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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2022-10-02 13:22:55

주먹을 쥐었다, 폈다

인생은 아름다워 / Life is Beautiful, 2020

최근 <오징어 게임>까지 'K-콘텐츠'가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도전하지 못한 장르가 있다면 "뮤지컬"이다.
물론, <삼거리 극장, 2006>이 존재하나 '상업 영화'와는 거리가 멀었으니 이번 <인생은 아름다워>가 상업적으로는 처음 시도하는 '뮤지컬 영화'이다. - 물론, 개봉을 기다리는 <영웅>도 있다!
혹자는 국내 뮤지컬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에 '가사가 한국어'라는 이유를 언급하나, <라라랜드, 2016>를 보는 "미국인"과 <레미제라블, 2012>을 듣는 "프랑스인"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영화는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 '세연'이 남편 '진봉'에게 마지막 생일 선물로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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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인기가 없을까?
앞서 말했듯이 유독, 국내에서의 뮤지컬 제작이 꺼려지는 이유에 '가사가 한국어'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외국 작품을 가져와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부 가사와 음의 길이가 맞지 않아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이를 핵심으로 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1952>는 일련의 과정으로 통해서 "뮤지컬"을 제대로, 설명한다.
영화는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의 시대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뮤지컬"을 소개하나 만만치 않는 그 과정을 소개한다.

 

배우가 마이크에 대사를 하지 않아 녹음이 안되거나 몸에 부착하면, 심장 박동이 들리고 오디오 선에 넘어지는 등 많은 시행착오를 보여준다. - 극 중. 시사회에선 진주 목걸이 만지는 소리도 들린다!
이외에도 그동안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했던 배우들은 발음과 대사 암기 등 변화에 따른 발전이 동반된다. - 실례로 많은 무성 영화 스타들은 유성 영화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지거나 새로운 얼굴들이 출연했다!
이렇게, "뮤지컬"은 문화의 발전으로 볼 수 있다면 동시간대의 국내 상황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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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많고 많은 시대 중에서...?
현재, 대한민국 최초의 영화로 정의되는 "나운규"의 <아리랑, 1926>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개봉한 작품이다.
이후 "한국 전쟁"과 "냉전"을 맞이한 영화는 "반공"을 앞세운 선전물이 되었으니 문화의 발전을 떠나 감히, 낭만을 논할 수나 있었을까?
그렇다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왜, 1990년으로 설정했을까? - 극 중. 서울 극장에 <사랑과 영혼, 1990>이 걸려있다.
이런 이유에는 90년대만큼이나 문화의 다양성을 논하기에 좋은 시기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선제(6월 민주항쟁)를 가져왔으나 "군부"가 유지되며, 지속되는 데모로 사회는 불안정했지만 "X세대"가 등장하는 등 문화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음악만 살펴보면, "김수희"의 "애모(트로트)"를 비롯해 "서태지와 아이들(힙합)", "신승훈(발라드)", "김건모(레게)", 그리고 "HOT(아이돌)"까지 한 번의 성공으로 우르르 뒤따라가는 펭귄들이 아니라 무모한 콜럼버스들이 판치던 시대이다.
여기, <쉬리, 1999>를 시작으로 "블록버스터"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탄생하는 등.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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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옛 방식이 무식하지만...
이렇게, 모든 환경이 갖춰진 <인생은 아름다워>이나 보여주는 결과물은 아쉬움이 생긴다.
물론, '오리지널 넘버'를 대신해 '이문세'의 <조조할인>을 비롯해 '이적'의 <다행이다>와 '토이'의 <뜨거운 안녕> 등 익숙한 대중가요를 뮤지컬스럽게 편곡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갖춰진 세트에서 보여주는 군무들을 하나의 테이크가 아니라 '편집'해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뮤지컬"은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의 시대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탄생한 장르로 고집스럽게 긴 테이크를 가져간다.
이런 이유에는 당시. "편집"이라는 기술이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얼굴의 표정과 행동만으로 이야기의 현실성을 지켜냐야하는 '고육책'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본 작품에서 보여주는 "뮤지컬"은 90년대~00년대 이야기가 있는 뮤직비디오 "드라마 타이즈"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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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첫 술에 배부를 쏘냐!
물론, 영화가 선정한 선곡 리스트와 편곡은 마음에 들지만 힘을 받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뮤지컬 장면에 들어가는 순간이 어렵다! 
이런 이유는 이야기의 톤과 음향이 갑자기 튀기 때문인데, 완력기가 있었으면 할 정도로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할 정도로 힘들었다.
극 중. 마지막에 "세연"과 아이들의 통화에서 눈물이 날 뻔하면서도, 비염(훌쩍훌쩍)에 그친 점도 이러하다! 

 

무엇보다 이야기에도 아쉬움이 생긴다.
극 중. 아내 '세연'의 모습은 희생만을 강요하는 윗세대 어머님들의 모습이 겹치며, 무심한 남편 '진봉'과 그들의 아이들까지 지나치게 "스테레오"이다.
결국, 이 모든 갈등이 봉합되는 전개와 개연성도 어설픈 노랫소리에 잠식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물론,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찔끔날 뻔한 건 어디까지나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니 오해하지는 말자!

 

그래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끝나고 나서 플레이 리스트로 또 한 번 즐기는 미덕을 제공하니 좋게 봐주시길... :)

 

· tmi. 1 - 결혼식 장면에서 부르는 "이적"의 <다행이다>는 공교롭게도, 실제 아내분과의 결혼식 축가로 만들어진 노래다!

작성자 . 김성혁

출처 . https://blog.naver.com/whswls48/22288243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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