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2-09-26 07:54:20
[DMZ DOCS] 죽음과 퀴어의 정치
〈죽음의 무도〉 리뷰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
Thailand, Germany/2021/89min/툰스카 빤시티보라꿀, 파사라윈 꿀솜분 감독 작품
영화는 태국의 왕실과 군부, 이름 없는 시민들을 번갈아 비춘다. 뉴스, 동영상 등 여러 푸티지로 이어지는 둘 사이에는 커다란 권력 격차가 있다. 왕과 왕실, 번갈아 집권하는 군부에게는 이름과 서사가 있다. 하지만 국가 권력에 의해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은 시민들은 죽음의 이미지로만 나열된다. 권력의 중심에서 수많은 정치적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변방’의 존재들은 피와 뼈, 사체로만 자신을 증언하는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진행된 GV에서 감독은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태국의 이미지, 태국인이 원하는 국가의 이미지가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로 포개진다며 비판했다. ‘아름다운 태국’에는 죽은 자들의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죽음의 무도〉는 바로 그 ‘아름다운 장소’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해명되지 못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태국의 역사와 지도에 기입하기 위한 시도다.
영화가 퀴어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영화에는 시위에서 공연할 에로틱한 춤을 연습하는 두 남성 댄서, 누군가를 유혹하는 게이 남성의 성애적 몸짓, 여러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두 남성의 섹스 장면 등이 문득문득 등장한다.
태국에는 왕실과 국왕을 모욕하는 자를 처벌하는 법이 있고, 군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폭력으로 억압당한다. 에로틱하게 나열되는 남성 퀴어 이미지가 국가 권력이 시민에게 강제하는 ‘도덕’을 거스르는 저항의 이미지가 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퀴어는 존재 자체로 ‘건전한’ 시민의 도덕, 즉 인구 재생산의 ‘의무’를 위반하기 때문이다.
위반은 애도로 이어진다. 인구를 재생산하지 ‘못하는’ 남성 퀴어들이 펼치는 에로틱한 몸짓은 국가에 생명을 빼앗긴 자들의 죽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생명과는 관계없는’ 성애적 행위가 국가 폭력으로 잔혹하게 살해당한 자들의 이미지와 포개져 그들의 죽음이 저항의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유 없는 죽음은 없다. 모든 억울한 죽음은 애도되어야 한다. 국가의 도덕을 거스르는 몸짓, 즉 퀴어적 몸짓은 이를 위한 최선의 수단이 된다. 수많은 희생자의 죽음과 퀴어한 몸짓의 이질적 포개짐이 태국의 더 나은 미래를 여는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의 장소, ‘아름다운 태국’의 이미지에 균열을 내는 정치적 가능성의 장소로 표상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 받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기자단으로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지며 상영작은 온오프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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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안개 속의 풍경》, 상징을 잘 보여주다
대학원 수업에서 분석대상으로 보기 시작한 영화 《안개 속의 풍경》. 처음 볼 때는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하며 너무 불쌍하면서도 대견하고 측은하기도 했는데, 점점 반복해서 볼수록 다양한 상징 요소들이 많이 드러나서 분석하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안개 속의 풍경》 시놉시스사랑하는 아빠, 우린 낙엽처럼 여행하고 있어요. 당신의 가을을 희망의 빛깔로 물들이는 영화!
볼라와 알렉산더 두 남매는 역에 나가 아버지가 오기만을 기다리지만 아버지가 오지 않자 아버지가 계시다는 독일에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른다. 그러나 무임승차였던 그들은 곧 쫓겨나고 삼촌의 공장으로 간다. 거기서 삼촌과 경찰과의 대화 중 독일에 아버지가 있다는 것이 거짓말이었음을 듣는다. 문득 눈이 온다. 환호하며 나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곧 정물로 변해 버린다. 죽어가는 말이 끌려오고 옆에서는 파티의 손님들이 시끄럽다. 무언가 부조화스럽다. 죽음 앞에서조차도 사람들은 모두 냉담하고 무관심할 뿐이다. 알렉산더는 울음을 터뜨린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안개 속의 풍경》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상징과 은유가 매력적이었던 작품
영화 《안개 속의 풍경》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작품이 왜 예술 영화라고 평가를 받는지 너무나도 이해가 잘됐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업 영화는 상징이나 은유에 초점이 맞춰져서 영화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물론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스토리 전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안개 속의 풍경은 중간중간 시퀀스에 방해가 되더라도 상징이 되는 장면을 삽입하는 경우가 자주 등장했다.
노란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등장한다거나 갑자기 사람들이 멈춰서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던지 갑자기 바다 속에서 손모양의 조각상이 떠오른다던지,,, 처음에 봤을 때는 순간적으로 장면이 너무 튀어서 저건 뭘까? 하고 인상이 찌푸려졌었는데 계속에서 보다보니 각 캐릭터의 상황을 은유하고 있다고 느껴져서 오히려 튀는 장면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정처를 잃은 주인공들
영화 《안개 속의 풍경》은 갑자기 볼라와 알렉산더가 아빠를 찾으러 독일을 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너무나도 많이 길을 잃는다. 볼라는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고 알렉산더는 경제의 관념이 없는 어린나이에 자본주의를 경험한다. 그리고 사랑을 잃기도 하며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길을 계속해서 잃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한 모습이 가장 적나라하게 등장했던 장면이 바로 바다 속에서 손 모양의 조각상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바다 속에 잠겨 있던 조각상이 검지 손가락이 잘린 채 헬리콥터에 의해 운반되어지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방향을 가리키는 검지 손가락이 없는 조각상이 현재 정처를 잃은 주인공들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했다. 그리고 본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부 압력에 의해 이동되어질 것을 나타내는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본인의 길을 가다
영화 《안개 속의 풍경》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었다. 볼라와 알렉산더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독일로 가는 여정 속에서 수많은 고초를 경험하지만 결국 자신들이 독일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내려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일종의 성장을 거쳤다고 판단했다.
혹자는 독일이라고 말하는 공간이 총에 맞아 죽어서 간 공간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총소리는 하나의 위험 장치라고 생각이 든다. 그 총을 피해 결국 볼라와 알렉산더는 어떠한 곳에 내렸고, 영화 초반 오레스테스가 보여준 필름에서 보여준 나무와 비슷한 나무를 향해 달려간다. 오레스테스는 나무를 보며 안개가 걷히면 나무를 볼 수 있다면서 현재의 암울한 상황이 거치면 아름다운 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친다. 그 나무를 볼라와 알렉산더 앞에 실제로 위치시키면서 그간의 시련을 보상받고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안개 속의 풍경》은 상징이 무엇일까, 이 은유는 무엇일까 생각하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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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
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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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구교환, '신인류 전쟁: 부활남' 캐스팅
ⓒ 나무엑터스
네이버 웹툰 '부활남'이 영화화된다는 소식과 함께, 타이틀 롤인 '석환' 역을 구교환 배우가 맡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신인류 전쟁: 부활남>은 웹툰보다 더 확장된 세계관을 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뷰티 인사이드>의 백종열 감독이 맡아 제작한다고 합니다.
<모가디슈> <자백>, 오포르토 국제 영화제 수상
ⓒ 네이버 영화
'판타스포르토 - 오포르토 국제 영화제'는 세계 3대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이자, 포르투갈 최고의 영화 축제이다.
이 영화제에서 <모가디슈>는 오리엔트 부문 최고 작품상을 받았고, <자백>의 윤종석 감독은 감독 주간 부문 최고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국내 영화 2편,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선정
ⓒ 네이버 영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됐습니다.
5년 만에 한국 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오르게 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메가박스, 세계 최초 '퍼피 시네마' 오픈
ⓒ 메가박스
메가박스와 반려동물 컬쳐 브랜드 스타트업 '어나더베이비'가 손잡고 세계 최초 반려견 영화관
'퍼피 시네마'를 론칭하였습니다. 오는 16일 메가박스 영통점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별도의 이용료를 지불하거나,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면 영화관 이외에 미용, 스파, 탁견 서비스 등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 20일 온라인 영화제 개막
ⓒ 유엔난민기구
유엔난민기구가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제1회 온라인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영화제 상영 목록에는 <경계에서>, <호다>, <안식처>, <실향민>, <기록>, <소속>이 있습니다.
<기록>을 제외한 5편의 영화에는 모두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출연하거나 내레이션을 맡았습니다.
25일, 영화관 팝콘 취식 가능
15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에 따르면,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25일부터 실내 취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해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전작에 비해 하락한 매출
ⓒ 네이버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 낮은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신비한 동물' 시리즈에서 1편은 7440만 달러, 2편은 6216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3편은 4300만 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
<탑건: 매버릭>, 800시간 촬영
ⓒ 네이버 영화
한 인터뷰에서 <탑건: 매버릭>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밝히기를,
속편 제작을 위해 약 800시간 분량의 영상을 촬영했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영상을 촬영한 이유는 촬영장이 좁을 경우 배우들이 직접 촬영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배우들에게 조명, 렌즈, 앵글 등 촬영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 가르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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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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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죽도록 살고 싶었어요
한국 관객으로서 숱하게 봐온 봉준호 필모그래피의 장면이 불쑥불쑥 떠오르는 영화. <설국열차>로 이미 놀라움을 안긴 바 있지만 더 커다란 스케일, 행성 단위의 SF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에서는 순간 번뜩이는 장면 가운데서 봉준호 감독이 쌓아온 노하우의 정수가 돋보인다. 할리우드식 SF의 흥행 구도를 반영하는 플롯과 봉준호 감독의 개성이 섞여 ‘새로운 익숙함’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야심차게 시작했다가 망해버린 마카롱 가게, 이후 사채업자에게 당할 고문과 죽음이 두려워 지구를 떠나 개척지 ‘니플하임’ 행성으로 향한 미키. 그러나 번듯한 기술도 자격도 없는 그가 지원한 ‘익스펜더블’은 그가 두려워 도망친 죽음을 숱하게 반복하는 직업이었다.
뭐 어때, 다시 복제될 거잖아? 말 그대로 실험용 쥐가 되어 구르고 또 구르는 미키. 방사능, 유독 가스, 바이러스 실험에 이르기까지 복제인간이라는 명목 하나로 그는 죽고 또 죽는다. 니플하임 행성에서 단 한 명 있는 익스펜더블인 미키는 그 행성 가운데 유일하지만 누구보다 유일하지 않은 존재다.
삶이 고귀하고 살인이 금기시되는 이유는 누구나 한 번 꺼지면 되살릴 수 없는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삶의 연속성을 끊어버리는 살인 행위는 그 자체로 끔찍한 죄악이다. 그러나 죽음에서 벗어난 삶의 연속성을 가지는 자가 바로 익스펜더블이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고 죽음을 맞이하지만 기억은 이어져 새로운 몸으로 프린트된다. 마치 인형을 찍어내는 공장처럼 프린트되는 미키. 그는 언제든 죽어도 상관없는 소모품이자 대체품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멀티플 사건은 반복되는 죽음에 나름 적응하며 체념하던 미키에게 다시금 살고자 하는 욕망을 일깨워준다. 죽은 목숨인 줄 알았으나 원주 생명체 ‘크리퍼’의 도움을 받아 생존한 미키. 그 사실을 모른 채 본부에서 18번째 미키가 복제되며 미키가 두 명이 되는 멀티플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또 다른 내가 동시에 존재하게 되면서 미키는 ‘연속하는 나’가 아닌 ‘분리된 나’로서 변화된 속성을 띠게 된다. 즉 미키17 그 다음 미키18이 아닌, 미키17과 미키18이 된 것. 이들은 같은 기억을 공유하면서도 다른 태도와 행동을 보인다. 그러자 그들의 죽음은 단순한 대체품의 죽음이 아닌 고유한 한 사람으로서의 죽음으로서 기능하기 시작한다. 평소 같았다면 실험 약의 부작용 다음에는 그냥 죽여 달라고 했을 미키이지만, 숨을 헐떡이며 죽기 싫다고 외친다. 고유한 개체로서의 존엄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지도자 마샬은 누구보다도 그 대체품을 유용하게 소모하는 순혈주의자다. 그가 개척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이상향은 과학 기술을 활용해 태어난 불량 식품 같은 인간이 아닌 순수한 ‘번식’을 통해 태어나는 인간이다. 저녁 식사에서 여성 캐릭터 카이를 향해 건강한 가임기 여성이라며 예찬하는 마샬 부부. 카이는 묻는다, 자신이 자궁으로 보이냐고.
결국 지도자 마샬 부부의 눈에 그들은 모두 먹음직스러운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한 번 음미한 후 먹어 치운 뒤 또다시 구매하면 그만일 뿐인 소스인 것이다. 익스펜더블의 목숨은 비싼 카페트보다 하찮고,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의 정착을 위해 가임기 여성은 번식을 위해 힘써야 할 자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온갖 과학의 수혜는 누리면서도 그 과학으로 탄생한 복제인간은 혐오하고 순혈 인간을 유용한 장기로만 칭송하는 그들 지도자들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 명백한 적대 세력이자 가장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난다.
반면 니플하임 행성에 거주하는 생명체 ‘크리퍼’는 작은 구성원 하나도 놓치지 않고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로,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인간 공동체와 이분법적으로 구분되는 집단이다. 극중 쉽게 쓰다 버려지는 미키와는 대조적으로 그들은 작은 베이비 크리퍼 하나를 위해 온 구성원 전체가 그를 구하기 위해 응답한다. 인간의 이기로 인해 인질로 잡힌 베이비 크리퍼, 그리고 그 울음 소리에 하나로 모여 응집하는 크리퍼 무리는 자연스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속 오무의 행진을 연상케 하며 외형 또한 흡사하다.
어떤 존재든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짧은 생각으로 폭정을 일삼다 가장 하찮게 여기던 존재인 익스펜더블에게 죽임을 당하는 마샬, 그리고 작은 생명 하나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구해낸 원주 생명체 크리퍼. 그들 집단의 대립과 결말은 명확하고 알기 쉽게 두 갈림길로 나뉜다.
씁쓸한 뒷맛을 남기던 기존 필모그래피의 결말을 기대했다면 다소 의외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이 내 탓이오 하고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사실은 죽기 싫다고, 살고 싶다고 말하는 미키가 행복해질 기회를 얻는 꽉 닫힌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인력과 자본이 투입된 할리우드 영화에서 불가피하게 고려해야 했을 신중한 결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키의 악몽 속 경고의 메시지를 통해 이 영화의 결말은 비로소 완성된다. 악몽 속 미키18의 희생이 무색하게 새롭게 프린트되고 있는 마샬. 영화는 주인공의 행복한 결말과 함께 엄중한 경고를 들이민다. 과학 기술과 마비된 윤리의식 아래 마샬과 같은 지도자는 프린트로 찍어내듯 지금도, 그다음에도 동일한 모습으로 반복해 출현할지도 모른다고. 공교롭게 영화를 관람하면서도 현실의 많은 사회적 이슈가 오버랩되는 만큼, <미키17>이 SF적 상상력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다름 아닌 휴머니즘이자 사회를 향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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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사람들은 삼시 세 끼도 귤로 때운다고 하지 왜
분노 조절 못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분노조절장애 경찰 조수광(곽시양)이다. 소리를 지르며 범죄자에게 다가가는 수광. 갈고닦은 무술 실력으로 범죄자들을 때려눕힌다. 그리고 들어가는 레슬링 기술. 암바를 걸었다. 다리가 부서진 용의자. 범죄자들을 잡는 열정이야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 다리를 부러트리는 게 좋은 일은 아니다. 제주로 좌천되는 조수광. 어디 수학여행 때나 갈법한 제주에 유배된다는 건 조수광에게 낯선 일들 투성이었다. 애 먼 곳에 혼자 사려니까 웬만한 인맥 없이는 방 구하기도 힘들다. 투덜대는 조수광. 하지만 이런 조수광에게도 구원자가 있었다. 후배 경찰 이수진(정유진)에게 도움을 받아 유 회장(예수정)의 집에 셋방살이를 시작한 조수광. 무탈히 경찰 생활만 잘하면 될 것 같았는데 조수광의 레이더에 새로운 범죄자가 등장한다. 그건 바로 전설적인 사기꾼 김인해(박성웅)와 흑사회의 일원 주린팡(윤경호)다. 죽기 직전까지 쫓는 수광의 추격이 시작된다.
의외로 놀란 것
글쓴이가 이 영화를 보고 예상외로 좋았던 건 액션이다. 첫 번째로 이 장면이 좋았던 이유. 나름 액션영화로서의 당위성을 나름대로 챙겼기 때문이다. 전반부까지 사건만 나열하던 이야기 전개가 중반부에 변곡점을 찍으며 정돈된다. 목적이 불분명하던 영화에 추진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생긴다. 구체적으로 영화의 전반부를 (선해하자면) 조수광의 일상을 보여준다. 후반부는 특정 목표를 바탕으로 인물들이 대립한다. 단순히 액션을 눈요깃거리로 보여주는 게 아니다. 인물이 빠져나가야 하거나 / 이걸 빼앗아야 하거나 / 캐릭터 간의 관계성을 보여주기 위해 꼭 들어가야 했던 것이다. 이 외의 나머지가 겉돈다는 단점이 있기는 해도 그게 중요해? 뭐가 됐건 장르를 고른 이유는 충실히 구현했으니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액션의 내실도 잘 챙긴 편이다. 어설프게 합을 맞춰서 때리는 척 티가 난다던가 하지 않다. 나름의 생동감을 살리려는 노력이 보이는데, 이 영화가 고른 것은 테이크 길이를 늘리는 것이다. 사실 이런 연출에 있어 오마주를 따온 작품이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영향을 받은 듯한 촬영 구도가 있다. 구도가 비슷해서 ‘아이 이거 따라 하겠네’ 싶었지만 살짝 다르다. 기본적인 틀은 비슷한 것 같아 보이지만 액션에 사용되는 무술이나 캐릭터의 개성도 잘 살린 액션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떤 장면에서는 인물들이 도구를 사용하는데, 이 장면은 이 영화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고 기획됐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왠지 모르게 MCU 히어로 중 하나가 생각나기도 하고 어디서 본 이미지를 차용한 것 같다. 하지만 일반적인 중년 관객들이라면 이런 걸 다 알리가 없으니 마음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보여줄 것과 그렇지 않아도 되는 것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웃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 웃기지 않을까'에 천착해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가 아무렇게나 대충 움직이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에겐 고유한 행동 패턴이라는 게 있다. MBTI로 치면 P쯤 되는 인간들도 가지고 있는 습관이란 게 있고 자주 가는 곳이 있다. 이 영화는 그런 행동 양태를 띄지 않는다. 풀어써보자면 어떤 걸 보여주려고 했는지가 장면마다 종잡을 수 없다. 시퀀스들이 대부분 길다. 그 시퀀스에서 플롯을 위해 보여줘야 할 정보가 있다. 그 정보는 시퀀스의 길이에 비해 대게 짧다. 그 나머지는 안 웃긴 개그다. 그래서 초반부를 넘어 초중반부 이후 플롯부터 이야기가 늘어진다. 이야기가 늘어지니까 이 영화에서 그 어떤 드립을 치고 슬랩스틱을 해도 몰입이 안 된다. 이 무질서한 리듬이 초반부터 시작되는데, 그래서 초반부 한 1시간을 봐도 남는 것이 ‘조수광이 제주살이에 있어 애를 먹는다’ 말곤 없다. 안 그래도 안 웃긴 개그감각이 더 지루하게 느껴지고, 이야기의 밀도를 떨어트린다.
대표적으로 만복(손종학)이 이끄는 이야기는 줄거리가 루즈해지는 주요 원인이다. 이 인물은 유 회장 옆에서 얼쩡거리는 인물이다. 이 얼쩡거리는 일이 일단 웃기지 않아서 영화에 거슬리는 건 둘째 문제다. 이 인물을 잘 생각해 보면 단지 그 캐릭터의 욕망만 돋보일 뿐 영화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다. 이 사람이 큰 갈래가 되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아니다. 단지 플롯을 한 번 뒤엎기 위해 존재할 뿐.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이 인물을 설명해 주지만 이 장면이 연출을 통해 쾌감이 느껴지는 형태가 아니다. 다른 영화면 길게 설명했을 부분을 단적인 장면으로만 보여주니 맥이 빠지고 이 사람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중에 어디서 본 것들
이 영화가 그나마의 독창성도 챙기지 못한 이유. 기존의 특정 한국영화 시리즈를 지나치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어떤 관객들은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다. 예고만 봐도 우리가 20년 전즈음에 봤던 코미디/스릴러물이고 실제로도 그렇다. 하지만 그 내실을 열어보면 또 다르다. 분노조절장애 형사라는 캐릭터 설정만 읽고 유추하기는 어렵다. 사연 있는 주인공들이야 이 지구상에 널렸다. 하지만 이 인물은 영화 팬이라면 잘 알고 있는 특정 캐릭터를 그대로 차용했다. 단순히 오마주일 수도 있다. 가령 귤 작업하고 있는 곳에서 벌어지는 몸싸움 장면을 보면 그렇다. 이 오마주가 이 장면 하나에만 사용됐으면 납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답습은 후반부에 다시 반복된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보면 이야기의 끝마무리를 낸다는 쪽에 있어 조악하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다.
글쓴이가 이 영화에 개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강력한 근거는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다. 뭐 분노조절장애가 있을 수도 있다. 그 병에 직업적으로 장애물이 생길 수도 있다. 정말 중요한 건 경찰 내부에서나 조수광 본인이나 분노조절장애에 대해 별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게 뭐가 문제냐. 분노조절장애라는 성격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장면들이 생길 당위성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이 캐릭터를 조악하게 만드는 점이다. 이 장면에 있어 고유의 개성이 넘치지 않는다. 이렇다면 영화가 무기를 가졌다고 봐도 무방한데, 어떤 영화를 답습했으니 얕은 깊이가 영화를 겉돈다.
<게이샤의 추억>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단어는 '오리엔탈리즘'이었다. 이 용어는 서구권 사람들이 동양을 경외심과 공포, 그리고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의미한다. 미국과 유럽이 동양을 묘사하려 할 때 자주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오리엔탈리즘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게이샤의 추억>이다. 이 <게이샤의 추억>이란 영화는 게이샤라는 직업과 일본 사회를 왜곡하며 동양 문화를 오해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이 <게이샤의 추억>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국적은 중화권인 경우가 많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배우들이 일본어로 대화하지 않고 영어로 대화한다. 이 설정 자체가 근본이 없는데, 더 중요한 건 영화 플롯에 있다. 게이샤를 성적으로 소비하는 연출, 기모노와 쪼리, 게이샤라는 직업적 특성을 저속하게 이해했다는 점까지 영화는 남자가 주체가 되어 여성을 억압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낭만적으로 그리는 패착을 저질렀다. 이 당시 이런 폭력적인 시각 때문에 <게이샤의 추억>은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이 영화 <필사의 추적>이 제주라는 지역을 보여주는 방식은 <게이샤의 향기>과 유사했다. 일반적으로 오리엔탈리즘의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그러니까 타문화에 대한 낮은 이해가 기반이 됐다는 점이다. 글쓴이가 <게이샤의 추억>을 비판하면서 쓴 첫 번째 근거. 언어다. 제주는 사투리가 다른 지역에 비해 특이하다. 역설적이게도 특이한 만큼 덜 알려졌다. 왜? 다른 지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상상도 못 할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사투리의 두 특성이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정체성이 된 건 맞다. 글쓴이가 제주에서 나고 자라면서 제주라는 지역이 닫혀있는 지역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거기에 언어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거랑은 별개로 일상적으로 대화할 땐 표준어 쓰고 다 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경찰이 조직 내부에서 사건 브리핑할 때 제주 사투리 안 쓴다(그 경찰 조직 구성원들이 다 제주도민인 게 말이 되냐는 건 둘째 치기로 한다). 제주가 그렇게 도시화가 덜 된 지역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택시 운전사가 승객 태울 때 '혼저옵서예'라고 안 하고 바가지도 안 씌운다. 아니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잡아서 '이 사람은 육지에서 온 사람'이라고 정확히 맞춘다는 것이 가능한가? 이 영화는 한 번에 그걸 맞춰버린다. 단지 공항에서 사람이 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택시 안의 장면을 보여준다. 누구는 이런 장면들이 별 것 아닌 거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글쓴이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왜? 영화 전반부에 중국 자본이 제주에 침투했다는 상황과 마약 유행이라는 사회적인 맥락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 두 맥락이 영화 안에 들어간 이상, 육지 사는 사람들이 이 대사가 가진 허점을 체감할 수 있을까? 셋 다(마약/중국 자본의 침투 / 외지인들 향한 텃세) 우리 근처에 있는 맥락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또 이 영화에서 마약만큼 중요한 소재인 집에 대한 부분도 현실적이지 못한 전개다. 일단 이주민이 집을 쉽게 못 구한다는 설정 자체도 무리수다. 그러나 그 이면에 '외지인이라서 쉽지 않다'라는 전제조건도 이상하게 들린다. 글쓴이가 지금 당장 '제주시 평대(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 중 몇은 구좌읍 평대리였다)리 월세'라고 치면 결과물이 나온다. 요즘은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전, 월세 구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2020년대를 사는 우리는 이 현상에 올라타기만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굳이 오프라인에서 도움을 받아 '선주민들은 외지인이라면 공인중개사 일도 제대로 안 한다'란 장면을 보여준다. 이 설정이 특정 캐릭터를 위해 들어갔다는 걸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지만 글쓴이는 이것이 '굳이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의 취지를 떠나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보기 충분하다. 문제는 이런 불필요한 것들이 영화 곳곳에 숨어있다는 점이다. 중후반부 반동인물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혼자만 괸당을 빗겨나가는 것처럼 행동해서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차라리 괸당문화를 묘사할 거라면 영화 덕지덕지 붙여놓을 것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장면에만 등장하는 방식으로 연출했을 것 같다). 이런 연출이 왜 일어났을까. 글쓴이는 낮은 이해에 온다고 봤다. 한 지역의 병폐가 24시간 모든 구성원들에게 적용된다는 게 말이 되나? 더 깊게 이해했다면 단 한 장면으로도 많은 걸 보여주지 않았을까? <존 오브 인터레스트>처럼? 글쓴이의 이런 지적이 의미 없지 않다는 걸 보여주듯 '감귤'이라는 소재도 영화 안에서 맥없이 소비된다. 제주는 귤만 팔아서 지역사회를 유지하는 곳인가? 일반적으로 직장 다니는 직장인은 없나? 이런 허점들이 영화가 자신이 없으니 과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제주에 며칠 살고 주위 사람들에게 몇 마디만 들었다고 해서 제주 그 자체를 보여주는 건 불가능하다. 이 영화는 단지 그대로 따랐다.
드 팔마가 정색해
전체적인 총평. 낡았다. 제주에 사는 글쓴이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제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나왔다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그럴 것이 없다. 기껏해야 윤경호 배우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것 정도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나머지 배우들이 그렇게 속 시원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건 아니라 전체적인 연기를 보면 좋았다고도 말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깔깔깔 웃을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최근 제주에 있었던 '비계 오겹살 논란'을 언급할 수 있다. 제주에 실제로 그런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니까. 그런데 영화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윤리가 있고 이해해야 할 리듬이란 것이 있다. 이 영화는 두 가지 다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영화에서 사건만 짠하고 보여준다고 해서 충격적이지 않다. 또 빌런이 사회통념상 악랄한 짓을 한다고 해서 나쁜 놈이 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장르를 얕게 이해하듯 제주라는 지역도 조금만 안 티가 난다. 낮은 이해도가 어떤 허점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예시가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제주에 사는 팬으로서 이야기의 완성도로 승부하는 제주 영화가 만들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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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와 상처 속 인물들의 버라이어티한 티키타카
개봉 전 시사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은 예상할 수 없다. 오늘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 친한 사람이 될지, 사랑하는 사람이 될지, 아주 먼 관계가 될지 알 수 없다. 그저 서로 대화를 하고 같이 무언가를 해 나가면서 조금씩 그 관계를 알게 될 뿐이다. 그러다 어떤 사람과는 가까워짐을 멈추고 심지어는 밀어내는 경우도 생긴다. 어쩌면 그 일련의 과정은 우리 내면에 가지고 있는 관계에 대한 본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생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한참이 지나고 보면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 몇 안 남는다. 그 관계의 끝을 보기 위해 그렇게 무수한 소통을 해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무수한 소통과 관계 속에서 사랑이라는 좀 더 깊은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예측할 수 없듯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시기도 알 수 없다. 어느 순간 싹튼 사랑의 감정은 상대방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게 하고 어떤 경우에는 상처를 받게 하게도 한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상처는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다.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고 밀어내려 한다면 그것에서 오는 상처는 온전히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의 몫이다. 그렇다고 그 관계를 밀어내는 사람의 마음이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부담감과 미안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서로의 마음이 서로에게 잘 맞으면 가장 좋겠지만 여러 관계를 만나다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를 꽤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각자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반대로 내가 상처를 받는 일이 계속 반복된다. 그런 과정을 반복해서 겪다 보면 상처들을 어떤 식으로 보듬을 수 있는지도 조금씩 알게 된다.
관계와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작가인 주인공 현(류승룡)과 주변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현은 유명한 작가로 다음 작품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꽤 오랜 시간 동안 아직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혼 후 재혼한 상태인 그는 전처 미애(오나라), 아들 성경(성유빈), 출판사 사장 순모(김희원) 그리고 새롭게 그의 앞에 나타난 제자 유진(무진성) 사이에서 정리되지 않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관계들 속에서 방황한다. 영화 초반 그와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의 관계는 깨지기 직전으로 보인다. 가장 친한 친구인 순모는 현을 아끼는 마음도 있지만 사장으로서 그를 계속 압박하고 현의 전처인 미애와 아들 성경은 현현의 마음을 쉽게 이해해주지 않는다. 현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들의 야속한 마음을 술을 마시며 달랜다.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그를 밀어내지 않는 인물은 유진이다. 유진은 현의 앞에 어느 순간 나타나 자신이 쓴 원고를 전달하고 친절하게 다가오는 미스터리 한 인물이다.
사실 영화 초반에는 이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예상하기 어렵다. 주요 캐릭터들의 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있어 현이라는 인물이 그 꼬인 실타래를 해결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나오는 그의 유쾌한 모습은 보는 사람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들 간의 벌어지는 대화와 상황들은 큰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런데 가만히 현을 지켜보다 보면 그가 왜 그렇게 가벼운 모습이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 사이에서 그가 있는 위치를 확인해 나가면서 그 궁금증은 점점 짙어진다.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그의 뒷모습은 꽤 무거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는 선뜻 글을 쓰기 위한 타이핑을 해나가지 못한다.
유진이 등장하고 그와 현이 같이 글 쓰는 작업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이 둘의 관계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유진은 현이 쓴 습작이 너무 마음에 들어 협업을 제안했지만 왠지 그가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진이 가진 글을 쓰는 능력과 감성은 현이 글을 쓰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된다. 현은 같이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유진을 대하는데, 그 태도에는 이미 유명한 작가로서 상대에게 상처를 줄까 봐 조심하는 태도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게 조심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상대방에게 갈 상처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상처 받는 인물, 상처 주는 인물
사실 영화 안에서 마음의 상처를 표현하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현의 아들인 성경이다. 여자 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울음을 터뜨리는 그는, 영화 중반부에 만나는 이웃집 여자 정원(이유영)을 만나면서 작은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성경은 그런 일탈의 과정에서도 무언가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낀다. 연기자 지망생인 조금 엉뚱 발랄한 정원은 연기 연습을 하며 남는 시간에 성경과 시간을 보내지만 그것이 어떤 마음이었지는 알 수 없다. 현과 유진의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풀려갈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성경과 정원의 관계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
유진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자신과 관계를 맺는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상대방에게는 의도하지 않은 색깔로 받아들여진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그토록 동경하던 유명 작가인 현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면서 글을 인정받으려고 시도하는 그는 영화 내내 현의 곁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간다. 글쓰기라는 과정 속에서 완전히 그를 믿지 못하는 현의 옆에서 그의 표정은 밝아 보인다. 그것은 유진이라는 인물이 가진 내면의 감정이고 그것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근원적인 감정이 된다. 그 모든 힘은 바로 두 사람이 대화하고 때론 다투며 새롭게 긍정적인 관계에서 나온다.
극 중 대부분의 인물들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인정받기 원하고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길 원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마치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관계에서 겪는 것처럼 의도치 않게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준다. 누군가와의 관계는 그렇게 수없이 주고받는 상처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상처를 받았을 때는 현의 아들 성경처럼 그저 자신의 감정을 울음과 고함으로 온전히 외부로 표출하지만 그것이 여러 번 반복된다면 여러 관계를 정리하고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게 될 것이다. 상처에 좀 더 담담해지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그렇게 자신의 상처와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주인공 현이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주인공 현이 이혼과 재혼 과정에서 겪은 일들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 그가 각 인물들과 어떤 태도를 보이고 어떤 마음으로 만나는지를 화면으로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그의 현재 얼굴을 계속 보다 보면 그가 과거에 겪었을 상처들이 조금씩 보인다. 그가 가진 우스꽝스러운 모습 뒤에 감춘 상처들은 자신에게 새롭게 만들어지는 사람과의 관계를 밀어낼 때, 좀 더 조심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가 가진 상처와 부담의 감정은 새로운 사람인 유진이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만든다. 그들 각자가 가진 생각과 감정이 합쳐져 하나의 책으로 완성된 것처럼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들에는 자연스럽게 상처와 부담의 감정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 감정들이 모두 함께 겪을 때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현과 유진은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 맞게 적당히 거리를 두며 좋은 관계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그 둘의 책이 과연 좋은 책으로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하게 된다.
불편함이 없는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
현의 전처인 미애도 자신이 가진 상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전남편인 현에게 분노와 짜증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그건 공통적으로 신경 써야 할 아들 성경의 문제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 대체적으로 쾌활하고 밝아 보이는 미애는 순모가 가진 순수함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면서 그도 다음 가야 할 곳을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한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조은지 배우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상업영화로서는 첫 도전이기도 하다. 조은지 감독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가진 감정을 세세히 표현하는데 특히나 관계를 시작 한려한 인물들의 감정을 잘 담아냈다. 무엇보다 주인공 현이 가진 억눌려있는 듯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면서 유머러스하게 그것을 조금씩 보여줘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그런 측면에서 주인공의 감정을 굉장히 쉽게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하지 못하고 웃으며 지켜보다가 마지막에는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캐릭터의 감정이 영화에 잘 표현되어 있다.
영화의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현을 맡은 류승룡 배우는 오랜만에 그에게 아주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 그가 가진 유머러스한 모습뿐만 아니라 진중한 모습을 같이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의 마음이 더욱 힘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또한 유진 역을 맡은 무진성 배우는 이번이 첫 영화 데뷔작인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적절히 절제할 줄 아는 20대 청춘의 삶을 안정적인 연기를 통해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오나라 배우, 김희원 배우, 이유영 배우 그리고 성유빈 배우까지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김희원 배우 같은 경우,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소심하고 사랑에 상처 받는 캐릭터도 그에게 잘 어울린다는 것을 그의 눈물연기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장르는 로맨스>는 불편함이 없는 영화다.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해 갖가지 소동이 벌어지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되어 있어 편안하게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일들을 즐길 수 있다. 코믹한 장면들도 간간히 포함되어 있어서 키득거리며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포함되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블럭버스터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는 가운데 오랜만에 한국에서 <장르는 로맨스> 같이 따뜻하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영화가 개봉하게 되었다. 즐거움과 따뜻함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극장에서의 관람을 추천한다.
이 리뷰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 마케팅 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되었으며, 이 내용은 주관적인 개인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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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걸 바꿔 놓는 사랑의 맛
SYNOPSIS.
늘 남들보다 한발 앞서는 바람에 입시도, 일상생활도, 연애도 쉽지 않은 우체국 청년 ‘하지메’. 남들보다 늘 한발 느린 템포로 사진을 찍으며 느리지만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레이카’. 어느 날, 미모의 뮤지션 ‘사쿠라코’를 만난 ‘하지메’는 가까스로 데이트 신청에 성공하지만, 눈을 떠 보니 약속날은 지나가버리고 얼굴까지 새빨갛게 타버린다. 파출소에까지 찾아가 잃어버린 하루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하지메는 우체국에서 매일 우표를 사가던 ‘레이카’가 사라진 하루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천년 도시 교토에서 살아가는 1초 빠른 남자와 1초 느린 여자. 분실된 하루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POINT.
✔️ 대만 로맨스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리메이크작. 이 사실을 모르고 보면 리메이크 사실을 눈치채기 어려울 만큼, 일본 교토라는 도시에 들어맞게 로컬라이즈가 잘 되었어요
✔️ <드라이브 마이 카>에 출연한 오카다 마사키, 허광한과 함께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에 출연한 키요하라 카야, <괴물>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히이라기 히나타의 출연작. 셋 다 각자의 역할에 위화감 없이 스며드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 설정이 매우 독특한 로맨스 영화라서, 대체 뭘까 궁금해 하면서 따라가는 맛이 있어요
걸음이 빠른 사람이 사는 도시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이름조차 한 일(一) 한 획으로 긋고, 시작이라는 뜻의 '하지메'라고 읽는다. (기본적으로 일본어에서 한자를 읽는 법은 정해져 있고, 그 방식대로라면 한 일(一) 자를 하지메라고 읽지는 않지만, 이름으로 사용될 때는 아무렇게나 읽는다. 얼마나 아무렇게나 읽냐면, 소리 음(音) 자를 쓰고 '멜로디'라고 읽어도 그런가 보다 할 정도.) 그는 언제나 남들보다 한 템포씩 빠르다. 빠르면서 야무졌다면 모르겠는데, 빠른 만큼 엄벙덤벙하다. 앞을 보고 빠르게 걸으면서 사는 사람이고, 잃는 것은 우울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머니는 그에게 늘 "진정하고 사람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하지만 하지메는 그 말조차 끝까지 듣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기이하리만큼 "진정한 교토"에 집착한다. 우리로 치면 사대문 안쪽만이 진정한 서울이라고 말하듯이, 진짜 교토와 교토가 아닌 곳을 딱 잘라 선 그어 나누는 사람이다. 심지어 교토는 한국으로 치면 경주처럼 천년 고도로 꼽히는 도시이기에 이 지점이 더욱 눈에 띈다. 진정하라는 말을 들어야 할 만큼 앞만 보는 사람이지만, 일직선(一)을 그린다는 건 결국 앞과 뒤가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하니까. 아무리 걸음이 빨라도 사람의 걸음은 늘 이전 걸음과 연결되어 있다. 1초 앞의 시간 또한 1초 전의 시간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라디오에 대고 조곤조곤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거나 교토에 관한 노래에 매력을 느끼는 하지메 또한 그런 존재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언제나 다른 이야기
하지메가 앞만 보는 동안, 이 영화는 다른 각도에서 시간을 독특하게 뒤틀어서 주인공들을 만나게 한다. 하지메와 달리 이름의 획수만 해도 만만찮은 여자 주인공 '레이카'는 하지메의 반대처럼 보이는 존재다. 늘 한 템포 느리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데 그것도 고요한 정물일 때에만 찍을 수 있는 사람.
영화가 흘러가고 하지메와 레이카의 이야기가 풀어지는 방향성은 관객으로서 예측하기 어렵다. (왜 인물들은 저 설명을 납득하는 것일까? 어떻게?) 개연성보다는 톡톡한 창의성에 방점을 둔 설정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화는 관객이 잠시 시간을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다. 시간과 방향을 비틀어 보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질 수 있음을. 걸음이 느린 사람에게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임을.
그렇게 곰곰 곱씹다 보면 깨닫게 된다. 가끔은 멈춰 버린 시간이 오히려 흐르는 시간의 힘을 갖는다는 걸. 그리고 그 힘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개체는 사진과 편지라는 걸. 영화 <러브레터>나 <연애사진>에서도 그렇게 쓰였지만, 사진과 편지는 역시나 시간을 담아놓는 아이템이다. 매개체라는 건 뭔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는, 그런 소재가 된다.
이 영화 또한 기존에 우리가 알던 사진과 편지 그 이상으로 색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원작 영화에서 성별을 반전시킨 지점이 매우 주효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멈춰버린 시간을 풀어내는 방식에서 우리로서는 좀 불편하다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별이 반전된 데다가 오카다 마사키와 키요하라 카야의 톤 조절을 통해, 다소 기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그럭저럭 중화되었다.
모든 맛을 순식간에 바꿔 놓는 것
하지메는 어머니와 소면을 먹으며,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생강 이야기를 한다. 이들은 생강을 넣으면 모든 맛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고 말하며, "넣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이들은 사실 모든 걸 바꾸는 선택을 꽤나 잘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랑 하나가 쏙 들어와 전혀 달라져 버린 삶을 받아들인다. 걸음의 속도가 다른 사람을 기다리며, 오지 않을지도 모를 미래를 기다리며, 소소한 하루하루를 채워 나간다. 열심히 일하고, 여름 밤에 앉아 수박을 먹고, 나란히 앉아 소면을 나누면서 찬찬히 일상을 보낸다.
도시의 시간은 결코 걸음이 빠른 사람들의 시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주나 교토처럼 오랜 고도들은 언제나 걸음이 빠른 사람들의 시간 뒤에, 그렇게 찬찬히 일상을 영위한 시간들로 채워졌을 것이다. 먹고, 일하고, 사랑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 또한 인생의 맛을 바꿔 놓는 사랑의 추억일 것이다. 나와 다른 방향에서 이 영화를 볼 누군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걸음의 속도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더 자주 듣고 싶어진다. 로맨스라는 장르에 이 마음을 웅숭깊게 담아낸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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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나는 누가 책임져?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최우식 주연 영화 거인입니다.
너무 좋은 영화라 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usic
Levity – Johny Grimes#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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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하고 있는 거침없는 한 사내의 사건![1탄/결말포함]
#무차별총기사건#반전영화#영화추천
▼무비워크 먹여살리기???
https://toon.at/donate/63724555002223...
▼구독은 여러분의 큰 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Nqd...#무비워크 #영화리뷰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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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릴로 & 스티치> 메인 예고편
"'오하나'는 가족이라는 뜻이야!" 친구가 필요한 외로운 소녀 '릴로'와 장꾸력 MAX 복슬복슬 귀염둥이 '스티치'의 특별한 만남이 시작됩니다🛸❤ [릴로 & 스티치] 메인 예고편 공개🌴 [릴로 & 스티치] 5월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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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노 맨 오브 갓> 메인 예고편
FBI 행동 과학부 최정예 요원들은 연쇄 살인범과 인터뷰하여 범죄자 프로파일링을 연구하는데 신참이었던 빌 해그마이어 요원은 12살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테드 번디를 맡게 된다. 번디는 다른 FBI 요원과는 다른 빌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빌은 번디가 흥미를 보이는 살인 사건 파일을 가져다주며 만남을 이어간다. 하지만 어느날, 일주일 후 번디를 사형한다는 집행 영장이 발부되고, 번디는 빌에게만 모든 죄를 자백하겠다며 그를 교도소로 부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