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3-04-03 15:07:33
40대여 일어나라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
특정 연령대가 아닌 모든 연령층을 타겟으로 아직도 롱런 중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 영화 '슬램덩크'가 올해 1월 4일 개봉해 현재까지 상영 중으로 롱런 중이다. 그다지 관객몰이를 하지 못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박스오피스 1위, 상영 3개월이 되는 시점에서는 3위이다. 관객 수는 435만 명으로 스크린에 함께 걸렸던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보다 관객 수가 많은 편이다. 유명 배우를 기용한 몇 편의 한국 영화가 100만 명을 넘기지 못하는 기간 동안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400만 명을 넘어섰다.
40대를 타깃으로 한 작품일 것이라 여겨졌지만, 10대 만족도는 9.65, 40대는 9.35로 오히려 만화책이 아닌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난 이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 코믹스에서 다 그려내지 못했던 가드 송태섭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연출된 작품이지만, 북산과 산왕 간의 대결이라는 그리고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향해 가는 북산 팀의 이야기가 담긴 만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알지 못하는 관객 층에게도 충분한 어필을 한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만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감독을 맡았고, 상영 시간 124분, 평점 9.27이다.
슬램덩크 만화책의 주인공 채치수, 서태웅, 정대만, 강백호, 송태섭 중 앞의 4인의 스토리는 충분히 그려졌으나, 송태섭의 이야기는 충분치 않아 그에 관한 스토리를 쓰고 싶었다던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바램이 담긴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이다.
만화책에서는 하나 누나를 좋아하고 귀에 피어싱을 낀 다소 껄렁껄렁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가드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자신만의 필라소피를 농구 안에서 풀어내는 모습이 매력적이던 송태섭의 성장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하지만 영화는 송태섭의 성장 과정뿐 아니라 산왕과 북산과의 경기를 통해 강백호만이 가진, 그리고 채치수, 서태웅, 정대만, 안경 선배, 하나 누나, 안선생, 강백호의 친구들, 그들 자신만이 가진 특유의 캐릭터를 살아있는 듯 발하며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애니메이션 원독자들은 2023년 이 시대의 40대 들일 것이다.
그들은 X 세대라 불리며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문화 가운데 컸으며, 그들은 새로운 물결을 만든 세대들이다. 자신들이 학습되고 부모 세대로부터 받은 익숙함들은 그들이 접하게 된 새로운 문화나 교육들과는 이질감이 생겨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층을 만들어 냈다.
그들은 기존 문화와 흐름에 아무것도 모르고 편승하기에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그러한 자신들의 위치 때문에 수많은 어려움과 고민 가운데 봉착하게 되었다.
그들은 새로운 물결을 만들며 마치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듯 거대한 기존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지만, 세상 가운데 이미 존재하고 있던 물결은 무척이나 넓고 깊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타협하지 않고 계속해서 거슬러 올라가는 이들과 그 물줄기 안에서 편승하는 듯 보이지만, 마음 안에 담겨 있는 열정을 무시할 수 없는 이들이 되어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 가운데서 무력감을 느끼고 우울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누워 있는 자들에게 이 영화는 일어서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단지 추억을 회상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추억을 딛고 일어나 마음속의 열정으로 다시 그 거센 물줄기 안에서 새로운 물꼬를 틀라고 촉구하는 듯 보인다.
OST는 비트 있게 생동감을 주며 움직이고, 북산고 선수들의 호흡과 관객의 호흡은 정확히 일치한다.
더빙과 자막 중 자막을 선택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것이 살아 움직이는 영화의 흥미를 더해줄 것이다.
40대여,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길 바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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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애니메이션들 사이에 묻히면 속상할 이 한국 영화
첫인상
“미소야, 인사 제대로 해야지!” 담임 선생님이 미소를 다그친다. “안미소.” 짧은 답변만 툭 내던진다.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미소. 미소는 제주의 어느 초등학교에 전학 왔다. 낯을 엄청 가리는 미소. 사실 그 이전에 뭐만 하면 전학 가던 탓에 학교에 가는 일이 좀 귀찮게 느껴졌다. 어쩔 줄 몰라하는 미소. 수업 첫날에 엄마를 뒤로하고 갑자기 도망쳐 버린다. 그 짧은 순간에 눈이 마주쳤던 건 원래 짝꿍이 될 예정이었던 하은이었다.
오늘 하은이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인상적인 경험을 했다. 쟤는 뭘까? 처음 내뱉었던 미소의 인사는 하은이에게 큰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집에 가는 길. 길지 않은 시간을 들여 집에 도착했다. 하은이 가족은 서로 사이가 좋은 편이다. 타지에서 온 어머니와 찐 제주도민인 아버지를 두고 있는 하은. 식탁에서 나오는 대화도 그렇게 무겁지가 않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대화 소재가 하은이의 인간관계였다. “얘 친구 없어서 어떵(떡)하지?” 성격도 착한 하은이지만 외로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런 하은이에게 갑자기 한 손님이 찾아온다. “안녕! 나는 미소야. 오늘 네 짝꿍이 될 뻔했던.”
어디서 본 것보다 나았어
이 영화는 대만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시 주연배우였던 주동우의 ‘연기 차력쇼’를 바탕으로 살짝 다크 했던 분위기를 잘 끌고 갔던 원작. 영화를 볼 때 기억에 남았던 것은 글쓴이가 전부터 잘 알던 대만 청춘영화의 연출 방식이 살짝 보인다는 것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부터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까지 이 대만이라는 나라에 있던 영화들은 어느 장르를 품고 있는 듯하다. 본 작은 이 특성을 잘 소화한다. 나라가 바뀌었는데 대만 청춘영화 특유의 청량감이 살아있는 것이다. 어떻게? 공간적 배경을 설정한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 영화의 주요 공간은 제주와 서울이다. 영화의 특성상 전자 제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당위성을 적절하게 사용하듯이 영화에서 위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어느 장면에서는 공간 안에 갇혀서 바다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데 바다를 바라보는 데 밍밍하게 바다만 있으면 뭔가 맛이 없다. 그럼 예뻐야 한다. 이런 특성을 살리는데 제주 서귀포시의 어느 공간은 뭐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뿐일까? 미소와 하은이가 자전거를 타고 휘리릭 달려가는 것도, 스쿠터를 타고 달려가는 일도 색감과 인물들의 분위기를 설정하기 위해서 제주는 필수적이었다. 또 영화 초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전후관계도 걸어 다녀야 하는 제주의 특성을 살리기도 했고, 토속적인 장소를 구현한 좋은 수가 됐다.
글쓴이는 제주도 사람이다. 많은 영화들이 제주를 공간으로 사용했단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계춘할망> 같은 경우는 공간을 제주로 설정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주인공이 해녀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전도연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인어공주>가 있다. 여기서는 주인공이 제주로 가서 전원생활을 해야 했던 이유가 있다. 이런 인물의 서사와 함께 제주도 사투리가 들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 <소울메이트>에서 제주 사투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억지로 막 욱여넣지 않았다는 것이 글쓴이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서울과 제주의 거리 차이가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는 것을 이면으로 깔고 표면적으로는 이 공간을 묘사한 감독의 섬세함이 느껴졌다.
반복과 차이
영화의 핵심으로 작동하는 요소 중 하나는 반복과 차이에 있다. ‘소울메이트’라는 단어를 보고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는 ‘영혼을 공유하는 친구’라는 뜻이다. 영화는 이를 충실하게 이행한다. 우선 미소의 서사다. 미소의 가족 특성은 초반에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후반부에 정확히 반복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 내지는 구성요소를 생각해 보면 감독이 영화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또 영화에서 대놓고 핵심처럼 보이는 미술이라는 소재 역시 감독이 설정한 반복이라는 모티브를 확인할 수 있다. 뭐 이렇게 핵심으로 작동되는 키워드가 아니더라도 영화 대사에서 두 사람의 처지를 관통하는 대사가 나온다.
이렇게 두 사람의 처지를 엇갈려서 제시한 이유는 사랑이라는 주제와 이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영화가 퀴어 로맨스를 다룬 영화일까?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글쓴이는 이 영화가 그 소재를 다룬다고 보지 않는다. 영화는 두 사람의 처지를 병치시켜서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런 대사가 있다. ‘너는 내가 살아온 걸 이해 못 해’라는 것이다. 영화는 사실 어떤 인물이 고른 선택지를, 다른 사람이 사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지사지의 영화인 셈이다. 이 세상의 인간관계를 생각해 보면 모든 갈등과 헤어짐이 관점의 차이에서 온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런 줄 알았는데 상대는 이랬고. 나는 그때 몰랐지만 내 생각보다 상대방이 날 더 좋아했고.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인간은 지루한 인간관계를 반복한다. <소울메이트>는 이를 잘 이해하듯 이 사랑이 왜 우리들에게 공감을 살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현실성을 인물 간의 관점을 혼합시켜서 부여한 것이다.
K-레이첼 맥아담스
글쓴이는 영화를 보면서 김다미 배우가 정말 뛰어난 역량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전부터 연기했던 몇몇 클립들을 봤었다. 드라마를 즐 안보는 글쓴이지만 <이태원 클라스>나 <그 해 우리는>의 활약상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이 영화에서 김다미 배우가 보여준 연기는 그동안의 필모를 집대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다미 배우가 지금 1995년 생으로 27세다. 글쓴이랑 두 살 차이 난다. 글쓴이가 지금 교복 입고 고등학생 연기하면 민원 들어올 것 같은데 이 배우는 어떤 헤어스타일로든 찰떡같이 소화한다. 비주얼적인 것뿐만 아니라 이 인물은 나이대에 맞는 인물의 행동을 잘 연기한다. 10대 때는 10대답게, 20대 초 불안한 일상을 보내는 청춘으로서의 일상, 악착스럽지 않으면 낙오되는 삶, 30대가 되고 나서 겪는 다른 인생까지 한 사람이 한 인간의 일생을 바탕으로 매번 다른 처지에 적응하는 모습을 잘 연기했다. 이는 영화의 주제적인 측면과도 이어진다. 매 번 다른 입장에 놓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소울메이트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감정적인 호소력, 눈물연기의 빈도는 뭐 말해 뭐 해? 수준이다.
하은 역을 맡은 전소니 배우도 연기가 좋았다. 하은 캐릭터는 감정적으로 입체적인 측면이 미소보다 넓어야 한다. 하은이가 받아들이는 것이 미소의 서사에서 핵심이고, 또 영화가 전하고자 했던 ‘이런 사랑이 있나요?’라는 질문과도 닿아있다(심지어 영화의 촬영 자체도 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방식으로 많이 짜여 있다). 전소니 배우를 이를 잘 이해하듯 중요한 부분마다 표정연기를 성공적으로 소화한다. 대표적으로 후반부에서 인물이 재회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의 후반부 각본이 살짝 작위적인 느낌이 듦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이 없으면 영화의 엔딩이 성립되지 않을 수준이다. 이 장면에서 세월 동안 쌓아놓은 애정과 증오를 눈빛으로 보여준다. 전소니 배우의 이름은 몇 번 들어봤어도 실제로 연기하는 건 처음 봤다. 이 배우의 얼굴을 효과적으로 연기를 이끌어낸 좋은 연출이 돋보였다.
작위적이긴 해
영화 장점 정말 많다. 글에서 크게 언급하지 않는 부분은 역시 촬영이다. 제주라는 공간적 배경이 아니더라도 영화가 유지하는 색감과 구도가 작품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괜히 대만 청춘영화의 업그레이드라고 쓴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까지 전소니, 김다미 배우의 표정연기로 이야기의 작위적인 느낌을 끌고 갔다는 점은 아쉽다.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서로 아끼는 친구 관계가 균열이 일어나는 기점이 있다. 이를 시작으로 후반부와 엔딩을 위해 이야기가 감정적으로 몰입할만한 요소가 살짝 적다는 느낌이 든다. 충분히 이 전에 이 사람들이 이런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뭐 영화를 보시는데 크게 지장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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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를 잊는 시인의 여백으로 매운 시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는 미자는
시를 써보고 싶다.
자꾸만 단어를 잊지만
단어들을 주섬주섬 기록한다.
병원에서 본 어떤 사건,
그녀의 손자가 저지른 어떤 사건,
이후 그녀가 해야 할 어떤 사건들이
겹쳐지며 이야기를 잇는다.
단어를 잊는 시인의
이야기는
끝내 함구하며 이어지는데,
그 여백이 만든 운율은
그녀의 마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시각적으로든, 청각적으로든 여백이 가득한 이 영화는 암울한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끝없이 반복되며 패러프라이징되는 이야기들은 또 다른 운율을 만든다.
예컨대, 병원에서 우는 여자와, 밭일을 하는 여자, 사과를 받는 여자의 세 이미지는 병치되고 반복되며,
같은 여자에게서 전혀 다른 얼굴들을 발견케 한다.
같은 현상을 다르게 보는 것
하지만 그에 딱 맞는 단어를 찾지 못하는 것
반복되는 시도와 실패는
이 영화를 시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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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혼 더 파이널 / 銀魂 THE FINAL, 2021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혹은 소설까지 전체적인 맥락에서 조금은 세세하게 구분 짓는 걸 "장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액션"이나 "코미디"와 같은 명칭이 그런데 이를 거부하고 그 자체로 불리는 장르들도 존재합니다.
오늘 소개할 <은혼>이라는 작품도 특정 장르보다는 "은혼"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것이 더 편할 만큼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굳이 분류하면, "SF"이고 "대체 역사물"로 볼 수 있겠지만 '제4의 벽'을 깨는 유머는 실제로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로 '선라이즈'가 도산했다"라는 말로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건 <은혼>밖에 못하지만요.근데, 이번 <은혼 더 파이널>은 쉽사리 바라볼 작품은 아닙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1위에서 끌어내린 작품이 이전에 소개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뿐만은 아니었으니까요.
특히, 일본 개봉 1주차 특전으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그림을 배부하는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은혼"스러운 퇴장을 했습니다. (이유에는 흥행 때문에...)
아무튼, 국내에서는 실사가 아닌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어떤 시작과 마무리를 보여줄지 - <은혼 더 파이널>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지구 멸망을 앞두고서 "긴토키"와 해결사, 그리고 모든 캐릭터들이 한데 모입니다.
부활을 앞둔 "우츠로"를 막기 위해서라도 꼭대기에 올라가려 하지만, 적들의 거센 저항에 도리어 위협을 느끼는데...은혼을 은혼스럽게!
1. 이거, 은혼 맞나요?
앞서 말했듯이 <은혼>은 "은혼"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크게 이해를 바라는 스타일의 작품이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2년 후"라는 단어로 <드래곤볼>과 <원피스>의 그림체를 그대로 가져와 그들의 명칭까지 인용하는데요.
특히, "야무치"의 "낭낭풍풍권"을 대문짝하게 박거나 특유의 재배만 포즈까지 보여주며 "패배자"로 지칭하고 <드래곤볼>의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까지 직접 언급하는 등 저작권 인식을 아찔하게 만드는데요.
이에 캐릭터들이 직접 '은혼이 아니라 드래곤볼의 아류작으로 알겠다'라는 대사로 뒤늦게 정체성을 잡으려 하는데 이에 익숙한 팬들은 "평소의 은혼"으로 인식할 겁니다.여전히, 웃기는 놈들이구나!
그래서 <은혼 더 파이널>을 받아들이는데 호불호가 존재하는 게 바로, 이 유머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있습니다.
시종일관 심각한 분위기를 내뿜어도 갑작스레, 유머를 보여주니 상황의 언밸런스함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불필요할 요소로 받아들일지'에 <은혼 더 파이널>을 넘어서 <은혼>이라는 작품을 보는데 당락이 결정될 겁니다.
<데드풀>에서 유명하게 된 "제4의 벽"을 깨는 행위는 "메타 유머"를 끌어오는 장치로 소위 아는 만큼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제4의 벽"이라는 건 해당 이야기의 현실성을 지키는 방벽으로 이를 깬다면 관객들에게는 몰입이 해칠 수 있어 이야기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참 어렵습니다.2. 이야기 예습하고 오세요.
앞에서 말했듯이 "2년 후"라는 단어로 많은 이야기를 함축시켰지만, 설명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느껴지는 건 <은혼 더 파이널>의 104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만큼 설명이 제대로 이뤄진 모양새가 아닙니다.
이런 이유에는 앞서 말한 "유머"의 사용으로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도 있지만, 정작 큰 이유는 이들의 관계가 영화가 의도한 만큼 관객들이 따라와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제목에서 생략된 "극장판"이라는 글자에 관객들은 <은혼 더 파이널>에 편차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극장판'이라는 한계치?
영화 <은혼 더 파이널>은 기존 TV 에피소드를 "극장판"으로 옮긴 작품으로 해당 극장판만으로 전부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저처럼 <은혼>을 즐겨온 팬들에게는 "긴토키"를 비롯해, "신파치 - 카쿠라"의 해결사, "카츠라", 그리고 "타카스기"까지 이외에 "신선조"와 다른 조연 캐릭터들까지 안면이 익숙하고 관계도 다 알 겁니다.
그렇기에 눈물도 날 것이고, 가슴도 울렁울렁하겠지만 이를 이번 <더 파이널>만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만큼 이번 <더 파이널>은 기존 TV에서 방영된 모든 에피소드까지 포함시켜 말하는 것이니 공부가 필요해도 많이 필요한 영화입니다.3. 언제든 돌아와도 어색하지 않다.
가뜩이나 <은혼>이라는 작품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작품인데, 이야기에 느끼는 몰입마저 편차가 존재하니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은혼 더 파이널>입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을 알고서 보는 <은혼 더 파이널>은 어떤 작품일까요?
흔히, 마지막이라고 하면 작품들이 진지해지기 마련인데 <은혼>만큼은 "은혼"으로 장르를 소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일상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쿠키 영상으로 준비된 "긴파치 선생"까지 "은혼"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보여주고 맙니다.네버 세이 네비?
이렇게, 마지막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이를 쉽게 믿지 않는 것에는 <은혼>이라는 작품의 특성 때문입니다.
한없이 진지해지는 몇몇 장기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일상 이야기를 내세우는 작품이라 언제든지 돌아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마지막이라 믿고 싶지가 않는데, 어떤 모습이 되었든 <은혼>은 또 "은혼"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어봅니다.※ "엘리자베스", 너무 분량이 없는데...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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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차별과 아픔을 공감해 주길 바라며...
1. 여름의 아이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많은 국민들은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간다. 피난처를 찾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전쟁이 멈추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푸틴은 살인을 중단하라는 도보에 새겨진 문구가 눈에 띄는데 전쟁이 지속됨으로써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피해를 본다. 그렇기에 이 단편 영화는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호소하고 있다.
2. 내 방
지안은 삼 남매 중에 장녀인데도 자신의 방이 없다. 동생들과 방을 같이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안에게도 고민이 있으니 학교 스터디 그룹에서 소외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친구들은 혼자 방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공부를 하는 영상을 찍어 공유하지만 정작 지안에게는 동생들이 어질러놓은 방을 치우느라 바쁘고 공부하기도 힘들다. 그런 지안은 소외감을 느껴 짜증 나기만 하는데...
자신의 방이 없다는 건 어쩌면 괴로운 일이다. 그렇기에 지안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지안에게 중요했던 건 자신의 친구들처럼 과외도 받고 싶고 집도 넓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안타깝게 느껴졌다.
3. 오늘만 재워줘
정훈은 누나와 함께 빨래방을 가다가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현아를 발견한다. 현아는 정훈에게 한 번 만이라도 재워달라고 부탁하지만
정훈은 거절한다. 그런데도 현아는 계속 부탁을 하면서 따라와 정훈의 방 장롱에 몰래 들어간다.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란 정훈이 현아를 보고 자신의 방에서 나가라고 하지만 현아는 말을 듣지 않는다.
사실 현아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다. 현아의 아버지는 교도소에서 출소해 현아의 어머니에게 폭력을 일삼았고 현아는 자신의 어미니에게 폭력을 대물림 당했다. 그래서 정훈에게 한 번만 방에 재워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정훈은 자신과 일면식이 있는 남자도 데려와 잠을 재워준다.
그렇게 자신도 누나에게 너무 착하면 사람들이 얕본다고 말을 듣는다. 그렇지만 정훈도 우울하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자신도 좋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현아가 자신에게 그러한 말로 상처를 줬고 희망도 꿈도 없는 공시생의 하루는 그렇게 끝이 나버린다.
이 단편 영화는 감독이 말하길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아는 지인이 부모에게 가정 폭력을 당했는데 그걸 영화로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배경이 서울 강동구인데 여러 가지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 방황하고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걸 잘 표현한 단편 영화가 아닌가 싶다.
4. 가을바람 불르면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종수는 한국말이 서툴다. 그런 종수를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인 지희는 종수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시 쓰는 법도 가르쳐 준다. 지희는 시를 잘 쓰는 덕분에 상도 받았지만 종수는 시 한 편도 서툴게 쓰는 아이이다.
그래서 지희의 시 쓰기 수업에 참가한다. 지희는 일단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체험을 해보고 사물을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종수에게 알려준다.
종수는 애들에게 놀림받고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거에 슬픔과 분노를 느끼지만 어머니가 연애할 때 받았던 아버지가 쓴 러브레터를 보고 서울로 이사를 가는 지희에게 시 한 편을 주려고 밤새 시를 쓴다.
다문화가정에 태어난 아이의 외로움과 차별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이 영화에서는 관객들에게 어김없이 보여준다.
2023.09-19 (화) 14:30 롯데시네마 은평(롯데몰) 7관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기간: 09월 13일 - 0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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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란 게 지겹긴 해도 좋은 건가 봐'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 어쩌다 살아있지?'라는 생각이다. 내 삶에 있는 여러 페널티에 대해 생각해봤다. 여러 가지가 있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이 노예 생활이었다. 주말에 극장도 맘 편히 못 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선 넘었다. 빨리 이 400여 일이 지나야 나도 직장이란 걸 가져 주말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신체적인 문제가 있다. 이 쪽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강박증이다. 지금도 글 쓰다 말고 손톱을 바싹 깎았다. 또 지금 리뷰를 작성하는 이유는 무언가에 홀렸기 때문이다. 매주 한 편을 안 봐서 두 번 글을 쓰지 않으면 그 다음주가 굉장히 불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씌었다. 물론 이게 재밌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일들이 단순히 재미로만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열 받으면 온 몸이 간지러운 두드러기. 요즘 자주 그러는 건망증. 신기할 정도의 이해능력. 뭔가 부족한 사회성. 흥분하면 아무 말 대잔치하는 화법까지. 또 지울 수 없는 후회가 남아있다. 나라는 인간을 감당하기엔 단점이 많은 게 확실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막 우울하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행복하지도 않고 불행하지도 않다. 그냥 내가 뭔가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도 아니다. 그냥 그런 기분이랑 상관없이 가끔은 세상이 날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되는 건 없고. 노력해도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고. 어쩌다 오늘같이 나태한 내가 싫고. 사랑도 우정도 추억도 기쁨도 새롭게 시작하기엔 멀리 온 오늘. 우울하진 않아도 마음이 답답하니 그저 흘러가는 하루를 살뿐이다. 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내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따뜻함은 뭘까? 이런 회의감이 참 지긋지긋도 하다. 잘 안다. 다들 이렇다는 걸. 그래서 이렇게 글로 쓰는 게 사실 조심스럽기도 하다. 읽는 사람에게 어두운 이야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쩐지 내 삶의 이유를 찾고 싶다고 생각이 들 때, 역시 최고의 해답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 역시 좋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주 어디쯤에 사는 춘희 씨를 만나보자.
지갑은 얇아도 마음은 따뜻해
1998년, IMF가 직격으로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어느 날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10대 소녀 춘희다.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한 집에 들어오는 춘희. 일행은 전부 검은색 옷을 입었다. 아마 친척 집에 머무르려고 하는 것 같다. 어디에서 잘까? 대화하는 친척들. 어느 방이 좋겠어. 어느 곳이 괜찮아. 이야기를 하다가, 한 방으로 낙찰이 됐다. 그 방은 다락방이다. 책상도 있고 옷장도 있고 이런 구성이 아니다. 사람이 딱 눕기만 가능한 그런 곳이다. 남의 집 더부살이가 속이 편할 리가 없다.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춘희. 땀 흘렸던 자국을 없애라고 꾸중 듣기 일쑤다. 거의 침낭 수준의 방에서 숙식하는 것도 모자라 신체적인 콤플렉스까지 춘희의 10대는 영 편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폴카 댄스도 혼자. 노래방도 혼자. 놀이공원도 혼자. 언제나 혼자였던 춘희. 어머니, 아버지는 왠지 안 계시고, 집에서도 그렇게 환영받지 못한다. 아까 썼듯 다한증까지 있던 춘희. 심지어 학교 선생님까지 춘희의 손에 있는 땀에 질겁해 거리를 둔다. 춘희에게 혼자는 낯선 것이 아니다. 늘 그랬으니까. 아니었던 적이 없었으니까.
시간이 지나 춘희는 어른이 됐다. 여전히 그 집에서 숙식하는 춘희. 왠지 외삼촌 가족은 집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춘희는 뚜렷한 직장이 없다. 집에서 혼자 마늘을 열심히 까 외사촌의 가게에 납품하는 것으로 돈을 모으는 모습이 제시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다한증 수술을 하기 위해 돈도 꼬박꼬박 모았던 춘희. 여러모로 괴로웠던 10대 생활을 뒤로하고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는 듯한 그녀다. 춘희는 정도 많다. 지나가던 노숙자에게 선물 받은 건강신발도 주기도 하고, 심리치유 프로그램에서 만난 말더듬이 남자에게 '말을 잘하시네요'라며 빙긋이 웃어 보이기도 한다. 삶은 어렵지만 마음은 따뜻했던 춘희. 춘희에게 새로운 인연이 생기는 것 같다. 외로웠던 유년시절을 뒤로하고 이제 누군가가 자기를 사랑해주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춘희에게 새로운 봄이 찾아오는 것 같다. 사랑스러운 춘희 씨는 뭔가 다른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는 새롭게 시작된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삶에게 바치는 따뜻한 손 하나
그러니까. 다들 그럴 때 있지 않나. 이 세상의 불행이 나에게 다 몰빵 된 것 같은 기분. 마음대로 되는 건 없고. 난 과연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고. 사실 혼자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그렇게 세상에게 선택받은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그러면 항상 분기점이 되는 트라우마로 기억이 향한다. 시간을 돌린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같은 곳에서 나를 자학하고 있다. 이 영화는 그 지점에 관한 작품이다. 이유와 목적을 찾지 못했기에 계속해서 나에게 그 원인을 묻는다. 멍청한 놈. 네가 그런건 다 그 시기 때문이야.
그런데 사실 삶의 의미나 목적이라고 하는 것이, 언제는 의미가 있었나?라고 반문할 수 있다. 목표 좋다. 나도 이 글 써서 반응이 좋았으면 좋겠다. 또 좋은 곳에 취업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잘 살고 싶다.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잘 안다. 만약 내가 원하는게 이뤄졌다 치자. 소집해제를 하면 자취를 해야 한다. 그럼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겪어야 할 일이 있다. 내 뒤에서 글을 쓰고 있는 부모님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 이런 부정적인 일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게 환기가 될까?라는 생각을 한다. 솔직히 난 지금도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내가 뭘 이루건 내 안에 부정적 에피소드가 쌓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토록 잘 써왔다고 자부했던 내 인생의 역전극의 엔딩이 어찌 됐건 아무 의미 없을 거 같다. 그렇게 삶이 어두워지는 게 아무렇지 않게 성격이 변한다. 그런데. 인생이 엔딩으로 끝나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해피엔딩으로 삶이 끝나서가 아닐 것이다. 엔딩이 나면 일단 인생이 없는데, 그게 과연 중요할까? 아닐 것이다. 난 말을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 만난 여자가 내가 달변가라고 칭찬했다. 그럼 행복한 거다. 비슷한 맥락으로, 세상에 닳고 닳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이유는 수천 가지인데, 행복한 건 그 단 한 가지면 된다. 영화는 이런 행복의 과정을 반복되는 자기혐오 속에 내던진다. 내가 불행했던 이유를 어린 시절의 나에게서 찾는 것에 대해 '그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야'라고 말한다. 밝은 삶도, 어두운 삶도 괜찮으니 이제 자기 학대는 그만두라는 땀 가득한 손을 건넨다. 어차피 우리에겐 많은 빛이 남아 있다는 말과 함께.
말 더듬이 주황
두 주인공의 인물 설정이 좋았다. 특히 쓰고 싶은 건 홍상표 배우가 맡은 주황이다. 주황은 유물에서 문지기를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잘 사는 집안 아들이 아니었던 남자. 주황 역시 어떤 트라우마를 안고 말을 더듬게 됐다. 이 더듬는다는 단점이 갖는 탄력이 좋았다. 사람이 갖고 있는 다른 단점이야 수 없이 많다. 예를 들어 키가 작거나, 피부가 안 좋거나 등등. 단순히 말더듬이가 아닌 다른 것을 보여줘도 큰 전개에는 무리가 없었을 것 같다. 그러나 말더듬이로 설정한 건 여주인공과 유사점이 있다. 말더듬이가 되면 불편한 게 뭘까?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일 것이다. 나를 싫어하는 듯한 세상에 씩씩하게 살아가는 춘희와 공통점을 갖는다. 이를 기점으로 설정 하나로 인한 각본의 탄력이 물 흐르듯이 이어진다. 여주인공 춘희의 따스함, 주황의 지난했던 삶, 특정 집단에게 받았던 상처, 코미디 요소, 후반부 클라이맥스까지 내용의 전개가 부드러웠다. 감독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영화 내적인 측면에서도 말더듬이라는 설정이 탁월했지만, 이 영화에서 이 인물이 좋았던 건 그냥 매력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사람이었다. 주황은 연애 경험이 그렇게 많을 수 없는 사람이다. 말을 심하게 더듬으니 사람 만날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그 덕에 엄청 소심하다. 그런데 이 사람의 행동은 확실히 진심이다. 캐릭터 자체가 이런 순박함이 보였다. 그 덕에 행동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남았다. 극의 전개상 춘희의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이지만 주황 캐릭터의 서사도 궁금할 정도였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들어갔을 법한
일단 첫 번째. 인물 직업 중에 '영화감독' 있다. 이거 아마 자기를 투영해서 만든 캐릭터일 것이다. 그리고 주황이 수문장으로 있는 '경기전'은 감독이 지금 살고 있는 전주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또 HOT나 폴카 댄스 같은 요소도 왠지 최진영 감독이 마음에 들었던 소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춘희의 코디가 맘에 들었다. 텍스트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인데, 빨간색을 활용한 느낌이 '이 사람은 꾸밀 줄 안다'는 느낌이 들기 충분하다. 그리고 일부 대사에서 감독이 왠지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을 넣은 게 아닐까 하는 부분이 있다. 여러분이 영화를 보시면서 '이 부분은 그런 거 같다'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엔딩에 나오는 음악도 감독의 취향이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영화가 좋긴 했지만
영화 좋았다. 엔딩까지 보고 나서 기분 좋아지는 느낌이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단점이 없지는 않다. 좋은 작품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드는 기시감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뭐 보는데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쉽고 재밌게 잘 짜인 영화라 삶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손난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독립영화계의 국밥들
이 영화하면 기억에 남는게 관객들이었다.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이후 극장에 사람이 많은 경우를 처음 봤다. 그런데 배우들이 통통 튀고 사랑스러웠다. 어린 춘희 역을 맡았던 박혜진 배우가 기억에 남았다. 물론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주인공 역을 잘 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 아. 위에서도 썼듯 홍상표 배우도 연기가 좋았다. 내가 제주 사람이라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이름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분인지는 몰랐다. 연기를 사랑해서 하는 느낌? 또 강진아 배우도 역할에 맞는 온화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런 독립영화에 자주 나오시고 상영관도 많이 잡혀서 볼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요, 여러분 ^_^
세상을 이겨내는 모든 춘희씨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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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필요한 이야기.
거대한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이야기도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가끔 우리가 진정으로 경험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멜로무비>는 사랑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감독 김무비와 영화를 사랑하는 고겸, 작곡가 홍시준과 영화 시나리오 작가 손주아 등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은 서로 사랑으로 이어져있다. 연인 간 사랑, 형제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그리고 영화에 대한 사랑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눈이 얼마나 빛나는지 보여준다. 특히, 영화를 사랑하던 무비의 아버지와 영화를 사랑하는 고겸의 눈빛은 영화를 볼 때 항상 빛나고 있다. 단순히 약 2시간 동안 상영되는 가상의 비디오일지라도 이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행복과 존경,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멜로무비에는 흔한 악역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인물들만이 나올 뿐.
많은 작품이 주인공을 방해하는 자극적인 악역을 등장시켜 갈등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막아서는 존재는 그 어떤 악역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이 내면 속 가지고 있었던 무거운 짐들, 어두운 감정들이 장애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장애물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다. 사실 현실 속 우리의 삶에도 영화 같은 거창한 악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우리를 막아서는 악역은 우리 자신이다. 그렇기에 <멜로무비>는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내니까.
<멜로무비>는 모든 인물들이 잔잔하다.
그러나 잔잔한 인물들은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소리 지르고 통곡하고 그 어떤 거센 감정들보다도 오히려 잔잔한 듯 떨리는 감정이 마음에 더 깊이 와닿기도 한다. 특히, 고겸은 항상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눈물을 참는다. 눈물을 꾹 참지만 그 탓에 흔들리는 목소리는 오히려 그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게 해주었다. 이런 인물들의 잔잔함을 극대화시켜주는 장치가 있다. 바로 나레이션이다. 가끔은 인물의 대사로도 표현해낼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그럴 때, 나레이션은 어렵지 않게 인물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냥 대화하듯 툭 던져지는 나레이션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인물과 더 가까워지게 만든다. 각자의 인물이 어떤 서사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에게만 들려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앞으로 전개될 인물의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에는 “영화 같다”는 대사가 많이 등장한다.
내가 생각하는 <멜로무비>에 대한 한 마디 정의도 이와 같다. “영화 같다”
사람들과 함께 모여 영화도 보고, 천장이 뚫린 차에서 바람도 맞는 각각의 장면들은 모두 낭만적인 영화 같았다. 아름다운 색감과 풍경, 이에 더해지는 음악은 가슴을 뛰게 만든는 한 편의 영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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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저주(2004)" 영화리뷰 결말포함-영화 정보
장르: 액션, 공포, 범죄
감독: 잭 스나이더
각본: 잭 스나이더, 조비 해롤드, 셰이 해튼
제작: 웨슬리 콜러, 데보라 스나이더, 잭 스나이더
출연: 데이브 바티스타, 엘라 퍼넬 외
촬영: 잭 스나이더
음악: 정키 XL
촬영 기간: 2019년 7월 15일 ~ 2019년 10월 20일
제작사: 미국 국기 스톤 쿼리
배급사: 넷플릭스
공개일: 넷플릭스 2021년 5월 21일
화면비: 1.85:1
상영 시간: 2시간 11분
제작비: 9,000만 달러
독점 스트리밍: 넷플릭스 N아이콘 (넷플릭스)- 잭 스나이더의 첫 장편 영화 촬영 감독 데뷔작
- 새벽의 저주 정보
감독: 잭 스나이더
각본: 제임스 건, 조지 로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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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공포, 스릴러, 액션- 조지 A. 로메로의 1978년작 동명 좀비 영화 리메이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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