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3-10 14:21:09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 모음
<개들의 섬>, <퍼펙트 블루>, <돼지의 왕> 등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어느새 완연한 봄날씨가 찾아왔는데요, 주말에는 비도 오고 기온도 떨어진다고 하니 감기 들지 않게 조심하셔야겠습니다.
바쁜 한 주의 끄트머리, 오늘도 씨네랩은 여러분의 주말을 책임질 재미있는 영화추천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애들은 가라! 오늘은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 일곱 편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색감천재로 불리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개들의 섬>부터
여러 할리우드 영화 연출에 영향을 끼친 콘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 블루>까지!
다양한 소재와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국내외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개들의 섬(2018)
Isle of Dogs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톤, 코유 랜킨,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등
장르: 모험, 코미디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인류를 위협하는 개 독감이 퍼지자, 세상의 모든 개들은 쓰레기 섬으로 추방되고, 자신이 사랑하던 개를 잃은 소년은 개를 찾아 홀로 섬으로 떠난다. 소년은 그곳에서 다섯 마리의 특별한 개들을 만나게 되고, 함께 사라진 개를 찾아가는 그들 앞에 기상천외한 모험이 펼쳐지는데… 개를 사랑한 소년, 소년을 사랑한 개 남다른 개들의 색다른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걘 겨우 12살이니까.
우린 애들을 좋아하잖아.

영화 <개들의 섬>은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인 웨스 앤더슨 감독의 두 번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견류 독감'의 영향으로 전국의 모든 개들을 쓰레기 섬으로 추방시킨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했으며, 2018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 개막작 및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은곰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는데요, 영화는 사랑하는 개 '스파츠'를 찾아 나선 소년 '아타리'와 그를 돕는 다섯 마리의 개들을 주인공으로 했으며 독창적인 컬러감과 구도로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던 웨스 앤더슨 감독이기에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답게 <개들의 섬>은 디테일에 있어서 엄청난 놀라움을 자아내는데요, 캐릭터들의 표정과 움직임, 배경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정교한 작업을 위해 3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러닝타임 101분을 위해 무려 144,000개의 스틸을 이어 붙였으며, 1초에 24 프레임을 구현하는 기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on ones' 기법과 달리 움직임이 다소 딱딱하고 불온전한 느낌의 'on twos' 기법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초밥을 만드는 장면 하나에 15주가 소요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비주얼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 따뜻하면서도 감독 특유의 블랙 유머가 적절히 섞여 들어간 스토리텔링 또한 이 영화의 큰 매력입니다. 인간과 개의 교감을 섬세하게 다뤄 애견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가슴 찡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웨스 앤더슨을 좋아하신다면 그의 또 다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인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또한 추천드립니다.
퍼펙트 블루(1997)
Perfect Blue

감독: 곤 사토시
출연: 이와오 준코, 마츠모토 리카, 치즈 신파치, 오쿠라 마사아키 등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81분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는 있지만 내리막길만 남아 있는 일본의 소녀 아이돌 그룹 ‘참’의 리더 격인 미마. 롱런을 위해 에이전시로부터 배우로의 전업을 권유받고 그룹을 탈퇴한다. 광적인 팬의 위협도 위협이지만 핑크빛 공주 의상을 입는 자신에 익숙했던 그녀에겐 갑자기 강간신을 찍는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힘겨운 일. 시골에서 올라온 자연인으로서의 그녀가 진짜 그녀일까? 아니면 아이돌 스타로서의 그녀가 진짜 그녀일까? 혹은 누드사진을 찍는 그녀가 진짜일까?
1초 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어째서 동일인이란 걸 안다고 생각해?
단지 기억의 연속성. 그것 만에 기대어
우리들은 일관된 자기 동일성이라는 환상을 만들어 내고 있어.

영화 <퍼펙트 블루>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곤 사토시 감독의 1997년작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곤 사토시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데요, 아이돌 그룹 '참'의 멤버였던 '미마'가 아이돌 그룹을 탈퇴하고 배우로서 경력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어차피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동화(動畵)를 많이 쓸 수 없으니 움직임이 아닌 미술과 연출로 승부를 걸자고 생각했다고 하며, 결과적으로 작화와 연출 면에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거론되는 작품이 되어 애니메이션에서 연출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감독은 '상상과 일상의 융합'이라는 테마를 반복적으로 사용, 다양한 명작을 많이 배출해 냈습니다.
최근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더 웨일>이 개봉을 했는데요, 애러노프스키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팬인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만 그중에서도 특히 <퍼펙트 블루>를 종종 오마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영화들 중 <레퀴엠 포 어 드림>, <블랙 스완> 등에서 <퍼펙트 블루>와 거의 유사하게 연출된 장면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2001년에는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퍼펙트 블루>의 리메이크 판권을 사려다 결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답니다.
파프리카(2007)
Paprika

감독: 곤 사토시
출연: 하야시바라 메구미, 후루야 토루, 야마데라 코이치 등
장르: 미스터리, SF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0분
29살의 정신과 치료사 치바 아츠코에게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다. 바로 18살의 대담무쌍한 꿈 탐정 파프리카이다. 파프리카는 사람들의 꿈속에 들어가 그들의 무의식에 동조함으로써 환자의 불안과 신경증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한다. 어느 날, 치바의 연구소에서 개발 중이던 혁명적인 정신치료장치 DC-MINI의 프로토타입이 도난당하고 조수마저 실종된다. 장치를 찾아 나선 치바는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지? 파프리카는 내 분신이잖아.
- 아츠코가 내 분신이라는 발상은 못 하나 봐?

영화 <파프리카>는 위에서 소개해드린 <퍼펙트 블루>를 만들기도 했던 곤 사토시 감독의 유작입니다. 이 작품의 제작 이후 감독은 췌장암이 발병해 투병 생활을 하다 2010년 사망해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는데요, <파프리카> 역시 <퍼펙트 블루>와 마찬가지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파프리카>의 원작자이자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자이기도 한 츠츠이 야스타카 본인이 해당 작품을 사토시가 영화화해 주길 원했으며, 원작 소설보다 더 확장된 상상력과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력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이중인격의 인물, 악몽에 시달리는 현대인, 꿈의 영역까지 도달한 과학, 현실과 꿈의 뒤섞임 등 많은 것을 다루고 있는데요, SF와 미스터리, 스릴러와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믹스에 여느 영화 못지않은 탄탄한 구조와 감독 특유의 탁월한 작화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물리적 경계가 없는 매체인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영화로,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화면구성이 관객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합니다. 앞서 <퍼펙트 블루>를 오마주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화들을 언급드렸었데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과 <파프리카>의 기초 설정 및 장면들의 유사성 또한 영화팬들 사이에 꾸준히 회자되는 이야기랍니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2022)
Pinocchio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이완 맥그리거, 크리스토프 왈츠, 틸다 스윈튼, 케이트 블란쳇 등
장르: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7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목각 인형 피노키오의 마법 같은 모험. 오스카 수상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의 손에서 고전 동화가 새롭게 재탄생했다. 생명을 얻은 목각 인형의 이야기가 놀라운 스톱모션 뮤지컬로 스크린에 펼쳐진다.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 생명을 불어넣는 강력한 사랑의 힘이 펼쳐진다.
삶이 귀하고 의미 있는 건
그 삶이 짧기 때문이야.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는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을 연출했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으며, 스트리밍에 앞서 사전 공개되었던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압도적인 호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원작 동화 피노키오의 맥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인 '전쟁'과의 연결고리가 자연스러워 감독만의 새로운 버전의 피노키오가 탄생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영화 곳곳에 심어 둔 사회적인 풍자와 은유적인 메시지, 원작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생의 교훈과 소중함이 버무려져 마냥 아름답지만 않으면서도 따뜻한 작품이라는 평입니다.
감독의 전작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는 본래 몽환적이고 기괴한 분위기가 판타지적 세계관에 녹아들어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이는 감독입니다. 피노키오를 만들면서도 행복한 분위기보다는 기괴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는데요, 원작 소설의 무서운 면에 더 이끌렸으며 자신만의 피노키오를 만들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만의 피노키오가 완성되어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걸작이 탄생할 수 있었으며, 올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치코와 리타(2010)
Chico & Rita

감독: 하비에르 마리스칼, 페르난도 트루에바, 토노 에란도
출연: 에만 소르 오냐, 리마라 메니시스, 마리오 구에라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3분
1948년 쿠바의 하바나, 야망에 찬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치코는 어느 날 밤 클럽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리타와 만난다. 젊음과 재능으로 빛나는 그들은 곧 사랑에 빠지지만 열정과 욕망, 질투와 오해가 뒤엉키며 안타까운 이별을 맞이한다. 그리고 네온사인 화려한 기회의 도시 뉴욕, 이제 막 그곳에 발을 디딘 치코는 스타로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리타와 재회하게 되는데… 하바나에서 뉴욕 그리고 파리, 할리우드, 라스베이거스까지, 사랑과 꿈을 좇는 그들의 뜨거운 여정이 펼쳐진다.
나도 당신을 모르지만 내 평생
당신을 기다려 온 것 같은 느낌이야.

영화 <치코와 리타>는 2012년에 개봉한 스페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1992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페르난도 트루에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하비에르 마리스칼, 토노 에란도가 공동 연출했으며 쿠바의 재즈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음악을 맡은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소개되어 대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1950년대의 쿠바,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의 장소를 오가며 펼쳐지는 아름다운 재즈 선율이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작화를 맡은 하비에르 마리스칼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마스코트 '코비'를 디자인한 천재 아티스트로, 투박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일러스트에서 스페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쿠바의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재즈 선율이 영화 내 흘러 귀를 즐겁게 하며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벤 웹스터, 냇 킹 콜 같은 재즈 명장들이 영화 속 캐릭터로 등장해 영화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음악을 사랑하는 어른의 연애를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돼지의 왕(2011)
The King of Pigs

감독: 연상호
출연: 양익준, 오정세, 김혜나, 박희본 등
장르: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6분
회사 부도 후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인한 ‘경민(목소리 오정세)’은 자신의 분노를 감추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종석(목소리 양익준)’을 찾아 나선다. 소설가가 되지 못해 자서전 대필작가로 근근이 먹고사는 종석은 15년 만에 찾아온 경민의 방문에 당황한다. 경민은 무시당하고 짓밟혀 지우고 싶었던 중학교 시절과 자신들의 우상이었던 '철이(목소리 김혜나)' 이야기를 종석에게 꺼낸다. 그리고 경민은 학창 시절의 교정으로 종석을 이끌어, 15년 전 그날의 충격적인 진실을 밝히려 하는데...
이곳은 얼음처럼 차가운 아스팔트와
그보다 더 차가운 육신이 나뒹구는...
세상이다.

영화 <돼지의 왕>은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잔혹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성인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부산행>, <정이> 등으로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도 연출력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본격적으로 그를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소 거칠고 현실적인 삽화체 그림이 특징이며 불편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일부러 불편함을 느끼게끔 디자인한 그림체라고 합니다. 매우 잔혹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어린 학생들 간의 학교폭력과 독재권력에 대한 풍자, 사회적 부조리함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돼지의 왕>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받았고, 에든버러 국제 영화제, 시드니 영화제, 파리 시네마 영화제, 몬트리올 판타지아 장르 영화제 등에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2022년에는 해당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가 제작되었는데요,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등이 출연하였으며 원작 이상의 잔혹한 수위와 묘사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린 학생들 간에 일어나는 잔인한 학교폭력과 이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 모르쇠로 일관하는 어른들은 영화가 개봉한 지 1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보다 강력한 규제와 관심이 필요한 상황, 학교폭력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파닥파닥(2012)
Padak

감독: 이대희
출연: 시영준, 김현지, 안영미, 현경수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78분
자유롭게 바닷속을 가르던 바다 출신 고등어 '파닥파닥'. 어느 날, 그물에 잡혀 횟집 수족관에 들어가게 된다. 죽음이 예정된 그곳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올드 넙치'. 그는 자신만의 생존비법(?)으로 양어장 출신의 다른 물고기들의 신망을 받는 권력자다. 바다로 돌아갈 꿈을 버리지 않고 탈출을 시도하는 '파닥파닥'으로 인해 수족관의 평화는 깨지고, '올드 넙치'와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데... 바다를 향한 고등어 '파닥파닥'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너희들은 이미 죽은 거야.
여기 들어온 이상 이미 죽은 거라고!

마지막으로 추천드릴 작품 역시 국내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인데요, 개봉 전부터 각종 영화제로부터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경쟁 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주목받았던 영화 <파닥파닥>입니다. <파닥파닥>은 드라마와 뮤지컬이 결합된 일종의 뮤직드라마의 형식을 갖춘 애니메이션 영화로, 횟집 수족관에 갇혀버린 바다 출신 고등어 '파닥파닥'이 자유를 갈망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아닌 전문 성우들이 더빙을 한 것이 특징인데요, 극 중 뮤지컬 부문에서도 성우들이 모든 노래를 직접 불렀으며 한국 독립 영화의 애니메이션에서 배우가 아닌 성우들이 캐스팅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네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횟집 수족관은 마치 계급화와 서열화가 만연한 관료주의 인간사회를 축소해 놓은 듯한 공간으로 표현되며, 기회주의자, 냉소주의자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군상들이 물고기의 얼굴을 하고 등장합니다. 수족관의 보이지 않는 벽에 스스로를 가둬두고 현실에 안주하는 물고기들의 모습을 통해서는 꿈을 잊고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영화로, 꽤나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한 연출과 음침한 분위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작품입니다. 12세 관람가로 책정되어 있으나 15세 이상 관람, 나아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로 개봉했어도 납득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수준이라 발랄한 콘셉트의 마케팅에 낚인 것을 후회한 가족 관람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총 일곱 편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즐겁고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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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위에 도전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가장 권위 있는 TV 시상식으로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오로지 한국어로만 이루어진 드라마로, 매우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 시리즈 사상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였는데요. 미국 대표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지가 확인한 결과, 이 서바이벌 드라마는 한국어 드라마 최초로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대에 오를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아카데미 대변인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이 한국어 드라마이긴 하지만, 미국 회사인 '넷플릭스'의 지휘 하에 제작된 드라마이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배포될 목적으로 만들어졌기에 프라임타임 에미 레이스에 참가할 자격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제작된 "오징어 게임"은 국제 시상식에 나갈 자격은 취득하였지만, 에미 측의 이중 수령을 방지하는 규정에 의하여, L.A의 TV 아카데미 혹은 뉴욕의 국제 TV 예술 과학 아카데미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TV 아카데미 측에서 규정한 바에 의하면, "외국 TV 시리즈 제작은 미국 본토와 외국 파트너들 사이의 공동 제작이 아니거나, 미국 텔레비전에 보여질 목적이 없다면 아카데미의 자격이 없다"고 하는데요. 영어가 아닌 외국어가 50% 이상 나오는 TV 시리즈의 경우, 제작부터 배포까지 모든 성과를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오징어 게임"에 매료된 해외 팬들은 이 시리즈가 <기생충>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이라는 기대에 차있는데요.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오스카 시상식에서 취우수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보다 훨씬 적은 참가자를 제치기만 하면 되는 "오징어 게임"의 수상 경쟁력은 매우 높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해외에서 매우 독창적인 TV 시리즈라 평가받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보수적인 아카데미의 장르 기준을 뛰어넘어야 하는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는데요. 이미 "왕좌의 게임", "러브크래프트 컨트리" 등의 수상을 통해 그 기준이 넓혀지긴 했지만, 그와는 결을 달리하는 "오징어 게임"이 과연, 새 지평을 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에미상을 시험해 볼 것 같은데요. 이에 따라, 에미상은 물론, SAG Awards, 크리틱스 초이스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상 등의 레이스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TV 시장이 OTT의 급부상과 함께 빠르게 변모함에 따라, 자연스레 TV 시상식 또한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요. 미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며, 프라임타임 에미와 인터내셔널 에미 사이를 확실하게 구분 지었던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외국 TV 시리즈 제작에 대한 정의는 국제 공동 제작 시대에 매우 까다로워졌는데요. 시리즈가 100% 영어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프라임타임 에미에 진입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역시 보통 비영어 프로그램의 경우 인터내셔널 에미에 출품하곤 했습니다.
프라임타임 에미상은 현재 비영어 프로그램에 대한 부문이 없는 상태이지만, 언제까지나 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영어 이외의 언어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프라임타임 에미에서 비영어권 작품의 수상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과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기생충>에 이어 북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의 시상대에 오를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 결과를 함께 지켜보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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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마블이 오답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최근 마블 스튜디오 성적이 부진했던 것, 특히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개봉하는 작품들 거의 모두 마블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영화를 좋아하는 씨네필들에게도, 평단에게도 실망감을 선사한 것은 통계적으로도 볼 수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억지스러운 PC주의, PC주의가 들어간 영화는 무조건 실패한다.'와 같은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마블이 새로운 장을 열면서 전과는 또다른, 조금 더 깊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그 과정에서 PC주의를 영화 속에 넣은 것으로 추측되나, 의도가 어찌되었든 모든 이들에게 실망감을 사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마블의 이러한 연이은 실패의 이유에 PC주의에 대한 무분별한 탓, 무조건적인 비난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마블이 지금처럼 부진한 성적을 받고 있는 데엔 '설득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단순 우주에서 다중 우주로 뻗어져나가는 이야기의 흐름을 설득 못 시켜서, 세대 교체를 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새로운 배우,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했던 이유에 대해서 설득하지 못해서, 영화팬들에게 영화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OTT 서비스를 사용해서 자신들의 이야기 템포를 따라와줄 것을 설득시키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마치 마블의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고, 오답노트를 작성하면서 본인들의 과오를 하나씩 수정해나가는 영화로 보인다.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그 점을 보완하고, OTT 서비스를 무조건적으로 강요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고 싶게 만드는, 마치 마블의 영광스러웠던 시대의 희망 의 뿌리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이었다.
영화의 이야기는 물론 마블 시리즈의 한 작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작들의 이야기에서 이어지고,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작품들에서도 이어진다. 마블 스튜디오 또한 영화 <아이언맨1> 개봉 이후 1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동안 쌓여왔던 작품들이 꽤 많고, 또 그만큼 이야기가 매우 깊어졌다. 이에 더해,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가 가세해 마블 스튜디오의 전반적인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있어 그 양은 갈 수록 비대해졌다. 그렇기에 최근 많은 이들이 마블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면 설레는 기대보다 "전작들 못 봤는데, 못 따라가면 어떡하지? 돈 낭비하는 거 아니야?"라는 우려 섞인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이 점을 과소평가했던 것인지, 실제로 최근 마블 스튜디오는 이런 점에서 날 선 비판을 받고 있었다. 이를 드디어 깨달은 것인지,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작품 내에 전작들의 설정들을 친절하고, 설득력있게 제시했고, 전작들을 보지 않았던 관객들에게도, 전작들을 모두 섭렵한 관객들에게도 꽤나 만족스러운 작품을 제시했다. 또한 이전 작품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까지도 불어 넣어, 이전 작품들에 대한 반성문만이 아닌 개선과 포부가 담긴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 액션 영화에 비법 양념을 더해 마블만의 맛을 내다.
장르가 액션인 영화에서 가장 실망스러울 때는 바로 액션마저 별로일 때이다. 액션 장르 영화에서 이야기가 아무리 엉망이어도 액션이 수준급이라면, 최악은 면할 수 있는 것이 액션 장르의 힘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전에 먹어봤던 맛있는 맛의 액션에 새로운 맛을 한 숟갈 더한다. 작품 속 등장하는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는 이전 작품들의 "스티브 로저스"의 캡틴이 아니라 "팔콘"의 캡틴이기 때문에, 전작들의 시원하고 파워풀한 액션씬보다는 윙슈트를 이용한 화려한 곡예비행과 날개 및 기타 파츠들을 이용한 볼거리 많은 액션을 보여준다. 또한 빌런으로서 2008년 작품,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에 등장한 "사무엘 스턴스"와 "썬더볼트 로스"이자 "레드 헐크"를 등장시키는데, "캡틴 아메리카"의 아쉬운 파워풀한 액션을 "레드 헐크"가 채워준다는 데에서 빌런과 히어로이지만 작품의 깊이감을 위해 상보적인 존재로서 장면들을 만들어간다. 또한 '서펀트 소사이어티'라는 새로운 집단을 등장시키면서 "캡틴 아메리카"의 액션을 선보이기 위한 발사대로서 꽤 좋은 역할을 수행한다.
영화는 또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스파이물, 추리물과 같은 장르적 특징을 띄기도 한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억울한 이의 누명을 벗겨주어야 한다는 "캡틴 아메리카"의 사명감과 친구와의 의리로 임무를 수행하는데, 여느 스파이 장르 영화가 그렇듯 정부와의 갈등을 보여주게 된다. 또한 단순 빌런과 입체적인 면을 지닌 빌런을 공존시키고, 빌런의 등장을 지속적으로 암시하면서 극의 긴장감을 더해갔다. 이 과정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슈트를 입지 않은 채 맨몸 액션을 선보이는데, 별다른 초능력은 없지만, 영웅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강력한 악당들에게 맡서는 한 인간의 의로운 모습을 영화는 강조한다.
마블 시리즈 내에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인물들은 많지만 실제로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액션을 펼치고, 임무를 수행했던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영화는 그동안 못했던 한을 푸는 것인지, 고공 액션을 굉장히 훌륭하게 선보이고, 그의 슈트를 최대한 활용한 액션씬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마블의 창의력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액션의 화려함, 그 창의성을 더욱 돋보이기 위해 중간 슬로우 모션을 활용하였는데, 이 또한 멋있으면서 재밌게 다가왔고, 이를 남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었다 보여진다.
'팔콘'의 "캡틴 아메리카"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팔콘과 윈터솔져>에서부터 비롯되었는데, 그때부터 그가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의 걱정거리였다. "갈수록 강력했지는 빌런들을 아무리 방패와 최첨단 윙슈트가 있다고 한들 한낱 인간에 불과한 영웅이 이길 수 있을까?" 영화는 이런 의문을 부정하거나 피하지 않고 정면에서 맞서 싸운다. 영화 속엔 '혈청 맞을걸'와 같은 대사가 빈번히 등장한다. 작품 내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스스로도 자신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아 그 한계에 아쉬움을 표하고, 영화 자체적으로도 그의 갈비뼈가 부려졌다는 대사를 빈번히 사용하거나, 팔에 깁스를 한 것을 보여주면서 히어로 영화에서 잘 볼 수 없었던 히어로의 신체적 아픔을 드러내는 장면들을 의도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을 히어로에 대한 응원과 공감으로 승화시키고, 힘이 강력해서 영웅인게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영웅이기 때문에 영웅인 인물에게 그를 기대하게 한다.
- 마블이 생각했던 '영웅이란', 소를 잃은 후에야 설득의 시간을 가지다.
앞서 이야기 했듯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를 강력한 영웅일 때에는 멋지고, 힘쎈 인물처럼 묘사하지만, 슈트나 방패가 없을 때엔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점을 굉장히 의도적이고,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심지어 영화의 종반부 마지막 액션씬에선 "레드 헐크"에게 붙잡혀 날개를 뜯기는 "캡틴 아메리카"는 영웅에게 좀처럼 들기 힘든 감정인 '불쌍함'이 생각났다. 영화는 영웅의 어쩌면 나약해보일 수 있는 장면을 과감하게 보여주면서 단순히 힘이 세거나, 무술을 잘하거나, 최고의 기술력이 있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직접적으로 응한다. "스티브 로저스"의 캡틴 아메리카와 "팔콘"의 캡틴 아메리카를 비교하면서 앞선 이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희망을 주었다면, 그는 사람들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는 대사를 통해, 본인들이 해석한 "캡틴 아메리카"를 관객들에게 설득시킨다. 또한 "캡틴 아메리카"의 불굴의 의지를 언급하면서 그가 영웅인 이유를 대사를 통해 설명하는데, 이 또한 관객들의 우려와 걱정을 아주 말끔하게 씻어내는 좋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마블은 앞선 작품들에서 관객들의 걱정과 우려를 어찌 보면 이해해줬으면 하는 식의 태도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은 만들고 싶은 세계관을 만들테니 이를 그저 관객들이 이해하고, 따라만 와줬으면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말이다. 하지만 본 작품을 통해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이해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을 설득시키고, 그들의 손을 붙잡고 세계관을 안내시켜야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영화는 또한 이야기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의 플롯을 곁들였다. 영화 <이터널스> 이후 등장한 새로운 광물을 두고 세계 강국들이 이를 차지하기 위해 협의하고, 조약을 맺으려 하며, 광물 때문에 전쟁까지도 이어질 뻔했던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을 제시하는데, 이는 실제 강국들의 석유와 석탄을 두고 경쟁했던 시기를 다루는 것 같아 서사의 깊이감이 더해졌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의 눈치싸움, 비자금을 사용했다는 정황 등의 이야기들을 히어로 영화에 접목시켰으며, 이를 "캡틴 아메리카"가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직접 투입하여 몸을 던져 싸우기도 하면서 동시에 작중 빌런이자 누구보다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인물의 입체적인 면을 덧붙여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이 묘미는 단순히 나쁜 이가 세상을 어지럽히자 조국의 영웅이 무찔러 해결한다는 데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기본 바탕에 '친구', '가족', '스파이', '신념과 의지' 등을 붙인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본 작품은 "캡틴 아메리카"의 사이드킥을 통해 친구를, "썬더볼츠 로스"를 통해 가족과 최종 빌런의 묘략에도 조국에 대한 신념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늦은 것이다. 빨리 시작하길 바란다."라는 개그맨 박명수의 명언 모음집 중 하나가 생각난다. 어쩌면 마블은 정말 늦은 것일지 모른다. 너무 많은 팬들이 등을 돌렸고, 팬 유망주들 또한 너무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나서지 못하고 있고, 평단마저 더이상 마블 영화를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필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을 달리 생각한다. 잃었더라도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해 외양간을 고치는 점에 위안을 보낸다는 입장이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완벽히 장점만을 지닌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속도가 너무 빨랐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그 메시지들이 너무도 의도적이라 부담스러우면서 동시에 그 나머지 점들을 챙기지는 못했다는 장점이자 단점도 있었고, 영화의 종반부를 너무 성급하게 끝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럼에도 본 작품을 통해 그들이 드디어 외양간을 고치려는 의도를 볼 수 있었고, 스스로 오답노트를 작성하면서 곧 있을 최종장을 향해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 또한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다시 필자는 마블에게 희망을 걸고, 그들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어느날 친구가 필자에게 아직도 마블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냐고 물어본 적 있다. 이에 필자는 아직 머리를 밀봉하기 전이라고 대답했다. 아직 필자는 머리를 밀봉하고 싶지 않다. 마블의 그간 행보가 맘에 들어서도, 그들의 연이은 악수를 무조건 응원해서도 아니다. 그저 마블 스튜디오 작품엔 필자의 어린 시절이 담겨있고, 함께 성장해나갔다는 생각에 메타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블은 이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아직 필자와 같은 팬들이 남아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리고 이 팬들을 더이상 실망시키지 않아줬으면 한다. 그들의 행보를 꾸준히, 계속해서, 아직까지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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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데기의 결말
도리언 그레이의 첫 묘사는 손때가 묻지 않은 연약함에서부터 출발한다. 그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는 그저 순진무구한 한 청년이었을 뿐이다.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던 한 청년이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로 인해 어떻게 악의 화신이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위 분석은 도리언 그레이는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가 도리언 그레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어린아이가 자아를 찾아나가는 관점과 관련 있다는 가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One and only 사랑은 없다. 당신의 착각이었을 뿐
그는 시빌 베인 자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시빌 베인이 연기한 캐릭터들, 그녀의 연기력, 즉, 그녀의 재능을 사랑한 것이었다. 그녀의 출중한 연기력으로 그녀가 표현해낸 줄리엣, 이모겐을 사랑한 것이다. 그녀는 도리언의 완벽한 외모에서 비롯된 그의 아름다움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갈구했다면, 그는 그녀의 연기만을 사랑한 것이다. 결국 그들은 서로의 내면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겉껍데기를 사랑했다.
그녀에게 이별을 고하고 난 뒤, 배실 홀 워드의 초상화가 일그러지는 모습을 확인한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의 아름다운 젊음에 대한 찬미가 담긴 초상화에 대해서 진절머리를 느끼게 된다. 시빌 베인에 대한 증오심으로 인해 완전무결하고,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를 완벽히 그려낸 초상화가 흉측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배실 홀 워드의 초상화는 그의 내면을 반영하는 거울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도리언의 초상화는 그의 인생이 담겼고, 그의 영혼이 담겨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리언은 자신의 완전무결한 모습에 취해서 초상화에서 보이는 자신의 늙고, 흉측한 모습은 애초에 보고 싶어 하지도 않기 때문에 시빌 베인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더 이상 내면이 아름답지 않은 자신의 초상화를 다락방에 가두어 버리는 선택을 하고야 만다.
이처럼 배실의 초상화는 도리언의 인생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면서 도리언의 잘생긴 외모라는 가면 아래 남들에게 인식되지 못하고 있던 악한 모습도 포함하고 있는 어쩌면 도리안의 진실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도리언은 배실에게 페로몬을 흩뿌려 이성을 마비시킨다. 그래서 도리언에게 있어서 배실은 이성보다는 선에 기반한 감성을 더 자극하는 사람으로, 도리언의 나르시시즘을 발현시키는 것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는 도리언이 헨리와의 쾌락적이고, 비관주의적인 토론을 하는 것보다는 아름다운 것들에 감탄하고, 그의 젊음을 찬미하기에만 바쁘다. 이런 배실의 탐닉적인 모습은 자신이 그린 초상화가 일그러져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비로소 무너지게 된다.
또다른 등장인물, 헨리 워튼 경은 도리언 그레이에게 “사상적인 분신”의 역할을 한 사람으로서 배신을 도리언에게 아름다움을 고취시킨 사람이라면, 헨리 워튼 경은 도리언의 악한 욕망에 눈 뜨도록 이끌어준 인물이다. 바질은 선에 입각한 인물이었다면 헨리 워튼 경은 사탄과도 같은 존재이다. 도리언에게 쾌락주의적 사상을 본의 아니게 주입시키는 인물로서 정신적으로 도리언 그레이를 망가뜨린 인물이다. 그의 상징적 이미지는 실낙원에서 선량한 아담과 이브를 고통의 세계로 이끈 뱀(serpent)의 이미지와 상통한다.
그리고 그는 영혼과 육체의 상관관계는 인간의 충동적인 결정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하는 부분으로 앞으로 도리언 그레이가 어떠한 충동적인 결정으로 크나큰 비극을 맞게 되는지에 대한 암시를 보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혼은 정말 몸 안에 존재하냐고 질문하는 부분은 구절은 이후 도리언 그레이가 영원한 젊음을 위해서 영혼을 파는 부분을 연상시키면서 더 이상 도리언 몸에 있지 않은 도리언 진짜 영혼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도리언의 추악한 본능을 담은 매개체는 도리언의 몸이 아니라 도리언을 그려낸 초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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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한 사랑 이후 식어버리는 사랑과 이끌림에 대해서 보여주는 영화!
프랑스 파리, 13구의 높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중에 대만계 프랑스인 에밀리는 파리대학교 정치학부를 나왔지만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카미유라는 흑인 남자가 룸메이트를 찾고 있다면서 다가온다. 첫 만남부터 강렬히 끌렸는지 격렬하게 섹스를 한다. 카미유의 정체는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이다. 둘은 같이 사랑을 나누며 지내지만 카미유에게는 다른 여자가 있으며 에밀리의 집으로 들어와 잠자리를 나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후로 둘의 사이는 멀어지고 헤어진다. 한편 노라라는 여자는 파리대학교 2학년 법학과 학생이다. 그녀는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금색 가발을 쓰고 클럽 파티에 참가하지만 야한 방송을 하는 BJ와 닮았다는 이유로 어느새 소문이 빠르게 퍼져 놀림감이 되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둔다. 이 사건이 지나 시간이 흐른 후에 에밀리는 부동산 중개 일을 찾으러 간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채용하려는 사람은 놀랍게도 에밀리의 전 애인이었던 카미유였다. 둘은 같은 일을 하며 사랑에 빠지지만 마음의 상처가 큰 에밀리는 성관계를 피하려고 하는데...
사랑에 금세 빠지는 '금사빠'들이
보면 좋을 야한 영화!
만남에 강렬한 사랑을 나누지만 금방 식어버리기도 하는 게 사랑이란 말인가?
불꽃처럼 강렬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
첫 만남부터 강렬한 사랑을 나눈 에밀리와 카미유는 어느샌가 식어버린 사랑을 하게 된다. 사실 카미유가 바람둥이였으며 그런 모습에 분노한 에밀리였기에 처음 만났을 때처럼 강한 이끌림도 없어진다. 이 둘은 헤어지면서 전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려 각자의 길을 간다. 사실은 에밀리도 다른 남자들을 찾으며 원나잇을 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괜히 있지 않듯이 클럽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와 섹스를 하고 마약을 했다. 그녀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카미유는 자신의 직장 여자 동료와 섹스를 하고 있었으며 신음 소리가 너무나 커서인지 귀를 막는다. 룸메이트였던 카미유가 떠나자 에밀리는 중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하며 원나잇을 목적으로 하는 남자들과 만난다. 시간이 지나고 카미유 또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마음속에 상처를 담아둔 노라를 만나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은 헤어진다. 이들이 나눈 불꽃처럼 강렬한 사랑이 서서히 식어가는 것을 보여주며 쾌락을 위해 하게 된 섹스는 오래가는 사랑이 아닌 잠시뿐인 사랑이란 걸 이 영화는 보여준다.
강렬한 사랑을 나누다가
서서히 식어가는 사랑을 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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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이 오징어 게임을 멈출 수 있나요?'라는 질문
편하지 않은 하루하루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남자 성기훈(이정재)이다. 수중에 456억이 있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455명이 죽은 기억이 잊혀지지 않은 채로 그렇게 떠다닌다. 그렇게 바라던 큰 돈이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성기훈. 다시 양복남(공유)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한다. 2년간 성기훈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딱지치기를 하던 그 때를 떠올리던 성기훈. 사람까지 풀어 양복남을 찾았지만 결과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여지없이 성기훈의 머릿속에는 양복남이 있었다. 간절히 찾았던 바람이 통한 걸까? 성기훈이 고용한 사람들이 양복남을 찾았다고 제보한다. 양복남을 추적하는 성기훈. 기훈은 준비가 돼 있었다. 양복남과 성기훈이 대면한다. 원하는게 뭐냐고 묻는 양복남. 성기훈은 양복남에게 ‘게임을 멈추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성기훈은 어렵지 않게 그 게임을 멈추는 방법으로 ‘오징어 게임의 재참가’라는 방안을 고안해낸다. 게임으로 성기훈을 초대하는 프론트맨(이병헌). 성기훈의 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과연 기훈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까?
키치한 향 그대로
이 <오징어 게임 2>는 전작이 구사했던 장점을 그대로 이어갔다. 전작이 대단히 신선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간단한 룰 하에 다양한 장점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가령 가장 첫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예로 들어본다. 한국의 시청자들 입장에서 이 게임의 룰을 이해하는 건 너무나도 쉽다. 움직이는 사람이 술래가 된다는 것 자체는 우리 어릴 때 한 번쯤 친구들과 해봤을 것이다. 여기서 영희의 눈 움직이는 기괴한 이미지와 이 장소에서 사람이 죽는다는 사건으로 게임에 차이점을 두면서 인형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움직이면 죽는다는 간단한 서스펜스가 1화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 두가지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사실상 상징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간단한 게임 규칙 덕에 인간에 집중하기 쉽다. 가령 시즌1 에서 장덕수(허성태)와 한미녀(김주령)과의 관계 묘사에는 게임 룰을 설명하지 않음으로서 따라오는 것이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2>는 시리즈를 계승하며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영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그대로 계승하며 서슬퍼런 서스펜스를 이어가나 싶더니 O와 X라는 직관적인 도형으로 다시 한 번 이 현대사회를 가로지르는 규칙(민주주의)에 도전한다. 간단하고 쉬운 이미지에 생사가 갈려있다는 기괴한 서스펜스가 드라마의 동력이 된다는 전편의 특징을 승계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전편에 비해 더 나아진 부분도 있다. 전편 1편에서 다룬 것은 ‘이 사회가 곧 게임과도 같다’라는 비유였다. 감독은 밖으로 나가도 지옥이고 게임 안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절묘하게 보여준다. 글쓴이는 이 시즌 2에서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더 확장시켰다고 보는 쪽이다. O와 X라는 직관적인 이미지로 사람을 나눈다. 그리고 그 투표가 캐릭터간의 희비가 엇갈린다. 받아들이기도 쉬운데 그 결과마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자연스레 투표가 이 게임에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자기가 선택한 것 아닌 결과도 감내해야 하는 것이 투표의 성질이라고 설명하는 셈이다. 이 투표에 관한 부분은 당연히 우리 현실을 비출 수 밖에 없다. 과연 우리는 O와 X말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여기에 덧붙여 황동혁 감독은 게임으로도 주제의식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둥글게 둥글게’ 게임 같은 경우를 생각해본다. 이 게임은 인원 수대로 짝을 짓는 게임이다. 짝을 못 지으면 죽는다. 글쓴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짝짓기’라는 행위 그 자체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장금자(강애심)처럼 노년인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김영미(김시은)처럼 이 게임에 주눅들어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주최자들은 각기 다른 다양성을 어떻게 고려하고 있을까? 겉으로는 민주적이고 선택을 존중하는 척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게임의 패자들은 살해당한다. 아예 패자로 낙인찍어 재기할 가능성조차 주지 않는것이다. 후술하겠지만 이 드라마의 주제의식중 하나가 세상을 가로지르는 기준이라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이런 비유가 드라마의 밀도를 높이는데 유효하다.
선을 가로짓다
이 드라마는 선(line)에 관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선’이며, 이는 인물들이 양자택일의 순간에 놓이게 되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O와 X를 사이에 두고 인물들이 선택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단순한 게임 룰이 아니라, 드라마 속 인물들이 맞닥뜨리는 도의적 선택과 맞닿아 있다. 즉, 이 선은 단순한 구분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과 도덕적 신념을 시험하는 도구로 작용하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선이 단순히 선과 악을 나누는 경계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 사이의 관계에 개입한다는 점이다. 친구 사이에서도, 가족 사이에서도 이 선택은 영향을 미친다. 이 영향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인간적이기 때문에 겪는 이 감정이 이 상황의 근원을 묻는다. 과연 우리 사회는 인간관계에서 온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명확한 경계를 긋는 것에 더 집착하는가?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갖는 중요한 의미 중 하나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선을 완벽하게 넘지 못한 세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캐릭터의 성격상 애매한 입장에 서 있다. 이 입장 때문에 극의 흐름을 바꾸는 선택지를 둔다. 이로 인해 선택의 무게를 더욱 절실하게 감당해야 했다. 이 점은 우리 개개인이 사회 시스템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개인의 욕망과 사회가 요구하는 질서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지를 고를 것인가? 이 선택이 우리 사회에 폭력적으로 작동하지는 않을까? 이 질문은 드라마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드라마는 성기훈과 프론트맨을 잇는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 인물은 1번과 456번이라는 수치상의 대비로도 구분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프론트맨은 성기훈의 안티테제로 기능한다. 왜? 그의 게임에 대한 태도가 성기훈이 가진 논리를 먼저 사용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성기훈은 자신의 논리가 옳다고 믿는다. 하지만 프론트맨 역시 오징어 게임이 필요한 이유에 나름의 사연이 있다. 이 관점에서, 두 사람이 가진 이 논리가 현실 사회에서도 타당할까? 그는 단순한 시민이지, 남의 삶을 판단하는 판사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프론트맨 역시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마치 정당한 일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성기훈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음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 드라마는 성기훈과 프론트맨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와 선택의 딜레마를 조명한다. 이들이 어디까지 같고, 어디에서 갈라지는가? 그리고 그 선은 과연 절대적인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시리즈의 원동력이 되며, 시청자로 하여금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앞에 선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
드라마의 장점만 언급했지만, 전작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도 남는다. 황준호와 선장이 이끄는 이야기는 기대만큼 흥미롭지 않았고, 노을(박규영)이라는 캐릭터는 이 게임의 틀과도 같은 역할이라는 점에서 장르적으로나 주제적으로나 중요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메인 플롯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했다. 또한, 명기(임시완)의 캐릭터는 시즌 3의 결말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기능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유명 유튜버라는 설정이 서사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준희(조유리)와의 관계 역시 다소 모호하게 그려져, 두 인물의 미래가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특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에피소드 7은 시즌 2가 시즌 3에 종속되는 느낌을 주며 급전개로 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2는 시즌 1만큼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의 전통을 잘 계승했으며, 장르적 재미를 놓치지 않았고, 현대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특히, 스릴러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없었다면 일부 장면들(특히 1화)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시즌 1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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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만 넣으면 합격하는 대학교, <억셉티드>
오늘의 영화는 바로,
만우절에 보기 좋은 <억셉티드>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코미디 | 미국 | 90분
감독 스티브 핑크
출연 저스틴 롱, 애덤 허쉬만 등
등급 12세 관람가
줄거리
지원했던 8개 대학에서 모조리 입학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고교졸업반 바틀비 게인스, 일명 'B'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하여 대학 커리어도 쌓고 여자친구에게도 당당해 질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내린 결론은 단 하나.
직접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들을 위해 '사우스 하몬 기술대학교'라는 가짜 대학을 오픈한 첫날,
B와 친구들은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한다. 자기들처럼 대입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던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이 대학 입학을 위해 찾아온 것이다.
이제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돌아가고, 주위의 명문대학생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가운데,
B와 친구들은 '학생이 곧 교수'라는 황당한 룰을 설정해 이 가짜 대학을 유지해 가는데...
"대학생이라면 꿈꿔본 이상적인 대학교"
출처: 네이버 영화
사우스 하몬대학교는 바틀비 게인스가 만들어낸 가짜 학교이지만 꽤 이상적인 교육관을 가진 학교를 만들어냈는데요.
'학생이 교수인 대학. 배우고 싶은 과목을 배우는 대학'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대학교를 운영합니다.
사실 한국의 대학교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취업을 위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닌 학점이 잘 나오는 강의를 선택하거나,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우스 하몬 대학교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칠판에 적고,
그 강의의 교수가 자신이 되어, 그 분야를 학습하고 성장해나갑니다.
물론 진짜 대학교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는 힘들겠지만,
주입식 교육보다 더 좋은 영향을 학생들에게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대학교보다 더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성장을 하게 만드는 사우스 하몬 대학교.
이것이 바로 앞으로 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에 더 알맞았던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미국에서 유명한 영화 정보·리뷰 사이트인 'IMDB' , 'Rotten Tomatoes'에서 <억셉티드> 평가를 보면
굉장히 부정적이고 낮게 평가가 되었습니다. (IMDB - 6.4 / 10 , Rotten Tomatoes - 신선도 38%)
하지만, 한국의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의 평점을 보면 각각 8.14, 8.7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대학교 시스템 차이로 인해 이렇게 극과 극의 평점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영화이지만, 미국인보다는 한국인의 공감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명장면, 명대사"
출처: 네이버 영화
저는 교육위원회에서 바틀비 게인스가 연설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은데요.
↓ 이 장면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0eGGtt1KWA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준 영화.
지금까지 <억셉티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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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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