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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Ha2023-02-27 22:40:18

사랑에 대한 믿음 - 영화 <더 웨일>

영화 <더 웨일> 리뷰

 

이 영화는 사랑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브렌든 프레이저

 

희망 혹은 사랑의 밝은 느낌은 결코 찾기 어려운 포스터와 트레일러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다면, 우리는 분명

주인공 찰리 역을 연기한 브랜든 프레이저의 말처럼

이 영화가 사랑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포주의

※ 해당 시사회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주인공 찰리는 살아있지만, 사실은 죽어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보조기 없이는 쉽게 일어날 수 없고, 혼자 힘으로는 떨어트린 핸드폰과 열쇠도 줍지 못하며 천장에 달린 손잡이 없이는 침대에 눕기조차 쉽지 않다.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망가져 버린 몸과 마음은, 그를 세상과 단절시킨 채 작은 아파트먼트의 소파 위에 가두어버렸다.

마치 망망대해처럼 깊고 어두운 그 속에 말이다.

 

영화 속 찰리의 삶을 통해서, 우리는 진짜 사람답게 '사는' 것과 겨우 '살아가지는' 것의 차이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마음 속 내적인 고통이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한 말이다. 찰리는 자신의 집에 방문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역겹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는데, 사실상 이는 스스로에 대한 짙은 자기 혐오가 깔려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삶이 전부 타의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 속에는 수많은 찰리 본인의 선택이 있었고, 그 속에서 느끼는 죄책감과 혼란, 갈등은 그를 더욱 괴롭게 하는 부분이다. 사랑을 찾아 가족을 두고 떠났던 본인의 이기적인 선택에 대한 죄책감과 결국 자기 삶의 전부였던 파트너를 잃은 고통 속에서 그는 오랜 시간 헤엄치게 되었다.

 

 

 

온라인 강의를 업으로 삼는 찰리는, 학생들에게 작문에 대한 강의를 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에세이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성' 이라며 끊임없이 이를 강조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카메라가 망가졌다는 거짓말과 꺼진 검은 화면 아래 본인의 모습을 숨길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의 마음 속에는 본인이 강조하는 진실성과 정직함으로부터 비롯된 당당함이 아닌 세상과 스스로의 삶에 대한 분노와 슬픔만이 가득찼을 뿐이다. 그렇게 분노에 찬 마음으로 노트북을 내던지는 순간, 그는 바깥 세상과 자신을 잇던 유일한 끈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분노에는 마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만도 같았던 피자 배달부의 존재가 큰 트리거가 되었다. 배달부는 매일 비슷한 시각, 같은 피자를 시키지만 모습은 드러내지 않는 찰리에 대해 은근한 걱정과 관심을 주었다. 문 앞에 피자를 놓으며 찰리의 안부를 묻고, 짧은 대화와 더불어 심지어는 통성명까지 한다. 하지만 찰리의 모습을 마주한 그가 내뱉은 탄식 한 마디는 벼랑 끝에 있던 찰리를 마침내 무너뜨린 순간이 되버린다. 결국 자신의 모습을 거부하는 세상의 모습을, 찰리는 그 배달부를 통해 확신한 것이다.

 

영화는 찰리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그들 간의 관계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속에는 서로 간의 구원과 사랑,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있다.

 

찰리는 발작으로 인해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죽음의 문턱에 닿을 때마다 소설 <모비딕>을 주제로 삼은 한 에세이를 읊고, 또 듣기를 원한다. 소설 속 주인공이 그 거대한 고래를 잡기 위해 삶을 다하는 것처럼, 어쩌면 찰리는 자기 삶의 고래를 찾고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서 잘 한 일이 단 하나라도 있음을 확인해야겠다고 절규하는 그의 대사는, 공허한 삶속에서 단 하나의 희망으로 삼아왔던 딸 엘리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을 보면, 찰리가 정말 자기 삶의 고래를 찾았는지, 마침내 구원을 얻게 되었는지는 어쩌면 확실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허나 확실한 건, 결국 삶에 대한 의지와 사랑에 대한 그의 믿음이 그를 다시 두 발로 일어서게 했다는 것이다. 온전히 그의 힘으로.

 

 

 

그의 재기를 알리는 작품이 등장했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배우로서 암흑기를 겪던 브렌던 프레이저가

이제는, 다시 두 발로 일어섰다.

 

 

 


 

 

 

작성자 . al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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