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Ha2023-02-15 22:12:29
내게 미결로 남는 완전한 사람
영화 <헤어질 결심>리뷰
때론 인생이 너무 보잘 것 없어 보일만큼
아슬아슬 줄타기를 탈 때 내 안에 더욱 깊게 파고드는 사람이 있다
비록 우리 사랑의 결과는 미결로 남았을지라도
그 사람은 이미 내 마음 속에 완전하게 남아버렸다
마음 속에서 그를 떼어내고 완전히 헤어지기 위해서
결국에는 마음 먹을 결심이 필요한 수준까지 와버린 것이겠지
그렇게 온전히 내 모든 민낯까지
전부 내놓을 만큼
모든 것을 주고 싶을 만큼
간절한 사람
우리를 둘러싼 서사 속
수많은 의심을 잠재울 만큼
나에게는 그 자체로 완전한 사람
그렇게 작은 의심은 관심이 되고,
마침내 완전한 결심이 되버린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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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셨나요?
마블스튜디오의 대작 '이터널스'가 개봉한 가운데,
어김없이 매주 한주의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11월 5일, 6일, 7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와 관객 수를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11월의 둘째 주,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시작해볼까요?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이터널스>(NEW)
▶드디어 11월 3일 베일을 벗은 <이터널스>이 단숨에 주말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에만 무려 100만명이 넘은 1,138,557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누적관객 수는 160만명입니다.
이 기록은 올해 국내 상영된 작품 중 개봉 첫 주 최고 흥행 기록인데요.
이 기록은 올해 외화 최고 흥행작인 '블랙 위도우'와 같은 개봉 나흘째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첫 주 누적 스코어는 '블랙 위도우'(136만5천여명)를 뛰어넘었습니다.
지금 극장가는 <이터널스>개봉에 힘입어 극장가를 찾은 관객도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전주(58만8천여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138만5천여명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2위. <듄>(▼1)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전 주 대비 1계단 하락한 드니 빌뇌브의 <듄)이 차지했습니다.
<듄>은 같은 기간동안 12만여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999,660명입니다.
이번 주는 누적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터널스>의 독주가 계속 예상되는 가운데 <듄>의 박스오피스 상위권도 유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3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1)
▶주말 박스오피스 전 주 대비 한계단 순위하락한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입니다.
줄줄이 할리우드 대작이 개봉하는만큼 박스오피스 순위는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동안 4만명이 넘는 관객 수를 동원했고, 총 누적관객 수 이제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이터널스>의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면
여성 40%, 남성 60%로 남성 관객들이 더 많은 비율로 관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연령대 별로는 30대 비율이 39%로 가장 많이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20대가 3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대와 30대를 합친 관람비율이 76%로 <이터널스>의 주 관람 연령층은 20,30대 젊은 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씨네픽 이벤트 참가자분들이 예상한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는 어땠는지 확인해보록 할게요!
씨네픽 이벤트 참가자의 20,30대 비율은 79%에 가깝습니다.(20대-37%, 30대-42%)
20대가 예측한 <이터널스>의 주말박스오피스 스코어는 1,030,870(오차범위-107,687)명이며
특히 구체적으로는 26~30세의 여자 참가자들이 예측한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는 1,156,264(오차범위 -17,707)명으로 높은예측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씨네픽은 11월 5일~7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관객수)를 예측하고 정답자분들에게 상금을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회차에서 또한 참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총 상금이 커지는 특별 이벤트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이터널스>의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예측해주신 우승자는 1,140,000명으로 예측해주셨습니다.
오차범위 1,042명이며 우승상금은 157,320P입니다.
씨네픽 박스오피스 스코어 이벤트에 참여한 모든 분들과 정답자분께 축하의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에 많이 참여해주시고, 꼭 상금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
4위. <고장난 론>(▼1)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이 차지했습니다.
<고장난 론>은 주말동안 33,890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총 누적관객 수는 13만명을 돌파했습니다.
5위. <바다 탐험대 옥토넛: 육지수호 대작전>(▲1)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바다 탐험대 옥토넛: 육지수호 대작전>이 차지했습니다.
할리우드 대작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말동안 6,400명을 동원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2만명에 가까운 누적관객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무래도 전주대비 극장가를 찾으신 관객분들도 많으시고, 가족 단위로 찾아주신 분들이 많아서 5위를 차지할 수 있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바다 탐험대 옥토넛: 육지수호 대작전>은 바다 폭풍에 휩쓸린 옥토넛은 우연히 사막에 상륙하면서 벌어지는 일로 ‘옥토 요원’으로 새 친구 ‘포니’가 합류하고,
옥토포드 조종사 ‘대쉬’는 새로운 탐험선 ‘옥토레이’에 탑승해 사상최초 육지수호 대작전을 펼치는 이야기 입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북미기준 11월 5일 개봉한 <이터널스>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에만 무려 $71,000,000(한화 약 841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전 주 대비 1계단 하락한 <듄>입니다.
주말동안 $7,620,000(한화 약 9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총 누적 매출액은 한화로 약 994억원입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가 여전히 상위권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기준 10월 1일 개봉하여 어느덧 개봉한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총 누적 매출액 $197,007,635(한화 약 2,334억)을 돌파했습니다.
씨네픽이 준비한 11월 둘째 주의 박스오피스 순위와 스코어 분석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재밌게 보셨나요? :)
다음 주도 더욱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늘은 비가 오고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비 오는 날씨가 끝나면 정말 추워진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 모두 감기조심하시고, 한 주 동안 건강하세요!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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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스름한 운명의 결박을 뒤흔드는 관능과 냉소의 퀘스트
※영화 〈그린 나이트〉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한번 해 보자. 소위 명망가의 집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으레 가족 중에는 속을 썩이는 아픈 손가락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다들 명석하고 현명해 가업을 이을 인재가 넘쳐나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들이 하는 대로 당장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하는 인물로 커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 천덕꾸러기 역할을 하는 사고뭉치가 없으란 법은 없다. 자식이 그런 역할일 때 부모는, 밖에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대충은 짐작이 가나 굳이 대답을 듣기도 싫고, 딱히 뭐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도 없어 보이는 저 아이를 어떻게 교화시킬지 고민이 많아진다. 그럴 때 몇 년이라도 더 살아 본 이웃과 주변인들은 자식을 키워 본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각자의 방식대로 기회가 찾아오듯 지금은 답답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잡고 제 구실을 할 것이라 위로한다. 하지만 그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기 위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를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걸 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아마, 거대한 녹색의 형체에 도끼를 들고 우리를 노려보고 있지는 않을까.
왜 기사가 되고 싶은가?
영화가 켜켜이 쌓은 은유와 상징은 여러 갈래로 해석할 통로를 만들어준다. 문학의 뿌리이자 시초를 선택해 새로운 변형을 가한 데이빗 로워리는 전환기의 문제작을 선택해 낯설지 않고도 예측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중세를 지탱하는 정신이었던 기사도는 접근할 수 없는 흠모의 대상인 귀부인을 향해 미혼의 기사가 펼치는 거세된 욕망의 궁정식 사랑으로 유지된다. 중세 귀족 중심의 남성연대를 유지하는 기능을 했던 이 논리에 따르면 기사는 꿈에도 넘볼 수 없는 성주의 ‘소유물’인 귀부인에게 플라토닉 사랑을 표출한다. 조금이라도 성적 욕망을 드러낸다면 궁정식 사랑의 가치와 논리는 파괴된다. 여성은 욕망을 표출하는 대신 기사의 임무를 부여하는 대상으로만, 마치 게임 속 퀘스트를 전달하는 NPC로 존재한다. 당대의 기사는 원하는 목표인 전설과 명예를 차지하여 자기 정체성을 획득하는 여정의 복잡성을 귀부인이라는 도구적 존재로 스스로 만들어낸다. 외부적 상황에 따라 애초에 불가능한 귀부인과의 감정적 욕망은 시작도 하기 전에 미리 장벽을 세워놓는 셈이다. 실패가 예고된 관계인 가질 수 없는 여성의 사랑은 그 자체로 남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충분하다. 그러나 〈그린 나이트〉의 원전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는 이러한 전통적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양난 이후 조선을 지탱하던 사대부 정신이나 봉건제 같은 가치관에는 근원적 동요가 일어난다. 문학에서도 이 흐름은 이어진다. 평민과 여성의 각성으로 사회비판과 현실주의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산문 문학이 발전하여 새로운 사조가 들어선다. 국가적 혼돈은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며 전복의 계기를 마련한다. 14세기 말 유럽, 인간의 탐욕은 총포를 만들었고 백년전쟁은 전 영토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뿐인가. 유럽 전역을 휩쓴 흑사병은 무자비한 속도로 인명을 앗아갔다. 환란의 시기에 사회를 지탱하던 봉건제와 교회는 힘을 잃는다. 기사도 정신이나 궁정의 예법은 여전히 존재했으나 예전 같은 강경함은 사라진다. 이후 기사의 도덕적 권위가 하락함과 동시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문화예술도 예외는 없다. 14세기 말 쓰인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는 과거 아서왕 전설의 연장선상에서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분명 서사의 진행은 기존의 문법인 궁정식 사랑과 기사의 영웅 서사를 따라간다. 그러나 본론으로 들어가면 인물의 태도와 분위기에서 확연한 변화가 엿보인다. 용기와 신의를 중시하던 원탁의 기사들은 녹색 기사의 게임 제안에 주저하고 서로 미룬다. 가웨인 역시 기사도의 덕목이라는 충성과 용맹, 겸허와 거리가 멀다.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주인공이었다면 기사의 게임 이후 일 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을 때 철저한 자기 계발과 조력자의 훈련이 동반되었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이미 준비된 영웅이었다면 그런 과정은 필요하지도 않았을 터. 하지만 가웨인의 일 년은 별 언급도 없이 생략되어있다. 그렇다고 그가 기사로서 완벽한 인물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얼떨결에 거대한 여정에 차출된 것처럼 떠나는 데다가 손쉽게 욕망에 휘둘린다. 이렇게 중세의 기사들이 유약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여성 인물들의 태도는 과감하고 적극적이다.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으로 상황을 이해하며 능숙한 계략을 선보이기도 한다. 모르간 르 페이는 가웨인의 전 여정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주동자이며, 레이디는 자신의 욕망을 서슴지 않고 드러내는 시선의 주체가 된다. 가웨인과 레이디의 뒤집힌 구도는 새로운 해방의 지점을 부여하며 관습을 거부하는 시대적 변화를 나타낸다. 남성 중심의 봉건 사회를 꼬집고 비판하는 수백 년 전 작품의 길을 2021년의 영화는 성실히 따라가면서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색깔을 마음껏 드러낸다.
데이빗 로워리가 펼쳐낸 가웨인(데브 파텔)의 여정은 오늘날 젊은 세대의 불안과 역경을 담아낸다. 아직 기사 작위가 없는 젊은 가웨인은 다른 기사들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당당히 내세울 멋진 전설 하나쯤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 아서 왕(숀 해리스)의 이복남매인 모르간(새리타 커드허리)의 아들로 태어나 원탁의 중심에 앉을 수 있는 혜택과 기회를 지닌 ‘은수저’지만 딱히 내놓을 에피소드는 마땅치 않다. 크리스마스에 모두 모인 자리에서 삼촌 아서 왕은 굳이 그를 옆자리에 부른 뒤 장광설을 펼친다. 기사들이 겪은 무용담을 즐기는 아서 왕과 기네비어 왕비(케이트 디키)는 가웨인에게 너도 저런 모험담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를 은근히 압박한다. 명절마다 만나는 친척들의 달갑지 않은 질문 세례와 긴 조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때마침 불청객인 녹색 기사(랠프 아이네슨)가 찾아와 ‘목 자르기 게임’을 제안하고, 가웨인은 떠밀리듯 플레이어가 되어 그의 머리를 자르지만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 녹색 기사는 일 년 후 등가교환에 따라 ‘목을 잘리러 오라’는 통보를 한 뒤 방을 나선다. 준비도 안 된 가웨인의 갑작스러운 여정은 가족의 품에서 벗어나 낯선 사회에 발을 내디뎌야 하는 청년들의 고민과 불안을 내포한다. 기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모험은 삶의 첫 시련에 던져진 미숙한 인간이 어떻게 고난을 겪고 성장하는가를 보여준다.
기사가 스스로 차단한 욕망의 허들은 기존의 궁정식 사랑을 변용한 장르에서 종종 귀부인과 위험한 관계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대상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킨다.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을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 남성의 페티시즘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여성을 이용하는 방식은 현대의 누아르와 로맨스로 구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웨인과 에셀/레이디(알리시아 비칸데르)의 관계에서 기사의 거세된 남성성은 여성의 욕망과 결합해 전복된 구도를 만든다. 사랑에 소극적이며 선택을 주저하는 가웨인에 비해 에셀은 자신의 감정과 소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나약한 남성이 홀로 유혹의 시험을 치르는 동안 카메라는 집요하게 그를 훑으며 욕망을 표출한다. 이 과정에서 가웨인을 향한 성적인 긴장은 레이디의 유혹에서 절정에 이른다. 우리는 원작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카메라가 모르간의 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웨인을 향한 성적인 함의가 농밀한 이 작품에 모르간의 존재는 곳곳에 드러난다. 영화 초반 녹색 기사의 행동과 교차하는 모르간의 의식은 모종의 계획을 암시한다. 처음 기사가 찾아왔을 때 아서 왕은 멀린을 쳐다본다. 잠깐의 붉은빛이 그에게 비춰오고, 왕을 향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왕의 마법사조차도 당해 낼 수 없는 힘, 혹은 이 아이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안 모종의 거래가 의심되기도 하는 이 장면의 질문들 속 변하지 않는 사실은 모르간의 존재감이다. 버틸락의 성에서 가웨인 눈에만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눈먼 할머니와 눈을 가린 모르간, 그리고 한밤중 녹색 기사의 얼굴에 비치는 여러 얼굴 속 모르간처럼. 그렇다면 이 여정은 독립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한량 아들 가웨인을 험준한 사회로 내보내는 어머니 모르간의 시험이다. 스캐빈저와 성 윈프레드, 버틸락과 레이디의 내기 모두 모르간의 큰 그림 안에 포함된다. 원전에도 나오는 인형극의 인형처럼 가웨인의 모험은 퍼펫 마스터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
가웨인은 왜 길을 떠났나?
혈육의 갱생 프로젝트치고는 상당히 과격한 여정을 가웨인은 왜 떠나야 했을까. 죽음을 담보로 한 게임에 머나먼 녹색 성당까지 가는 머나먼 길에는 매 순간 목숨이 위태롭다. 그뿐인가. 이해할 수 없는 마법과 말하는 여우, 귀신과 거인, 중세와 어울리지 않는 사진 기법까지 등장하는 이 혼돈의 세계는 문명과 대비되는, 태초의 인간에게 익숙했던 녹색의 자연을 상징한다. 인간은 문명을 만들어 자연을 지배하려 했지만, 숭고한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은 남아있었다. 동물성을 억압한 인간의 본성은 불확실과 혼돈을 넘나드는 설정으로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 특히 ‘교환’의 상징이 어긋나는 지점은 흥미로운데, 영화 속 어디에도 ‘공정하고 평등한’ 규칙은 없다는 점이 그러하다. 크리스마스 아침의 게임부터 그러했다. 상대인 녹색 기사는 목을 날려도 일어나는 미지의 존재지만, 우리의 불쌍한 가웨인은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이 확실하다. 처음부터 불평등한 위치에서 일어나는 관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캐빈저(배리 케오간)에게 길을 물어보는 대가로 동전을 쥐여주면 우리는 서로의 거래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캐빈저가 알려 준 실제 성당의 위치도 거짓인 데다 가웨인이 지닌 모든 것을 빼앗기고 거래는 끝난다. 영주 버틸락(조엘 에저튼)과 레이디 사이의 ‘획득물 교환 게임’에서도 가웨인은 버틸락에게 레이디와의 관계 그대로를 돌려주지 않는다. 그나마 대등하다고 말할 수 있는 윈프레드(에린 켈리먼)과의 거래도 일대일로 연결 짓기에 뭔가 석연치 않다. 이렇게 모험 내내 계속되는 비합리적인 교환의 연속은 영화에서 재신화화된 자연이 가진 혼돈과 대립, 거기에 나약한 인간을 대하는 냉정함마저 보여준다.
여기에 어머니라는 상징이 가진 자애로움마저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 가웨인의 방을 찾은 레이디는 그를 유혹하고, 이후 유사성행위를 암시하는 장면 이후 어머니가 짜 준 녹색 띠에 아들의 정액이 흩뿌려지는 장면의 결합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모든 과정이 어머니인 모르간의 의도와 설계에 의한 것이라면 관음의 시선인 카메라는 모르간의 것으로도 읽힌다. 거기에 레이디 역시 모르간의 휘하에 움직이는 존재라고 인지한다면 대상과 감시자 이상의 사회적 금기의 코드로 해석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법으로써 금지한 고대 시대 부족 내의 최초의 터부로 근친상간을 꼽았다. 특히 어머니와 아들의 근친상간은 태곳적 금기와 훈육의 산물로서 만들어낸 인위적 죄의식으로, 상징적 아버지에 의해 경계된 사랑의 범위이다. 다만 영화와 이론을 관통하는 이 도식화된 관계의 원천이 서양 중심의 문화적 코드라는 점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는 아버지는 의도적으로 존재를 소거한 문명과 제도라면, 영화는 남성-문명에 칼을 겨누는 여성-자연이라는 거대한 세계에 들어선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영화에 나오는 중심인물로 아시아인이라는 점은 동양과 신비로운 마법을 연결 짓는 오리엔탈리즘이면서 동시에 영화 속 유색인종인 가웨인이 유럽-백인 사회의 엘리트 중심 원에서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으로도 보인다.
그렇다면 모르간이 짜 놓은 거대한 계획의 마무리는 아들이자 한 청년의 고난 끝에 찾아오는 값진 성장이라는 해피엔딩일까. 감독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영화 전반을 감싸는 비관적이며 냉소적인 시선은 몽환적인 사건들이 계속되며 한 청년의 불안에서 인간 전체의 죽음과 삶의 불안으로 이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부터 그 냉소적 기운은 이미 드러난다. 첫 장면에서 우리는 저 멀리 집안에서 창문 밖으로 커지는 불길이 보인다. 가축들이 뛰어노는 아래는 평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벽에 기대 누워있는-아마도 모종의 이유로 의식을 잃어 보이는- 사람과 덩그러니 서 있는 말이 있다. 이후 담 밖에서 남자와 여자가 들어서고 여자는 말을 타고 남자는 칼을 빼 든다. 무기를 집어 들고 바삐 움직이는 두 사람을 통해 어떠한 일이 일어났음을 예측해 볼 수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영화는 끝내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이는 영화의 전체 내용을 집약하면서도 결말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오프닝 시퀀스에 나타난 인간의 본성은 폭력과 욕망, 그리고 혼란이다.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는 예수가 태어난 날, 축복이 가득해야 할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처음 봐야 할 것은 그렇게 성스럽지는 않고, 축복도 없는 인간의 실태이다. 그렇다면 이 모두를 바라보는 모르간, 그린 나이트, 그리고 그 모두를 아우르는 ‘자연’이라는 존재는 어떻게 이 세상을 바라볼까. 아마 저 별 볼 일 없는 인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탐욕과 파괴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웨인은 게임에서 살아남았을까?
크리스마스에 마을은 불타고, 범죄는 소리 없이 일어난다. 그런 세상에서 가웨인은 원탁 앞에서 모험담을 당당히 자랑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우리는 가웨인이 세 번 죽는 장면을 바라본다. 첫 번째는 여정을 떠나기 전 인형극에서, 두 번째는 스캐빈저 일당에게 묶여 백골이 된 채로, 마지막은 게임을 포기한 채 어머니가 준 녹색 허리띠를 평생 차며 죽음을 피하다 종말의 순간 스스로 허리띠를 풀어내는 때이다. 사실 영화 혹은 녹색 기사로 현현된 자연은 가웨인을 처음부터 살려둘 생각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이미 그의 죽음을 겨울이 오기 전부터 보았고, 시작조차 하기 전에 백골이 되어 끝나는 가웨인의 운명도 바라보았다. 영화는 어디로 기준을 잡는가에 따라 이후 벌어질 모든 서사가 실은 일어나지 않은 환상이라는 허무 의식을 심어놓는다. 그게 숲에 들어가기 전이든, 용기 없이 도망간 후든 말이다.
가웨인은 게임에서 살아남아 기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사실 잘못되었다. 가웨인은 애초에 기사가 될 수 없다. 그는 여정을 시작하자마자 스캐빈저에 모든 것을 빼앗긴다. 윈프레드의 요청에 보상만을 바랐고, 환상 같은 거인에게 겁을 먹고, 녹색 기사와의 리벤지 게임에도 수차례 움찔거리며 몸을 사린다. 그는 교환의 논리에만 매몰되었고, 용기라고는 없으며, 성적 욕망을 이기지 못한다. 최소한 침대 위에서 레이디에게 굴복당한 이 장면을 기점으로도 전통적인 기준의 기사로서 가웨인은 실격이다. 그리하여 모험을 이겨내 기사가 되어 명예를 얻는다는 가부장적 남성성의 신화는 갈기갈기 찢긴다. 용기는 사라지고 욕망만 남은 가웨인의 도덕적 실패는, 남성연대 안에서만 통용될 모험담의 허상만 남아 인간-남성 사회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어머니와 세 여자 형제의 손에 의해 정성껏 만들어진, 여성의 헌신과 노력은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는 이에게는 부적이나 전리품일 뿐이다. 마지막에 그 의미를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뒤다.
거기에 세상을 구원하러 온 예수와 가웨인이 오버랩되며 더 깊은 주제로 확장된다. 첫 시퀀스로 다시 돌아가, 천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카메라는 잠에 빠진 가웨인을 보여준다. 그리고는 냅다 물벼락을 맞는 그의 앞에 에셀은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이 태어나셨어요.” 막 잉태되어 흠뻑 젖은 인간을 연상케 하는 이 모습과 에셀의 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영화에 처음 등장한 가웨인의 모습을 겹쳐놓는다. 여러 고난을 거쳐 인간에서 신이 된 예수의 삶을 떠올릴 수 있다. 그의 연인인 에셀/레이디는 공교롭게도 한 배우가 연기한 1인 2역이다. 사창가의 창녀와 우아한 귀부인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연상하게 한다. 여성성의 이중구조를 투영해 남성의 페티시즘을 충족하는 존재로 취급되어 있지만 그의 진면모는 누구보다 현명하다. 에셀/레이디는 유혹과 회유를 거듭하고 질문과 정답을 말한다. 사랑에 용기 있게 대처하고, 자신의 명예를 지키며, 인간 앞의 거대한 자연을 향해 언제나 겸허하여지라는 메시지를 줄곧 던진다. 그러나 가웨인은 그 어떤 말도 대답하거나 수긍하지 않는다. 영화는 모르간과 에셀/레이디, 그리고 녹색 기사로 자연과 여성성, 즉 인간 문명과 신화에 객체로 존재했던 대상들을 앞으로 끌어낸다. 이들을 존중하지 않은 인간 사회의 최후는 ‘살아 있는’ 인간 중 가장 위대했던 그를 대표하는 것들의 몰락과 더불어 허위의식으로 꼿꼿한 인간의 목을 날려 버린다. 그리하여 이 이야기는 가장 강력한 인간의 상징을 내포한 존재도 결국 신화 속의 허상일 뿐이라는 도발적인 냉소를 자아낸다.
영화 후반부 가웨인이 맞닥뜨리는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보고 누군가는 영웅의 성장을 만나겠지만 나는 뿌리 깊은 냉소를 본다. 어리석은 인간의 굴레는 끝나지 않을 것이며, 죽음을 기억하고 뒤늦게 깨달았다고 해도 여전히 목은 잘릴 것이다. 원작의 결말처럼 게임에서 살아남은 가웨인이 원탁 앞에서 녹색 띠를 두른 채 거대한 남성연대의 일원으로 들어갔을 때, 영화는 인간의 죄책감과 나약함이 만드는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모험의 고난은 살아남은 인간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여정의 끝에는 거대한 녹색 기사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죽음만이 기다린다. 느리지만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덧없는 명예와 영광에 사람들은 손을 뻗는다. 쿠키 영상 속 가웨인의 딸이 왕관을 집어 드는 모습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인간의 참을 수 없는 욕망의 감정에 관한 거대한 냉소주의적 시선이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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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로 닿는 거리, 언어로 넘는 경계
#스포일러 보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축인 '언어'
영화 컨텍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어'이다. 언어는 인간 문명을 나누고 결정하는데 가장 큰 축이 된다. 특정 대상이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서 문화권을 파악할 수도 있으며 해당 문화권의 역사도 알 수 있다. 영화 속에서는 언어는 다른 세계를 이해하는 결정적인 키가 된다. 주인공 루이즈는 군사적으로 외계생명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언어적(평화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고자 한다. 영화 컨택트에서 루이즈는 외계 생명체의 언어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해석을 넘어 그들의 사고방식과 시간 개념까지 체득하게 된다. 이는 언어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는 사유의 구조이자 존재 방식임을 보여주는 요소이다. 루이즈가 언어를 통해 미지의 존재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처럼, 언어는 결국 서로의 내면에 닿기 위한 가장 인간적인 수단이다. 이처럼 언어는 단지 의미를 전달하는 기호체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감정과 낯선 존재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다리가 된다. 얼마 전 책 1984를 읽으면서 개인의 속마음은 당사자에게도 신비한 영역이며, 감정은 고귀한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비가시적이기에 신비한 감정을 가시적으로 하는 것이 언어이다. 그런 점에서 루이즈의 언어적 접근은 외계 생명체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내 인생의 미래를 미리 목격했다면,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다른 선택을 할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루이즈는 외계인들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음에도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다. 남편과의 만남-이혼, 딸의 탄생-죽음 이 모든 과정을 목격했음에도, 그 장면의 도래를 회피하지 않는다. 이때, 이 태도는 수동적·수용적인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 미래를 알게 되지만, 그 미래를 통해서 나아가는 것이 루이스 자신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 후 상실을 가늠하면서도 상실 전 사랑을 만끽하고자 루이스는 택했다.
영화 컨택트는 이처럼 인간 실존에 관하여 깊은 고찰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언어를 통해 시간의 비선형적 개념을 체감한다는 설정이 루이즈가 자신의 미래를 본다는 장면 하나로 귀결되는 점은 다소 서사적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언어가 사고와 감정, 나아가 존재방식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철학적 통찰을 시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과학적 상상력을 넘어, 타자와의 관계 맺기와 인간의 내면을 응시하게 하는 이 영화는,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결국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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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실황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주춤했던 공연들이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각종 SNS에서 대학교 축제부터 음악 페스티벌까지!
공연과 관련된 다양한 게시물이 많이 업로드되며,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아직 공연을 못 즐기시는 분들을 위해
집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영화를 추천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공연실황'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2021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
Swag Age: Shout Out, Joseon!,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삶의 고단함과 역경을 시조 속에 담아 훌훌 털어버렸던 백성들은 역모 사건으로
시조 활동이 금지되면서 자유도 행복도 잊은 채 살아간다.
그러던 중 15년 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시조자랑이 열리게 되고,
탈 속에 정체를 감추고 양반들의 악행을 파헤쳐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조직된
비밀시조단 ‘골빈당’은 이것을 기회 삼아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한편, 왕의 비선실세이자 시조대판서인 홍국은 자신에 대한 악덕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는 이유를 들어골빈당을 잡으려는 음모를 꾸미는데…
cine pick!
서울예대 학생의 학사 창작 뮤지컬이었던 <외쳐, 조선!>으로 처음 시작되었고,
학교 공연 중 이례적으로 재연과 삼연까지 한 작품이다.
게다가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안무상, 남자신인상을 수상하면 3관왕에 오른 작품이다.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
Phantom: The Musical Live,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어둠만이 가득한 지하,
그곳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흉측한 얼굴 탓에 숨어 지내는 오페라의 유령이 있다.오페라 하우스를 지배하는 그는 ‘팬텀’이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 그 누구도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그는 우연히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크리스틴 다에의 목소리를 듣고 단번에 매료되고,그녀를 오페라 극장의 새로운 디바로 만들기 위한 비밀스러운 레슨을 시작한다.오페라의 유령의 도움으로 크리스틴의 실력은 나날이 향상되고 기다려왔던 데뷔 무대를 치르지만,열등감과 질투에 사로잡힌 오페라 극장의 디바 카를로타의 사악한 음모에크리스틴의 데뷔는 엉망이 되고 만다.이에 분노한 오페라의 유령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크리스틴을 지키기로 다짐하게 되는데…cine pick!
색다른 앵글과 촬영 방식을 통해 입체적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제작된 영화.
클로즈업샷을 통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 몰입도를 높였다.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
Montecristo,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샤토 디지프 섬의 감옥에서 14년을 보낸다.
에드몬드는 자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들의 정체를 깨닫고 복수를 결심한다.
cine pick!
8K 시네마틱 카메라와 14대의 온-스테이지 밀착 촬영으로 담아낸
역동적인 관람 뷰와 영화관 최적의 사운드로 생생하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Musical Daddy Long Legs, 2017
ⓒ 네이버 영화
synopsis
고아원 밖의 세상을 꿈꾸던 제류샤. 어느 날 수수께끼의 남자가 그의 정제를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제루샤의 대학 공부를 후원해 주겠다고 하고,
제루샤는 그를 키다리 아저씨라 부르며 매일 편지를 보낸다.
cine pick!
사랑스러운 넘버와 귀엽고 재치있는 각본.
소극장 2인극이지만, 무대를 완벽하게 채워낸 두 배우와 연출.
해밀턴
Hamilton, 2020
ⓒ 네이버 영화
synopsis
미국 건국의 아버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
cine pick!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힙합 뮤지컬의 만남!
역사를 알고 보면 더 재밌겠지만,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힙합' 뮤지컬이다.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BILLY ELLIOT THE MUSICAL LIVE, 2014
ⓒ 네이버 영화
synopsis
소년 ‘빌리’는 아버지의 강요로 하게 된 권투 수업 중 중 우연히 본
발레 교실을 통해 본능적으로 춤에 이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cine pick!
전 세게 81개 어워드를 수상한 최고의 뮤지컬이다.
원작 <빌리 엘리어트>를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원작과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블랙핑크 더 무비
BLACKPINK THE MOVIE,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숨 가쁘게 달려온 5년 동안, 지나온 시간만큼 차곡차곡 쌓인 추억들,
그리고 무대에서의 기쁨.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던 팬들과 나누는 영화.
cine pick!
블랙핑크의 무대뿐만 아니라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리허설 과정까지 모든 부분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블랙핑크의 미공개 스페셜 인터뷰 또한 담아져 있다.
미스터트롯 더 무비
Mr.Trot The Movie, 2020
ⓒ 네이버 영화
synopsis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 서울 공연의 뜨거웠던 무대 실황과
그 너머, TOP6의 매력적인 일상이 선물처럼 찾아온다.cine pick!
35.7%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TOP6을 기록한 6명의 콘서트.
<미스터트롯: 더 무비>는 15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동원하며,
그 해 멀티플렉스 3사 단독 개봉작 중 최고 스코어를 달성하기까지 하였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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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울을 쫓은 대가
한 밝고 명랑한 여자가 한 파티에서 재벌을 만난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 이름, 구찌, 마우리치오 구찌. 그 때부터 평범한 서민 여자의 눈이 번뜩이기 시작한다. 돈이 눈이 멀어 시작한 유혹은 탐욕이 되고, 그 탐욕은 결국 그녀를 잡아먹어 버린다.
1. 배우진들의 연기가 살린,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은 익히 알려진 실화 기반이기 때문에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두 예상이 가능하다. 캐릭터의 설정이 살짝 바뀔 수 있지만 결국 파트리치아의 탐욕이 한 가문을 망쳤다는 메인 플롯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였는지 내용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없었다. 예상가능한 선에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래서였는지 배우진들의 연기가 굉장히 잘 보이는 효과는 있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각자의 몫을 하고 있었다. 집안의 간섭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마우리치오의 욕망, 파트리치아는 구찌라는 가문의 후광을 방패삼아 신분상승을 하고싶은 욕망, 알도는 자신이 일궈온 구찌 제국의 영원한 번영을 위해서라면 불법이라도 저지를 만큼의 추진력,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알도 아들의 욕망까지 각자의 욕망이 개성적으로 잘 드러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된 스토리지만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선명하게 그려진 점이 좋았다. 혹자는 실제 스토리와 동떨어지는 면모도 없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 스토리 속 캐릭터와 영화화가 되었을 때의 캐릭터는 차이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었다.
2. 관계를 망친 건 쌍방과실
사람들은 당연히 사랑을 하곤 하지만 그전에 사랑의 대상이 물건인지, 사람인지 구분을 지어야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호르몬적 착각에 빠져 자신이 이 사람에게 전부를 바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트리치아는 마우리치오를 사랑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녀는 마우리치오의 배경과 돈을 갖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마우리치오는 그저 피해자이기만 할까. 아니다. 그는 그가 가진 배경의 힘을 무시한 나머지 자신에게 평범한 사랑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아둔했다. 순수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아무것도 몰라요, 파트리치아가 다 그런거예요.'식의 태도는 그의 멍청함을 더 부각시킬 뿐이었다. 순수함으로 포장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결국 그도 아둔한 인간일 뿐이었다. 여자에게 휘둘렸다가 사치에 휘감긴 그런 나약하기만 한 인간말이다.
3. 자신을 모르고, 통제하지 못한 대가
구찌 가는 선량한 척했지만 결국 모두가 조금씩은 악인이었다. 파트리치아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악인이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선을 넘어서 제일 나쁜 사람 같아 보였지만 사실 모든 인간들이 도긴개긴으로 보였다.
결국 세상은 학생들에게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착한 사람이 호구되는 요즘 세상에서 오히려 나쁜 것=똑똑함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파트리치아도 한 때 자신이 속한 바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여우같은, 똑똑한 여자였지만 가속페달을 장착하지는 못했다. 자신이 갈 수 있는 위치설정이 아닌, 자신이 가고 싶은 위치를 설정해 주변인을 갈아넣고, 맘대로 안되자, 문제가 되는 대상을 제거할 수단으로 살인을 선택하는 것은 갈데까지 가겠다는 의지표명이기 때문이다.
영리하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멍청하다고 당하고만 사는 것도 아니다. 딱 파트리치아와 마우리치오 두 커플이 그랬다. 어쩌면 그들은 환상 호흡을 자랑한 환장의 커플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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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워즈 영화 랭킹 Star Wars Film Ranked
조지 루카스가 구상한 [스타워즈 9부작] 혹은 [스카이워커 사가]은 한마디로 '다스 베이더의 비극'라는 거대한 서사시다. 그 비극을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파토스(Pathos, 연민을 자아내는 힘, 측은지심)'을 자아내기 때문에 전설의 위치에 올랐다.
마블과 DC를 포함한 대부분의 장르물이 그렇듯이 [스타워즈] 역시 개연성을 지닌 영화는 아니다. 지난 42년간 [스타워즈]는 MCU처럼 독창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무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이전에 팬들에 의해 대중문화 최초로 ‘확장세계관(EU)’를 정립했다. 그런데 [시퀄 3부작]은 [스타워즈] 특유의 ‘설정 놀음’을 간과했다. 특히 캐슬린 케네디 루카스필름 대표와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그랬다.
◆평가 기준
1순위 시리즈로써 의의
2순위 공유 세계관 기여도
3순위 단일 작품으로써 완성도
#11 : 에피소드 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Episode IX: The Rise Of Skywalker, 2019)
디즈니는 ‘스카이워커 사가의 종결’을 홍보했지만, 9편의 실제 임무는 ‘브랜드 관리’다. J.J. 에이브람스의 최우선 과제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라스트 제다이]에 대한 팬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것이다. 거기다 자신이 던져놓은 7편의 떡밥을 회수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따지고 보면 라이언 존슨이 8편에서 7편의 떡밥을 싹 무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제작을 맡은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팬 서비스’를 핑계 삼아 8편의 아이디어를 깡그리 쓰레기통에 버린다. 속편이 나올 때마다 전편을 부정하는 [시퀄 3부작]은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팬들의 반응만 살피며 돌려 막기 하다 보니까 캐릭터, 설정, 세계관, 스토리 전부 일관성을 잃어버린다. 거기다 캐슬린 케네디가 꺼내 든 황제 클론 아이디어는 그 자신이 2014년 4월 25일에 폐기한 레전드에서 가져왔다. 캐슬린 케네디의 '빈곤한 상상력'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느라 포스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만능키)' 되고, 레이는 '메리 수(천하무적)' 화 되어 시리즈 전통을 더더욱 망가뜨린다. 이게 다 라제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부 다 수습하려고 노력하면서, 9편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다. 돌이켜보면 시퀄 3부작 내내 기존 시리즈에 대한 지나친 오마주를 하면서 전통 파괴를 일삼는 모순을 매번 일삼았다. 그렇기 때문에, 도통 [시퀄 3부작]의 주제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세 편 모두 제각각 따라 놀며 [시퀄 3부작]의 정체성과 주제를 전부 잃어버렸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문제는 빈곤한 상상력과 방향성의 부재다. 이것이 디즈니가 '새로운 스타워즈'를 내세우면서도 [스타워즈 6부작]을 의존하는 [시퀄 3부작]의 한계다. 고로 창의적인 비전이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제작진이 [스타워즈] 시리즈 자체를 오독하고 있다는 말밖에 더 되겠는가? 실로 안타깝다.
#10 :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 (EPISODE VIII - THE LAST JEDI, 2017)
당연하게도 시리즈물은 단 한 편의 완성도로 평가할 수 없다. 라이언 존슨은 우리가 익히 알던 스타워즈의 영웅 서사를 해체시킨다. 영화 전체에 걸쳐 낡은 스타워즈를 새롭게 갈아엎지만, 5편 [제국의 역습]처럼 하는 일마다 죄다 실패하는 통에 다 보고 나면 허무하다. 왜 [제국의 역습]을 레퍼런스한 [라스트 제다이]는 감흥이 적을까? 비극은 공포와 연민을 통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완수한다. [제국의 역습]은 '부살(父殺·Patricide)' 모티브를 차용해 루크에게 감정 이입하게 되지만, [라스트 제다이]의 성장 자체가 없는 레이에게 어떻게 연민과 공포를 가지겠는가?
라이언 존슨이 전통에만 기반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미래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따르는 건 좋다. 해체하기에 앞서서 우선 시리즈의 본질을 제대로 통찰했어야 했다. 아니면 아예 과거와는 선을 긋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 덧붙여서 차라리 [라스트 제다이]를 첫 번째 영화로 내세워 [시퀄 3부작]에 걸쳐 차근차근 진행되었다면, 훨씬 순조로웠을 것이다. 결국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일부터 저지르는 8편은 J.J. 에이브람스를 포함한 스타워즈 팬들에게는 40년 동안 쌓아왔던 공유 세계관에 대한 '반달리즘'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라이언 존슨은 제다이와 시스로 구분 짓지 말자고 계속 설득하지만, 정작 '저항군 VS 퍼스트 오더' 선악구도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또, 영화 내내 탈영웅 서사를 부르짖지만, 결국 시련과 고초를 한 번도 겪지 않는 완전무결한 레이의 영웅 서사를 보면 자기모순처럼 읽힌다. 거기다 서스펜스에 약한 라이언 존슨의 약점이 겹치면서 저항군을 계속 위기로 몰아넣지만, 지켜보는 관객 입장에서 긴박감이 전혀 와닿지 않는다. ([나이브스 아웃]을 보면 그는 미스터리에 강점이 있는 감독이다.) 전부 라이언 존슨이 별다른 설득 없이 시리즈의 요소들을 본인 입맛대로 취사선택하고 변용한 결과였다. 왜 그랬을까?
포스트모더니즘의 거두, 자크 데리다는 흔히 '선과 악' 같은 이항대립 체계를 종언한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 가르침대로 라이언 존슨 역시 제다이와 시스의 대결을 종식시키고 싶었을 테다. 그러나 사실 데리다는 이항대립의 경계, 울타리를 이야기할 뿐 종언을 고하지 않았다. 데리다는 이항대립을 해체하되 이항대립 그 자체가 종결될 수는 없다고 봤다. 왜냐하면 성경을 포함한 서구인의 사고체계 전부를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언 존슨도 그런 포스트모더니즘의 맹점에 빠졌던 것이다.
결국에는 괜찮은 완성도임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그 즉시 기록 말살 형에 처해진다. 이제 루카스 필름 내부에서조차 ‘흑역사’로 공인된 셈이다. 그러나 조만간 재평가 받을지도 모른다. 현재 라이언 존슨이 집필하는 구 공화국 시점의 신규 3부작(10,11,12편)이 2022년 12월, 2024년 12월, 2026년 12월 개봉 예정으로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케빈 파이기가 제작하는 스타워즈 작품 역시 202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어 동일한 프로젝트로 예상된다.
#9 :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 (EPISODE VII - THE FORCE AWAKENS, 2015)
첨 볼 때는 클래식 느낌이 나서 반가웠다. 다시 보니 [깨어난 포스]는 [에피소드 4·5]을 리뉴얼했을 뿐 아니라 개봉 당시 과대평가보다 실제 완성도가 떨어지고, 의미 없는 서사가 많았다.
물론 당시에는 이러한 구멍들이 차기작을 위한 떡밥으로 간주하고 넘어갔었는데, 라이언 존슨의 8편 [라스트 제다이]이 떡밥 자체를 무시하고, 세계관 자체를 붕괴시키는 바람에 에이브람스가 직접 연출한 9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망가진 세계관을 수습하고, 설정 구멍을 막는데 급급하게 되었다.
문득 왜 에이브람스가 ‘떡밥의 제왕’이 되었을까? 가 궁금해진다. ‘쌍제이 특유의 떡밥 투척’은 독창성이 부족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가리기 위해서다, 맥거핀(떡밥)을 많이 설정해서 재빨리 흥미를 유발하고, 연속된 위기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며 돌려 막기일 뿐이다. 7편과 9편에서 쌍제이의 단점이 크게 부각되는데, 새로운 맥거핀이 파생될 때마다 또 다른 플롯 포인트가 생긴다는 점이다. 무언가 흥미로운 떡밥을 던지긴 하는데 전체적인 흐름은 전진된 게 없다. 게다가 쌍제이가 캐릭터들조차 도구적으로 정보와 아이템을 주는 용도로 쓴다. 아마 데이지 리들리조차도 레이가 어떤 역할인지 잘 몰랐을 것이다. 3편 내내 자꾸 설정이 바뀌니까 말이다. 핀과 포 다메론도 마찬가지다.
디즈니가 안정된 돈벌이를 위해 ‘추억 팔이‘에 안주한 결과, 시리즈로의 신규 관객 유입에 실패한다. 진부한 [시퀄 3부작]으로 스타워즈를 처음 접한 세대들에게 "개연성도 부족하고 재미없는" 시리즈로 받아질 수밖에 없다. '영혼 없는' 팬 무비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시퀄과 프리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깨어난 포스]에서 레이가 모아 온 고물을 수거하는 배급소 주인 '운카 풀럿'은 뚱뚱한 구두쇠 정도로 단편적으로 묘사한다. 반면에 [보이지 않는 관계]의 부품가게 주인으로 나오는 '와토'는 어떤가? 이방인 '콰이곤 진'을 경계하지만 장사치답게 흥정을 건다. 자신의 노예인 아나킨의 포드 레이싱 재능을 인정해서 포드를 제공해준 적이 있으며, 경주 도박을 하기도 한다. 또, 자바 더 헛을 두려워하고, 세불바가 아나킨에게 해코지 못하도록 단속한다.
루카스는 '단역'이라고 해도 그 전후 배경와 상호작용을 미리 설정해둔다.
그렇기에 루카스의 형편없는 연출력에도 불구에도 [스타워즈]가 확장세계관의 선구자로 매김 할 수 있었다. 간과하기 쉽지만, 조지 루카스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정할때 입체적 사고로 그린다. 거대한 세계관을 창조하려면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언뜻 별 관계가 없는 대상과 우리는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명시적으로 표시되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문화와 관습이 있지 않은가? 제임스 카메론도 조지 루카스처럼 인류학적·미학적 맥락을 철저히 따진다. 그는 [아바타]를 제작할 때 나비족 언어와 종교, 규범, 문화, 지리까지 미리 설정한 다음에야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6편 [제다이의 귀환]에서 은하 제국이 멸망하고, 들어선 신 은하 공화국이 어떤 과정으로 붕괴되었는지 7편 [깨어난 포스]가 전혀 설명하지 않아서 납득이 가지 않았다. 즉, 정체불명의 퍼스트 오더가 왜 위협적인지를 관객 입장에서 와닿지 않기에 [시퀄 3부작] 내내 ‘긴장감의 부재’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부실한 세계관 구현이 2020년 현재 [시퀄 3부작] 관련 작품보다 이전 [프리퀄 3부작] 혹은 [클래식 3부작]에 기반한 미디어 믹스 및 파생상품이 더 많은 이유다.
#8 :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SOLO: A STAR WARS STORY, 2018)
크리스 밀러 & 필 로드의 급작스러운 해고로 말미암아 캐슬린 케네디가 싹 다 갈아엎도록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워즈] 간판을 떼고 보면 괜찮은 하이스트 무비다. 다만, 구원투수로 등판한 론 하워드가 산으로 갈 뻔한 작품을 겨우겨우 수습한 티가 난다. 예를 들면, 항공권이 없는 한은 제국군에 의해 수배령이 내려지지만, 정작 제국군 입대 담당관은 그에게 성을 붙여준다. 이렇듯 얼렁뚱땅 넘어가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베테랑 론 하워드가 촉박한 제작 기한 내에서 균열을 최소화했다.
해리슨 포드를 닮지 않은 엘든 이렌리치는 차분하게 연기를 잘했고, 까칠한 드로이드 L3-37과 도널드 글로버의 랜도 칼리시안은 씬 스틸러다. 그럭저럭 즐길만하지만, 애초부터 3부작으로 기획되어서 그런지 속 시원한 기원담을 들려주지 않는다. 꽁꽁 싸맨 채 이야기를 진행시키려다 보니 자꾸만 여타의 SF 영화들이 연상될 뿐 특별한 인상을 안겨주지 못한다. 문제작 [라스트 제다이]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프랜차이즈 최초로 적자 흥행을 기록하게 된다. 이 사단의 원흉인 캐슬린 케네디는 어쩔 수 없이 한 솔로의 속편 계획과 [오비완 케노비], [보바 펫]의 앤솔로지 시리즈를 취소한다.
그러나 [더 만달로리안]에 앞서 시리즈 최초로 '암시장의 밀수와 범죄'를 조명한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자바 더 핫이 이끄는 핫 카르텔, 코렐리아 행성에서 제국 전함이 건조되는 장면, 우주 공항의 묘사, 코악시움 광산의 묘사, 츄바카와 우키 종족의 묘사 등 [시퀄 3부작]이 등한시했던 세계관 구현에 노력했다.
#7 :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EPISODE I - THE PHANTOM MENACE, 1999)
[프리퀄 3부작]의 밑바탕을 깔기 위한 거대한 예고편에 불과하다. 포드 레이스 장면과 다스 몰과의 검투신만 보거나 [보이지 않는 위험]을 통째로 건너뛰더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상상력이 결여된 ‘시퀄 3부작’으로 말미암아 [보이지 않는 위험]의 세계관 확장이 긍정적인 평가로 돌아섰다. 살다 살다 [프리퀄 3부작]을 응원하는 날이 오다니
무역협상, 분리주의 연합 등 진지한 정치적 담론, 자자 빙크스의 고통스러운 CG 슬랩스틱, 부재한 주인공, 처참한 대사, 느슨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3부작과는 확연히 차별화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로 로마 공화정이 제국화되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주인공의 결함으로 인해 자신과 주변인이 파멸로 치닫는 셰익스피어리언 비극을 시리즈에 훌륭하게 이식시켰기 때문이다.
또, [클래식 3부작] 과는 이질적이었던 디자인이 클래식의 변영에 지나지 않는 진부한 디자인을 선보인 [시퀄 3부작]으로 말미암아 지금에 와서는 과감한 도전으로 재평가를 받았다.
끝으로 미디클로리언을 통해 '기(氣)'에서 착안한 포스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이 개념으로 노예 신분인 아나킨을 '선택받은 자'로서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8편 이전부터 누구나 포스를 가질 수 있다는 '포스 에브리웨어' 설정은 이미 존재했었다.
#6 :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 2002)
[클론의 습격]은 조지 루카스의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사와 형편없는 연출,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발성 문제가 겹치면서 '역대 최악의 로맨스 영화'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영화사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100% 디지털 촬영으로 완성된 첫 블록버스터이며, 이 영화를 기점으로 영화 산업은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요다와 두쿠 백작의 라이트세이버 결투, 제다이 기사단와 분리주의 연합의 드로이드 간 전투 등으로 액션을 강화했으며, 의회를 장악한 팰버틴 의장이 무역 연합에 대항하고 분리주의자들로부터 은하 공화국을 방어할 목적으로 비상 권한을 부여받는다거나 보바 펫과 클론 트루퍼를 결부 짓는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이다. 루카스의 탁월한 기획력에 비해([시스의 복수]을 위해 아껴둔) 드라마의 부재를 막을 캐릭터 묘사에 실패하면서 시리즈 사상 가장 지루하다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조지 루카스가 프리퀄을 만들게 된 직접적인 동기인 '클론 전쟁'의 개전만을 알린다는 점이다. 추후 전쟁의 진행 상황은 [클론 전쟁(2003/2008)]로 대체됐다. 있으나 마나 한 ‘제다이의 결혼 금지 규율’ 따위보다 '클론 전쟁' 자체에 포커스를 뒀다면, [에피소드 1·2]가 이리 허무하게 낭비되지 않았을 터, 무척 안타깝다.
하지만 2편의 숨은 장점은 비극의 단초인 ‘하마르티아(Hamartia)’를 제공했다는 데에 있다. '하마르티아’의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화살이 과녁을 맞히지 못하고 빗나가다’ ‘길을 잃고 헤매다’이지만, 하마르티아는 주인공이 지닌 결함으로, 아나킨은 금혼 계율을 어기고 파드메와 결혼하고, 제다이답지 않게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감행한다. 이것이 아나킨의 하마르티아다. 그의 판단 실수는 '비극'이라는 커다란 기계를 작동시킨다. 마치 브레이크 페달이 고장 나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된 자동차의 결함처럼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2편의 빌드업이 있었기에 3편에서 극적으로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이다.
#5 :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EPISODE VI - RETURN OF THE JEDI, 1983)
놀란의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처럼, 3부작을 마무리 짓는 일은 어렵다. [제다이의 귀환]은 전편 [제국의 역습]이 근사하게 던져놓았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고, 지금까지 끌어온 시리즈의 결말을 내야 하는 힘겨운 미션이 남아있었다. 그럼 [스타워즈]의 주제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파우스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동일하다.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넘어간 인간이 어떻게 타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결국 자신의 구원을 가능케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제다이의 귀환]라는 제목은 아나킨이 메피스토펠레스(팰 버틴)을 원자로에 던져버리며, 인간성을 회복하는 걸 의미한다. 가면을 벗어던지고 아들의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부자간의 화해가 이뤄진다. 여기서 그리스 비극과 [스타워즈]의 차이점이 발견한다. 그리스 비극은 신이 정한 운명론에 의존하지만, 팰버틴에게 끌려다니던 다스 베이더가 자신의 의지로 다시금 아나킨 스카이워커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타락한 영웅이 스스로 선택해서 악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 바로 '포스의 균형'이다.
더욱이 6편은 분명히 4편 [새로운 희망]의 아이디어를 재탕하고, 인물 간의 갈등구조가 할리우드 영화답게 안전하다.
그것이야말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게 [배트맨 비긴즈]을 참고하라는 교훈으로 받아졌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제다이의 귀환]는 클래식 3부작이 남긴 수많은 질문에 대답함으로써 무용담을 장중하고 우아하게 마무리했다. 이후 루크와 레아를 중심으로 레전드 확장 세계관(EU)이 진행되고, 팬들로 하여금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악당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뒤에 팬들의 소원은 마침내 이뤄진다.
#4 :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
드디어 디즈니 스타워즈가 재탕을 멈추고, [스타워즈]의 감춰진 이면을 파헤친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저항군 특공대들의 희생을 다룬다. 원래 [스타워즈] 자체가 제2차 대전 전쟁 영화들에게서 착안한 작품이었다. 은하제국 군복은 나치 독일과 매우 유사하며, 저항군은 연합 군을 연상시키지 않은가? [로그 원]은 한발 더 나아가 ‘레지스탕스‘의 이미지를 덧입힌다.
다시 말해 스타워즈 특유의 유치한 가족영화의 틀을 버리고, 본래 스타워즈 세계관에 지니고 있던 2차 대전 특공대를 내세운다. 그러면서도 [스타워즈 6부작]과 연결성을 중시한다. 무엇보다 가렛 에드워즈의 장단점이 다 발휘됐다. 무미건조한 캐릭터 구축과 초반부의 산만한 드라마가 아쉽지만, 스펙터클하게 규모를 살리는 연출이나 사실성을 강조한 서사구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요즘 미드 [만달로디안]가 호평을 받는 이유는 [로그 원]과 동일하다. 기존 스타워즈 설정을 존중하면서도 세계관을 확장하려는 참신한 시도가 병행되었다는 점이 성공 비결이다.
#3 :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2005)
조지 루카스의 여전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이야기의 본질에 다가선다. 아나킨은 한 개인이 막을 수 없는 불행이 연달아 닥치며 타락하게 되고, 공화국 역시 멸망하게 되고,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가지게 한다. [프리퀄 3부작]을 통해 ‘제다이 vs 시스’로 세계관이 확장하게 되면서 클래식 3부작의 ‘부자간의 골육상잔'은 수 천 년간 이어진 제다이와 시스의 대립 중 하나로 재정립한다.
시스 로드인 황제가 제다이 기사단의 '선택받은 자'를 회유하며 시스의 복수를 완성한다. 스타워즈 팬들은 아니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가 되는 결말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창시자가 새롭게 공개한 사실들에 놀람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스승과 제자의 처절한 혈투는 물론이고, 요다가 황제 암살에 실패하면서 은거한다거나 오더 66에 의한 제다이 기사단이 몰락하고, C3P3와 R2D2가 기억을 잃는 과정, 오비완이 포스의 영이 되는 법을 요다에게 전수해준다거나 파드메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들쑥날쑥한 [프리퀄 3부작]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면서도 [클래식 3부작]에서 빠진 빈틈을 세심하게 메웠다.
또, 시리즈 최초의 배드 엔딩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세이버가 누군가에 전해지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된다. 서사와 액션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 유일한 스타워즈 작품이며, 밝고 유쾌한 [클래식 3부작]과는 180도 다른 어둡고 진지한 [프리퀄 3부작]을 성공적으로 완결 지었다.
만약 ‘현자 다스 플레이거스의 비극’이 없었다면 9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의 황제 클론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될 만큼 확장 세계관과 캐릭터 정립에 큰 기여를 한 작품이다.
#2 :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EPISODE IV - A NEW HOPE, 1977)
대중문화를 영원히 바꾼 영화다. 처음으로 ‘블록버스터’ 영화를 정의 내리고, '콘텐츠 산업'으로의 패러다임을 바꿔, 부가상품을 대중화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영화산업 역시 [스타워즈]를 기점으로 현실의 영역에서 ‘판타지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국내에서 [스타워즈]가 유치하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그러하다. 원래 조지 루카스가 어릴 적 즐겨본 코믹스 [플래시 고든], 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1958)], 조지프 캠벨의 원형 신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동양의 '기(氣)' 개념을 서양식으로 재해석한 포스 등의 철학적 우화, 전쟁영화, 갱스터, 호러, 뮤지컬, 서부극의 요소를 섞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이자 밝고 경쾌한 어드벤처 SF 영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복합장르 전략은 이후 영화 제작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스타워즈]는 조지프 캠벨의 원형 신화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칼로 총알(빔)을 막거나 우주가 배경인데 18세기 라인 배틀을 펼치는 광경이 의아할 것이다. 이는 시대와 문화권에 구애받지 않는 원형 신화를 차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편부터 '다스 베이더'를 그리스 비극처럼 그리면서 시리즈로써 환골탈태한다. 이때부터 할리우드 극작술에 '원형 신화'가 도입된다.
#1 :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EPISODE V - THE EMPIRE STRIKES BACK, 1980)
루소 형제의 말마따나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이 관객의 예상과 기대를 배반한 용기는 [제국의 역습]에서 배웠다. 당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모두 "도대체 뭘 본 거지?" 싶었다고 한다. 악에게 패배한 주인공, 어긋난 로맨스, 새드 엔딩은 상업영화의 오래된 금기들이었다.
전편 [새로운 희망]이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완결성을 갖춘 반면에 [제국의 역습]은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선례로 여전히 남아있다. 스타워즈 9부작의 밑그림은 여기서 출발했다. 한편 팬들은 [새로운 희망]과 [제국의 역습] 사이의 설정 구멍을 메우며 [확장 세계관 (EU)]를 만들고 놀았다. 바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기원’인 것이다, 이것이 ‘스타워즈’를 신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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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블로거 영혼아이 TERU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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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탈컴뱃이 리메이크 되어 개봉했어요.
9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1편과 2편은 그 당시 먼저 등장했던 격투게임을 기반으로 했는데요.
실사로 찍어 표현했던 게임 상의 액션 모습이 사실감이 있어 인기를 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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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에도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늘 주로 기용해 만들었었는데 이번 리메이크도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내세워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그렇게 성공적인것 같지는 않네요.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좋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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