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4-07 10:26:33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실화 바탕 스포츠 영화 모음
<블라인드 사이드>, <우. 생. 순>, <국가대표> 외 5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스포츠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요즘 영화계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을 필두로 다양한 스포츠 영화가 극장가를 채우고 있습니다. 특히 며칠 전 개봉한 <리바운드>와 <에어>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스포츠 영화 8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께도, 감동적인 서사를 좋아하는 분들께도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들이랍니다.
미식축구, 핸드볼, 레슬링부터 스키점프, 마라톤, 야구, 복싱, 농구까지! 전부 다른 스포츠를 다뤘지만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묵직한 감동만큼은 서로 같은 8편의 실화기반 스포츠 영화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블라인드 사이드(2010)
The Blind Side
감독: 존 리 행콕
출연: 산드라 블록, 퀸튼 아론, 팀 맥그로, 릴리 콜린스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8분
서로의 인생을 바꾼 따뜻한 인연
어린 시절 약물 중독에 걸린 엄마와 강제로 헤어진 후, 여러 가정을 전전하며 커가던 ‘마이클 오어’. 건장한 체격과 남다른 운동 신경을 눈여겨본 미식축구 코치에 의해 상류 사립학교로 전학하게 되지만 이전 학교에서의 성적 미달로 운동은 시작할 수도 없게 된다. 급기야 그를 돌봐주던 마지막 집에서조차 머물 수 없게 된 마이클. 이제 그에겐 학교, 수업, 운동보다 하루하루 잘 곳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날들만이 남았다. 추수감사절 하루 전날 밤, 차가운 날씨에 반팔 셔츠만을 걸친 채 체육관으로 향하던 ‘마이클’을 발견한 ‘리 앤’. 평소 불의를 참지 못하는 확고한 성격의 리 앤은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마이클이 지낼 곳이 없음을 알게 되자 집으로 데려와 하룻밤 잠자리를 내어주고,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낸다. 갈 곳 없는 그를 보살피는 한편 그를 의심하는 마음도 지우지 못하던 리 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마이클의 순수한 심성에 빠져 든 리 앤과 그녀의 가족은 그를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리 앤 가족의 도움으로 성적까지 향상된 마이클은 본격적으로 미식축구 훈련을 시작하며 놀라운 기량과 실력을 발휘하고, 리 앤은 그의 법적 보호자를 자청하며 마이클의 진짜 가족이 되고자 한다. 주변의 의심 어린 편견, 그리고 마이클이 언젠가 자신을 떠나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뒤로한 채...
명예야말로 진정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것은 진정한 자신이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다.
의미 있는 목표를 위해 죽는다면
명예와 용기를 모두 갖게 된다는 점이 좋다.
제가 그 아이의 인생을 바꾼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Forever The Moment
감독: 임순례
출연: 문소리, 김정은, 엄태웅, 김지영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한국 여자 핸드볼 성공 신화
대한민국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최고의 핸드볼 선수 미숙(문소리 분). 그러나 온몸을 바쳐 뛴 소속팀이 해체되자, 그녀는 인생의 전부였던 핸드볼을 접고 생계를 위해 대형 마트에서 일하게 된다. 이때 일본 프로팀의 잘 나가는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던 혜경(김정은 분)은 위기에 처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감독대행으로 귀국한다. 팀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오랜 동료이자 라이벌인 미숙을 비롯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노장 선수들을 하나 둘 불러 모은다. 혜경은 초반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전력 강화에 힘쓰지만 그녀의 독선적인 스타일은 개성 강한 신진 선수들과 불화를 야기하고 급기야 노장 선수들과 신진 선수들 간의 몸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는데...
나 포기 안 할 거야.
그러니까 너도 포기하지 마.
우리 약속 하나 합시다,
만약 지더라도 울지 않기로.
결과가 어떻게 되든 오늘 여러분은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여줬습니다.
저에게도 지금이 생애 최고의 순간입니다.
당갈(2016)
Dangal
감독: 니테쉬 티와리
출연: 아미르 칸, 사크시 탄와르, 파티마 사나 셰이크 등
장르: 드라마, 전기, 액션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61분
딸들에게 레슬링을 가르친 아버지
인도 하리야나에 사는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은 아버지의 반대로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레슬링을 포기한다. 아들을 통해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내리 딸만 넷이 태어나면서 좌절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딸이 또래 남자아이들을 신나게 때린 모습에서 잠재력을 발견하고 레슬링 특훈에 돌입한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첫째 기타(파티마 사나 셰이크)와 둘째 바비타(산야 말호트라)는 아버지의 훈련 속에 재능을 발휘, 승승장구 승리를 거두며 국가대표 레슬러로까지 성장해 마침내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기만 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슬럼프로 연이은 패배만 이어지는데…
내일 이기면 너 혼자 이기는 게 아니야.
수백만의 여자들이 너와 함께 이기는 거다.
그건 모든 여자들의 승리야. 남자보다 열등하다고 평가받고
가사 노동을 강제로 하고 자식을 낳기 위해 시집보내지는 여자들 말이다.
내일 시합은 아주 중요한 거다.
왜냐하면 내일 너는 상대방 선수뿐만 아니라
여자를 하찮게 보는 모든 사람들과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달리스트는 나무에서 열리는 게 아니야.
그들을 키워내야지. 사랑으로, 성실로, 열정으로.
국가대표(2009)
Take Off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성동일, 김지석, 김동욱 등
장르: 드라마, 코미디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37분
동계스포츠 불모지 대한민국의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이야기
1996년 전라북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식 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된다. 이에 전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방종삼(성동일 분)이 국가대표 코치로 임명되고, 그의 온갖 감언이설에 정예(?) 멤버들이 모인다. 전(前) 주니어 알파인 스키 미국 국가대표였다가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인 밥(하정우 분), 여자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틸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분), 밤낮으로 숯불만 피우며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살아온 고깃집 아들 재복(최재환 분), 할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짐이 버거운 말 없는 소년 가장 칠구(김지석 분), 그런 형을 끔찍이 사랑하는 4차원 동생 봉구(이재응 분)까지! 방 코치는 마치 신이라도 된 것처럼 엄마와 같이 살 집이 필요한 밥에게는 아파트를, 사랑 때문에 또는 부양가족 때문에 그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흥철, 칠구-봉구 형제, 그리고 재복에게는 군 면제를 약속한다. 단, 금메달 따면! 스키점프가 뭔지도 모르지만 한때 스키 좀 타봤다는 이유로 뽑힌 이들이 모이면서 대한민국 최초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결성된다. 그러나 스키점프(Ski Jump)의 스펠링도 모르는 코치와 경험 전무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은 험난 하기만 한데...
뛰어 이 새끼야
니가 뛰어야 내가 군대를 안 갈 거 아니야!
나 귀화했어요, 나 버린 나라에.
근데 또 버렸네요, 대한민국이.
말아톤(2005)
Malaton
감독: 정윤철
출연: 조승우, 김미숙, 이기영, 백성현, 안내상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서브쓰리를 달성한 발달장애 마라토너 이야기
몸은 20살이지만 마음은 5살 아이처럼 순수한 청년 초원. 어린 시절 자폐증을 진단받은 후 여러 가지로 부모님 걱정을 사는 게 일상인 초원에게는 얼룩말과 초코파이, 그리고 마라톤이 그의 전부이다. 어머니 경숙은 아들의 코치로 정욱이라는 전직 마라토너에게 부탁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아들이 힘들어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는데...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
몸매는?
끝내줘요!
제 소원이 뭔지 아세요?
초원이가 저보다 하루 먼저 죽는 거예요.
퍼펙트 게임(2011)
Perfect Game
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 양동근, 최정원, 마동석, 조진웅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7분
전국이 주목한 전설적인 한국 투수들의 맞대결
대결을 원한 세상 속으로 꿈을 던진 두 남자, 최동원 선동열의 고독하고도 치열한 맞대결!! 불안과 격동의 1980년대,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전 국민을 사로잡고 있었다! 노력과 끈기로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로 자리 잡은 롯데의 최동원! 그리고 최동원의 뒤를 이어 떠오르는 해태의 천재 투수 선동열! 세상은 우정을 나누던 선후배였던 두 사람을 라이벌로 몰아세우는데... 전적 1승 1패, 그리고 1987년 5월 16일, 자신들의 꿈을 걸어야 했던 최동원과 선동열의 마지막 맞대결이 펼쳐진다! 선동열 앞에서만은 큰 산이고 싶었던 최동원. 그 산을 뛰어넘고 싶었던 선동열
한 물 갔던, 두 물 갔던 끝날 때까지 던집니다.
내한테는 그게 야굽니다!
일구일생, 일구일사
공 하나에 죽고, 공 하나에 산다.
신데렐라 맨(2005)
Cinderella Man
감독: 론 하워드
출연: 러셀 크로우, 르네 젤위거, 폴 지아마티 등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44분
경제 대공황 시기의 미국인들은 전율케 했던 복서 짐 브래독 이야기
1936 미국의 최고 암흑기였던 경제 대공황 시기... 전도유망했던 라이트 헤비급 복서 브래독(러셀 크로우)은 잇단 패배와 부상으로 복싱을 포기하게 되고, 아내(르네 젤위거)와 아이들을 위해 각종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간다. 하지만 복싱에 대한 꿈을 단념하지 못한 그는 결국 다시 링 위에 오르고,. 왜소한 체구, 끊임없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연승행진을 이어간다. 이미 2명 이상의 상대를 사망 직전까지 몰아간 악랄한 챔피언 맥스 베어와의 결전을 눈앞에 둔 브래독...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경기를 위해 링에 오르는데... 스스로를 '헝그리 복서'라 칭하며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던 미국인들에게 큰 희망을 선사한 전설적 복서 짐 브래독... 그의 진실된 이야기와 함께 가슴 벅찬 가을의 감동이 시작된다.
당신은 뉴저지의 자존심이고 우리 아이들의 영웅이고
나에게는 최고의 챔피언이에요.
링 위에 오르게 해 줘.
적어도 누가 날 때리는지는 알 수 있잖아.
리바운드(2005)
Rebound
감독: 장항준
출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2분
최약체 고교농구팀이 써 내려간 기적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은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하지만 전국대회에서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가 무너진 중앙고는 몰수패라는 치욕의 결과를 낳고 학교는 농구부 해체까지 논의하지만, ‘양현’은 MVP까지 올랐던 고교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 농구 열정만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최약체 팀이었지만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써 내려간 8일간의 기적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할 때, 우리는 ‘리바운드’라는 또 다른 기회를 잡는다.
명심해라,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누구한테나 처음이란 게 있다.
이번 대회가 네 통산 기록 시작이 될 거야.
이렇게 총 8편의 실화 기반 스포츠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이번 주말은 씨네랩이 추천드린 영화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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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지 - 테렌스 맬릭
황무지 - 테렌스 맬릭
많은 영화 목록을 들여다보다,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영화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보기 시작했는데, 이 영화를 '클라이테리온'에서 배급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느리게 움직이는 화면. 단조롭고 물기 없이 메마른 화면의 나열, 미국중북부의 평범한 주, 사우스다코타의 가난한 동네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국(남한)보다 두 배나 넓은 면적의 땅에 인구는 70여 만 명에 불과한 곳으로,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가난한 지역이다.
이른 아침, 쓰레기 청소차가 골목을 지나가면서 두 사람이 집앞마다 쓰레기통을 들어 차에 옮긴다. 청년 키트(마틴 쉰)는 무심한 표정으로 쓰레기통을 옮기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홀리(씨씨 스페이식)의 나레이션으로 진행한다. 홀리는 고등학생이고, 여기 사우스다코다주로 오기 전에 텍사스주에 살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텍사스를 떠나 사우스다코타주로 이주하는데, 홀리의 아버지는 간판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먹고 사는 문제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집도 비교적 깨끗하다.
홀리는 학교에 다니지만, 아직 친구도 없고, 혼자 집에서 곤봉 연습을 하거나 책을 읽는다. 홀리와 키트는 우연히 만나고, 두 사람은 홀리의 아버지를 피해 점점 깊은 관계를 갖는다.
지루하고 심심할 것만 같은 영화는 키트의 돌발적 행동으로 급변한다. 홀리의 아버지는 키트에게 경고하고, 두 사람이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키트는 홀리의 집에 몰래 들어가 홀리의 가방을 싸고, 홀리의 아버지와 맞닥뜨리자 그를 살해한다. 첫번째 살해다.
놀라운 것은 홀리의 태도다. 자기 아버지가 키트에게 총맞아 죽었지만, 홀리는 놀라지도, 비통하게 울지도 않는다. 다만, 죽은 아버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걱정한다. 키트는 집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다. 그리고 자신의 범행을 녹음한 싱글 LP판을 집앞에 놓고 홀리와 함께 도망한다.
영화의 모티프가 된 실제 사건이 있었다. 1957년 미국 네브라스크주 링컨에서 연쇄살인을 하던 커플이 있었다. 찰스 스타크웨더와 카릴 앤 퍼게이트가 그들인데, 나이가 19살, 13살이었다. 이들은 약 10여 명의 사람을 살해했고, 1959년 찰스는 전기의자로 사형, 카릴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영화의 흐름도 실제 찰스의 범행과 매우 비슷하게 진행한다. 이 영화가 놀라운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두 주인공의 태도가 비정상적으로 차분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을 죽이면서 감정의 흔들림이 없다는 것은, 두 가지 경우로 추측할 수 있다.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지 못하는 싸이코패스이거나,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한 비정상적인 인물일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이들의 사랑을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들의 행위가 비정상인 상황에서 두 사람이 갖는 감정 역시 '정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키트가 사람을 마구 죽이는 것을 보면서도 홀리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은 그런 점에서 매우 닮았다.
감독 테렌스 맬릭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이후 테렌스 맬릭의 작품들을 보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마쳤으며, 서른 살이 되기 전에 MIT에서 철학과 조교수로 강의를 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서른 살에 저예산으로 이 영화를 만들어 감독 데뷔를 하자, 헐리우드에서는 천재 감독이 나타났다는 반응이었다. 영화와 관련 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놀라운 영화를 만들면서 등장한 것이다.
데뷔 작품부터 테렌스 맬릭 감독의 영화는 영상으로 철학을 드러내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만든 모든 작품은 뛰어난 영상 이미지와 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철학적 의미를 모색하는 장치를 내재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의 극단적 무심함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를 생각하면, 영화가 단순히 미장센으로서의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적 상황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사건에서도 그랬지만, 영화에서도 두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심한 태도를 보인다. 열정도, 의욕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좀비'같은 인물인 것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엄청나게 성장하고, 물질문명의 첨단을 달려왔지만, 70년대의 미국은 심각한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베트남 전쟁을 일으켜 그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극심한 자본주의의 폐해에 저항하는 히피운동이 일어나고, 이때부터 미국에는 남미에서 들어오는 마약이 급증하면서 마약중독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너는 왜 노력도 하지 않고 절망하며, 분노하는가'라고 충고하는 건 꼰대가 하는 말이거나, 자본의 비웃음일 뿐이다. 70년대 미국의 청년들 가운데 특히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평생 다른 주로 넘어가지 못한 채 자기가 살던 마을에서 죽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부'는 고르게 퍼지지 않았고,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커졌으며, 욕망의 대상은 주로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집중했다. 발버둥쳐도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에 갇힌 것같은 답답한 상태의 청년들 가운데 일부는 대도시로 떠나고, 일부는 체념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극히 일부는 범죄자가 된다.
미국의 평범한 하층민은, 하루 노동을 마치면 집에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텔레비전을 본다. 주급을 받으면 월세를 내고, 일주일치 식량을 구입하고, 다시 주중에는 노동을 하고, 주말에는 비 새는 지붕을 고친다.
평생 이렇게 살 것이 뻔하다는 걸 아는 청년들은, 이 삶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고향을 떠나야 한다. 그곳이 어디인지,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어도, 무조건 이 낡고 더러운 고향을 떠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키트는 극단적 방법으로 고향을 떠난다. 그는 영화에서는 보여주지 않았지만, 아마도 자기 부모를 먼저 살해하고 홀리의 집을 찾아온 것일 수 있다. 그렇기에 홀리의 아버지를 아무렇지 않게 살해한 것이고, 계획적으로 홀리를 데리고 떠난 것이 아닐까.
이후, 그가 보여주는 행동은 일관성이 있다. 그를 추적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을 살해하고, 자기와 함께 쓰레기 청소부로 일하던 동료의 집을 찾아가 그를 죽이고, 그 동료를 찾아온 남녀를 지하실에 가두고 총을 쏜 다음 도망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두 사람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을 살해한다.
하지만 키트가 죽이지 않은 두 사람이 있는데, 부잣집에 들어가 주인과 하녀를 감금하고 나올 때, 이 두 사람은 살려둔다. 왜 죽이지 않았을까. 부자가 키트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었기 때문에? 저항하지 않고, 신고도 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찰스와 홀리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모두 죽었다. 오직 부자와 부자의 하녀만 살려두었다. 이것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키트가 살해하는 대상이 특정 계층이나 계급에 있지 않다는 걸 말하는 것일 수 있다.
즉 키트는 20대 청년이지만 대단히 어리석고 무지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냉혹한 싸이코패스가 아니라, 시골 구석에서 배우지 못하고, 사회적 윤리와 도덕에서 비껴 있는 소외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외'는 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키트는 자신이 '소외'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것을 자각한다는 것은 사회와 자기의 위치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인데, 키트는 그럴만한 지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을 읽으면서 키득거리는 것을 보면, 그가 문맹은 아니라는 것이고, 어느 정도 학교 교육을 받았다는 걸 의미하지만, 그것이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증거로 보긴 어렵다.
건조하고 냉담한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테렌스 맬릭의 관점은 키트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감정을 드러내거나 이입하지 않는 것, 그래서 오로지 인물의 행위만을 관찰하면서 인물과 상황을 객관화하고, 관객으로하여금 인물의 감정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장치는 이후 짐 자무시 감독의 '천국보다 낯선'과 같은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철학적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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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우연과 상상(2021)> 리뷰
-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우연과 상상>을 감상했다. 러닝타임은 두 시간가량이지만 세 개의 옴니버스가 엮인 영화이기에 각 단편은 30-40분쯤 된다. 이것은 각본이 의도적으로 특정 주제만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며, 실제로 영화는 각기 다른 상황의 인물이 ‘우연’ 속에서 ‘상상’하는 모습을 거듭 보여준다. 재미있는 것은 끊임없이 기대 지평을 배반하는 각본을 통해 관객 역시 영화를 감상하는 도중 여러 상상을 하고, 자신에게 이러한 우연은 없었는지 생각하게 되기에, 제목 자체가 적지 않은 확장성을 지닌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우연과 상상이란 존재가 가질 수 있는 보편 경험일 테니.앞서 언급했듯 <우연과 상상>은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은 기묘한 애정 전선을 통해 우연이 낳은 상상을, ‘문은 열어둔 채로’는 앙심을 품은 개인의 상상과 우연이 맞물리며 맞이하게 되는 어떤 파국을, ‘다시 한번’에서는 우연과 상상이 동시 결합하여 빚어낸 가슴 아린 재회를 그린다. 모든 에피소드는 단절되어 있으나 대다수의 장면이 한정된 공간에서 인물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선 분명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이렇듯 특별한 액션이나 빠른 화면 전환조차 없어 단조로워지기 쉬운 세 개의 단편에 감독은 121분 동안 ‘우연’과 ‘상상’을 예상치 못한 곳에 배치함으로써 매번 새로운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는데, 이 솜씨가 정말이지 굉장하다. 상영관에서 다른 관객과 웃음과 탄식을 공유하는 건 참 오랜만이었지 않았나, 생각했을 만큼.※ 이하 스포일러 주의세 에피소드각 에피소드의 플롯을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은 우연히 태어난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츠구미(현리)는 업무를 통해 친해진 메이코(후루카와 코토네)에게 최근 만난 한 남자, 카즈아키(나카지마 아유무)에 대해 말한다. 그는 아직도 2년 전 헤어진 전 여자 친구를 떠올릴 만큼 순정이 깊은 사람이기도 하다. 소중했던 순간을 말하는 츠구미의 이야기가 너무도 따뜻한 탓에 그와 카즈아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는 즈음, 영화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카즈아키의 전 여자 친구가 바로 메이코라는 사실이다.두 번째 이야기인 ‘문은 열어둔 채로’ 역시 첫 번째 에피소드처럼 세 사람이 주요하게 등장한다. 취업이 예정되었던 사사키(카이 쇼마)는 교수 세가와(시부카와 키요히코)가 재학 중 취업자에 대한 특례 인정을 해주지 않아 유급생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미래가 어그러진 것에 대해 세가와를 원망하고, 그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자 불륜을 저지르는 파트너이자 늦깎이 대학생인 나오(모리 카츠키)에게 교수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나오는 문이 열린 세가와 연구실에서 그의 신작 소설(심사위원조차 노골적인 행위 묘사라며 지적했던 페이지)을 낭독한다. 연구실의 문이 열려있는 동안엔 그 누구도 나오와 세가와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나오의 녹음 파일이 타인의 손에 떨어짐에 따라 세 사람은 각기 다른 운명을 겪게 된다.마지막 에피소드인 ‘다시 한번’은 20년 만에 고향을 찾은 나츠코(우라베 후사코)의 이야기다. 동창회에 어울릴만한 타입이 아님에도 그는 그리워하던 친구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고향을 찾는다. 허탕을 쳤다고 생각했으나, 우연히 나츠코는 기차역 앞에서 아야(카와이 아오바)를 마주한다. 아야의 집에 초대된 후에야 나츠코는 그가 자신이 찾던 사람(유키)이 아닌 걸 알고, 아야 역시 도쿄로 갔던 다른 동창과 나츠코를 착각했다는 것을 깨닫지만 둘의 이야기는 더욱 깊은 곳으로 향한다.우연/상상을 포용하는 인간의 선택우연이란 무엇인가? 하마구치 감독은 "우연이 있는 것이 이 세상의 리얼리티”라고 말했다는데, 운명을 한눈에 알아볼 수 없는 인간의 입장에선, 완전한 필연이란 조작된 가상의 세계 – 시나리오 따위 – 에서만 허락된 것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매일같이 발생하는 무수한 사건 중 결국 우리가 ‘기억하기로 선택'하여 우연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일련의 사건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적나라하게 설명하는 무엇이지 않을까.만일 우연을 관계에 기초한 불확실성, 그러니까 타인과 자신이 유관하다는 전제 하에서 발생하는 불확실한 사건들의 연속이라 정의한다면, 첫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메이코는 우연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메이코는 자꾸만 모르겠다는 말을 거듭한다. 무책임한 발언일지도 모르겠지만, 메이코에게 있어 ‘모르겠다’는 고백은 자신이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진실이다. 그런데 메이코가 츠구미의 이야기를 듣고서 카즈아키를 2년 만에 찾아갔을 때, 관계의 주도권이 옮겨간다. 카즈아키는 분명 헤어진 후에도 메이코를 잊지 못했지만, 최근 관심이 생긴 사람이 그가 아니라면 메이코를 따라가지 말라는 부하직원의 충고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에 산재한 우연이 인간에게 운명처럼 다가온다고 생각하지만 우연은 기실 우리가 인지하고 운명이라 받아들이는 순간 발생한다는 것을 이보다 더 근사하게 비유할 수 있을까. 결국 메이코는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홀로 거리를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 그가 찍는 것은 완공되지 않은 거리의 풍경이며 나뭇가지로 막혀 트이지 못한 하늘이다. 메이코는 예기치 않게 진실을 발견하였을지라도 사랑을 이어나갈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불확실성을 확언하는 데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메이코이기에 그가 사랑을 인식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순간이 자신만을 위해 적절하게 찾아오지는 않는 법이니, 상실 역시 마땅한 결과물로 받아들여야 하리라.이렇게 우연 자체의 속성을 파고든 이후 등장하는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감독은 인과관계가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가 우연이라 적당히 부르는 사건이, 사실은 스스로가 뿌린 씨앗의 결과물이 아닐까 의심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나오와 세가와의 이혼/지위 박탈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은 사사키의 비대한 자아(자신은 이보다 더 나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를 접점/시발점으로 하여 파생되었을지라도, 뜯어보면 인물 각자가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 사사키는 자신이 프랑스어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으며, 나오는 가족이 있음에도 내연관계를 저버리지 않았고, 세가와는 나오에게 녹음파일을 보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나. 그리고 5년 후, 나오와 사사키는 우연히 버스 안에서 만난다.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속성조차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인생에서 필요하다고 말한 세가와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인지 나오는 사사키를 껄끄럽게 대하던 태도를 철회하고 자신의 명함을 건넨 후 세가와와의 관계를 회복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이는 이전보다 성숙한 모습이었으나 사사키는 거부한다. 나오의 손을 빌려 세가와를 응징하는 데에 성공했음에도 사사키는 자기 우월감에 도취된 상태에서 답보하는 셈이다. 이에 나오는 자발적으로 유혹을 선택한다. 그저 한 번의 마주침으로 끝날 수 있었던 긴장은 그리하여 연장되고, 우연이란 인간의 선택으로 인해 동일한 패턴으로 영원 회귀할 수 있음이 암시된다.마지막 에피소드는 '당신은 분명히 내 기억 속 누군가일 것'이라는 믿음이 부른 상상의 부산물이다. 충분히 어색해질 수 있음에도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완전히 정립한 중년은 흔들리지 않는다. 서로를 나츠코의 옛 연인/아야의 친구라 상상하며 역할극을 진행함으로써 나츠코는 하지 못한 말을 토해내고, 아야는 자신조차 바라보지 못했던 내면을 이끌어낸다. 마음 깊은 곳의 공허를 메웠다기보다는 공허를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놓은 두 사람은 묘한 연대를 이룩하고, 이는 역 앞에서 헤어지던 순간 아야가 동경했던 20여 년 전 동창의 이름을 나츠코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 아야가 기억해낸 이름이 노조미(소망)이라는 점은 퍽 의미심장하다. 이렇듯 우리는 우연을 통해 후회를 털어내거나 잊었던 꿈을 되찾음으로써 성장할 수도 있는 셈이니,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해리에게 덤블도어가 건넨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해리,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을 통해 나타나는 거란다."영화를 본 후, 우리네 일상을 시나리오로 만든다면 이보다 더 엉뚱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했다. 매일같이 마주하는 촌극에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영화든 현실이든 기대를 배반당하는 지점은 한결같이 우스꽝스럽다. 역시 삶은 원경에서는 비극처럼 보일지언정 가까이에선 희극인 모양이며, <우연과 상상>은 그런 점에 있어 더없이 훌륭한 리얼리즘 영화일 것이다.★★★*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한 후, 주관적 견해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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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섭섭하게 끝난 그들의 복수극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대와 불안함 속에 <더 글로리>의 남은 이야기를 기다렸다. 권선징악을 향해 맹렬하게 질주하는 복수극의 끝, 동은과 그녀의 조력자가 되찾을 행복,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다섯 악인의 발악이 궁금했다. 걱정했다.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친부와 생부의 대립. 복수의 칼날 앞에서 맥없이 당하기만 하는 평면적인 악역. 주제의식을 강조한다 해도 과해 보이는 적나라한 가혹 행위 묘사. 1부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단점이 더 커지면서 마무리를 방해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베일을 벗은 <더 글로리>의 모습은 반반이다. 기대도 우려도 절반만 충족하고, 절반은 덜어냈다. 주제의식은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 모든 일의 시발점이었던 연진은 "그 누구도 옆에 남지 않는" 고통을 맛봤다. 사라, 혜정, 재준도 욕망에 매몰돼 차례대로 파멸했다. 중심 내용을 변주하지 않고 묵직하게 끌고 가며 복수극은 나름대로 깔끔하게 끝맺었다. 그러나 달콤한 복수의 끝은 쌉쌀했다. 동은의 복수에 담긴 쾌감이 온전히 살아있냐고 묻으면 그렇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유는 두 개다. 우선 파트 1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로맨스가 극에 잘 녹아들지 못했다. 또 느리고 우연에 기대는 전개 때문에 복수의 칼을 제대로 갈지도 못했다.
신뢰를 불신으로 바꾼 동은의 복수
동은의 목적은 명백했다. '연진에게 직접 복수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킨다. 딸과 남편을 포함한 세상 모든 사람에게 그녀가 버림받게 만든다.' 동은이 선택한 방법도 간접적이다. 그녀는 굳이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대신 훌륭한 조력자의 손을 빌린다. 연진, 명오, 혜정, 사라, 재준의 손이다. 동은의 사주대로 명오가 연진을 협박하자, 연진은 명오를 폭행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 대가로 연진은 동은이 조작한 증거에 걸려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고 살인죄의 누명을 쓴다. 사라도 동은의 덫에 빠진다. 그녀가 마약사범이라는 사실은 온 세상이 안다. 동은에게 약점을 잡혀 친구들을 이간질하던 혜정은 사라의 연필에 목이 꿰뚫여 말을 할 수 없다. 하나같이 몰락하는 친구들을 조롱하던 재준도 혜정의 활약 덕분에 시력을 잃는다. 동은이 심은 자그마한 불신의 싹 때문에 그들은 자승자박한다.
이러한 전개는 작위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다섯 친구가 힘을 합쳐 문동은에 맞설 생각을 하지 않는 건 비상식적이다. 연진만 동은의 어머니를 조종해 동은을 괴롭히려 할 뿐, 다른 이들은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동은의 계략에 걸러 무너진다. 그러나 이들이 몰락하는 과정은 고구마가 아닌 사이다다. 그들 내부의 갈등은 단순히 심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준, 사라, 연진이 혜정과 명오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다섯 사이에도 돈과 지위로 쌓은 벽이 있다. 그런데 혜정과 명오가 동은의 칼이 된 순간, 이 벽은 무너진다. 시청자가 좁게는 동은의, 넓게는 혜정과 명오의 처지에도 공감하며 위계가 역전되는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이유다.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욕망이 영리하게 투영한 결과인 셈이다.
시원함을 넘어 스산한 '그들의' 복수
<더 글로리>의 사이다는 단순히 시원하지 않다. 스산하기까지 하다. 한 장면 때문이다. 동은의 협박을 받아 마치 윤소희의 혼이 접신한 것처럼 굿을 펼치던 무당. 그녀는 갑자기 진짜로 윤소희의 영혼이 보이는 듯한 말들을 늘어놓다가 벌전을 받아 목숨을 잃는다. 윤소희의 죽음과 관련해 동은도 모르는 사실에 대해 말하던 걸 보면 이때 무당은 실제로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의해 벌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정작 동은은 그 존재를 믿지 않는다. 그녀는 신이 자신을 돕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절, 교회, 점집 등 종교적인 장소에서 신을 대신해 직접 협박하고 벌을 준다. 복수극의 끝에 ‘영광’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은의 생각과 달리 신은 그녀를 도왔다. 다른 사람도 아닌 무당이, 왕년에는 놀라운 신기를 보여줬던 무당이 돌풍이 부는 기이한 상황에서 급사했으니. 신을 믿을 수 없는 사람도 '신'이라는 존재 말고는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눈앞에서 펼쳐졌으니. 윤소희의 모습을 빌어 하늘이나 신이 천벌을 내리고 권선징악을 행한 장면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신은 왜 이 순간에 동은의 복수를 도왔을까? 드라마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답은 하나다. 연대다. 소희의 시신이 아직 병원 냉동실에 있다는 걸 알고 난 뒤, 동은은 자기뿐만 아니라 소희의 복수를 위해서도 온몸을 던졌다. 밀려 있던 시신 안치 비용을 내기 위해 병원을 찾은 것만 보더라도, 그녀의 복수가 개인적인 만족감 그 이상의 것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연대는 <더 글로리>가 학교 폭력 외의 '악'을 처단하는 드라마인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형태의 악행에 시달린 피해자가 등장하고, 그들과의 연대가 동은의 복수를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정폭력과 살인범죄의 피해자인 '현남'과 '여정'과 대화할 때는 언제나 따뜻하고 웃음이 꽃핀다. 이는 동은의 빌라 월세가 더 싸고, 각자 삶을 살 것처럼 보였던 이들이 다시 손잡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더 글로리>는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가 연대하고 서로 아껴줄 때 권선징악이라는 신의 위로와 도움에 가까워진다고 말하는 듯하다.
최소한의 역할만 해낸 로맨스
하지만 동은의 복수극은 못내 아쉽다. 더 짜릿할 수 있을 텐데 싶은 실망감이 남는다. 특히 로맨스가 부자연스럽다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이 미련은 주여정이라는 캐릭터의 역할로부터 비롯된다. 여정은 동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조력자다. 그의 직업, 집안, 재력과 사회적 지위 등은 동은의 부족함을 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가 없었다면 동은인 버려진 장례식장 건물을 통째로 구입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연진이 시술받는 동안 그녀의 표피를 떼내지도 못했을 터. 뒤집어 말하면 여정은 '그가 없어도 동은의 복수극이 과연 성공했을까?'라는 의문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이때 로맨스는 도구적으로 소비되는 주여정 인물을 극에 자연스레 녹여내는 도구여야 했다. 그가 자기만의 복수를 마음에 품고 있는 게 그 일환이다. 복수의 열망이 있었기에 설령 동은이 자기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도 그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로맨스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기인한다. <더 글로리>는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동은과 여정이 한 장면에 등장하면 드라마는 순간적으로 뻔한 로맨스 작품이 되어 버린다. 분위기에 맞지 않는 달달한 OST의 사용이 대표적이다. 이는 로맨스와 역사적 비극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은 작가의 전작, <미스터 션샤인>과 대조된다. 그 결과 몰입감이 떨어진 <더 글로리> 속 로맨스는 자꾸만 '앞으로 가기'를 누르게 만든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로맨스는 극의 메시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에는 충실하다. <더 글로리>는 많은 복수극과 달리 해피엔딩으로 끝맺는다. 복수를 끝내고 허망해하는 동은. 하지만 그녀에게는 새로운 삶의 이유가 생긴다. 주여정이다. 동은과 달리 여정은 아직 아버지의 살인범에게 복수하지 못했다.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는 여정을 보면서 그의 엄마는 동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동은은 계속해서 살아갈 이유를 찾고, 그동안 못 누린 행복을 누릴 기회를 잡는다. 즉, 동은과 여정의 로맨스 덕분에 동은도 해피엔딩을 누릴 수 있고, 여정도 트라우마를 극복할 새 기회를 잡았고,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는 마지막까지 강조될 수 있다.
우연과 운에 의존한 전개
마지막으로 2부의 전개가 1부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운과 우연에 의지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동은의 엄마인 정미희의 재등장이 대표적이다. 2부에서 그녀의 활약은 눈부셨다. 바둑을 잘 못 두는 연진이 예상치 못한 신의 한 수를 뒀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 때문에 동은이 학교에서 쫓겨나는 과정을 자세히 보면 의아한 대목이 많다. 학부모들이 외관부터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이 명백한 정미희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이나, 그 대가로 거액의 명품 가방 등을 건네는 것 모두 쉽사리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학생들이 얼마 되지 않는 선물도 학교 선생님에게 주기 어렵다는 걸 고려하면 더욱 이상하다. 동은이 정미희와 모녀지간이라는 점을 이용한 복수의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소 작위적으로 상황을 조성했다고 보이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2부에서 조연 캐릭터가 지나치게 의도적으로 활용되는 듯한 인상이 짙다. 물론 조연이 본래 극 중 사건이나 계기를 만드는 장치이기는 하지만, 우연적인 전개가 반복되자 그들의 역할이 도구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일례로 동은의 동료 교사인 추 선생은 몰카 범죄자였던 것으로 밝혀진다. 이는 놀랍지 않다. 이미 1부에서 그가 추잡한 인물이라는 점이 꾸준히 암시됐으므로. 하지만 그의 실체는 재준과 도영이 갈등을 빚으면서 조명 밖으로 밀려난다. 그는 단지 재준과 도영의 대조적인 부성애를 강조하고, 이들의 갈등을 키우며, 주먹다툼을 벌이는 계기로 활용될 뿐이다. 이 장면 이후 추 선생은 조용히 모습을 감춰버린다.
여정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복수를 끝마친 동은이 자살하려는 순간 등장한다. 동은의 자살을 막고, 여정을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그런데 이 장면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작중 동은과 여정의 어머니는 별다른 접점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장면 역시 동은과 여정의 로맨스를 다시 이어주고, 아직 남은 복수가 있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 여정의 엄마라는 캐릭터를 수단으로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복수극 아니라 블랙코미디인 현실
최근 <더 글로리>만큼 많은 이슈를 낳은 작품은 찾기 힘들다. 요즘 따라 길거리에 많은 정당 현수막이 <더 글로리>를 활용한 세태만 보더라도 그 파급력을 느낄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학교폭력을 넘어 교사 폭력도 이슈화되는 걸 보면 <더 글로리>의 메시지가 때마침 우리 사회에 필요했던, 시의적절한 울림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연출을 맡은 안길호 PD의 학교 폭력 논란은 <더 글로리>의 현실성을 역설적으로 방증한다. 학교 폭력 가해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피해자는 오랜 기간 가슴속에 응어리를 품고 살다가 힘겹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현실. 연진과 동은이 드라마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손수 증명한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비록 몇몇 대목의 완성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더라도, <더 글로리>가 오래도록 기억될 드라마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을 이유다.
A(Acceptable, 무난함)
어쨌든 무사히 항해를 마쳤다는 안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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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마지막 주 씨네랩 홈시네마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벌써부터 2월의 마지막 주가 되었습니다.
2월 한 달동안 씨네랩 콘텐츠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다음 달 3월에도 좋은 콘텐츠로 찾아뵐 것을 미리 약속드리면서
2022년 2월 마지막 주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 시네마 추천작 3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
오늘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위쳐>입니다.
그럼 오늘도 씨네랩이 작품을 선정 및 추천하는 이유와
간단한 작품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시네마작을 시청하면서
오늘 하루도 영화로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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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 - 판타지, 드라마ㅣ166분
- 콘텐츠 소개 :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즈.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 선정 및 추천 이유 :
35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판타지영화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최우수 분장상)
8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미술상, 분장상, 시각효과상)
62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분장상, 특수시각효과상, 프로덕션디자인상)
29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감독상)
F.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요. <위대한 개츠비>로 국내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레전드 작가입니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주연과 또한 할리우드에서 존경받는 배우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인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연출작인만큼 개봉 당시에도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서 아이의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는 특이하고 재밌는 스토리라인으로도 충분히 영화적 재미를 느끼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감독의 연출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감동, 여운을 주는 영화인데요. 특히 영화 곳곳에 묻어나오는 대사들과 개성있고 사랑스러운 배우들의 연기로 감동을 많이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점점 젋어지는 배우 브래드 피트의 멋진 외모를 감상하는 것도 영화의 묘미로 꼽히고 있습니다.
2. 넷플릭스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영화 - 판타지 ㅣ119분
- 콘텐츠 소개 : 1944년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숲으로 숨은 시민군은 파시스트 정권에 계속해서 저항했고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군이 곳곳에 배치된다. ‘오필리아’는 만삭의 엄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거처를 옮긴다. 정부군 소속으로 냉정하고 무서운 비달 대위를 비롯해 모든 것이 낯설어 두려움을 느끼던 오필리아는 어느 날 숲속에서 숨겨진 미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산이고 숲이자 땅”이라 소개하는 기괴한 모습의 요정 ‘판’과 만난다. 오필리아를 반갑게 맞이한 판은, 그녀가 지하 왕국의 공주 ‘모안나’이며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세 가지 임무를 끝내면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선택의 책”을 건넨다. 오필리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인간 세계를 떠나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용기, 인내, 그리고 마지막 임무… 판의 미로가 다시 열리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
- 선정 및 추천 이유 :
7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촬영상, 미술상, 분장상)
6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상상, 외국어영화상)
32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국제영화상, 최우수 신인배우상)
41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71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촬영상)
32회 LA 비평가 협회상(미술상)
지난 23일 개봉한 <나이트메어 앨리>를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연출의 영화입니다.
판타지라는 장르 안에서 인간의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메시지와 감동을 자아내는 감독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이 영화를 어린이를 위한 순수한 판타지 영화로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관객들이 영화 포스터만 보고 '어린이 판타지영화'로 판단하여 영화관을 찾았다가 알고보니 잔혹동화였다는 웃지못할 평이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장르/평을 떠나 영화는 잔혹?하리만치 여러생각을 하게되고 여운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소녀 '오필리아'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 전쟁과 가족의 세계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성찰과 여운과 감동을 줍니다. 그러한 메시지들은 기이하고 판타지스럽게 그리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만의 연출과 독특한 분위기로 풀어냅니다. 특히 지금도 인터넷에서 극 중 괴물 캐릭터의 비주얼 등은 많은 짤들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연출/각본 등에 참여한 작품들은 너무 많지만 아직 그에게 입문하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입문작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3. 넷플릭스 <위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ㅣ 총 시즌 2
- 콘텐츠 소개 : 운명과 가족의 대서사시 <위쳐>는 베스트셀러 판타지 소설 시리즈가 원작이다. 리비아의 게롤트는 괴물을 사냥하며 살아가는 고독한 사내. 때로는 인간이 괴물보다 사악한 이 세상에서, 그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고자 분투한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두 여인에게로 인도한다. 강력한 힘을 지닌 여자 마법사와 위험한 비밀을 간직한 공주. 세 사람은 점점 불안해지는 대륙에서 살아나갈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 선정 및 추천 이유 :
'안제이 삽코프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액션 드라마인데요. 이미 게임으로도 출시해 많은 팬들을 보유한 유명 콘텐츠입니다. 그만큼 넷플릭스에서 시리즈화하여 제작한다는 사실이 확정됐을때 여러팬들의 관심을 모은 작품이고 지금은 시즌 2를 종료하고 시즌 3의 제작도 확정이 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판타지 액션 서사를 기본 스토리라인의 뼈대로 삼고 있고 크리처, 흔히 괴물들이 주로 많이 등장하는만큼 CG가 많이 들어간 시리즈입니다. 또한 시대적 배경이 불분명케하지만 중세 시대를 연상케하는 캐릭터들의 의상과 비주얼, 화려한 로케이션 등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슈퍼맨>으로 유명한 '헨리 카빌'을 주축으로 다양하고 개성있는 주조연들의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이 뿜어내는 연기들의 합을 보는 것도 시리즈의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시즌의 회를 거듭해갈수도록
캐릭터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주인공들에게 더욱 공감이 되고 그 변화를 보는 재미도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요.
특히 새로운 캐릭터(괴물들 포함)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그에 맞는 화려하고 크고 작은 스케일의 액션 장면들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오락적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편 보게되면 정주행하고야 마는 흡인력있는 시리즈를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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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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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아인, 고경표 주연 <서울대작전>, 8월 26일 공개 확정
ⓒ 넷플릭스
1988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 <서울대작전>이 8월 26일 공개를 확정했다.
영화에는 유아인, 고경표, 이규형, 박주현, 옹성우, 오정세, 김성균, 정웅인, 문소리 배우 등이 출연한다.
이정재, 마블 출연 논의중?
ⓒ 아티스트컴퍼니
수현, 마동석, 박서준 배우에 이어 이정재 배우도 마블 출연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영화 전문 매체 에디터 다니엘 리치먼이 밝혔다.
<크로스>, 염정아, 황정민 부부로 호흡
ⓒ 아티스트컴퍼니, 샘컴퍼니
한 부부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코믹 액션 첩보 영화 <크로스>에
배우 염정아와 황정민이 부부로 호흡할 예정이다. 영화는 그동안 연출부에서 활동했던
이명훈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청룡시리즈어워즈, <D.P.> 최우수작품상 수상
ⓒ 넷플릭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에 이야기를 담은 웹툰 'D.P. 개의 날'을 드라마화한 넷플릭스 [D.P.]가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국내 개봉일 확정
ⓒ 네이버 영화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공식 채널에서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확장판 개봉 일정을 공개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9월 개봉 예정이지만, 한국은 가장 늦은 10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해외
제니, 미국 HBO 드라마 출연
ⓒ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미국 HBO 드라마 '디 아이돌'의 예고편에 등장하며
배우로써 데뷔를 알렸다. '디 아이돌'은 세계적인 가수 위켄드가 제작했으며,
팝 아이돌의 꿈과 사랑 그리고 열정을 다룬다.
<릴로와 스티치>, 실사 영화 제작
ⓒ 네이버 영화
<릴로와 스티치>가 실사와 CG를 혼합된 하이브리드 영화로 제작된다고 밝혔다.
극장에서 상영할지, 디즈니+에서 공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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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아카데미를 뜨겁게 달군 <가여운 것들>과 <패스트라이브즈> 개봉소식!
가여운 것들
Poor Thing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영국, 미국 | 141분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엠마스톤, 마크러팔로, 윌렘 대포
개봉: 2024.03.0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천재적이지만 특이한 과학자 갓윈 백스터에 의해 새롭게 되살아난 벨라 백스터. 갓윈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던 벨라는 날이 갈수록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과 아름다움, 놀라운 반전과 유머로 가득한 벨라의 여정이 이제 시작된다.
CINE PICK!
여자 프랑켄 슈타인을 맡은 엠마 스톤이 종잡을수 없는 캐릭터를 표현하며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했는데요. <더 랍스터> <킬링 디어>를 제작한 란티모스 감독 작품 특유의 괴이한 분위기와 판타지 같은 영상미로 벌써부터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미국, 대한민국 | 105분
감독: 셀린 송
출연: 그레타 리, 유태오, 존 마가로
재개봉: 2024.03.06.
배급: CJ ENM
시놉시스
12살의 어느 날, '해성'의 인생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첫 사랑, '나영'. 12년 후, '나영'은 뉴욕에서 작가의 꿈을 안고 살아가다 SNS를 통해 우연히 어린시절 첫 사랑 '해성'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연의 끈을 붙잡기 위해 용기 내어 뉴욕을 찾은 '해성'. 우리는 서로에게 기억일까? 인연일까?
CINE PICK!
송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골든 글로브 시상식, 베를린 국제 영화제,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이름을 올린 화제작입니다.
비트
Beat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드라마 | 한국 | 113분
감독: 김성수
출연: 정우성, 고소영, 유오성, 임창정
재개봉: 2024.03.06.
배급: 삼성영상사업단
시놉시스
타고난 파이터이며 아웃사이더인 민, 폭력 조직에서 성공하기를 꿈꾸는 태수, 미래에 대한 소박한 꿈을 버리지 않는 환규는 무차별적 싸움과 혼돈속에서 10대를 보낸다. 민과 환규는 방황하던 마음을 잡고 분식집을 개업하여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쓰고 감옥에서 나온 태수는 전갈 조직의 중간 보스로 자리를 잡는데...
CINE PICK!
<비트>는 정우성을 스타덤에 올린 영화로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눈을 감고 양 팔을 양 옆으로 활짝 펼치는 장면은 레전드급의 명장면. 정우성의 리즈시절을 엿볼 수 있으며 1997년 외환 위기속 일부 청소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투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대결! 애니메이션
ANIME SUPREMACY!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29분
감독: 요시노 코헤이
출연: 요시오카 리호, 나카무라 토모야, 오노 마치코
개봉: 2024.03.06.
배급: ㈜블레이드이엔티
시놉시스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7년 만에 대망의 첫 작품인 애니메이션 <사운드백 카나데의 돌>로 꿈에 그리던 감독 데뷔를 하게 된 ‘히토미’. 업계에서 히트 제조기로 추앙받는 메인 프로듀서 ‘유키시로’와 내내 실랑이를 벌이며 그녀의 열정은 점차 시들해지고 제작 현장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진다! 한편, 토요일 오후 5시 황금시간대의 라이벌은 한때 ‘히토미’의 롤모델이었던 천재감독 ‘오우지’의 신작으로 결정되는데… 8년 만의 신작 발표를 앞두고 자취를 감춰버린 ‘오우지’로 인해 멘붕에 빠져버린 <운명전선 리델라이트>의 메인 프로듀서 베테랑 ‘아리시나’! 마침내 시작된 숙명의 애니메이션 대결. 흥행 전쟁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CINE PICK!
일본의 인기 작가 츠지무라 미츠키의 소설 ‘패권 애니!’를 원작으로 하는 소설 원작 영화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테니스의 왕자> <하이큐>등을 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프로덕션 I.G’가 영화 속 작화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e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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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부부의 퇴마기인 '컨저링'으로부터 시작된 공포의 세계관을 재미있게 알아보자
컨저링 유니버스
개봉순
컨저링(2013) - 애나벨(2014) - 컨저링2(2016) - 애나벨 인형의 주인(2017) - 더 넌(2018) - 요로나의 저주(2019) - 애나벨 집으로(2019)시대순
더 넌(1952) - 애나벨 인형의 주인(1955) - 애나벨(1967) - 컨저링(1971) - 애나벨 집으로(1972) - 요로나의 저주(1973) - 컨저링2(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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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귀멸의 칼날>
귀살대 ‘탄지로’ 일행과 최강 검사 염주 ‘렌고쿠’는
어둠 속을 달리는 무한열차에서 모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예측불가능한 능력을 가진 혈귀와 목숨을 건 혈전을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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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