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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작가2022-09-07 15:06:48

때때로 우린 자신에게 '쫄?'을 시전해야 한다

짐 캐리 코미디 영화 [예스 맨]

줄거리

대출회사에서 상담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칼 알렌. 그는 아내와 이혼한 뒤로 우울하게 지내며 매사에 부정적이게 변했다. 친구가 만나자고 해도 NO, 동료가 함께 어울리자고 해도 NO. 뭐든지 NO라고만 외치는 칼. 홀로 비디오를 보며 집에 틀어박혀 있다가 친한 친구의 약혼 파티마저 깜빡한 칼은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우연히 만난 옛 친구에게 권유받은 대로 '인생역전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기로 한다. 강연을 하는 테렌스는 긍정적인 사고 회로를 위해 칼에게 무조건 YES!를 외치라고 말한다. 그는 규칙에 따라 뭐든지 YES라고 대답해 보기로 결심한다. 

 

 



지루하고 한심했던 지난날과 달리 뭐든지 YES!라고 외치니 즐겁고 활기가 넘치는 나날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조금씩 무작정 YES가 아니라 NO라고 외쳐야만 하는 순간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감상 포인트

1. 갑분 튀어나오는 어색한 한국말에 당황 주의.

2. 내 인생에는 NO와 YES 중에 무엇이 더 많았을까?

3. 다 보고 나면 왠지 YES라고 외쳐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감상평

최근에 너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작품만 봤다. 귀신, 좀비, 범죄... 뇌가 피와 광기에 절여진 황도가 되기 전에 기분을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웬만해선 일부러 찾지 않는 코미디를 보기로 했다. 하지만 흔한 코미디는 보기 싫었다. 짐 캐리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무조건 예스라고 하라 했잖아요."

"핵심은 그게 아냐. 타인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여는 첫 단계인 셈이지.

시간이 지나면 의무감이나 서약 때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우러나 '예스'라고 말하는 거야."


사실 영화 [예스맨]이하고자 하는 말은 테렌스의 입에서 이미 다 나왔다. 더 해석하거나 파고들 여지가 없다. 다만 우리는 칼이 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 테렌스의 '예스'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까지 칼은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을 두려워했다. 이미 친하게 지내고 있던 친구마저도 멀리할 정도였다. 그는 아내와의 이혼 때문에 상처받았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갔다. 그것이 그를 불행하게 만든 시발점이다. 그런데 심지어 직장에서의 승진도 무산되었다. 과거는 그의 발목을 잡았고, 현재는 즐겁지 않으니, 당연히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나 설렘은 없었다.

 

칼은 인생에 싫증이 났고, 모든 의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 말이 맞았다는 것을 영화가 증명하고 있다. 영화에서 칼은 친구나 동료가 함께 어울리자고 하는 것을 모두 거부한다. 어쩌면 그들은 칼을 도와주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 아내와 마주치는 바람에 자신의 구질구질한 상황을 못 박는 것 밖에는.

하지만 테렌스는 칼의 앞뒤 사정을 따져 묻지도 않고 그냥 무조건 '예스'를 외치라고 한다. 그건 따스한 위로도, 마음을 담은 격려도 아니다. 그런 것 따위는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테렌스는 칼에게 '쫄?'을 시전한 것이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칼은 억지로 이를 악물고 '예스'를 외친다. 아무도 안 보고 있었다면 더 이상 예스맨이 될 필요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는 상황이 꼬이는 것을 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짓다가, 마지막에 찾아온 행운에 놀란다.

 

"예스는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오고 삶의 진짜 기회는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온다."


테렌스의 자극으로 시작한 일이 새로운 경험과 즐거운 추억을 남겨준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비록 조금 억지스럽긴 하지만, 그가 예스맨으로 변했기에 중요한 일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것들을 발판 삼아서 칼은 점차 세상에 발을 딛고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이전과 삶이 달라져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상처를 치유하려고 시도했기에 삶이 달라진 것이다.

 

 



테렌스의 말처럼, 무조건 예스라고 외쳐야만 하는 건 아니다. 때로 상처받고 슬프고 지칠 때도 있겠지만, 우리 옆에는 분명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거절하는 것은 자신을 더 깊은 우울의 수렁으로 빠트리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에게 '쫄?'을 시전할 필요가 있다. 감상적인 말이나 이성적인 판단보다 더 큰 자극을 주어 움직이게 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으면 늪에서 나올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일단 움직이고 나면 새로운 희망이 보일지도 모른다. 예스맨이 된 칼처럼!


 

작성자 . 담작가

출처 . https://blog.naver.com/shn0135/22286929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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