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3-04-03 15:07:33
40대여 일어나라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
특정 연령대가 아닌 모든 연령층을 타겟으로 아직도 롱런 중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 영화 '슬램덩크'가 올해 1월 4일 개봉해 현재까지 상영 중으로 롱런 중이다. 그다지 관객몰이를 하지 못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박스오피스 1위, 상영 3개월이 되는 시점에서는 3위이다. 관객 수는 435만 명으로 스크린에 함께 걸렸던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보다 관객 수가 많은 편이다. 유명 배우를 기용한 몇 편의 한국 영화가 100만 명을 넘기지 못하는 기간 동안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400만 명을 넘어섰다.
40대를 타깃으로 한 작품일 것이라 여겨졌지만, 10대 만족도는 9.65, 40대는 9.35로 오히려 만화책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난 이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 코믹스에서 다 그려내지 못했던 가드 송태섭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연출된 작품이지만, 북산과 산왕 간의 대결이라는 그리고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향해 가는 북산 팀의 이야기가 담긴 만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알지 못하는 관객 층에게도 충분한 어필을 한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만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감독을 맡았고, 상영 시간 124분, 평점 9.27이다.
슬램덩크 만화책의 주인공 채치수, 서태웅, 정대만, 강백호, 송태섭 중 앞의 4인의 스토리는 충분히 그려졌으나, 송태섭의 이야기는 충분치 않아 그에 관한 스토리를 쓰고 싶었다던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바램이 담긴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이다.
만화책에서는 하나 누나를 좋아하고 귀에 피어싱을 낀 다소 껄렁껄렁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가드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자신만의 필라소피를 농구 안에서 풀어내는 모습이 매력적이던 송태섭의 성장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하지만 영화는 송태섭의 성장 과정뿐 아니라 산왕과 북산과의 경기를 통해 강백호만이 가진, 그리고 채치수, 서태웅, 정대만, 안경 선배, 하나 누나, 안선생, 강백호의 친구들, 그들 자신만이 가진 특유의 캐릭터를 살아있는 듯 발하며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애니메이션 원독자들은 2023년 이 시대의 40대 들일 것이다.
그들은 X 세대라 불리며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문화 가운데 컸으며, 그들은 새로운 물결을 만든 세대들이다. 자신들이 학습되고 부모 세대로부터 받은 익숙함들은 그들이 접하게 된 새로운 문화나 교육들과는 이질감이 생겨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층을 만들어 냈다.
그들은 기존 문화와 흐름에 아무것도 모르고 편승하기에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그러한 자신들의 위치 때문에 수많은 어려움과 고민 가운데 봉착하게 되었다.
그들은 새로운 물결을 만들며 마치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듯 거대한 기존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지만, 세상 가운데 이미 존재하고 있던 물결은 무척이나 넓고 깊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타협하지 않고 계속해서 거슬러 올라가는 이들과 그 물줄기 안에서 편승하는 듯 보이지만, 마음 안에 담겨 있는 열정을 무시할 수 없는 이들이 되어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 가운데서 무력감을 느끼고 우울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누워 있는 자들에게 이 영화는 일어서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단지 추억을 회상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추억을 딛고 일어나 마음속의 열정으로 다시 그 거센 물줄기 안에서 새로운 물꼬를 틀라고 촉구하는 듯 보인다.
OST는 비트 있게 생동감을 주며 움직이고, 북산고 선수들의 호흡과 관객의 호흡은 정확히 일치한다.
더빙과 자막 중 자막을 선택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것이 살아 움직이는 영화의 흥미를 더해줄 것이다.
40대여,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길 바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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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쳐야만 알 수 있는 본질, 그 끝에서 무너지다
애국은 무엇일까. 애국(愛國) : 자신이 속한 국가를 사랑하는 것, 이는 사전적 의미로서 국가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포괄적 해석이 가능한 애국이라는 단어는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가에 따라 상당히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 이 영화에서의 애국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 애국이 주는 어떤 영향까지도 세세하게 바라보면 더 곱씹으며 볼 수 있다. 한 국가의 공(功)과 과오(過誤)는 어떤 나라에도, 어떤 시대에도 존재한다.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제국주의는 세상을 덮었다. 모두에게 강요된 체제임에도 누군가는 순응하며 살았고 또 누군가는 체제에서 맞서고 있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모두가 바란 일이 아니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대륙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마주하게 된 유사쿠와 후미오는 지금의 삶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국가와 맞서게 되면서 이 영화의 본격적인 내용이 스파이의 ‘아내’인 사토코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유사쿠가 행하는 애국의 과정에서 사토코는 사소한 오해를 갖게 된다.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침묵을 선택했던 유사쿠의 행동에 거짓말인 것처럼 느껴졌던 가토 코는 사람 자체에 믿음을 가지며 믿음의 뿌리를 어렵사리 내린다. 사회 전반에 깔린 감시는 사회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도 의심을 뻗치게 했다. 사회가 만든 감시와 침묵, 그 침묵의 대가는 방관이 되어 신뢰보다는 불신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계기가 된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침묵은 그의 편안한 삶을 위한 거짓말이 된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 일본의 모습이 이때 정착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바깥세상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는 투명창과 체스판의 말처럼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사건의 참혹함을 목격해도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른 걸까?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꽤 극단적으로 표현된다. 자국을 위해 무한의 충성을 행하는 이들과 진실을 위해 행동하는 이들이 비친다. 하지만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치우치지 않는 사토코와 같은 사람은 그 안에서도 길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회 속에서 쉽지 않은 일들이 빠르지도 않게 무너져야 할 것이 무너진다. 패망과 체제의 무너짐 앞에서 슬픔 속의 기쁨이 소용돌이 침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힘만큼은 놓지 않는다.
“난 절대 미치지 않았어요. 하지만 한편으로 난 미친 거예요. 적어도 이 나라에서 만큼은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각본으로 구로사와 기요시가 연출한 이 영화는 저예산으로 인해 장소에 대한 한계는 있었으나 영화 특유의 잔잔함과 일본의 과거사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자국의 모습을 색채 가득한 모습으로 미화하기보다는 스파이의 ‘아내’의 모습으로 투영하는 영화의 표현이 매력적이었다. 외부의 변수로 생략된 부분들이 아쉽게 느껴졌는데, 사회적 제약을 받지 않았다면 어떤 영화가 탄생했을까. 일본이 행했던 전쟁의 참혹함이 주변의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지금의 일본은 어떤 모습인지도 동시에 비추면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시원하게 드러낼 그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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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구야 공주 이야기
가구야 공주 이야기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은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지브리 작품을 보다가 '가구야 공주 이야기'를 발견했다. 언듯 보기에 '이웃의 야마다군'과 비슷한 그림이어서 꽤 오래 전 만든 작품일까, 했지만, 몇 년 전에 만든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일본의 문화와 생활을 잘 드러내고 있어서, 외국사람이 볼 때, 일본에 관한 역사와 전통,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원전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전래동화, '타케토리 오키나 모노가타리(竹取翁物語解)'다. '대나무를 파는 노인 이야기'인데, 전래동화와 이 작품의 줄거리는 거의 같다. 다만, '가구야 공주 이야기'에서는 '가구야공주'의 탄생과 성장, 생활을 전래동화보다 핍진하게 그리고 있어 관객이 '가구야공주'에게 감정적으로 동화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길게 이어진다.
작품의 서사는 매우 불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전래동화가 나타난 시기가 9세기에서 10세기 무렵이라고 하니, 그때는 일본에도 불교가 한창 번지고 있을 때였다. 660년에 백제에서 건너간 불교는 상대적으로 후진 문화였던 일본 사회에 놀라운 사상으로 받아들여졌고, 문화선진국이던 백제에서 왕인이 직접 불교를 전파하니, 일본의 토호, 영주들은 물론 일반 백성들도 불교에 호감을 갖고 받아들였다.
물론 불교가 일본에 들어간 초기에는 일본 황실과 귀족 세력이 반대하고 거부했지만, 이미 일본 민중 사이에서는 불교가 상당한 호감을 갖는 종교였고, 이때 일본의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고려 때 일본으로 건너간 고려인들과 이후 백제인들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불교는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가구야공주 이야기'가 불교를 바탕으로 한 전래동화라는 건 작품 내용에서도 나타나는데, 가구야공주가 대나무에서 태어나기 전, 전생에서 살았던 곳이 '달'이었고,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때, 가구야 공주를 맞이하려 달에서 오는 사람을 보면, 선녀와 보살과 함께 부처님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은 불교의 '윤회'를 상징하며, 삶과 죽음이 결코 다르지 않고, 인간은 윤회를 거듭한다는 걸 말하고 있다.
대나무를 잘라 도구로 만들어 파는 노인 부부가 있었다. 하루는 노인이 대나무를 자르고 있을 때, 대나무 하나에서 빛이 밝게 비추는 걸 발견하고, 그 나무를 베어보니 대나무 안에서 아주 작은 아이가 나왔다. 이런 탄생 설화는 고대 영웅에게 흔히 있는 장면이다. 알에서 태어난 주몽, 처녀 임신으로 태어난 예수 등이 그런 설화의 주인공이다. 손바닥보다 작은 아이는 금새 쑥쑥 자라서 동네 사람들이 '대나무순'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노인은 대나무숲에서 다시 빛나는 대나무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황금과 비단을 발견한다. 노인은 대나무에서 태어난 아이가 예사롭지 않은 아이라는 걸 깨닫고, 공주처럼 고귀하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인은 수도-천황이 있는 도시-로 나가 저택을 마련하고 아이를 도시로 데려와 공주처럼 키운다. 그때까지 아이는 산골에서 동네 아이들과 마음껏 뛰놀며 더 없이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는데, 도시로 오면서 친구를 모두 잃는다.
노인은 예사롭지 않은 아이를 고귀한 공주처럼 키워 귀족이나 황제에게 시집 보내는 것을 꿈꾸고, '가구야 공주' 또는 '공주(히메)'라고 부르며 극진하게 모신다. 가구야 공주가 성년이 되는 해, 사흘에 걸친 성대한 잔치를 하고, 그 소문을 듣고 양반, 귀족의 자제들이 몰려와 가구야 공주에게 청혼한다.
하지만 가구야 공주는 그들과 결혼하기를 원치 않고, 산골에서 살았던 그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하며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는데, 고대광실에서 호의호식하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스스로 불행해서 더 이상 이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간절히 소원을 빌자, 가구야 공주가 전생에 살았던 곳이 '달'이었고, 그곳에서 다시 자기를 데리려 온다는 걸 알게 된다.
가구야 공주는 이승을 떠나기 전, 자기가 어려서 살았던 산골을 두 번 찾아간다. 첫번은 산골 마을이 황폐하게 변해 있었고, 함께 어울려 살던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 모두 사라졌다. 대나무가 자라지 않아 물건을 만들 수 없게 되자 다른 지역으로 떠난 것이다. 그리고 다시 8년의 세월이 지나 두번째 찾아간 산골에서 떠났던 마을 주민이 돌아오고 있는 걸 발견한다. 그 사람들 가운데는 도시에서 만났던 사랑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이미 결혼해 아이가 있었다.
가구야 공주는 고귀한 신분이어서 구중궁궐에서 호의호식하며 살아가지만, 그가 어려서 자란 곳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자연과 함께 살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가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시간 역시 산골에서 동무들과 어울려 자연 속에서 뛰놀던 시기였다. 도시에서 고대광실에 살며, 호의호식하는 삶은 생기가 없는, 몸은 살아 있어도 더 이상 살아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박제된 삶이라는 걸 가구야 공주는 깨닫고 절망한다.
어느 시기나 가난한 민중은 먹고 살기 위해 떠돌았는데, 이 작품에서도 산골마을에 살던 주민들은 대나무로 물건을 만들지 못하자 먹고 살기 위해 흩어진다. 그렇게 도시로 나와서 도둑질을 하다 잡혀 맞기도 하고, 빌어 먹기도 하면서 삶을 유지하는데, 결국 삶의 터전인 산골마을로 돌아오면서 다시 행복을 찾는다는 결론에 이른다.
가구야 공주는 삶을 옥죄는 도시에서의 삶-정형화되고, 격식에 얽매이며, 통제된 삶-에 질식할 것 같았고, 더 이상 이승에서의 삶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간절히 이승을 떠나겠다고 결심한 원인은, 자신이 귀족 또는 황제에게 팔려간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였다. 귀족이나 황제가 자신을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들의 얼굴도 본 적이 없지만, 그들이 말한 조건에 따라 혼인을 해야 하며, 황제의 후궁으로 선택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겨야 하는 비참한 삶이 싫었던 것이다.
가구야 공주는 고대광실에 살면서도 예전 산골에서의 삶을 그리워하며, 궁궐같은 저택의 한쪽에 작은 시골집을 짓고, 밭과 정원을 만들어 산골에서 살던 환경과 비슷하게 생활한다. 그가 이승을 떠나기 전, 고통스러운 기억보다 더 간절했던 것은 산골에서 살았던 행복했던 추억이었다. 그가 지금 살고 있는 땅(지구)으로 내려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도, 지구에 살던 사람이 간절하게 부르던 노래 때문이었다. 자연 속에 살며 꾸밈없이 소박하고 즐겁게 지내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으면서, 가구야 공주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미 결정된 귀환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가구야 공주는 본디 달에 사는 보살(신선)이었으나, 이승의 삶을 동경해 선계(달)에서 쫓겨나 대나무 속에서 아이로 태어난다. 아이 없이 사는 늙은 부부에게 맡겨져 지극정성으로 돌봄을 받으며 자라고,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꾸밈없고, 거칠 것 없이 살아간다. 이것은 '자연'이라는 '신'이 본래는 무소무위, 어디에도 걸리는 것 없는 자연 그 자체라는 걸 말한다. 그러다 인간이 만든 '문명'에 갇히면서 '자연'은 힘을 잃고, 생기를 잃게 된다. 인간의 문명은 도식적, 형식적, 인위적, 이기적, 파괴적 속성을 가졌기에, 자연은 인간의 문명이 두렵고 무섭다.
인간이 만든 문명은 자연(신)을 쫓아내고, 거부하며, 외면한다. 자연(신)은 더 이상 인간과 어울리지 못하는 존재가 되고, 자연으로 살고자 하지만, 그마져도 인간이 파괴한다. 결국 자연(신)은 피폐, 황폐하게 변하고, 인간이 살지 않는 먼 곳-달-으로 떠난다. 이 작품은 사람의 관점이 아닌, 가구야 공주 -자연(신)- 의 관점에서 쓰였기에, 인간을 사랑하면서도, 인간의 배신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자연(신)의 입장을 드러낸다.
주인공이 여성이고, 전생에 살던 곳이 '달'이라는 건 이 이야기가 만들어진 시기, 민중의 의식을 반영한다. '여성'은 우주만물을 만든 신이자, 자신-일본 민중-을 만들고 돌보는 어머니 자연의 존재를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즉, 자연은 여성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이 바뀌고, 씨 뿌리고, 수확하는 일련의 생산이 땅을 통해 이루어지는 걸 보면서, '생산'을 하는 것은 곧 어머니, 여성이라는 의식과 맞닿게 되기 때문이다.
'달'은 동양에서 신비로운 믿음의 대상이었다. 중동과 서양이 '태양'을 유일신으로 믿었던 것처럼, 동양에서는 '태양'보다는 '달'을 숭배했는데, 그 믿음의 근거에는 '농업'이 자리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것은 절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절기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것은 '양력'이 아닌 '음력'이라는 걸 이미 이 시대 이전부터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기에, '달'이 숭배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달'과 관련한 많은 설화와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따라서, 가구야 공주가 여성으로 이승에 내려와 자연과 함께 어울리다 도시-인간의 문명-에 살지 못하고 다시 원래 살던 곳 - 달 -로 돌아가는 것은 당시 민중의 삶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설화가 된다. 여기에 불교적 장치 -윤회-가 개입하면서, 가구야 공주는 언제든 다시 이승으로 내려올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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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청불 코미디 킬링 액션 영화 <렌필드>부터, 작년 부국제 화제작 <라이스보이 슬립스>까지,
다채로운 이번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렌필드
Renfield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93분
감독: 크리스 맥케이
출연: 니콜라스 홀트, 니콜라스 케이지, 아콰피나
개봉: 2023.04.19.
배급: 유니버셜 픽쳐스
시놉시스
불멸의 삶과 폭발적인 힘의 대가는 악당용 배민이 되는 것?! ‘드라큘라’에게 취업사기를 당하고 24시간 밤낮없이 그에게 순결한 제물을 바치는 직속비서 ‘렌필드’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꼰대 상사에 점차 피폐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드라큘라’에게 바칠 제물을 찾던 중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줄 친구 ‘레베카’를 만나게 되고 지금껏 가슴 한 켠에 숨 죽여 있었던 퇴사의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데.. 과연 퇴사 없는 종신계약에서 ‘렌필드’는 벗어날 수 있을까?
CINE PICK!
다양한 작품에서 열연을 펼친 니콜라스 홀트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드라큘라의 직속비서인 '렌필드'와 '드라큘라' 역을 맡아 독보적 캐릭터 변신을 예고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영화 <웨더 맨>에서 아빠와 아들 사이로 만난 적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 전혀 다른 관계로 다시 만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매 작품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한 아콰피나까지 합류하여 극에 활력을 더한다. 쉴틈 없이 터지는 코미디 요소와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짜릿한 액션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라이스보이 슬립스
Riceboy Sleeps
ⓒ네이버영화
개요: 가족 | 캐나다 | 117분
감독: 안소니 심
출연: 최승윤, 이든 황, 도현 노엘 황 등
개봉: 2023.04.19.
배급: 판씨네마(주)
시놉시스
1990년 모든 게 낯선 캐나다에서 서로가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 '소영'과 아들 '동현'의 잊지 못할 시간을 담은, 문득 집이 그리워질 따스한 이야기
CINE PICK!
<라이스보이 슬립스> 토론토영화제의 '2022년 최고의 캐나다 영화'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 감독조합상, 미국의 샌디에이고 아시안 영화제 작품상과 관객상,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 24관왕을 기록 중인 화제작입니다. 1994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한 안소니 심 감독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영화입니다.
옥수역귀신
Ghost Station
개요: 공포 | 대한민국 | 80분
감독: 정용기
출연: 김보라, 김재현, 신소율 등
개봉: 2023.04.19.
배급: (주)스마일이엔티
시놉시스
특종이 필요한 기자 ‘나영’은 옥수역에서 근무하는 친구 ‘우원’을 통해 ‘옥수역’에서 계속해서 일어난 사망사건들을 듣게 된다. ‘나영’은 ‘우원’과 함께 취재를 시작하고 그녀에게 계속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무언가 있다. 옥수역에…
CINE PICK!
2011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호랑작가의 네이버 공포 웹툰 [옥수역 귀신]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옥수역귀신>은 원작을 뛰어넘는 섬뜩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지명이 등장하는 등 현실과 맞닿아 있어 더욱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귀를 기울이면
Whisper of the Heart
ⓒ네이버영화
개요: 로맨스 | 일본 | 115분
감독: 히라카와 유이치로
출연: 세이노 나나, 마츠자카 토리, 야마다 유키 등
개봉: 2023.04.19.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동화 작가를 꿈꾸는 ‘시즈쿠’ 세계적인 첼리스트를 꿈꾸는 ‘세이지’ 중학교 시절, 두 사람은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각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10년 후 ‘시즈쿠’는 일본에서 출판 에디터로, ‘세이지’는 이탈리아에서 전도유망한 첼리스트로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그러나 현실에 지친 ‘시즈쿠’는 일과 꿈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정답을 찾기 위해 ‘세이지’가 있는 이탈리아로 떠나게 되는데…
CINE PICK!
지브리 최초의 로맨스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두 주인공 '시즈쿠'와 '세이지'의 설레는 첫사랑 스토리에 이어 둘의 10년 후를 그린 성장 스토리까지 담겨 있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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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퀸 엘리자베스> 리뷰
<퀸 엘리자베스>는 영국의 왕실과 국민통합을 표상하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왕좌에 머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1952년 즉위하여 2022년 9월 8일까지 70년간 재위한 군주다. 처칠을 시작으로 총 16명의 총리와 함께 했다.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노팅 힐〉을 연출한 로저 미첼 감독이 연출했다. 미첼 감독은 로맨스 영화의 대가일 뿐만 아니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TV부문에서 최우수 단편 드라마와 최우수 미니시리즈까지 수상하여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내 삶이 길건 짧건 내 평생을 국민들을 섬기는 데 바칠 것을 여러분 앞에서 맹세합니다.” 퀸 에리자베스가 왕세녀 시절 21세 생일을 맞이하여 연설한 내용이다. 실제로 그녀는 사망하기 이틀 전에도 신임 총리를 임명하고 접견하는 등 죽는 순간까지도 국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우리 가족이 영국에서 가진 추억들을 조각조각 떠오르게 했다. 아내와 우리 가족은 8년의 영국 생활을 하면서 영국 여왕과도 친근해졌다. 여왕의 생일 등 왕실의 공식 행사 때 버킹엄 궁전 발코니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매년 성탄일 오후 BBC에서 전 국민에게 보내는 그녀의 크리스마스 메시지. 영국여왕 재위 50주년을 기념하는 골드 주빌리(Golden Jubilee) 행사. 부군인 필립공이 총장으로 있는 캠브릿지대학을 방문하여 가까이서 여왕을 볼 기회도 가졌다.
96년을 산 인생이 늘 영광스러운 일만 있을 수 있겠는가. 감독은 왕관의 무게만큼이나 그녀의 가슴을 무겁게 했을 아픈 가족사도 적절히 드러내었다. 지난 100년의 현대사에 가장 주목할 만한 삶을 살은 여왕의 생을 담아낸 가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러닝타임은 90분이다. 여왕은 2년 전 별세하였다. 그런데 여왕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에 장례식 장면이 없다. 왜일까? 그건 로저 미첼 감독이 여왕 보다 1년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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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로봇이라고 꼭 인간이 되고 싶은 건 아니야
- SF 장르의 매력에 빠진 건 김초엽 작가의 소설 덕분이었습니다. 소설집 <방금 떠나온 세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등을 읽고, 근미래에 펼쳐질지도 모를 세상을 미리 엿보는 묘한 기분을 느꼈죠. 오직 과학적 상상력만이 써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걸 그전엔 몰랐습니다.그런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마침 요즘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SF 장르라는 겁니다. 9일간의 영화제 일정 중 굳이 개막식 참석을 선택한 것도 이 작품을 전주 돔의 웅장한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하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아니나 다를까, 저는 <애프터 양>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습니다.애프터 양After Yang<애프터 양>은 안드로이드 ‘양’과 함께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백인 남성, 흑인 여성, 동양인 아이, 그리고 동양인의 얼굴을 한 테크노 사피엔스로 구성된, 사회가 ‘정상성’을 부여하는 가족의 형태와는 거리가 먼 4인 가족이죠. 극 중에서는 ‘양’을 안드로이드 대신 ‘테크노 사피엔스’라고 부르기에, 앞으로는 저도 그를 테크노 사피엔스라고 지칭하겠습니다.‘다름’에서 시작한 이 가족은 ‘평범’을 추구하는 여느 가족보다 대단하고 멋집니다. 입양한 아이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아시아계 테크노 사피엔스를 데려온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양’이 작동을 멈춥니다. 원작(단편소설 <Saying Goodbye to Yang>)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실 이 작품의 더 정확한 줄거리는 ‘테크노 사피엔스 ‘양’과 이별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양’을 고치려고 동분서주하던 아빠 ‘제이크’는 ‘양’이 다른 테크노 사피엔스와 달리 기억 저장 장치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테크노 사피엔스 전문가는 ‘제이크’에게 ‘양’의 기억을 확인한 다음, 연구 가치가 있는 ‘양’과 그의 기억을 넘겨달라고 부탁하죠. 판독기를 통해 ‘양’의 사적인 기억을 살피던 ‘제이크’는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딸 ‘미카’는 아빠에게 무엇을 보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제이크’는 “Just a documentary.”라고 답하는데요. 맞습니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양’의 시선에서 기록(document)된 일상일 뿐입니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차량의 블랙박스와도 같죠. 그럼 도대체 무엇이 ‘제이크’를 혼란스럽게 한 걸까요?그것은 바로 로봇답지 않은 ‘양’의 모습 때문입니다. 그의 기억 장치에는 마치 인간의 추억과 같은 것들이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연인처럼 보이는 한 여인, 인상적인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옷, 그 여인과 함께 들었던 노래 같은 것들이었죠. ‘인간이 아닌 존재’인 테크노 사피엔스가 인간처럼 기억하고, 행동하고, 심지어는 사랑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다시 말해 ‘양’의 인간다움이 그를 혼란스럽게 한 겁니다. ‘제이크’는 고민합니다. ‘양’은 인간이 되고 싶었던 걸까?⊙ ⊙ ⊙영화는 이 지점에서 관객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그런데 과연 ‘인간이 아닌 존재’는 모두 인간이 되고 싶어 할까? 정체성에 관한 물음은 이렇게 등장합니다.저는 그동안 깨닫지 못했습니다.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로봇의 이야기, 그런 로봇을 안쓰러워하는 인간의 이야기가 얼마나 인간 중심적이었는지요. 인간과 로봇을 각각 다수자와 소수자에 빗대어 생각해보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성애자가 성소수자에게 “이성을 사랑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슬프지?”라고 묻거나,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나처럼 살고 싶지?”라고 묻는 것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선을 넘는 질문이니까요.물론 ‘양’은 때때로 인간의 삶에 대한 부러움과 동경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양’에게는 그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따뜻한 교감을 나누고, 입양 아동인 동생 ‘미카’의 뿌리를 찾아주기 위해 고민하며, 무가 있어야 유가 존재한다(There’s no something without nothing)는 꽤나 분명한 가치관까지 갖고 있죠. 그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고 물으면, ‘양’은 그저 이렇게 답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프로그래밍된 것이 아닐까요?”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사회도 소수자를 이런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저 애초에 프로그래밍된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말이에요.⊙ ⊙ ⊙로봇과 인간으로 ‘다름’을 이야기하는 <애프터 양> 덕분에 인간 중심적 사고, 다수 중심적 사고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양’을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테크노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들을 호모 사피엔스와 같이 또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바라본 것이죠.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관객들은 아름답고 시적이며 따뜻한 SF 영화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집행부가 이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하는 데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은 이유를 너무나도 명백히 알 수 있었던 작품, <애프터 양>이었습니다.Summary진보한 기술이 일상에 스며든 가까운 미래, 제이크 가족 소유의 안드로이드 ‘양’은 아시아계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미카’의 보호자 역할은 물론 그녀의 문화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형제인 셈이다. 어느 날 ‘양’이 갑작스레 작동을 멈춘다. ‘양’을 고치기 위해 여러 곳을 오가던 ‘제이크’는 양에게 기억을 저장하는 특별한 기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양’의 기억 데이터를 탐험하기 시작한 ‘제이크’는 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안드로이드 ‘양’의 사적인 시간들을 발견하기 시작하는데…. ‘양’은 과연 인간이 되고 싶어 한 걸까? (출처: 전주국제영화제)Cast감독: 코고나다출연: 저스틴 H. 민, 콜린 패럴, 조디 터너스미스, 말레아 엠마 찬드라위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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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x책] 우진은 복수 후에 행복했을까? ;감정을 읽는 시간.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마!! 내애가 임마!! 간짜장이라도 갖고 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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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무서움은 동의어로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엄격히 말하면 구분해야 한다. 무서움은 구체적인 사건을 향하며 즉각적 도피, 회피, 방어 태도를 유발하는 기초 상태다. 따라서 무서움은 '실제 공포'라고도 칭한다. 반면 공포는 더 복잡한 부정적 감정으로 가상의 위험을 향한다.-56P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라고 붙인 이름을 가진 남자, 오대수는 이유도 모른 채 거나하게 취한 기억을 마지막으로 어딘 가에 감금된다. 대충이라도 수습해야 할 그 오늘이 언제 인지도, 몇 평 남짓한 이 곳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로. 늘 같은 시간에 주어지는 군만두 만이 어쩌면 자신이 세상과 완전히 멀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절박한 안식처였을 것이다.
(군만두만 줘서 고문인 게 아니라 짜장, 짬뽕, 탕수육이랑 같이 안 줘서 고문인 게 팩트)그런 대수의 몸과 마음을 지배했던 가장 큰 두려움은.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는 가장 큰 행위인 자살 마저도 "선택"할 수 없는 자신이라는 존재의 무능력 감이었을 것이다.
그때 그 들이 십오 년이라고 말해 줬다면 조금이라도 견디기 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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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심은 은밀히 자라나다가 결국 그 사람을 완전히 집어삼킨다.-210P
그 영겁의 시간과 감정과 체력을. 대수는 복수라는 이름으로 살기등등하게 채우기로 결정한다. 문신으로 시간을 체크하고, 벽에 그린 사람을 향해 주먹을 꽂는 것으로 자신이 피우기로 작정한 불을 마음껏 피워 댄다. 그러다 마치 마법처럼. 혹은 너무도 허무하게. 대수는 그토록 그리던 바깥세상으로의 탈출 역시도 스스로가 선택할 수 없이, 엉겁결에 이루게 된다.
15년.
그의 인생에서 가장 황금기 같으면서 치열했을 중 장년의 허리를 베어간 그 놈을 위한 복수심 하나로 이뤄진 대수는 자신의 기억과 실낱 같은 단서들을 근거로 그 놈의 그림자 끝을 자박자박 밟아 나간다. 15년이나 먹은 사료 같았던 군만두의 기억을 시작으로, 대수는 그와 대척점에 있는 그 놈 과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 나간다. 그와 함께 그 녀석을 잘근잘근 씹어 먹어야겠다 는 마음속의 분노와 복수심도. 더더욱 커져간다.
일 더하기 일은 귀요... 귓방맹이다 이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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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명확한 결과는, 정의에 대한 믿음이 강할수록 복수심도 강하다는 사실이다. -219P
그것이 정의라 생각했다.
나를 아무 이유 없이 가둬 둔 녀석의 시체를 동서남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도록 하는 것. 그 놈의 시체를 잘근잘근 씹어 먹어버리는 것. 존중받고 싶은 마음을 그 녀석에게 표현하는 방법이 바로 복수라고 생각했기에(213P), 대수는 그 방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렇게 험난한 기억의 끝에는, 자신이 스스로 지워버린, 혹은 외면해 버린 기억의 가련한 연인, 우진과 우진의 누나가 있었다. 고작 말 한마디로 자신을 15년 동안 가두었다니. 대수는 괘씸했다.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도, 살 권리는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우진이 내민 앨범의 끝에, 점점 성장해 온 자신의 딸이자 연인인 미도의 모습을 본 순간. 대수는 깨달았다.
내가 노래를 부르면. 그게 신호야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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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가 가장 달콤할 때는 언제일까? 복수를 당한 사람이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다. 그가 후회의 뜻을 비치고 복수 행위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 말이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복수란 상대에게 괴로움을 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상대에게 가 닿았는지의 여부이다. -223P
대수 자신은 존중받고 싶은 마음으로 복수를 시작했지만.
또 다른 복수를 하려는 사람인 우진은 대수가 근거 없이 고통 당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자신이 의도적으로 복수를 감행했다는 사실을 대수가 알아채는 그 순간이야 말로 우진의 복수가 완성되는 시점이었다.(213P)
우진과 대수의 복수가 부딪치는 그 순간에, 그렇게 대수의 하루는 영원히 수습되지 않을 것처럼 정점으로 치닫는다. 대수는 혀를 잃었고 우진은 복수를 얻었지만, 돌아오지 않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마음과 억울하게 죽음을 선택한 누이이자 연인이었을 것이다.
과연 너희는 그럴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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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극히 개인적인 삶과 연관 짓지 않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한 사람이 겁을 먹었는지, 슬픈지, 화가 났는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그 감정이 그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혹은 어떤 경험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 아무리 자세한 뇌 영상도 알려줄 수 없는 것이다-12P
복수의 방점을 찍을 카타르시스는 안타깝게도 그 두 사람 중 어느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다. 혀를 잃은 아픔과, 딸을 만난 기쁨, 그리고 미도에 대한 사랑이 뒤섞인 지옥에서 울부짖는 짐승이 된 대수를 뒤로한 채 돌아선 우진은, 이내 엘리베이터 안에서 스스로의 머리를 권총으로 날려버린다. 이토록 성공적인 복수를 뒤로한 채로. 대수의 복수 과정 중에서 그의 연인을 떠올리고, 그리고 복수의 완성 지점에서 그녀의 최후 역시도 만나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녀의 죽음을 방조했던 최후였기에 더더욱 쓰라렸을 것이다.
과연 이 길고 긴 복수를 계획한 우진은. 단 한순간이라도 기뻤던 적이 있었을까? 그가 결국 복수하려던 대상은 어쩌면 자신이 아니었을까?
참고
1.감정을 읽는 시간(Chapter8 복수심;누구도 나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2.올드보이
추신. 솔직히 개봉한 지 7년이나 지났는데 스포일러라고 하지 말자.
복수 후에 행복했을까? ;감정을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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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포함】K-좀비는 더이상 그만
#영화 #반도 #리뷰
액션, 드라마│한국│116분
감독 연상호│출연 강동원, 이정현전대미문의 재난 그 후 4년
폐허의 땅으로 다시 들어간다!
4년 전, 나라 전체를 휩쓸어버린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정석’(강동원).
바깥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반도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제한 시간 내에 지정된 트럭을 확보해
반도를 빠져 나와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던 중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4년 전보다
더욱 거세진 대규모 좀비 무리가 정석 일행을 습격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남은 ‘민정’(이정현) 가족의 도움으로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이들과 함께 반도를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기로 한다.
되돌아온 자, 살아남은 자 그리고 미쳐버린 자
필사의 사투가 시작된다!#리뷰문의
adonai0919@gmail.com#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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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살인 리뷰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다룬 용기에 박수를 (약스포, 결말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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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었죠,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거”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
공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그들의 사투.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
영화라는 매개의 특성상 결국 극적인 연출과 전개를 끝끝내 놓지 못해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영화를 리뷰하는 사람으로서
특히 작고 사회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들에 조금더 마음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
[공기살인]같은 작품들의 개봉을 응원하고, 또 미디어의 선한 영향력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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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에이펙스> 메인 예고편
상류층 부자들은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에이펙스 섬에 모여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인간 사냥을 즐긴다.
그때 무기징역을 받고 평생 감옥에 갇혀 살아야 했던 멀론이 그들의 사냥감으로 선택되는데,
6명의 사냥꾼들은 멀론의 노쇠한 외모를 보고 그의 실력을 믿지 않는다.
전직 경찰로 웬만한 특수 요원보다 죽을 고비를 더 많이 넘겼던 멀론.
완전무장한 사냥꾼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완벽한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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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비상선언> 캐릭터 예고편
영화 #비상선언 캐릭터 예고편 대공개! ✈️ 사상 초유의 항공재난에 맞선 인물들의 긴박감과 절실함!? 개봉까지 무한 재생 안내 말씀?드리며 8월 3일, 극장에서 탑승을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