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5-01-04 23:49:27
한 입 베어 물어 보면
영화 <은빛 살구> 리뷰
SYNOPSIS.
퇴근 후 뱀파이어 웹툰을 그리는 웹툰 작가이자 비정규직 웹디자이너 ‘정서’(나애진). 남자 친구 ‘경현’(강봉성)과의 결혼을 앞두고 서울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지만 계약금 준비가 쉽지 않다. 이에 엄마 ‘미영’(박현숙)은 이혼할 때 ‘영주’(안석환)에게 받은 차용증이 붙은 색소폰을 건네주고, ‘정서’는 아버지 ‘영주’가 있는 강원도 동해시의 묵호항 벌교횟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가깝지만 먼, 낯선 가족들의 욕망에 휘말리게 되는데…
POINT.
✔️ 다양한 배우들의 연기가 맛깔나는 작품. 주연 나애진 배우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시상헀으며, (대단한 거 알았지만 역시나 너무나도) 대단한 안석환/박현숙 배우의 호연도.
✔️ 그리고 이 호연은 촘촘하게 설정된 캐릭터와 미술이 있기에 가능. 저기 어디 사는 누구처럼 느껴지는 캐릭터들.
✔️ 묵호라는 공간을 훌륭하게 활용한, 좋은 로컬시네마
✔️ 음악감독 김사월. 상서롭고 신비롭게 퍼지는 음악과 중간중간 색소폰 소리, 엔딩크레딧에서 강렬하게 울려 퍼지는 사운드까지 모두 좋았습니다!
✔️ 어쩌면 우리가 '한국 독립영화'에 기대하는 건 바로 이런 영화 같기도!
✔️ 영화는 1월 15일 개봉합니다.

혈연이라는 말의 무게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들 중에 '피가 당긴다'는 말이 있다. 대충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어감에 더해, 그래서 어쩔 수 없을 만큼 속절 없이 끌린다는 어감으로 쓴다. (비록 구글 검색 결과는 고혈압이 나왔지만... 종종 들어본 말이다. 나만 들은 건 아니겠지?) 그런가 하면 부모자식처럼 혈연으로 가까운 사이를 더러는 '피붙이'라고도 한다. 늘 그렇다. 피라는 단어는 끈끈한 단어들과 접착력이 좋다. 비록 실제 피는 매우 주의해서 섞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에서 가족영화에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작게나마 붙이는 것은 생각보다 좋은 조합이다. 보통 뱀파이어물에 가족을 작게 붙이는 형태에 더 익숙한 우리에게 상당히 생소한데도 말이다. 가족은 사랑과 돌봄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체여야 하기에 많은 경우 간과되지만, 사랑 없이 돌봄의 역할만 부여하는 것은 결국 고혈을 빨아먹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영화에서 뱀파이어는 정서가 업무 전후 시간에 틈틈이 그리는 웹툰에 등장한다. 포털에 웹툰을 연재하며 언젠가 웹툰 작가로 대박 날 꿈을 꾸는 동시에, 디자인 회사에서 비정규직 자리를 간당간당 유지하고 있다. 익숙한 사회 초년생의 모습이다. 청약을 발판 삼아 결혼을 준비하고, 지금 하는 일과 양립 가능한 파이프라인을 찾고... 그러나 무엇 하나 녹록하지 않은 모습이.

어찌저찌 피붙이라는 말에 걸치기는 하지만, 혈연 관계가 애매한 새 가족이 섞여 있고, 그나마 그들을 보지 않은 시간도 꽤나 길었다. 그 어색한 관계 위에, 영화는 가족 구성원들이 가진 각자의 욕망과 각자의 계산을 촘촘하게 보여준다. 이들은 아무튼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고, 그걸 거부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자기 속내를 언제 드러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어쩐지 이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조금 촌극처럼 보인다. 이는 정서의 예비 남편인 경현까지 등장하면서 극에 달한다.

가짜처럼 뻣뻣한 법적 '진짜'와
어떻게 보면 정해진 듯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 광경이다. 청약이 당첨된 아파트를 위해 계약금을 마련해야 하고,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은데, 그러려면 부모님이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 온 역사를 관망하게 되고, 다소 현타가 오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친구들 앞에서는 또 자랑처럼 이야기하고. 아무튼 돈은 필요하니까 예비 신부를 달래 가며, 한우와 과일을 사서 재빨리 달려오는 남자친구의 모습까지.
그러나 이러한 장면들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자꾸 불화한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혈연을 기반으로 한 아빠-정서의 관계 혹은 엄마-정서의 관계, 혼인이라는 법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는(혹은 했던) 아빠-엄마의 관계, 아빠-새엄마의 관계, 경현-정서의 관계가 각각 뱀파이어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다소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차용증을 보내는 게 자연스러운 엄마와 아빠도 그렇다. 아빠와 헤어지고 열심히 일하면서 정서를 키운 엄마의 역할은 누가 보아도 톡톡했을 것이고, 아빠 또한 나름대로 용돈이나 다른 방법들로 정서와의 혈연을 자연스럽게 연장해 나간다. 이들은 딸에 대해 의무가 있음을 알고 있고 또 가끔은 권리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세 사람 사이의 관계는 차용증 때문인지 다소 역할극처럼 뻣뻣하다.

경현과 정서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마루와 강아지 같은 부드럽고 희망적인 일상어들을 사용해 미래를 설계하지만, 아파트 하나만 빠지면 훅 위태로워질 관계를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규직-비정규직의 차이, 안정적 삶을 위해 회사를 버티고는 있지만 사실 그 안에서 포기한 각자의 꿈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점 등이 하중을 보탠다.

진정성 있는 '가짜'와
애초에 별로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는 관계로 시작했고, 서운하면 "가짜 언니"를 운운하고, 멀리 산 시간이 있어 서로 신뢰가 깊지 않음에도, 오히려 정서-정해 자매의 관계 쪽이 좀더 가족의 바이브를 풍긴다. 이들을 가족으로 묶어낸 것은 공간을 공유했다는 것 하나 뿐이다. 심지어 같은 시간에 존재하지도 않았는데도 이들은 공간을 공유한 상대의 시간을 미루어 보며 친근감을 느낀다.
정서가 고향 집에 두고 간 것들을 정해도 먹고 자랐다. 정서가 본 영화 제목에서 거북이 이름을 따 오고, 오래된 만화책을 쌓아 놓던 언니가 그린 웹툰에 좋아요를 꼬박꼬박 누른다. 담배나 남자친구처럼 아직은 부모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언니의 그림자를 느끼며 살았다. 정서 또한 자신이 거쳐 온 시간과 중간중간 닮아 있는 정해가 아주 먼 존재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얼핏 대조적인 것 같지만 사실 둘 다 각자의 삶에 매여 있는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동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제법 괜찮은 자매의 모습처럼 보인다. 가족을 가족으로 만드는 건 무엇일까. 혈연은 중요한 요소지만 혈연이 다는 아니라는 문장은 이제 진부하지만, 여기서도 명확히 느껴진다.

내 안의 '진짜'와 '가짜'
사실 피를 빼앗기기도 하고 내어주기도 하는 뱀파이어는, 피의 이동 방향만 놓고 보면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니다. 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촌극처럼 뻣뻣한 장면을 연출하는 관계가 있고,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녹아든 면을 보여주는 관계가 있지만, 전자가 절대악이고 후자만이 진짜인 것은 아니다. 가족은 그냥.... 그런 것이다. 늘 진심이기만 한 관계는 없다.
여기에는 우선 정서의 내부에도 '진짜'와 '가짜'가 오가고 있는 존재라는 것, 이 사회에서 사는 우리 모두 실은 진정성을 품을 때와 적당히 뻣뻣할 때가 있는 존재라는 이유도 있다. 자본이 사람을 얽어매고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이 첨단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가 진짜 원하는 모습도 아니라 그냥 '남들 다 그러고 사니까' 정도의 감각을 갖기 위해서 자아의 어떤 부분을 버려야만 충족될 수 있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정서의 가족에서는 차용증이라는 형태로 매우 명백히 드러났고, 그만큼 아빠의 욕망이 유난히 두드러지지만... 사실 그 감정 자체는 낯선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일 만한 것들이다. 오랜 친구, 결혼을 약속한 연인, 가족의 관계에서도 이는 온전히 예외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자아는 영영 버려지지 않는다. 지금은 환멸밖에 남지 않은 정서의 아빠와 엄마 사이 같지만, 어렸던 정서에게 아빠가 남긴 색소폰 연주 CD에 얽힌 추억을 말하는 엄마는 분명 빛바랜 사랑과 오랜 상처까지 스산하게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었다. 오래 전에는 사랑만을 가득 끌어안고 있었을 사람. 지금은 욕망의 폭주 기관차처럼 살고 있는 아빠는 뿌리 없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또한 생선 머리를 단숨에 잘라 피가 배지 않도록 회를 치는 기백을 정서에게 물려준 사람으로서, 그 열정을 사랑으로 승화했던 시간이 있었으리라.
자본주의 사회의 차가운 은빛 단면이 우리의 살갗에 끊임없이 느껴지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은빛 살구라고 하지만, 은행에는 고소한 속살이 있듯이. 그래서 나는 이 영화의 결말과, 이어지는 엔딩 크레딧에 강렬하게 깔리는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다. 그게 마치 정서의 은행 속살 같아서. 김치찌개에 먹는 밥 두 그릇 같아서.
어린 시절을 묵호에서 보낸 정서의 그림에는 곰치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등장한다. 졸업 작품을 큰 돈 들여 구매하는 아빠나 물고기 위에 기어이 매직펜으로 정서의 이름을 적게 만드는 엄마나, 둘 다 정서의 마음 가까이에 있지 않은 건 매한가지지만, 정서의 물고기들은 붉은 피를 넘어서 푸르게 생동할 것이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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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 위한 나의 백야행
가난한 집안 환경, 장및빛 미래라는 미끼로 아이들을 성적 경쟁으로 몰아넣는 선생님, 성적 경쟁 속에서 생겨나는 집단의 서열, 이런 시궁창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는 첸니엔, 빛의 영역에서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녀는 길에서 양아치에게 잡혔는데, 그 과정에서 함께 맞고 있는 샤오 베이를 만난다. 시궁창 속에서도 빛을 쫓아가고 있는 그녀는 여전히 시궁창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베이를 한심하게 여기며 무시하지만 동급생의 폭력이 점점 더 심해져 갈 곳 잃은 첸니엔은 베이에게 자신을 지켜달라 요청하게 된다. 그렇게 내심 니엔에게 호감이 있었던 베이는 니엔을 도와주는 음지의 보디가드가 된다. 하지만 동급생의 괴롭힘에 견디지 못한 그녀는 결국 일을 내고야 마는데, 그녀는 과연 꿈에 그리던 베이징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
1. 어른들이 외면한 세계에서 사는 아이, 첸니엔과 샤오 베이.
첸니엔과 샤오 베이의 첫 만남은 폭력 현장이었다. 맞고 있는 샤오 베이를 보고, 양이치들을 신고하려다 덩달아 붙잡혀 버린 첸니엔은 함께 구타당하다 양아치들이 뽀뽀하라고 강요하자, 첸니엔은 뽀뽀로 그 끔찍한 상황을 모면한다. 이렇게 두 아이는 그저 어른들이 외면한 세계 속에서 하루하루 견디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첸니엔은 학교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해 봤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아주 미미했기 때문에 여전히 가해자의 협박, 폭력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상황이 시사하는 점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빛을 쫓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지만 그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관리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면, 선생님들은 철저하게 교사가 아니라 공무원이 된다는 것이다. 학교는 피해 학생을 보호하려는 조치보다는 가해 학생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려는 결정을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 속에서 살던 첸니엔은 어른들의 가해자 한정 인도주의적인 결정으로 어둠 속으로 들어가 버리게 된다. 경찰에 신고한 이후로, 동급생이 첸니엔을 괴롭히는 수위는 점점 심해지고, 과감해진다. 더 이상 이들은 학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른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체계적인 입시 제도에 아이들이 잘 맞춰주기만 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아이들을 현혹한다. 하지만 어른이든 어린 아이들이든 사람이 많이 모여들어 집단이 되면 그 집단 안에서 서열이 생겨난다. 나이가 각각 다른 집단은 나이로 서열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지만 같은 또래가 모인 집단일 경우, 집단에서 가장 영악한 아이들이 집단 장악의 우선권은 획득한다. 그렇게 한 세력이 장악하면, 그 세력의 지도자가 던진 조그만 돌에 유독 세게 맞는 불가촉천민 계급이 생겨난다. 그 계급을 사회에서는 왕따라고 칭한다. 한 세력의 지도자가 그 집단에서 가장 엘리트라면, 어른들은 그 집단에서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맹신한다. 지도자는 선생님 앞에서는 모범생인 척 위선적인 행동으로 선생님을 속이고, 불가촉천민은 보복이 두렵기 때문에 지도자의 눈에 띌만한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첸니엔은 그 반에서 불가촉천민이었다. 공부를 가장 잘 하던 웨이 라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반 친구들은 모두 알지만 그걸 막으면, 첸니엔에게 향하던 화살이 자신에게 올 것을 알기에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방관할 뿐이다. 어른들은 학교라는 집단을 아직 때묻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사회에 나갈 공부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학교에서 학생들은 특정한 지식보다 더 절실히 배우는 것은 부당한 일이 발생했을 때, 적당히 눈치게임을 해야 내가 이 집단에서 매장당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어른이 되면서 잊었을 지도 모르고,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학교에서 한 번이라도 집단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눈치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영화는 그저 아이들의 집단도 어른들이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아이들도 자기 나름대로 학교에서 정치를 한다는 것을 아주 극적인 요소를 담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샤오 베이도 엄마의 부재로 인해 미성년자가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불법을 서슴치 않고, 행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했던 13세 아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길거리의 양아치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어둠 속에서 나가려고 발버둥치는 첸니엔은 순수한 존재로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상의 때란 때는 다 묻어버린 그에게 여전히 유토피아는 있다고 믿으며 공부에 매진하는 세상물정 모르는 그녀의 모습은 그에게 꽤 신기한 존재였을 테니까.
2. 영화 속에서 보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생각이 났던 한 소설이 있는데, 그것은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백야행이었다. 이 소설 속의 두 주인공 유키호와 료지의 경우, 료지는 유키호를 지키기 위해서 무조건적인 희생을 하고, 유키호는 료지의 희생을 발판삼아 빛의 영역에서 고고한 백조처럼 살아간다. 이 영화의 결말과는 다르긴 하지만 영화 속 두 인물과 소설 속 두 인물이 비슷해 보였던 이유가 뭘까 고민해보니, 베이도 료지처럼 첸니엔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너는 세계를 지켜, 난 너를 지킬게
더 이상 어른을 믿지 못하게 된 두 커플은 서로만을 의지하기로 한다. 어른들은 료지와 베이에게 묻겠지. 그렇게까지 유키호 그리고 첸니엔을 지켜서 얻을 수 있는 게 뭐냐고. 그렇다면 그들은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 유키호와 첸니엔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어둠 속을 걷더라도 값진 인생이 될 거라고.
영화 속 형사가
"남을 위해 그렇게까지 희생하는 사람은 없어."
라고 했지만 시궁창 아래만 바라보며 한숨 쉬던 베이에게는 같은 어둠 속에서 살면서 하늘 위를 바라보는 그녀를 지지하며, 도와주어 그녀가 성공하면 자신도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녀를 통해 자신이 대리만족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은 찾아볼 엄두도 나지 않는 그 유토피아를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그의 모습은 세상의 비정함에 실망했을지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는 아직 어린 청춘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그에게 첸니엔은 그의 암울한 인생의 이정표가 되어줄 세상의 전부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그녀가 무너지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을 테니, 어른들은 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희생이 가능했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그 여형사는 첸니엔을 투영시켜 그렇게 무대뽀로 누군가를 지켜야할 만큼 결핍이 있는 베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영화 속 대사
"엄마는 나이들면 좋은 게 있대요. 다 잊어버린다고.
어쩌면 그 여형사도 어른이 되어갈수록 과거를 빨리잊어버리기 마련이기에 자신도 한 때, 다른 사람들에겐 쓸데없을지도 모를 무언가에 집중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대사가 베이가 여형사와 대비되어 아직 청춘에 머물러 있음을 강조했던 것 같다.
어떤 어른들은 뉴스에서 발생하는 왕따 사건, 자살 사건 등을 보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요즘 애들은 우리 때 같지 않게 영악하다고. 아니면 요즘 애들은 우리 때 같지 않게 의지가 약하다고.
그렇게 요즘 애들은 어떻고, 옛날에는 어떻고를 따지기 전에 한 번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정말 옛날엔 학교 내에서 알력 다툼이 없었냐고, 유달리 약한 아이들이 없었냐고. 그냥 잊으신 거 아니냐고.
"나는 원래 자는 걸 싫어했는데, 요새는 좀 자고 싶을 때가 있어. 보고 싶지 않은 사람 보기 싫은 세상이 가끔 있거든."
영화 속 형사의 말처럼 여러번 잠을 잔 결과로 시간이 흐르니, 잊혀진 거 아니냐고.
3. 이 영화에 대한 평가
이 영화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빛의 세상에서 어둠 속을 기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굉장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른에게 보호받지 못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야 했던 또다른 유키호, 료지와 첸니엔, 베이는 지금도 이 세상 도처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찾을 수 있을 텐데, 그런 아이들에 대한 소식을 매스컴이든 주위에서 듣게 된다면, 괴롭힌 아이든,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든 아이들을 탓하지 말고, 그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깊게 고찰해 주십사 하는 요청이 담긴 영화라고 생각한다. 학교 생활은 좋은 성적을 가져야 좋은 인생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지식이 가득한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라고들 생각하지만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자동적으로 교내정치, 사회생활 등을 배우기도 한다. 따라서 교내 왕따 사건이 발생하면, 아이들도 잘못했지만 어른들도 아이들의 잘못을 방치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기에 이 영화는 학생들에 대한 조금 더 사려깊은 관찰과 왕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배우의 연기도 너무 좋고, 내용도 좋기 때문에 이걸 왜 영화관 가서 보지 못했나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한다.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고민하게 되는 영화였다.
※ 해당 영화는 왓챠(Watcha)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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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영화 Just the Two of Us 조이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영화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며 극이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는 보고 있노라면 흥겹고 즐거운데요.
마음 안에서 노래가 울려 퍼진지 오래된 이들에게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장르 중 하나일 수도 있겠어요.
그동안 뮤지컬 음악을 싫어한다고 여겨왔던 올리비아였지만, 최근 들어 '드림 걸즈'를 인상 깊게 보았던 기억이 떠오르며 '사운드 오브 뮤직', '헤어 스프레이', '시카고', '레미제라블' 등을 재미있게 보았던 일들이 상기되었습니다.
오늘 포스팅 해드리는 '조이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는 성탄절을 배경으로 하고는 있으나, 배우들이 부르는 곡들은 크리스마스와는 무관한 노래들도 섞여 있답니다.
영화배우와 영화배우 겸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들은 영화 스토리를 대변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 조이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
개봉 - 2021년
국가 - 미국
관람등급 - 12세 이상
장르 - 코미디, 뮤지컬, 드라마, 판타지
러닝타임 - 99분
줄거리
어느 날 어떠한 사고로 인해 주인공 조이는 다른 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영화 '왓 위민 원트'에서는 상대방의 마음 자체를 텍스트처럼 읽을 수 있었다면, 조이에서는 노래로 표현됩니다.
그러한 능력은 조이에게 있어 상대방의 마음속 어려움과 고통까지도 알게 되어 독심술 같은 이 능력이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대부분은 조이가 듣고 있는 상대방의 마음이나 그녀의 마음을 음악으로 나타내기에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혹은 음악과 함께하는 연말연시 행사에 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녀는 작년에 하늘나라로 간 아버지를 대신해 늘 가족이 함께 해 오던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합니다.
좌충우돌 여러 어려움들은 있었지만, 더 이상 과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는 조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했던 가족의 모든 크리스마스가 행복하고 마냥 좋기만 했던 것으로 추억하지만, 사실 그들은 서로 다투기도 하고 불완전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떠한 과거의 기억들은 늘 좋았던 것만 있었던 것 같지만, 막상 그때로 돌아가 보면 그 때 나름의 힘듦이 있었음을 깨닫곤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공감이 되더군요.
'제인 레비'와 '알렉스 뉴웰' 배우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99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으로 몰입을 할 만큼의 작품성 있는 영화는 아니라 보아 지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어느 누구나 힘든 부분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마치 오래된 친구가 내 곁에서 자신의 삶의 한 부분을 나눠주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Just the Two of Us 단지 우리 둘만이
크리스마스 날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어 하는 조이에게 남자친구는 'Just the Two of Us'를 열창하며 그녀와 단둘이 보내고 싶다고 합니다. 영화 내에서 단연 돋보였던 음악 중 하나라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이며 이번 글을 마칩니다.
이 노래는 R&B 가수 '빌 위더스 (Bill Withers)' 씨가 1982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그는 가스펠과 퓨전 재즈에 기반을 둔 탁월한 음악성을 통해 많은 흑인들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해소시켜 주었고, 소울풀한 창법은 백인계 팝팬들에게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 가사 >
수정 같은 빗줄기가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네
그 아름다움은 태양이 그 빗방울들을 통해 투명하게 빛날 때이지
내 마음에 무지개를 띄우면서
때때로 너를 생각할 때면 나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네
단지 우리 둘만이
우리가 노력한다면 할 수 있다네
단지 우리 둘이서
단지 우리 둘이서
단지 우리 둘이서
하늘에다 성을 지을 수 있다네
단지 우리 둘이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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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두번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DC의 <플래시> 부터
현재 가장 기대되는 일본의 영화감독 미야케 쇼의 <너의 눈을 들여다 보면> 까지!
다채로운 이번주 개봉∙공개작들,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플래시
The Flash
©워너브라더스
개요: 액션 | 미국 | 144분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에즈라밀러, 마이클키튼, 사샤카에, 마이클 섀넌, 벤 에플렉
개봉: 2023.06.14
배급: 워너브라더스
시놉시스
시공간이 붕괴된 세계, 차원이 다른 히어로가 온다! 빛보다 빠른 스피드, 물체 투과, 전기 방출, 자체 회복, 천재적인 두뇌까지 갓벽한 능력을 자랑하지만 존재감은 제로, 저스티스 리그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히어로 ‘플래시’. 어느 날 자신에게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시공간 이동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브루스 웨인’의 만류를 무시한 채 끔찍한 상처로 얼룩진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역행한다.
CINE PICK!
빛보다 빠른 히어로 ‘플래시’부터 원조 ‘배트맨’, 뉴페이스 ‘슈퍼걸’, 최강 빌런 ‘조드 장군’ 등 영화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DC의 캐릭터들이 <플래시>에 대거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플래시>는 스크린을 꽉 채우는 압도적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볼거리로 초광속 액션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예고한다.
엘리멘탈
ElementalTransformers: Rise of the Beasts Little Mermaid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109분
감독: 피터손
출연: 레아루이스, 마무두 아티
개봉: 2023.06.14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는 어느 날 우연히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지금껏 믿어온 모든 것들이 흔들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웰컴 투 ‘엘리멘트 시티’!
CINE PICK!
놀라운 상상력과 완성도 높은 비주얼,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전 세계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디즈니•픽사가 <업>, <인사이드 아웃>, <소울>을 이을 또 한편의 인생 영화 <엘리멘탈>을 선보인다.
너의 눈을 들여다 보면
Small, Slow, But SteadyThe Flash
ⓒ디오시네마
개요: 액션 | 일본 | 100분
감독: 미야케 쇼
출연: 키시이 유키노, 미우라 토모카즈
공개: 2023.06.14
배급: (주)디오시네마
시놉시스
선천적 청각장애로 양쪽 귀가 들리지 않는 프로 복서 케이코.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도쿄 도심의 작은 복싱 체육관에서 훈련을 거듭하며 다음 시합을 준비한다. 끊이지 않는 고민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각들이 마음에 쌓여만 가고, 체육관 회장에게 당분간 쉬고 싶다는 편지를 썼지만 끝내 보낼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코는 체육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CINE PICK!
현재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일본의 영화감독 중 한 명인 미야케 쇼의 최신작이다. 오로지 복싱에만 도전하는 한 여성의 모습을 작은 마을의 체육관 회장과 의 관계성과 교차시켜 그려낸 이 작품은 다양한 영화적 장치로 가득 차 있다.
나의 사소한 슬픔
All My Punny Sorrows
ⓒ스튜디오 에이드
개요: 드라마 | 캐나다
감독: 마이클 맥고완
출연: 알리슨 필, 사라 가돈, 메어 위닝 햄
공개: 2023.06.14
배급: 스튜디오 에이드
시놉시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빠에 이어 언니마저 잃을 수 없다며 어떻게든 언니를 살리려는 욜리. 그러나 내적으론 언니를 이해하려고 한다. 언니를 위해 스위스행도 고민한다.
CINE PICK!
죽고 싶어하는 언니와 살리고 싶어하는 동생의 이야기를 다룬 ‘나의 사소한 슬픔’은 리암 토우스의 2014년 베스트셀러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다. 영화는 캐나다 영화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밴쿠버 영화비평가협회 최고의 캐나다 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블랙워터 : 어비스
Black Water: Abyss
ⓒ(주)원더스튜디오
개요: 액션, 공포 | 오스트레일리아 | 98분
감독: 앤드류 트라우키
출연: 제시카 맥나미,루크미첼,아말리골든
개봉: 2023.06.14
배급: (주)원더스튜디오
시놉시스
호주의 깊은 숲 속, 외딴 동굴 탐험에 나선 제니퍼와 에릭, 그리고 친구들은 폭풍우로 인해 불어난 물로 동굴에 갇히게 된다. 제한된 식량과 시간 속에서 탈출구를 찾던 그들에게 불길한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는데... 미로처럼 뻗어 나가는 동굴 속 그들은 과연 살아서 동굴을 탈출할 수 있을까?
CINE PICK!
컬트 클래식 ‘블랙 워터’ 이후 16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블랙 워터: 어비스’는 호주의 외딴 동굴 탐험 중 조난 당한 5명의 친구가 식인 악어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블랙 워터: 어비스’는 앤드류 트라우키 감독이 전편에 이어 또 메가폰을 잡고 ‘47미터’ 제작진이 참여해 스릴과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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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한 지성에 돌 던지기
추락의 해부보다도 해부되는 것들의 추락. 이 법정 가족 스릴러 드라마 안의 모두가 진실이 무엇인가를 두고 싸우지만 역설적으로 극 밖의 관객은 ‘무엇이’ ‘왜’ 진실인지가 전혀 중요치 않으며 ‘그 중 어떤 것이' '어떻게’ 발화되는가가 훨씬 중요하며 흥미롭다는 것을 빠르게 깨닫게 된다.
거의 모든 씬이 긴장감과 흡인력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극 중 가장 흥미를 끈 것은 남편 사뮈엘이 자신의 가사노동 기여도를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잘 나가는 작가이자 실질적 가장인 부인 산드라 대신 가사와 육아에 더 집중하길 선택했던 사뮈엘은 몰래 녹취한 부부 싸움에서도, 아들 다니엘의 마지막 증언 속에서도 일관되게 자신의 ‘희생’을 말하고 있다. 그는 ‘늘 남들을 먼저 챙겨야 해서‘ 힘들었다고, 파트너를 위해 일상 리듬, 시간, 언어까지 모두 맞춰주며 살았다고 절규한다. 사뮈엘은 심지어 시각장애인 다니엘에게 없어선 안 될 안내견 스눕에 자신을 투사한다.
그런데 이 기이한 플래시백에 다니엘의 음성을 빌어 입혀진 사뮈엘의 서사를 접한 관객은 희한한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평생 독박 육아와 독박 가에 시달리던 부인들이 분노에 차 내지를 법한 진술 아닌가.
사뮈엘의 잘 계산된 분노는 같은 노역을 부인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당당하게 발화하지 못하는 와중 취해진 전략이기에 더욱 씁쓸하다. 아직 초등교육을 받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혼자 쉬는 시간을 가져본지 너무 오래됐으니 무려 1년의 안식년을 달라고 주장하는 여성 가정주부의 사례는 분명 흔치 않다. 여자들이 평생 군말 없이 자신을 희생해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홀로 키웠으므로 사뮈엘 역시 군말 없이 복종해 억울함을 마냥 삼키라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법정에서 실질적 경제활동을 도맡았던 산드라를 두고도 ‘남편이 위층에서 힘들게 일을 하는데’ 아래층에서 팬과 놀아났다든가 ‘남편의 고통을 무시했다’든가 기를 세워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검사 측 증인들의 성차별적 진술을 연이어 듣다 보면, 그들이 공교롭게도 전원 남성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사뮈엘의 언어와 여성들의 언어가 각기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곱씹게 된다. 산드라처럼 성공한 작가는 끝내 되지 못했어도 제1세계 지식인인 사뮈엘이 과연 그 여자들과 자신의 차이를 몰랐을까.
'남성' 주부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걸 잘 아는 사뮈엘은 고분고분한 가정의 천사 따위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자기 삶을 재구성해 저항적 서사의 질료 삼아 투사로 거듭난다. 그리고 사뮈엘이 의도했든 아니든 그는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와 구조적 경력단절의 부당함을 인정받기 위해 몇 백 년간 투쟁한 여성들의 지적 노고를 너무나 쉽게 전유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 투쟁의 언어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전파되기 마련이다. 피해자 정체화에 유용한 담론은 누구나 탐내기 때문이다. 정확한 타겟을 위해 고안되었던 언어가 대중적으로 남용되고 결국 최초의 본질과 다른 방향성을 띠게 되는 탈취의 과정을 우리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산드라 역시 전형적인 ‘남편’의 언어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부부 싸움 당시 산드라는 ”왜 이렇게 흥분했냐“고, ”사소한 데 집착하지 말자”고, “나도 고생하고 있다”고 사뮈엘을 달래는 것 같지만 실은 그를 책망하는 말을 건넴으로써 그의 화를 점점 더 돋운다. 산드라가 이기적이고 자기 시간만 중한 줄 안다고 말하는 사뮈엘의 규명은 분명 일리가 있다. 첫 장면부터 그는 질문이 많다며 불안해하는 학생 조에에게 ”아, 괜찮아, 시간은 아주 넘치도록 많아“라고 답하지 않는가.
그는 시종일관 여유 있는 승자의 자세를 취하고 때론 이기적인 가부장 특유의 나르시시즘을 재현한다. (이 오롯이 자신만의 편안함을 위해 기울어진 자세를 지켜보는 스눕이 물고 있는 공은 어느 층에서 누가 떨어뜨린 것일까. 혹시 그때 누가 그의 그 대답을 들었을까.) 그는 자신의 지위와 매력 자본을 십분 활용해 상대를 무장 해제시키고 대화를 자기 입맛대로 끌어가며 이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미묘한 불편함을 선사한다. 그는 복종이나 저항보다 우아한 군림이 선천적으로 어울리는 타입, <타르>의 리디아 타르를 떠올리게 하는 영리하고 냉정하고 자기애로 충만한 여성이다.
자, 어차피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저울에 두 사람이 올랐다. 가사와 육아 때문에 저술 작업에 집중할 수 없다며 자신의 취약함을 이미 드러내버린 사람과, “내 걱정 마. 난 어떻게든 써.”라고 얄밉게도 틀린 말 없는 선고를 내려버린 사람. 산드라가 말한 것 중 가장 날카로웠던 진실, 그래서 사뮈엘이 가장 인정할 수 없었던 진실은 아마 “당신은 스스로 선택한 삶을 두고 날 원망하는 거야. 혼자 덫을 놓은 거야”보다도 “(가사노동의 배분에) 완벽한 균형은 없다고 봐. 순진하고 딱한 발상이지.”였을 것이다. 한 가정이란 무대가 이갈리아처럼 충분히 전복되기엔 너무나 작은 섬이었던 것이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이 싸움에서 누가 패자인지는 명백하다. 이때 패자에게 중요한 건 ‘왜’ 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느냐다. 녹취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긴 사뮈엘은 최대한 지저분하게 부인을 옭아매기를 선택한 듯하다.
남편의 죽음을 두고 검사는 살인을, 변호사는 자살을 주장하는 꼭두각시 극에서 주연이 된 부인은 또 한 번 남편보다 한 수 위인 역량과 그릇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변호사 뱅상에 의해 저지당하기는 하나, 죽은 남편을 불안정한 환자로 초장부터 몰아가는 쉬운 길을 피해 오히려 ’지저분한 이야기는 빼자‘며 파트너의 품위도 자신의 것과 마찬가지로 지켜주고 싶어하는 그의 선택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 선택에는 배려와 도덕성뿐만 아니라 온전한 진실에 대한 본능적 지향이, 또 그 모든 걸 가능케 하는 고도의 지성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산드라는 자기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운 논쟁이 자기 파괴로 귀결되더라도 그 논쟁 자체를 피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이다. 그는 오히려 그런 류의 복잡성을 추구하고 거기서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비범한 작가인 그의 재능은 남편이 말하지 않고 어쩌면 그 스스로도 몰랐던 무의식 너머의 욕망과 좌절, 왜곡된 인식과 뒤틀린 감정들을 정확히 간파하고 만다. ‘큰 상황의 아주 일부’만 보고 두 개인 사이 축적된 역사의 전부를 짐작하지 말라는 산드라의 논리정연한 호소는 검사를 비롯한 청중의 적의를 잠시라도 멈춰세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아주 일부’는 결국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적이고 강인하고 야망 있는 여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 부부간 원망은 덜하고 동등한 수준에서의 지적 교류는 더 활발했던 시절, 사뮈엘의 허락 하에 그의 개요를 가져다 소설로 발전시킨 산드라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사뮈엘이 제기한 표절 시비에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양성애자로서 언제든 남성을 거부하고 남성 없는 삶을 꾸릴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산드라는 남편과 그의 정신과 상담의, 검사와 수사팀장을 위시한 남성들에게 위협적이고 미스테리한 존재가 된다.
농담이 아니라 산드라가 ‘웃지 않는’ 즉 전형적으로 독일적인 여성이라는 점부터가 그의 - 프랑스 법정에서의 - 이질적 존재감을 한 번 더 강조하는 알레고리나 마찬가지다. 그는 여러모로 남성-내국인-지식인들과 다르며 오로지 자신의 능력만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드문 이방인 여성이므로. "여성이 지능과 야망, 정신적 강인함 때문에 어떻게 공격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의도는 재판이 모두 끝난 후 산드라가 얻은 것이 오로지 고독뿐이라는 결말의 암시를 통해 슬프게 빛을 발한다.
열악하고 적대적인 상황 속에서 산드라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생각해낸 설을 밀어붙여야 하는 처지로 몰아붙여진다. 산드라에게 아직 미묘한 애정을 품고 있는 게 거의 확실해 보이는 변호사 뱅상은 그를 믿는다고 공언한 유일한 어른이지만 애석하게도 ‘판단하는 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정작 산드라의 믿음을 획득하지 못한다. 뱅상은 법정에서 단 한 번 사실을 넘어선 추정을 ‘실수로’ 흘리는데 이때 그는 자기 피고인의 욕망(진실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한다) 또는 자신의 직업인으로서의 의무(피고인의 결백을 입증한다)보다도 인간 뱅상으로서의 욕망(산드라를 보호한다)에 잠깐 휩쓸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산드라를 지키기 위해 사뮈엘을 비난하고 찢어발긴 후, 사뮈엘이었던 것을 다시 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재조립해 사뮈엘의 형상을 띈 것으로 창조한 직후. 지금까지의 변호 중 가장 감정적으로 설득적이었던 반론을 펼친 그가 마주한 것은 산드라의 화난 얼굴과 단호한 거부 제스처다. 말했듯 산드라는 악의나 계략에 맞서는 것보다 진실을 최대한 손상 없이 전달하는 데에 가치를 두는 이이기 때문이다.
그가 산드라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둘의 얼굴이 한 숏에 잡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 역시 산드라라는 독특한 인물의 불가피한 고립을, 단독자로서의 운명을 예고하는 듯하다. 산장 부엌에서 이뤄진 뱅상-산드라 간의 첫 진술 장면, 바로 직전까지 아주 가까이 앉은 둘을 한 번에 잡는 바스트 숏이 수 차례 등장했는데도 산드라가 진술하고 뱅상이 질문하기 시작하자 각 인물의 음성이 전개될 때마다 얼굴을 정면으로 비출 뿐이다. 함께 있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피해가는 카메라의 빠르고 단호한 시점 전환 때문에 관객은 거의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단절을 의식하게 되는데, 이는 후일 법정에서 증인석에 선 채로 검사와 변호사 측 증인들의 말을 번갈아 듣고 혼란스러워하는 다니엘을 트래킹 패닝 숏으로 잡은 것과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이 대칭이 상징하는 바는 명확하다. 산드라를 두고 다니엘은 흔들리나 이어지고 뱅상은 확고하나 불통한다. 뱅상은 설원에서 취한 채 함께 담배를 피우고 텐션 가득한 농담을 할 때도 산드라를 마주 보고 있으나 카메라는 다정히 이어지는 시선 대신 각자의 후면 혹은 측을 보여줄 뿐이다. 아들의 축객령으로 우는 산드라를 뱅상이 태워 어두운 산길을 내려가는 씬에서도 그는 거의 음성으로만 등장하고 화면은 산드라의 표정에 집중한다.
법정에서의 지난한 싸움이 다 끝나고 승리감에 도취해 단둘이 남겨지자 또 한 번 숨 막히는 텐션이 오르지만, 뱅상은 반쯤만 기대 오는 산드라를 딱 그 반만큼만 안아줄 수 있으며 관객 역시 그이들을 ’창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것도 한 사람은 또다시 등만 보이는 채로. 우리에게 온전한 관람이 허락되는 교감은 뱅상과 산드라의 포옹이 아니라 귀가한 산드라와 다니엘의 한밤 침실에서의 보다 완전한 포옹이다.
산드라의 이해자는 변호인단이나 조에 같은 팬들이 아니라 극 중 유일한 미성년인 다니엘이다. 엄마의 언어와 아빠의 언어가 다르고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중간 지점을 택한 부모 사이에서 가엾은 소년 역시 ‘남은 한쪽이라도’ 살리기 위한 선택을 한다. 다니엘은 사고 이후 고도 근시를 가진 소년으로 다시 태어난 존재, 그렇기에 무지와 단차와 오해를 필연적으로 달고 다니는 존재다. 극 중 산드라의 진술보다 다니엘의 진술이 먼저 의심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며 법정에 선 산드라가 문득 다니엘의 시점에서 관찰되듯 그려지는 구도 역시 우연이 아니다. 흐릿한 실루엣을 집요히 좇는 그는 엄마의 진술을 듣고 가장 효과적이고 힘 있는 이야기를 생각해낸다.
완성형 작가 그리고 이제 막 자기 이야기를 처음 써낸, 작가의 운명을 타고난 아들. 그들의 ‘생각해냄’이 recall인지 invent인지 우리는 영원히 추측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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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소방관>이 개봉 2주 만에 1위를 탈환하며 예상외 선전을 펼쳐 화제입니다.
지난 주말인 13~15일, 개봉 첫 주말 관객 수(56만 명)보다 8만 7천여 명 증가한 65만 명을 불러들이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누적 관객 수 170만 명을 달성한 <소방관>은 금주 내로 200만 명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 기부 공약을 밝혀 화제가 된 <소방관>은 손익분기점 달성 시, 약 3억 원을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과연 손익분기점인 250만 명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편, 북미에서는 <모아나 2>와 <위키드>가 굳건하게 순위를 지키며 순항 중인 가운데 스파이더맨의 숙적 크레이븐의 이야기를 다룬 <크레이븐 더 헌터>가 <글래디에이터 Ⅱ>를 밀어내고 3위에 올랐습니다.
애런 존슨 주연의 <크레이븐 더 헌터>는 소니의 스파이더맨 빌런 유니버스의 마지막 작품으로 주목받았지만, 1,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혹평을 받았던 소니의 <마담 웹>보다도 낮은 오프닝 스코어일 뿐만 아니라 1억 1,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감안하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됩니다.
<크레이븐 더 헌터>는 죽음의 문턱에서 맹수의 초인적인 힘을 얻고 살아 돌아온 크레이븐이 무자비한 복수의 길을 택하며 거침없는 사냥을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이며, 국내에서는 2025년에 개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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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낯선 남미 도시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
아르헨티나의 대도시 코르도바를 살아가는 네 사람의 삶을 통해 도시를 형상화시키며 관찰하는 듯한 다큐멘터리의 분위기를 보여준 영화 〈구름에 대하여〉를 만났다. 세계 각국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선을 엿볼 수 있는 24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 ‘애프터’, ‘가벼운 재앙’, ‘H’, ‘밤의 우회로’, ‘조용한 이주’, ‘사센카’, ‘돌을 찾아서’, ‘부재’와 함께 선정작 10편 중 하나로, 국제 경쟁 작품상을 수상했다. 아르헨티나의 젊은 감독 마리아 아파리시오가 6년 만에 완성한 두 번째 장편으로, 등장인물들의 삶에 대한 애환이 흑백의 1.37 : 1 화면에 담겨 간결한 미장센으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감독은 겉으로 보기에 평화롭고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네 사람의 미묘한 이야기로 낯선 도시 코르도바를 채워나가며 우리를 그곳으로 초대한다.
“기억보다 더 생생한 것이 없기에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라미로는 술집 요리사다. 에르난은 기술자지만 일이 없다. 노라는 병원 간호사다. 루시아는 서점 직원이다. 구름 낀 하늘 아래 흑백의 도시에서 네 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은 아무도 서로를 알지 못한다. 그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예고편│Trailer
원제: Sobre las nubes, 영제: About the Clouds
감독: 마리아 아파리시오│각본: 니콜라스 아벨로, 엠마누엘 디아스, 마리아 아파리시오
출연진: 에반 비안코, 말레나 레온, 파블로 리마르시, 후아나 오비에도, 레안드로 가르시아 폰조 외 多
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144분
국가: 아르헨티나│등급: 12세 관람가
평점: 왓챠피디아 3.4, IMDB 7.3
수상 내역: 37회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아르헨티나 장편영화상), 24회 전주국제영화제(국제 경쟁 작품상)
“네 사람을 통해 그려지는 도시의 모습”
감독이 태어나서 자란 도시 코르도바를 살아가는 노라, 루시아, 에르난, 라미로를 인터뷰하는 듯한 장면과 함께 한 의문의 여성 청소부가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며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채우는 구성원들로 마치 어두운 밤이 끝나고 활기가 띠기 시작한 그들의 하루를 연상시킨다. 딸 파울리와 단둘이 살아가는 실직 상태의 중년 남성 에르난, 간호사로 딱 맞춰진 삶을 벗어나 연극이라는 새로운 원동력을 얻는 중년 여성 노라, 학위를 준비하며 서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루시아, 도시에 상경해 주방장으로 일하는 20대 남성 라미로까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했지만 눈에 띄지 않았던 사람들의 일상이 잔잔히 흐른다.
우리나라처럼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 역시 녹록지 않아 보인다. 10대 딸을 둔 에르난은 엔지니어 경력을 살려 구직을 하고 있지만, 꽤 오랫동안 실직 상태가 이어졌고 콜센터 면접장에서는 자기보다 20살은 어린 청년들과 함께 경쟁해야 한다. 교사가 되고 싶은 루시아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서점에서 일하고, 라미는 마술에 관심이 있는 듯 하나 전혀 다르게 바에서 요리사로 일한다. 그나마 간호사로 일하는 노라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만,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 무료함을 느낀다. 같은 도시를 살아갈 뿐 전혀 연결점이 없고 각자의 삶에서 겪는 서로 다른 고독과 고민을 보여주는 형식이 한편의 수필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제목이 〈구름에 대하여〉였을까?
우울한 일상이 계속되는 그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희망을 얻는다. 노라는 연극 워크숍에 푹 빠져 잊어버린 삶의 원동력을 얻고, 루시아는 새로운 사랑이 잠시 찾아오며, 라미 또한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인연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에르난은 여전히 실직 상태이지만 딸을 바라보며 힘을 얻는다. 흑백의 장면들은 그들의 그런 심상을 탁월하게 비추고, 개기일식처럼, 변화무쌍한 구름처럼 잠시 짙어진 어둠이 걷히고 찾아올 이들의 희망을 기대하게 한다. GV에서 감독이 아르헨티나와 고향 코르도바에 대한 현실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영화 시장의 어려움을 거듭 강조했다. 아마도 투잡, 쓰리잡을 하지 않으면 이어 나갈 수 없는 예술과 현실이 공존하는 삶에 대한 자전적 희망을 품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한 줄 평 : 낯선 풍경을 채우는 익숙한 삶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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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세자매>
- 각자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던 세 자매는아버지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이는데...내 부모에게 진정한 사과를 받고 싶었던,문제적 자매들이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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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괴기맨숀> 티저 예고편
공포 웹툰 작가 지우는 아이디어를 찾아 괴기맨숀이라 불리는 허름한 아파트에 도착한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중년의 관리인은
이 아파트에서 일어났던 기묘한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504호, 708호… 지우는 사연을 들을수록 홀리기라도 한 듯 괴기맨숀에 점점 집착하게 되는데...!
미스터리한 맨숀! 5개의 에피소드! 괴이하고 섬뜩한 현실 공포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