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21 14:12:08
2월 4주 차 개봉작 추천
부터 <카운트>까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날이 풀린 듯~ 했다가 또 추워져서 몸이 저절로 웅크려지는 날씨네요 :-(
오늘은 우울한 기분을 환기시켜 줄 2월 넷째 주 개봉 예정작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제95회 아카데미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기대감을 높인 <TAR 타르>부터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스포츠 드라마 영화 <카운트>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이번 주,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TAR 타르
TAR
개요: 드라마 | 미국 | 158분
감독: 토드 필드
출연: 케이트 블란쳇, 노에미 메를랑, 니나 호스 등
개봉: 2023.02.22.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 시대 최고의 지휘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로 커리어의 정점에 서 있는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 말러 교향곡 녹음 음반 발매와 자서전 발간을 동시에 앞두고 있는 그에게 자신이 설립한 아코디언 재단의 회원이었던 크리스타로부터 이상한 이메일이 도착하고, 이후 크리스타의 자살 소식을 접한 그는 불안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무대를 장악하는 마에스트로, 욕망을 불태우는 괴물,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 리디아 타르. 이 이야기는 그녀의 정점에서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TAR 타르>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션 발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기대작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어린 시절의 목표를 위해 매진하고, 그것을 이뤄낸 후 그 꿈이 악몽으로 변하는 캐릭터에 대해 생각했다.” 토드 필드 감독은 영화의 시작에 대해 이같이 전하며, 영화를 통해 무대 위와 아래 모두에 존재하는 권력 구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음악 감독이기도 한 '존 모세리'의 도움을 받아 이야기를 만들었고, 실제 독일 오케스트라 단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클래식 음악계에서 그들이 겪은 일들을 조사하기도 했다네요. 특히 이번 작품까지 해서 아카데미에 8차례나 노미네이트 된 케이트 블란쳇은 <TAR 타르>에서의 완벽한 연기로 베니스영화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석권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독일을 대표하는 여배우 니나 호스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노에미 메를랑이 각각 '타르'의 아내 '샤론', 어시스턴트 '프란체스카' 역할을 맡아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카운트
Coun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9분
감독: 권혁재
출연: 진선규, 성유빈, 오나라, 고창석 등
개봉: 2023.02.22.
배급: CJ ENM
시놉시스
198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지만 1998년 지금은 평범한 고등학교 선생인 ‘시헌’(진선규). 선수 생활 은퇴 후 남은 건 고집뿐, 모두를 킹 받게 하는 마이웨이 행보로 주변 사람들의 속을 썩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를 알게 된 ‘시헌’은 복싱부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내 ‘일선’(오나라)의 열렬한 반대와, ‘교장’(고창석)의 끈질긴 만류도 무시한 채, ‘시헌’은 독기만 남은 유망주 ‘윤우’와 영문도 모른 채 레이더망에 걸린 ‘환주’(장동주), ‘복안’(김민호)을 데리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기 시작하는데...! 쓰리, 투, 원! 긍정 파워 풀충전! 그들만의 가장 유쾌한 카운트가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카운트>는 권혁재 감독의 드라마 영화로, 전 복싱 선수인 '박시헌'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마이웨이 선생 '시헌'이 오합지졸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어제 오전 한국 영화 예매율 1위에 오르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배우 진선규는 출연 이유에 관하여 "고향인 진해가 배경이고, 배우 이전에 꿈꿨던 체육 선생 역할이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현재 복싱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박시헌 감독은 영화 관람 이후에 진선규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영화 속 '시헌'의 성향과 모든 행동들이 자신과 정말 똑같아서 좋았다는 말과 함께 88 올림픽의 아픔, 비화를 영화 <카운트>가 모두 씻어 내려주는 개운함을 느꼈다며 진심이 가득 담긴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카운트>는 스포츠 영화의 문법을 착실하게 따라가면서도 배우들의 열연과 복싱 경기만큼이나 빠른 템포로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며,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프로 스포츠 승부조작'에 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서치 2
Missing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111분
감독: 니콜라스 D. 존슨, 윌 메릭
출연: 스톰 레이드, 켄 렁, 다니엘 헤니 등
개봉: 2023.02.22.
배급: 소니픽쳐스코리아
시놉시스
여행을 끝내고 월요일 귀국을 알린 엄마의 영상통화, 그리고 마중 나간 딸. 그러나 엄마가 사라졌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들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딸 ‘준’은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엄마가 방문한 호텔의 CCTV, 같이 간 지인의 SNS, 거리뷰 지도까지 온라인에 남아있는 모든 흔적을 검색하는데… 이번에는 딸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검색하다!
CINE PICK!
22일 개봉하는 영화 <서치 2>는 2018년 선보인 1편의 새로운 주인공과 이야기로 잇는 속편입니다. 대학생 딸이 최첨단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여행 중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는데요, 전작이 국내에서 흥행을 했던 만큼 2편에 대한 기대도 뜨거운 편입니다. 또한, 한국계 미국 배우 다니엘 헤니가 주인공을 돕는 FBI 수사관 역할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1편에서 호응을 얻었던 편집 방식을 계승해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CCTV 등 주인공 '준'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 화면으로 스크린을 꽉 채운 덕에 추적 과정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전편에서 연출을 맡았던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각본을 썼고, 반대로 편집을 맡았던 '윌 메릭'과 '니콜라스 D. 존슨'이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대를 주인공으로 했기에 휴대전화의 세로 화면, 스마트워치 정사각형 화면 비율까지 등장해 트렌디한 감성 또한 놓치지 않았으며,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와 계속되는 반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살수
The Assassin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01분
감독: 곽정덕
출연: 신현준, 이문식, 김민경 등
개봉: 2023.02.22.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시놉시스
조선 팔도 제일의 살수 '이난'(신현준). 병마가 그를 위협하고, 점점 가까워지는 죽음에 고통스러운 몸을 이끌고 한 마을에 의탁한다. 탐관오리의 횡포와 울부짖는 백성들의 비명으로 점철된 살아있는 지옥…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 마침내 그가 깨어난다!
CINE PICK!
배우 신현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살수>가 22일 개봉하는데요, 영화 <백두산>의 각본과 <끝까지 간다>의 각색을 맡아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인정받은 바 있는 곽정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혼돈의 조선을 배경으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앞에 놓인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부상 투혼 속 '1:80' 대규모 액션신 등의 볼거리로 신현준의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액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출연과 관련하여 신현준은 <살수>를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영화로 꼽으며, 리허설 훈련 때부터 얻은 부상을 안고 촬영해야 했던 것과 촬영지였던 문경에서 추위와 싸워야 했던 것들을 회상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탑건>의 톰 크루즈나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나이를 뛰어넘는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는 기회가 되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마루이 비디오
Marui Video
개요: 미스터리, 공포 | 대한민국 | 87분
감독: 윤준형
출연: 서현우, 조민경 등
개봉: 2023.02.22.
배급: CJ CGV, kt알파
시놉시스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 영상 중 그 수위가 높아 외부로 유출되면 안 되는 영상물 '마루이 비디오'. 검찰청 지하 보관소에 봉인된 비디오에 대한 소문을 들은 김수찬 PD는 이를 입수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하는데… 영상 속에 담긴 1992년 동성장 여관방 살인사건과 1987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CINE PICK!
오랜만에 들려온 한국 공포영화의 개봉 소식입니다. 파운드 푸티지(페이크 다큐) 장르의 공포영화 <마루이 비디오>가 그 주인공인데요, 검찰청 지하 자료실에 보관된 비디오를 가리키는 은어인 '마루이 비디오'는 '극비'를 뜻하는 일본어 '마루히'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합니다. 연출을 맡은 윤준형 감독은 국내에서 원조 파운드 푸티지 작품으로 불리는 전작 <목두기 비디오>를 연출한 적이 있습니다. 감독은 "살인 사건 자료를 쌓아 놓았던 방이 검은곰팡이로 가득 차 있었다"는 살인 사건 전담 기자의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해당 작품을 기획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에 새로 개봉하는 <마루이 비디오>가 바로 <목두기 비디오>에 살을 붙여 완성한 장편영화입니다.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영상, 노트북 웹캠, 보디 캠, 뉴스 화면 등 다양한 형태의 편집된 영상을 교차시키는 추적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진행되어 사실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고, 일반적인 파운드 푸티지 장르 영화와의 차별점으로 공포 자체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해 차근차근 서사를 전개시켜 결말부에 이르렀을 때 관객이 소름과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합니다. CGV에서 단독 개봉 예정입니다.
컨버세이션
Conversation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0분
감독: 김덕중
출연: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 등
개봉: 2023.02.23.
배급: 필름다빈
시놉시스
"남자 셋 & 여자 셋, 이들의 시시껄렁한 대화와 뼈 있는 농담!" 20대 후반 파리에서 함께 유학했던 은영, 명숙, 다혜. 오랜만에 불어로 대화를 시도하며 장난스레 추억을 끄집어내지만 현재 30대 후반이 된 이들은 사실 서로 다른 각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 바쁘다. 한편 승진, 필재는 아파트 인근 공원에서 유모차를 끌며 빙빙 돈다.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현재에 닿지 못하고 겉돌기만 할 뿐이다.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게임을 통한 티키타카 대화의 향연! 핑퐁 같은 이들의 대화는 늘 의도와 다른 결말을 향해 가는데…
CINE PICK!
전작 <에듀케이션>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김덕중 감독의 신작 <컨버세이션>이 23일 개봉합니다. 영화 <컨버세이션>은 제목 그대로 대부분이 '대화'로 이루어진 영화인데요, 3명의 여자와 3명의 남자, 혹은 그중 2명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가 영화의 거의 전부를 차지합니다. 전작에서 불편한 관계를 조명했던 김덕중 감독이 이번에는 6명의 주인공들이 현재와 과거, 결혼과 가정, 유학 생활, 인간관계, 자존심, 현실,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생겨나는 미묘한 순간들을 포착했습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등 국내 대표 영화제들을 휩쓸며 극찬받았던 작품으로, '대화' 자체가 주는 묘한 분위기와 생동감이 매력이며,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 송은지, 곽진무 등 독립영화계 대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시몬
Simone
개요: 멜로/로맨스, 스릴러 | 푸에르토리코 | 113분
감독: 베티 카플란
출연: 에사이 모랄, 쿤쥐에 리 등
개봉: 2023.02.23
배급: (주)콘텐트마인
시놉시스
이혼 후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대학교수인 남자 어느 날 누군가로부터 '지켜보고 있다'라는 쪽지를 받게 되고 상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머지않아 그 정체가 자신의 제자, 동양인 '리'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존재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짧은 순간 서로 깊이 탐닉한다. 그러나 뜨거웠던 순간도 잠시! '리'의 모호한 태도 속에 교수는 혼란에 빠지고 마는데…
CINE PICK!
로물로 가예고스 상 수상작인 에두아드로 랄로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작가가 각본에 함께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TV 시리즈 연출 경력을 가진 베네수엘라계 미국인 감독 베티 카플란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동양인 여성과 서양인 교수의 사랑을 통해 푸에르토리코 자국의 현실을 투영한 영화로서도 화제를 모았으며, 주인공을 맡은 배우 '쿤쥐에 리'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미녀와 야수: 마법에 걸린 왕자
My Sweet Monster
개요: 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 | 러시아 연방 | 98분
감독: 빅토르 글루쿠신
출연: 박시윤, 김용, 정성원 등
개봉: 2023.02.22.
배급: 인터파크, (주)예지림 엔터테인먼트, (주)띵크
시놉시스
용감하게 세상을 구하는 ‘에드워드’ 왕자와 비밀스럽게 사랑을 키워 나가는 공주 ‘바바라’. 교활한 ‘조이스’의 계략으로 아버지인 왕이 ‘조이스’와 결혼을 시키려 하자 왕궁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바바라’는 숲에서 길을 잃고 험상궂은 몬스터 ‘보기’와 말하는 토끼 ‘버니’를 만나게 된다. ‘조이스’는 군대를 이끌고 숲으로 향하고 ‘바바라’는 둘의 도움으로 마침내 꿈에 그리던 ‘에드워드’ 왕자를 만나러 찾아가는데… 꿈에도 그리던 ‘에드워드’ 왕자의 진짜 정체는 과연 무엇?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마법의 물을 훔치려는 ‘조이스’의 음모에 맞서 ‘바바라’는 숲과 왕국을 지켜내고 자신만의 진짜 왕자님을 찾아낼 수 있을까?!
CINE PICK!
처음 왕궁 밖 신비로운 숲으로 발을 내딛은 ‘바바라’ 공주의 버라이어티한 모험을 유쾌한 재미로 그린 <미녀와 야수: 마법에 걸린 왕자>는 사랑스럽고 당당한 ‘바바라’ 공주를 비롯해 용맹한 몬스터 ‘보기’, 말하는 토끼 ‘버니’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시너지로 웃음을 유발한다는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름다운 멜로디의 OST가 적재적소에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하고, 스펙터클한 액션과 자연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까지 더해져 봄방학 극장가에 꼭 알맞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영화가 개봉하는 이번 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영화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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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계속하는 시원함으로
SYNOPSIS
4대 국창 가문의 마지막 전수자인 정의진(79세)은 동편제 수궁가의 전수자를 찾고 있다. 서편제의 인기에 밀린 동편제 ‘수궁가’를 지키는 길은 2020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가 되는 길뿐이라고 믿는 정의진은 문화재 선정을 위해 4시간이 넘는 완창 공연을 준비한다. 정의진은 많은 제자 중에서도 마땅한 전수자를 찾지 못하지만, 제자들은 소리를 하며 행복하다고 말한다.
PROGRAM NOTE
판소리는 시간이 흘러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소리가 익어 삶을 응축했을 때, 그때야 비로소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올 수 있다. 〈수궁〉에서 소리를 하고, 배우고, 또 이어가려는 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시간의 예술, 판소리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악보도 없이 500여 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음표도 없어 전수자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제대로 익힐 수 없는 판소리는 무엇보다 시간을 붙잡고 또 흘려보내는 일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시간은 여성 소리꾼들에게서 소리를 앗아간 원인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수궁〉은 4대 국창 가문의 마지막 전수자 정의진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소리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해 차분히 풀어 놓는다. ‘수궁가’를 전수하고자 제자들을 가르치는 그의 모습에는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를 알고 있는 자의 조심스러움이 묻어나고, ‘수궁가’를 배우는 이들에게선 앞으로의 고됨을 짐작하면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소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들의 분투를 먹먹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은 가문도 목청도 소리를 할 수밖에 없이 태어났지만, 마음가는 만큼 소리를 쫓을 수 없는 이들의 삶이 비단 과거의 것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송아름]
이 영화는 자신의 목적을 분명하게 한 문장으로 말하고 시작한다. 사라져가는 판소리를 전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수궁가라니 어쩐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노래를, 별주부전 애니메이션에 ‘범 내려온다’를 얹어 보여주어 사실 우리와 멀지 않은 노래임을 깨닫게 한다. 별주부전의 판소리가 수궁가였던 것이다.
이 영화에 담긴 인물, 정의진 선생님은 양암제 수궁가의 전승을 고민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쪽 찐 머리 아래 경량 패딩과 트레이닝복 바지. 어느새 판소리의 세계에도 이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89년생 제자에 01년생 제자까지, 계속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정의진 선생님은 이 오랜 세월 내내 판소리계에 있던 사람은 아니다. 결혼과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되어 있던 시간. 뭐, 이유와 양상은 조금씩 달라도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정의진이라는 이름의 역사를 훑는다. 국악을 무서워했다는데, 무서워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그 무게를 무의식 중에라도 가늠했기 때문이 아닐까. 정말 모르는 사람은 무서워도 않았을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 결혼했고 육아를 하며 소리와 멀어졌지만, 그는 끝내 소리를 마주한다.
일순 무서워도 괜찮다. 때로는 숨기고 싶어도 괜찮다. 우리가 평생을 들여 마주해야만 하는 것들은, 언젠가 헷갈리지 않고 마주하게 된다. 이는 정의진 선생뿐 아니라 그 제자들의 삶에서도, 아직 살 날이 창창한 제자들의 삶에서도 어른어른 비춰지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훑는 정의진 선생님의 인생사도 기구하고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그런 일이 있었어.” 라고만 말하고 마시는 순간이었다. 가끔 너무 거대해 말하기 어려운 것들, 아마 그렇게 말하는 게 최선일 만큼 수없이 많았을 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후회가 없다. 다만 견뎌야 할 것이 많을 뿐이다.
나 같으면 그렇게 뒷걸음질치지 않겠다고 말하며 제자들을 가르치는 단호한 모습에서, 정의진 선생님의 그 마음이 묻어난다. 물론 그 선생님의 마음 못지 않게 제자들의 마음도 굳건하다. 정의진 선생님 못지 않게 그 제자들의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차라리 돈 벌 걸 그랬나 했다가도 쭉 가보기로 했다 말하는 다슬 씨, 소리는 타고 나야 한다는 말에 좌절했지만 스마트폰을 켜고 소리를 연습하는 01년생 은영 씨, 무대에 서는 일에 이미 익숙한 은서 씨, 그리고 배우는 사람인 동시에 가르치는 사람으로 20년 넘게 소리를 해온 지선 씨. 연습 장소로 쓰려고 노래방을 만들고, 가진 걸 다 내어서라도 전수자가 될 수 있다면 하는 소망을 품었다는 지선 씨의 이야기가 특히나 흥미로웠다.
소리를 전수할 사람을 고민하는 정의진 선생님 앞에서 제자들은 흔한 상상도처럼 서로를 시샘하거나 모함하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길을 계속 간다. 간절히 바라는 것과 별개로 각자의 길을 계속. 선생님이 힘겹게 계속해 가듯, 제자들 또한 이어가고 있다. 그 모습을 세심히 비춤으로써, 이 영화는 정의진 선생님과 제자들을 딱딱한 수직선에 도열하는 대신 각자의 둥근 세계를 품은 예술가들의 풍성한 세계로 알알이 그려낸다.
그 덕분에 이 여성 예술가들의 대화와 노래는 더없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퓨전’을 하면 소리를 버린다는 선생님과 그 이유를 묻는 제자 사이에 감도는 것은 아옹다옹 감정 싸움이 아니라, 두 예술인의 진지한 고찰과 주관이다. 각자의 길을 쭉 가보는 여성들이, 그 길에서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통감하며 체득한 각자의 예술 세계다.
오랜 하대와 괄시의 역사에서도 계속해갈 방법을 찾고, 아무튼 이어갈 길을 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어 좋았다. 서로 고마워하는 30년대생부터 50년대생까지의 어르신들 모습도 보기 좋았다. 서로 옷 매무새를 다듬어 주고, 꼬맹이 많이 늘었다며 칭찬도 해주는 모습이 좋았다. 망가져도, 예쁜 분장 아니어도, 예술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여 자기 일을 사랑하는 직업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목 상태부터 결혼이나 출산까지 무수한 각자의 현실 앞에서 고민하며 계속하는 예술가들의 모습이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계속한다'는 것이 단순히 일직선을 그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따금 끊어지고 떨어져도 다시 시작하기를 계속한다는 의미이다. 정의진 선생님의 생애부터가 그렇다. 선생님의 시간은 회피하고 싶었던 과거, 여전히 숨기고 있는 현재, 소리가 사라질까 두려운 미래로 깜빡깜빡 불안하게 빛나며 여기까지 왔다. 거기에는 선생님이 처한 사회의 상황과 사람들의 시선 같은 것들이 작용했다.
여전히 정의진 선생님의 이름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유명세를 위해 소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청청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사람으로서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니까.) 얼핏 보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소리꾼들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는 깜빡깜빡 점멸과 반짝임을 이어간 선생님의 시간이, 전 생을 다해 보내온 모스 부호처럼 느껴졌다. 순간순간 보면 불안하게 깜빡이는 것 같아도, 이어 보면 의미를 갖는. 정의진 선생님의 소리 생애는 미래에 어떤 의미로 가 닿을 것이다. 살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할, 더러는 그만두기도 할, 그러나 끝내 소리를 향한 애정을 품을 제자들의 삶에 이미 가 닿았듯, 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시대가 변하여 이제는 청바지를 입고 연습실을 대여해서 소리 연습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하지만, 그 애정은 표표히 살아남아 몸에서 몸으로 전파된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각자의 벽 앞에 앉아 각자의 소리, 각자의 고독, 각자의 싸움을 계속하는 작업이다. 영영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세계에 손을 뻗는 마음이다. 방에서 시작하여 산에서 폭포 소리를 이겨내고 동굴과 바다로.
그러나 소리가 단지 외로움만 먹고 크는 예술은 아니다. 소리는 어디까지나 공명이니까. 같이 울리는, 감정을 전하는 것이니까. 정의진 선생님이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서 ‘소리를 계속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을 때쯤, 할 수 있다 해준 다른 소리꾼의 존재가 있었으니까. 무대를 함께 멋지게 빛낸 동료들이 있었으니까. 할 사람은 해야 한다는 걸 잘 아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어려웠던 시절, 예술이 예술 되지 못하게 했던 세상의 차가운 시선,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다시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가치를 지키는 사람 못지 않게 그를 알아보고 심사하여 기록하는 사람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평가는 절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귀한지를 알아보고 기록하는 작업이니까.
장소를 가득 메우고 울리는 소리처럼, 저들이 지키는 꿈과 사랑도 앞으로 쭉 가득가득 울려 퍼지길. 원대한 유명세나 큰 무대만이 성취라서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자기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저들이니 그 아름다운 모습이 계속되길 바라니까. 그냥 좋아서 한 사람들, 앞으로도 그냥 좋아서 계속 할 수 있길 바라니까.
마지막으로 꼭 언급하고 싶은 것.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풍성한 면면 중에는 우리 소리 자체의 재미와 의의도 있다. 저잣거리에서 왕을 까내리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사 하나하나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녹아 있는 게 너무나 우리답고 좋았다. 자진모리와 휘모리, 어쩌면 그보다 더 빠른 세상의 속도에 설설 깎여 나가는 우리의 소리들이 즐겁게 지켜지면 좋겠다. 그리고 좋아서 계속하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을 만큼의 관객, 이들의 가치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감상과 해석이 뒤따라 주었으면 좋겠다.
2023.08.27. 16:00-17:32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상영코드 322)
2023.08.29. 19:30-21:09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5관 (상영코드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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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픔의 단절을 딛고 인연을 만들어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을 보는 이유는 ‘빛의 마술사’라는 그의 별명답게 신카이풍 작화를 보기 위해서다. 필자는 그렇다. 그가 항상 만든 애니메이션 작화는 왠지 모를 감동이 있다면, 스토리 면에서 그 감동을 저하시킨다. 영화는 분명 재밌었지만,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목적을 이해하기에는 힘든 면이 있었다. 하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은 여타 필모그래피와 다르게 신카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제부터 그 의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문단속이라는 정의를 국어사전에 검색하면 ’ 사고가 없도록 문을 잘 닫아 잠그는 일‘이라고 나온다. <스즈메의 문단속> 스토리는 ‘소타’와 ‘스즈메’가 지진을 일으키는 ‘미미즈’를 막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여기서 문단속은 가시적인 면과 비가시적인 면으로 나뉜다. 스즈메가 가시적으로 보이는 문은 재해를 막고, 사람을 구하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스즈메 내면의 문은 대화의 단절과 인연을 만들어가는 작용을 한다. 스즈메는 어렸을 적 사고로 돌아간 엄마를 대신에 4살 때부터 자신을 돌봐준 이모 ‘타마키’와 단 둘이 살고 있었다. 둘 사이에 엄마와 언니라는 존재를 애써 잊어가며 살아가지만, 그 눈덩이는 커져가며 점차 둘의 대화는 붕 뜨게 된다. 하지만, 스즈메가 미미즈를 막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통해 둘은 과거를 인정하고, 관계가 회복 및 개선된다. 이뿐만 아니다. 스즈메는 어렸을 적 엄마를 찾겠다고 길을 헤매다 우연히 저승으로 향하는 문을 넘는다. 그리고 후반부 스즈메는 과거의 자신을 만나며 어릴 적 느꼈던 엄마를 잃었던 슬픔을 공감하고, 위로한다. 단순히 표면적인 스토리의 ‘문단속’이 아닌 스즈메라는 캐릭터가 갖는 외내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한층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든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인연의 연속성을 지닌다. 비록 단절된 인연이라도 그 인연이라도 말이다. ‘인연’이라는 명사는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몇 개를 꼽으며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사람과의 관계다. 스즈메가 요석이었던 다이진을 쫓고, 미미즈를 막기 위해 일본 동부지역을 도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여정 중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각자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는 장면들은 인간 내면의 따뜻함과 함께 일상의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이다. 영화는 인적이 드문 공간에 있는 문이 열리며 지진을 일으키는 미미즈가 등장한다. 이를 막기 위해 스즈메와 소타는 문을 닫기 위해 일종의 의식을 치르는데 과거에 있었던 장소의 분위기와 모습을 떠올리며 신의 가호를 외치며 문을 닫는다. 이때, 과거를 떠오르는 모습들은 단절되었던 인연을 잇게 만들어준다. 애초에 <스즈메의 문단속>이 12년 전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을 스토리라인에 직접적으로 대입한다. 스즈메가 문을 닫는 지역들은 실제 당시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곳들이었고, 미미즈의 형태도 잘 보면 지구 과학 시간에 봤던 지각판 선을 연상케 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그렇다면 신카이 감독은 이런 아픈 사건을 스토리라인에 왜 직접적으로 대입하여 만들었을까. 어쩌면 두 번째 인연은 ‘어떤 사물’을 넘어 과거와 관계되는 연줄을 극복해 나가는 인연일 수 있다. 스즈메가 과거의 사건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영화를 본 이들도 각자가 가졌던 과거의 아픔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게 아닐까.
<스즈메의 문단속>은 평범한 일상과 인연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는 동일본 지진과 같이 가슴 아픈 사건으로 없어질 뻔한 일상의 행복을 상기해 주고, 개인주의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 보여주는 인연의 감사를 보여주며, 과거를 딛고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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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 잃은 배는 멈출 수밖에.
이 글은
영화 [늑대사냥]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출처를 반드시 표시해주세요.
가장 골머리를 싸매면서 쓰지만 이제는 살짝 포기한 서문과 맞바꿀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전하는 말.
최근 영화관 관크(다른 관객들이 작품을 관람하는 데 있어 방해하는 모든 행위 및 행위자자들을 일컫는 말)가 많아지고 있다. 그것이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집에서 해도 되는 행동과 사회에서 허락되는 행동의 범위가 모호해져서 그렇든, 개인의 성향이 둔감한 편이든 상관없이. 종종 뉴스거리로도 나올 정도의 불쾌한 행동이 많아지는 추세임은 감출 수 없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영화관을 찾는 본인 역시 꽤 많은 관크를 당했다고 자부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소개할 영화인 [늑대 사냥]을 관람할 때는 불법 촬영하는 사람을 만나는 관크를 당했다.
비록 남루하고 초라한 문장을 리뷰랍시고 나열하는 삶을, 곁다리 삶 중 하나로 영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것”에 애착을 느끼는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의 것도 최소한의 존중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분노를 느끼며 영화의 초반부에 소리를 지르며 그 행동을 제지해야만 했다.
영화 관람 후 스스로의 평가에 따라 작품이 정말로 “돈값”을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평가를 할 수는 있겠으나. 그 어떤 작품이라 해도 불법으로 보아야 할 운명을 지닌 채 태어나지는 않는다. 애초에 그런 운명 외에 허락되지 않는 작품이라면. 만들어진 의도부터가 불순한 영상물에 불과하며 그것을 관람 및 유포한 사람들은 모두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부디 다음번에는 경찰서로 간 다음에야 반성했다며 질질 짜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 알량한 반성은 경찰서를 나오는 순간 안도의 한숨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유튜브 영상 조회수 올릴 때나 쓰는 말인 줄 알았던 “역대급” 관크 덕분에 나 역시 영화의 초반부 15분가량을 관람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덕분에 영화 초반부의 이야기에 대한 것은 제외 후에 리뷰를 작성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얻은 채로 말이다. 참 여러모로 도움되지 않는 관크임에는 틀림이 없다.
영화의 전반부는 승리에 취한 범죄자들을 비춘다. 배를 “접수”하기까지 벌어지는 폭력의 향연은 경찰들을 향한 응축된 분노만큼이나 잔인하고 집요하다. 그들은 상대방을 향한 그 어떤 배려도 하지 않은 채.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둔기, 칼)을 이용해 반복적인 타격으로 상대방의 숨을 끊어놓는다.
또한 망망대해 위의 배라는 설정상. 도망칠 곳이 한정되어 있다는 두려움은. 이 무자비한 범죄자들에 의해 점점 수세에 몰려 너나 할 것 없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경찰들의 두려움과 살육자들의 잔인함을 동시에 배가시킨다.
범죄자들의 행보는 거침이 없고. 그로 인해 영화의 속도는 두려움도 앞지를 만큼 빠르고 급박하다. 피가 묻은 얼굴에서 떠오르는 미소는 이제 더 이상 상대를 가리지 않는 순수한 악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짧은 초반부의 영광도 잠시. 영화는 알파(Alpha, 최귀화)의 운송이 숨겨온 진짜 목적임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급속도로 빛을 잃는다.
이 초월적 알파라는 존재가 영화를 누비며 벌이는 실수들은. 영화 [마녀 2]에서 언급한 문제와 거의 동일하다. 밸런스가 붕괴된 밸런스 게임인 셈이다.
영화는 초반 시퀀스에 매우 공을 들여 종두(서인국)를 구축점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이마저도 알파 앞에서 힘없이 무너뜨리는 선택을 해버렸다. 그것도 스스로. 이로 인해 관객들은 애초에 알파에게는 그 누구도 상대가 되지 않음을 느낌과 동시에.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그 어떤 긴장감도 없을 것임을 짐작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알파는 종두로도 모자라 도망갈 곳 없는 배.라는 밀실에 가까운 장치도 무너뜨린다. 그 어떤 곳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임은 알지만. 문제는 알파가 후반부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서 피로할 정도로 모습을 내비친다는데 있다.
이로 인해 남은 시간들은 그저 알파가 가동하는 살육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덜덜 떨고 있는 사람들을 순서대로 처단하는 장면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잔인함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어떤 감흥도 두려움도 주지 못한다. 그저 심하다.라는 생각만 들게 할 뿐.
[늑대사냥]은 또 다른 영화인 [랑종]이 범했던 실수를 떠올리게 한다. 곡성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내걸었던 표제어(중심 단어)는 “무서움”이었다. [늑대사냥]의 경우는 메인이 되는 단어가 “수위를 넘는”과 “(클리셰를 포함한) 모든 것을 부순다”정도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영화가 가지는 통상적인 흐름이 어떤지 유추해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주인공은 결국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 일 것이다.
그렇게 치면 과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일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영화는 초반에는 경찰(박호산, 정소민;왜 캐릭터 이름이 공식 페이지에 조차 없나요?) 쪽이 주인공인 것처럼 비추다가 나중에는 결국 도일(장동윤)의 생존으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이는 도일 및 개조 인간들의 존재를 반전으로(라도) 볼 수 있지 않느냐의 문제와도 맞물리는데. 안타깝게도 반전으로 보기에는 깔아놓은 밑밥의 수준과 정도가 빈약하며. 애초에 이 부분을 억지로 반전으로 만들기 위해 포커싱을 의도적으로 잘못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초반부의 도일은 종두와의 크고 작은 마찰을 겪으면서도. 그다지 큰 무리 없이 죽음의 그림자를 피해 가는 맑은 눈의 광인에 불과하다. 뚜렷한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거의 없다.(꼭 하나 집어 말한다면 누군가를 죽이려 하는 도일의 손을 저지하는 장면 정도.)
도일이 숨겨진 주인공임을 알게 되는 지점은, 더 이상 알파의 무자비한 행동으로 죽여댈 인물이 거의 없을 때가 등장하는 성동일과, 파편처럼 등장하는 과거의 그림자가 합쳐지는 거의 극 후반부쯤이다.
그러나 그 지점까지 이르는 동안. 도일은 그 어떤 임팩트 있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한 대 맞고 어딘가 널브러져 있다 정신을 차린 듯한 몽롱한 얼굴로 슬그머니 생존 신고를 할 뿐이다. 이 장면을 보며 누가 도일이 진짜 주인공임을 알고 환호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개조 인간들과 도일이 벌이는 결투마저도 진짜 주인공의 신고식이나 자기소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조잡하다 못해 빼버려도 부족하다 느끼지 않을.
영화는 자신들이 넘고 싶었던 수위와 클리셰를 없앴다는 허황된 꿈에 젖어 정작 설명해야 할 것들과 엮었어야 했을 모든 것들을 건너뛴다. 그러니 애초에 보려고 한 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관객들이 느끼는 심정은 “속았다”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이쯤 되니 제목에 대한 생각도 떨칠 수 없다.
과연 누가 늑대인가.라고 물어보았을 때 제대로 된 대답을 하기 힘들어진다. 영화는 늑대"를"사냥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늑대"가" 사냥하는 모습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애초에 늑대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그 무언가가 존재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두 시간 남짓의 항해 동안 그 어떤 명확한 목적도 없이 안으로 곪아가는 것만 선택한 배의 최후는. 침몰밖에는 없는 것이겠지.
마치면서
한두 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연기자들의 연기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특히 서인국과 성동일 배우의 연기는 섬뜩함을 넘어서서 초월적인 존재인 알파 보다도 더 두려움을 자아내는 연기를 보여줬기에 더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새로운 시도임에는 분명했으나, 영화가 마치 두 조각난 배처럼 완벽하게 나뉘어서 융합하는 장면은 단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연기로는 그 어떤 흠도 잡을 수 없는 배우들을 그저 소모품으로 써버린데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도.
잔인한 영화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단어 외에 뒤에 붙을 말이 없다는 사실은 영화를 평가하는 데 있어 좋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잔인한데도 불구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들의 예가 많기 때문에.([악마를 보았다] 라던가. [킬빌] 이라던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영화가 가져갈 수 있는 수식어는 그 외에는 없다.
[이 글의 TMI]
1. 이제 추워서 긴 팔을 입어도 아무렇지 않다.
2. 이럴 때 걸어 다니는 거 좋아서 괜히 출근할 때도 빙 둘러가는 중.
3. 아 물론 회사 가기 싫어서 그런 것도 있음.
4. 커피를 끊어볼까 하고 깝죽거리다가 지옥 같은 일주일을 보냈다.
5. 앞으론 그냥 안 까불고 하루 한 잔만 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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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쟁취해야 할 어떤 사랑
*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아 참석한 영화 <우리, 둘>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때때로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 우리는 그 어떤 역경도 딛고 일어나 모두의 축복을 받는 행복한 미래를 그리곤 한다. 마침내 악당의 음모와 박해, 방해를 이겨내고 잘생긴 왕자 혹은 공주와 사랑에 빠져 함께 달콤한 신혼 여행을 떠나는 그 많은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처럼. 그러나 현실의 사랑은 그렇지 않다. 우리네 사랑은 언제나 행복을 담보하지는 않으며,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들은 완전한 악당이기보다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동화가 아닌 현실을 사는 우리의 사랑은 종종 고달프고, 때때로 행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그것이 주는 찰나의 달콤함 때문이 아니라, 어떤 사랑은 그들의 인생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저항할 수 없는 어떤 운명과도 같다. 이때 사랑은 누군가가 일평생 사로잡혀 있던 족쇄로부터 그를 해방시키며, 폐허 속에서도 그의 삶을 빛낸다. 그러므로 어떤 사랑은 쟁취되어야만 한다. 그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을지라도.
영화 <우리, 둘>은 이러한 '쟁취되어야만 했던, 그리고 마침내 쟁취된' 어떤 절실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1. 비밀의 연인
니나와 마도는 오랜 연인이다. 두 사람은 복도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 사촌이기도 하다. 니나는 마도를 사랑하기에 베를린에서 프랑스의 어느 작은 도시까지 날아왔다. 마도는 그녀의 전부이고, 니나 역시 마도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동반자이다. 두 사람은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취미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두 사람은 평범한 연인이다. 둘의 관계가 차마 남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관계라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들이 레즈비언 커플이기 때문이다.
마도가 커밍아웃하지 않은 까닭은 둘 남은 자식들 때문이다. 그녀는 커밍아웃이 가족을 붕괴시킬 것을 두려워했고, 니나는 그런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건넛편 집의 문 너머에서.
그런 마도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로마로 떠나 살자고 제안한 것은 어쩌면 그녀 또한 이 잔잔하고 숨겨진 일상에 변화가 있기를 바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로마로 떠나려면 적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니나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즉, 이 오랜 사랑에 대해 고백해야 한다는 뜻이고, 더 이상 숨기며 살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마도의 '로마 이주 선언'은 니나에게도 중요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드디어 내 연인이라 밝힐 수 있는 기회니까!
2. 과부의 어떤 성역
그러나 마도는 끝내 자식들에게 니나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자식들은 오래 전에 죽은 마도의 남편이 그녀의 마지막 사랑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던, 그리고 사랑한 바 없었던 남편은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어떤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되어 있었고, 그런 까닭에 마도는 자식들이 제멋대로 세운 그 성역을 침범하기를 주저한다. 마도는 남편을 사랑하지 못했던 것과는 별개로 딸와 아들을 사랑했고, 손자를 사랑했으므로. 어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다른 사랑을 저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무거운 선택이었으므로. 자식들은 '사실 남편이 아니라 니나라는 여인을 사랑했다'는 어머니의 고백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마도는 차마 발설되지 못한 고백만을 안은 채 뇌졸중에 걸려 쓰러지고 만다. 그녀의 몸과 혀는 아픈 몸에 묶였고, 더는 자신이 오랫동안 숨겨왔던 사랑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3. 몇 피트 너머의 사랑
가까스로 목숨은 부지했지만 몸이 불편해진 마도에게는 딸과 간병인이 간수처럼 붙는다. 비밀의 연인인 니나는 그 주변을 서성인다. 사랑하는 이가 아프다는데, 몇 피트 너머의 문을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한다.
니나의 집은 좀처럼 생활의 흔적이 없다. 그가 주로 생활한 곳은 마도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구색 맞추기용이었으므로 그녀의 집은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단촐하다. 그 적막한 집에서, 니나는 작은 외시경 너머로 마도에게 다가갈 기회를 엿본다. 마도의 삶의 전부였던 니나는 이제 철저한 이방인이 되었다. 그 흔한 사랑의 말들도 이제 그녀에게는 너무나 어렵고 귀한 말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나는 마도에게로 전력을 다해 손을 뻗는다. 그를 위해서는 주거 침입, 간병인을 쫒기 위한 음모 따위도 불사한다. 니나가 있어야 할 곳은 마도의 옆이며, 바로 그 곳에 니나의 삶 또한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정은 마도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불편한 몸에 묶이고 나서 비로소 온몸으로 자신의 사랑을 위해 부딪힌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기어코 움직여 니나에게로 향한다. 자식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마침내 알아차리고 그녀를 호스피스에 가두었을 때도, 그 많은 약들이 그녀의 정신을 몽롱하게 할지라도, 그녀는 니나에게로 자꾸만 기울어진다. 사랑의 관성이란 그런것이기 때문이다.
4. 나는 당신과 함께 떠나요.
결국 니나와 마도는 재회한다.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마도의 곁으로 왔던 니나처럼 마도도 그의 자식과 집과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마도를 택한다.
비록 자식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하고, 모아둔 여행 자금은 도둑맞아 사라지고 없지만, 그 엉망인 폐허 속에서, 두 사람은 샹송에 발맞추어 춤을 춘다.
어쩌면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마도의 몸은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르고, 두 사람의 행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 무엇도 담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재회했고, 사랑을 확인했고, 비로소 그 무엇도 숨기지 않는 사랑을 만끽한다.
마침내 그들의 사랑을, 인생을 쟁취하고 만 것이다. 그 어느 동화 속의 사랑처럼.
이 영화는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인 매력이 있다. 우울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도 틈틈이 재치있는 장면들도 잊지 않고 내보낸다. 영화 속에는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 있고, 그 여느 인생이 그러하듯 기쁨과 환희, 고뇌와 슬픔이 혼재되어 있다.
이 영화를 보며 차마 발설되지 못한 사랑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사랑이, 다른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마도처럼 사회적 시선과 가족이라는 족쇄에 사로잡혀 사랑이되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고, 니나처럼 자신이 그의 연인이노라고 말하지 못하고 언제나 그 주변만을 떠도는 삶을 살기도 한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이제는 그들도 마음껏 사랑을 이야기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그들이 원하는대로 사랑을 부르짖어도 되지 않을까?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사랑을 찾기를 바라며, 영화 속의 삽입곡 petula clark의 <chariot>의 링크를 남겨 본다.
나도 내 꿈의 마차를 타고 내가 사랑하는 것을 찾아 이만 떠나 봐야겠다.
https://youtu.be/RK--XOF3OUY
당신이 가고 싶다면
당신은 나와 함께 살 거예요.
환상적인 섬에서
저 위에서당신은 한 세상을 볼 거예요.
저 푸른 하늘에 숨겨진 세상을
당신에게 모든 게 새로울 거예요.
저 대지는 끝이 없을 거예요.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 줄거예요.
저 달은 우리의 미래가 될 거예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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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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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더 글로리> 파트2, 3월 10일 공개 확정
ⓒ 넷플릭스
3주 연속 넷플릭스 전 세계 TOP 10 TV(비영어) 순위권에 등극하고, 공개 후 누적 시청시간
1억 4800만 시간으로 K-콘텐츠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더 글로리>의 파트 2가 3월 10일
공개를 확정했다.
진선규 <카운트>, 2월 개봉 확정
ⓒ 네이버 영화<범죄도시>, <극한직업>, <공조2: 인터내셔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흥행을 이끈 배우
진선규는 <카운트>를 통해 새로운 변신을 예고했다. <카운트>는 오는 2월 개봉을 확정했다.
<헤어질 결심>, 아카데미 감독상·외국어영화상 최종후보
ⓒ 네이버 영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 2개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 19일에 개최된다.
<j-hope IN THE BOX>, 2월 17일 디즈니+ 전 세계 동시 공개
ⓒ 디즈니+
지난해 7월 발매된 제이홉의 첫 번째 공식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의 앨범 제작 과정 및
다양한 활동을 담아낸 음악 다큐멘터리 <j-hope IN THE BOX>가 오는 2월 17일 오후 5시에
디즈니+와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될 예정이다.
해외
<M3GAN 2.0>, 제작 확정
ⓒ 네이버 영화
북미 개봉 첫날 <아바타: 물의 길>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팬데믹 이후 시리즈
제외 호러 영화로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메간>은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속편 <M3GAN 2.0> 제작을 확정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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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멸이 예정된 두 모성의 사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이 태어나기 172년 전, 칠왕국의 왕 '비세리스 타르가르옌(패디 콘시딘)'은 아들이 태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왕비 '아엠마 아린(시안 브루크)'는 출산 중에 사망하고, 갓 태어난 아들도 곧이어 세상을 뜬다. 이에 비세리스는 야망 가득한 다혈질 동생 '다에몬(맷 스미스)'의 반발을 무시한 채 유일한 딸 '라에니라(에마 다시)'를 후계자로 임명하고, 가문의 비밀인 '약속된 왕자'에 관한 '얼음과 불의 노래'를 들려준다. 몇 년 뒤, 비세리스는 라에니라의 소꿉친구이자 절친이었던 '알리센트 하이타워(올리비아 쿡)'와 재혼하고, 그들 사이에서는 왕의 장남 '아에곤 2세(톰 글린-카니)'가 태어난다. 이에 칠왕국은 왕의 공인을 받은 후계자이자 장녀인 라에니라를 지지하는 '흑색파'와 왕의 적자이자 장남인 아에곤 2세를 지지하는 '녹색파'로 분열된다. 이렇게 왕국과 대륙의 운명을 건 거대한 전쟁 '용들의 춤'이 발발한다.
HBO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성황리에 첫 시즌을 마쳤다. 8월 21일에 공개된 첫 화는 당일 북미 시청률만 천만 명에 육박했고, 마지막 회는 9천만 명이 시청했다. 전작인 <왕좌의 게임>의 각 시즌 피날레 시청률을 압도하는 엄청난 흥행이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실망을 안긴 <왕좌의 게임> 때문에 기대감이 낮았기에 더욱 놀라운 결과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판타지 드라마 <반지의 제왕: 힘이 반지>를 압도한 건 덤이다. 그 원동력은 흥미롭게도 꽤나 고전적이다. 예정된 파멸을 향해 나아가는 두 주인공의 비극, 특히 두 여성의 운명적인 비극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왕과 왕자가 아닌 공주와 왕비의 이야기, <하우스 오브 드래곤>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는 <왕좌의 게임> 못지않게 수많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주인공 감으로 손색없는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눈에 띄는 주인공을 꼽으라면 당연히 라에니라 타르가르옌과 알리센트 하이타워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세계의 질서와 관습에 도전하는 여성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한계를 넘어서지 못해 파멸하는 여성의 서사시이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왕좌의 게임> 버전 <선덕여왕>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라에니라와 알리센트는 주위에 가득한 수많은 남성 사이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여성적인 리더십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의 리더십은 그 남자들이 칠왕국을 분열과 붕괴로 이끌 획책을 꾸미고 있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우선 라에니라의 옆에는 다에몬이 있다. 선왕인 비세리스 1세의 동생이고, 라에니라의 숙부이자 남편인 다에몬 타르가르옌은 용의 불같은 성질로 악명이 높다. 형의 서거 직후 공인된 후계자인 라에니라의 왕위를 녹색파가 찬탈했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즉각적인 선전포고와 수도를 향한 포위 공격을 주장한다.
한편 알리센트의 옆에는 아버지이자 왕의 수관인 '오토 하이타워(리스 이판)'가 있다. 그는 왕비인 알리센트 몰래 그녀의 장남이자 자신의 외손자인 아에곤을 왕위에 올릴 공작을 꾸민다. 또 후계 구도에 필연적인 위협이 될 라에니라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여성의 리더십을 부각하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두 여성은 각자의 진영에서 가장 이성적인 리더로서 상황을 통제한다. 누구보다도 객관적으로 정세를 읽고, 마지막까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라에니라는 왕이 후계자에게만 직접 알려주는 왕가의 비밀을 무기 삼아 다에몬의 폭주를 제지한다. 왕의 동생이자 후계자의 부군인 다에몬은 라에니라 못지않게 철왕좌에 가까운 인물이다. 하지만 라에니라는 다가올 겨울과 약속된 왕자에 대한 '얼음과 불의 노래'의 존재를 다에몬이 모른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주도권을 빼앗아 온다. 아무리 혈연적으로 왕좌에 가깝다 하더라도, 왕의 자격이 그에게 없음을 일깨운다.
항상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던 알리센트도 녹색파와 흑색파의 전면전이 눈앞에 다가오자 리더의 면모를 보여준다. 행방이 묘연했던 아에곤을 오토보다 먼저 찾아내 그의 음모를 좌절시킨다. 타르가르옌 왕가의 가장 큰 어른이라 할 수 있는 알레니스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타협안을 제시한다. 라에니라가 목숨을 건 정적이 되어 버린 순간에도 어릴 적 둘도 없는 친구였던 추억을 상기시키며 마지막까지 전쟁을 피해보려고 애쓴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 권력 투쟁일 수 있었던 두 절친의 대립에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여성 리더십이 실패한 이유, 모성애
아이러니하게도 분쟁을 막아보려는 필사적인 여성적 리더십은 피비린내 나는 왕위 쟁탈전의 서막을 알리고 만다. 그들의 통솔력이 그 자체로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그들이 딛고 서 있는 발판의 근본적인 한계까지는 가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성애라는 왕비와 공주의 공통분모가 왕국을 절반으로 쪼갤 전쟁을 유발하는 결정적 원인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알리센트는 라에니라가 공인된 후계자로서 왕위를 계승한다면 자신이 낳은 아들들이 모두 정치적 이유로 죽거나 탄압받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라에니라에게는 이미 아들들이 있으니, 왕위 계승 구도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라에니라가 배다른 동생들을 숙청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무조건 왕좌를 가져와야 한다.
라에니라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이미 자신의 아들들이 사생아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 정치적으로 위협을 느끼던 그녀는 아에곤이 왕이 될 경우 곧장 숙청될 수 있다는 위협을 직감한다. 그런데도 그녀는 가능한 전쟁을 피하려고 애쓴다. 심지어 녹색파가 왕의 소협의회와 수도를 모두 장악하고, 아에곤을 일방적으로 왕위에 올린 후에도. 그녀는 가급적 평화적인 방식으로 자신이 지지 세력을 규합한 후 계승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할 뿐이다. 하지만 사절로 떠났던 차남 루케리스가 녹색파의 공격을 받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국 다음 시즌에서 본격화될 흑색파와 녹색파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만다. 다혈질인 다에몬의 충동까지 이성적으로 자제시키는 데 성공했던 그녀였지만, 결국 그녀의 이성도 모성애를 통제하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중요한 건 모성애가 결국 혈육에 대한 애착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모성애는 끝내 라에니라와 알리센트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문제다. 모성애는 결국 피로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그들이 패망하는 근본적인 원인 바로 혈연이기 때문이다.
피에만 의존하는 이들의 사투
라에니라 개인은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여성이다. 그러나 왕가의 일원이자 정치인으로서 라에니라는 그렇지 않다. 그녀의 힘은 온전히 피에서 비롯된다. 장녀이자 공인된 후계자라는 명분을 제외하면 그녀에게 왕의 자격은 없다. 칠왕국에서 가장 힘이 강한 가문 중 하나인 발레리온 가문을 포섭하는 데 성공한 것도 타르가르옌과 발레리온 가문 간의 혈연관계에 기댄 바가 크다. 그녀가 다에몬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던 이유인 '얼음과 불의 노래'도 존재 자체로 핏줄의 상징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왕에 걸맞은 통치력, 지도력, 정치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그러니 다른 대가문을 포섭할 때도 그녀는 혈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아버지의 권위로 만들어낸 과거의 맹세를 상기시켜 귀족들의 지지를 얻어내려 한다. 혼인을 통한 동맹이라는 녹색파의 열매에 비하면 결코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할 수 없다.
알리센트도 핏줄에 얽매어 상황에 끌려다닌다. 초반부에는 아버지 오토의 졸에 불과해 보인다. 그녀는 아버지의 명령에 충실한 딸이 되기 위해 아내와 사별한 비세리스 1세에게 접근한다. 한 번도 원한 적은 없지만 왕을 유혹해 왕비가 되고, 끝내 새로운 후계자가 될 왕자들을 낳는다. 알리센트는 왕가의 외척이 되어 자신의 피를 받은 왕을 만들고자 하는 오토의 도구에 불과하다. 또 비세리스 1세가 죽은 뒤 오토의 공작을 저지한 후에도 다르지 않다. 라에니스가 지적했듯이, 그녀는 핏줄 때문에 다시 주도자가 될 기회를 놓친다. 경쟁자를 제거하고 장남인 아에곤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결국 알리센트는 훌륭한 딸이자 엄마였을지는 몰라도 자신을 둘러싼 외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라에니라와 알리센트는 '왕좌의 게임'에서 처절하게 실패할 수밖에 없다. 게임의 규칙은 두 개다. 왕좌는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또 왕에게서 후계자로 넘어가야 한다. 라에니라는 후자에는 해당되더라도 전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신의 능력이나 힘 대신 아버지로부터 받은 피의 권위에 의존해 왕좌를 요구한다. 알리센트도 마찬가지다. 아에곤은 전자에는 해당되나 후자의 조건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의 이유만을 앞세워 또 다른 정당성을 확보한 정적을 제거하려 한다. 완전히 다른 판에서 새로운 규칙을 내세워야 할 이들이 누구보다도 혈통이라는 기존 규칙을 따르기에 급급하다. 결국 이 굴레를 끊어내지 못하는 이상 두 여자는 원작대로 대부분의 아이를 잃고 죽거나 죽을 때까지 유폐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끝내 자신들을 파괴할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마치 그리스 비극을 보는 듯하다.
왕실의 비극을 보여주는 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왕좌의 게임>의 후반부 시즌에서 '하드홈 전투', '서자들의 전투', 바엘로르 대성소 폭파 장면 등을 연출한 바 있는 미겔 서포크닉 수석 감독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된 듯 보인다. 우선 설명이 아닌 묘사에 초점을 맞춘 연출이 두드러진다. <왕좌의 게임>과는 다른 시대적 환경과 인물 및 가문들의 관계를 내레이션 등을 활용해 읊지 않는다. 라에니라, 다에몬, 비세리스 1세에 집중하여 그들의 상호작용 안에서 타르가르옌 가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기회가 나면 새 가지를 내어 하이타워 가문과 벨라리온 가문 등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도 하나하나 덧붙여 간다.
이로 인해 사실 자칫 호흡이 느려지거나 템포가 끊길 수도 있었다. 다만 애초에 왕실의 비극을 다루는 작품이다 보니 시대극다운 웅장함과 결연함, 비극으로 향하는 인물들의 우수를 세밀하게 담는 게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 판단한 듯 보인다. 또 단점을 상쇄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성과를 거두면서 우려는 기우에 그친다. 드래곤의 존재가 대표적이다. 타르가르옌 왕조의 전성기답게 수많은 드래곤이 개성적인 외양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액션 시퀀스나 협상 장면 등 적재적소에 등장하여 순간적으로 극의 흐름을 휘어잡기도 한다. 징검돌 군도 전쟁과 같은 이벤트도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어지면서 정치극에 부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 시즌 2는 이미 제작이 확정됐다. 다음 시즌의 과제는 적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 다음 시즌에서는 스타크 가문의 크레간 스타크를 비롯한 더 많은 캐릭터, 더 많은 전투 시퀀스와 액션씬이 등장해야 한다. 주인공들의 감정선도 한층 더 복잡해지고 깊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시즌 1의 완성도를 보았을 때,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왕좌의 게임>의 전철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시대적 흐름을 담으려는 야심과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한 우수가 뒤섞인 웅장하고 결연한 사극 판타지를 거부할 팬들은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시대적 변화를 담으려는 야심과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한 우수의 만남. 이보다 완벽한 출발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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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살인 리뷰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다룬 용기에 박수를 (약스포, 결말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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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었죠,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거”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
공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그들의 사투.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
영화라는 매개의 특성상 결국 극적인 연출과 전개를 끝끝내 놓지 못해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영화를 리뷰하는 사람으로서
특히 작고 사회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들에 조금더 마음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
[공기살인]같은 작품들의 개봉을 응원하고, 또 미디어의 선한 영향력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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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 간 전세계 사람들을 꿈꾸게 만들었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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