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8-18 10:29:45
[JIMFF 인터뷰] 무채색의 꿈을 채색하는 영화
'오랜만이다' 이가섭 배우 인터뷰
무채색의 꿈을 채색하는 영화 '오랜만이다'의 이가섭 배우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영화로 선정된 '오랜만이다'는 같은 꿈을 꾸는 두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담아낸 영화다. 8월 13일, 엽연초하우스에서 이가섭('오랜만이다' 현수 역) 배우를 만나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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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영화 '오랜만이다'라는 작품에서 현수 역할을 맡은 배우 이가섭입니다.
영화 '오랜만이다'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오랜만이다’라는 영화는 누구나 다 겪었던 꿈이라는 소재에서 출발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등장하는 음악의 가사가 굉장히 와닿고,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로 만들어졌습니다. 음악이라는 소재, 꿈이라는 스토리, 색감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영화입니다.
관객들이 영화에서 주목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연경의 서사를 조금 주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른이 된 연경이가 사회를 생각하면서 버스를 타고 있는 장면에서 연경이의 눈을 보면 뭔가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연경이의 감정선을 따라가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악 가사와 이런 게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통해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어릴 때는 꿈이라는 게 항상 존재하잖아요. 그런데 점점 커가면서 꿈이라는 단어 자체가 되게 무채색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꿈이라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만 해도 저는 되게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극 중 현수가 하는 말을 듣고, ‘꿈이라도 가지고 있는 게 참 좋은 생각인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영화에서 꿈에 대한 위로를 주는 장면이 많았는데 배우님께서 위로받은 장면은 무엇인가요. 위로보다는 공감을 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내 손 앞에 있는데도 안 잡히는 느낌을 봤을 때, 그것을 보면서 ‘나도 그랬었는데, 나도 그랬었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극 중에서 피아노를 치셨는데 원래부터 피아노를 치셨나요? 아니요. 이번에 역할을 위해 연습했어요. ‘떴다 떴다 비행기’도 한 손으로만 할 줄 아는 실력이어서, 안 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노력하니까 되더라고요. 뭔가 취미가 생긴 것 같아 즐겁고 좋았습니다. 극 중에 ‘비창’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냥 헤드폰 쓰고 혼자서 치고 있으면 괜히 ‘나 좀 뭔가 멋있어 보여’ 이런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웃음).
영화 속 가장 좋아하는 OST는 무엇인가요. ‘너의 말들은’이라는 곡이요. 가사에 ‘내가 나의 말은 나를 좀 무너지게 만드는데 너의 말은 나를 안정적으로 만든다’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과거 연경이가 현수한테, 현수가 연경이한테 해줄 수 있는 말들이었다고 생각해서 더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영화 풋풋한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요. 웃으면서 볼 수 있는 편한 영화이고, 좋은 음악들이 많이 있는 영화이니 즐겁게 많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김혜지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민서, 신효림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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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치 디스패치 (The French Dispatch, 2021)
* 본 리뷰는 <프렌치 디스패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렌치 디스패치 (The French Dispatch, 2021)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틸다 스윈튼, 프랜시스 맥도맨드, 빌 머레이, 제프리 라이트, 오언 윌슨, 레아 세이두, 티모시 샬라메, 베니시오 델 토르, 스티브 박, 마티유 아밀릭 등
장르: 드라마, 코미디, 옴니버스
러닝타임: 108분
개봉일: 2021.11.18
프렌치 디스패치의 마지막 호
20세기 중반, 프랑스의 가상 동시 '블라제'의 다양한 희로애락을 담으며 유통 중인 미국의 주간지 <프렌치 디스패치>. 수십 년간 발행인을 맡아온 편집장 '아서 하워치 주니어(빌 머레이)'가 어느 날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면서, 동시에 그의 잡지도 폐간된다. 그가 남긴 유언 그대로. 따라서 <프렌치 디스패치>에 헌신해온 위대한 저널리스트 4인은 편집장과 잡지의 마지막을 애도하는 차원에서 특종 기사들을 써내려간 후 잡지의 마지막 호를 완성한다. 블라제 거리의 과거와 현재를 전하는 '새저랙(오언 윌슨)', 교도소의 미치광이 예술가의 일생을 조명한 '베렌슨(틸다 스윈튼)', '68 학생운동'을 기사로 다룬 '크레맨츠(프랜시스 맥도맨드)', 경찰청장 아들의 납치사건에 함께 휘말렸던 '로벅 라이트(제프리 라이트)'까지. 그렇게 <프첸치 디스패치>의 마지막 호가 완성된다.
잡지의 영상화, 집요한 연출로 세공
'웨스 앤더슨'의 발칙한 상상력과 집요한 연출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정점에 달했다고 느꼈던 그의 작법은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도 흔들림이 전혀 없다. 동화 같은 파스텔 톤 색감, 누군가 쫓아오듯 빠르게 쏟아대는 많은 양의 대사들, 대칭·수직·수평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구도의 안정감 같은 감독의 대표적 특징은 이번 작품에서도 강하게 존재감을 뽐낸다.
'웨스 앤더슨' 감독을 대표하는 미장센 외에도 '잡지'라는 매체를 담고자 한 영화의 본질에 충실한 기법을 적극 활용한다. 각 저널리스트의 섹션을 넘길 때마다 마치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듯 인쇄물 형태의 레이아웃을 화면에 구현하여 '잡지의 영상화'를 톡톡히 실현한다. 특히 '라이트' 기자의 섹션에서 다룬 애니메이션 기법은 잡지 속에 코너로 있을 법한 코믹스 구간을 표현한 듯하다. 흑백과 컬러의 빈번한 전환은 색깔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함으로써 특정 장면을 강조하는데 적절한 도구로 사용되며 각진 화면 분할은 마치 여러 칸으로 구성된 잡지의 한 페이지를 보는 느낌을 준다. 기존 작품들 이상으로 강해진 장면과 구도에 대한 그의 집착이 아기자기하고 발칙한 상상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킨 것이다.
저널리스트에게 바치는 러브레터
단순히 연출에만 공을 들인 영화는 아니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현재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잡지'라는 언론 매체에 대한 과거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함으로써 세계 곳곳의 사건사고와 정보, 그리고 그 속에 내포된 의미를 전달하고자 고군분투했던 저널리스트들에게 헌사를 바친다. 실제로, 감독은 '뉴요커'라는 잡지의 애독자였고 해당 잡지에서 활동했던 기자들을 모델로 삼아 영화 속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감독은 이 작품을 '뉴요커'의 저널리스트들에게 바치는 러브레터라 칭했다. 이 얼마나 로맨틱한 표현인가. 그는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전세계를 누비며 열정적인 취재를 하는 것은 물론 범죄 사건에 얽히더라도 목숨을 걸고 특종을 건져오는 기자들의 전문성을 높이 샀다. 어느덧 잡지와 신문 같은 정식 언론 매체들보다는 SNS에 떠도는 스트레이트 뉴스와 유머를 위한 짧은 문구들만을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시대가 오고 말았지만, 과거 수십 페이지의 지면이 사진과 글들로 꽉 채워진 잡지를 보며 행복을 느꼈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그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써 <프렌치 디스패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초호화 캐스팅, 적은 분량에도 존재감甲
수많은 명배우들을 사단으로 데리고 있는 '웨스 앤더슨' 감독답게 <프렌치 디스패치>에도 절륜한 연기력을 가진 명배우부터 핫한 청춘 스타까지 수많은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총출동했다. '웨스 앤더슨'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빌 머레이'와 '오언 윌슨'부터 '틸다 스윈튼', '에드워드 노튼', '애드리언 브로디', '월럼 더포'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앤더슨 감독과 함께했으며 '프랜시스 맥도맨드', '티모시 샬라메', '베니시오 델 토르', '레아 세이두' 등의 배우들까지 더해져 캐스팅이 그 어떤 작품보다 화려하다. 이 중 대사가 단 몇 줄 뿐인 적은 배역을 맡은 배우도 있지만,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앤더슨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티모시 샬라메'와 '베니시오 델 토르'다.
'티모시 샬라메'는 연기천재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게 '제피렐리'라는 학생 운동가로 분하기 위해 완전히 다른 목소리로 연기 톤을 잡았고, 오랜 경력을 가진 배우들 사이에서 특유의 산뜻함으로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다. 물론, 그의 퇴폐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파리'라는 도시와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인물은 '티모시 샬라메'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속성이며 그와 호흡을 맞춘 '프랜시스 맥도맨드', '리나 쿠드리'와의 케미스트리 역시 빛난다. 그리고 대사는 많지 않지만 묵직한 카리스마와 표정 연기로 광기의 예술가를 연기한 '베니시오 델 토르'는 대단한 흡입력으로 관객들을 해당 에피소드에 매료시킨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레아 세이두'와의 독특한 로맨스도 의외의 매력을 일으킨다.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내에 열 명이상의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다보니 각 배우에게 할당된 시간은 많지 않다. 따라서 배우가 가진 역량을 절반도 채 보여주지 못하지만, 마치 잡지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스타들의 이미지를 감상하는 듯 친숙한 배우들의 등장을 통해 반가움을 느끼게 해준다. '웨스 앤더슨'의 작품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겠는가.
감독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
<프렌치 디스패치> 속 편집장 '아서 하위치 주니어'와 영화의 감독 '웨스 앤더슨'은 어떤 면에서 굉장히 닮아 있는 존재다. 이 두 사람은 분명 보통의 편집장 혹은 감독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 방식을 고수한다. 이는 효율성과 상업성을 중시하는 통념과는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는 면에서 확고한 자기세계를 가진 아티스트들의 고집처럼 보이기도 한다. 앤더슨 감독은 영화 속 편집장에게 자신을 투영시켜 복잡하면서도 정교함을 가진 자신만의 제작방식에 대한 자부심과 자기만족을 드러낸다. 이러한 감독의 확신,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굳건한 지지가 있기 때문에 촘촘하게 높이 쌓아올린 그의 탑은 흔들림 없이 영화를 지탱하고 있다. 비록 <프렌치 디스패치>는 편집장의 죽음으로 인해 막을 내렸지만, 앤더슨의 작품세계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몇십년간 지속되었던 주간지의 발행처럼 앤더슨의 미학적 세계관은 계속해서 펼쳐질 것이다. 감독의 소신이 예술에 삼켜지지 않고 체계적인 구조를 갖춘 틀로써 오랜 시간동안 순수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흔히 말해 예술병에 걸렸다는 평을 받는 감독들과 '웨스 앤더슨' 감독이 분명히 다르다는 지점이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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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자 씨가 합당한 보상을 받는 사회를 꿈꾸며
꿈이야 생시야
이 영화의 주인공은 경기도 어느 곳에 사는 덕희(라미란)이다. 어느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덕희. 덕희에게 돈이 필요하다. 이유는 얼마 전에 덕희가 보이스피싱을 당했기 때문이다. 3200만 원을 잃은 덕희. 아이들이 묵을 곳이 없어 엄마 덕희는 미안한 맘뿐이다. 마음고생이 심한 덕희. 은행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실신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경찰에 신고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속에 들끓는 화를 잠재우기란 어려웠다. 위기에 처한 덕희. 그 와중에 누군가에게 전화가 온다. 김성자 씨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보이스피싱 사기를 직접 친 사기꾼이다. 받은 전화에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들린다. "저, 저번에 통화했던 손 대리(공명)입니다. 내가 아는 거 다 말할게요. 그냥 신고만 해주세요. 제보할 것이 있어요."
이거 왜 진짜야?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경기도 화성시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 씨가 겪은 일이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된 것이다. 보통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 때 지켜야 할 것들이 몇 있다. 바로 연출로 어디까지 공격하고 누구를 지켜줄 것인가? 에 대한 부분이다. 영화는 후자 ‘지켜줄 것’에 대한 부분을 아주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 영화가 정말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당연히 후반부에 있다. 여기까지 가는 과정을 주인공 덕희의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풀어냈기 때문에 실화를 가져온 이유가 나름 충족이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 공격할 것인가’라는 점에서는 영화가 실화 전부를 담지 못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영화 엔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 쓸 수는 없겠으나,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이라면 거의 다 예상할 수 있을 듯하다. 참고로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김성자 씨는 이 일을 해결한 후에 경찰 측에서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셨다고 한다.
범인은 포스터와 제목
이 영화 <시민 덕희>를 보고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은 장르적으로 재미있었다는 점이다. 범죄물로서 재미있을만한 요소는 잘 갖춘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범죄물로 재미있으려면’ 뭐가 필요할까? 무시무시한 빌런, 선한 주인공, 유쾌한 조연들(사이드킥), 개성 넘치는 캐릭터부터 간단한 플롯까지 <시민 덕희>에는 다 있다. 이런 것들이 그냥 소소한 성취 같아 보이지만 좋은 선택이었다. 이 영화의 기획의도가 뭘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그중 하나가 이 실화에 대한 내용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잔인하거나 폭력적이거나 이야기가 어렵다거나 하는 영화였다면 관객들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고르지 않을 것이다. 일단 재미있을만한 건 다 갖춰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당연지사다. 이 <시민 덕희>는 이런 점에서 영리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영화가 영리한 영화인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극 중 한 명의 캐릭터 때문이다. 이 캐릭터는 사실 첫 등장만 보면 이 작품과 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소재가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인물은 캐릭터가 하는 어떤 행동처럼 계속해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존재감은 범죄/수사물의 클리셰를 본작이 비튼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사실 글쓴이는 보면서 놀랐다. 이 인물이 궤도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시작해 어디에 도착하는지를 잘 맞춰놓은 것이 기능적이지도, 줄거리에서 무의미하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전형적인 캐릭터가 등장한 탓에 이 인물의 끝마무리가 살짝 모호한 감이 있긴 하지만 흐름을 깨는 정도는 아니다.
상남자식 연기법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라미란 배우의 연기에서 엄청난 박력이 느껴졌다. 라미란 배우는 장면마다 힘을 주고 풀면서 영화를 끌고 간다. 가령 라미란 배우가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다. 영화는 이 장면마다 중심을 쾅 주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실 이 장면이 오기까지 플롯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이 에피소드 자체는 100% 실화가 아니기 때문에, 허구의 무언가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몇 배우는 뛰어난 감정연기로 서사에 생긴 구멍을 메꾸기도 하는데, 이 <시민 덕희>의 라미란 배우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런 감정연기는 영화 중반부-중후반부에서는 잠잠해진다. 왜? 공간을 바꾸고 난 다음 덕희의 연기는 받아주는 형태를 띠고 있다. 그야 이 환경에서는 이무생 배우의 악랄한 빌런 연기, 손대리의 서사, 장윤주-염혜란 배우의 코미디가 두드러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를 앞두고 자기가 전면에 굳이 안 나서도 되는 걸 잘 아는 듯이 라미란 배우는 튀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 두 격차는 주인공 덕희가 가진 소시민적인 특징과 함께 영웅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었다. 보통 이런 류의 실화 바탕 영화/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강단이 센 인물로 묘사되는 경우가 몇 있는데 이런 류의 비판을 피해 갈 수 있을 법한 좋은 퍼포먼스였다.
최소한만 유지하고
좋은 점도 많은 <시민 덕희>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완벽하게 매끄럽지는 않았다. 사실 편의적으로 전개하는 감이 어느 정도는 있다. 가령 영화에 등장하는 두 번의 위기가 그렇다. 첫 번째 위기는 주인공 덕희에게 일어난다. 이런 류의 일이 주인공에게 일어난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데, 이 사건을 삽입하고 싶었더라면 전후 조짐에 대해 살짝만 더 들어가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쓴이는 이 두 인물의 퇴장이 밀린 방학숙제하듯 구석으로 밀어 넣기 위해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이는 이 주인공이 공간을 바꾸고 나서 어떤 행보를 보여주는가? 와도 관련이 있다. 이곳이 유럽만큼 경비가 그렇게 많이 들진 않겠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글쓴이는 손 대리 캐릭터에서 현실감도 있었지만 반대로 큰 허점도 느껴졌다. 손 대리 자체가 허술하다. 가령 덕희와 통화하는 처음과 두 번째 장면이 그렇게 설득력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이 사람의 서사도 빈약하다. 왜? 와 어떻게? 가 없이 그냥 결과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현실적으로 잘 설정됐으면 이야기가 더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람도 역시 평범한 사람이고 어느 관점에서는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억척스러운 캐릭터들
이 영화에서 느껴진 두 번째 단점은 인물들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글쓴이가 ‘나만 이런가’ 싶어서 몇 후기를 찾아봤는데 많은 분들이 특정 배우의 연기에 대해 코멘트를 했다. 글쓴이는 이 배우 말고 극 중 대다수의 캐릭터에게 느꼈다. 특히 염혜란 배우와 안은진 배우 캐릭터에서 강했다. 염혜란 배우 연기 잘한다. 안은진 배우도 연기 잘한다. 하지만 둘은 전혀 친해 보이지 않는다. 좀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글쓴이는 영화의 많은 부분에서 감정이입의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시각적으로도 염혜란 배우가 47세고 안은진 배우가 32세라서 15살의 터울을 극복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정서적으로 각본과 연출이 이 둘의 관계를 돈독하게 보이지 못한 것 같다. 장윤주 배우가 맡은 역할도 갑자기 화를 내거나 느닷없이 기뻐하고 있다. 이런 각자 자기 색이 강한 영화의 재료들이 적지 않게 보이는 것은 이야기의 흐름이 덜컹거린다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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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민족과 부족, 국가와 가족 사이에서
파더 앤 솔저|Father and Solider
마티유 바드피에|Mathieu VADEPIED
France, Senegal|2022|101 min|DCP|Color|Fiction|12|Asian Premiere
시놉시스
1917년, 바카리 디알로는 강제 징집된 17세 아들 티에르노의 곁을 지키기 위해 프랑스군에 입대한다. 두 사람은 함께 전선에 투입되고, 전쟁에 직면한다. 티에르노가 남자가 되는 법을 배우는 동안 바카리는 그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프로그램 노트
1차 대전 당시 프랑스령 세네갈. 프랑스인들은 세네갈인들을 징집하여 유럽의 끔찍한 전쟁터로 보낸다. 척박한 땅에서 아들 티에르노와 가축을 치며 가족을 먹여 살리는 아버지 바카리는 프랑스 군인이 나타난다는 소문만 들리면 징집 대상인 아들을 은신처로 보내 숨어 있도록 하지만 아들은 결국 세네갈에 있는 신병교육대로 끌려간다. 아버지는 아들을 데리고 탈출하기 위해 자원입대를 하고,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하여 부자는 유럽 전선으로 끌려간다. 한 전투에서 100만 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한 곳, 같은 아프리카인들끼리도 서로를 속이고, 강도 행각을 벌이는 전선에서 어떻게든 아들을 찾아 탈출하려는 아버지와 프랑스어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휘관의 눈에 들어 영웅이 되려는 아들은 서로 다른 전쟁을 겪게 된다. 2022년 칸영화제 Un Certain Regard 섹션의 개막작이었던 이 작품은 아버지의 애틋한 정과 덧없는 전쟁이 남긴 상처를 보여주는 휴먼 드라마다. (전진수)
평범한 부자 이야기가 아니다
어디서나 익숙하게 쓰이지만 의외로 오래되지 않은 말이 있다. 일본 메이지 유신 시대에 만들어진 단어, 민족이다. 민족은 'Nation'을 한자로 번역한 말이다. 언어나 문화, 국기나 국가(國歌) 같은 상징을 공유한다고 여겨지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혁명을 기점으로 민족 개념이 퍼졌다. 한 민족이 한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생각도 널리 퍼졌다. 실제로 새롭게 생겨난 나라도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즉, 민족은 혈통과 관련된 말이 아니다. 자연적으로 존재한 개념도 아니다. 근대 국가가 만들어질 때 생성된 새로운 관념이다.
그런데 민족을 만드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의 경우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거나 대표팀에 내분이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정부가 청문회를 연다. 축구에 미쳤기 때문이 아니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가 많은 축구 대표팀은 그 자체로 프랑스의 통합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드피에 감독의 <파더 앤 솔저>는 특별하다. <파더 앤 솔저>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한 부자의 이야기를 통해 민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그 과정에서 땅에 뿌려진 피와 땀의 의미도 들려준다.
눈물겨운 부성애
얼핏 보면 <파더 앤 솔저>는 평범하다. 아들을 보호하려는 부성애 이야기는 익숙하다. 물론 그만큼 호소력이 짙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군은 병력이 부족해지자 세네갈 땅에 사는 부족민을 강제로 징집한다. 티에르노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카리는 아들을 빼돌리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그러자 그는 자원입대한다. 아들을 보호하고, 집으로 보내기 위해서. 방법도 여러 가지다. 티에르노를 후방에 남기기 위해 취사병 보직으로 보내려 로비하고, 은신처를 찾거나 탈영 계획을 짜기도 한다.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자 자기 한 몸을 희생한다. 전투 중 독일군 포로가 된 아들을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독일군 진지에 침투한다. 아들을 구출해서 프랑스군 참호로 돌려보내는데도 성공한다. 비록 자기는 총 맞아 쓰러지지만.
이처럼 <파더 앤 솔저>는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시점에서 묵직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러니 설사 흔한 스토리라 해도 심금을 울리기에는 충분하다.
세네갈 부족민, 프랑스 군인이 되다
반면에 아들의 시점에서 보면 <파더 앤 솔저>는 전혀 다른 영화다. 원치 않게 프랑스군에 입대한 티에르노. 그도 처음에는 집을 그리워한다. 전선에서 친구가 총에 맞아 죽고, 자기도 죽을 위기를 여럿 넘기면서 귀향을 꿈꾸는 마음은 더 커진다.
그는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달라진다. 프랑스군과 독일군 참호 사이에 방치된 친구 시신을 수습해 오는 등 무공을 보여준 결과 상병으로 진급한다. 다른 병사에게 명령을 내리고 프랑스 지휘관들과 교류하면서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보호 때문인 걸 알면서도 아버지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자기를 증명하려는 만용을 부린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사춘기 아들의 반항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가지 특별한 요소가 끼어든다. 바로 프랑스다. 이등병 티에르노가 상병을 거쳐 하사까지 진급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무공 외의 무기가 있었다. 의사소통 능력이다. 티에르노는 아버지와 달리 프랑스어를 구사할 줄 안다. 그는 프랑스군 장교와 아프리카 출신 병사들 간의 가교였다. 그 결과 티에르노의 변화에는 전혀 다른 의미가 깃든다. 그는 단지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고 반항하는 게 아니다. 그는 프랑스인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따라서 제1차 세계 대전을 두고도 아버지와 아들은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바카리는 부족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독일과의 전쟁도 무의미한 살육일 뿐이다.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한 탈영도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티에르노는 다르다. 그에게 이 전쟁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탈영은 하나의 공동체인 프랑스를 배신하는 선택이다. 그가 아버지와 달리 전선으로 복귀하고 프랑스를 위해 싸운 이유다.
민족과 부족, 국가와 가족 사이에서
아들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면 바카리의 부성애도 달리 보인다. 그의 죽음은 이제 단순한 희생이 아니다. 마냥 가슴 아픈 감동도 아니다. 질문이다. 한 민족이라는 자각도 없이 참호에서 죽어간 이들에게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전쟁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가족을 잃고, 가족이 찢어진 채로 그들이 지켜낸 국가와 민족은 또 무슨 의미인지. 식민지에서 끌려와 파리 개선문 밑에 묻힌 이름 모를 군인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다른 부자 관계도 바카리가 던지는 질문에 힘을 실어준다. 영화에는 프랑스군 장성 아버지와 중위 아들이 등장한다. 이 아들은 아버지가 자기 능력이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푸념한다. 실제로 아버지는 병사들을 독려하기 위해 아들 부대를 방문했을 때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그러나 아들이 작전 중 전사하니 아버지는 마침내 그를 인정한다. 성대한 장례식을 열고 아들에게 훈장을 수여한다. 가족 대신 민족과 국가를 선택했다고 칭찬한다. 과연 이 아들은 아버지의 칭찬에 기뻐할까? 의문이 남지 않을 수 없다.
<파더 앤 솔저>는 얕은 영화일 뻔했다. 이야기는 전형적으로 흐른다. 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 제목도 한몫한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결말의 맥락은 복잡하다. 그만큼 여운은 길다. 2022년 칸영화제 Un Certain Regard 섹션의 개막작답다. 익숙함을 뒤집어 고뇌의 시간을 선사한 바드피에 감독의 재능도 빛난다.
영화 <파더 앤 솔저> 상영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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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아주담담 & 짧은 영화, 긴 수다
아주담담 & 짧은 영화, 긴 수다는 다양한 작품과 게스트들이 하나의 주제 하에 모여 활발하게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10월 7일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 6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진행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2에 참여하여 영화를 더욱 깊이 들여보는 시간을 가졌다.
<홍이>, <파동>, <3학년 2학기>, 이 세 작품의 감독 황슬기, 이한주, 이란희, 배우 변중희, 박가영이 함께했다.
<홍이> 황슬기 감독, 변중희 배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한 10월 2일부터 계속 머물고 있다는 황슬기 감독은 틈틈이 영화도 챙겨보고 이번에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추천할만한작품으로는 박송열 감독의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를 추천했다.
영화를 소개하기를 홍이는 30대 후반 경제난에 시달리는 한 여자가 자신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서 요양원에 있는 엄마를 데려오면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이며,
제가 어떤 겪었던 경험담과 그런 걸 듣고 보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쓰고 영화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황슬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홍이>. 이번 작품을 제작할 때를 되돌아보면 즐거운 순간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함께 만드는 영화를 함께 만드는 동료의 소중함을 정말 많이 느꼈다고 한다.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첫 장면을 찍으면서 스태프들이랑 얘기하고
각자가 일을 나누어서 더 얼마만큼 마음을 쓰고 신경을 쏟느냐를 같이 나누는 작업이 영화의 완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희 배우는 홍이 엄마로서 딸이 듣는 엄마의 목소리 그리고 딸이 살짝 보는 엄마의 표정이 엄마의 다가 아니라는 것과
모성에 대한 것들을 표현하는 방법이 반어법적으로 나오는데,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며 그 마음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황슬기 감독은 홍이에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미워할 수도 없고 더 사랑할 수도 없는 모습인데,
화학 작용을 내는 게 저 영화에 잘 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10월 9일 10시에 마지막으로 상영하는데 그 모습들을 보러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파동> - 이한주 감독, 박가영 배우늘 배우로 영화제를 참가했던 이한주 감독이 <파동>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그의 첫 연출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물결 파에 겨울 동을 써 파동이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서울에서 철도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문영이라는 인물이 오랜만에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면서 기억을 쫓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리고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상호라는 인물이 문영의 고향을 내려가게 되면서 두 가지 이야기가 왔다갔다 하면서 조금씩 교집합을 만들어내고 있는 영화라고 전했다.
<파동>은 의도적으로 파편적이고 불친절하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이러한 장르를 선호한다는 이한주 감독은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며,이미지로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자신에게는 인상 깊었기에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으며 파동에서 그런 부분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전부터 이한주 감독과 여러 작품을 같이 했다는 박가영 배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영화에 대해서, 그리고 영화의 창작에 대해서 많은 소통을 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같이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장편으로 써져 있는 글들이 자신이 좋아했던 어떤 시기를 구현할 수 있는 소설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박가영 배우는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로 풍경을 꼽았다. 전북 남원의 지리산 쪽에 있는 작은 동네에서 촬영을 했다는 <파동>.사라져가는 동네를 추억할 수 있고, 누군가들이 떠오를 수 있는 공간, 쓸쓸하지만 그럼에도 존경할 수 있는 것들,
그런 풍경들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한 흔적들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 그 풍경들을 인물이 나오지 않은 순간에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이한주 감독은 넓은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봐 달라 청했다.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복잡하고 힘든 영화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속 3명의 인물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개인적인 성장을 이룬다.
영화를 볼 때, 각기 다른 세 명의 인물들을 통해 개인의 어떤 시절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을 꼭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 유이하 배우, 김성국 배우첫 장편 영화 <휴가>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이란희 감독은 두번째 장편영화 <3학년 2학기>로 다시 부산을 찾았다.늘 청소년 노동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란희 감독은 뉴스에 현장 실습생들 사고 소식을 듣게 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연히 첫번째 장편 영화 <휴가>를 통해 만난 현장 실습 하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부모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두번째 장편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김성국 배우는 <3학년 2학기>는 실습생들의 성장과정을 많이 보여주는 영화라고 한다.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행동하는 부분이 재미있는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한다.
유이하 배우는 결말을 다 알면서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보며 "한 번만" "한 번만" 하며 응원하게 되는데, 자신과 같은 지점에서 같은 생각을 하며 자신이 했던 말들을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란희 감독은 현장 실습생 사고 소식은 보통 뉴스로 접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실습을 같이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직업계 고등학생들에 대해 글자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학생들로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상영시간표]
<홍이>
10/6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7 10: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10/9 10:0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파동>
10/6 12: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7 09: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10/8 15: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3학년 2학기>
10/6 16: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10/8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9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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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요.
12년 만에 돌아온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5월 9일 브리짓의 생일로 시작한다. 브리짓을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머릿속으로 재생되는 ‘All by myself’가 흐른다. 소파에 앉아 홀로 Happy birthday to me를 부르다 ‘내가 어쩌다 또 이런 꼴이 됐을까?’하고 말하며 All by myself 음악을 꺼버리는 브리짓.
생일 아침엔 널 빨리 낳으려고 매운 것을 먹고, 23시간이나 진통을 했다는 엄마의 무용담과 남자 없이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엄마의 잔소리로 시작했다. 예쁜 아기와 턱이 멋진 남편은 없지만, 다이어트에는 성공했고 아직 양로원에 가기엔 너무 팔팔하니, 삶이 우울한 것만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43살 이나(?) 된 것을 직장 동료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한다. 그녀의 바람과 다르게 출근과 동시에 장난스럽게 만든 R.I.P(rest in peace ; 편히 잠드소서) 비석 이미지를 건네 주며, 생일케이크 가득 43개의 초를 꽂아 노래를 불러주는 동료가 있으니, 그녀는 사랑받는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판넬로 RIP비석을 들고 있는 것을 보며, 기분이 이상했다. ‘저기요... 43살이 그렇게 많은 나이인가요?' 아마도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가지기엔 어려운 나이임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처음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보았을 때, 그러니까 2001년 나는 이십대 초반이었고, 서른 두 살 영국에 살고 있는 브리짓을 보며 삼십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하고 생각했다. 적극적으로 살기로 위해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 브리짓처럼, 나 역시 한동안 쓰다 멈춰 둔 일기를 다시 쓰고 싶었다.
사실 영화에서 브리짓은 내내 엉망진창의 삶을 사는 것 처럼 나오지만, 바람 핀 남자에게 이대로 질 수 없다며 자존감 회복을 위해 술을 버리고, 책을 새로 사고, 운동을 하고, TV매체로의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는 멋진 사람이었다. 사실 면접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꽤나 좋았다. 어찌되었든 나를 꾸며 가식적으로 보이려고 한 방송국에서는 부족함을 들켜 버리고, 상사랑 자서 지금 직장을 그만 둬야 한다는 솔직한 대답에 출근하라고 한 것은 영화에서 내내 이야기 하고 있는 “지금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요.”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니까.
브리짓 존슨의 일기 시리즈는 로맨스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사실은 브리짓의 현실적인 고민과 자아발견 성장의 이야기다. 뉴스 PD로 살고 있는 43살에도 직장에서의 자신의 자리를 걱정하며, 남들이 하기 꺼리는 일에 자원하고, 아빠가 누군지 모를 임신에도 일단 내 아이임은 확실하니, 자신의 결정대로 앞으로 성큼 성큼 나아간다.
다이어트에는 성공했지만,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여전히 엉뚱하고 실수하고 그럼에도 불구 하고 잘 웃고, 잘 헤쳐 나가는 브리짓의 시간을 지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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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적 이성’ vs ‘이성적 종교’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좁디좁은 창문, 겉보기보다 넓고 깊은 집 구조, 음습한 지하실, 전파를 차단하는 벽, 장치를 달아두어 열 수 없는 문. ‘사이비’ 혹은 ‘이단’의 딱 들어맞는 은유다. 흥미로운 건 영화가 이 은유를 비틀어 종교와 이성의 ‘적대적’ 관계를 재현하는 방식이다.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모르몬교 신자인 두 젊은 여성 반스와 팩스턴이 종교에 ‘속고’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매그넘 콘돔이 실은 일반 콘돔과 사이즈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남자의 허세와 마케팅의 흔한 거짓말이 합쳐진 무수한 거짓말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두 사람의 대화는 그들의 현재와 다른 듯 닮았다. ‘콘돔’이라는 성적 상징물은 (적어도 교리의 측면에서는) 정반대에 있는 두 여성의 보수적 삶과 대비를 이루지만, 동시에 그들의 종교적 ‘확신’이 실은 마케팅 회사의 거짓말과 닮은 구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암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믿음으로써 속고 있다.
반스와 팩스턴은 ‘누가 봐도’ 모르몬교고, 사람들은 대개 두 사람을 무시하며 종종 모욕적인 방식으로 두 사람을 조롱한다. 그런 그들에게 교리에 관심이 있다며 방문을 요청한 중년 남성 리드의 존재는 반갑고 귀하다. 그러나 따뜻하고 온화한 미소를 가진 리드와의 몇 마디 대화에서, 반스와 팩스턴은 본능적으로 불안을 느낀다. 리드는 한때 일부다처제를 허용한 모르몬교의 교리, 유일신을 숭상하는 종교의 난점 등을 두고 두 사람과 토론하고자 한다. 그는 주제에 관한 깊이 있는 식견과 분명한 입장으로 그저 호의를 갖고 교리를 설명해주러 왔을 뿐인 두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 리드의 정중하고 부드러운 태도는 불안을 상쇄하는 알리바이가 되어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금세 판명난다. 그러나 이미 문은 잠겼다. 두 사람은 갇혔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전화도 되지 않는 집. 리드는 여전히 정중한 태도를 잃지 않지만 점점 더 거세게 두 사람을 몰아붙인다. 반스와 팩스턴은 완전히 겁에 질린다. 리드의 논거는 분명하다.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유일신 종교가 여러 지역의 신화를 갈무리해 신비화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특징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그리고 모르몬교까지 반복되어왔다 등등. 여러 신화의 짜깁기와 변형이 유일신 종교의 근원이라는 주장이다. 뒤이어 정교하게 설계된 리드의 반反신앙 실험이 이어지고, 두 사람 그리고 그들의 믿음은 탈진해 소진할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극한에 몰린 순간, 세 사람 사이에 반전의 계기가 싹튼다.
리드의 주장은 타당하다. 종교의 사회적 필요성에 관한 논의와는 별개로, 여러 역사 및 문헌 연구로 입증된 내용이다. 그러나 이성으로 무장한 리드는 이성을 ‘믿는’ 듯 보인다. 그것도 ‘종교적’인 방식으로. 그는 자신의 종교 비판에 심취해, 이를 종교적 믿음의 대상으로 구축했다. 한편, 반스와 팩스턴은 리드와 맞서는 방법이 신실한 믿음이 아닌 논리적 반박이라는 점을 깨달아간다. 힘으론 못 이겨도, 머리로는 이길 수 있다는 자각이다.
그러니까 ‘이성적’ 인간인 리드는 거짓 신화에 기댄 통제가 종교의 근원이라는 주장을 ‘종교적’으로 신봉하고, 그에게 대항하는 두 명의 ‘종교적’ 인물은 ‘이성적’ 추론을 무기 삼아 맞선다. 이 구도에서 폐쇄적 믿음에 갇힌 건 오히려 이성의 소유자 리드다. 그는 자기가 비판하는 사이비, 이단의 폐쇄성을 그대로 구현한 듯한 집에 살며 그 집에서 자기가 옳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여성 종교인을 고문, 감금해왔다. 반면 모태 신앙인 반스와 팩스턴은 자신의 종교와 닮았다고 할 수 있는 폐쇄성을 지닌 리드를 피해 그의 집(즉 ‘사이비’ 혹은 ‘이단’)에서 빠져나가고자 한다. 영화는 이성과 종교의 통념적 구도를 뒤집어, 스릴러·공포 영화의 오랜 무대인 집을 폐쇄적 믿음의 상징물로 변환하여, 과연 누가 ‘이단(heretic)’인지 묻는다.
젠더 역학의 측면에서, 종교와 이성에 대한 영화의 비틀기는 더한층 깊어진다. 확신에 찬 중년 남성과 그가 설계한 세계에서 두려움에 떨다가도 상대의 무기를 탈취해 자기 자신들을 가둔 감옥의 설계도를 조금씩 깨달아가는 젊은 여성. 이들이 만들어내는 젠더·연령의 권력 구도는 이 영화가 종교와 이성에 관한 통념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해 장르 영화의 재미를 생산한다는 점을 넘어, 통제와 자유라는 더 넓은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인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 등에서 호흡을 맞춰온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의 기교가 돋보이는 장르 영화의 재미에 충실한 영화다. 동시에 장르 영화의 문법과 소재 곳곳에 전통적 상징을 비트는 것들을 배치한 익살과 통찰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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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인 액션 / 역시 퓨리오사 / 안야 테일러 조이의 강렬한 카리스마 / 아역 배우의 독기어린 눈빛 연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으로 엔드크레딧 전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영상이 잠시 나옵니다.
엔드크레딧 후에는 있나 싶은 허무한 영상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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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메인 예고편
“그건 제 아들이 한 짓이 아니에요” 어린 아들 ‘아르망’의 담임 ‘순나’로부터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게 된 ‘엘리자베스’ 학교에 도착한 그는 ‘아르망’이 불미스러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아이들이 남긴 비밀과 어른들이 삼킨 진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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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최종병기 앨리스> 메인 예고편
"한번만 더 때려줘?" 정체를 숨긴 본투비 킬러 겨울(aka. 앨리스)과 잘생긴 또라이 '여름'의 하드코어 액션 로맨스 왓챠 오리지널 ⟨최종병기 앨리스⟩ 6월 24일 금요일 첫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