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9-15 23:17:39
9월 1주 최신 개봉영화
9월 1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9월 1주 개봉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Confidential Assignment2: International , 2021
공조 이즈 백
남북 최초의 비공식 공조 수사라는 신선한 설정과 현빈, 유해진의 유쾌한 케미로
강력한 입소문을 불러일으키며781만 관객을 동원, 2017년 설 연휴 극장가를 강타했던 '공조'가
확장된 재미와 스케일 그리고 한층 짜릿한 액션으로 새롭게 돌아옵니다.
"공조2: 인터내셔날"은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과 남한 형사 '강진태',
여기에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 영화입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히말라야' 등 웃음과 재미, 감동과 스케일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전 세대를 사로잡아 온 이석훈 감독이 연출을 맡아 세대를 초월하는 웃음과 공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현빈 X 유해진 X 임윤아의 뜨거운 재회 그리고 다니엘 헤니 X 진선규의 신선한 에너지까지!
올 추석, 풍성한 케미로 웃음을 선사할 추천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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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폰 The Black Phone , 2021
전 세계에서 먼저 터진 2022년 최고의 호러 영화
영화 "블랙폰"은 기괴한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사이코패스에게 납치된 소년이
죽은 친구들과 통화를 하게 되면서 탈출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호러영화입니다.
지난 6월, 북미 개봉 단 3일 만에 제작비를 뛰어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해왔는데요
'겟 아웃', '인비저블맨' 등을 선보인 대표적인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프로덕션과
마블 블록버스터 '닥터 스트레인지'로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스콧 데릭슨 감독이 손을 잡았습니다.
또한 할리우드 대표 배우 에단 호크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숨막히는 공포를 선사할 예정 입니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올해 개봉한 호러 영화 중 팝콘지수 1위!
폭발적 관객 호평 쏟아지며 뜨거운 입소문! 추천영화 "블랙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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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된 거야 Tout s'est bien passe , EVERYTHING WENT FINE , 2021
삶과 죽음에 관한 새로운 마스터피스
영화 "다 잘된 거야"는 갑자기 쓰러진 아빠 '앙드레'로부터 자신의 죽음을 도와 달라고 부탁받은 딸 '엠마뉘엘',
끝을 선택하고 시작된 조금 다른 작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전세계 영화 팬들이 사랑하는 거장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21번째 작품입니다.
대로 살고 싶지 않다는 아빠의 안락사 선택 이후, 매 순간이 작별인 일상을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찬반 논쟁과 논란의 대상인 품위 있게 죽을 권리 '안락사'를 소재로 합니다.
영원한 하이틴 스타 소피 마르소와 전설적인 배우 앙드레 뒤솔리에부터 샬롯 램플링까지
연기 마스터들의 완벽한 연기로 영화의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 최고작, 삶과 죽음에 관한 새로운 마스터피스!
추천영화 "다 잘된 거야" 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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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럭키, 아파트] 좌표지평계를 고정하는 방법
<럭키, 아파트>
수많은 작품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미 독립 영화계에서 유명한 작가나 감독님도 계실 것이고,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예쁘고 멋진 배우님도 계셨을 것입니다. 사회를 비판하거나 블랙 유머의 진수를 보여준 영화도 있었을 것이고, 우리가 놓쳤던 일상의 무지개를 발견한 영화도 많이 있었을 겁니다. 그런 쟁쟁한 작품들을 이기고 ‘전주시네마 프로젝트’ 마크를 당당하게 걸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랜만에 독립영화의 색을 진하게 간직하면서 대중의 재미를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한 영화였습니다. 흥미롭고, 실험적이며, 재미있습니다.
저는 오전 10시 30분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을 장맛비를 뚫고 50분 지하철로 이동했습니다. 의미심장한 장대비가 공간의 온도를 잠식하며 스산했죠. 피곤과 어려움이 몰려왔으나 영화가 시작하고 이어지는 서스펜스와 스릴이 긴장의 끈을 다시 잡게 해주었죠. 아마도 2011년 <모래>를 시작으로 <자, 이제 댄스타임>, <이태원>, <우리는 매일매일> 등 꾸준히 작품을 활동하시는 ‘강유가람 감독’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13년의 긴 세월이 전해주는 시나리오 자체의 재미와 계속해서 주어지는 인물의 과제, 입체적인 시점 자체가 좋았습니다. 관람하는 내내 이 작품은 이미 뼈대부터 탄탄하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독립 영화는 자신만의 강점과 특색이 매우 강력하게 확고한 편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때론 대중의 반발을 살 수도 있고, 비난이나 불호를 받을 수 있죠. 본 작품을 관람하며 그런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외된 모든 자들에 대한 시를 쓰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줄무늬가 화려한 얼룩말이 초원에서 죽지 않고 머나먼 땅으로 여행을 떠나는 영화 같았습니다.
극에서는 현재 2024년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논쟁거리가 가득합니다. 감수성이 매우 풍부하시거나 사회적인 논란에 예민하신 분이라면 관람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논쟁거리가 결국 ‘사람’이라는 실타래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하시면 왜 그렇게 모질게 구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주제가 동시에 함께 다뤄지기 때문에 보시는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영화는 다른 색깔로 변신할 수 있는 카멜레온이 됩니다.
이제 이사를 하면 떡을 돌린다는 이야기는 늙어버린 추억의 전유물이 된 상황입니다. 이웃의 얼굴을 모르고 사는 경우는 당연한 것이죠. 그만큼 삶 자체가 매우 빠르게 흘러가고, 그것을 느끼기엔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부족하죠. 극의 전반부는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노년층의 고독사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이웃, 사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웃의 상태나 상황을 유심히 바라보기 이전에, 이미 우리 집 문 앞에 던져진 대출이자 통지서에 시선이 갈 뿐입니다. 그것도 지극한 일상이죠. 영화 전반부를 관람하며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카메라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너무 일상적인 소재인데, 어쩌면 우리 집 근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인데 그것이 전해주는 평범함의 폭력이 어두운 아파트 복도를 따라 흘러갑니다.
영화는 풀어도, 풀어도 끝나지 않는 기출 문제집입니다. 본 작품도 고독사에 대한 답안지는 전해주지만, 그것을 접근해 가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부딪힘’이란 문제는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선량한 마음을 동 대표를 시작한 누군가의 어머니는 사건이 지남에 따라 악인으로 변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 아픈 다리를 들고 움직이는 주인공 선우는 눈초리를 맞기 시작하죠.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역할인 경찰 역시 본 작품 속 이야기는 단지 퇴근 전에 빠르게 해결하고 넘어가고 싶은 아픈 기억일 뿐입니다. 영화를 관람하시며 흥미롭게 보셨으면 하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특정한 이권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상응하는 대적자가 존재합니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하는 전망 좋은 언덕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두가 어딘가 날카로운 부분을 만들고 있었죠.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 영화는 그 모든 문제에 대해 정답을 내려주지 않습니다. 흔들리는 시선과 점점 타들어 가는 담뱃불 그리고 빨갛게 눈을 아리는 경고등만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관람하며 영화 중반부 일어나는, 시나리오상 가장 중요한 대목, 미드 포인트 사건이 무엇인지 확인하려고 조심했습니다. 대게 영화는 6분의 2지점, 절반 지점에서 극의 방향성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본 작품은 중반부 사건 이후, 시점 자체의 변화를 꾀합니다. 전반부에서 다룬 고독사에 대한 묘사나 이웃과의 갈등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존재에서 눈앞의 존재로 옮겨 집니다. 지금까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주인공을 장내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희생당한 사람으로 변신시킵니다. 극이 두 가지 이야기를 가졌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전반부 분위기나 주제를 끝까지 숨기거나 가져갔다면 너무 무리였을까 싶었습니다. 영화는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소재를 풀어가는 어려움이나 반전보다는 문자 그래도 거리적으로 전반부와 가까운 이야기를 선택하죠. 취향적으로 아쉬운 행보지만 그렇다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몰입도를 깨트리지는 않습니다. 중반부 이후 영화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바라보시는 것도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는 선우와 희서는 계속해서 삐걱거리다가 결국 폭발합니다. 두 사람이 주인공인데 주인공끼리 서로 물고 뜯고 해하는 방식은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까지도 인간은 서로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약간의 행동이나 목소리의 톤 등으로 상대가 나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죠. 말로 전해야만 하는 알아들을 수 있는 마음을 우리는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당기시오/미시오 문’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릴 적 도덕 시간에 이해관계에 따라 우리의 위치와 모습은 달라진다는 구절도 생각났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천대받거나 소외되거나 약자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교육받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존재하죠. 애초에 그런 것에서 자유롭고 태어나는 순간 사랑받는 것이 확정받은 진실이 있는데 말이죠. 영화가 가장 기초적으로 만들어둔 물질 만능주의와 자유에 대한 개념은 아파트 지하에 감춰져 있었습니다.
애초에 문제는 해결하는 소소한 흥미를 가져야 합니다. 문제니까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사고는 그 다음이죠. 말도 안 되는 인생 최대의 문제가 다가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드리고 도움을 받거나 조언을 구하는 과정은 그 어린 시절 작았던 흥미에서 시작합니다. 문제 자체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동일하다고 관람 중 생각했죠. 이집트 신화의 괴물처럼 우리의 삶을 탄생과 죽음 사이에 두고 의도치 않게 껴안은 문제가 얼마나 무거운지 재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졌습니다. 촬영은 물로이요, 연출과 편집, 특히 화면 전체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발색은 긴 여운을 안겨주기에 좋았습니다. 씁쓸하지만 가장 익숙한 이야기를 재치 있게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 자체가 영화가 추구하던 욕 먹을 때 웃으려고 노력하는 굳은 미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 온라인 영화 매거진 씨네랩의 초청을 받아 참석 후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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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종> 속임수와 혼란 사이에서 고개를 드는 신의 본질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자연의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는 전통 신앙이 남아 있는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에서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싸와니 우툼마)’. 신의 힘을 빌어 다른 존재의 혼을 침범한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고 제사를 드리며 지내던 그녀는 언니인 '노이(시라니 얀키띠칸)'의 남편 장례식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다.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이 마치 신병에 걸린 듯한 증상을 보인 것. 밍의 증상이 날이 갈수록 점점 심각해지자 님은 그녀가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다. 이에 님과 동행하며 무당을 취재하던 촬영팀은 신내림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들의 가족까지 카메라에 담기고 결정하고, 이들 모두는 밍에게 빙의한 존재로 인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린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제작하고, <셔터>로 유명한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은 <랑종>은 개봉 전부터 매우 잔혹하고 섬뜩한 작품이라는 후기로 인해 많은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직접 마주한 <랑종>에서 가장 눈길이 간 곳은 예상외의 대목이었다. 그것은 바로 영화 전반을 장악한 테마인 '속임수'와, 그 눈속임의 연속이 조성하는 혼란과 공포,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개를 드는 신과 종교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었다.
우선 <랑종>의 테마인 속임수는 영화의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당장 님이 무당이 된 이유부터 눈속임에서 비롯된다. 본래 무당이 될 운명이 아니었던 님은 언니인 노이가 자신에게 부적을 몰래 붙이고 본인은 성당에 나가는 등의 꼼수를 부린 결과 바얀 신을 모시게 되었다. 이렇게 한 명은 속고, 한 명은 속이는 자매의 역사는 영화에서 반복된다. 노이와 큰오빠 '마닛(야사카 차이쏜)'의 불협조로 인해 밍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었던 님은 그녀의 증상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삶이 그 자체로 다른 이들을 속여 온 것일지도 모른다고까지 말한다. 노이도 예전에 바얀 신을 속였듯이 자신과 딸을 괴롭히는 악령을 속이려고 한다. 이에 더해 퇴마사 싼티와 밍, 마닛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속인다.
영화의 구조도 마찬가지다. <랑종>은 분명 공포 영화의 외관을 가지고 있다. 악령이 빙의한 밍이 갑작스레 생리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장면은 불쾌감과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애완견을 죽이고, 자해하고, 섹스를 갈구하는 등의 행위는 스크린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이 무섭다. 그런 그녀를 옆에서 보는 가족들의 심정, 악령으로 인해 자신이 모시는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님의 모습도 두려움과 공포를 부추긴다. 이때 <랑종>은 악령들에 의해 일가족이 고통받는 끔찍한 비극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야싼티야'라는 밍의 가문명이 적힌 인형이 클로즈업되는 순간, <랑종>이 보여준 공포영화의 겉모습은 속임수로 밝혀진다. 님과 밍의 가족이 아닌 밍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악령들의 관점에서 볼 때 <랑종>은 기본적으로 처절하면서도 짜릿한 복수극이 되기 때문이다. 보험금을 노리고 공장을 방화한 밍의 할아버지로 인해 죽은 노동자들과 동식물의 혼, 노이가 불법인 장사를 지속하면서 도축한 개들의 혼은 그저 자신들이 당한 일을 가해자들에게 그대로 되돌려줄 뿐이다. 이는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화장실까지 따라오며 관음적으로 촬영하는 것을 불쾌해하던 밍이 악령에 사로잡힌 뒤 카메라맨을 역으로 촬영하면서 공격하는 것으로 복수하는 장면과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이처럼 속임수가 겹치고 겹친 결과 주인공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혼란 속에서 선과 악의 경계선까지 모호해지자 그들은 이내 극심한 두려움과 공포에 빠져든다. 밍의 가족과 님의 입장에서 밍에게 빙의해 자신들을 공격하는 악령들은 악이고, 바얀 신은 그들을 무찔러 줄 선한 존재다. 하지만 악령들이 정작 자신들과 조상들의 업보로 인해 만들어진 존재이다 보니 과연 그들을 순전히 악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자연히 의문스러워진다. 공포 영화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악령과 밍의 가족 간의 관계가 복수극에서는 역전이 되고, 그 결과 악령이라 부르는 존재에 대한 선악의 구분은 이제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악령이 무조건적인 악에서 벗어나자 악령을 퇴치하려는 노력의 정당성도 미약해지고, 주인공들은 악령 앞에 무력해진다.
작중 바얀 신의 역할에도 같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바얀 신은 밍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것 외에 철저히 침묵한다. 신을 자신의 몸에 모시는 님은 뛰어난 신통력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밍이 보이는 이상 증세의 원인을 착오하고, 악령들에게 농락당한다. 악귀들을 물리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에도 바얀 신은 마치 죽은 듯이 어떤 시도도 하지 않는다. 다만 바얀 신의 침묵은 신을 철저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이해한 결론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은 바얀 신이 자신들의 가문을 지켜주는 선한 존재이기에 이번에도 악령을 물리치거나 그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고 믿었다. 야싼티야 가문의 시점을 탈피하면 그들의 비극이 단지 그간 지은 업보를 되돌려 받는 것에 불과하며, 조상신인 바얀 신이 주인공들을 온전히 지키고 보살피는 것을 선한 일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이는 악령에게도 그러했듯이 인간의 선악관이 신이라는 존재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작중 바얀 신이 죽은 것처럼 묘사되는 것은 사실 인간이 상상하는 신의 형상과 이미지가 파괴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얀 신의 석상은 그저 인간이 만든 상징일 뿐, 그의 존재와 힘은 석상 밖에 온전히 존재한다. 이는 한평생 바얀 신을 모셔온 님이 마침내 신의 본질을 마주하고 깨달은 순간 두려움에 휩싸이고 퇴마의식이 효과가 있을지 의심하며, 무당으로서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랑종>은 신이 인간의 관념을 넘어서는 존재이고, 그 앞에서 인간은 신의 의지를 이해하기는커녕 그의 힘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으며, '선함'의 껍데기를 벗고 드러난 신의 본질은 그 자체로 두렵고 공포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영화다.
사실 이러한 신에 대한 고찰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구약성경 속 등장인물인 욥에게서도 님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아무런 죄를 짓지 않고 살았던 욥은 신에 의해서 난데없이 재산과 가족, 자신의 건강을 모두 잃는다. 이에 마지막까지 신의 선의를 믿던 욥도 끝내 왜 자신에게 이런 고통을 주느냐고 신에게 따진다. 하지만 신은 그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 단지 폭풍 속에서 모습을 잠시 드러낸 그는 힘으로써, 두려움과 공포로 압도할 뿐이다.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신의 힘 앞에서 욥은 인간적 관점에서의 도덕적 우위를 내세워보지도 못한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왜 자신이 아닌 딸에게 이런 불행을 주냐고 절규하는 노이, 선한 신이 악령들을 물리칠 거라 기대하지만 그 기대를 배신당하는 님과 닮았다.
다만 욥이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것과 달리, <랑종>의 주인공들은 새드엔딩을 맞는다. 그 이유를 영화는 믿음의 차이에서 찾는다. 욥은 마찬가지로 신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한 성경 속 다른 예언자들, 쿠란 속 무함마드처럼 끝까지 신을 믿었다. 그러나 작중 등장인물들은 신이나 종교에 대한 믿음이 없다. 그들은 성당을 다니면서도 밍에게 신내림을 받게 하려 하고, 퇴마사를 믿지 못해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며, 바얀 신의 도움을 바라면서도 그에 대한 믿음이 없다. 회색 자동차에 '이 자동차는 빨간색이다'라는 스티커를 붙이면 자동차가 빨간색이 된다고 여기는 것처럼, 합리적이지 않고 말도 안 되는 듯 보이더라도 결코 믿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정작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한 결과 끝내 비극을 피하지 못한다.
그래서 선과 악이라는 인간적 관점에서 벗어나 신과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랑종>의 공포는 일반적인 공포영화의 그것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종교와 신이라는 이미지에서 일반적으로는 고려되지 않는 공포, 신비함 안에 내재되어 있는 두려움, 강력한 힘 앞에서 무력한 인간상을 끄집어 올리기 때문이다. 종교학자 루돌프 오토가 <성스러움의 의미>에서 말한 대로 “절대적으로 엄청난 것, 거의 악령적인 것,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 영원한 창조력의 수수께끼와 불가해성, ‘전혀 다른 것’으로서 우리의 모든 개념적 사고를 조롱하는 것, 그러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심층에서 움직이며 매혹하고 동시에 깊은 공감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영화 경험 그 자체로 표현된 것이다.
실제로 <랑종>의 구조나 형식은 이러한 주인공들의 경험과 체험, 그리고 주제의식을 온몸으로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선 영화는 바얀 신이라는 선을 따르는 님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그녀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한다. 바얀 신과 악령이라는 명확한 선악 구도 안에서 악령을 퇴치하는 이야기에 빠지게 만드는 것으로, 이는 영화의 길잡이였던 님이 퇴장하는 순간의 임팩트를 극도로 높이는 장치다. 비 내리는 정글 안에 홀로 남아 길을 알 수 없는 것 마냥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종잡을 수 없는 혼란 속에 등장인물들은 물론 관객들도 함께 빠트리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영화는 중반부까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현실성과 사실성을 극도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페이크 다큐에서 벗어나는 장면을 꾸준히 삽입하며 기괴함과 두려움을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낸다. 뒤이어 후반부에서는 주인공들이 마주하는 여러 극한의 잔혹함과 공포감을 본격적으로 체험시켜준다.
다만 페이크 다큐 형식은 영화의 힘을 잃게 만드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 원인은 두 가지다. 우선 영화가 갈수록 아무런 설명 없이 우연과 운에 기대는 다소 극적이고 억지스러운 전개를 선보이다 보니 후반부의 내용은 현실감을 강조하는 형식이 소화하기에는 과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연상케 하는 카메라 구도로 밍을 관찰하는 장면이나 마지막 퇴마의식에서 카메라가 카메라맨들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도록 세팅되는 상황에서는 해당 화면을 애써 사실적으로 만들려는 작위적 장치가 숨겨지지 않는다. 또한 보기 드물었던 점프 스퀘어를 비롯한 여러 호려 영화의 클리셰가 후반부에 집중된 것도 원인이다. 너무 짧은 순간에 강렬한 자극이 반복해서 등장하다 보니 피로함을 주고, 더 나아가 영화의 전반부와의 이질감을 키우면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중반부까지 조성되는 으스스함, 언캐니(uncanny)함과 서스펜스에 비해 후반부는 다소 맥 빠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결과 <랑종>은 기대한 바가 무엇인지, 영화의 촬영 방식과 형식에 동의하는지, 주제의식과 메시지가 얼마나 강하게 느껴지고 다가오느냐에 따라서 평가와 호불호가 극과 극을 오갈 수밖에 없는 영화다. 누군가는 나홍진 감독과 <곡성>의 명성에 비하면 최소한의 장르적 재미조차도 잡지 못한 조잡한 공포 영화라고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쓸데없이 잔인하고 관음적인, 개인의 신념과 사상에 따라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쾌한 영화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관점에서 볼 때 <랑종>이 신의 본질과 종교를 구성하는 근간에 대해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려운 것만은 분명하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상황을 조성하는 힘에 비해 풀어내는 기교가 부족했던 신과 종교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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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이레귤러스 [The Irregulars] 영국 드라마
셜록의 세계관을 약간 빌려서(이름, 캐릭터, 배경 등등) 만든 호러 청춘 로맨스 이레귤러스 [The Irregulars].
19세기 런던, 어느 날부터 과학적으론 설명이 불가능한 초자연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부모를 잃은 소녀 비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친구들을 돌보기 위해서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왓슨의 의뢰를 받아서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
등장 캐릭터가 매력적인 드라마이긴 한데,
지나칠 정도로 다양성을 넣어서 인지 처음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흑인인 왓슨, 동양인이 비아트리스, 귀족으로 등장하는 흑인들.
역사적 배경보다는 문화적 다양성을 갈아 넣은 드라마라, 셜록의 세계관을 조금이라도 기대했다면 살짝 이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판타지 드라마이고, 역사적 배경을 선택적으로 가져와 썼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러니 19세기 런던은 우리가 아는 역사를 가진 런던은 아니다.
세계관의 이질감을 넘어서면 그때부터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드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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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발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이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초청되었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도 경쟁 부문에 올랐습니다. 마리옹 꼬띠아르, 마가렛 퀄리 등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들도 보이는데요 .
더 많은 작품과 스틸컷은 하단의 사진은 확인해 보세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Ari>, Léonor Serraille
<Blue Moon>, Richard Linklater
<La cache>(The Safe House), Lionel Baier
<Dreams>, Michel Franco
<Drømmer>(Dreams (Sex Love)), Dag Johan Haugerud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홍상수
<Hot Milk>, Rebecca Lenkiewicz
<If I Had Legs I’d Kick You>, Mary Bronstein
<Kontinental ’25>, Radu Jude
<El mensaje>(The Message), Iván Fund
<Mother’s Baby>, Johanna Moder
<O último azul>(The Blue Trail), Gabriel Mascaro
<Reflet dans un diamant mort>(Reflection in a Dead Diamond), Hélène Cattet, Bruno Forzani
<Sheng xi zhi di>(Living the Land), Huo Meng
<Strichka chasu>(Timestamp), Kateryna Gornostai
<La Tour de Glace>(The Ice Tower), Lucile Hadžihalilović
<Was Marielle weiß>(What Marielle Knows), Frédéric Hambalek
<Xiang fei de nv hai>(Girls on Wire), Vivian Qu
<Yunan>, Ameer Fakher El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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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한 재미로 승부를 보다
이제 마블을 보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마블에 늦게 입덕한 자로서 영화 한 편 한 편이 개봉할 때마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토르 1, 2편을 몰아보고, 3편은 볼 시간이 없어서 위대한 유튜버 선생님들의 요약본을 보면서 복습을 하고 영화관에 찾아갔다.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시놉시스"신을 죽이는 자, 신이 상대한다!"
슈퍼 히어로 시절이여, 안녕! 이너피스를 위해 자아 찾기 여정을 떠난 천둥의 신 토르. 그러나 우주의 모든 신들을 몰살하려는 신 도살자 고르의 등장으로 토르의 안식년 계획은 산산조각 나버린다. ‘토르는 새로운 위협에 맞서기 위해, 킹 발키리, 코르그, 그리고 전 여자친구 제인과 재회한다. 그녀가 묠니르를 휘두르는 마이티 토르가 되어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이제, 팀 토르는 고르의 복수에 얽힌 미스터리를 밝히고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한 전 우주적 스케일의 모험을 시작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 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에는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긴 영화영화 토르의 1, 2편을 보고 굉장히 진중한 컨셉에 조금 지루했었다. 3편은 요약편을 덕택에 이렇게까지 토르가 웃긴 캐릭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처음부터 끝까지 깔깔깔 웃다가 나왔다. 토르 3편에서 분위기가 확 바뀌다보니 3편을 본 사람들 중에서 그 재미가 전작만 못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3편을 요약본을 본 터라 굉장히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자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소비영화로서 2시간 깔끔하게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위험에 빠진 왕국들을 구하러 다니면서 보상으로 받은 염소 2마리,,, 한국의 고라니인가 싶을 정도로 비명을 지르는데,, 아주,, 재밌었다. 비명소리로 관객을 이렇게 웃길 것이라고 누가 생각을 했겠는가. 느슨해진 영화의 유머감에 한 순간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신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의 강력한 빌런 고르. 신 도살자인 고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바로 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신 도살자로 거듭니다. 가뭄이 찾아오면서 사람들이 모두 죽어가고 자신과 딸 밖에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자신이 섬기는 신을 만난 고르는 그 신에게서 자신은 필요 없고, 자신을 믿어주는 다른 이를 찾으면 된다는 말에 네크로소드를 가지고 신을 죽이기 시작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신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백성을 져버린 신과 다르게 아스가르드 백성이 있기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토르의 믿음이 대비되면서 신은 자신을 믿어주는 백성들의 신념 속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근데 사실 나는 무신론자여서 이러한 장면이 꼭 신에게만 적용된다기 보다는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자신의 권력과 권위는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자신을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신망으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확장해서 받아들였다.
우상은 우상으로 남는 것이 좋다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제우스가 너무 별로라는 점이다. 만화책에서 본 제우스는 저렇게 생기지 않았었다. 엄청난 위압감을 가진 신들의 신 제우스가 배불뚝이 아저씨로 나와서 순간적으로 엥?? 했던 장면이었다. 물론 외관으로 평가를 해서는 안되지만 상상했던 이미지와 너무 달라,,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하는 행동들 역시 자신들의 왕국만 지키면 되고, 다른 신들이 죽는 것에서는 상관없어하는 천하의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보면서 토르는 그동안 자신이 존경하고 흠모한 제우스가 이런 존재라는 사실에 실망한다. 누구나 자신이 존경하고 본받고 싶어하는 존재들이 있지만, 정작 그들의 실제 모습을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상은 가까워지지 않고 자신이 상상으로 우상으로서 존재했을 때 더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비슷한 모습에 친근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제우스처럼 자신의 왕좌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면 엄청난 실망감이 몰려올테니 말이다.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는 마블 영화치고 그리 길지 않았던 러닝타임과 빵빵 터지는 유머요소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귀여운 만두신을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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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선(charity)이 아닌 연대(solidarity)
- 중립을 유지하는 일은 어찌나 힘든지, 기울어진 운동장 바닥에 매달려 자꾸만 우리를 끌어당기는 중력에다 대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스스로를 변호하느라 사람들은 목이 쉴 지경이다.<나의 올드 오크>는 조롱을 퍼붓는 사람들의 모습을 주인공 야라의 카메라로 포착하면서, 그런 차별은 곧 추한 이미지로 기록되어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작된다.시리아의 내전을 피해 여성과 아이들이 영국에 이민을 온다. 사람들은 동네에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악을 쓰고, 이후로도 낯선 동네에 떨어진 난민들은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낯선 땅에 떨어진 난민 뿐만 아니라 그들을 맞아들인 원주민 중 한 명인 TJ이다. <나의 올드 오크>의 특별한 점 역시 이 점에서 비롯된다. 옷가지 몇 벌만 들고 빈 집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필요한 생활용품을 모아 전달해주고, 야라의 망가진 카메라도 고쳐 준다. 그가 운영하는 펍에 모인 친구들은 자신들과 자신의 아버지들이 살면서 가꿔온 마을에 난민들이 아무런 댓가 없이 눌러앉았다면서 탐탁치 않아 하고, 끊임없이 조롱한다. 마을을 먹여 살렸던 탄광에서의, 노동자들의 연대의 역사와 기억이 있는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곳을 독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연달아 잃고, 죽음을 결정한 순간 만나게 된 강아지와 함께 사는 TJ는 단골들이 없으면 잘 굴러가지 않는 펍을 붙들고 우정과 선의를 모두 지키려 애쓴다.하지만 <나의 올드 오크>가 짚어내는 부분은 그중 무언가를 결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줄 수 있는 도움을 주고, 교류하며 지내는 것은 새 이웃이 된 이들에게 베푸는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바로 '연대'라는 것이다. 이전에 탄광 노동을 위해 그들이 그러했듯, 그리고 자신들이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듯이 그들과 함께 먹고 말하는 형태로 연대하라. 그러면 바로 그것이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켄 로치 감독은 마을을 오가는, 의미 없어 보이는 짧은 말들부터 주인공의 길고 긴 연설까지 바로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립을 선택한다는 것은 이미 연대도, 선의도 선택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일 뿐일지도 모른다.그리고 <나의 올드 오크>는 모든 관객에게 똑바로 말한다. 이 땅에서 역사를 쓰고 세금을 내고 산다고 해서 독점할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며, 전쟁을 피해 자신의 역사를 모두 남겨둔 채 떠나온 이민자들과 함께 살게 된다고 해서 그들이 무언가를 '거저' 얻은 게 아니라고, 우리는 이미 전쟁이 없는 땅을 거저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관객 뿐 아니라 사람들이 베풀어 줄 선의에 기대어 낯선 땅에 내려 주기만 하는 것은 결코 인도적인 방식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사람들의 태도만이 아니라 제도를 향해 해결책을 묻고 있다. 그래서 또 다시 세계가 전쟁의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한 이 시점에 켄 로치 감독이 연출해낸 이 이야기를 들으러 온 관객들은 어쩌면 연대의 역사에 함께 기록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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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헐크버스터가 온다!
#왓이프 #아이언맨 #마블레고
2021. 06. 0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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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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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왓이프 아이언맨!
00:41 유출된 레고
02:32 왜 사카르에?
03:06 레고가 페이크라면?
03:55 접점이 없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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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윅 4 - 시리즈 최고기록 경신한 어나더 레벨 액션영화의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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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영상은 영화홍보사의 VIP 셀럽 시사회를 초대받아 다녀온뒤 제작된 영상입니다.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존 윅’은 ‘최고 회의’를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다. 비로소 완전한 자유의 희망을 보지만, NEW 빌런 ‘그라몽 후작’과 전 세계의 최강 연합은 ‘존 윅’의 오랜 친구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새로운 위기에 놓인 ‘존 윅’은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는데,, 레전드 액션 블록버스터 [존 윅]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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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땀 마를 날 없는 ‘다한증’ 춘희는 마늘 까는 아르바이트로 수술비를 모으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별로 안 좋아한다며 홀로 살아가던 씩씩한 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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