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3-16 15:48:09
3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3월 셋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만들어진 역사적인 순간들

전 세계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매년 뛰어난 작품들이 자리를 빛내 왔지만 올해는 유난히 특별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편집상을 수상하며 무려 7관왕을 달성한 일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죠. 국내에서도 대형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영화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수상을 기원하는 분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특히 배우 양자경은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데 성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남우주연상 수상자였지만 폭행 사건으로 인해 아카데미 출연이 금지당한 윌 스미스 대신 2001년 유색 인종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할리 베리가 시상을 진행해 더욱 감동적인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웨이먼드' 역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배우 키 호이 콴 역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는데요, 덕분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역대 최초로 배우상 4 부문 중 2 부문을 동양인이 수상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SF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며, 그동안 역사 영화나 전기 영화, 전쟁 영화를 선호했던 아카데미를 생각해 보면 엄청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며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그리고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거머쥔 감독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블랙 팬서>를 통해 흑인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던 디자이너 루스 E. 카터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속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또 한 번 아카데미 의상상의 주인공이 되었는데요, 이로써 카터는 흑인 여성 최초로 두 번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는 유일무이한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음악상의 경우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가 트로피를 거머쥐며 인도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레이디 가가, 리한나와 같은 미국의 유명 가수들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인 데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초로 공연을 선보인 인도 음악이 되어 인도인들을 비롯한 전 세계 유색인종들에게 더욱 의미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위기에 봉착한 한국 영화계
ⓒ 네이버 영화
영화진흥위원회가 15일 발표한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 매출 및 관객 수가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 전체 매출액은 691억 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였을 때 36.3% 수준이며, 극장 관객 수 역시 642만 명으로 2019년 2월 관객 수의 28.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외국영화의 강세로 인해 한국 영화의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7.4%까지 줄어들었고, 한국영화의 매출 점유율과 관객 점유율 모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2월 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2월은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흥행하는 시기로 국내 영화들이 해외 영화에 비해 강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올해 설 연휴 개봉한 <교섭>과 <유령> 등의 한국영화의 흥행성적이 저조했고,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예기치 못한 롱런과 MCU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개봉 등으로 인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역시 8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수요일 개봉한 <소울메이트>를 비롯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웅남이>, <리바운드>, <킬링 로맨스>, <드림> 등의 국내 기대작들이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자경 수상소감 중 ‘여성들에게’ 멘트 삭제한 SBS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적인 순간들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양자경의 수상 소감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양자경은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자신과 닮은 어린아이들에게 큰 꿈을 꾸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여성 여러분들,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몇 마디에 그녀가 담은 메시지는 아주 명확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었는데요, 해당 소식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SBS가 양자경의 수상소감을 자의적으로 편집한 것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습니다. SBS가 뉴스를 통해 공개한 수상소감 영상에서는 '여성 여러분'이라는 단어가 자막에 등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음성 역시도 눈에 띄게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의 항의와 비판이 빗발치자 SBS 보도국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꼭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해당 단어를 삭제했다"라고 밝혔지만, 더욱 거센 비판을 받은 뒤 결국 문제가 된 유튜브 영상을 교체하며 왜곡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내외 통계가 입증하듯이 국적·인종을 떠나 중년이 될수록 기회가 많아지는 남성배우들과 달리, 여성배우들은 배역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거기에 백인 배우들의 입지가 월등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라면 그 기회는 더욱 줄어드는데요, 양자경이 오스카 95년 역사상 여우주연상을 탄 첫 아시아계 여성이란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 양자경의 여우주연상 수상과 그녀가 수상소감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분명 중요한 것이었고, 이를 제 입맛대로 편집해 버린 SBS 측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응당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더 글로리 파트 2', 3일 연속 글로벌 1위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사적 복수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국가별로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칠레,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필리핀 등 42개국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한편,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15일 '만약 <더 글로리>를 보고 복수에 대한 갈증이 남았다면, 이 K-드라마를 챙겨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더 글로리'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를 여럿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추천한 드라마 목록에는 배우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재벌집 막내아들’과 ‘빈센조’, 청년 사업가의 15년에 걸친 복수를 그린 ‘이태원 클라쓰’, 법으로 단죄하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적 복수를 그린 ‘모범택시’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한편, 충북 지역의 중학생들이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현실판 더 글로리'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들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신작에 출연 논의 중인 배우들

며칠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넷플릭스와 함께 실사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델 토로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앤드류 가필드, 오스카 아이작, 미아 고스가 출연을 논의 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영화의 제작은 매우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앤드류 가필드는 훌루의 미니시리즈 <천국의 깃발 아래>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넷플릭스 영화 <틱, 틱...붐!>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고, 오스카 아이작은 미니시리즈 <Scenes From a Marriage>와 마블의 <문나이트>, <더 카드 카운터>, <듄> 등에 차례로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 중에 있습니다. 미아 고스는 최근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된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공포영화 <인피니티 풀>에서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로맨스 영화 주인공으로 만나는 앤드류 가필드와 플로렌스 퓨

앤드류 가필드의 팬이라면 기뻐할 만한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4일 미국 잡지사 데드라인은 배우 앤드류 가필드와 플로렌스 퓨가 영화 <We Live In Time>에 출연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영화의 세부적인 줄거리는 비밀리에 부쳐지고 있으며, 관계자는 영화에 대해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몰입감 넘치는 러브 스토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12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함께 각본상 시상에 나서 영화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는데요, 각각 스파이더맨과 블랙 위도우라는 슈퍼 히어로로 활약했던 이들이기에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난다는 소식에 설레는 관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플로렌스 퓨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2>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10번째 작품’ 준비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팬이라면 두 팔 들고 환영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영화가 제작 중에 있다는 소식입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THR)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현재 '영화 평론가'(The Movie Critic)라는 가제를 가진 각본을 완성한 상태로, 오는 가을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단독보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작품은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를 배경으로 하며,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때문에 타란티노가 전설적인 평론가 '폴린 카엘'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1919년생인 폴린 카엘은 1968년부터 1991년까지 뉴요커 매거진에서 평론가로 활동했으며, 에디터들은 물론 영화감독과도 싸움을 벌인 것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한편, 이전부터 꾸준히 10번째 작품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혀 온 타란티노 감독이기에 이번 영화가 그의 마지막 필모그래피가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는데요, 감독은 작년 11월 자신의 새 에세이를 홍보하며 8부작 텔레비전 시리즈를 촬영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적 있습니다. 다만 주제나 출연자, 배급사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 확실히 알려진 바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이선빈, 영화 '숨비소리' 출연 확정

배우 이선빈이 차기작으로 영화 <숨비소리>를 선택했다는 소식입니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수면에 올라 숨을 내뱉는 소리'라는 뜻으로, 평생을 해녀로 살아온 엄마와 딸, 그리고 손녀까지 3대에 걸친 모녀의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합니다. 이선빈은 그중에서도 손녀 '구해진' 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화는 제주도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해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이선빈은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2>에서 예능 작가 '안소희' 역을 맡아 현실감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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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씨네뉴스는 여기까지 인데요,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시작해서 즐거운 소식이 여럿 들렸던 떠들썩한 일주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은 한 주도 힘차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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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인간의 온기
푸른 장벽 Green Border
Director
아그네츠카 홀란드 Agnieszka HOLLAND
Cast
Jalal ALTAWIL, Maja OSTASZEWSKA, Behi Djanati ATAI, Mohamad Al RASHI, Dalia NAOUS, Tomasz WŁOSOK
Program Note
2021년 하반기 벨라루스가 중동에서 흘러 들어온 난민들을 인접한 폴란드로 보내면서, 푸른 숲으로 우거진 국경 지대에서 양국의 군인들과 중간에 낀 난민들이 충돌하게 된다.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최신작 <푸른 장벽> 은 철저한 조사에 기초해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취함으로써, 때로는 현실이 픽션보다 참혹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 세상 모든 면이 정치적”이라 했던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정치적 판단을 하게 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새우등 터지는 난민, 그들을 도우려는 인권 단체, 그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주민, 그들을 몰아내야 하는 국경 수비대의 다양한 시점을 통해 우리가 선택을 내리는 순간, 그 희미한 선악의 경계를 반추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 짧은 에필로그에 이르러, 불과 일 년 후 폴란드의 또 다른 국경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박가언)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은 영화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는 리뷰를 쓸 수 없어, 며칠 동안 새문서를 열어 놓고 커서가 깜박거리는 빈 종이를 쳐다보고만 있어야 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 중 한 분이 하셨던 말처럼 언제쯤 글이 애정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게 될까. 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써야지 누가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난민의 인권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재정착이 필요한 난민은 140만 명 이상에 달하며, 특히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등의 내전으로 인한 난민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난민에 대한 영화도 다수 제작되고 있어, 난민이라는 소재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조국을 떠나 새로운 나라로 떠나는 과정에서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황을, 감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밀도 있게 만든 영화가 있었던가? 떠올려 보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보았던 <하얀 천국> 역시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탈출기를 다루고 있었다. 아내를 잃은 뒤, 일곱 살 난 딸을 홀로 키우는 사무엘이 이탈리아의 오두막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온 체흐레의 여정을 돕게 된다. 영화에서는 선과 악이 분명했다. 난민을 잡으려는 자와 돕는 자. 악인은 광기 어릴 만큼 인간성이 없는 모습이었고, 추격전은 너무도 가슴 떨리는 스릴러에 가까웠다. 영화는 누군가를 도우며, 스스로 구원받는 사무엘과 스스로의 삶으로 굳건히 나가는 체흐레. 관객은 마침내 각자의 해피엔딩을 맞은 두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들었었다.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에서 온 난민들이 유럽을 가기 위해 벨라루스 국경으로 향하고, 유럽의 첫 관문은 벨라루스에서 철조망 하나를 넘으면 되는 폴란드가 된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 다른 유럽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 폴란드 정부는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수비대를 배치하여 보수적인 정책을 멸치다. 폴란드로 넘어왔다. 드디어 유럽이다.라는 기쁨은 잠시 국경수비대에 의해 다시 벨라루스로 보내지고 그곳에선 폭력이 난무한다. 부상자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고, 때때로 사망자도 나온다. 영화는 벨라루스와 폴란드 사이의 국경, Green Border에서 일어 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흑백영화지만, 그래서 참혹한 실상에 몰입이 되었다. 영상미가 아닌 상황에 집중하도록 만들어 주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누리의 가족이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아서 그들의 안녕을 바라며 초조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때로 현실을 담담히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괴로웠던 것은 영화 <하얀 천국>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눈 덮인 산을 넘어가면 된다는 어떤 목표 지점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 국경에서는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폴란드에서 벨라루스로 공깃돌을 던지듯 난민을 주고받는 것이 무한 반복으로 되풀이된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지, 방법이 보이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에 난민과 관객을 함께 던져 버린다. 영화가 한 시간쯤 진행되었을 때, 나는 이 참담한 현실을 한 시간 반이나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너무 괴로워서 눈물이 났다. 고작 한 시간으로 이렇게 참담한 마음인데, 벨라루스 국경의 난민은 , 지금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저 가족은 어떨까.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탈출하던 난민의 말처럼 그저 자신의 죄는 ‘최악의 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뿐인데.
영화는 절대적인 악인을 찾기 힘들다. 수비대도, 활동가도 모두의 상황이 이해가 되고, 모두의 상황이 안타까운 지점을 섬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이를 잃어 천 번 죽는 기분이어도, 결국 인간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인간을 향한 애정임을 말하고 있다. 주어진 일과 해야 하는 일과 마음이 시키는 일 그 지점 사이에 있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작은 온기가 모여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푸른 장벽의 깊은 숲의 냉혹한 현실에서 나아가도록 실낱 같은 희망이 되어준다. 오늘 국경에서 난민을 추방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은 수비대도 곧 아버지가 되고, 자신이 눈 한번 감으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검은 마스크와 군복을 천천히 옷을 벗고, 맨 몸으로 거울 앞에 선 자기의 얼굴을 마주하고 임신한 아내 옆에 웅크려 눕던 장면을 통해 영화는 말하고 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벗으면 우리는 똑같은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여권이나, 옷으로 규정 되는게 아닌 온기를 가진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 다는 것을.
Schedule
10월 7일 09:30 영화의 전당 중극장
10월 9일 12:30 CGV 센텀시티 6관
10월 12일 15:30 영화의 전당 중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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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의 개봉전략이 통했나?
디즈니랜드의 테마파크 '어드벤처 랜드'의 어트랙션 '정글 크루즈'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정글 크루즈>가 지난 주 극장과 OTT 플랫폼 '디즈니+'에서 동시 공개된 이후 3일 동안 총 6,42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러한 동시 공개는, 지난 7월 전 세계 극장과 자사 OTT 동시 공개를 택한 디즈니의 <블랙 위도우>의 전례를 따른 것인데요. 디즈니-마블의 히어로물 <블랙 위도우>에는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정글 크루즈> 역시 주말 3일 동안 북미에서만 $34,200,000 를 벌어들이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영화 <정글 크루즈>는 놀이기구를 바탕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인데요. 다만,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극장’에서 큰 스케일을 체험하기보다는 집 소파에서 옹기종기 모여 감상하는 것을 택한 것 같습니다.
극장과 OTT 플랫폼 ‘디즈니+’에서 동시 공개된 <정글 크루즈>는, 주말 3일동안 4,310개의 극장에서 3,4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림과 동시에 $30달러의 프리미엄과 함께 공개된 디즈니+에서는 3,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는데요. OTT 매출은 정확한 ‘관객 수’ 추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극장보다 집 관람을 택한 관객이 많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봉 전, 북미 관계사들이 <정글 크루즈>의 오프닝 스코어를 2,500만 달러 정도로 예측했던 것보다는 높은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정글 크루즈>의 오프닝 스코어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요. 전 세계 47개국에서 개봉주 2,763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OTT 매출을 포함하여 총 수익 9,200만 달러를 기록하였음에도, 5억 달러에 달하는 ‘손익분기점’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글 크루즈>가 장기 레이스를 펼치기에는, 이미 OTT에 공개되었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은데요. 같은 루트를 탄 <블랙 위도우>가 개봉 4주차를 맞은 현재, 개봉 주말 3일동안 벌어들인 8,000만 달러의 2배인 1억 6,70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글 크루즈>가 제작비 그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복을 기다리는 극장 하에서의 매출이라는 점에서 <정글 크루즈>의 흥행 역시 매우 의미있는 기록인데요. 최근 <블랙 위도우>의 히로인 ‘스칼렛 요한슨’이 디즈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에 이어, <크루엘라>의 ‘엠마 스톤’과 <정글 크루즈>의 ‘에밀리 블런트’ 역시 같은 내용으로 소송에 대해 논의 중인 것이 향후 디즈니를 비롯한 대형 제작사들의 극장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또한 귀추가 주목됩니다.
<정글 크루즈> 이후의 디즈니 영화는 극장에서 선공개될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델타 변이의 확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디즈니가 어떤 전략을 택할지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산업 전반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디즈니가 <정글 크루즈>의 <캐러비안의 해적>과 같은 프랜차이즈화를 발표한 만큼, 결국 영화는 어떤 방식으로든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극장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는
많은 작품들을 위해,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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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 <야구소녀> 리뷰
*스포일러 포함
살다 보면 세상일에는 분명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 많다. 노력이 전부 결과를 이어지는 건 아니며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게 언제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막막한 괴로움에 포기를 해야 하는 건지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 건지 매 순간 갈팡질팡 하게 된다. 하지만 그저 모든 생각을 다 지우고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때가 온다는 전제로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보다 그저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인 때도 있다.
<야구소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가 그것을 극복하는 서사도 아니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식으로 불타는 열정으로 모두를 감동시키는 스토리도 아니다. 주수인은 구속 150킬로가 넘는 '남자를 뛰어넘는' 천재도 아니다. 여자 선수를 부원으로 받아 학교의 이름을 알리려 한 고교 야구단이나 그녀를 프런트에 영입해 야구단 이미지 마케팅을 하려 했던 구단들은 그녀의 재능이나 열정에 크게 감동한 것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여자 선수로서 던질 수 있는 만큼의 구속으로 공을 던졌고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라서 할 수 있는' 것에 치중했다. 그리고 학교와 프로 야구단은 그녀를 과대평가 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고 딱 실제로 지닌 실력만큼 평가하고, 여자 선수라는 상징성을 자신들이 이용하는 대가로 적절한 연봉을 제시한다. 이 영화의 기승전결은 주수인도, 그녀의 부모님도, 영화를 보는 관객도 모두가 만족하는 레벨에서 딱 끝난다.
그러니까 사실, 복권에 당첨되고 싶거나 불로소득을 벌고 싶다는 한탄들을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바라는 것은 적정 수준의 합리성이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고, 기대한 만큼 결과를 내는 것 말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합리성이 필연적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며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길들도 내 길이 될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 즉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딛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성장이라 부르는 그것은 복권 당첨보다도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세상은 최소한의 합리성도 우리에게 보장해 주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아직 오늘의 몫으로 이뤄내야 할 성장이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주수인이 '여자 중에 제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여자 구단으로 가기 싫었던 이유는 뭘까?
여성으로 태어난(그게 생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든지 간에 그냥 가장 보편적으로)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해할 것이다. '여자 치고 털털하다' '여자 치고 잘한다' 같은 말은 몇 백번을 들을수록 기분만 나쁘다. 여자라는 집단을 통째로 비하하면서 그 집단에 속한 너는 집단의 부정적 속성에 물들지 않은, 긍정적으로 구분되는 개체라는 말인데 이게 어떻게 칭찬인가?
하지만 영화 속에서 수인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항변도 설명도 하지 않고 묵묵히 공을 던진다. 왜냐면 그러고 싶으니까. 자신이 남자라면 듣지 않았을 말들에 속이 상하고 '현실'과 '경제적' 문제를 보라고 윽박지르는 세상이 짜증 나지만, 어쨌든 거기에 순응해서 살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계속 공을 던진다. 그리고 그것이 수인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라고 생각하던 영화의 관객은 트라이아웃에서 정제이미를 만나는 순간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낀다. 수인과, 나와, 다르겠지만 비슷한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또 있구나, 같은 안도감이다. 꼭 서로 팔짱을 끼고 같은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그 안도감에 너도 이 자리 오기까지 참 뭣 같은 일 많이 겪었겠구나, 라는 약간의 공감과 연민이 섞인 감정도 연대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구속을 더 이상 올릴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인정하게 된 시점에서 수인은 진태의 도움을 받아 너클볼을 연습하기 시작했고, 아빠는 더 이상의 시험 응시를 포기하고 엄마는 수인을 응원하고 지원해 주기로 했고, 수인이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여자 선수들의 지원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흔히들 문이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고 한다. 글쎄, 실제의 삶은 그것보다는, 문이 다 닫히면 닫힌 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에 가깝다. 나의 존재가 아직 존재하는 한 정말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뭘 어떡해, 그래도 해야지.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한다. 나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없다고 해도 지금 내가 알 수 없는 부분 때문에 모든 걸 미리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런 식으로 세상일을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지만 오늘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불확실하고 불안하고, 그래도 어떡해? 그냥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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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와 마블의 결합, 그 결과는?
꽤나 진입장벽이 높은 영화로 개봉 전부터 소개되었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아주 다행이게도 유튜버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약 30분 전 완다 비전에 대한 압축 설명을 듣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영화를 따라가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만약 어떠한 사전 정보가 없었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작품이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시놉시스
지금껏 본 적 없는 마블의 극한 상상력! 광기의 멀티버스가 깨어난다. 끝없이 균열되는 차원과 뒤엉킨 시공간의 멀티버스가 열리며 오랜 동료들, 그리고 차원을 넘어 들어온 새로운 존재들을 맞닥뜨리게 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 속, 그는 예상치 못한 극한의 적과 맞서 싸워야만 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
멀티버스,, 그렇구나!
사람이 여럿 죽어나간다.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들이 아주 무참히 죽어나간다. 뭔가 실세계였다면 그 영웅들이 죽어나가는 데 있어서 그 서사가 필요했겠지만 멀티버스라는 세계관에서는 필요가 없었다. 강력한 완다에 의해서 휘리릭 날아가고 몸이 잘리고,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수가 없다. 아마 본세계에서느 그대로 존재하는 캐릭터이기에 혹은 이미 죽은 캐릭터기에 쉽게 캐릭터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간의 마블 연대기를 따라와던 관객이라면 아마 죽었던 자비에 교수의 등장에 엄청난 반가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마블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지 않고 있었던 나로써는 그저 캐릭터를 소비하는 느낌으로밖에 다가오지 않아서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이 작품은 공포영화다
사실 마블과 호러가 결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영웅 서사를 취하는 마블과 그로테스크한 공포라니.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꽤나 성공적인 조합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공포의 소재를 활용하기 위해서 아마 그토록 많은 캐릭터들을 출연시키고, 소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닥터 스트레인지2에서는 완다가 최강의 빌런으로 등장하면서 완다를 막기 위한 비샨티의 책을 찾으러 가기 위해 멀티버스를 이동하며 가까스로 그 책의 행방을 알아낸다. 그런데 완다는 자신을 막으려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다크 홀드를 통해 집요하게 쫓아가 방해한다. 이렇게 집요하게 쫓아오는데 거의 무슨 살인마가 쫓아오는 줄 알았다. 마버사다 보니 여기저기서 막 등장하고, 다크홀드를 쓰다보니 종잡을 수 없는 등장 시점 덕분에 심장이 아주 고생을 했다. 아마 이것은 샘 레이미 감독의 고어한 성향이 잘 반영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화 <이블데드>를 셀프 오마주한 장면들도 많이 보이고, 좀비 스트레인지도 등장을 하질 않나 그와중에 B급 코미디도 군데군데 흩뿌려 놓아져 있어서 나름 재밌게 보았던 작품이었다. 이러한 부분들이 과하다기 보다는 마블도 이렇게 공포라는 장르와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증명해낸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 공포라는 소재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던 캐릭터의 소비문제도 이해가 갔으니 말이다.
앞으로의 마블은 어떨까?
영화 <블랙위도우> 이후부터 개봉한 마블들을 순차적으로 봤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 전 작품들은 아직 따라잡지 못한 사람으로서 작년까지만 해도 영화를 보는 데 있어서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할 필요성이 없어서 좋았었다. 하지만 이번 닥스2가 나오면서 여실히 느낀 것은 이제 마블은 새로운 관객층을 유입한다기 보다는 이미 마블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인다는 느낌이 강했다. 전작에 비해 너무나도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이번 작품을 위해 최소한 닥스1과 완디비전 9부작을 알고 있어야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친절한 유튜버 선생님들이 지속적으로 요약을 해주시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달라진 마블의 모습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영화를 위한 사전지식이 필요함을 알려줌과 동시에 마블페이즈4를 이끌 닥터 스트레인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앞으로의 마블이 기대되긴 했던 것 같다. 그전에 일단 그간의 이야기를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숙제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영화를 공부하면서 봐야한다는 것이 참으로 새롭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새로웠던 공포 장르와의 결합과 앞으로의 마블에 대한 기대감을 잘 풀어낸 나름 괜찮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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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스럽고 유치해도 유쾌하니까
영화관을 나선 제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와, 이거 리뷰 어떻게 쓰지?"
훌륭한 영화보다 아쉬운 영화가 리뷰 쓰기는 더 쉽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내기만 하면 되거든요. 오히려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보고 나면 리뷰 쓸 생각에 골치가 아파집니다. 제 리뷰가 영화의 수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영화의 완성도만큼 훌륭한 리뷰를 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요. 영화의 가치를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제 표현력의 한계를 깨닫고 좌절하는 시간도 겪어야 합니다.
이 영화를 함께 관람한 제 지인은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영화관을 뛰쳐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제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죠. 올해 들어 본 영화 중에 가장 유난스럽고 유치했거든요. 그러면 이 영화, 리뷰 쓰기 쉬운 거 아니냐고요? 그러니까요. 그런데 자꾸만 입안에서 '그래도'가 맴도는 것이 아니겠어요? "유난스럽고 유치한데… 그래도… 그래도… 유쾌하잖아!" 솔직히 말해 저는 이 영화를 상당히 즐기면서 봤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저항 없이 웃음이 팡팡 터지기도 했고요. 심지어 다시 보고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추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일단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써 놓은 서론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저는 이 영화를 미워할 수 없나 봅니다. 도대체 <지옥의 화원>의 매력이 뭐길래!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12월 14일(수)에 진행된 <지옥의 화원>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지옥의 화원>은 2022년 12월 15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지옥의 화원
Office Royale
'학교처럼 회사에도 양아치가 존재한다. 압도적 격투 능력을 갖춘 여직원이 지상 최강의 여직원이 된다.' <지옥의 화원>의 세계관입니다. 저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과감하게 비틀 줄 아는 능력을 존경합니다. 회사에 양아치가 존재한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런 상상력은 아무나 발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런 상상력을 마주하는 경험도 무척 소중하죠. 그러한 점에서 <지옥의 화원>은 시작부터 제 호감을 샀습니다.
남자들의 전유물로 그려져 온 싸움의 세계를 새롭게 재현했다는 점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성별의 전복은 <지옥의 화원>의 가장 즐거운 관람 포인트입니다. 싸움의 세계를 그린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언제나 대상에 불과했습니다. 남성들이 싸움을 통해 지켜내야 하는 대상, 쟁취할 수 있는 대상에 국한되었죠. 그러나 <지옥의 화원>에서는 다릅니다. 싸움의 주체가 여성입니다. 성별의 전복 덕분에 여성 캐릭터에 흔히 부여되지 않는 특징들도 더해졌습니다. 승부에 깔끔하게 승복하는 의리, 정상에 오르고 싶은 승리욕 같은 것들이죠.
거침없이 싸우는 여성 캐릭터들의 액션에 어찌나 쾌감이 느껴지던지! 어쩔 수 없는 신체적 능력의 차이로 인해 현실에서도 여성들은 보호받는 입장에 놓일 때가 많습니다. 밤길을 걸을 때면 괜히 두려움에 사로잡혀 잰걸음으로 걷기 일쑤고요. 하지만 <지옥의 화원> 속 세계에서는 그딴 신체적 능력의 차이 같은 게 없습니다. 대등하게 싸울 수 있고, 오히려 더 강한 것처럼 묘사되죠. 남성들보다 더 뛰어난 격투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습니다. 시종일관 미소 지으며 영화를 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 ◉ ◉
그러나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유난스럽고 유치한 만화적 스토리텔링이 크게 한몫했죠.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최강의 격투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버린 '힘숨찐(힘을 숨긴 주인공)' 캐릭터와 최강이 되고 싶으나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는 캐릭터는 무협 만화의 단골 소재입니다. 주인공의 내레이션을 통해 이건 만화 같은 영화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장풍을 쏘고 하늘을 나는 등 비현실적인 만화적 허용들까지 우후죽순 펼쳐집니다. 만약 당신이 B급 감성이나 만화적 스토리텔링을 낯설어한다면, 이 영화를 절대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B-무비와 만화적 연출을 거뜬히 즐길 자신이 있다면, 이 영화를 기꺼이 추천하겠습니다. 피식피식 웃으며 즐길 수 있으리라 감히 예단해봅니다. <지옥의 화원>은 내달리는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 같은 영화입니다. 얽히고설킨 사연이나 깜짝 놀랄 만한 반전, 미묘한 감정선 따위는 없습니다. 오랜만에 저항 없이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점 때문입니다. 저는 꼭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춰야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지옥의 화원>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현실성 따위는 개나 줘버린 이런 B-무비가 큰 위로가 되곤 하죠.
◉ ◉ ◉
스토리, 캐릭터, 대사, 연출, 그리고 연기까지, <지옥의 화원>의 모든 요소가 누군가에겐 재미일 테고, 누군가에겐 억지일 겁니다. 저도 영화 리뷰를 쓰기 전까지 저 자신에게 계속 되물었습니다. 드라마 <상속자들>의 유명한 명대사를 읊으면서요. "나, <지옥의 화원> 좋아하냐?"
그런데 영화 리뷰를 다 쓰고 나니 이제야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나, <지옥의 화원> 좋아한다!"
Summary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받는 대양아치의 시대… 왕년의 양아치, 폭주족들이 최강 자리를 놓고 사내 파벌을 형성하며 군웅할거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회사 생활을 보내던 '나오코'는 새로 입사한 '란'과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뛰어난 싸움 실력을 지닌 '란'이 사내 서열을 평정한 후 전국 양아치들의 표적이 되고 '나오코' 역시 주먹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마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세키 카즈아키
출연: 나가노 메이, 히로세 아리스, 아라이 나나오, 카와에리 리나, 오오시마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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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코 지루하지 않는 일상의 변화가 주는 행복
▷영화 :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2024
▷평점 : ★★★★
▷한줄평 : 누군가에게는 무가치해 보이는, 그러나 나의 존재를 충만하게 채우는 일상들
‘완벽한 일상’(퍼펙트 데이즈)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일까?
하루하루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열정과 에너지를 쏟는 삶,
무가치해 보이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집요하게 도전하고 이뤄내는 삶,
우리가 속한 세상 속 성공의 방정식에서는 으레 그런 것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루 일과를 반성하고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강요된 일기 쓰기에 익숙한 우리의 ‘충실한 하루 살기’는 충효(忠孝) 사상만큼이나 윤리적으로 올바른 삶의 방식이다.
열심히 살지 못한 것 같은 날은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다'라는 경구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자책한다.
그러나, 그 어느 누가 우리 일상을 ‘완벽하다’, ‘완벽하지 않다’고 평할 수 있을까?
늘상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완벽주의'게임의 올가미에 또다시 갇히는 것은 아닐까?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이런 의심에서부터 출발한다.
영화는 도쿄 시부야 공공시설 청소부(The Tokyo Toilet)인 '히라야마'(야코쇼 코지)의 단조로운 일상을 지루하리만큼 반복적으로 카메라에 담아낸다.
히라야마(야코쇼 코지)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이른 새벽 동네 주민의 빗질 소리에 깨어나기, 가지런히 이부자리 정리하기, 화초에 물 주기, 집 앞을 나서면서 하늘 쳐다보기,
주차장 한 켠에 있는 자판기 캔 커피 사기, 출근길 자동차 안에서 카세트 테이프로 팝송 듣기, 점심시간에는 근처 공원에 가서 샌드위치 먹기,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일본어로 ‘코모레비’라고 함)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퇴근 후에는 단골가게에서 생맥주 한잔하기,
휴일에는 동네 목욕탕에서 목욕하기, 잠들기 전까지 책 읽기 등 뭐라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하루하루 반복된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화장실 청소부라는 본업에는 마치 장인의 면모를 드러내기라도 하듯이 최선을 다한다.
세면대 뿐만 아니라 손으로 직접 만지기 꺼려 하는 좌변기, 소변기 구석구석을 정성스럽게 청소하고, 비데 노즐에 묻어 있는 오물도 깨끗이 제거한다.
청소도구도 직접 제작해서 사용할 만큼 애정을 쏟아붓는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조차도 피해 가는 청소부에 불과하지만,
그에게는 이런 하루를 충실하게 채울 수 있는 일상이 너무나도 만족스럽다.
습기를 머금은 화초가 싱그럽고, 차 안에서 듣는 올드팝들에 흥이 나고, 샌드위치를 먹는 공원 벤치에서 만나는 아가씨가 반갑고,
인화된 나뭇잎 사진을 서류함에 분류해서 놓는 일도 뿌듯하고, 화장실 사용법이 서툰 외국인을 잘 안내한 일도 보람차다.
이 모든 일이 하루를 풍요롭게 하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그러나, 가끔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일상을 깨뜨리는 일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뺀질이 스타일의 젊은 청소부 동료인 다카시의 갑작스러운 퇴사, 오랫동안 왕래를 하지 않던 조카의 예기치 않은 방문과 여동생과의 재회,
단골 선술집 여주인의 전 남편과의 만남 등등……
그러나 이러한 일들조차 잠깐의 흔들림이 있긴하지만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를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세상엔 수많은 세상이 있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세상이 있지."
히라야마(야코쇼 코지) / 영화 <퍼펙트 데이즈>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타인과의 ‘관계’(Relationship)를 매우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번화한 도시 한복판에서도 고립된 은둔자처럼 살아가는 ‘군중 속의 고독자’ 히라야마도 어찌 보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인생의 패배자처럼 보인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갈등에서 보듯 그가 도망쳐온 복잡한 세계가 있었을 듯싶다. 그렇게 지금의 단순화된 삶의 방식은 지나온 삶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의 반복에서도 나뭇잎에 비추는 햇살의 변화를 관찰하는 일조차도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치있는 일이 되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단조로움은 타인의 시각일 뿐, 자신만의 의미있는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특별한 것은 가치 있는 것일까? 특별하다, 특별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의 판단일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발견하기보다는 단조로운 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 자신 스스로의 기쁨을 충만히 발견해 낼 수만 있다면, 누가 특별하지 않다 평가할 수 있을까?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일상 속의 규칙적인 리듬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사소한 것들이 똑같지 않으며 매번 달라진다는 것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빔 벤더스 감독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적 능력일테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Feeling Good'을 들으며 출근길로 향하는 히라야마의 변화무쌍한 표정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삶을 지배하는 ‘희로애락’이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순간순간 드리웠다 사라지고, 다시 생겨났다가 지워져 버리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 우리네 삶 아니던가?
(링크) Feeling Good : https://youtu.be/oHRNrgDIJfo?si=kzA5YAj-S2dv_Jz8
영화 <퍼펙트 데이즈> 스틸컷 / 영화 마지막 장면 얼굴에 희노애락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일상에 만족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를 지켜내는 방법이다.
"다음은 다음이고, 지금은 지금이고!"
(곤도와 곤도, 이마와 이마!)
히라야마(야코쇼 코지) / 영화 <퍼펙트 데이즈>
하루하루를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 채워 살아가는 우리에게 <퍼펙트 데이즈>가 던지는 메세지는 분명하다.
"당신의 하루는 어떤 기쁨으로 채워져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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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의 속도 후기/일본의 오제 국립공원/봇카의 일상/ 개입하지 않아서 더 진솔한 영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다큐멘터리
영화직관하는남자 영직남의 "행복의 속도"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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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임씨를 부탁해 리뷰 - 국민 엄마 김영옥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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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영상은 홍보마케팅사를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입니다!
남 같은 가족, 가족 같은 남
85세 정말임 여사의 선택은?
85세 대구의 꼬장 할매 정말임 여사는 자식 도움 1도 필요 없다며
인생 2막을 내돈내산 나홀로라이프로 즐기려 했건만 이놈의 몸이 말썽!
오랜만에 외아들 종욱의 방문 탓에 팔이 부러지고,
이 사고로 요양보호사 미선을 들이게 된다.
엄마 걱정에 CCTV까지 들이는 아들과는 마음과 다르게 모진 말만 오가고,
요양보호사는 어쩐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영 맘에 안 든다.
그렇게 마찰과 화해를 반복하던 중 종욱 가족이 불쑥 찾아온 명절날,
묻어두었던 관계의 갈등이 터져버리는데….
가족이 뭐 별거야? 이제 함께 살 테니 “우리 말임씨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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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티저 예고편
평범한 소년 니콜라스는 눈 덮인 북쪽을 향해 특별한 모험을 떠난다. 엘프가 사는 전설의 마을, 엘프헬름을 찾으러 떠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니콜라스 곁에는 든든한 순록 블리첸과 충성스러운 생쥐 친구가 함께한다. 불가능이란 없음을 보여주는 사랑스럽고도 재미있는 마법의 이야기. 그 속에서 니콜라스는 어떤 운명을 만나게 될까.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곧 공개 예정. 일부 지역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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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범죄도시2> 론칭 예고편
청불 액션 영화의 레전드 <범죄도시>의 속편으로 괴물형사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의 더욱 짜릿해진 범죄소탕 작전을 담은 범죄 액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