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10-06 16:03:46
넷플릭스 10월 신작
넷플릭스 10월 신작 한국드라마, 영화
넷플릭스 2022년 10월 신작
한국드라마,영화 추천5편
20세기 소녀
1999년, 단짝 친구가 홀딱 반한 남학생을 친구 대신 관찰해 주기로 한 10대 소녀
하지만 소녀에게도 애기치 못한 사랑이 찾아오는데...
감독: 방우리
출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등
장르: 청춘영화, 로맨스 드라마
공개: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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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치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남자친구를 찾으려는 여자
UFO 커뮤니티 회원들과 손잡고 사건을 조사하면서
황당한 음모론에 발을 담게 되는데...
크리에이터: 진한새, 노덕
출연: 전여빈, 나나 등
장르:미스터리, 스릴러, SF
공개: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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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룹
기백 넘치는 중전마마
사고뭉치 아들들을 길들이려 치열한 왕실 교육에 돌입한다
호시탐탐 왕위를 노리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아들 중 한 명을 조선의 차기 왕으로 키워야 하는데...
크리에이터: 김형식, 박바라
출연: 김혜수, 김해숙, 최원영, 김의성, 문상민, 옥자연, 강찬희 등
장르: 시대물, 드라마
공개: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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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빠진 세계
악플에 시달리던 톱스타 유재비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던 어느 날,
소설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데...
크리에이터: 손예은, 김보라, 신소영
출연: 김재원, 나나, 현석, 금동현, 하선호
장르: 로맨틱, 청소년
공개: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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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원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이 각각 선택한 단 한 곡의 노래를
최고의 라이브로 남기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다
기회는 단 한 번
이 모든 것이 원 테이크에 담기는데...
크리에이터: 김학민
출연: 조수미, 임재범, 유희열, 박정현, 정지훈, AKMU, MAMAMOO
장르: 다큐, 음악
공개: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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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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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이란 무엇인가
삶은 항상 고통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언젠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희망이다.
인생이 버려지고 밟히고 피를 흘려도, 믿음을 덤덤하게 손에 쥐고 있는 사람에게 희망은 온다.
희망이 온다는 믿음, 그것이 희망이다.
<쇼생크 탈출>은 침대 맡에 걸어두고 싶은 바로 그런 영화다. 언제나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보는 사람에게 희망을 건네주는 작품이니까. 담담한 무기징역 수감자 레드(모건 프리먼)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슨)은 절망이 가득한 쇼생크 감옥에 어울리지 않는 한줄기 희망이다. 그가 짙은 회색빛 감옥에 덧칠해 나가는 희망이 서린 일상들은 자신뿐 아니라 쇼생크 모두에게 작은 빛을 전해준다. 그 빛은 이 영화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비친다. 앤디가 탈옥 후에 갔다는 지와타네오가 어딘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곳을 희망한다. 그곳은 희망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절망과 희망은 모두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빛이 난다. 하지만 때론 절망은 희망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무엇이 절망이고 무엇이 희망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희망의 두 얼굴을 보여주고 등장하는 숫자에 절망과 희망에 대한 상징을 담아서, 우리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도록 알려준다.
[아래부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 번의 총알과 절망, 희망의 다른 얼굴
<쇼생크 탈출>에는 총알을 사용하는 세 번의 장면이 나온다. 총알은 곧 절망이다.
첫 번째는 앤디가 부인과 정남(情男)을 죽였다고 하는 총알이다. 하지만 장전하는 모습만 나올 뿐, 앤디가 그들을 죽였는지는 정확히 나오지 않는다. 당시 앤디는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였고, 강에 버렸다고 하는 총도 나오지 않아 증거인멸로 죄가 가중되어 유죄가 된다. 앤디의 죄에 대한 이 모호한 설정은 영화 클라이맥스까지 계속된다. 앤디는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게 정말인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한다. 사실 그에게서는 무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보단, 모든 걸 체념한 무기력한 사람만이 보인다. 쇼생크의 첫날 다른 죄수들은 억울하다며 울고 난리 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앤디는 억울해하지 않는다.
앤디는 자책을 하고 있었다. 설령 자신의 기억대로 부인을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부인이 바람피우다 죽은 것은 자신이 부인에게 외로움을 느끼게 해서였다고. 앤디는 부인과 정남을 죽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왔지만, 앤디는 스스로를 죄책감의 감옥에 가둔 셈이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 생기면 사람은 스스로를 절망의 감옥에 가둔다. 마음속에 있는 절망의 감옥에서 나갈 수 있는 길은 용서다. 자신을 묶을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그것을 알면, 자신을 묶었던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두 번째 총알은 앤디의 무죄를 증언할 증인을 죽인 총알이다. 모든 것이 잘 풀릴 수도 있다고 확신한 순간, 그 총알은 앤디를 가장 깊은 절망에 빠트린다. 살다 보면 '아, 이제 희망이 이루어지겠구나'와 같은 날이 온다. 그러나 희망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해서 그것이 완전한 희망의 결과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종종 희망에 차올라서 모든 것을 망가트린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 오든 절망이 오든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희망은 절망의 얼굴로 바뀐다.
세 번째 총알은 교도소장의 권총 자살이다. 자신의 모든 비리가 밝혀졌을 때, 그리고 자신이 빈털터리가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 교도소장은 절망의 끝에서 총알을 선택했다. 모든 죄수들에게 끝없는 절망을 주며 군림하던 그가, 사실은 자신에게 오는 절망은 감당할 힘이 없었던 것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만들고 뿌려놓은 절망의 씨앗들이, 모두 자신에게 돌아오는 기분이었을 테니. 진짜 절망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작은 절망도 감당하지 못한다. 그리고, 남에게 준 절망은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두 개의 밧줄과 구원, 절망에 길들여진다는 것
<쇼생크 탈출>에는 두 개의 밧줄이 있다. 밧줄은 구원이다.
처음 밧줄은 쇼생크에서 가장 나이 많은 브룩스의 구원을 도와주는 밧줄이다. 브룩스는 쇼생크에서 꼬부랑 노인이 될 때까지 갇혀있어서, 쇼생크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감옥에 길들여진' 죄수였다. 영화에 나오는 쇼생크의 가장 무서운 점은 폭력적인 간수도 비리투성이의 교도소장도 아닌, 그 절망에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절망 안에 오래 있다 보면 원래의 자신이 어떤 가능성을 지닌 사람이었는지 잊어버린 채 명령에 따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우리가 기르는 개에게 목줄을 채워 그 1미터의 절망으로 '길들이는'것처럼.
브룩스는 가석방을 받았지만 쇼생크에서 나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 지 알고 있었다. 동료에게 칼부림을 해서라도 절망 속에서 살고 싶어 했다. 절망에 길들여진 사람은 절망이 곧 희망이다. 세상으로 내던져진 브룩스는 희망과 자유라는 절망에 빠지고, 그 구원의 길로 밧줄로 목을 매는 것을 선택한다. 그는 자살함으로써 희망이라는 이름의 절망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한다.
두 번째 밧줄은 앤디의 밧줄이다. 앤디 역시 그 절망에서 구원해 줄 도구로 밧줄을 손에 든다. 그러나 앤디는 영화에서 내내 나오듯 쉽게 절망에 길들여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강한 사람이었고, 결국 절망에서 구원하는 길은 탈옥이라 마음먹는다. 밧줄은 탈옥하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였다. 사실 구멍을 파놓은 지는 오래되었고, 단지 탈옥을 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했을 뿐이다. 스스로를 절망에서 구원하는 길은 마음먹기가 가장 힘든 법이다.
하지만 절망에 있을 때 언제 올지 모르는 희망을 꿈꾸며 절망에 저항하기보다는, 절망에 순응하고 길들여지는 게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현실에 대한 부정과 저항은 고통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옥에 있으면 천국을 꿈꾸기보단 지옥에 적응하는 게 낫다고 여길수 있다. 그러나 절망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희망을 절망으로 바꾸는 결과를 가져온다. 길들여지느냐, 길들여지지 않느냐. 그 마음가짐이 희망을 절망으로 바꾸기도 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도 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밧줄이 '절망'으로 구원하느냐 '희망'으로 구원하느냐의 두 얼굴을 가진 것처럼.
하나의 도구와 증거, 희망을 대하는 태도
<쇼생크 탈출>에는 단 하나의 탈옥도구와 증거가 나온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탈출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절망과 희망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앤디가 유죄를 선고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증거인멸이었다. 앤디가 강에 버렸다는 총이 발견되지 않아서. 총알을 발사하면 총알에 고유의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으로 사용된 총알과 비교할 수 있어 정말 앤디가 쏜 것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앤디는 술에 취해 아무렇게나 총을 버리는 바람에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줄 증거를 없애버린 셈이었고, 총이 발견되지 않자 증거인멸로 더 형을 무겁게 받는 원인이 되었다.
사람이 절망에 빠졌을 때, 그 절망에 취해 이성적이지 않은 행동을 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자신을 구원해주러 오는 손길을 스스로 내치고 더욱 깊은 물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이다. 작은 실수나 작은 잘못으로 끝날 수 있던 것을 스스로가 더 키워간다. 그래서 절망에 빠졌을 때는 자포자기의 행동을 하기보단, 희망을 알아볼 수 있도록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게 중요하다. 절망에 빠졌다고 느낀 그 순간이 진짜 절망이 아니다. 절망이라고 여기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이 진짜 절망이다. 희망도 마찬가지다. 희망이 보인다고 섣부르게 판단하고 기쁨에 겨워하는 순간 희망은 오기도 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순간적인 감정의 흔들림으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
앤디는 쇼생크에서 사는 동안 찾아온 수많은 절망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한번, 무죄를 입증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손에 잡혔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실수를 저질렀다. 교도소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그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되어, 희망을 더한 절망으로 빠트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군다나 그 행동으로 탈옥용 굴을 판 것을 들킬 뻔했다.
앤디는 희망으로 가는 길에서 다시는 실수하지 않았다.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이 탈옥했다는 증거를 경찰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래야 자신이 투고한 '쇼생크의 비리'에 진실함이 더해질 테니까. 희망이 완벽한 현실이 될 때까지 묵묵히 계획을 실행했다. 우리도 삶에서 그러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희망이 완벽한 현실이 될 때까지 섣불리 샴페인을 터트리지 않는 것 말이다.
실재하지 않는 여성, 희망의 모습
<쇼생크 탈출> 에는 여성이 실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곧 희망의 모습이다.
앤디의 부인은 사진조차 나오지 않는다. 또 가석방 심사원이나 숙소 관리인으로 여성이 나오지만 존재감이 없다. 하지만 '리타 헤이워드'는 다르다. 리타 헤이워드는 쇼생크 감옥 안 극장에서 매번 틀어주는 영화 <길다>의 히로인이다. 레드를 비롯한 수감자들은 리타 헤이워드가 머리를 휘날리며 등장하는 컷에 엄청난 환호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죄수들에겐 실제가 아닌 허상이다. 그러기에 쇼생크 수감자들에게 리타는 희망이다. 이 영화의 원작인 스티븐 킹의 소설 제목도 원래는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에서의 구원(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이다.
물론 겉으로 보면 리타 헤이워드라는 허상은 감옥에서 외롭게 지내는 수감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허락되는 여흥에 불과하다. 그 작고 하찮은 여흥이 그나마 수감자들을 웃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의 '포스터에 숨겨진 구멍'은 구원을 주는 희망의 길이었다. 교도소장이 포스터를 손가락으로 찌르자, 있을 리가 없는 포스터 속으로 팔이 빨려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교도소장에게 자신의 비밀을 훤히 드러내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한 성적 비유로의 여성이 아니라, 앤디를 지켜주고 구원한 여신인 셈이다. 물론 포스터가 계속 바뀌어 나중에는 리타 헤이워드가 아니라 라켈 웰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비현실적인 구멍, 구원, 그리고 희망과 카타르시스는 모두 그 안에 있다.
희망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단지 믿음으로써만 존재한다. 어쩌면 실제로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리타 헤이워드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 믿음에서 희망이 시작한다고 말해준다. 희망은 눈에 보이지 않는 희망을 믿지 않는 자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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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에 성공한 앤디는, 친구 레드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한다.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쇼생크 수감자들은 '희망은 위험한 것'이라며 경계한다. 그런 희망이 더 절망에 빠지게 하고 괴롭게 만들다가 죽어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 레드에게, 앤디는 희망을 말한다. 레드도 절망에 길들여져 절망이 희망이 되었기에, 자살이라는 절망의 여행을 희망처럼 꿈꿀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앤디가 희망에 대한 믿음을 레드에게 물들였기 때문이다. 앤디는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가슴속에 간직한 희망은 누구도 뺏어갈 수 없다.
삶에서 절망을 선택할 것인가, 희망을 선택할 것인가는 나에게 달렸다. 둘은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끝없이 절망과 마주하지만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앤디처럼, 레드처럼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다.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니까. 레드가 국경을 넘으며, 간직했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는 문득 내가 아이처럼 흥분해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행을 시작하는 자유인만이 느낄 수 있는 흥분이리라.
나는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 있길 희망한다.
나는 내 친구를 만나 악수하기를 희망한다.
나는 태평양이 꿈에서 본 것처럼 푸르기를 희망한다.
나는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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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콤달콤 (2021); 새콤달콤은 어디에? 남은 건 씁쓸함 뿐
새콤달콤 (2021)
새콤달콤은 어디에? 남은 건 씁쓸함 뿐
새콤달콤 (2021) 정보
감독: 이계벽
출연: 채수빈, 장기용, 크리스탈
개봉: 6/4 (넷플릭스)
장르: 로맨틱 코미디, 로맨스
상영시간: 102분
현실 단짠 로맨스(?)
비정규직 간호사 '다은(채수빈)'은 황달로 입원한 공대생 '혁'에게 유일하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인물이다. 혁은 자신을 챙겨주는 다은을 사랑하게 되고, 순수한 애정 공세에 다은도 조금씩 마음을 연다. 퇴원한 그는 다은을 다시 못보게 될 거란 생각에 좌절하지만, 어렵게 연락을 취하게 되면서 '간호사-환자'로 만난 인연에서 연인으로 발전한다. 혁은 다은에게 굉장히 헌신적이었고, 살집 있는 몸매에서 다이어트에도 성공하고 대기업 파견직 사원으로도 발탁되며 승승장구한다. 달콤한 연애를 하고 있던 두 사람이지만, 혁이 바빠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권태기에 접어들면서 다은과 혁의 관계는 점차 나빠진다. 그리고 혁 앞에 나타난 회사 동료 '보영(정수정)'의 새콤한 매력 탓에 혁은 점점 다은과의 연애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렇게 파국으로 접어든 커플의 관계 속에서 영화는 말미에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2000년대 로맨스 소설 원작,
구시대적 설정
<새콤달콤>은 일본의 연애소설 '이니시에이션 러브'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로맨스 영화다. 원작이 2000년대 작품인 탓일까. 2021년 영화로 보기에는 굉장히 올드하고 전형적인 속성들이 많다. 순박하고 숙맥인 공대오빠와 예쁘고 매력있는 간호사와의 로맨스. B급 로맨스 만화 설정이 느껴지는 영화 초반부의 구성은 이런 스토리의 영화가 아직까지도 나온다는 사실에 한숨을 불러일으킨다. 오빠 소리 못 들어서 환장한 귀신이 붙었나? 그 놈의 오빠 소리에 설렌다는 설정은 도대체 언제까지 나오는 건지...퇴원 후 '혁이오빠'가 다은을 찾기 위해 핸드폰 번호를 캐내서 전화를 거는 장면은 사실상 범죄다. 그런데 전화를 받고 당황하기는커녕 집으로 오라는 다은의 태도는...현실감각이 많이 떨어지는 내용이다.
새콤하고 달콤하지도 않다,
그래서 하이퍼 리얼리즘 연애인가?
그래도 초반에 '장기용'이 등장하기 전 파트의 로맨스는 B급 감성을 감안하고 보면 나름대로 귀엽다. 하지만 장기용이 등장하고, 채수빈과 정수정 사이를 오가는 아슬한 관계 속 균열들이 나타나며 이야기는 씁쓸함과 지루함만을 남긴다. 결말에 뒤통수를 칠 만한 반전을 선사하기 위해 중후반부의 내용을 포기한 건가 싶을 정도로 멕이 빠진다.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새콤달콤'함을 말하고 싶은 건가 의문이 들다가도, 새콤달콤한 연애를 원함에도 현실의 찐연애는 씁쓸하고 하루하루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를 반영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단순히 현실연애의 씁쓸함만을 반영했다고 하기에는 '장기용'이 맡은 '장혁' 캐릭터가 너무 쓰레기처럼 비춰져 혁과 다은의 연애가 유독 최악인 것처럼 보인다. 모두의 연애가 이들처럼 끔찍하게 끝나는 건 아닐테니.
채수빈의 인상적인 연기,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캐릭터
잘생긴 외모의 '장기용'과 천덕꾸러기 같은 면과 새침한 면을 동시에 보여준 '정수정'의 연기도 좋지만, 새콤함과 달콤함의 매력을 가장 절묘하게 표현한 '채수빈'의 연기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영화 초반의 애교 섞인 모습부터 중반부의 달콤한 연인의 모습까지. 특별한 임팩트는 없더라도 영화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준다.
하지만, '채수빈'의 훌륭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다은'이라는 인물에게 너무나 불친절하다. '다은'은 영화에서 시종일관 피해자로 그려진다. 남자친구인 '장혁'은 다은에게 매일 같이 거짓말을 하고 연애의 권태기를 표현하지 못해 안달이며 임신과 낙태까지 겪게 한다. 그럼에도 다은을 옆에서 챙기기는커녕 일을 핑계로 보영과 함께 하고, 다은에게 소홀히 대한다. 이러한 장혁의 태도 앞에 다은은 어떻게 하는가. 다은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은 영화 속에 1도 담겨져 있지 않다. <새콤달콤>이 철저하게 남자주인공의 시선에서만 영화를 전개하고 두 여성 캐릭터는 주제를 어필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말의 반전은 쓰레기 같은 남성 '장혁'을 징악함으로써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게끔 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은'의 시선을 전혀 그려주지 않았는데, 단순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것만으로 관객이 느꼈던 불쾌함이 해소가 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엔딩 크레딧이 내려갈 때까지 관객이 통쾌함을 느낄 수 없다는 게 바로 그 이유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겔겔겔스타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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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 크루즈 / Jungle Cruise, 2021
만약 "제이슨 스타뎀"이 로맨틱 코미디에 나오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 가끔씩 떠오른다.
물론,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15년에 개봉한 "멜리사 맥카시"의 <스파이>에서 그도 충분히 웃긴다는 것을 입증했으니 충분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호스텔>시리즈로 유명한 "일라이 로스"의 최근작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잭 블랙"과 "케이트 윈슬렛"의 가족 영화인 것으로 보아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정글 크루즈>는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보다 이를 연출한 감독 "자움 콜렛 세라"에 좀 더 눈이 갑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팬들에게는 <오펀: 천사의 비밀>, 그리고 "리암 니슨"과는 <언노운 - 논스톱 - 런 올 나이트 - 더 커뮤터>까지 그가 커리어로는 처음으로 "가족 영화", 그것도 "디즈니"에서 찍게 되었으니까요.
'과연, 이 영화도 앞에서 설명한 영화들처럼 만족감을 주었을지?' - <정글 크루즈>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고대의 전설, "생명의 나무"를 향해 학자 "릴리"와 남동생 "맥그리거"는 그 길로 아마존을 향합니다.
그곳에서 "프랭크"를 만나면서, 여정을 함께 하는 것으로 마음을 모았으나 게획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나 봅니다.
이들 말고도, 누군가 "생명의 나무"를 노리는 사람들이 있고 이에 잠들었던 고대의 저주까지 깨어나는데..."할리우드"는 다 능력자들인가 봐
1. 어디서 타본 크루즈란 말이지.
영화 <정글 크루즈>는 앞서 말했듯이 파격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저와 같은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정글 크루즈>는 이를 제외하면, 어디서 봄직한 영화들의 장면들이 겹치는 등 새로움이라고는 볼 수도 없고요.
그럼에도, <정글 크루즈>에게 눈이 떼어지지 않는 건 말했던 "아는 맛"인데 이도 저와 같은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배가 됩니다.이거 어디서, 봤는데 말이지...
영화 <정글 크루즈>의 캐릭터 구성을 보면, "브렌든 프레이저"주연의 <미이라>시리즈가 생각나는 건 저만은 아닐 겁니다.
거친 남자 주인공에 비해 어딘가 덜렁거리는 여자 주인공의 케미가 "러브라인"으로 맺는 결과가 뻔하다고 해도 이게 아니라면 만족하지 않을 거잖아요.
여기에 어딘가 모자란 조연 캐릭터까지 영화 <정글 크루즈>의 캐릭터는 유독, <미이라>를 더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도 들 텐데, '혹시, "이모텝"도 그대로인가요?'라고 말이죠.2.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모텝"을 가르쳐줄 때가 되었지.
우리가 알고 있는 <미이라>가 1999년과 2001년에 개봉했으니 어림잡아 필자의 나이가 7살이 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이를 즐겁게 말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영화를 보았을 때는 무서웠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 왜냐하면, 그땐 <미이라>가 너무 무서웠거든요.
극 중 살을 파먹는 '쇠똥구리'와 사람을 미라로 만드는 악당의 모습은 자꾸만 생각나게 하니 재밌어도 당분간은 시름시름 고통 속에서 앓았어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영화 <정글 크루즈>도 어린 날의 저처럼 많은 아이들이 '이 영화를 봐야 할지, 말지?"의 딜레마를 일으킬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원래, 감독님의 특기가 스릴러?
앞에서 언급한 감독 "자움 콜렛 세라"의 대표작이 <오펀: 천사의 비밀>처럼 스릴러"에 쏠려있지만 데뷔작이 <하우스 오브 왁스>였던 것을 생각하면, 관객들을 놀래는 데에는 이만한 전문가도 없습니다.
영화 <정글 크루즈>의 "아기레"가 바로, 차세대 "이모텝"으로 등장하는데요.
먼저, 보여주는 비주얼에는 성인 관객들도 깜짝 놀랄 만큼 뱀들이 피부밑으로 들썩들썩 거리니 어린 관객들이 느끼는 공포는 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모텝"과 비교하여 쌓이는 스토리는 부실해 큰 인상으로 남겨지지 않으나 비주얼만큼은 압도하고도 남습니다.3. 잊고 있던 성룡식 액션
<미이라>를 언급했기에 이런 "어드벤처"장르에서 빠져서는 안 될 볼거리, 즉 "액션"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겠죠.
근데, 이것도 "자움 콜렛 세라"의 주특기 가운데 하나라는 걸 알고 있나요?
스릴러에서는 <오펀: 천사의 비밀>이 있듯이 액션에서는 그의 오래된 파트너 "리암 니슨"과는 함께 <언노운 - 논스톱 - 런 올 나이트 - 더 커뮤터>까지 해왔으니 가장 편안한 작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영화 <정글 크루즈>가 보여주는 전체적인 액션은 "성룡"과 "오웬 윌슨"이 나왔던 <상하이 눈 - 나이츠>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이런 액션을 2021년에 다시 볼 줄이야!
지금이야 그 이미지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성룡"의 액션은 저 같은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통할 만큼 재밌었습니다.
<상하이 눈 - 나이츠>시리즈처럼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것을 제외하면, 여타 그의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액션이지만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요?
최근까지 액션을 연출해온 "자움 콜렛 세라"도 알겠지만, 공간을 작게 가져옴으로 카메라는 더 현란하게 움직여 등장인물들의 동작들을 힘 있게 보여주는 게 요즘 액션이라면, 이번 <정글 크루즈>는 큰 화면에 큰 동작들로 빠른 반응과는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여기에 각종 사물들을 이용하는 모습은 상황을 길게 이어나감으로 해당 캐릭터들의 감정까지 보여주니 요즘 관객들에게는 신선함을 저 같은 관객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합니다.4. 모두를 챙길 수는 없잖아?
이렇게 본다면, <정글 크루즈>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오락 영화이나 앞에서도 말한 액션도 어디까지나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요소입니다.
이를 제외하더라도 차세대 "이모텝"으로 평가하기에는 "아기레"의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확보된 "분량"의 차이가 큽니다.
먼저, <미이라>의 "이모텝"은 정확하게 누구인지 몰라도 자신의 무서움을 보여줄 이야기를 쌓아나감으로 관객들에게 무서움으로 자리를 잡아나갔죠.
그에 비해 <정글 크루즈>는 "아기레" 이전의 동일 포지션의 "요아힘"이 있어 힘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요아힘"의 후반전이 허무하게 날아간 것을 생각하면, "아기레"의 플래시백은 그저 명분을 만들어줄 장면은 아니었는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네요.
무려, 127분이라는 러닝 타임에도 <정글 크루즈>의 문제가 설명 부족이라니 얼마나 더 필요했단 걸까요?그래도 챙길 건 챙겨야지. 암!
이렇게, 악당들의 아쉬운 설명에도 영화 <정글 크루즈>가 챙겨가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건 "여성"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영화 <정글 크루즈>의 시간적 배경은 1916년으로 1차 세계대전이 한창 일어나던 시기이나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릴리"를 보는 시선입니다.
극 중 "여성학자"의 조롱이나 "여성이 바지를 입는다?"라는 대사들로 그 시대의 여성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대충이나마 감을 잡게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에 보이는 기존 남성 학자들의 분노와 여성 청중들의 박수갈채는 21세기에 만들어진 영화임을 인지하게 만듭니다.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정글 크루즈>는 한동안 잊고 지내던 극장용 여름 영화를 일깨워준다는 것에 다들 만족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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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드라마 후기] '종이의 집'으로 보는 거짓말.
종이의집으로 보는 거짓말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거나 왜곡하여 말하는 것이 거짓말이다.인간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먼 과거의 아우구스티누스에서부터 소크라테스, 볼프, 칸트 등등 많은 철학자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고찰되어 왔다. 하루에도 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숨기고 있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명쾌하게 진실만을 이야기하면 답답함 없이 시원하게 흘러갈 텐데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걸까?
나에게 이 드라마를 소개해준 친구가 한 말이 있다. "너는 이 드라마를 보고 암에 걸릴지도 몰라. 진짜 답답하거든."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정말 암에 걸릴 것 같아 3화까지 본 후 포기했다. 그 이후 시즌 3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는 내가 이 드라마를 포기했던 이유가 이제는 다시 보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이 드라마를 인간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에 대한 고찰로 보았다. 드라마의 내용은 한 천재 교수가 8명의 범죄자를 데리고 조폐국을 장악해 유로를 엄청나게 찍어댄 후 경찰을 피해 도망가려고 하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와 예고편만 보면 도둑들이나 오션스일레븐 같은 범죄 영화류로 보기 쉬운데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앞서 소개한 영화들처럼 계획에 맞춰 시원시원하게 돈을 훔치고 재기 넘치는 기술로 경찰을 곤혹스럽게 만들지 못한다. 종이의 집에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거짓말들로 완벽에 가까운 계획을 어긋나게 만들고 임무를 힘겹게 수행해 나간다. 친구가 나에게 이야기한 "암에 걸릴지도 몰라"라는 말은 "거짓말 때문에 열받아"라는 말과 같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거짓말 때문에 시원한 스토리 전개(예상)에서 힘겨운 스토리 전개(현실)로 변한다. 우리가 암에 걸릴 것 같다는 말도 예상과 다른 현실. 진실과 다른 거짓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의 중심인물들은 8명의 범죄자 그리고 교수, 경찰, 인질들이다. 물론 그들과 관계된 사람들도 무시하기에는 비중도가 높지만 드라마에서 계속 비추어 주고 있는 인물들이 8명의 범죄자와 교수, 경찰, 인질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등장인물들은 처음 시작부터 혹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과거에 했던 거짓말을 실토하기도 한다. 거짓말은 범죄자들뿐만 아니라 인질들, 경찰도 한다. 가령 경찰과 인질 중 한 명은 자신의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인질 중 한 명은 사랑의 감정을 이용하여 남을 속인 후 곤경에 처하게 만든다. 당연히 범죄자들은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계속 거짓말을 한다. 등장인물들의 거짓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에서 남보다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한 거짓말, 감정에 의한 거짓말, 양심 때문에 한 거짓말까지 다양하다. 이 거짓말들이 다양하기에 어떤 범주로 나누기는 힘들지만 결국 이 모든 거짓말은 자신을 위한 거짓말이다. 물론 이타적이라고 느껴지는 거짓말도 있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이타심을 발휘하여 하는 거짓말은 없다. 이곳에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의 양심이 불편할까 봐 혹은 자신의 기분이 찜찜해질까 봐 거짓말을 한다. 그 결과가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게 되거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만 결코 이타심 때문에 한 행동이 아니다. 거짓말을 할 때 진정 타인을 위한다면 그 거짓말은 해도 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하면 안 되는 것인가? 내가 했던 거짓말이 진정 타인을 위했던 것인가? 아니면 나의 감정과 양심에 생채기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가?
"왜 그래? 내가 네 목숨을 구했는데 불쾌하게 굴 것 없잖아"
"날 구했다고요?"
"그래"
"어떻게요?"
"아우슈비츠의 유대인처럼요? 나치가 가스실 행렬에서 열외 시키는 것처럼요?"
"난 나치가 아니야 네가 속옷에 핸드폰을 숨기는 바람에 널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잖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어떻게 했는데요 거절했어요? 저항했어요? 아니잖아요 내 다리를 쐈잖아요.
당신은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요. 그리고 이렇게 가두었죠. 숨도 못 쉬고 화장실도 못 가요.
그리고 착각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치 중 가장 착한 나치라고 해도 나치는 나치니까요."
- 종이의 집 시즌 1 中 -범죄자 중에 가장 착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범죄자는 범죄자인 듯. 거짓말 중에 가장 착한 거짓말이라 해도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이 드라마는 재밌는 장치를 하나 두었다. 가면이다. 가면인즉 거짓말이다. 범죄자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당연히 가면을 쓰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인질들도 가면을 쓴다. 인질들이 왜 가면을 쓰지?라고 생각하면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든다. 첫 번째로 인질이 누가 누군지 알 수 없게 하기 위해서. 두 번째로 인질과 범죄자 간에 구분을 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 범죄자와 인질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경찰은 섣불리 범죄자들을 제압할 수 없다. 때문에 범죄자들은 인질들에게 자신들과 같은 달리 가면을 쓰게 한다. 동시에 범죄자들은 인질과 범죄자를 구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외부와 소통이 될 만한 순간에서 인질들에게 범죄자처럼 하도록 코스프레를 시킨다. 그리고 보통 영화와 다르게 이 드라마에서는 범죄자들은 인질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모두 보여준다. 외부와의 단절된 순간. 조폐국 내부에서 인질들과 범죄자들만 소통할 수 있는 순간에 범죄자들과 인질들은 가면을 벗고 서로의 맨 얼굴을 보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결국 외부에만 거짓을 들어낼 뿐 내면에서는 자신의 맨 얼굴을 드러내고 진짜 모습 보인다. 내면과 외면이라고 따지면 페르소나까지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을 텐데 여기까지 나아가면 머리가 너무 아프기 때문에 차치하도록 하자.
극 중 제일 재밌는 장면으로 뽑으면 인질 한 명이 부상을 당해 외부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고립된 조폐국으로 들어오는 장면이다. 이때 범죄자와 인질들은 같은 복장과 가면을 쓰고 총으로 의사와 간호사를 위협한다. 이 들을 보고 혼란스러워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표정은 긴장감과 불안감을 극대화 시킨다. 이 장면만 보면 다 같은 복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범죄자인지 누가 인질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장면으로 극은 가면(거짓말)을 범죄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인질)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 거짓말 혹은 범죄라는 것은 악인과 평범한 사람 구분 없이 누구나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즉 보통 거짓말을 나쁜 것으로 규정했을 때, 범인(犯人_죄를 저지른 사람)만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범인(凡人_평범한 사람)도 거짓말을 한다. 누구나 다 거짓말을 한다.
극의 전개는 시간이 갈수록 완벽한 계획과 거짓말이 뒤섞여 혼란스럽게 흘러간다. 극 중 범죄자들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가 계속 거짓말을 하는 범죄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도대체 왜 계획대로 하지 않는 거야? 그렇게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는데 왜 거짓말을 한 거야?" 범죄자 중 하나는 답한다."너에게는 계획이 있지. 하지만 지금 당장 돈이 들어온 것은 아니잖아" 이것을 거짓과 진실로 치환하자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왜 진실을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거야?" 답한다. "진실은 있지. 하지만 그게 지금 당장 좋을지 안 좋을지 모르잖아."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거짓말에 대한 정의들을 점점 더 흐릿하게 만들고 알 수 없게 뭉게버린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과연 나쁘다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지. 진실이 꼭 좋은 것이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지. 도통 알 수 없다.
인간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거짓말이란 무엇인가? 거짓말이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드라마의 답이 어디에 다다를지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거짓말에 대한 답을 어디까지 생각할 수 있을지는 이 드라마의 끝을 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몫.
"난 나치가 아니야 네가 속옷에 핸드폰을 숨기는 바람에 널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잖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어떻게 했는데요 거절했어요? 저항했어요? 아니잖아요 내 다리를 쐈잖아요.
당신은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요. 그리고 이렇게 가두었죠. 숨도 못 쉬고 화장실도 못 가요.
그리고 착각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치 중 가장 착한 나치라고 해도 나치는 나치니까요."
"미안해.."
-종이의 집 시즌 1 中-그래도 한 가지 이 드라마에서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있다. 앞서 소개한 대화에서 뒷부분에 범죄자가 하는 대답이다. "미안해.." 내가 한 거짓말이 상대방을 좀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지라도 상대방이 그 거짓말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다면 그땐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종이의 집이 시즌 3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나의 궁금증이 거짓말에 대한 물음이 시즌 3쯤에는 답을 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누고 싶은 것들.
1. 거짓말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2. 거짓말이 들키는 순간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인가?
3. 가장 최근 한 거짓말은 무엇일까?
4. 이타적인 거짓말이란 존재할 수 있는가?
5. 어린아이의 거짓말과 성인의 거짓말은 어떻게 다른가?
6.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7.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이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8. 내가 최초 했던 거짓말은?
9.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까?
10. 거짓 없이 진실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까마구의 까망책방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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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까지 적시는 우중 영화 8선
비가 오면 고민이 더 깊어지기도, 오히려 마음이 환기되기도 하는데요.
영화에서도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극적인 장치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마음까지 적시는 우중 로맨스 영화 8선을 소개합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상상해 봐요 막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 센트럴 파크 델라코트 시계 아래 누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재즈를 사랑하는 ‘개츠비’(티모시 샬라메) 영화에 푹 빠진 ‘애슐리’(엘르 패닝) 뉴욕이 좋은 ‘챈’(셀레나 고메즈) 매력적인 세 남녀가 선사하는 로맨틱 해프닝!
폭풍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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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등학생 ‘다카오’는 비가 오는 날이면 도심의 정원으로 구두를 스케치하러 간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유키노’라는 여인과 정원에서 만나게 되고, 예상치 못한 만남은 비가 오는 날이면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비록 이름조차 모르지만 걷는 법을 잊어버린 그녀를 위해 ‘다카오’는 구두를 만들어 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갈 무렵, 그들 사이에는 뭔가 말하지 못한 것들이 남아 있는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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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근교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을 결심한 우즈키는 홋카이도에 있는 가족과 작별인사를 마친 뒤 도쿄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무사시노라는 한적한 동네에 거처를 정한 후 그녀는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대학생활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고 작은 모험과 경험들을 하게 하고 동시에 시련을 겪게 한다. 비현실적인 낚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고, 이웃집 여자와 이상한 만남을 갖는 등 생소한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우즈키는 동네에 있는 서점에 자주 들리게 되는데.. 마침내 동네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이 그녀가 이곳으로 이사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이 점차 밝혀진다. 과연 우즈키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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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 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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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처음 그리고 계속
처음 그리고 계속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리뷰감독] 권하정, 김아현
출연] 권하정, 김아현, 구은하, 이승윤
시놉시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최종 우승자이자 "장르가 30호"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일약 스타가 된 이승윤이 유명인이 되기 직전, 우린 무명이었던 그를 찾아갔다. 우연한 기회로 그의 노래를 듣고 팬이 된 우리는 2년 뒤 무작정 그를 찾아가 뮤직비디오를 찍어주겠다고 했다. 뮤직비디오는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는 무명인들의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시작으로 우리들의 이름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음악 예능을 좋아한다. 무대를 준비하는 가수들의 고생이 너무 느껴져서 미안할 정도지만, 아무튼 좋아한다. ‘무명 가수’들의 이름을 가리고 진행되었던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도 열심히 봤다.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가수 이승윤의 우승 후, 이전에 그가 남긴 말들이 인상깊다는 말을 듣고 과거의 라디오를 찾아 들어보았다. 이루지 못했으면서 애초에 꿈꾸지 않은 척하는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 올해 사활을 걸고 뭐든 할 것이라는 말을 미래에서 듣는 기분이 묘했다. 그가 사활을 건 결과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알기에.
당시 내게 아무런 성장이 없는 듯해 괴로웠던 때였기에, 라디오를 듣고 일기를 썼다. 내 글이 읽히면 좋겠다고. 글쓰기를 자기만족만으로 한다는 건 내게, 사실 이루지 못했으면서 꿈꾸지도 않은 척하는 거짓말이라고. 지치지 않으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자고 일기장에 썼다. 그리고 지금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데일리에 글을 쓰고 있다. 내일 일은 알 수 없지만, 아직 나는 지치지 않았고 또 행복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다.
처음: 안녕 난 무명성 지구인이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더없이 진솔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촬영되던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인 지금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무명실로 뭔갈 기워 가는데 그게 무언진 나도 잘 모르겠어” 노래했던 이는 ‘유명’ 가수가 되었고, 이 다큐멘터리는 다양한 영화제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는 것을. 그러나 카메라가 돌아가던 그때의 이들에게는 미지의 일이다.
이들은 아직 모든 게 처음이다. 영화를 전공하고 뮤직비디오라는 낯선 세계에 성큼 뛰어든 것도, 정성스러운 작업물을 받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협업하는 것도. 그러나 이들은 자신이 처음이라는 점에 기가 죽어 우려하기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더 적극적으로 일한다. 전문가들이 연신 말하는 ‘No’를 들어도,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이 묶여도, 어떡하지 싶은 순간에도 계속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한다.
이들은 서로가 다 처음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힘을 얻는다. 시작했고, 하고 있다는 자체로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이 된다. 각자의 처음을 나란히 어깨동무처럼 걸치고 더 힘이 되어주는 마음이다. 모두가 그런 마음이었기에, 이들이 ‘듣보인간’이든 ‘무명성 지구인’이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툰 시작을 불안해하는 모든 이들이 참고할 법한, 다정하고 안전한 자세다.
계속: 힘든 길은 같이 올라가자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점은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협업이다. 옷을 입어보거나 비대면 회의 중에 오물오물 뭔가를 먹는 등 사소한 일상에서도 재미있는 것을 숨 쉬듯 발굴해 내고, 둥근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음식을 먹고,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의견을 경청한다.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 때나, 마음이 복잡할 때, 부끄러울 때조차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털어놓은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여 주면서도 서로 다정한 말을 쌓아 올려준다.
‘영웅 수집가’라는 강렬한 곡을 데모 버전으로 받아 밑그림을 그리면서, 농담처럼 “이렇게 데모 받았는데, 나중에 어쿠스틱 돼 있고…” 하며 웃는 모습은 이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종 완성본이 아니기에 다른 느낌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데모 버전 노래처럼, 이들이 하는 일 자체가 오락가락한다. 커졌다 작아졌다, 뚜렷했다 희미했다 반복하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이지만 이들은 밝은 에너지로 웃으며 올라간다. “오르기 힘든 길은 같이 올라가자!” 외치면서. 설령 그 뒤에서 우황청심환을 먹거나 26시간째 깨어 있을지라도.
이들의 노력은 두 편의 뮤직비디오와 한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열매를 맺었지만, 설령 열심히 한 프로젝트가 중간에 엎어졌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우리가 이들의 다른 열매를 만나볼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미 죽어버린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눈물이 났던 것 같”다던 이승윤의 노래가 우리 곁에 흐르고 있듯, 이들의 프로젝트 또한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찾아왔을 것이다. 꼭 세상의 성공이 기준일 필요는 없지만, 서로 다독이고 격려하고 신뢰를 주고받으며 ‘으쌰으쌰’ 애쓰는 이들이라면, 이런 사랑스러운 협업은 자랑스러운 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평생 이렇게 살래
열심 있게 시작해서 뚝심 있게 계속해 가도, 어느 선 이상으로 가면 지칠 수밖에 없다. 지쳤지만 일에 계속 몰두해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얼굴은 마치 아수라 백작처럼 일의 기쁨과 슬픔이 반반씩 묻어나기 시작하는데… 그 상태로 시장을 뒤져 소품을 준비하고, 몰드에 석고를 떠서 직접 소품을 만들고, 세트장을 조금씩 세워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 승모근까지 뻐근하게 아파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들은 짜증이나 투정이 아닌 미소와 함께 말한다. “평생 이렇게 살래!” 비록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이렇게 일하는 거 되게 힘들다”는 말이 바로 딱 돌아오지만, 평생 이렇게 살겠다고 툭 내뱉은 권하정 감독의 얼굴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걷는 피로와 행복이 물씬 느껴졌다.
창작하는 마음은 결국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깊이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마음 끝에서 손을 움직일 때, 결과물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다. 처음 이승윤이라는 가수에게 제안을 보내기 위해 ‘무명성 지구인’ 뮤직비디오를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면서, 스마트폰을 끼운 삼각대를 드르륵 밀며 어설픈 달리 인, 달리 아웃을 하던 이들이 이제는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제대로 레일을 깔고 달리 인, 달리 아웃을 하며 이승윤을 직접 찍은 것처럼. 아주 멀어 보이는 것들도 그렇게 한 걸음에서 시작되고, 그 한 걸음은 언제나 “평생 이렇게 살”아도 좋겠다는 깊은 애정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애정에는 전염성이 있다. 묵묵히 사랑해온 음악에 사활을 걸었던 이승윤의 음악이 두 감독에게 또 수많은 사람에게 전해진 것처럼. 두 감독의 영화가 수많은 사람에게 ‘처음’ 그리고 ‘계속’의 감각을 일깨워준 것처럼. 그래서 우리가 두 감독을 응원하게 되는 한편, 나도 무언가 시작하고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솟는 것처럼.
두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과 만나면서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 “계속”이라는 말이 내 마음에도 와 박혔다. 두 감독을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관객으로서 앞으로도 그들을 더 만나고 싶다. 더 이상 ‘듣보인간’이 아닌 이들의 또 다른 생존신고가 언젠가 유리병 편지처럼 동동 찾아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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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으로 바뀌는 서로 다른 인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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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사랑도 다 가지고 싶어!” 의욕 충만 아름
“아름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사랑 하나만 믿고 떠난 로맨티스트 성만
오직 의욕과 사랑만 가지고 프랑스로 떠나다!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학업, 생활비, 육아, 가사 노동…
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결혼, 도대체 뭘까?
에펠탑 아래에서 시작된 아름♥성만의 좌충우돌 결혼살이 ST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