 조장관의 최측근이자
실무를 쥐고 있는 남편 최실장(김의성)에게 접근해 더러운 싸움에 참전하게 되는데...
마침내 뒷거래가 이뤄지는 골프장에 한날 한시 각자의 목적을 위해 모인 로비팀들, 이들의 진흙탕 로비가 펼쳐진다!
올파의 딸들
Four Daughters
개요: 다큐멘터리 | 프랑스 | 108분
감독: 카우타르 벤하니야
주연: 올파 함루니, 에야 치카우이, 타이시르 치카우이, 핸드 사브리, 누르 카루이, 이흐락 마타르
개봉: 2025.04.02.
배급: ㈜쇼박스
줄거리
튀니지에 사는 올파에겐 네 딸이 있다.
어느 날 첫째 딸과 둘째 딸이 IS에 가담하기 위해 가출하고,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은 올파 가족의 이 비극을 허구와 실제 사이에서 재현하고자 한다.
화성특급
Mars Express
개요: 애니메이션 | 프랑스 | 89분
감독: 제레미 펜
주연: 레아 드루케, 마티유 아말릭, 다니엘 니호로베
개봉: 2025.04.02.
배급:킨 스튜디오
줄거리
23세기,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뒤섞여 살아가는 화성의 수도 녹티스.
사립 탐정 ‘알린 루비’와 그녀의 안드로이드 파트너 ‘카를로스 리베라’는 부유한 사업가 ‘크리스 로이 데커’에게 실종 사건 의뢰를 받게 된다.
사라진 이는 명문 사립대학에서 인공 두뇌학을 공부하던 여학생 준 초우. 화성을 가로질러 실종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녹티스의 배면
깊숙이 내려가 두뇌 농장, 부패, 로봇에 대한 비밀 그리고 실종된 소녀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화성의 잔혹한 비밀 속에서 그들은 무사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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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018년 <버닝> 개봉 이후, 차기작 소식이 들리지 않았던 이창동 감독이 최근 ‘The New Yorker’와의 인터뷰에서 신작 촬영 계획을 밝혔습니다.
새로운 장편 영화 작업에 대해 묻는 질문에 현재 영화의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며, 2025년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블랙 팬서 3>, 새로운 블랙 팬서 등장하나
‘The InSneider’에 의하면, 마블 스튜디오가 기존 시리즈에서 채드윅 보스만이 연기한 ‘티찰라’ 캐릭터를 새롭게 캐스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가을, 타 배우에게 티찰라 역을 제안하였지만, 거절당했고 마블은 여전히 적합한 배우를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당 결정은 13억 달러를 벌어들였던 1편보다 낮은 성적인 8억 5,900만 달러를 기록한 속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블랙 팬서 3> 역시 기존 시리즈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맡을 예정이며, 덴젤 워싱턴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바 있습니다.
톰 포드, <Cry to Heaven> 연출 예정
상징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싱글맨>, <녹터널 애니멀스>를 연출해 영화감독으로도 성공을 거둔 톰 포드가 GQ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디자이너 경력을 마무리하고 영화 제작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차기작 소식이 전해져왔습니다.
앤 라이스의 소설 ‘Cry to Heaven’을 원작으로 현재 캐스팅 작업이 진행 중이며, 2025년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작품은 18세기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오페라 세계에서 성공을 꿈꾸는 베네치아 귀족과 칼라브리아 출신의 가수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피아노> 제인 캠피온 감독,
아카데미 시상식 위해 마우라 델페로의 <Vermiglio> 공개적 응원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을 받은 감독 제인 캠피온이 이탈리아의 국제 장편영화 부문 출품작인 마우라 델페로 감독의 <베르밀리오 Vermiglio>를 위해 지원 사격을 나섰습니다.
지난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해당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말 알프스의 한 마을에서 사는 세 자매가 한 병사의 등장으로 인해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시대극입니다.
제인 캠피온은 관객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나를 완전히 매혹시켰다. 나는 그녀의 팬이다!”라며 극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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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잃어버린 순간들이 머무른 그 곳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눈컴퍼니’ 배우들의 출연작을 감상한 후 직접 그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며 즐길 수 있는 제24회 JIFF 특별전 ‘전주영화X마중’를 통해 ‘새출발’, ‘춘천, 춘천’을 잇는 장우진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 〈겨울밤에〉를 감상하고 왔습니다. 중년의 부부 흥주와 은주가 30년 전 처음 하루를 보냈던 춘천 청평사 인근을 다시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하룻밤의 이야기를 독특한 갈래의 전개를 통해 새롭고 묘한 체험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제한된 장소의 반복된 장면, 기이한 등장인물의 행동이 미스테리함마저 드는 젊은 감독의 패기 넘치는 작가주의적 프레임이 돋보이면서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관람이 끝난 후 출연한 이상희, 우지현 배우와 대화가 이어져 논리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던 작품에 대해 더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랑의 끝에서 마주한 시작의 시간, 다른 분들은 어떠셨을지 궁금하네요.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중요한 거라도 들어있나 보죠?”
중년의 부부 은주와 흥주는 과거 군 복무 시절, 함께 방문했던 춘천의 청평사를 30년 만에 방문하고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때 은주가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말하며, 택시는 다시 청평사로 되돌아갑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아 헤매던 중 두 사람이 처음 하룻밤을 보냈던 식당을 찾게 되고, 잠 못 드는 그날 밤이 다시 시작됩니다.
예고편│Trailer
영제: Winter’s Night│감독·각본: 장우진
출연진: 서영화, 양흥주, 이상희, 우지현 외 多
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91분
국가: 대한민국│등급: 12세 관람가
평점: 관람객 7.84, 평론가 7.4, 왓챠피디아 3.1
개봉일: 2020년 12월 10일
시청 가능 서비스: 단품 결제만 가능
참여: 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영화X마중: 눈컴퍼니
“시작하는 이들과 저물어가는 이들이 만난 겨울의 파편”
춘천, 그리고 청평사라는 제한된 장소를 무대로 중년기와 청년기가 교차되는 특이한 여정에 초점을 두고 냉랭함이 가득한 겨울이라는 계절에 갇힌 듯한 두 커플의 초현실적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감독의 전작처럼 청년과 중년의 시간이 때로는 따로인 듯, 때로는 함께인 듯 장면들을 채우고 흘러간 시간만큼 변해버린 그들의 마음을 몇몇의 장소들을 통해 미묘한 연결을 이어갑니다. 이러한 교차는 막 시작한 젊은 커플의 풋풋한 생기가 잃어버린 휴대폰에 대한 은주의 애착인 양 사라져버린 그들의 관계에 대한 미련과 염증을 드러냅니다. 과거 혹은 젊은 커플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대조적인 마음이 담긴 말과 행동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각자로 분열된 겨울밤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며, 이제는 불가능한 그 시절 서로의 감정에 대한 아련함을 전합니다.
전개에 있어 평행적으로 보이는 시간의 뒤틀림은 그렇게 쪼개진 그들의 의식을 표현하지만 이를 목격하는 관객에게 명확한 답변보단 궁금증을 일으킵니다. 환상일지 회상일지 모를 비선형적인 시간과 기억의 흐름에서 변질되어가는 관계, 감정을 확인시키고, 씁쓸한 사랑의 속성을 넌지시 던지며 엇갈린 여정의 시작과 끝을 통해 그들이 두고 온 것이 무언인지 접근합니다. 그렇기에 흥주의 끝은 은주의 시작으로 연결되고 마치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듯 조심스럽게 눈에 남은 발자국을 되짚으며 상실된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려 합니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의 폭포 앞 연못가 얼음은 젊은 커플 때처럼 버티질 못한 채 중년 부부의 부서진 현실을 깨닫게 위기를 초래하고, 결국 그때와 달라진 서로에 대한 의미를 뚜렷이 상반되게 보여줍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뜨겁게 끓어오르기도 하고, 차갑게 식어버리기도 한다는 걸 30년 전 함께한 장소와 계절의 프레임에 담아 두 인물의 상반되지만 속절없는 모습으로 끝을 향해 갑니다. 이미 시들어버린 관계에도 지워지지 않는 순백과도 같은 기억의 초상은 그곳에 남아있다는 걸 확인하고 간절히 찾길 원했지만, 찾을 수 없었던 휴대폰처럼 다시 회복되지 못할 만큼 냉랭하게 굳어버린 감정의 공백을 확신한 채 말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남녀의 사랑을 찢겨 버린 관계의 조각처럼 교차되는 시간과 기억의 순간으로 그려낸 장우진 감독의 영화 〈겨울밤에〉였습니다. 스산한 겨울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 두 커플, 독특한 구성의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네요. :)
한 줄 평 : 추억조차 상실되는 겨울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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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를 예열하는 탐정 느와르로 귀환하다
드디어 로버트 패티슨을 영화관에서 봤다. 사실 그의 작품을 해리포터 조연을 제외하고, 그가 주연으로 나온 작품을 단 한 개도 보지 않았다. 그래서 영화 <더 배트맨>에서 그가 연기하는 배트맨이 기대가 됐고, 그 기대는 옳았다. 배트맨 2년차의 브루스 웨인을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찰떡이었다.
영화 <더 배트맨> 시놉시스
영웅이 될 것인가 악당이 될 것인가, 운명을 결정할 선택만이 남았다
지난 2년간 고담시의 어둠 속에서 범법자들을 응징하며 배트맨으로 살아온 브루스 웨인. 알프레드와 제임스 고든 경위의 도움 아래, 도시의 부패한 공직자들과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활약한다. 고담의 시장 선거를 앞두고 고담의 엘리트 집단을 목표로 잔악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가 나타나자, 최고의 탐정 브루스 웨인이 수사에 나서고 남겨진 단서를 풀어가며 캣우먼, 펭귄, 카마인 팔코네, 리들러를 차례대로 만난다. 사이코 범인의 미스터리를 수사하면서 그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한 의도적인 메시지였음을 깨닫고, 리들러에게 농락 당한 배트맨은 광기에 사로잡힌다. 범인의 무자비한 계획을 막고 오랫동안 고담시를 썩게 만든 권력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만,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자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 해당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더 배트맨>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빛이 어디 있나요?
영화 <더 배트맨>을 다 보고 나서 영화관을 나오며 느낀 것은 ‘역시 빛은 좋은 것이다’, ‘사람은 빛 속에서 살아야 한다’였다. 영화 <더 배트맨>을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정말 형광등이든 자연광이든 빛 아래에 있는 씬이 거의 없다. 거의 모든 신이 밤거리에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어둠 그 자체의 모숨을 보여준다. 환경적으로도 거리의 어둠을 보여주면서 배트매느이 어두운 내면과 고담시의 어두운 환경이 합쳐지니 역대급으로 우울하고 침전하는 듯한 영화가 탄생했다. 어벤져스처럼 스펙타클하고 화려한 느낌을 기대한다면 그건 잘못 기대를 한 것이다. 덩말 우울, 침울의 끝판왕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나는 우울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3시간 가량되는 이 영화를 다 볼 수 있었던 이유는 bgm이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무거운 느낌이 강하게 들면서도 사람의 심장을 쪼이는 듯한 긴장감을 텐션감 높게 풀어내서 극도의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잘 풀어낸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공포를 예열하도록 하지...!
아직도 생각난다. 배트맨이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그 사운드. 둥두둥둥 둥두둥둥~ 의성어로 쓰니까 굉장히 하찮아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영화 <더 배트맨>은 빠르지 않다. 배트맨이 배트카를 몰고 추격을 할 때도 빠른 박진감이라기 보다는 무거운 위압감이 더 잘 느껴지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빠르게 적을 공격한다는 느낌보다는 적에게 공포감을 최대한 실어주고 그 공포가 극한에 달했을 때 두둥~ 하고 나타나서 처단하는 타입이다.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bgm만 흘러나오는 그 공포, 그리고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는 들리는데 주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암흑에 대한 두려움을 너무나도 잘 활용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대사에도 나온다. “공포는 도구다.” 이 대사가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데 그 말을 너무나도 잘 이용하고, 두려움과 공포를 이용해서 무법자들을 처단하는 배트맨의 정의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은 왜일까?
암흑 속에 있는 배트맨의 감정을 나 혼자만 잘 구분을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영화 보다가 없던 야맹증 생기는 줄 알았다. 스크린이 아주 온통 시꺼멓다,,, 영화 <더 배트맨> 속 브루스 웨인은 우울과 부노 이 두 가지 감정만을 가진 사람처럼 비춰졌다. 평상시와 범죄자들을 처단할 때는 우울하면서도 침착한 상태로, 자신의 가문에 대한 비밀이 폭로될 때에는 분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가문에 대한 비밀을 알고 좌절하면 무너지는 장면에서 조금 더 감정의 베리에이션을 줬더라면 왜 배트맨이 마지막에 스스로를 리벤저(복수)라고 일컫지 않고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희망이라고 말햇는지 더 설명이 잘 되지 안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복수가 곧 정의라고 믿으며 내가 바로 복수다라고 외쳤던 시그니처를 도시를 범죄로 물들인 자경단의 이비에서 똑같은 말을 듣자 나의 길이 잘못됐다는 허망함에 무너져서 정말 마지막 장면에서 누전되는 전깃줄을 자르면서 배트맨이 자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벌떡 일어나서 조명탄을 터뜨리더니 사람들을 구하러 가는 모습을 보고,, 음,,? 나의 해석이 잘못된 것인가,, 다음 편에서 조금 더 감정의 변화와 그 폭이 다채로운 배트맨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우울에도 그 종류는 다채로우니 말이다.
영화 <더 배트맨>은 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배트맨의 우울함에 함께 허우적대면서도 단 순간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중간중간 번역이 왜 저렇게 됐을까? 늬앙스를 잘 살리지 못한 장면들이 곳곳에 있어서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역작이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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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5주 최신 개봉영화(007 노 타임 투 다이, 수색자, 스쿨 아웃 포에버, 서유기: 재세요왕, 용과 주근깨 공주)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9월 4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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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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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뉴욕, 라이벌 갱단인 제트와 샤크 사이의 갈등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