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 K2022-10-09 00:46:13
대혼돈의 멀티버스 속에서 굳건히 존재하는 미친 가족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리뷰
필자가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들을 관람했기에, 대다수의 영화들은 시놉시스나 예고편 정도만 보면 어느정도 스타일이 예상이 가는 편이다.
원래 장르에는 클리셰라는 것이 따르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가끔씩, 시놉시스랑 예고편만을 보고서는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도저히 감이 안 잡히는 영화들이 종종 있다.
이번에 시사회를 통해 관람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이러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민자 가족 이야기 같은데, 멀티버스라니? 대체 무슨 조합인걸까?
이러한 조합은 상상이 안될것 같지만, 이 영화는 이 조합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정말 흡입력과 매력도 겸비하여 만들어냈다.
이 영화는 멀티버스라는 주제답게 정말 많은 장르와 표현들을 넘나든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호러, 액션, 드라마, 고전부터 통상적인 영화의 형태를 벗어난 실험영화의 형태로도 변주된다.
이러한 방식은 일반적인 상업영화의 형태를 벗어나 예술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화려하고 세련된 영상미로 오락성도 겸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존의 영화를 벗어난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보편적인 한가지 주제를 꾸준히 관통하는데, 그건 바로 '가족애' 이다.
이러한 주제가 있기에 앞에서 말한 기존적인 영화에서 벗어나는 많은 요소들이 있음에도 많은 사람에게 편하게 추천드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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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과 긍정 사이, 작별과 만남 사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게 유난을 떨어?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 반문할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찬란했던 순간, 나 역시 있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내 글을 옮기고 싶었다는 메일을 봤을 때나 선거에 참여했던 기억은 그 누구의 것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것이다. 또 있다. 정신병에 신음하던 순간. 이걸 이겨내기 위해 했던 노력들. 그것도 나의 기억 속에서 빛나는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아무와도 맺지 않은 약속에 관한 것이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생각이 따르는 대로. <시네마 천국>을 쓰려고 했던 본래의 계획을 부숴 새롭게 다른 걸 쓰고자 한다. 난 21살이 돼도, 22살이 돼도, 23살이 되고 만남은 쉬운데 이별은 너무나도 어렵다. 떠나보낸다는 건 필연적으로 많은 후회를 풀게 되니까.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으니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난 그래서 약속했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하는 걸로. 그게 어떤 방식이든, 또 무엇이든.
<졸업>은 이별에 관한 영화다. 러닝타임이 22분 정도인 짧은 단편영화다. 또, 제주대학교 영화동아리 <시네필>이 처음으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멀쩡히 돌아가는 메가박스도 영업 종료시킬 정도로 제주는 영화를 제작하기에 그렇게 원활한 곳이 아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 거 그나마 <낙원의 밤> 정도? 근데 그것도 올해 나와서 그렇지 대부분 해녀에 횟집에 썼던 소재만 써서 영화 소개에 '제주'만 들어가도 접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같이 스무스하게 녹아들게 만들 순 없는 걸까?
이 작품 <졸업>은 제주라는 장소적 특성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제주라는 장소가 영화와 찰떡이다. 뭐 이건 필연적으로 이 사람들이 제주대학교 재학생들이니까 제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겠지? 그리고 텀블벅으로 150만 원인가 받고 제작한 작품인데 비행기 타고 장소 섭외하고 그런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것이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자는 이런 장소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를 십분 잘 활용한다. (물론 이것을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이 영화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상실의 이미지'가 제주의 바닷소리, 풍광과 함께 시너지가 잘 나는 편이다. 혼자서 바다를 걸어본 적이 있는가? 바다는 넓고 행복한 사람들은 주위에 한가득인데 나 혼자만 덩그러니 있으면 외로움이 심해진다. 이렇게 낯이 애매하게 진 바닷가에서 두 친구가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있다. 그 대화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내가 그렇게 행동했으면 달라졌을까?' 하는 가정일 것이다. 친구 중 한 명인 예원이는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 대화는 현실성이 없다. 대사만 봐도 현실의 허전함을 강조할 수 있는데, 바다는 보여주고 배경은 페이드 아웃하는 연출법으로 통해 인물들이 상실로 인해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출이다. 이렇게 이런 처연함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제주라는 장소적 특성(바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결합해 영화의 무거운 정서를 이끌어나간다.
또 이 영화는 성숙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별. 어렵다. 이 '이별, 어렵다.'라는 말을 쓰자마자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었다. 근데 진짜 그 사람들이랑 이별한다고 하면 인생이 어려워질 것 같다. 이 이별이라고 하면 사별도 있고 결별도 있고 뭐 가지각색으로 있겠지. 근데 이별이 정말 아픈 이유는 행복했던 추억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떻게 잊어. 난 그것들을 잊으라고 한다면 격하게 싫다고 반응할 자신 있다. 가슴에 품어라. 마음으로 잊어라. 말은 쉽지. 근데 그게 쉽게 되면 사람이 아니다. 인간의 기억이 그렇게 쉽게 잘라낼 수 있으면 기계지 그게. 내 주치의 선생님도 '생각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 정신건강의학적으로도 보장된 사실인 것이다. 물론 나는 '잊으라'라고 독려하는 이별에 관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잊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잊으라는 뭐 그런 거.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이제 그만 끝낼까 해>와 같이 '이젠 정말 앞으로 나아가는 거 어때?'라는 말은 나에게 또 다른 힘이 되었다. 반대의 맥락에서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 <매그놀리아>인데, 이 작품은 인물이 완벽하게 잊어서 성장하는 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냥 엔딩신에 여자 주인공이 빙긋이 웃는 장면으로 영화를 끝낸다. 이 <졸업>은 후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순간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물을 수밖에 없다. 그게 최선이었니? 그게 됐다면 넌 내 옆에 있었을까?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리움이 심해져 사람을 더 아프게 할 것이다. 그 상처들을 무조건 잊는다는 게 과연 능사일까. 아닐 것이다. 돌아본다는 건 완벽하게 지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매일이 고통스러운 인물에게 어려운 문제다. 그 사람을 정말 사랑했으니까 그렇게 자주 뒤를 돌아볼 것일 테니까. 아쉬우니까 미련이 생기는 것이니까. 이 영화는 삶에서 계속되는 난제에 대해 '니 잘못 아니야. 고마웠어'라는 말 한마디를 건넨다. 단적으로 딱 잘라서 잊으라는 말보다 더 사람 냄새가 나는 화법을 쓰는 것이다. 나는 상실의 아픔을 잊기에는 너무 어리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아주 소중한 원동력이 되는 것인데, 그걸 다 잊기에는 나는 여전한 애새끼다. 이런 나 자신을 긍정해줘서 좋았다.
물론 아쉬운 지점이 있다. 중반부 와랑와랑에서 두 주인공이 술 마시는 장면에서 남자가 '너 그거 정신병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근데 내가 아는 정신질환 중에 지나간 일을 돌이켜보며 힘들어하는 병 같은 건 없다. 각본의 사려 깊음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얼핏 보면 디테일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사항이나 호흡이 느리다는 호불호 갈림의 요소도 영화의 진정성을 살린다는 점에서 왜 단점으로 지적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히려 강점이 되는 부분인 것이다. 좋은 예술이 뭘까? 나는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는 것에는 재주가 없다. 그냥 좋으면 좋다고 감상을 풀어쓰는 사람이다. 이 <졸업>은 풀어서 쓰기 좋은 작품이다. 사람의 마음도 분석적으로 다 보기엔 어렵지 않나.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디테일한걸 굳이 풀지 않는다. 애초부터 어렵기 때문이다. 이별, 작별. 뭐 그런 순간들을 풀어쓰기에는 다들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날 것의 대사들과 이미지들로 인물들의 내면 한 단면을 보여준다.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그게 우리가 뭘 보고 좋다!라고 느끼는 이유 아닌가? 이런 연출법은 <메기>나 <꿈의 제인>에서 봤던 방식이다. 따라서 한국 독립영화들을 많이 봐 자연스레 배운 연출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누구나 마음속에 잊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살아온 것에 비해 사소한 것들을 놓쳤다는 회한에 사실 일상이 많이 아쉬운 사람이다. 그래서 아직 몇 가지를 이별하지 못했다. 또 내가 정말 사랑했던 순간들이 나를 떠나고 있는 것 같다. 불안한 게 많은 내 성격이라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은 것일 수도 있겠지. 근데 점점 예감이 현실이 된다는 생각은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이런 나에게, 또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 나는 '그냥 그것들 다 잊지 말아라'라고 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단적으로 잊고 산다는 것은 더 비현실적인 것 같다. 그러니까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 정말 그 회한이 필요한 순간이 올 때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쓰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픔을 아픔이라고 생각하면 아픔이겠지. 난 근데 그것 때문에 내 즐거운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해서 잊고 싶지 않다. 정해종 시인의 시 구절이 생각난다. <엑스트라>에서 이 시인은 '더 이상 지나간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라고 썼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지나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 그 대신, 지금 나와 함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해라. 그게 우리를 만드는 모든 것이겠지. 난 정말 멀어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 분명해서, 아직도 여기서 살고 이곳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이별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고 싶다. 그게 만남과 이별을 긍정하는 아주 좋은 방식이 될거라고 믿으니까. 뭐 확신할 순 없지만 각본가가 이 극을 썼던 방식이자 내가 글을 쓰는 이유고 이 뭐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바탕이다.
현재 '시네필'의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EWNJ4JOK5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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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와 돌아온 씨네픽입니다!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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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더 퍼스트 슬램덩크> (-)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2023년 들어 최장의 기록인데요, 누적 관객수 290만 관객을 돌파하고 300만을 앞두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기록적인 흥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주는 마블 신작인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주말 개봉을 앞두고 있어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인데요, 현재 예매율 1위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3배 앞선 수치를 기록 중입니다. 이로써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를 할 것이 확실시 된 상황이지만, 첫 주말을 기점으로 실관람객의 평에 따라 앞으로의 순위 여부가 정해질 전망입니다.
2. <타이타닉: 25주년> (NEW)
개봉 25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 <타이타닉>은 지난 주말 15만명이 넘은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자리했습니다. 이는 역대 국내에서 재개봉된 외화 가운데 역대 최고 기록인데요, 대한민국에서의 기록이 해외 개봉 국가 중 흥행 성적 중 1위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타이타닉: 25주년>을 팬들이 찾는 이유로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에 대한 관심과 맞닿아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바타: 물의 길>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감독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3. <아바타: 물의 길> (▼1)
<아바타: 물의 길>은 재개봉한 <타이타닉>에 밀려 주말 박스오피스 3위로 내려갔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누적 관객을 1067만명까지 끌어모으며 매출액은 역대 2위인 1361억 5565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357억 7483만원을 기록했던 한국 영화 <명량>을 제친 기록으로, 현재 1위를 지키고 있는 <극한직업>의 매출액과 약 30억원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1위에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마찬가지로 개봉을 앞둔 마블의 신작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관람객 평가에 따라 앞으로의 지표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39회 예측 이벤트는 2월 2주차 박스오피스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한 주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실제 1위를 차지했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1위를 예측한 유저는 63%로 높은 확률을 기록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 질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정답을 맞히신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타닉: 25주년>이 예상 밖으로 매우 좋은 성적을 내 2위, 3위의 정답 비율은 19%, 11%에 머무른 것으로 추측됩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40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4. <교섭> (▼1)
<교섭>은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5위 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타이타닉: 25주년>, <아바타: 물의 길>이 압도적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며 한국 영화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이번 주말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개봉을 앞두고 있어 <교섭> 역시 지난 주보다 낮은 관객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5. <바빌론> (▼1)
데이미언 셔젤의 <바빌론> 역시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3시간이 넘는 긴 상영시간과 대중을 사로잡기에는 조금 마이너틱한 소재로 인해 개봉 전에도 우려의 대상이었는데요, 주말 관객 수는 34,069명으로 누적 관객 수 역시 161,622명에 그쳤습니다. 그럼에도 영화 애호가들의 평은 좋은 편이니, <바빌론>을 위해 극장을 찾는 사람들도 얼마 간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실제 스트리퍼였던 배우 채닝 테이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매직 마이크>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 <매직 마이크스 라스트 댄스>가 지난 주말 1위를 차지하며 막을 올렸습니다. <매직 마이크스 라스트 댄스>는 미국 최고의 남성 스트리퍼 '마이크'(채닝 테이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1편을 연출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은 작품입니다.
2위는 <아바타: 물의 길>이, 3위는 <타이타닉: 25주년>이 각각 차지해 제임스 카메론의 두 작품이 나란히 북미 박스오피스 2위, 3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 주 2위를 달성했던 <80 포 브래디>가 4위를 기록하였으며, 1위를 달성했던 <똑똑똑>은 개봉 2주차 6위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5위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개봉했던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이 차지하여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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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2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더 다양한 컨텐츠로 찾아뵙기를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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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의 속도로 걷다 보면
스물한 살, 휴학계를 내고 삼십만 원 정도 하는 자전거를 샀다. 다이소에서 대충 물건을 사들고 나와 어설프게 장비를 꾸려 길을 떠났다. 5개월 정도 이어진 전국 자전거 여행의 야심 찬 출발은 이렇게 허술했다. 6월 말, 장마의 시작과 함께 30킬로 가까운 짐을 이고 바퀴를 굴릴 수 있었던 것은 스무 살의 패기와 에너지로만 가능했던 무모한 도전이었다.
장마가 끝나고 내리쬐는 태양, 올라오는 아지랑이에 수십 번 돌아갈까 고민하며 느릿느릿 무거운 공기를 뚫고 작은 마을을 지나갈 때였다. 저기 멀리서 어떤 사람이 걸어오길래 동네 분인가 생각하며 무심코 지나가는데, 서서히 한 청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검게 그을린 팔다리, 흰 민소매를 입고 씩씩하게 걷는 청년의 까만 백팩 위에 ‘국토대장정’이라고 쓰인 빨간 깃발이 작게 휘날리고 있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엄지를 치켜세우자, 그 청년도 밝게 웃으며 ‘엄지척’으로 인사를 되돌려주었다. 알 수 없는 기쁜 마음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한동안 서로의 인사를 되새기며 다음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발을 굴렀다.
하루에 길게는 120킬로 이상까지 자전거를 타고, 도저히 발이 떼어지지 않아 엉엉 울면서 억지로 끌기도 했던 날들. 폭우를 뚫고 초등학교 운동장 정자에서, 공원 화장실에서 말 그대로 지붕만 있으면 짐을 풀고 하룻밤을 보내던 당시의 기억들. 그때의 영상들은 희미해지지도 않고 여전히 나의 몸 어딘가 남아, 장마가 시작되면 다시금 눈앞에 펼쳐지곤 한다. 그럴 때면 그 청년의 하얀 건치 미소가 함께 떠오른다. 자전거에 의탁해 그의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나아갔겠지만 나는 항상 필요 이상으로 무거운 짐에 휘청거렸기에, 그때 그 모습이 살짝은 부러웠기 때문일 것이다.(물론 그 청년도 나를 보면 그랬겠지..) 악명 높은 한계령과 미시령을 넘으며 어느 순간 무거운 짐을 하나둘 덜어내고, 제주도에 도착해서 동고동락한 자전거를 내려놓으면서 비로소 주변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었다. 목적지까지 다 오고 나서야, 나만의 속도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 <행복의 속도>는 잠시 10년 전의 사진을 들춰보도록 한다. 자전거의 속도로 담지 못하는 절경이 아까워 멈춰 서야 했던 그때의 나처럼, 감독 역시 자신이 담아낼 장소가 숨 쉬는 매 순간을 아쉬워한 듯하다. 그곳을 가장 느린 속도로 걷는 이의 눈으로 ‘오제 국립공원’의 사계를 담은 것을 보면.
이곳을 매일같이 걷는 이들은 봇카 <ぼっか>라고 불린다. 생소한 일본어 직명에 궁금해져 사전을 찾아보니, ‘걸음 보(歩)’에 ‘멜 하(荷)’자를 써, 도보로 짐을 지고 운반하는 사람, 특히 일본 중부 산악 지대의 산장에 물자를 운반하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한다. 이들은 많게는 70킬로 이상의 짐을 메고 해발 1500m에 위치한 372㎢ 달하는 자연공원의 유일한 통행로인 목도(木道)를 지나 자신들을 손꼽아 기다릴 산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일찌감치 겨울이 찾아오고 또 느리게 물러가는 오제의 설원. 그 위에 가장 먼저 발자국을 남기는 이도, 또 등 뒤로 잠시 멈춰있을 그곳에 안녕을 전하는 이도 봇카들이다. 그들의 삶의 주기는 다채롭게 변하며 생명력을 뿜어내는 오제의 숨결과 함께 일궈진다.
이곳을 매일같이 걷는 이들은 봇카 <ぼっか>라고 불린다. 생소한 일본어 직명에 궁금해져 사전을 찾아보니, ‘걸음 보(歩)’에 ‘멜 하(荷)’자를 써, 도보로 짐을 지고 운반하는 사람, 특히 일본 중부 산악 지대의 산장에 물자를 운반하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한다. 이들은 많게는 70킬로 이상의 짐을 메고 해발 1500m에 위치한 372㎢ 달하는 자연공원의 유일한 통행로인 목도(木道)를 지나 자신들을 손꼽아 기다릴 산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일찌감치 겨울이 찾아오고 또 느리게 물러가는 오제의 설원. 그 위에 가장 먼저 발자국을 남기는 이도, 또 등 뒤로 잠시 멈춰있을 그곳에 안녕을 전하는 이도 봇카들이다. 그들의 삶의 주기는 다채롭게 변하며 생명력을 뿜어내는 오제의 숨결과 함께 일궈진다.
이곳을 매일같이 걷는 이들은 봇카 <ぼっか>라고 불린다. 생소한 일본어 직명에 궁금해져 사전을 찾아보니, ‘걸음 보(歩)’에 ‘멜 하(荷)’자를 써, 도보로 짐을 지고 운반하는 사람, 특히 일본 중부 산악 지대의 산장에 물자를 운반하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한다. 이들은 많게는 70킬로 이상의 짐을 메고 해발 1500m에 위치한 372㎢ 달하는 자연공원의 유일한 통행로인 목도(木道)를 지나 자신들을 손꼽아 기다릴 산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일찌감치 겨울이 찾아오고 또 느리게 물러가는 오제의 설원. 그 위에 가장 먼저 발자국을 남기는 이도, 또 등 뒤로 잠시 멈춰있을 그곳에 안녕을 전하는 이도 봇카들이다. 그들의 삶의 주기는 다채롭게 변하며 생명력을 뿜어내는 오제의 숨결과 함께 일궈진다.
오제를 향한 사심이 가득 담긴 4k 영상을 넋 놓고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감독이 왜 봇카의 속도로 오제를 바라보고자 했는지 느껴진다. 감독은 봇카의 삶을 통해 숭고한 노동의 가치라는 다소 거창한 의미를 강조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곳의 베테랑이 된 ‘이가라시’가 15년 전 작은 술집에서 통기타를 치며 자신을 소개하는 홈비디오로 오프닝 시퀀스를 대신하며, 감독은 그들의 삶이 그저 하루하루를 ‘쓸모 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넌지시 일러둔다.
봇카들은 10년 이상을 걸어온 길이라도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차곡차곡 걸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며 짐을 나른다. 자신의 속도로 좁은 목도를 천천히 걸어가는 이들의 하루하루가 쌓이는 속도로 오제는 변화한다. 그렇게 그 매일의 -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무겁고 지루한 일상일지라도 - 변화를 체득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것. 만약 영화를 보며 그들의 삶이 숭고하게 느껴진다면 이는 단순히 그들이 고된 육체노동을 한다거나, 위용을 뽐내며 순식간에 몇 배 되는 짐을 옮겨버리는 헬기가 곧 그들의 자리를 대체한다는 불안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켜내서가 아니라, 바로 모든 변화를 음미하며 "단 한순간도 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지게 끝에 달려 있는 '이가라시'의 카메라에는 그의 걸음으로만 담아낼 수 있는 화원의 일기가 쓰여있다. 계절이 순환하고 오제의 수호신인 할미새가 어느덧 가까이에서 소식을 전한다. 앞으로 커나갈 아이들과 생계를 걱정하면서도 다시 지게를 지고 걸어가는 그들의 발을 가까이에서 보고 있자면, 오제의 목도를 그 속도로 나란히 걷고 싶어 진다. 글로는 다 담아내지 못할 그곳을 당신도 꼭 함께하길 바라며.
PS)
인도와 네팔 여행에서 만난 봇카들의 속도도 느껴보시길 바란다. 먼지 쌓인 외장하드의 소리까지 꺼내 들게 만드는 <행복의 속도>의 영상미를 더욱 확인하고 싶어질 것이다. :D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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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북미에서 57일간 박스오피스 10위권을 꾸준히 자치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국내 개봉부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에놀라 홈즈의 2번째 시리즈인 <에놀라 홈즈 2>의 공개까지!
그럼 11월 첫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25분
감독: 올리비아 뉴먼
출연: 데이지 에드가 존스, 테일러 존 스미스 등
개봉: 2022.11.02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줄거리
남자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 카야가 자신이 자라온 공간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감성 드라마
관전 포인트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성장과 치유를 담은 웰메이드 영화로
1억 불에 가까운 오프닝 수익을 달성했으며, 로튼토마토 관객 지수 96%를 달성하였다.
고속도로 가족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29분
감독: 이상문
출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등
개봉: 2022.11.02
배급: CJ CGV줄거리
고속도로 휴게소를 따라 캠핑 같은 노숙생활을 하는 한 가족과 우연히 그들의 손을 잡게 된
부부의 만남과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관전 포인트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와 함께 흥미로운 전개와 강한 흡인력으로 관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상영 직후 많은 호평을 받으며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알카라스의 여름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이탈리아, 스페인 | 120분
감독: 카를라 시몬배우: 조르디 푸홀 돌체트, 안나 오틴 등
개봉: 2022.11.03
배급: 영화사 진진줄거리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알카라스에서 3대에 걸쳐 복숭아 농사를 짓는
솔레 가족의 찬란한 여름을 그린 영화
관전 포인트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이견 없이 황금곰상 수상이 확정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 받은 <알카라스의 여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되었으며,
3번의 상영 모두 매진을 기록하기까지 하였다.
탑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8분
감독: 홍상수배우: 권해효, 이혜영, 송선미 등
개봉: 2022.11.03
배급: (주)영화제작전원사, 콘텐츠판다줄거리
중년의 영화감독이 오랜만에 만난 그의 딸과 함께
인테리어 디자인하는 여자의 건물을 찾는다.
딸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 해서 그녀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디자이너는 직접 고친 그 4층 건물의 소유주이고,
자기가 어떻게 고쳤는지 보여주고 싶어 한 층씩 두 사람을 데리고 올라간다.
각층의 방을 다 열고 들어가 보는 세 사람.
그렇게 시작한 영화는 그리고 나서, 이제 다시 밑에서부터 한 층씩 올라온다.
관전 포인트
홍상수 감독의 28번째 작품으로 한 건물을 주 무대로 촬영된 흑백 영화이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 중 가장 긴 롱테이크 씬을 볼 수 있으며, 그 안에 배우들의 열연과 홍상수 감독의 섬세한
연출을 볼 수 있다.
분노의 추격자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96분
감독: 브라이언 굿맨배우: 제라드 버틀러, 제이미 알렉산더 등
개봉: 2022.11.03
배급: 와이드 릴리즈(주)줄거리
평소와 다를 바 없던 귀갓길, ‘윌’이 주유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아내 ‘리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사소한 실마리조차 남기지 않고 증발한 ‘리사’
‘윌’이 그녀를 찾기 위해 분투할수록
드러나는 증거들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관전 포인트
영화 <오페라의 유령> <300> <드래곤 길들이기>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제라드 버틀러가
영화 <분노의 추격자>에서 주연을 맡았다. 킬링타임용으로 좋은 영화이다.
OTT 공개 영화
에놀라 홈즈 2
ⓒ 넷플릭스
개요: 모험 | 영국 | 129분
감독: 해리 브래드비어
출연: 밀리 바비 브라운, 헨리 카빌, 헬란 본햄 카터 등
공개: 2022.11.04
스트리밍: 넷플릭스줄거리
날카로운 추리력과 당찬 의지로 가득한 셜록 홈즈의 막내 여동생 에놀라가 탐정 사무소를 열고
맡게 된 첫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 가득한 모험을 그린 넷플릭스 영화
관전 포인트
1편 공개 당시 공개 후 28일간 7,600만 가구에서 시청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에놀라 홈즈의 2편이 공개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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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 OTT '동시 공개'에 대한 우려
DC의 R등급 신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8월 첫째 주 주말 3일 동안 북미 총 4,002개의 극장에서 2,650만 달러 (한화 약 300억 원)을 벌어들이며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을 기록하였습니다.
제작비를 비롯한 여건을 고려하여 보았을 때, 300억 원이라는 매출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매우 어울리지 않는 수치였는데요. 그럼에도, 델타 변이의 확산이라는 조건 하에서 개봉한 만큼 박스오피스 1위는 쉽게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워너의 텐트폴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이 매출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디즈니가 <블랙 위도우> 등의 영화를 자사 OTT 플랫폼 디즈니+에 30달러의 추가 요금과 함께 공개한 데에 비해, '워너브라더스'는 자사 OTT 플랫폼인 'HBO Max'에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구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인데요. 워너 측에서 HBO Max 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통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정확한 수치 판단은 어렵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델타 변이의 확산 하에서 개봉한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와 <정글 크루즈>와 같은 메이저 스튜디오의 텐트폴 영화에 비추어 보았을 때, 대작의 개봉주 주말 기대 수치는 3,000만 달러로 추산되는데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이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한 것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현재 로튼 토마토 92%를 유지하며, 전편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비해 훨씬 좋은 평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블랙 위도우>와 <정글 크루즈>에 이어 중국 내 개봉을 하지 못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8월 첫째 주 주말, 한국을 포함하여 총 70개국에서 4,57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7,22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마케팅비를 제외한 순제작비만 1억 8,500만 달러 (한화 약 2,12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인 만큼,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제작비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제임스 건의 신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8월 둘째 주 개봉작인 디즈니의 <프리 가이>는 어떤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오랜만에 극장 선개봉을 택한 영화인 만큼,
<프리 가이>로 인해 활기찬 극장을 볼 수 있길 바라면서,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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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일 때 사랑하면 최악이 된다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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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개봉 전부터 이미 포스터로 유명해진 영화다. 배우 정재영이 주연을 맡은<나의 결혼 원정기>(2005)의 한 장면과 유사하다는 것. 배급사인 그린나래미디어는 공식 트위텅 정재영 배우로부터 온 메시지를 게재하며 이 밈(meme)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한국 사람들은 재미있다. 어쩌면 머나먼 노르웨이에서 온 이 영화가 포스터 때문이라도 한국에서 대박을 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선언은 진부하지만 나름대로 유효하다. 나는 자꾸만 '누구나 사랑할 땐 최악이 된다'로 제목을 혼돈했다. 주어의 자리를 어디에 둘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누구나 사랑할 때 최악이 된다고 할 때는 최악이 되는 사람의 변명 같이 들리지만 주어의 자리를 바꾸었을 때는 사랑에 빠진 사람이 종종 저지르는 귀여운 어리석음처럼 보인다. 어쨌거나, 사랑할 때 사람들은 자주 바보가 된다. 나도 그렇다.
사랑할 때 나는 얼마나 최악인가를 떠올렸다. 성숙한 사람들은 사랑할 때 최고의 모습만 보여줄까? 지나고 나서 보면 나는 항상 최악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미성숙해서일까.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며 성숙해지기는 할까. 언젠가 성숙한 어른이라는 모양새를 갖추기는 할지 의문이다.
'사랑할 때'라는 때는 언제일까. 영화의 원제는 덴마크어, 영제는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이다. 세상에서 제일 별로인 사람. 그 제목이 어쩌다 '사랑할 땐'이라는 조건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이 멋지다. <더 워스트 퍼슨 인 더 월드>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랜만에 음차번역을 하지 않은 제목을 만나 반갑기까지 하다.우리나라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라고, 그렇기에 '사랑하면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선언에 공감하며 영화표를 끊을 관객도 많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나?
율리에는 의학을 공부하다가 때려치우고,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또 때려치우고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다. 사진을 공부하면서 연애도 하고, 사람도 만난다. 그러다 <밥캣>의 작가로 유명한 악셀과 사랑에 빠진다. 악셀과 살림을 합치고, 악셀의 친구들과 가족을 만난다. 40대 중반인 악셀은 율리에와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어한다. 그러나 율리에는 이제 겨우 서른이다.
'서른'이라는 숫자는 유난히도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마치 서른이 되면 인생이 끝난다는 듯이, 혹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는 듯이. 나는 스물아홉 살에서 서른 살로 넘어가던 날 밤에 혼자 집에 앉아 나의 이십대에 관하여 구구절절 썼다. 이제 그 파일은 어디에 갔는지 지워졌는지 기억도 안 나고, 그 사이 내 노트북이 두어 번 바뀌었으며 뭐라고 썼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문장이 '다 사랑 때문이었다'였다는 것만 기억한다.
그렇게 나는 어리석었다. 사랑할 때 최악이 되었다는 진부한 생각을 했다. 나의 방황과 슬픔과 우울과 불면의 밤들을 사랑 때문이었다고 단순히 정의내렸다. 20대의 나는 공공연하게든 공공연하지 않게든 늘 누군가를 만나왔고, 그것이 내 안에 있는 어떤 사랑의 결핍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율리에의 부모는 이혼하였고 아버지는 새 가정을 꾸렸으며 율리에에게 절대 먼저 연락하거나 찾아오는 법이 없다. 율리에가 악셀에게 헤어지자고 말하자 악셀은 그 점을 지적한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악셀에게 전이된 거라고.
악셀은 40대 중반의 남성으로, 카툰 <밥캣>으로 이미 성공을 거둔 작가다. 악셀을 제외한 친구들은 모두 결혼하여 자식을 키우며 평범하게 산다. 악셀은 율리에와 동거하면서 율리에와 친구들처럼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율리에는 자꾸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고만 한다. "넌 좋은 엄마가 될 거야"라는 악셀의 말들은 율리에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만들지만, 악셀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악셀은 다정하고 섬세한 남자다. 물론 그의 작품에 성차별적 요소가 다분하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여성혐오적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예술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졌지만.
율리에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로 엄마가 되면 앞으로의 인생은 오직 '엄마'로만 점철될 것이다. 악셀은 아빠가 되어도 여전히 유명한 만화가이자 아빠로 존재하지만 율리에는 그냥 누군가의 엄마일 뿐이다.
악셀이 새로 나온 만화의 출판기념회를 하던 날, 율리에는 떠들썩한 행사장에서 조용히 빠져나온다. 한참을 하염없이 걷다 어느 파티장으로 들어가 파티에 초대받은 사람처럼, 또 자기가 의사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아무도 자기를 모르는 장소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설령 아무것도 되지 못한 사람이더라도.
익명의 파티장에서 익명의 참가자가 된 율리에는 익명의 남자와 대화를 시작한다. 둘 다 동거인이 있는 상황이기에 '선'을 정하고, 어디까지가 바람이고 어디까지가 아닌지를 테스트한다. 이들은 '테스트'라는 이름 아래 온갖 기행을 하는데, 이들 스스로가 '이건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에 거침이 없다.
날이 밝아 헤어질 때까지도 서로의 본명을 모른다. 뭘 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이름을 알면 궁금해지고, 찾아보고 싶어지니까. 그렇게 되면 그들이 정한 '선'을 넘어버리게 되니까.
중요한 건 타이밍
의사가 아니라 서점 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율리에의 앞에 운명처럼 그 날의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난다. 그의 애인과 함께. 아직까지는 아슬아슬하다. 그러나 어느날 아침, 그를 다시 만나야겠다고 결심한 율리에는 그가 일한다는 카페로 달려간다. 그의 이름을 부른다(에이빈드). 주변의 모든 시간이 멈추고 세상에 오직 그와 자신만 존재하는 듯하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율리에는 악셀에게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악셀은 '오래 살아봐서 아는데, 이런 사랑은 없다'며 율리에를 붙잡는다. 그러므로 율리에는 악셀의 곁을 떠나야 한다. 아직 이룬 것도, 원하는 것을 찾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직업적으로도 성공한데다 율리에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들까지 미리 살아본 악셀과 함께 있으면 율리에는 자꾸만 스스로를 악셀과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 마음을 티낼 수도 없다.
악셀을 떠나야 하는 이유는 율리에의 상황이 최악이라서다. 타이밍이 안 좋다. 상황이 최악일 때 사랑(또는 연애)을 하면 최악이 된다. 가진 것도 없고 내밀 것도 없고 당당하지도 못하고, 하필이면 가장 가까운 사람과 비교하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상처를 주고 마는, 세상에서 제일 후진 사람이 되는 거다.
에이빈드 역시 수니바와 헤어진다. 에이빈드의 여자친구였던 수니바는 어느날 자신의 멀고 먼 조상에 대해 알게 되었고, 별안간 요가를 시작하고,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에이빈드는 딱히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하자는 대로 잘 따랐던 것 같다. 운명처럼 수니바는 요가와 명상을 위해 떠나고 SNS 스타가 된다. 헤어져야 할 타이밍이다.
각자의 관계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만나게 된 율리에와 에이빈드. 이들의 앞에도 비단길만 깔려있지는 않다. 에이빈드는 환경을 위해 자식을 낳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실수로 율리에가 임신을 하게 되고, 율리에의 눈에는 미래 계획도 없이 파트타이머로만 일하는 에이빈드가 한심해 보인다.
영화는 프롤로그와 열두 개의 챕터,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의학을, 심리학을, 사진을 찍다 사귀게 된 남자친구를, 오슬로를 싫증내는 율리에의 모습을 담는다. 에필로그에서는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잘하는지를 찾아내고 마침내 홀로 선 율리에가 등장한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사람을 쉽게 속인다. 어쩌면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연애가 아니라 성취가 아닐까. 율리에는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을 찾지 못한 채 불안한 서른을 눈앞에 두었을 때 연애에 몸을 내던졌다. 하지만 그 연애는 율리에의 내면 깊은 곳에 있던 결핍을 채워주지 못했다.
율리에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었다. 악셀과의 운명같은 사랑도, 에이빈드와 아이를 낳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은 낭만적인 오역이다. 율리에는 사랑해서 최악이 된 것이 아니었다. 최악일 때 사랑하는 바람에 최악의 상황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공허함을 사람으로 채우려고 할 때 비극이 시작된다.
영화의 위의 장면에서 시작한다. 악셀의 출판기념회 현장을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는 율리에. 사랑하는 사람을 질투하는 못난 사람, 세상에서 가장 별로인 사람(The worst person in the world)이 되는 순간. 그 감정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The Worst Person in the World, 2021)
감독 : 요아킴 트리에
출연 : 레나테 레인스베, 앤더슨 다니엘슨 라이, 할버트 노르드룸 외
상영시간 : 121분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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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CINEPICK AWARDS] 최고의 한국영화를 pick하라!
? 씨네픽 연말 EVENT!
2021 국내 개봉 한국 영화 중
최애 3편에 투표하면
커피 기프티콘이???
영화 정보도 얻고 상금도 받고!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 씨네픽!
? 기간 : ~ 12월 31일
? 응모는? 씨네픽 어플에서 부탁드려요
? 씨네픽 큐큐(Quote Quiz) 절찬리 진행중!! ?
? 씨네픽 숏-퀴즈 절찬리 진행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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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아나 2> 티저 예고편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웅장한 소리🐚🥁 바다를 누비며 펼쳐질 눈부신 여정🌊 [모아나 2] 티저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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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종착역> 티저 예고편
사진 동아리 '빛나리' 부원인 시연, 연우, 소정, 송희는 '세상의 끝'을 찍어 오라는 방학 숙제를 하기 위해 지하철 1호선 신창역으로 향한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친구들은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는 여정에 점점 지쳐가고, 낯선 곳에서 14살 첫 여름방학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