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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hilarious2025-02-27 13:04:28

행복은 사건이 아니라 통제에서 오는 것

퍼펙트데이즈

이게 무슨 허황된 얘기인가 하겠지만 행복은 뭘까. 분명히 돈이 많아보이는 삶은 아닌데 그렇게 불행해 보이진 않는다. 히라야마의 삶이 그렇다. 그의 삶이 대단해보이지도 않는데 대단해보이는 이유가 뭘까. 행복에 돈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건지 궁금해졌다. 오히려 행복에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통제력이 아닐까.

 

 

 

1. 극단의 미니멀리즘 그리고 루틴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의 삶을 몇 가지 단어로 규정지어본다면 '미니멀리즘'과 '루틴'인 것 같다. 그의 삶은 쓸데없는 물건이 없고 항상 자신의 루틴에 맞는 물건들만 소유한다. 그럼에도 그의 삶은 언제나 온전하다. 가끔 타인들이 그의 삶에 들어와 그의 루틴을 망가뜨릴 때도 있지만 다음날이 되면 다시 그는 자신의 루틴으로 돌아온다. 모든 순간이 미니멀하고 극단의 효율이 지배하는만큼 쓸데없는 시간은 쓰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현실에 순응한 삶이지만 하루 자체는 옹골차다.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삶에서의 특별한 일이 있어야 행복하다기 보다는 나의 삶을 긍정하는 마음이야말로 그게 곧 행복일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의 삶은 극단의 공무원적 삶이다. 내일 무엇인가 특별한 일은 없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가 오래전 헤어진 가족을 만난 후 오열하는 것을 보면 그도 언젠가 과거에 큰 감정적 부침이 있었겠거니 생각이 든다. 큰 실패를 겪고 힘들어하다 뭔가 실패한 인생이어도 긍정할만한 거리를 찾아낸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뭔가 큰 꿈을 꾸지 않으니 더 성공할 기회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더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택한 것일지도 모르다. 이런 그의 모습을 현실에 굴복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의 삶을 재단하는 것은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그가 보여주는 긍정적인 모습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의 일에 대한 열정, 소소한 취미, 매일 먹는 음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자세 이거 말고 삶에 더 필요할 게 있겠는가. 있어봐야 번뇌만 쌓일 뿐이겠지.

 

 

 

2. 일상의 균열

 

브런치 글 이미지 2

 

항상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던 어느 날, 조카가 찾아온다거나 돈을 빌린 후배가 관둔다거나 단골집의 비밀을 알게 되는 등 새로운 사건이 그의 인생에 끼어든다. 그렇게 그의 일상의 루틴이 깨지면서 그는 약간의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가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올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의 삶은 더 윤택해질지도 모르겠다. 그의 삶은 안정적이긴 했지만 빈틈이 없어 생기는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가끔 이런 균열도 있어야 비로소 삶다운 삶을 사는 거겠지 싶다. 하지만 지루해보였던 루틴이 있어야 그의 삶이 중심을 잃지 않고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삶이란 개인이 정한 취향, 규칙으로 점철되면서도 가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균열 때문에 비로소 삶다운 삶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라도 부족해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그의 삶은 다분히 인간다운 삶일 것이다. 우연만 가득한 삶은 줏대가 없는 것이고 루틴만 가득한 삶은 생기가 없는 것이니 우연은 그의 인생에 생기가 되어줄 것이다.

 

 

 

 

 

 

 

3. 마지막 장면의 의미

 

브런치 글 이미지 3

 

나는 그의 울듯말듯하면서도 웃는 그 장면에서 과거에 대한 회한,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가 복합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에 대한 서글픔도 함께 느꼈달까. '인생이란 이런거 아니겠냐, 좋았다가도 슬퍼지는 게 인생이지, 그래서 삶이 살아볼만한 거겠지' 싶다. 그를 보면 난 맘붙일 직장의 중요성이 중요함을 느낀다. 직장은  자아를 실현하는 곳은 아니고 내 성향에 맞는 곳이어야 오래 정붙일 수있겠구나 생각한다.  그나마 질리지 않아서 오래 붙잡을 수 있는 업무를 찾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처럼 일상의 루틴을 좀 정하고 싶어졌다. 오늘 하루 쓸모없게 보냈다는 생각은 좀 덜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오늘 하루 내 루틴을 완료했으니 나는 아직 쓸모있다는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삶인데 누구보다도  나만의 인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 세상이 몰라줘도 내가 날 알아줘야 세상을 긍정할 수 있을 테니까. 그는 그런 걸 실행하는 사람이어서 화장실을 청소해도 행복한 것이다. 그게 참 부러웠다.

 

 

 

그가 여행을 나중에 가자고 하는 걸 보고 큰 꿈을 꾸지 않는구나 싶어서 야망이 없네 싶다가도 인생이 로또가 아님을 깨닫고 나의 길을 묵묵히 가는 삶도 나름 멋있어보이기도 했다. 지조가 있는 삶이 멋있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삶을 살아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는 것조차 본인의 몫인 것을 수용하는 태도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우연한 사건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내가 내 인생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마음, 히라야마의 그런 마인드는 확실히 눈여겨볼만 하다.

작성자 . Anonymoushilarious

출처 . https://brunch.co.kr/@lanayoo911/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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