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혁2022-12-11 12:33:44
재밌는 영화로 태어날 수 없다지만...
#탄생 / A Birth, 2022
제목만 봐선 손이 가지 않는 게 당연하다.
하물며, "종교"와 관련된 영화는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판별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눈길이 가는 데에는 주인공 "김대건 신부"를 맡은 "윤시윤"분을 비롯한 화려한 이름들과 얼굴들이다.
"안성기 - 김강우 - 이문식 - 이경영" 외에도 "윤경호 - 정유미" 등의 출연은 '이 영화의 매력이 뭔지?'를 되려 궁금하게 만든다.
영화 <탄생>은 조선 최초 천주교 사제 "김대건 신부"의 전기 영화로 "어떻게, 사제가 되었는지?"부터 "순교"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1. 종교도 하나의 방식이었던...
해당 작품에서도 보이듯이 "왜, 천주교를 싫어할까?"에 대한 질문부터 해소되어야 영화 <탄생>이 좀 더 이해가 될 거다.
물론, 이에 있어 "모든 사람이 같다"라는 신분 제도가 무너지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고대사부터 "종교"는 권력자들이 애용하는 통치 수단 중 하나이다.
흔히, "단군왕검"이라는 칭호부터 "제사장"과 "군주"를 합친 말이고 이후 "삼한"에서는 "천군(제사장)"이 다스리는 "소도"는 하나의 성역으로 작용했으니 '그 힘이 어느 정도였는지?'라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이를 왕과 소수의 기득권층에게 적용했으니 이외의 종교를 가져온다는 건. "반역"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영화 <탄생>이 선택하고 집중했어야만 했다는 말이다.
2. 역시, 재밌게 만들기가...
먼저, 영화 <탄생>은 러닝 타임이 150분으로 일반 영화와 견주어도 상딩히, 많은 분량을 가졌다.
그럼에도, 쌓여지는 설명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런 이유에는 주인공 "김대건 신부"의 외적으로 벗어나지 않고, 그에게만 시점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의 "전기"인 만큼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150분 내내 보자니 했던 말 똑같이 반복해 서사를 빼앗긴 다른 캐릭터들은 무미건조하게 말라간다.
그래서, "왜?"라는 동기를 꺼내 관객들을 설득해야만 했다!
물론, "마음이 시켰다"라는 이유도 될 수 있지만 해당 종교인이 아닌 필자와 같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이 말은 "그냥"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기에 "세도정치"로 인한 혼란한 '당시 조선의 상황과 맞물려 설명했다'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을 말해본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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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인터뷰] 영화에 녹아든 시선
*국문 인터뷰 하단에 영문 인터뷰 번역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There is also an English interview translation at the bottom of the Korean interview:)
▶Date: 5 /5
▶Interviewee : Adam Wong (A)
▶Editor/ Interviewer : 윤채원 chaewon Yoon (Y)
in 북눅 전주(Booknook Jeonju)
Y: 제일 처음 ,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 (원제: The way we talk) > 이라는 제목만 보고 영화를 접했을 때는 ‘인물들이 이야기 하는 다양한 방식, 방법을 보여주는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인물이 이야기하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인물들이 자신의 가치랑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에 이야기가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혹시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 이야기 하고 싶었던 점은 어떤 것일까요?
A: 이 영화가 가지는 핵심 가치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실 이 영화를 만들고 나서 생각해 봤더니 지금까지 저의 모든 영화들은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그렇지만, 특히나 이번 영화는 굉장히 사전 조사도 많이 했고, 실제 사례들에 많은 기반을 두었고,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 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아까 주제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언급 해주셨는데, 소통도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사실 진정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소통을 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얼마나 다르고, 또 비슷한지 알아야 하고, 그것은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에요.
영화 속 세 등장인물은 모두 소통 방식이 다릅니다. 한 명은 수어만을 사용하고(Wolf), 한 명은 인공 와우와 수어를 함께 사용하고(Alan), 한 명은 인공와우(CI)를 사용하여 수어를 사용하지 못합니다(Sophie). 저는 이들을 통해 '인공 와우를 착용했을 경우 더 잘 말할 수 있다' 이런 것들에 집중 했다기보다는 그들의 정체성이 가진 가치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왜 그는 수화를 지금까지 계속해 왔는지, 인공 와우를 왜 거부하는 지에 집중했던 거죠. 울프는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고, 가족들도 모두 수화를 사용하기에 어릴 적부터 그 언어에 익숙했던 반면, 소피는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게 된 케이스에다가 부모님은 모두 들을 수 있는 청인이잖아요. 그러니 그녀의 부모님은 아이가 아프다고 생각하고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도록 치료 되길 바라는 거죠. 수어를 배우는 대신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고요, 그러나 인공 와우의 문제는 안경처럼 맞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좋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는 실패 가능성이 되게 높아요. 인공 와우를 착용한다고 해도 근거리에서 들리는 소리와 원거리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죠. 앨런의 경우에는 수화와 말이 모두 가능하잖아요, 그는 수화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들이 흔히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면 수화만 한다고 생각을 하죠. 그렇지만 사실 스펙트럼이 되게 광범위하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들이 가진 생각들이 서로 대치하기도 해요. 이것과 관련해 그들이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어떤 탐구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회와 같이 협력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Y: 방금 이야기해주셨던 것처럼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에서도 그렇고, 이전 작품들에서도 계속해서 감독님께서는 청춘이나 정체성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루셨는데, 그런 주제들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사실 뭐라 딱 떨어지게 설명을 할 순 없지만, 주제가 먼저 저에게 다가오고 그다음 그로부터 어떤 동기 부여가 되는 순간이 딱 찾아오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년 전에 제가 <댄스 스트리트 The way we dance >를 만들기 시작했을 땐, 제가 가르치던 학교 앞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춤을 추지?’라는 생각에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진정한 나를 찾는(True self) 것이 저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가 된 것 같아요. 저, 그리고 홍콩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세계에서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동시대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경우, 5년 전 우연히 한 단편 영화 대본을 받았는데, 그 중, 물에서 수어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청인이다 보니 말하지 못하는 것은 불리한 것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장면을 통해 사람들이 물 안에서 말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수화로 물속에서 훨씬 더 자유자재로 소통을 잘하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죠. 그 영화는 아직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그 한 장면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우리는 흔히 그들을 청각 장애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것은 장애가 아니라 그들만의 문화인 거예요. 그래서 deaf가 아닌 대문자 D를 사용해 Deaf (고유명사)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느 날 친구, 그리고 농인분들과 같이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식사 시간에 농인 친구들에게 만약에 나중에 기술이 엄청 발달해서 하루 만에 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지금 그대로 사는 걸 선택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이미 그들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거죠. 그때 뭔가 허를 찔린 기분이었고, 마침 그 자리에 프로듀서가 함께 있었는데 이걸 장편 영화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Y: 영화 속 인물의 대화나, 아이가 그리는 그림, 앨런이 찍은 사진 등 문어가 많이 등장했던 것이 인상 깊었는데, 혹시 특별히 문어를 언급하신 이유가 있는지, 혹시 문어의 움직임이 수화와 관련이 있어서는 아닌지 궁금했었어요. 저는 보면서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표정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손 마디마디 유연하게 활용하는 수어가 유사하다고 느껴졌거든요.
A: 문어가 영화를 봤을 때 인상 깊게 다가왔나요?
Y: 네. 사실은 며칠 전에 한 영상에서 문어는 뉴런이 다리에도 있어서 다리 8개를 다 각각 독립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인지 그런 문어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표정부터 손 마디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수화랑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 깊게 다가오더라고요.
A: 흥미로운데요. 사실 특별한 뜻이 있던 건 아니에요.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를 비롯한 농인에 대한 많은 영화들에서 바다도 많이 등장하는데, 바다 또한 저는 의도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장면 같은 경우엔, 소피가 아이들에게 바다를 주제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문어가 해양 생물 중 그리기 가장 단순한 느낌이 아니었나 싶어요 (웃음).
Y: 그렇군요(웃음) 아, 아까 영화 속에 세 가지 서로 다른 소통 방식이 등장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영화의 도입부터 사운드 디자인이 다양하게 구성됐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혹시 이것도 관객이 그들의 소통을 경험해보길 원했던 마음에서 기획하신 걸까요?
A: 맞아요.그냥 글로써 읽었을 때는 인물의 심리가 이해가 잘되었는데, 영화로 만들고, 혹은 대본으로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사람들이 인물들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더라고요. 이 기계가 왜 필요한 건지, 소피의 말에 울프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글을 총 4명이 함께 썼는데, 우리가 쓰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던 것들이 막상 대본화가 되니까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더라고요.
자신만의 개성이나 성격을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건 어렸을 때부터 자라온 성장의 경험이에요. 예를 들면 처음부터 듣지 못했다던가, 아주 조금만 들렸다거나, 그러한 경험들인데, 이런 것이 단순히 이미지나 글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니까 사운드 디자인에 신경을 써서 관객이 그들과 유사한 히어링 포인트를 포착하고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Y: 사운드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주셨는데, 사운드 디자인 외에도 이 영화를 연출하며 특별히 더 신경을 많이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물론 영화의 모든 부분은 중요하지만요. (웃음)
A: 농인의 문화가 어떤 다양한 측면에 침투해있는지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대본 구성부터 후반 작업, 촬영 등 모든 과정에서 이 Deaf 문화를 어떻게 투영할 것인가, 청인과 농인을 가리지 않고 영화를 봤을 때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자막 작업을 해야 할까 하는 지점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 중에서도 영화 작업을 위해 조사를 하다 보니 발견한 건데, 인공 와우를 사용해도 무조건 잘 들리는 건 아니고, 그것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의 문제도 많더라고요. 조사를 하며 그런 점들을 깨닫게 되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사운드 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Y: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벌써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슬슬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동시대 사회에서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영화의 역할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A: 너무 거대한 질문인걸요 (웃음) 음...사람들에게는 스토리가 필요하고, 특히 요즘 같이 복잡한 사회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스토리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세상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해졌고,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우리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가야 되는지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러한 의미들이 더욱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극장 말고도 숏폼이나 틱톡, 유튜브와 같이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졌어요. 비록 이렇게 영화를,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영화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주말에 가족끼리 영화를 많이 보러 갔었는데 요즘은 극장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한편으로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의미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Y: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에서 그리고 싶은 인물이 있으신가요?
A: 아직 다음 계획은 없지만, 이 영화를 준비하며 오랜 시간 농인 문화에 대해 조사를 했고, 또 그 과정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서 다음 작품에서도 이 주제를 조금 더 이어가 보고 싶긴 해요. 한번만 촬영하기엔 자료들이 너무 아깝고 영화를 준비하며 농인에 대한 관심이나 영감이 더욱 많아져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이번에는 수어 자체 뿐 아니라 수어 통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을 해보고 싶은데, 이번 영화보다는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웃음)
Deaf culture은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히 말로 분명히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일까, Gv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주어진 시간 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풍부한 이야기를 모두 표현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짧은 시간에 아쉬워하는 사람이었고, 그러한 모습은 그가 누구보다 이 이야기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가 영화를 설명할 때 항상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는 ‘스펙트럼’ 이다.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농인의 세계와 인생에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 측면과 다양한 생활 방식이 존재하고, 그는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들을 영화에 담음으로써 단순히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세상과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지' 보여준다.
그는 5/7일 열린 GV에서 울프와 소피, 앨런의 아역을 맡았던 배우를 제외하고는 전부 농인 배우였으며 ,수어 담당 조감독과 함께 작업했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약 5년 간 그들의 문화에 대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그토록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에게 와 닿았던 것은, 어쩌면 농인, 그리고 사회를 향한 감독님의 세심하고 따뜻한 시선과 소통방식 덕분이 아니었을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애정을 가득 품은 그와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영화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법>을 통해 나는 작은 일상의 가치들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돌아보며 나는 어떠한 따뜻한 시선과 방식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느낄 수 있을 지, 나는 어떤 존재로 타인과 소통하고 이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있는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
Y: The first thing I’d like to ask is about the title, The Way We Talk. When I first watched the film, I thought it might be about different ways of communication. But after watching it, I felt that it was more focused on how the characters explore their own identities and values. What did you want to convey through this film?
A: The central theme of this film is identity, the searching of true self After making the film, I realized that all of my past works have always been about the same topic. But this time, the film (The Way We Talk) is based it on real-life cases, and I thought it’s a good chance to me to talk about this topic that are still rarely shown in our society.
And I think communication can also be seen as a main theme because communication is very important to construct true-self, and I think true self be defined by “others’. To understand who we truly are, we need to research how we are different and similar to others—and that happens through communication.
The three main characters in the film all communicate differently. One uses only sign language to communicate other people(Wolf), another uses both sign language and a cochlear implant (CI) (Alan) , and the third uses a CI and doesn’t sign at all(Sophie). I wasn’t focused on whether someone with a CI could speak better—I wanted to highlight the value of identity. For instance, why did one character continue using sign language? Why did they refuse a CI?
Wolf was born deaf and his whole family uses sign language, so he grew up with it as his first language. Sophie, on the other hand, lost her hearing later, and her parents are hearing people. So they viewed her as “sick” and wanted her to be “restored” to her original state. That’s why she had cochlear implant surgery instead of learning sign language. But 'CI' doesn’t work the same way for everyone. They’re not like glasses that simply correct a problem—they often don’t work, or make it hard to distinguish between near and far sounds, making social adaptation difficult. Many people assume that deaf people only sign, but in reality, they have a wide spectrum. People make different choices depending on the situation, and their perspectives can even conflict with one another. I wanted to show how these characters explore their identity, and how they collaborate and communicate with society.
Y: This film, and your previous works have often deal with 'youth' and 'identity'. Did you have any special reason that you to tell these stories?
A: It’s hard to explain in a very structured way, but I think, always the topic comes to me first—and then later, some story that inspired me to develop the story. I have a moment of motivation that sparks everything. For example, when I made <The Way We Dance> ten years ago, it started with me watching some people dancing in front of a convenience store near the school where I was teaching. I thought, “Why are they dancing?” and that was the beginning.
More recently, finding one's true self has become very important. I think It’s not just about me or Hong Kong, but about the whole world. I feel that discovering our true selves is a value that we all need to reflect on today. As for this film, it started about five years ago when I happened to read a short film script. There was a scene where someone was signing underwater. As I'm a hearing person, I used to think of being unable to speak as a disadvantage, but that scene changed my perspective. Underwater, people can’t talk—but signers can still communicate freely. That struck me. That film hasn’t been made yet, but that scene stayed with me. We often refer to them as “hearing-impaired,” but it’s not really a disability—it’s a culture. That’s why I want to use a capital “D” in 'Deaf' to highlight their identity. One night, I had dinner with some Deaf friends, and I asked them: “If technology advanced and you could hear again in just one day, would you choose that?” They said no—they’d rather live as they are. That moment really struck me. My producer was there too, and we decided to make a feature film on this topic.
Y: I was really struck by how often octopuses appeared in the film—whether in the characters’ conversations, in the child’s drawings, or in the photos Alan took. I was wondering if there was a particular reason you chose to include octopuses. Was it perhaps related to sign language? While watching, I felt that the octopus’s fluid movements and expressive nature were quite similar to sign language, which also uses a wide range of expressions and the flexible movement of each finger.
A: Oh, the octopus made a strong impression on you?
Y: Yes. I recently learned that octopuses have neurons in their legs, so each arm moves independently and flexibly. And when I watched a movie, I thought moving of octopus looks like sign language, in freedom and flexibility. Especially, I thought it is similar with flexible finger moments and using facial experiences of sign language.
A: Interesting.. But actually, I didn’t include them with that intention. In the scene where Sophie teaches children, she asks them to draw the sea freely. I think the octopus is just the simplest marine creature to draw. (laughs) Also, many films about Deaf people—like those by Takeshi Kitano—often feature the sea, but actually, I'm not that intention and that's not my inspired. I was inspired this film by that earlier short film script, the one scene in that script, I felt that the ocean was a space where Deaf identities were fully expressed, a place where only they could communicate freely.
Y: I see (laughs). Earlier, you mentioned that the film features three different communication styles, and from the very beginning of the movie, I could feel that the sound design was quite diverse. Did you plan this with the intention of allowing the audience to experience their ways of communication?
A: Yes, exactly. When we wrote the script, everything made sense to us, but when we turned it into a screenplay and showed it to others, they had a hard time understanding, for example, Sophie needed the device or why Wolf was so angry at her. Four of us co-wrote the script, and what felt natural to us didn’t always translate well on screen.
We realized that each character’s upbringing—whether they were born deaf or lost their hearing later—shaped their personalities and ways of interacting. But I think just writing or showing that isn’t enough. So I paid attention to the sound design—to help the audience experience what hearing might be like for each character and to better understand them.
Y: Aside from sound design, what aspect of the film did you pay the attention to?
A: I focused on showing how Deaf culture permeates many aspects of life. From scriptwriting to post-production and shooting, I constantly thought about how to reflect Deaf culture and make it understandable to both hearing and Deaf audiences. Subtitling also was important. During our research, I learned that even with 'CI's, hearing is not guaranteed. There are many issues when the device doesn’t work properly, So that's why I put so much effort into the sound design—to show these realities clearly.
Y: As our conversation comes to a close, time has flown by so quickly. Before we wrap up, I’d love to ask—what do you think is the role of cinema in today’s society?
A: That’s a huge question! (laughs)
Umm.. I think people need stories—especially now, when the world feels more complex and unpredictable. There are more problems, more confusion. So people need meaning in their lives, and stories help with that. Cinema is one of the most powerful ways to tell those stories. Fewer people go to the theater these days. We now have short-form videos, TikTok, YouTube. Though the platforms have changed, I don’t think the storytelling power of cinema has diminished. And nowdays, watching a film in the theater has decreased, so watching a film in a theater become more special than before—maybe even more meaningful.
Y: Oh..Time's up. Last, do you have any specific characters you’d like to explore in your next film?
A: I don’t have any set plans yet, but after all the research I’ve done on Deaf culture, I feel like I want to continue exploring this topic. It feels like a waste to stop now—I’ve gained so many insights into the Deaf community. But this time, I’m interested in focusing more on sign language interpreters. And I also want to work at a slightly faster pace than with this film.
Deaf culture has various aspects that cannot be defined in one word, so it is difficult to express it clearly in words. Perhaps that is why, when I met him through an interview with GV, he was someone who regretted not being able to express or explain all the rich stories that could not be expressed in words in a given time, and this made me feel that he is a person who has more affection and interest in this story than anyone else.
One of the words he always uses when describing movies is ‘spectrum.’ Contrary to our stereotypes, there are many aspects and lifestyles that we have not thought of in the world and life of deaf people, and by including characters with such a diverse spectrum in the movie, he goes beyond simply showing their daily lives and shows us ‘how we can cooperate with this world,’ ‘how we can find our true selves,’ and ‘how we can communicate with the world while maintaining our individuality and identity.’
He said that, except for the actors who played the younger roles of Wolf, Sophie, and Alan at the GV held on May 7, all of them were deaf actors, and he worked with an assistant director, who in charge of sign language and studied their culture for about 5 years to make the film. The reason the characters in the film were able to communicate so freely, and their warm hearts touched us, was perhaps because of the director’s meticulous and warm gaze and communication style toward the deaf and society?
Thanks to Adam, through conversations with him, who was full of affection for what he wanted to say, and through the film <The Way We Talk>, I looked back on the values of small daily lives and the world around us, and thought about what kind of warm gaze and method I could use to look at and feel our society, and what kind of being I am to communicate with others and exist in this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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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이 완벽한 정반합을 망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었다. 퇴각 명령을 받은 '고니시'(이무생)는 즉각 본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권력 공백 상태인 일본 열도에서 곧 내전이 일어날 테니. 하지만 문제가 있다. 순천 왜성을 포위한 조명 연합군 함대를 뚫을 길이 없다. 이에 고니시는 '진린'(정재영)에게 열띤 뇌물 공세를 벌이고, 간신히 연락선 한 척을 포위망 너머로 보내는 데 성공한다.
이 소식을 들은 '이순신'(김윤식)은 분노한다. 조선군은 왜군 퇴각로를 막고 그들을 섬멸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 그는 진린에게 양자일택을 요청한다. 조선군 옆에서 싸우거나, 조용히 철군해 달라고. 이순신과 진린이 갈등이 극에 달하는 사이, '시마즈'(백윤식)의 함대는 고니시를 구하기 위해 노량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7년에 걸친 전쟁을 끝낼 마지막 전투의 막이 오른다.
장점만 모아 '3의 저주'에 도전하다
시리즈 영화는 징크스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몸집을 키운 2편이 1편의 매력을 잃어버리는 '속편의 저주'가 대표적이다. 그 못지않게 자주 볼 수 있는 징크스가 바로 '3의 저주'다. 시리즈물 중 유독 3편이 비평적으로 평가가 안 좋은 경우를 말한다. 반복된 소재 때문에 피로감이 누적된 <트랜스포머 3>, 배급사 개입으로 인해 스토리가 중구난방이 된 <배트맨 포에버>와 <스파이더맨 3> 모두 '3의 저주'를 피하지 못한 사례다.
김한민 표 '이순신 삼부작'의 완결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는 다르다. <한산>이 <명량>의 성공에 도취하지 않은 채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을 채워 '속편의 저주'를 피했듯이, 이번에도 '3의 저주'를 영리하게 피해 간다. 특히 두 형의 장점만 취하려는 접근법이 인상적이다. 신파 연출이 과했던 <명량>, 이순신이라는 캐릭터는 돋보이지 않았던 <한산>을 반면교사 삼아 완벽한 정반합에 닿으려고 한다.
실제로 조선군, 명군, 왜군 세 진영을 오가는 초반부 외교전과 신경전은 <한산>의 초반부를 닮았다. 그러면서도 <명량>처럼 삼도수군통제사의 인간적인 일면도 놓치지 않는다. 셋째 아들 '이면'(여진구), 전라우수사 '이억기'(공명) 등 먼저 전사한 이들을 그리워하는 이순신의 모습은 모두가 아는 결말로 향하는 길을 감동적으로 장식한다. 다만 이 정반합은 완전하지 않다. 영화의 끝에 덧붙인 사족이 그 감동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한산>과 <명량>이 조화를 이룬 빌드업
<노량>의 도입부는 앞선 두 편과 유사하다. 모든 플롯을 포괄하는 확실한 콘셉트를 잡았다. <한산>의 콘셉트가 '의로움'이었고, <명량>의 모티브가 '천운'이었듯이. <한산> 속 의병, 항왜, 거북선과 이순신의 화살은 모두 같은 의미였다. 누군가를 지키려는 의로운 전쟁을 상징했다. <명량>은 조류의 변화, 거북선의 등장, 백성들의 응원을 통해 천운을 다양하게 보여줬다.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기적적인 승리의 발판이었다고 암시했다.
<노량>의 콘셉트도 명확하다. '집'이라는 공통 모티브를 살렸다. 당장 명군은 집에 가고 싶은 군대고, 왜군은 집에 가야만 하는 군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명군은 조선에서 싸울 명분이 없어졌고, 왜군은 본국에서 벌어질 다이묘 간의 내전을 대비해야 하니까. 그래서 왜군과 명군은 치열한 외교전을 벌인다. 집으로 가야만 하는 왜군은 명군을, 집에 가고픈 명군은 굳이 전투를 벌이려는 조선군을 설득하려 애쓴다.
이때 <노량>은 <한산>의 화법을 취해 명군과 왜군의 상황을 묘사한다. 자칫 낯설 수 있는 명군과 왜군과 정치적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내며 그들이 싸워야만 했던 이유를 보여준다. 이 대목은 이순신과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서로의 전술을 알아내기 위해 첩보전을 펼친 <한산> 전반부를 확장한 버전처럼도 느껴진다. 진린, '등자룡'(허준호), 시마즈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과시할 장이기도 하다.
그와 동시에 <노량>의 전반부는 이순신의 개인적 아픔을 보여준다. 영웅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다는 점은 <명량>과의 공통점이다. 그는 셋째 아들 이면이 왜군과 싸우다 죽는 악몽을 꾼다. 꿈속에서 그는 집을 지키려는 아들을 돕지 못한다. 아들의 이름을 외치며 흘린 그의 눈물에는 차마 왜군을 고이 보낼 수 없는 한이 서려 있다. 이 대목은 조선군의 심정을 대변한다. 조선군은 이순신처럼 돌아갈 집을 잃은 군대이기 때문.
<한산>처럼 보여준 노량 해전
착실히 쌓아 올린 명분과 감정은 100여 분에 달하는 해전 시퀀스로 터져 나온다. 우선 잘 짜인 군무를 보는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판옥선이 눈을 사로잡는다. <한산>이 어린진과 학익진을 선보인 것처럼 이번에도 진과 진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일례로 시마즈의 수군을 기습 공격할 때 조선군은 일자진으로 일제히 화력을 쏟아붓는다. 비교적 전투력이 약한 명군 집중 공격하는 왜군 진영을 일도양단하는 진법도 인상적이다.
동시에 왜군의 반격도 자세히 보여주며 긴장감을 살린다. 시마즈는 위기의 순간마다 함대를 냉철히 지휘하며 마지막 맞수다운 임팩트를 남긴다. 선봉대가 조선군에게 기습당하자 자기 손으로 선봉대를 포격, 침몰시킨 후 활로를 뚫는 대담함을 보여준다. 관음포에 갇히자 고향을 그리워하는 병사들을 자극해 사기를 끌어올린다. 조명 연합군의 협공에는 등자룡과 진린의 함선을 집중 공략으로 맞대응해 전투의 균형추를 맞춘다.
다만 야간이라는 환경은 일장일단이다. 어두운 화면은 조선군의 화력을 강조할 때 유리하다. 특히 조선군이 화포, 총통, 신기전을 총동원해 화력을 퍼붓는 장면은 거친 박력과 압도적인 쾌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부감샷으로 전체적인 진의 움직임을 보여줄 때는 문제가 된다. 불을 끈 채로 배들이 이동하다 보니 상영관 환경에 따라서는 조선군, 왜군의 움직임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명량>처럼 터뜨리는 감정선
조선군, 명군, 왜군 가릴 것 없이 뒤엉킨 배에서 난전이 벌어지는 순간부터 <노량>의 분위기는 전환된다. 특히 롱테이크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전까지는 상업 영화다운 볼거리에 충실한 전투가 등장했다면, 이 순간부터는 진정한 노량 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명량>에서도 롱테이크 백병전 장면이 당시 해전의 처절함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바 있는데, <노량> 역시 롱테이크 씬을 활용해 노량 해전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갑판 위에 자리 잡은 카메라는 왜군-명군-조선군 순으로 옮겨가며 일반 병사의 시점에서 노량 해전을 비춘다. 조선군은 복수를, 명군은 신의를, 왜군은 귀향을 위해 죽을 각오로 백병전을 펼치고 있다. 그 광경은 지옥도나 다름없다. 피사체의 주체가 죽으면 그를 죽인 주체가 카메라의 대상이 되고, 또 그를 죽인 사람인 대상이 돼야 할 정도다. 7년 간의 전쟁과 살육을 단 한 순간에 끝내려는 처절함이 스크린을 뚫고 나온다.
그 끝에서 카메라는 이순신을 찾아낸다. 난전 속에서 그가 먼저 죽은 아들과 동료들의 환상을 보고, 갑판에 떨어진 북채를 들어 북을 치고, 전투를 독려하던 중 전사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앞선 롱테이크 씬에서 곧장 이어지는 장면임을 생각하면 이 대목은 특히 의미심장하다. 앞선 전투가 처절하고 참혹할수록 이순신의 회한은 짙어지고, 고뇌도 깊어지기 때문. 삼부작 중 인간 이순신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순간처럼도 보인다.
그는 죽은 동료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왜군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아들의 기개는 대견하지만, 지켜주지 못해 한스럽다. 그들을 기리기 위해서는 왜군을 섬멸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죽어가는 다른 장병들에게 또 죄를 짓는 듯하다. 이처럼 형용하기 힘든 감정의 파고 속에서 이순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다. 전투를 독려하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북을 치는 것. 바로 그 순간 <노량>은 클라이맥스를 맞이한다.
다만 그 이후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명량>이 신파가 과했다는 지적을 받았듯이, <노량>도 후반부로 갈수록 균형을 잃는다. 물론 연출 자체는 세련됐다. 모두가 기대하는 이순신의 전사 장면에 속임수를 주고, 마지막까지 유언을 아끼며 성웅의 죽음을 영리하게 보여준다. 전사하는 순간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는다. 대신 진린이 오열하고, 장남 이완이 계속해서 북을 치며, 장례를 치르는 모습만 봐도 가슴은 충분히 미어진다.
단지 피로감을 떨칠 수 없을 뿐이다. 길고 긴 전투 시퀀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굉장하고 장엄하고 뭐라 항의할 수 없을 만큼 결정적인 방식으로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 욕심이 끼어든다. 그 결과 영화 말미는 늘어진다. 이순신 전사 앞뒤에 북을 치는 장면이 슬로 모션으로 다소 과하게 반복되고, 조선군과 명군의 돌격 장면도 필요 이상으로 연달아 등장하는 식이다.
다 된 밥에 떨어뜨린 마지막 오점
전반적으로 <노량>은 <명량>과 <한산>을 거쳐 완벽한 정반합으로 시리즈를 끝내려 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등장한 쿠키 영상이 끝내 발목을 잡는다. 노량 해전 이후 광해군과 신료들이 순천 왜성에 모인다. 그들이 이순신을 기리고, 일본 공격을 다짐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작가적 관점에서 이순신의 죽음 이후를 그려낸 장면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쿠키 영상 이후 150분 간 쌓아 올린 감동은 한순간에 식어 버린다. 고증, 완성도, 연결성에 모두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정유재란 이후 조선이 일본 공격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논의는 광해군이 아닌 선조 시기에 진행됐다. 정작 광해군은 즉위 1년 차인 1609년에 기유약조를 체결하고 포로를 송환받는 등 조선과 일본의 우호 관계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완결성도 문제가 된다. <노량>은 집을 잃은 사람, 집에 가고픈 사람, 집에 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혈투를 보여줬다. 함선 간의 전투보다도 병사들의 시점에서 이어진 롱테이크 씬이 인상적일 정도였다. 이는 죽음을 끝내기 위해 더 많은 죽음을 각오한 이순신의 비장함이 돋보인 배경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전쟁과 죽음을 암시하는 쿠키 영상은 승전의 기쁘보다도 전쟁의 참혹함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상충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시리즈 전체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갑작스럽다. '이순신 삼부작'은 조정의 정치적 갈등이 중요한 영화가 아니었다. 당장 선조나 광해군은 시리즈 내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극 중 선조와 광해군의 갈등 역시 초반부에 잠깐 암시될 뿐, 주요 플롯이라 볼 수는 없다. 또 이순신과 선조의 관계가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반면, 이순신과 광해군의 관계는 알려진 바가 없기에 이번 쿠키는 더 어색하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분명히 기념비적인 영화다. 이순신이라는 위인을 고찰한 작품으로서도, 사극 해전 영화로서도, 김한민 감독의 변화와 발전을 볼 수 있는 시리즈로서도 부정할 수 없는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그 의의가 크고 의미가 깊을수록 찬물을 끼얹는 마무리는 퍽 아쉽다. 이순신의 죽음을 그 어느 때보다 장엄하고, 품격 있게, 공들여 그려냈기에 특히 그렇다.
Acceptable 무난함
더 바랄 것 없이 품격 있는 마무리. 쿠키 영상만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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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 없이 귀신처럼 떠돌다 끝나는
아무튼 퇴마사
이 영화의 주인공은 퇴마사 천박사다. 큰 차를 끌고 천박사와 강도령이 이동하고 있다. 차의 뒷부분에 짐들이 바리바리 쌓여있다. 강도령, 그러니까 인배는 이게 맞나? 싶다. 몇 번 따라다녀 보니 이 퇴마가 나름 고객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 같아 다행이면 다행인 셈이다. 이번 고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배와 천박사. 기본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번 고객은 중학생이다. 점점 부모에게 투덜대는 딸. 얼핏 보면 이 집안에 되는 일 자체가 없는 것 같다. 목적지에 도착한 강도령과 천박사. 두 사람이 차에서 주섬주섬 짐을 꺼낸다. 근데 이거 차 견인 안 되겠지? 어차피 조금 하고 나올 건데 고객 부부의 딸은 대놓고 ‘주작이지?’ 의심한다. 원래 처맞기 전에는 누구나 계획이 있다고 한다. 아마 용한 퇴마사를 만나지 않으니까 이런 소리를 아무렇게나 막 하는 것 같다.
퇴마가 진행된다. 안 믿었던 부부의 딸. 딸의 눈빛이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더 이상한 기운이 왠지 모르게 집안 전체에 흐르는 것 같다. 확실히 진짜인 것 같다. 부정적인 기운이 이 집에서 사라지는 것 같다.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강도령과 천박사가 무엇인가를 꾹꾹 누르고 있다는 건 부부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유리도 깨지고 붉은색 액체도 흘리고 별의 별것이 보이는데 리스펙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 퇴마의 뒷면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다. 천박사와 강도령은 귀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쪽에 가까웠던 것이다. 가짜 퇴마사인지, 진짜 의사인지 구분이 안 되는 천박사. 천박사에게 특별한 고객이 찾아왔다. 진짜 귀신을 다루는 고객이 온 것이다. 과연 천박사는 고객 유경을 둘러싼 저주를 없앨 수 있을까?
만화 같은 이야기
이 영화는 만화 같은 이야기를 줄거리로 삼고 있다. 실제로 김용태, 후렛샤가 연기한 <빙의>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을 잘 활용했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만화란 매력적인 세계관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만화 시리즈인 마블 코믹스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만약 이 만화에서 다루는 에피소드가 타노스와의 일전이라고 가정한다. 그럼 우선 타노스가 어떤 욕망이 있어 빌런으로서의 목표를 이루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준다. 욕망만 있으면 안 된다. 그만큼의 무력이 있어야 한다.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의 아성을 위협하는 존재가 탄생한다. 무작정 싸우기만 하면 또 안된다. 인피니티 스톤들을 모으기도 하고, 외계 행성에 있는 슈퍼히어로도 새롭게 등장시킨다. 슈퍼히어로들이 연대를 통해 빌런 타노스를 무찌른다. 전우주적인 존재를 이기는 힘이 캐릭터들의 매력과 연대라는 감정이 된 것이다.
본작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은 만화가 가진 매력적인 세계관을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관을 이끌어야 할 천박사(강동원)는 개성이 빛나는 캐릭터다. 구체적으로 이 영화 안에서의 천박사는 허상인 퇴마능력을 뛰어난 추리능력으로 둔갑시킬 만큼 능글맞다. 이 능력 묘사는 소모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이 능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초반부 유경과 천박사가 대면하는 신이 있다. 이 장면은 영화의 사실상 진정한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관객은 유경이에게 감정이입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 이야기 안에서 천박사의 수가 너무 대놓고 드러나면(사기행각이 들킨다면) 영화를 끌고 가는 동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장면에 현실성을 부여해서 초반부의 설득력을 만들었다. 이 초반부 이후 전개는 장르가 급변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코미디/액션에서 호러/오컬트로 급변한다는 점에서 중요한데, 스타트를 잘 끊어 후반부까지의 토대를 세운 것이다.
눈요기 칭찬해
영화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 하나는 액션이다. 영화에서 액션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두 명이다. 주인공 강동원, 허준호 배우가 맡은 역할이다. 우선 허준호 배우의 액션연기는 훌륭했다. 허준호 배우가 맡은 범천은. 영화의 기본 설정 상 인물 서사에 곡선을 만들면 모순되는 지점이 있다. 영화가 이를 의식해서인지 초반부와 후반부의 활동 범위 차이를 일부러 대조한 감이 있다. 실제로 영화의 편집이 범천이 실내에 있을 때에는 다각도로 인물을 보여주지만 밖에 있을 땐 테이크가 짧다고 보긴 어렵다. 전반부, 후반부 모두 허준호 배우의 경험치가 빛난 셈인데, 글쓴이는 후반부의 연기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중후반부에 늘어지는 이야기 흐름을 확 휘어잡는 좋은 연기였다.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호불호가 갈릴 부분은 cg 시각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이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에도 당연히 좋은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극 중 중반부에 핵심 조연(특별출연)으로 누군가가 등장한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중요하다. 영화가 이 장면에서 관객에게 준 힌트가 이후 이야기 전개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 역할을 수행하는 두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 이전에, 이 이야기를 설득시키기 위해 시각자료를 첨부한 성의가 좋았다. 어떤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시각적인 자료를 적절하게 활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겠다.
산만한 연출
이 영화의 플롯 구조가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다 보고 나면 산만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첫째로 긴박감을 조성하는 연출이다. 중반부부터 악당의 정체가 밝혀진다. 이 악당이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를 것 같은 건 당연한 이야기이다. 대표적으로 <다크 나이트>의 조커, <더 배트맨>의 리들러가 그랬듯이 말이다. 앞 두 영화가 악랄한 빌런이 잡힐 듯 말 듯 긴장감을 유지했던 것과는 별개로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은 단조롭게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클로즈업이다. 영화에서 그럴듯한 위기가 벌어질 때 인물들은 인상 찌푸리기만 한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영화에 빼곡히 있어 다양한 리액션이 나와야 할 판에, 같은 리액션만 반복하니 단조로워진다.
또한 이야기에 한 번에 몰입하지 못하게 등장인물 중 몇 명은 영화를 방해하고 있다. 인배 캐릭터는 이야기의 흐름을 자체적으로 방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인물의 억지 유머가 전체적으로 고르게 있지만 특히 이야기 중반부 즈음 빌런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신에서 강하다. 이 장면에서 영화가 가진 과제는 빌런(허준호)이 이런 인물이라고 관객에게 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인배의 캐릭터성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인배가 이 장면에서 정확히 이런 행동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글쓴이는 아니라고 본다.
애매모호해
이 영화는 애매모호하다. 코미디라고 보기에도 그렇게 웃음 타율이 높은 것도 아니고, 호러/오컬트라고 보기엔 주요 장면에서 cg티가 나고, 오컬트물로 볼 수 있을 만큼 퇴마라는 것에 중점을 두지도 않았다. 이 영화가 이렇게 모호한 육각형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등장인물 천박사의 퇴마의식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천박사가 딱히 퇴마사라고 볼 수 있는 지점이 없다. 그렇다고 무슨 심리치료사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것도 아니다. 영화가 천박사를 퇴마사도 아니고 심리치료사도 아닌 무언가로 설정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천박사가 사용하는 도구가 이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도구를 가지고 퇴마의식을 했다던가 유령과 관련된 어떤 것이 나왔던가 하면 이 영화의 장점에 대해 쉽게 수긍했을 것이다. 정작 주인공 천박사가 칼 휘두르는 모습만 기억에 남으니 액션물도 아니고 오컬트물도 아닌 모호한 무언가로 기억되기 쉬울 듯하다. 이러다 보니 영화의 연결고리들이 매끈하지 못하다는 단점도 두드러진다. 확실한 장점이 없으니 불확실한 단점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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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우리가 꿈꿔온 완벽한 엔딩을 만나다!
출처 : 에이원엔터테인먼트
지난 제25 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호평을 받은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달라진 엔딩과 새로운 캐릭터 해석까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감독 타무라 코타로가 “ 조제와 츠네오의 그 이후 이야기에 자극을 받아 영화에 도전했다 ” 고 밝히는 등 원작 도서, 실사 영화와는 다른 전개와 결말을 담아내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먼저 접한 관객의 “ 연애에만 치중하지 않고 성장에 초점을 둔 이야기라 실사 영화보다 좋았어요 ” 라는 후기가 보여주듯이 새로운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은 기존 관객들에게 익숙한 조제와 츠네오의 로맨스 뿐 아니라 그들의 꿈과 도전을 그려내며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냈다. 또한, 두 사람의 갈등 이후의 성장에 주목해 씁쓸한 이별대신 희망적인 메시지를 통해 관객들에게 더욱더 벅찬 감동을 안겨 준다.
이야기가 풍성해진 만큼 츠네오와 조제 역시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그려져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릴 전망이다. 지구 반대편 새로운 세상으로 유학을 꿈꾸며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는 츠네오와 답답한 방에 갇혀 그림으로 상상 속의 세상을 펼쳐나가는 조제는 서로에게 힘과 용기를 주며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꿈을 찾아 단단하게 성장하는 새로운 츠네오와 조제의 모습은 방황하는 현실 세계의 20대의 모습을 투영함과 동시에 이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오는 3월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캐릭터 해석부터 엔딩 그리고 감성적인 그림과 색채까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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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이게 프레데터지!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늘 인류의 마음속에 있었다. 원시부족 시절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그것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두려움은 우리 주변에 늘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은 안전한 곳에 있으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두려운 것에 도전해왔다. 새로운 땅에 탐험을 하거나 주변의 맹수와 대결을 벌인다. 현대에는 지구 밖의 미지의 공간으로까지 탐험을 나간다. 이렇게 도전이 멈추지 않는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어쩌면 인간이 가진 본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프레이>는 1700년대를 배경으로 코만치 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직 야생과 가깝게 생활하는 그들은 주변의 두려운 존재인 곰이나 사자 등이 나타나면 그것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하려고 팀이 꾸려진다. 하지만 그곳에 외계의 존재인 프레데터(데인 딜리에그로)가 나타나면서 코만치 부족이 하나둘씩 죽어가기 시작한다. 그에 대항하는 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소녀 나루(엠버 미드썬더)다. 끈이 달린 작은 손도끼와 화살을 이용해 두려움에 맞선다.
1700년대에 찾아온 외계 헌터 프레데터
주변의 사람들은 나루를 전사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보호해야 할 존재로 대하고 실제로 맹수를 퇴치하다 기절한 나루를 집으로 옮겨 두기도 한다. 하지만 나루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마치 인류가 계속 무언가에 도전해 나가는 것처럼 조금은 서투른 전투 실력으로도 자신 앞에 나타난 두려움과 맞선다. 영화 속 프레데터와 나루의 모습은 그 덩치에서부터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한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는 프레데터와 원초적인 무기를 가진 나루가 대결을 벌이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영화는 그런 큰 차이를 통해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부족에게 전투 능력을 무시당하는 나루는 외계 존재 프레데터에게조차 위협적인 존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영화 초반 곰을 처치하던 프레데터는 나루의 존재를 보게 되지만 그에게 표시되는 화면에서 나루는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전형적인 약육강식의 고정관념이 사냥 전문가인 프레데터에게도 영향을 준 것이다. 나루는 여러 가지 상황 끝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으로 프레데터에게 반격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영화 <프레이>는 1987년에 개봉한 <프레데터>와 1990년에 개봉한 <프레데터 2>의 이야기와 맞닿아있는 후속 편이다. <에어리언> 시리즈와 함께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외계 존재인 프레데터는 2010년에 <프레데터스>, 2018년에 <더 프레데터>의 후속 편이 만들어지면서 이야기의 설정을 확장시키며 재등장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긴장감을 영화 안에 담지는 못했다. 원작의 1편과 2편이 미지의 존재로부터 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잘 표현하여 영상에 담아냈다면 그 이후의 후속 편에는 그런 위압감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인기 있는 외계 존재인 에어리언과 프레데터를 함께 등장시킨 영화 <에어리언 vs. 프레데터>는 영화적 완성도보다는 캐릭터의 인기에 기댄 이벤트성 영화로 소비되어 버리고 만다.
프레데터라는 존재가 여전히 인기가 있는 건, 기술적인 우위와 괴상한 얼굴을 비롯해 우람한 몸집에서 오는 위압적인 느낌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전투 전문가로서 그가 여러 맹수들을 제압하는 모습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냥꾼으로 보인다. 영화 <프레이>는 그런 프레데터의 위압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아직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시대에 나타난 프레데터는 아직 인간이 제압하기에는 어려운 존재다. 현대의 무기로도 제압하기 어려운 존재가 무기조차 열악한 시기에 등장하면서 전달되는 긴장감은 더욱 높아진다.
원작의 설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물을 이용해 만들어낸 위압감
무엇보다 주인공이 성인이 되지 않은 여성인 나루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은 원작 영화가 가지고 있는 설정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절대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나루가 프레데터와 대항하고 자신만의 전투 아이디어로 대등한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꽤 흥미진진하다. 마치 자신이 부족을 지킬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다친 몸을 이끌고 혼자 숲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두려움에 계속 도전하는 인류의 모습과 닮아있다.
사실 과거 <프레데터> 시리즈에서 프레데터에 대항했던 인물들은 대부분 군인이거나 경찰 혹은 악독한 범죄자들이었다. 하지만 <프레이>에서는 전투전문가라고 할만한 인물이 없다. 짐승을 사냥하고 초기 소총을 쓰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프레데터에게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당하고 만다. 그래서 아직 전투가 서투른 나루가 프레데터와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끝까지 볼 수밖에 없다. 기존의 프레데터가 가진 설정을 잘 유지하고 이해 가능한 범위의 전투 전략을 이용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꽤 훌륭한 <프레데터> 프리퀄을 완성해냈다.
영화를 연출한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과거 <클로버필드 10번지>를 통해 벙커에 갇히게 된 인물들이 겪게 되는 공포심을 잘 영상화한 바 있다. 많지 않은 등장인물이지만 잘 짜인 상황과 연출로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던 그는 이번 영화 <프레이>에서도 기존 시리즈의 설정을 잘 활용하면서도 한정된 등장인물을 이용해 위압적인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다. 주인공 루나 역을 맡은 배우 엠버 미드썬더도 조금은 여리게 보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여전사 역할을 훌륭하게 연기하고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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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레옹 20주년 재개봉 소식!
4월 3주차 개봉예정작 CINEPICK!
고스트 버스터즈
Ghostbusters: Frozen Empire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모험 | 미국 | 115분
감독: 마이크 미첼, 스테파니 스티네
출연: 잭 블랙, 아콰피나, 비올라 데이비스, 더스틴 호프만 등
개봉: 2024.04.17.
배급: 소니픽처스
시놉시스
얼어붙은 세상을 깨라! 무더운 여름의 뉴욕의 어느 날, 고대 유물 속 깨어난 ‘데스칠’로 인해 정체불명의 냉기가 몰려오고 마침내 도시는 얼어붙고 만다. 유령을 퇴치하는 ‘그루버슨’(폴 러드)과 라이즈 버스터즈 멤버들은 얼어붙은 세상을 깨부수기 위해 유령 군단을 쫓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의 4번재 작품. 전작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3편 라이즈가 평가와 흥행에 모두 성공하며 후속편을 선보인 작품입니다. 전작의 공동 각본과 총괄 프로듀서를 담당했던 길 키넌이 맡았으며, 1984년의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의 매력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했습니다.
정순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4분
감독: 정지혜
출연: 김금순, 윤금선아, 조현우, 김최용준 등
재개봉: 2024.04.10.
배급: (주)더쿱디스트리뷰션
시놉시스
하루아침에 평화로운 일상을 빼앗긴 정순. 딸 유진을 비롯한 모두가 정순을 대신해 분노할 때, 그녀는 여전히 곧고 다정하게 ‘정순’다운 내일을 시작하려 한다. 전 세계를 감동시킨 세상 가장 빛나는 이름 <정순>
CINE PICK!
부산독립영화제 최우수연기상, 로마 국제영화제 최고의 여자배우상,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한 <정순>은 영화 <잠> <세이레> 등 독립영화 장편상업영화에서 얼굴을 톡톡히 알려온 김금순 배우 주연의 영화로 작품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땅에 쓰는 시
Poetry on Land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대한민국 | 113분
감독: 정다운
출연: 정영선
개봉: 2024.04.17.
배급: 영화사 진진
시놉시스
도심 속 선물과도 같은 선유도공원부터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경춘선 숲길까지··· 우리 곁을 지키는 아름다운 정원을 탄생시키며 한국적 경관의 미래를 그리는 조경가 정영선 공간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연결하는 그의 사계절을 만나다.
CINE PICK!
2024년 4월 17일 개봉 예정인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국내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국내에 ‘조경’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던 때부터 현재까지 가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조경가의 정영선의 아름다운 정원과 공간에 대한 철학을 담은 작품입니다.
Leon
레옹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액션 | 프랑스, 미국 | 132분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게리 올드만 등
재개봉: 2024.04.17.
배급: ㈜제인앤씨미디어그룹,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정처 없이 떠돌며 살아가는 킬러, ‘레옹’(장 르노) 어느 날, 그의 이웃집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의 온가족이 몰살당한다. 우연히 살아남은 ‘마틸다’는 ‘레옹’에게 도움을 청하고, ‘레옹’은 하루아침에 소녀의 보호자가 되고 만다. ‘마틸다’는 ‘레옹’과 함께 지내며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이가 부패 경찰 ‘스탠스필드’(게리 올드만)임을 알게 되고, 사랑했던 남동생의 복수를 결심하는데…
CINE PICK!
1994년에 개봉한 뤽 베송 감독의 영화로 개봉당시 큰 흥행 수익과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레옹 신드롬을 일으키며 대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 엄청난 암살실력을 보인 장 르노, 영화를 넘어 패션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단발머리와 초커를 착용한 마틸다를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 개리 올드만의 역대 최고의 광기어린 악역 연기와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완성시킨 명작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e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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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에스파 로 알아보는 '거울' 의 의미ㅣ매트릭스4 리뷰ㅣ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ㅣAespa Dreams come true | 윈터 | 카리나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
+ 아이돌 에스파 블랙맘바, 넥스트레벨, 세비지, 드림즈컴트루
+ Aespa Black Mamba Next Level, Savage, Dreams come true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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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3주 최신 개봉영화(인질, 올드, 언더그라운드, 팜스프링스, 남색대문)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8월 3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인질 #올드 #OLD #언더그라운드 #팜스프링스 #남색대문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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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탄적일천> 메인 예고편
하루아침에 안개처럼 증발해버린 남편의 실종 소식을 듣게 된 '자리'. 사랑을 포기하고 정략결혼을 택한 오빠의 불행한 인생을 지켜보다 집을 떠난 '자리'는 연인 '더웨이'와 타이페이에 정착하지만 결혼생활은 한없이 외롭고 위태롭다. 하루아침에 함께할 미래를 그리던 이의 손을 놓쳐버린 '웨이칭'. 유학길을 떠난 지 13년 만에 유명 피아니스트가 되어 타이페이로 돌아온다. 귀국 공연을 몇 시간 앞둔 그녀에게 옛 연인의 동생 '자리'가 찾아온다. "그날 해변에서 사고가 있었어" 어느 덧 소녀에서 여니이 되어 만난 두 사람은 간절할수록 잡을 수 없었던 사랑과 행복을 바랏던 지난날을 돌아보는데 ..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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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컴패니언> 1차 예고편
로맨틱한 저녁식사에 갑자기 🩸🩸🩸 ?! 통제불가 로맨스 [컴패니언] #companion #컴패니언 #드류행콕 감독 #2025년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