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21 14:12:08
2월 4주 차 개봉작 추천
부터 <카운트>까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날이 풀린 듯~ 했다가 또 추워져서 몸이 저절로 웅크려지는 날씨네요 :-(
오늘은 우울한 기분을 환기시켜 줄 2월 넷째 주 개봉 예정작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제95회 아카데미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기대감을 높인 <TAR 타르>부터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스포츠 드라마 영화 <카운트>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이번 주,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TAR 타르
TAR

개요: 드라마 | 미국 | 158분
감독: 토드 필드
출연: 케이트 블란쳇, 노에미 메를랑, 니나 호스 등
개봉: 2023.02.22.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 시대 최고의 지휘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로 커리어의 정점에 서 있는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 말러 교향곡 녹음 음반 발매와 자서전 발간을 동시에 앞두고 있는 그에게 자신이 설립한 아코디언 재단의 회원이었던 크리스타로부터 이상한 이메일이 도착하고, 이후 크리스타의 자살 소식을 접한 그는 불안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무대를 장악하는 마에스트로, 욕망을 불태우는 괴물,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 리디아 타르. 이 이야기는 그녀의 정점에서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TAR 타르>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션 발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기대작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어린 시절의 목표를 위해 매진하고, 그것을 이뤄낸 후 그 꿈이 악몽으로 변하는 캐릭터에 대해 생각했다.” 토드 필드 감독은 영화의 시작에 대해 이같이 전하며, 영화를 통해 무대 위와 아래 모두에 존재하는 권력 구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음악 감독이기도 한 '존 모세리'의 도움을 받아 이야기를 만들었고, 실제 독일 오케스트라 단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클래식 음악계에서 그들이 겪은 일들을 조사하기도 했다네요. 특히 이번 작품까지 해서 아카데미에 8차례나 노미네이트 된 케이트 블란쳇은 <TAR 타르>에서의 완벽한 연기로 베니스영화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석권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독일을 대표하는 여배우 니나 호스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노에미 메를랑이 각각 '타르'의 아내 '샤론', 어시스턴트 '프란체스카' 역할을 맡아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카운트
Coun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9분
감독: 권혁재
출연: 진선규, 성유빈, 오나라, 고창석 등
개봉: 2023.02.22.
배급: CJ ENM
시놉시스
198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지만 1998년 지금은 평범한 고등학교 선생인 ‘시헌’(진선규). 선수 생활 은퇴 후 남은 건 고집뿐, 모두를 킹 받게 하는 마이웨이 행보로 주변 사람들의 속을 썩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를 알게 된 ‘시헌’은 복싱부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내 ‘일선’(오나라)의 열렬한 반대와, ‘교장’(고창석)의 끈질긴 만류도 무시한 채, ‘시헌’은 독기만 남은 유망주 ‘윤우’와 영문도 모른 채 레이더망에 걸린 ‘환주’(장동주), ‘복안’(김민호)을 데리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기 시작하는데...! 쓰리, 투, 원! 긍정 파워 풀충전! 그들만의 가장 유쾌한 카운트가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카운트>는 권혁재 감독의 드라마 영화로, 전 복싱 선수인 '박시헌'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마이웨이 선생 '시헌'이 오합지졸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어제 오전 한국 영화 예매율 1위에 오르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배우 진선규는 출연 이유에 관하여 "고향인 진해가 배경이고, 배우 이전에 꿈꿨던 체육 선생 역할이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현재 복싱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박시헌 감독은 영화 관람 이후에 진선규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영화 속 '시헌'의 성향과 모든 행동들이 자신과 정말 똑같아서 좋았다는 말과 함께 88 올림픽의 아픔, 비화를 영화 <카운트>가 모두 씻어 내려주는 개운함을 느꼈다며 진심이 가득 담긴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카운트>는 스포츠 영화의 문법을 착실하게 따라가면서도 배우들의 열연과 복싱 경기만큼이나 빠른 템포로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며,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프로 스포츠 승부조작'에 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서치 2
Missing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111분
감독: 니콜라스 D. 존슨, 윌 메릭
출연: 스톰 레이드, 켄 렁, 다니엘 헤니 등
개봉: 2023.02.22.
배급: 소니픽쳐스코리아
시놉시스
여행을 끝내고 월요일 귀국을 알린 엄마의 영상통화, 그리고 마중 나간 딸. 그러나 엄마가 사라졌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들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딸 ‘준’은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엄마가 방문한 호텔의 CCTV, 같이 간 지인의 SNS, 거리뷰 지도까지 온라인에 남아있는 모든 흔적을 검색하는데… 이번에는 딸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검색하다!
CINE PICK!
22일 개봉하는 영화 <서치 2>는 2018년 선보인 1편의 새로운 주인공과 이야기로 잇는 속편입니다. 대학생 딸이 최첨단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여행 중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는데요, 전작이 국내에서 흥행을 했던 만큼 2편에 대한 기대도 뜨거운 편입니다. 또한, 한국계 미국 배우 다니엘 헤니가 주인공을 돕는 FBI 수사관 역할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1편에서 호응을 얻었던 편집 방식을 계승해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CCTV 등 주인공 '준'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 화면으로 스크린을 꽉 채운 덕에 추적 과정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전편에서 연출을 맡았던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각본을 썼고, 반대로 편집을 맡았던 '윌 메릭'과 '니콜라스 D. 존슨'이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대를 주인공으로 했기에 휴대전화의 세로 화면, 스마트워치 정사각형 화면 비율까지 등장해 트렌디한 감성 또한 놓치지 않았으며,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와 계속되는 반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살수
The Assassin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01분
감독: 곽정덕
출연: 신현준, 이문식, 김민경 등
개봉: 2023.02.22.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시놉시스
조선 팔도 제일의 살수 '이난'(신현준). 병마가 그를 위협하고, 점점 가까워지는 죽음에 고통스러운 몸을 이끌고 한 마을에 의탁한다. 탐관오리의 횡포와 울부짖는 백성들의 비명으로 점철된 살아있는 지옥…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 마침내 그가 깨어난다!
CINE PICK!
배우 신현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살수>가 22일 개봉하는데요, 영화 <백두산>의 각본과 <끝까지 간다>의 각색을 맡아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인정받은 바 있는 곽정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혼돈의 조선을 배경으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앞에 놓인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부상 투혼 속 '1:80' 대규모 액션신 등의 볼거리로 신현준의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액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출연과 관련하여 신현준은 <살수>를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영화로 꼽으며, 리허설 훈련 때부터 얻은 부상을 안고 촬영해야 했던 것과 촬영지였던 문경에서 추위와 싸워야 했던 것들을 회상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탑건>의 톰 크루즈나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나이를 뛰어넘는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는 기회가 되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마루이 비디오
Marui Video

개요: 미스터리, 공포 | 대한민국 | 87분
감독: 윤준형
출연: 서현우, 조민경 등
개봉: 2023.02.22.
배급: CJ CGV, kt알파
시놉시스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 영상 중 그 수위가 높아 외부로 유출되면 안 되는 영상물 '마루이 비디오'. 검찰청 지하 보관소에 봉인된 비디오에 대한 소문을 들은 김수찬 PD는 이를 입수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하는데… 영상 속에 담긴 1992년 동성장 여관방 살인사건과 1987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CINE PICK!
오랜만에 들려온 한국 공포영화의 개봉 소식입니다. 파운드 푸티지(페이크 다큐) 장르의 공포영화 <마루이 비디오>가 그 주인공인데요, 검찰청 지하 자료실에 보관된 비디오를 가리키는 은어인 '마루이 비디오'는 '극비'를 뜻하는 일본어 '마루히'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합니다. 연출을 맡은 윤준형 감독은 국내에서 원조 파운드 푸티지 작품으로 불리는 전작 <목두기 비디오>를 연출한 적이 있습니다. 감독은 "살인 사건 자료를 쌓아 놓았던 방이 검은곰팡이로 가득 차 있었다"는 살인 사건 전담 기자의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해당 작품을 기획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에 새로 개봉하는 <마루이 비디오>가 바로 <목두기 비디오>에 살을 붙여 완성한 장편영화입니다. CCTV, 블랙박스, 핸드폰 영상, 노트북 웹캠, 보디 캠, 뉴스 화면 등 다양한 형태의 편집된 영상을 교차시키는 추적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진행되어 사실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고, 일반적인 파운드 푸티지 장르 영화와의 차별점으로 공포 자체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해 차근차근 서사를 전개시켜 결말부에 이르렀을 때 관객이 소름과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합니다. CGV에서 단독 개봉 예정입니다.
컨버세이션
Conversation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0분
감독: 김덕중
출연: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 등
개봉: 2023.02.23.
배급: 필름다빈
시놉시스
"남자 셋 & 여자 셋, 이들의 시시껄렁한 대화와 뼈 있는 농담!" 20대 후반 파리에서 함께 유학했던 은영, 명숙, 다혜. 오랜만에 불어로 대화를 시도하며 장난스레 추억을 끄집어내지만 현재 30대 후반이 된 이들은 사실 서로 다른 각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 바쁘다. 한편 승진, 필재는 아파트 인근 공원에서 유모차를 끌며 빙빙 돈다.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현재에 닿지 못하고 겉돌기만 할 뿐이다.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게임을 통한 티키타카 대화의 향연! 핑퐁 같은 이들의 대화는 늘 의도와 다른 결말을 향해 가는데…
CINE PICK!
전작 <에듀케이션>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김덕중 감독의 신작 <컨버세이션>이 23일 개봉합니다. 영화 <컨버세이션>은 제목 그대로 대부분이 '대화'로 이루어진 영화인데요, 3명의 여자와 3명의 남자, 혹은 그중 2명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가 영화의 거의 전부를 차지합니다. 전작에서 불편한 관계를 조명했던 김덕중 감독이 이번에는 6명의 주인공들이 현재와 과거, 결혼과 가정, 유학 생활, 인간관계, 자존심, 현실,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생겨나는 미묘한 순간들을 포착했습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등 국내 대표 영화제들을 휩쓸며 극찬받았던 작품으로, '대화' 자체가 주는 묘한 분위기와 생동감이 매력이며,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 송은지, 곽진무 등 독립영화계 대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시몬
Simone

개요: 멜로/로맨스, 스릴러 | 푸에르토리코 | 113분
감독: 베티 카플란
출연: 에사이 모랄, 쿤쥐에 리 등
개봉: 2023.02.23
배급: (주)콘텐트마인
시놉시스
이혼 후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대학교수인 남자 어느 날 누군가로부터 '지켜보고 있다'라는 쪽지를 받게 되고 상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머지않아 그 정체가 자신의 제자, 동양인 '리'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존재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짧은 순간 서로 깊이 탐닉한다. 그러나 뜨거웠던 순간도 잠시! '리'의 모호한 태도 속에 교수는 혼란에 빠지고 마는데…
CINE PICK!
로물로 가예고스 상 수상작인 에두아드로 랄로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작가가 각본에 함께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TV 시리즈 연출 경력을 가진 베네수엘라계 미국인 감독 베티 카플란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동양인 여성과 서양인 교수의 사랑을 통해 푸에르토리코 자국의 현실을 투영한 영화로서도 화제를 모았으며, 주인공을 맡은 배우 '쿤쥐에 리'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미녀와 야수: 마법에 걸린 왕자
My Sweet Monster

개요: 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 | 러시아 연방 | 98분
감독: 빅토르 글루쿠신
출연: 박시윤, 김용, 정성원 등
개봉: 2023.02.22.
배급: 인터파크, (주)예지림 엔터테인먼트, (주)띵크
시놉시스
용감하게 세상을 구하는 ‘에드워드’ 왕자와 비밀스럽게 사랑을 키워 나가는 공주 ‘바바라’. 교활한 ‘조이스’의 계략으로 아버지인 왕이 ‘조이스’와 결혼을 시키려 하자 왕궁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바바라’는 숲에서 길을 잃고 험상궂은 몬스터 ‘보기’와 말하는 토끼 ‘버니’를 만나게 된다. ‘조이스’는 군대를 이끌고 숲으로 향하고 ‘바바라’는 둘의 도움으로 마침내 꿈에 그리던 ‘에드워드’ 왕자를 만나러 찾아가는데… 꿈에도 그리던 ‘에드워드’ 왕자의 진짜 정체는 과연 무엇?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마법의 물을 훔치려는 ‘조이스’의 음모에 맞서 ‘바바라’는 숲과 왕국을 지켜내고 자신만의 진짜 왕자님을 찾아낼 수 있을까?!
CINE PICK!
처음 왕궁 밖 신비로운 숲으로 발을 내딛은 ‘바바라’ 공주의 버라이어티한 모험을 유쾌한 재미로 그린 <미녀와 야수: 마법에 걸린 왕자>는 사랑스럽고 당당한 ‘바바라’ 공주를 비롯해 용맹한 몬스터 ‘보기’, 말하는 토끼 ‘버니’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시너지로 웃음을 유발한다는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름다운 멜로디의 OST가 적재적소에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하고, 스펙터클한 액션과 자연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까지 더해져 봄방학 극장가에 꼭 알맞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영화가 개봉하는 이번 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영화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Relative contents
-
- 폭력의 전이
이제 실내에서도 마스크 좀 벗고 싶다.
답답해 죽겠다. 숨쉬기가 불편해서 마스크를 여러 가지 알아봤다. 여러 가지 사봤다. 그런데 완전히 맘에 드는 게 없다. 그래도 써야 한다. 5살 된 딸이 불쌍하다. 가을 내음을 맡아야 하는 11월. 마스크 벗고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이 시기. 작년 언젠가 딸이 내게 홀로 책을 읽다가 물어봤다. “아빠 왜? 시골쥐 하고 서울쥐는 왜 마스크 안 껴?” 어린아이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다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니, 당연히 동화 속 서울쥐와 시골쥐도 그렇게 해야 한다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이 세상을 변화시켜버린 지독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
넷플릭스로 시청한 <영화 4등>은 인간의 폭력이 타자에게 얼마나 쉽고, 변화무쌍하게 전이되는지 다루고 있다. 주인공 광수는 실력이 있는 국가대표 수영선수다. 그러나 도박을 하느라 소집에 늦게 된 광수를 감독은 몽둥이로 가차 없이 때립니다. 결국 광수는 선수촌을 박차고 나온다. 그리고 장면이 전환되며 주인 1공 준호에게 집중한다. 준호는 수영 시합에 나갈 때마다 4등을 하는 초등학생이다. 이 모습에 분노 가득한 엄마 정애는 수소문 끝에 메달을 따게 만든다는 코치 광수를 만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어렵사리 시작된 광수의 코칭은 거친 매질로 시작된다. 초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수영복만 입은 아이를 때리는 모습은 참혹하기 하다. 그는 이후 자신의 이야기를 준호에게 전한다. 그리고 우리는 거기서 광수가 저지르는 폭력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다. 어릴 적 구두쇠였던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기 위해 출항하는 아버지의 배를 따라 수영을 했고, 아들이 죽기 직전에 던 저준 돈을 이야기하며 무용담처럼 전한 간절함. 그러나 거기에는 한 아버지로부터 받아야 할 자연스러운 사랑이 아닌, 죽을힘을 다해야 겨우 살아갈 돈을 받을 수 있었던 돈의 폭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그런 돈에 대한 집착은 도박을 낳았고, 그로 선수촌의 구타는 자연스레 광수 속에 폭력 바이러스가 넘치게 만들었다.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준호의 엄마는 이 같은 광수의 폭력을 눈감는다. 그것은 오직 1등을 향한 집착, 그리고 그것이 준호의 인생을 보장할 것이라는 맹신 때문이다. 계속되는 쿠타 속에 연습한 준호는 2등까지 오르지만, 광수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또다시 폭력을 자행한다. 결국 준호의 삶에는 폭력이 드리워지고 연습 때 맞은 것처럼 어린 동생에게 폭력을 가한다. 영화는 경쟁을 위해서라면 타인을 향한 수단. 그것이 폭력이라 할지라도 용인하고 묵인하는 어른들의 모습 속에서,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어린아이의 인격을 다루고 있다.
한참을 맞으며 연습했던 준호. 아닌 진지하게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는 정말.. 내가 맞아서라도 1등만 하면 좋겠어? 내가 1등만 하면 상관없어?”
영화 <4등>에서 엄마를 향한 준호의 대사
거기에 엄마는 바로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중에 그녀는 남편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기야 난 솔직히 준호 맞는 것보다 4등 하는 게 더 무서워.”
영화 <4등>에서 남편하게 말하는 정애.
정애의 모습은 폭력을 통해서라도 1등을 만들어야 하는 이 세상의 부모들의 야만성에 경종을 울린다. 영화는 결국 준호가 그 누구의 폭력도 아닌 자신 스스로 마음껏 수영할 때 1등이 된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영화의 잔잔한 여운은 나 역시 넘버원을 향한 욕망으로 누군가를 향해 폭력을 자행하는 것은 아닌가 돌아 보게 만든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말한다.
인간은 폭력이 아닌 주체적 자유성을 통해서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임을 깨달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
- 이 영화가 망했다고? 왜?
우리 잡히지 말자! 리들리 스콧 감독은 낭만을 잘 살리는 감독이었다. <델마와 루이스>는 아주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가부장적인 곳에서 잡혀 살던 주인공이 한 사건을 계기로 자아를 찾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나도 그게 와닿을 시기에 그 작품을 봐서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물론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올 더 머니>나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이런 것들은 가슴이 웅장해지는 작품이겠지. 아니 사실 나는 더 솔직할 필요가 있다. 리들리 스콧의 감독 작품 중에 본 것 <델마와 루이스>밖에 없다. 그래서 그를 감성적으로 기억하고 있나 보다. <마션>이나 <블레이드 러너> 한번쯤 봐야 하는데 공익근무요원 일이 너무나도 힘드니 볼 틈이 없다.
근데 그런 바쁜 와중에도 최신작은 못 참는다. 후에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할, <베놈 2 : 렛 데어 비 카니지>와 함께 자웅을 겨뤘던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를 다루려고 한다. 원래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써보고 싶었지만 뭔가 극장에서 시간이 안 날 것 같아서 근래 상영작 중 좋았지만 저평가가 있었던 것을 고르려고 한다. 나는 이 영화가 러닝타임도 길고 중세 서부라는 한국인들이 접근하긴 어려운 소재임에도 훌륭한 메시지와 좋은 연기를 담았다고 생각하기에 여러분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과연 2021년의 과소평가 작품 1등으로 꼽힐만하며, 이 작품의 조디 코머는 주요 시상식의 여자 주인공 후보로 뽑힐 수도 있다는 소심한 주장을 해본다. 아마 아무도 동의 안 하겠지만..ㅋㅋ
1. 감독 리들리 스콧, 장기를 살렸나요?
물론 이 감독의 영화를 <델마와 루이스> 빼곤 보진 않은 게 맞다. 근데 (자칭) 시네필로 살고 있다는 가오는 어느 누구와도 바꿀 수 없지 않은가? 그의 대표작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리들리 스콧은 상상력이 좋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에일리언>이나 <블레이드 러너> <마션> 같은 작품은 현실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 주위에 화성 갔다 온 사람 있는가? 비트코인으로 간 거 말고 실제로 화성에 간 사람 말이다. 또 실제 존재하는 에일리언 본 적 있는가? 당연히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리들리 스콧의 최고 강점은 '가상의 현실을 직조시켜 최대한으로 서스펜스를 유지시키는 것'인 것이다. 근데 이 작품은 에릭 제거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 이 원작이 되는 소설은 실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없던 현실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13세기로 넘어가는 타임머신이 있는 건 아니라서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았던 건 아니겠지? 근데 영화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지 않아도 2021년의 현재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만들었다. (내가 아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와는 살짝 다른 감이 있지만 그 나름대로의 묵직함이 있다.
2. 배우들의 연기는 어떠한가요?
일단 주인공 자크 드 거리를 맡은 아담 드라이버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결혼 이야기>에서의 부부싸움 연기나 <인사이드 르윈>에서의 그냥 포크 뮤지션 역할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중요한 건 역시 <스타워즈> 시리즈에 나왔던 것 아닐까? 다방면의 역할을 보여주는 할리우드의 이선균 아담 드라이버는 그야말로 전천후 연기자다. 난 이런 그의 연기력이 이 작품에서 극대화됐다고 생각한다. <아네트>에서도 어마어마했고 <패터슨>도 잘했다고 들었다. 근데 두 작품을 안 본 것과 별개로 나는 이 역이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난이도가 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의 핵심 키워드가 되는 사건이 있는데, 사실 극을 보다 보면 이 일이 어떤 식으로 전개됐는지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결말을 예상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다. 근데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인 것이 이 자크 드 그리의 캐릭터가 보통 미친놈이 아니라는 것인데, 현실적으로도 있어서는 안 될 돌아이라 내가 배우 입장이라면 이 역을 맡는 게 무서웠을 것 같다. 근데 우리의 아담 드라이버는 이를 200% 소화해낸다. 다른 주인공은 맷 데이먼이 맡은 장 드 카루 주인데 이 인물 역시 딱히 우리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 자크 드 그리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가 그렇게 좋은 인간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근데 <악마를 보았다>의 장경철이나 <다크 나이트>의 조커같이 비현실적인 미친놈들도 연기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근데 이 장 드 카루 주같이 어느 정도는 현실성 있는 돌아이도 어렵다면 어렵지 않을까? 맷 데이먼은 그때는 보편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엔 돌아이인 그런 인물을 아주 멋지게 소화해낸다. 본 시리즈에 나왔던 샤프한 모습은 없다. 그냥 배 나온 아저씨가 보일 것이다. 근데 맷 데이먼은 나이가 들어도 역시나 연기를 너무 잘해서 포스가 흘러넘친다. 다음은 조디 코머다. 조디 코머가 맡은 마르그리트는 많은 것을 감내하는 중세시대 여자 역할을 한다. '많은 것을 감내한다'에서도 알 수 있듯 그녀는 수도 없는 개소리를 참아야만 하는데, 터닝포인트가 되는 핵심 사건을 비롯 그녀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감정적으로 참는 것이 배우로서 힘들었을 것 같다. 인간적으로 영화의 마르그리트는 살아있는 부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외에도 벤 애플랙을 비롯한 나머지 배우들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나머지 세 배우가 워낙 탁월했기에 글을 줄이도록 한다.
3. 난이도는 어떤가요?
쉽지는 않다. 무슨 말이냐. 리들리 스콧 감독이 서스펜스를 차곡차곡 쌓은 것도 맞지만 일단 이 영화는 같은 에피소드를 세 번 반복한다. 만약 우리가 같은 말을 세 번 듣는다고 생각해보자. 솔직히 지루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나는데?'가 궁금한 분들은 긴 러닝타임을 견디기 어려워할 수도 있다. 웬만하면 극장에서 보는 게 좋은 작품인 건 맞는데 모바일 환경에서 보는 게 어마 장장한 손해를 품고 있지는 않으니 스릴러, 역사물 좋아하는 분들은 부담 없을 듯. 아, 살짝 지루할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이 있기야 하지만 플롯을 성실히 따라가다 보면 이해하기 크게 어려운 작품은 아니다.
4. 왜 과소평가되었다고 생각하나요?
물론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마음을 꿰뚫을 순 없겠지만 난 사실 되게 간단한 이유로 과소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첫 번째 요인, 같은 이야기를 세 번 반복한다. 인스타그램 쇼츠가 유행하는 세상이다. 나도 본론 결론 딱 임팩트 있게 끝나는 영화가 더 손이 갈 때가 있다. 이런 세태에 같은 과정을 세 번 반복하는 영화가 대중적인 입맛에 딱 맞아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두 번째. 전염병이 창궐한 세상에 인터넷이 너무나도 발달했다. 14세기 중세시대를 다뤘던 게 소수의 덕후들이 아닌 나머지들에겐 접근 난이도가 있었을지도? 또, 세 번째. 러닝타임이 길다. 솔직히 나도 극장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에 놀랐다. <이터널스>가 아마 비슷하지 않았나? <이터널스>는 10명의 히어로들을 밸런스 있게 배치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기라도 했지 이 영화는 같은 이야기만 세 번을 쓰니 반복이 지치다면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근데 이것은 이 영화의 단점에 대한 이야기가 될 테고, 나는 14세기의 원작 소설이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내포한다는 점에서 단점을 충분히 감추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지점이 리들리 스콧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겠지. 이 모티브를 부담 없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극찬받을만하다.
5. 어떤 것에 대한 영화인가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미투 운동이다. 미투 운동. 우리 사회에서 상처를 입은 이들을 위로하는 운동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미투 운동은 역선택을 품고 있다. 무고한 사람을 걸고넘어지면 그 사람의 마음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애 먼 사람의 삶을 망가트리는 짓은 그만큼의 대가가 치러져야 마땅하다. 근데 이런 역선택의 위험성이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면 안 되지 않을까? 이 영화의 마르그리트는 한 사건의 주인공으로서 그때의 성차별적인 행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한다. 또 현대사회의 미투 운동을 연상케 하는 여러 말들을 통해 왜 우리 사회가 약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야만 하는가? 에 대해 조명한다. 또 그녀 역시 역선택의 위험부담에 놓여 정체성을 잃을 뻔 하지만 어쨌든 당당하게 그녀의 목소리를 낸다. 우리는 이런 그녀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본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게 아닐까? 과연 현재의 우리에겐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이 사회에서 꼭 우리와 함께 양립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할까? 뭐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그런 질문들을 통해 뇌 비운 혐오가 팽배하는 우리 현실에서 그 자체를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를 전해주는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 4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개봉 첫 주말에만 1억 5,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025년 북미 최대 오프닝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나쵸 리브레> 등을 연출한 자레드 헤스가
감독을 맡았으며, 한 무리의 아웃사이더들이 포털을 통해 블록 형태의 네모난 세계 ‘오버월드’로 빨려 들어가고,
숙련된 크래프터인 스티브(잭 블랙)와 함께 위험에 빠진 ‘오버월드’를 구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로튼 토마토 평점 48%로 엇갈리는 평가를 받아 걱정을 자아냈지만,
관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박스오피스는 지난주에 이어 조훈현, 이창호 바둑 기사의 맞대결을 다룬 <승부>가 차지했습니다.
지난 26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정상을 내내 지켰던 <승부>는 주말에만 42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누적 관객 수 135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뒤이어 개봉 첫 주를 맞았던 하정우 감독, 주연의 <로비>가 누적 관객 수 16만 명으로 2위에,
여전히 화력이 꺾이지 않고 있는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이 누적 관객 수 54명을 넘어서
3위에 올랐습니다.
-
- 11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동안 미세먼지가 정말 심했는데요.ㅠ 주말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셨는지요?
이번 주는 날씨가 다시 추워진다고 하니,
여러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씨네픽과 함께 매주 한 주의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할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면서, 이번 주는 11월 19일, 20일, 21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관객 스코어 분석입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장르만 로맨스>(▲8)
▶지난 17일 개봉한 한국 영화 <장르만 로맨스>가 이번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오랜만에 한국 영화의 박스오피스 1위 소식인 것 같은데요. 모처럼 반가운 소식입니다! :)
19일~20일 관객 수 23만 3081명을 동원하며 마블 영화 <이터널스>를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는데요,
누적 관객 수는 현재 33만 1653명입니다.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출신 감독 조은지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으로
'영화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작품' 입니다.
과연 <장르만 로맨스>의 정상 질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기대됩니다!
2위. <이터널스>(▼1)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오던 마블 영화 <이터널스>입니다.
<이터널스>는 같은 기간동안 22만여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개봉 이후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는 284만 6432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과연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까요?
3위. <듄>(-)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전 주 순위와 동일한 <듄>입니다.
같은 기간(19~21일)동안 주말 관객 수 9만 1344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134만 4613명입니다.
좌석 판매율은 16.2%로 주말 박스오피스 1,2를 차지한 작품들에 비해서 더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오히려 배정된 스크린 관 수에서는 티켓 판매율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씨네픽은 이번 주 75회 예측 이벤트는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11월 19일~21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수를 예측하고 가장 가까운 숫자로 관객 수를 예측한 정답자분들에게 상금을 드리는 이벤트인데요.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이번 주 <프렌치 디스패치>의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면 여성 63%, 남성 37%로 여성 관객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5%로 가장 많이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30대가 3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대와 30대의 합한 비율이 총 76%로 <프렌치 디스패치>의 주 소비자층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렌치 디스패치>의 주 관람 연령층은 20,30대 젊은 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제75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 <프렌치 디스패치> 스코어 게임의 20/30대 참가자 분들이 예측한 관객 스코어는 어떻게 됐을까요?
▶<프렌치 디스패치> 스코어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의 20/30대 비율은 78%로 무려 80%에 가깝습니다.
▶실제 <프렌치 디스패치> 주말 관객 스코어는 24,783명으로 씨네픽 참가자 상위권 예측 정답자 비율(오차범위 +- 10,000)은 16%입니다.
제 75회 예측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정답자분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씨네픽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를 진행하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
4위. <강릉>(▼2)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전 주에 비해 두 계단 하락한 <강릉>이 차지했습니다.
<강릉>은 주말 관객 수 4만 2156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28만 937명을 기록했습니다.
5위. <디어 에반 핸슨>(NEW)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새롭게 진입한 <디어 에반 핸슨>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4만 1027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7만 3174명을 기록했는데요.
<디어 에반 핸슨>은 유니버설 픽처스의 배급 작품으로 인생 뮤지컬 영화로 손꼽히는 있는 '라라맨드'와 '위대한 쇼맨'의 음악 제작진이 모든 노래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작품입니다. 에미상, 그래미 상, 토니상을 석권한 배우 벤 플랫과 할리우드 명배우 줄리안 무어, 에이미 아담스 등이 출연했습니다.
<디어 에반 핸슨>은 ' 누군가 자신을 돌아봐 주길 바라는 소년 에반 핸슨이 한 통의 편지에 '코너'의 절친으로 오해 받고, 아들을 잃은 코너의 부모님을 위해 추억을 지어내면서 희망을 파장을 일으키게 되는 따뜻한 드라마 영화입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11월 19일 개봉한 <Ghostbusters: Afterlife>가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 $44,000,000(한화 약 522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또한 $44,000,000(한화 약 522억)입니다.
국내에서는 12월 1일 개봉 예정 중에 있으며 빌 머레이, 그리고 앤트맨의 주인공 폴 러드 등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하니,
예전의 고스트버스터즈를 추억하고 있는 관객분들에게 좋은 소식일 것 같습니다! :)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여전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Eternals(이터널스)>입니다.
주말동안 $10,825,000(한화 약 12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총 누적 매출액은 $135,817,163 한화로 약 1,611억원입니다.
<Clifford the Big Red Dog>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4위는 새롭게 진입한 <King Richard>입니다.
<King Richard>는 레전드 테니스 플레이어인 세레나 윌리엄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윌리엄스 자매의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 그리고 윌리엄스 자매에 대한 이야기로 알려져있습니다.
씨네픽이 준비한 박스오피스 분석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도 더욱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도 힘차고 행복하게 시작하시고 한 주동안 건강하세요! :)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씨네픽 다운로드 받기
씨네랩 확인하러 가기
-
- 봄꽃 같은 얼굴을
극장의 존폐 위기를 말하는 시대다. 코로나19의 영향을 영화계만 받은 건 아니지만, OTT 경쟁의 시대까지 겹치면서 영화계는 예상보다도 큰 타격을 입었다. CGV는 한동안 극장을 축소 운영했고, 상상마당 시네마를 비롯한 작은 영화관들도 잠시 문을 닫았으며, 서울극장조차 역사의 이름이 되어 버렸다. 영화의 주요 수입원인 극장이 휘청거리는데 영화계가 휘청거리지 않을 수는 없었다.
좋은 성적이 기대되던 영화들조차 극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겼고, 어렵게 개봉한 영화들도 흥행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흐름이 반복되면서 제작 자체가 위축될 위기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악순환은 현재 진행형이다. 티켓 값에 포함되는 영화진흥위원회 발전기금 또한 고갈 위기라는 말이 들려온다. 여기저기서 긴급 좌담회가 열리고, 의견을 개진하고... 하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 극장가의 반등이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와중에 CGV는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 코로나19 이후로만 몇 번째인지. 어려움은 알겠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변방에서 나는 조용히 생각한다. CGV 이 망할 것들아... 망하지 마... 제발.
그러던 중, <태어나길 잘했어>라는 영화의 개봉 소식이 들려왔다.
포스터를 보는 순간,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포스터가 아름답기도 했지만, 강진아 배우의 옆얼굴을 보는 순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진아라는 배우를 볼 때마다 감탄한다고 꼭 힘주어 말하고 싶다. 그를 자주 본 것은 아니다. 몇 페이지나 이어지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내가 제대로 본 것은 <소공녀>와 <빛과 철> 두 작품뿐이다. 그러나 볼 때마다 기억에 남았다. 잠깐 내려와 링거를 꽂으면서도 예의상의 친절함과 싹싹함을 잊지 않는 사회인 문영의 얼굴이. 안쓰럽게 생각하지만 다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여동생에게 참다 참다 한 마디 건네는 올케 소은의 얼굴이. 평생 문영과 소은으로 살아온 사람이나 지을 수 있는 표정과 아우라를 내뿜고 있어서. 억지로 아우라를 만들어 내기도 쉽지 않지만, 그걸 너무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건 더 어려울 것 같은데 강진아라는 배우는 늘 멋지게 해냈다. 그래서 더 길게, 더 자주 보고 싶다 생각하던 배우였다.
<태어나길 잘했어>는 그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영화다. 이 어려운 시국에 봄처럼 찾아와, 들꽃처럼 보는 이의 마음마저 다정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영화.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태어나길 잘했어' 말해주고 싶은 영화다.
<태어나길 잘했어>의 주인공은 배우 강진아가 연기하는 춘희. 걸어간 자리마다 척척한 물 발자국이 남을 만큼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을 앓고 있어, 수술을 받기 위해 마늘 까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고, 어려서부터 얹혀 산 친척집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서도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성실한 인물이다. 하지만 외로운 이들이 으레 그렇듯, 춘희의 성실도 바라보는 입장에서 속이 편하지만은 않다. 어느 정도 천성이기도 하겠지만, 기댈 데 없이 오래 살아온 이의 노력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일 마늘을 까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식구들이 모두 떠난 옛날 집에서도 어린 시절 쓰던 좁은 다락방에서 잠을 청하고, 그렇게 조용히 성실하게 살던 춘희의 일상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춘희도 앞으로 나아간다.
<태어나길 잘했어>의 가장 큰 장점은 촘촘하게 설계된 인물들이다. 영화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까지 세심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세필화처럼 꼼꼼하게 그려냈다. 그 결과 생생하고 개성 있는 인물들이 가득해서, 인물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마음이 훈훈해진다. 잘 그려낸 인물은 그 자체로도 이야기를 굴러가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등장하는 인물들 상당수가 이 각박한 세상을 훌륭하게 헤치고 살아가기엔 좀... 쉽지 않을 것 같은, 어딘가 어수룩하고 그래서 귀여운 사람들이다. 주황과 춘희 사이에서 오가는 연애의 스파크는 그래서 더욱 솔직하고 풋풋해 사랑스러우며, 어느 날 갑자기 보이기 시작하는 과거의 춘희와 현재의 춘희를 함께 보고 있노라면 춘희라는 인물이 잘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발돋움해 왔음이 느껴져 뭉클하다. 자기도 넉넉하지 않으면서, 마주친 노숙자의 걸걸한 태도에 겁을 먹었으면서도 그 옆에 신발을 놓아두고 가는 춘희의 다정함 또한, 인물들 사이에서 빛을 발한다.
그리고 그 인물들 사이에서 춘희의 성장은 정말, 민달팽이처럼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궤적을 남기고 일어난다. 늘 속 없는 사람처럼 미소를 짓거나 덤덤하게 대답하던 춘희가 마침내 하고 싶었던 말을 또박또박 전하는 순간, 옆얼굴임에도 불을 품은 것처럼 빛나는 눈동자에서 형형한 힘이 느껴졌다. 그건 춘희라는 인물의 성장이자, 강진아라는 배우의 빛이었다.
아쉬운 지점도 존재한다. 이야기를 나아가게 할 정도로 인물이 힘이 있지만, 정작 사건은 크게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조금 산발적이다. 과거 춘희와 현재 춘희의 교감은 기대보다 훨씬 미진하게 진행되었고, 정작 개인적으로는 크게 기대하지 않은 주황과 춘희의 연애사가 훨씬 재미있었다. (둘의 연애는 정말 너무 하찮고 너무 귀엽다.) 사건이 조금 헛도는 느낌이라, '태어나길 잘했어'라는 메시지가 의도만큼 힘 있게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는 느꼈다.
아쉽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몇 번이나 손가락을 머뭇거렸다. 나는 왜 이 영화에 아쉬움을 느꼈으면서도 아쉽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가. 사람마다 취향과 기준이 다른데 좀 아쉬울 수도 있지, 그 사실을 왜 이렇게 안타까워하고 있는가. 이유가 뭘까. 이 마음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그 마음을 들여다보니, 이 영화의 진심에 공명하는 마음이 있었다.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오래 주목한 끝에 빚어진 영화라는, 이들을 안아주는 영화라는 진심이 분명하게 전해졌던 것이다. 이 영화만이 가진 힘은 인물을 촘촘히 설계했다는 것도, 배우들이 연기를 감탄 나오게 잘했다는 것도 (강진아 배우만 언급했지만 홍상표 배우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의 호연도 대단히 빛나는 영화다) 있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을 향한 애정에 있었다.
주황과 춘희가 처음 만난 모임처럼, 어수룩하고 상처도 있고 그런 사람들이, 신경림의 시 한 구절처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다정하게 보듬는 것. 그게 영화 속 인물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영화 자체와 관객 사이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민달팽이 점액처럼, 땀 찬 손처럼 끈끈하게.
모두가 오래 버텨온, 버틸 힘이 점점 사라져 가는, 어렵다고 말하는 시대다. 영화들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어려운 때에, 봄꽃 같은 이 영화의 얼굴을 본다. 독립영화의 면면을 이뤄온 배우들의 든든한 얼굴을, 다정한 마음을 가득 담아 영화를 만든 제작진의 이름을, 영화 속 펼쳐지는 배경의 나지막하고 다정한 길거리를.
망하지 않을 거다. 힘들고 모자란 대로 끈끈한 손을 맞잡는 이런 영화가 있는 한. 이 영화 정말, 태어나길 잘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봄꽃 같은 얼굴을 마주하고 행복해지길. 태어나길 잘했다는 말을 다정하고 질척하게, 더 많이 주고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CineLab'에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영화를 감상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
- [SWIFF 데일리] 미래를 부정당한 퀴어, 가능성을 벼려내다
홈그라운드/Home Ground
권아람/한국/2022/78min/‘지금 여기, 한국영화’ 세션
1970년대 명동 ‘샤넬’은 바지씨, 치마씨들의 은밀한 아지트였다. 1996년, 레즈비언 청년들은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바 ‘레스보스’를 직접 오픈한다. 2000년대 초, 커뮤니티를 찾던 10대 퀴어들은 신촌의 작은 공원에 모여든다. 명우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레스보스를 지키고 있지만, 코로나 위기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다. 명우는 레스보스를 지킬 수 있을까?(서울국제여성영화제)
퀴어 이론가 리 에델만은 자신의 책 《미래 없음No Future》에서 퀴어의 ‘미래 없음’을 급진 정치학의 토대로 정초했다. 이성애 규범과 성별 이분법이 공고한 사회는 퀴어의 미래가 ‘없다’고 가정하거나, 존재하더라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와 불안을 끊임없이 생산한다. 에델만은 퀴어를 향한 비난을 전유한다. 생물학적 재생산의 ‘불능’ 혹은 ‘대문자 아이’로 상징되는 미래(‘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와 같은 수사)에 기반한 비난을 ‘지금,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퀴어 정치의 상상력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인류의 미래가 지구에게는 곧 ‘미래 없음’을 의미하는 시대에 에델만이 제안한 ‘미래 없음’은 퀴어 정치학에 한정되지 않는 복합적인 정치를 펼쳐낼 장이 될 가능성도 품는다. 매력적인 개념이다.
다만 이론적 매혹과 현실을 살아가는 퀴어 삶의 관계에는 조금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퀴어의 ‘미래 없음’에 기반해 지금, 여기를 바꿔낼 정치적 상상력을 벼려내는 일과 고군분투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퀴어의 삶을 등치시키면, 현실의 삶이 이론의 무게에 짓눌리거나 그 복잡한 맥락이 소거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살아내는 퀴어의 삶에 주목하여 ‘미래 없음’과 동시에 ‘다른 미래’ 역시 말해야 한다.
〈홈그라운드〉는 이를 위한 좋은 참조점이 되어준다. 곧 일흔을 앞둔 명우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레즈비언 바 레스보스를 운영하고 있다. 1996년 처음 생긴 레스보스는 레즈비언 청소년들의 모임 장소였던 일명 ‘신공’(신촌공원) 근처에서 운영되다 지금은 이태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화는 레스보스의 이야기와 명우의 이야기를 교차로 엮어낸다. 레즈비언이 ‘부치’, ‘펨’이란 말 대신 ‘바지씨’, ‘치마씨’로 불리던 시절부터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이었던 명우와 그런 명우가 다른 레즈비언들이 편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운영해온 레스보스. 이 둘에게는 레즈비언들의 역사가 켜켜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들이 쌓아온 역사는 퀴어 미래를 쌓아가기 위한 주춧돌이 되어준다. 아무도 퀴어로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 사회에서, 상상할 만한 미래가 필요한 다음 세대 퀴어에게 ‘네게도 미래가 가능하다’는 위안을 건네는 것이다.
레즈비언들이 몸과 마음을 부대끼며 쌓아온 역사와 그로 인해 가능해지는 미래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계보다. 공동체, 장소, 기억, 미래 등 정체성의 토대가 될 만한 퀴어 선배들이 꾸려온 정보로부터 차단당한 퀴어들은 고립되는 일이 잦다.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가진 자가 도처에 있는데도 혼자라고 느끼며 외로워하는 것이다. 요컨대 퀴어들은 집단적 삶의 연속성, 즉 계보를 갖지 못한 채 파편화된 존재로 적대적인 세상에 노출된 상태다. 그러나 명우와 레스보스가 레즈비언의 역사일 수 있다면, 레즈비언에게도 계보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에는 레스보스를 오가는 손님들이자 명우의 후배 레즈비언들의 인터뷰가 다수 나온다. 이들의 이야기가 모여 계보의 사전적 뜻인 ‘계승되어 온 연속성’이 구체화된다.
물론 명우와 레스보스가 품은 레즈비언 기억과 계보의 가능성을 낭만화할 수만은 없다. 명우는 여전히 이성애자 친구들에게 자신의 ‘행복’을 증명해야만 하고, 노인의 돌봄을 가족에 위임하는 사회에서 노후를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머리만 길러도 집에서 사업자금을 대준다고 했어.” 명우의 오랜 친구이자 ‘형님’인 꼭지의 말이다. 물론 꼭지는 그 제안을 거부하고 평생을 짧은 머리 여자로 살았다. 명우와 꼭지뿐 아니라 많은 퀴어가 공적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치열하게 자립을 모색한다. 그리고 레스보스와 같은 퀴어 공간은 자립의 과정이 버거운 퀴어들이 서로에게 위로와 위안을 건네는 장소로 기능해왔다.
명우는 젊은 퀴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여전히 집회에 참석하고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가졌던 편견을 되짚어보고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미래 없음’의 이론적 가능성을 모색하면서도 미래를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상하는 일 역시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면, 명우와 레스보스, 그리고 그곳을 거쳐 간 많은 퀴어가 만들어온 궤적이 분명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리라는 데에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도래할 ‘다른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척박한 땅에서 일궈온 기억, 계보, 공동체라는 자산으로부터 시작될 미래를 기다려본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8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영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참으로 시의적절한 가족 영화 해피엔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신작, 해피엔드가 개봉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2년 연속으로 '가족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점, 그리고 칸이 사랑한 감독 미카엘 하네케의 신작이 '가족영화'라는 점이 참 재미난 관람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관람하시고 시청해주시면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콘텐츠도 재밌게 시청해주세요!제작지원 : 그린나래미디어
#해피엔드 #미카엘하네케 #영화해피엔드
-
- 이공삼칠 리뷰 - 이름을 빼앗긴 소녀, 지옥에서 희망을 되찾다
-
*해당 리뷰영상은 홍보마케팅사를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입니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발견한 가장 빛나는 만남”
열아홉 윤영은 엄마와 단 둘이 살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친구들처럼 학교에 가고 싶기도 하지만, 얼른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공장에서 일하는 청각 장애가 있는 엄마를 편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뿐.
착한 마음과 성실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뜻밖의 사고는
윤영을 피해자에서 살인자로 돌변시켜 교도소에 몰아넣고
‘윤영’이라는 이름대신 ‘이.공.삼.칠.’이라는 수감번호로 불리게 만든다.
더 이상 절망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10호실 동료들은 윤영을 지켜주기 위해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데…
반드시 돌려줄게 너의 이름을!
-
- 영화 <첫눈이 사라졌다> 티저 예고편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속 슬픔과 갈망을 들여다보는 최면술사 ‘제니아’.
그의 능력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고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마을이 떠들썩해진다.
모두가 그를 만나고 싶어 혈안이 된 가운데, 미스터리에 감추어진 ‘제니아’의 최면술이 사람들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당신의 불행과 고통을 몰아내는 중입니다. 제가 셋을 세면 눈을 뜹니다. 하나, 둘, 셋, 탁!"
-
- 넷플릭스 <아미 오브 더 데드: 도둑들> 티저 예고편
작은 도시의 은행원에게 미스터리의 여인이 접근한다.
그녀가 건넨 위험한 제안.
철통같기로 이름난 유럽 전역의 금고를 털자는 것이다.
<아미 오브 더 데드>의 프리퀄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